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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신약성과 평가 '냉정과 열정 사이'얼마 전 유한양행이 모처럼 대형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얀센에 항암제 레이저티닙의 기술을 넘기면서 계약금 5000만달러를 받았다. 레이저티닙이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면 총 12억5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를 받는 조건이다. 국내 제약산업 120년 역사상 체결된 기술수출 중 계약 규모는 역대 2위, 계약금은 4위에 해당한다. 증권가에서는 '기다리던 대규모 기술수출', '국내 기업의 기술과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등의 호평을 쏟아내면서 제약·바이오 분야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각종 언론에서도 '1조4000억원'이라는 계약 규모를 부각시키며 모처럼 성사된 대형 기술수출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물론 유한양행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충분히 축배를 들 정도의 경사다. 2015년과 2016년 한미약품의 연이은 대형 기술수출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호재는 충분히 축하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다만 이쯤에서 '조금은 냉정을 찾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기술수출은 기술을 도입한 다국적제약사가 해당 신약의 개발을 맡기로 했다는 신호일 뿐 상업적 성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미약품의 올무티닙 권리반환 사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바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베링거인겔하임과 올무티닙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5000만달러를 받았다. 상업화 단계 도달시 총 7억3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받는 조건의 대형 계약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계약은 해지됐고 한미약품은 계약 해지로 계약금과 마일스톤 일부를 포함한 6500만달러(약 715억원)만 손에 쥐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변수"라며 과잉대응을 경계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주의 종목 창은 연일 파란불이 켜졌다. 한미약품을 '한국 제조업의 구세주'라고 칭송하던 언론들은 신약의 거품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을 향하던 환호가 1년만에 실망으로 둔갑했다. 한미약품 이후 많은 국내 제약기업들이 적잖은 규모의 기술수출을 따냈지만 아직 임상단계를 모두 마치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제품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냉정하게 따지면 이제 조금씩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계라는 얘기다. 모처럼 나온 경사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는 없다. 과연 우리들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성과에 대해 얼마나 냉정한 시선으로 판단했는지를 되묻고 싶다. 예전에 비해 정보공개에 대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인식은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자사의 성과를 부풀리려고 하는 의도가 확연하게 엿보인다. 계약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으면서도 마치 몇 년간의 예상 공급 규모를 마치 확정된 수출 금액으로 발표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기술이전이 아닌 완제의약품 공급 계약에 불과한데도 마치 먼 훗날 유입될 수출 금액을 계약 규모로 발표하는 사례도 많다. 오래 전에 수조원 규모로 체결한 계약인데도 현지 보건당국의 허가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간의 법적 효력이 없는 양해각서(MOU)일 뿐인데도 마치 글로벌 진입을 확정한 것처럼 포장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보도자료도 있다. 일부 기업은 막 임상시험을 시작했을 뿐인데도 낙관적인 결과를 미리 예단하는 내용을 홍보하기도 한다. 언론들의 보도 행태도 달라져야 할 것을 제안한다. 기술이전 계약 소식을 보도할 때 임상시험을 마치고 상업화 단계 진입시 받을 전체 계약 규모를 조명하는 것보다는 확정된 계약금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기술이전 계약 건수가 많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국내 기업들의 수준과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극히 일부 기업들의 성과일 뿐이며 아직 험난하고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냉정한 시선으로 묵묵히 응원할 때다.2018-11-12 06:10:38천승현 -
[데스크시선] 제약바이오협회장 선임과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은 주권 국가의 자주국방 능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평상시에는 전작권의 중요성을 깨닫기 어렵다. 하지만 유사시에는 국운의 존폐와 수십만 군인 그리고 수백 수천만 국민의 생명이 여기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등한 외교 수행의 전제 조건임은 두말한 필요도 없다. 전작권이 국방 수행의 기본 골격과 몸통이라면 이에 대한 수행 조건은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을 기점으로 국방장관-합참의장-각군 참모총장-군사령관-군단장-사단장 순으로 일사불란한 지휘·명령체계 확립이 중요하다. 오직 승리할 수 있다는 하나된 마음으로 절대 명령 복종과 수행이 있을 때 비로소 그 작전은 성공을 점칠 수 있다. 장성급 고급지휘관 선에서부터 '우왕좌왕' '갑론을박'만 논하다 보면 패색만 짙어질 뿐이다. 10개월여 공석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후보자 추천을 놓고, 이사장단 14인의 의견과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작권은 있지만 지휘체계를 잃은 모습이랄까. 전의(戰意: 싸울 의지)는 있지만 전열(戰列:부대의 대열)과 대오(隊伍: 편성 대열)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비쳐진다. 오죽 답답했으면 업계 내부에서도 "회장 선임 없이 지금의 직무대행 비상체제로 계속 가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제약바이오협회장 추천 후보로는 원희목 전 국회의원과 노연홍 전 식약처장, 손건익 전 복지부 차관, 문창진 전 복지부 차관, 이희성 전 식약처장, 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대세론은 원희목 전 의원과 노연홍 전 처장이다. 이 두 사람 중 누구를 추천하느냐를 놓고, 합일점과 중론이 모아지지 않고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오와 열이 무너진 것이다. 사실 원 의원과 노 처장 추천·선임문제는 일차방정식이다. 모두 엘리트 코스를 거치고, 흠잡을 곳 없는 경력과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차변이 만족 됐으니 당연히 대변 역시 회원사를 위해 열심히 뛰어 줄 인물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다시 말해 이사장단은 만장일치가 아닌 다득표자를 추천하면 끝나는 문제다. 어려운 결정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듯 간단한 추천과 선임을 굳이 고차함수로 연결해 풀어내려 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은 이사장단사들이 원하는 회장상 자체가 다름에 있다. 대형제약사와 중소형제약사 간 대정부 정책·제도에 대한 온도차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회장 선임 시기가 돌아 올 때 마다 불거져 나오는 '상왕정치' '수렴청정'이다. 모 제약사 회장의 입김이 작용된다는 소문이 횡횡할 정도다. 그러나 이사장단 역시 굴지의 제약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름의 전작권을 가진 최고지휘관임을 감안할 때, 이는 과거 악습의 망령으로 치부하고 싶다. 그리고 호사가들이 허공에 분 휘파람 정도로 믿고 싶다. 내일(6일) 협회장 추천과 관련한 이사장단회의가 또다시 열린다. 이번에도 인선에 의견을 모으지 않으면 회장 선임은 해를 넘길 소지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내일 소집되는 이사장단 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장기화된 회장 추천 문제를 마무리 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사시 똘똘 뭉쳐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단결·협동력이 있느냐 아니면 말 그대로 모래알 조직력이냐를 판가름하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300일이면 충분히 논의할 만큼 논의가 됐다. 더욱이 거론 후보자 모두 수준급 인사들로 검증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14인의 대표단이 합일된 후보 추천 도출로 '당파싸움과 상왕정치' 논란과 오명을 스스로 혁파하길 기대해 본다.2018-11-05 06:17: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시대 역행하는 SNS 선거운동 금지'카카오톡 및 네이버 밴드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의한 선거운동을 금지한다. 그러나 후보자의 문자메시지 발송은 허용한다.' 대한약사회가 올해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선거관리규정인데 너무 과도한 규제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SNS라는 개념이 너무 포괄적인데다 돈 안드는 선거를 지향한다는 당초 선거관리규정 개정 취지에도 역행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는 것은 먼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이라는 서비스가 선거규정에 포함되면서 1대 1 카톡대화로 선거운동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단체 카톡방의 경우 원치 않는 약사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체방의 선거운동 제한은 십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1대 1 카톡대화와 선거규정에서 허용하는 문자메시지가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문자메시지는 원칙상 유료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는 분명 돈 안드는 선거에 역행하는 규정이다. 민초약사들도 페이스북 등에 선거관련 의견을 개진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부담이다. 유권자들도 '경고' 처분을 받을 수 있고 후보자가 SNS 선거운동을 하면 경고와 함께 기탁금의 3분 1에 해당하는 범칙금을 내야한다. 거짓정보 유포와 혼탁, 불법 선거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SNS 선거 운동 금지라고 하지만 너무 과도한 규제라는 게 중론이다. 모 선거 캠프 관계자는 "약사회 선거 효율화를 위해 온라인 선거를 도입한 마당에 어찌보면 상호 소통하며 가장 돈이 안드는 선거를 할 수 있는 SNS 선거운동을 통제하는 앞뒤가 안맞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선관위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미 정해진 선거관리규정 준수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유권해석을 통해 SNS 선거에 대한 완화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카카오톡의 경우, 단톡방에서의 선거유세 활동은 금지하더라도 문자메시지와 다르지 않은 개인 카톡은 허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2018-10-29 01:45:06강신국 -
[데스크 시선] 정부의 빅데이터 상업화, 선행 과제는정부와 산업계가 온통 '빅데이터' 사업 열풍이다. 현재 보건의약계 밖의 다른 부처와 산업계는 고르지 못하고 발전이 더딘 빅데이터 정보를 플랫폼에 맞춰 허브로 연결짓는 사업에 막대한 투자와 장기적 계획을 짜는 등 사업 구축에 한창이다. 금융사와 통신업체, 포털을 망라한 커뮤니티 업계는 벌써 자사 데이터 통합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서 표준화 모델을 만들기 바쁘다. 보건의약계는 새삼스러운 이야기일 지 모르겠다. 국내 보건의약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다.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 20년치의 정보와 청구·심사·지급 데이터를 총 망라한 우리나라 보건의료 빅데이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눈독을 들이기 충분할 만큼 방대하고 정교하다. 일찍이 보건의약계에서는 건강보험 빅데이터의 유출과 잘못된 사용을 우려해 정부 안팎으로 감시와 통제가 많았다. 그만큼 유출의 양이 방대하고 파급의 여파가 클 것이란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데이터 경제활성화 규제혁신의 일환으로 정보주체 동의 없이도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을 발표하고 대형병원이 보유한 5000만명의 환자의 가공된 데이터를 공통데이터모델(Common Data Model, CDM)로 표준화시켜 의료기관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하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자신의 의료정보를 자신이 내려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이용한 것이다. 이것으로 기업, 즉 제 3자가 동의를 강제적으로 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넘길 수밖에 없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이 나오리란 건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보다 방대하고 고도화 된 보건의약 빅데이터를 보유한 보건당국도 CDM 표준화 작업에 들어가긴 마찬가지다. 아직 타 부처의 상업적 이용에 사용하겠단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정부부처 칸막이만 걷으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빅데이터의 활용은 지능형 소비와 편의를 누리게 한다. 중국은 이미 스마트폰 QR코드 결재가 보편화 된 지 오래로, 여기서 쌓인 빅데이터로 또 다른 시장을 창출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편의를 누리고 있다. 이른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실현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강, 오락, 쇼핑 등에서 문화를 바꾸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시민사회단체가 격렬하게 반발하는 원인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국내 여러 개의 쇼핑몰과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해놓은 기자 또한 1년에 두어번은 개인정보 유출 사과 공지성 이메일을 받는다.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과 공지 외에는 별 다른 조치 상황을 알려주지 않고, 정부 또한 이를 수수방관 해온 지 오래다. 마치 개인정보보호가 무색하리만치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와 악용 문제는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다. 정부의 빅데이터 활용 소식에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와 건강보험노조, 국회에서도 우려와 반발을 하고 있다. 상업화 활용 지원 자체가 보건의료계와 의약계에서는 의료영리화와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도록 용도를 제한하는 것이어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며 "아산과 카카오 측에서 환자 개인정보를 사용하거나 의료법에 저촉되는 일을 한다면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상업화 조력하는데 주력하기 이전에, 이에 대한 대비책은 얼마나 마련해 놨는 지 묻고 싶다. 미국만 보더라도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은 사실상 파산하고 기업가는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하는 사회적·법적 구조 하에 있다. '해외에서 해보니 효과적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IT 강국이 정작 규제에 가로막혀 빅데이터 활용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 이전에, 국민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신뢰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바닥을 치고 있는 지 면밀히 진단해보고 살펴야 하는 게 먼저일 것이다.2018-10-22 06:07:31김정주 -
[데스크시선] 발사르탄 대책과 제약산업 불신의 민낯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국내 제약산업 규제 강화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이번 파동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안전관리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내년 9월부터 제약사가 의약품의 허가를 신청할 때 유전 독성 또는 발암불순물, 금속불순물 등에 대한 안전성 입증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앞으로는 기준규격에 없어도 제약사가 자율적으로 생성 가능성이 있는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관리 점검을 실시하고 안전성 검증이 완료된 의약품만 허가를 허용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신약을 허가받을 때 화학구조를 분석해 발생 가능한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검증해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데, 제네릭 의약품도 유사한 수준의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은 이후 적법하게 판매를 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불순물이 발견되면 해당 제약사가 문제의 책임을 지고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식약처는 최근 모든 발사르탄 완제의약품 제조·수입업체에 대해 공통적으로 연속 3개 제조번호에 대한 시험결과 NDMA가 관리기준(0.3ppm) 이하로 관리됨을 입증하는 자료를 갖춰야만 완제의약품 출하를 허용한다고 지시했다. 관련 공정검증자료는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 시험결과를 제출토록 했다. 복지부는 불순물 발사르탄 재처방과 재조제 등으로 발생한 재정 지출에 대해 해당 제약사에 구상권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들에게 본인 부담 비용 없이 재처방과 재조제를 인정해줬는데, 이 비용을 제약사가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보건복지부와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발사르탄 파동의 원인이 제네릭 난립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무분별한 제네릭 진입으로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제네릭 허가 규제 강화와 약가 인하 등이 예상되는 정책 기조로 전망된다. 정부의 움직임에 제약업계의 강하게 반발한다. 제약업계에서 “수입 원료의약품 업체의 품질관리 소홀로 우연히 발생한 사건의 책임을 제약사에 모두 떠넘기려고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애초에 기준규격에 없는 발암가능물질의 검출로 제약사들은 적법하게 승인받은 원료를 사용하고도 판매금지와 회수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감수한 터라 불만은 당연해 보인다. 발사르탄 파동 이후 나온 일련의 후속조치를 보면 정부가 국내 제약업체들에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품질관리 수준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니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추후 유사한 문제가 불거지면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수많은 유해물질 중 발사르탄의 NDMA 시험결과를 지정된 기관에서만 받으라는 지시는 제약사의 품질관리 기준을 못 믿겠다는 정부의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판매금지된 발사르탄 의약품에 대해 회수명령을 내리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회수를 종용하는 것도 제약사들에 대한 깊은 불신에서 나오는 조치로 보인다. 제약업계에서는 "추후 손실을 입은 제약사가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우려해 식약처가 강제회수를 내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불신이 불신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정부의 강력한 후속조치에 대해 제약사들이 의아하게 받아들이는 배경은 발사르탄 의약품의 유해성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화하이 발사르탄 원료의 NDMA 검출량을 근거로 예비 인체영향 평가를 진행한 결과 최고용량인 320mg으로 매일 3년 동안 복용한 경우 자연발생적인 발암가능성에 더해 1만1800명 중 중 1명이 NDMA로 인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영국의학저널(BMJ)에는 NDMA 검출 발사르탄을 복용한 환자들은 4년의 추적기간 동안 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논문도 발표됐다. 물론 국내 제약사들에 대한 깊은 불신은 제약업체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정부가 모든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제약사는 제조·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정부의 기준보다 자체적으로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일부 문제가 노출됐다는 이유로 정부가 평소 갖고 있던 불신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모든 규제는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근거를 기반으로 마련돼야 한다. 만약 정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기업들의 부담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비겁한 행정이다. 평소 규제완화를 외치다 기존에 명분을 찾지 못해 도입을 주저하던 규제를 발사르탄 파동을 계기로 시행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우려된다.2018-10-15 06:10:05천승현 -
[데스크시선] 보살행을 몸소 실천한 조의금 회향1883년 5월 어느 날,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 경허대사가 충남 서산 천장암에 머물고 있을 당시의 일화다. 그날 천장암에는 읍내 강 부자라는 만석꾼의 부친 49제를 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절간을 가득 메웠다. 아이며 어른 할 것 없이 보릿고개에 굶주린 사람들은 제사가 끝난 후 음식을 얻어먹기 위해 모여 들었던 것이다. 허기에 지친 사람들은 누렇게 뜬 얼굴로 음식을 바라보며 마른침만 삼키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경허는 제사를 올리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바구니에 제사 음식을 모두 담아 절 마당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맏상주는 "무슨 억하심정으로 남의 49제를 망치냐"며 경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자 경허는 '할'을 크게 외친 후 제주에게 이렇게 말했다. "돌아가신 망자는 49일째 되는 날 시왕(염라대왕) 앞에 불려나가 생전의 공덕과 악행에 대해 물음을 받게 됩니다. '귀한 생명을 죽이지는 않았는가. 남의 재물을 훔치지는 않았는가.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나눠주었는가.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었는가.' 작고하신 부친께서 생전에 그런 공덕을 많이 쌓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극락왕생을 해달라고 자손이 비는 제사를 굶주린 사람들이 마른 침을 삼키고 있는 바로 앞에서 올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살아서 못 다한 보시공덕을 이제라도 베풀고 제사를 올리는 것이 돌아가신 분을 위해라도 더없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이 모습을 보신 부처님과 시황도 좋아 하실 것이오. 망자께서도 흡족해 하실 것이니… 이제 이 빈 제사상으로 고인을 위해 49제를 뜻 깊게 지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불처럼 화가 났던 제주와 당혹스러워 했던 주변 스님들 모두 고개를 떨구고 기쁜 마음으로 제를 올렸다. 49제가 끝난 후 만석꾼은 경허에게 바른 천도를 일깨워 준 보답으로 은화 100환을 시주하겠다며 돈을 건넸다. 경허는 "절간에 재물이 쌓이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 돈으로 인근 가난한 사람들에게 양식을 나눠주는 것이 큰 인연공덕이다. 부처님은 절에 있는 불상이 아니라 머슴살이 하는 김서방 이서방, 농사짓는 박첨지 최첨지도 모두 부처님이니 그들을 잘 보살피는 것이 참된 불공"이라는 생활 속 실천 법문을 남겼다. 우리나라 미풍양속 중 하나로 조의금과 축의금 문화를 들 수 있다. 이는 위로와 축하의 마음 그리고 십시일반의 협동심 또는 품앗이 등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상황에서는 조의·축의금 자체가 경제적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물가상승률과 화폐가치 변화는 경조사 금액에 대한 사회적 통념도 자연스럽게 우상향 곡선으로 바꾸어 놨다. 위로와 축하를 의미하는 '소담한 마디 마음-촌지(寸志)'의 뜻은 온데 간데 없다. 요즘은 봉투에 5만원을 넣는 것도 왠지 멋쩍고, 부족하고, 눈치가 보일 정도다. 다소 친분이 있다면 10만원은 기본이 되어 버린 시대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잘 보여야 할 상대라면 30·50·100만원은 넣어야 주는 사람도 받는 당사자도 흡족할 정도로 그 본질이 퇴색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남녀노소 대동소이하다. '많이 줘서 싫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성인군자와 대인배가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조사(부모상·결혼식·돌잔치)에 누가 축의금을 얼마 했고, 화환을 보냈는지 체크 하고, 마음속에 담아 두기 마련이다. 참석 유무와 금일봉 액수는 차후 인간관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승진이 되느냐, 계약이 성사되느냐 등 절체절명의 순간 묘한 역학함수의 X변수로 작용한 실례를 주변에서 흔히 경험하곤 한다. 그런데 최근 A바이오기업 대표의 부친상과 B제약사 회장의 장남 결혼은 정체성을 잃어가는 이 시대 경조문화에 담담한 경종을 울린다. A사 대표는 석달 전, 부친상을 당했지만 회사 임직원에게 알리지 않고, 4촌 이내의 친지와 죽마고우 친구 5명과 함께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빈소를 찾은 친지와 친구들에게 전의금은 일절 받지 않았다. 천붕지통(어버이를 여의여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참담한 심정)의 애통한 심경 속에 오히려 여비를 챙겨 주는 혜량을 베풀었다. B사 회장도 몇 해 전, 부사장인 30대 아들의 결혼을 임직원도 모르게 비밀리에 진행했다. 신혼여행 이후 소식을 접한 이사급 인사 몇명이 새신랑인 부사장에게 축의금을 전달했지만 이내 돌려받고 말았다. A사 대표는 독실한 크리스찬이고, B사 회장은 유마거사로 불릴 정도로 돈돈한 불심의 소유자다. 두 사람은 종교는 다르지만 종국에 지향하는 목표와 방향성은 같다. 바로 사랑과 배려다. 황금같은 주말, 친분없는 관료적 인연에 따른 결혼식, 상갓집, 돌잔치 초대는 그리 반갑지 않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식장은 천리길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벌써 몸이 이럴 진데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진심어린 축하와 내면의 위로가 나올 리 만무하다. 136년 전, 경허가 펼친 49제 나눔의 빈 제사상 일화와 두 제약사 오너가 보여 준 조의·축의금 회향이 경조문화 변화의 작은 날개짓으로 작용해 큰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해 본다.2018-10-08 06:15:15노병철 -
[데스크 시선] 약사들의 무관심과 그들만의 선거"벌써 선거를 하는군요. 누가돼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대한약사회장 및 시도지부장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주자들의 움직임은 바빠지고 있지만 민초약사들의 반응은 아직 관망세다. 6번의 직선제를 경험한 약사들은 어떻게 후보자를 선택해야 하는지 네거티브 정보를 어떻게 분별해야 하는지 안목이 생겼다. 2년 전 개업한 경기지역의 A약사는 소소한 공약의 나열보다 저 후보면 약사회와 약국환경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비전을 보여주는 후보를 찾고 싶다고 했다. 이 약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공약보고 찍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저 후보면 나라가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당선된 배경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약사는 "대한약사회장 선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며 "저 후보면 약사회가 달라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후보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선거구도를 보면 예비주자들은 김종환 서울시약사회장의 피선거권 관련 소송 결과를 기다리며 눈치보기를 하고 있었고, 복수 후보가 양립하자 동문회가 단일화를 암중모색하는 등 과거 선거의 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선거공고 이전이고 본격적인 후보자들의 정견이나 공약 발표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자들을 평가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약사회를 달라지게 할 것 같다는 비전을 제시한 예비주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일 이미지와 비전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선거 전략이 가장 발달해 있다는 미국의 예를 보자. 빌 클린턴 대통령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으로 걸프전의 영웅 부시 대통령을 이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Yes, We Can'이라는 짧은 구호로 선거전을 치렀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으로 보수층의 표심을 결집시켰다. 당선된 대통령들 모두 날 찍으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과 비전을 제시했다. 단 두달간의 짧은 선거기간이지만 대한약사회장 후보들이 민초약사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려면 '저 후보면 달라질 수 있겠다'라는 메시지 전달이 급선무다. 어떤 후보에게 승리의 여신이 미소지을지 이미 시계는 돌아가기 시작했다.2018-10-01 04:47:17강신국 -
[데스크시선]무리한 정부의 발사르탄 손배 소송 검토분명 천재지변은 아니었다. 그러나 파장은 컸다. 발사르탄 원료에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함유되리라곤 정부와 제약사 모두 예상치 못했다. 이것이 명백한 '유해물질'인지 단순 불순물인지는 아직도 확신할 수 없다. '발암 유발 고혈압약' '유해물질' '불순물', 사태가 수습된 아직도 용어가 혼재되는 건 그 때문이다. 해당 제약사는 강제성을 '띈' 자진회수를 하느라 진땀 뺐고, 그중 일부는 해외 원료약 공급책의 말썽에 한바탕 원료 루트 재정비에 부산했다. '싸구려 원료를 쓴 고혈압약'이라는 오명은 오롯이 제약사가 짊어지게 됐다. 이 영향으로 앞으로 발사르탄 제제 원료 수급비용이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식약당국은 NDMA 생성 과정과 이상 수치를 조사하는데 분주했고, 숙원사업었던 해외제조소 등록 의무화 법안은 이제서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심의 허들을 넘었다. 만성질환인 고혈압, 가장 흔하게 복용하는 제제인 발사르탄 약제는 약국 교환 대란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2차, 3차로 이어진 사태로 교환한 약제를 재교환하는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났다. 사태는 비교적 빠르게 누그러졌지만 업체들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발사르탄 사태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손실의 책임을 물어 해당 제약사들에게 구상권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겠다고 천명했다. 업계 입장에선 천재지변은 아니었지만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고, 혼란한 와중에 식약당국의 규제 격랑을 겨우 넘으니 이제 보건당국의 소송 파고에 휘말리게 생겼다. 아직도 NDMA가 발암물질과 관련 영향이 직결된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자진회수 비용 소요에 이미지 추락, 송사까지 겹칠 상황이 된 것이다. 정부 측과 업계는 전체 구상권 청구액 규모를 가늠할 약값 추가 소요 비용을 수십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손해배상 청구 범위에 따라 어느 정도 수준이 될 지는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수백곳에 달하는 업체에 건별 추산을 하게 되면 업체당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산출될 것이란 예측이 설득력 있게 나온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정부가 계획한 소송 검토의 의중이다. 정부는 과거 탤크사태보다 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이번 사태를 하나의 매뉴얼로 정립해 비상상황에서의 정부 대응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약 제약사 소송을 여기에 포함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발사르탄 사태 수습에 건강보험이 모든 손실을 떠안아 제약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소송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만약 법정다툼으로 인한 금전적·정무적 이득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면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소송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매뉴얼화 될 것이다. 명백하게 제약사의 책임이라고 단정할 수 없을 만큼 예측 불가능했던 상황, 세계적으로도 극히 이례적인 문제를 모두 제약사의 책임으로 전가할 수 있을까. 추후 이 같은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지금처럼 업체와 소송을 검토해 추가 소요비용을 환수해버릴 것인가. 단순한 금액 환수보다 우선순위에 둬야 할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소송을 앞세워 사태를 봉합할 게 아니라, 이 같은 이례적인 상황에 대한 정부-산업간 공동 대응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공동 대응에는 위험분담, 신속한 안전관리에 대한 업계와의 협의가 포함돼야 할 것이다. 당연히 식약당국과 삼자협의가 필요한 일이다. 지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있었던 복지부 보고 내용에는 이 같은 내용이 빠져 있었다. 찜찜하다.2018-09-17 06:15:03김정주 -
[데스크시선] 제약기업들, 투자자 기만한적 없나요"기업이 투자자의 투자금과 정부지원금을 사용하는데 유리한 정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의 당부다. 최근 금융당국이 기업의 공시정보 확대와 허위·과대 정보 발표 감시를 강화한 배경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은 상장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개발 등 중요 정보 및 위험에 대한 공시내용이 불충분해 3분기보고서부터 공시 개선을 유도키로 했다. 연구개발실적, 라이선스아웃 계약, 연구개발 담당조직 등을 상세히 공개하라는 지침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제약·바이오기업의 발표 내용을 교차검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상세한 정보공개는 영업비밀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한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연구 초기 단계의 정보마저 모두 공개하면 경쟁사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의 정보공개 확대 취지는 상세한 정보공개보다는 공정한 정보공개에 방점이 찍혀있다. 업체마다 공개하는 정보가 서로 다른 양식으로 다른 항목에 위치해있어 투자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양식을 통일하자는 취지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에 대한 깊은 불신이 배경에 깔려있다. 지난달 금감원이 공시정보 공개 확대 방침을 발표할 당시 국내 기업들이 임상실패 및 개발 중단의 경우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발표를 했다면 추후 최소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실패했으면 그 사실을 알려야한다는 게 기업의 양심이라는 견해다. 사실 취재 과정에서 기업들이 발표한 공시 정보나 신약개발 정보를 접할 때 고개를 갸웃거렸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신약개발이 전문영역일 뿐더러 승인절차도 매우 복잡하다는 이유로 정보를 왜곡해서 발표한다는 의심이 들 때가 많다. 한동안 회사의 주력 신약 파이프라인이라고 떠들썩하게 홍보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경우도 허다하다. 이제 임상시험을 시작했을 뿐인데 마치 혁신신약 개발에 근접한 것처럼 낸 보도자료도 수없이 많다. 이 중 일부는 보도자료 배포와 함께 주가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임상시험 계획 승인 뿐만 아니라 환자 모집 시작과 완료, 투약 시작과 완료, 임상기관 결정 등과 같이 결과와 무관한 정보도 글로벌 혁신신약이라는 포장과 함께 홍보되기도 한다. 기술수출 계약 해지나 권리반환, 임상시험 중단 등 악재는 어느새 글로벌 진출 전략 변경이라는 타이틀로 둔갑한다. 신약의 신속 승인이 불발돼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정보는 상업화 임박이라는 제목을 달고 유통되기도 한다. 외신에서 며칠 전 접한 정보가 국내에서 뒤늦게 발표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 이미지에 흠집이 나거나 주가하락을 피하기 위해 정보를 그대로 유통하지 않고 과대 포장하거나 정보를 숨기는 것은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정부지원금을 사용했다면 기업이 연구개발 정보를 독점해서는 안된다. 최소한 특정 정보로 주가를 띄웠다면 해당 정보의 악재로 인한 주가하락은 감수해야 한다. 이는 바이오벤처나 대형 제약사 모두에게 해당한다. 기업들은 과연 부정적인 정보를 숨기기 위해 투자자들을 기만한 적이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2018-09-10 06:20:33천승현 -
[데스크 시선] 점안제 약가인하와 뫼비우스의 띠1회용 HA점안제 약가단일화 문제를 놓고 보건복지부와 21개 점안제 생산·판매 제약사가 소송전에 돌입했다. 당초 이달 1일 전격 시행 예정이었던 약가일괄인하는 9일까지 잠정 유보된 상태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30일 소송 신청인의 '절차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적극 인용해 '약제 급여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고시' 발령에 대해 '임시 효력정지' 처분을 내린 상태다. 이에 대한 근거는 법적 약자의 긴급한 손해 방지와 사회적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만약 법원이 제약사의 손을 들어 줘 약가인하 행정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6개월에서 1년여 간 현재의 보험약가 그대로 제품을 처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면 9일 이후부터는 고용량(0.5~0.9ml)/저용량(0.3~0.4ml) 등 용량에 상관없이 보험약가는 일괄 198원으로 묶인다. 현재 고용량 점안제의 보험약가는 371~440원 정도로 형성돼 있고, 저용량은 223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307개 점안제 품목이 약가인하로 피해를 입게 된다. 약가 낙폭은 평균 27.1%로, 최대 50% 가까이 인하돼 매출 급감도 우려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1일자로 12개 업체 일회용 점안제 68개 품목의 약가가 25.5% 인하된 바 있다. 이 같은 복지부의 약가인하 목적은 건강보험 재정 건정성에 기인한다. 세수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합목적성을 띈 국가정책은 마땅히 따라야 한다. 그런데 제3자의 시선에서 본 이번 약가인하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정부와 산업, 양자 간 제도집행 과정·절차 단계에서 이해와 협상이 원활치 않은 게 제일 큰 실수로 지적된다. 공감과 수긍이 가는 정책적 논리도 빈약하다. 미국과 유럽은 1회용 점안제를 의료기기로 분류, 가격을 시장에 맡기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점안제 약가단일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OECD 또는 A7국가의 가중평균에 근거하기 보다는 특정 국가의 정책을 졸속으로 벤치마킹한다는 인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업계가 본 점안제 약가인하 촉발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모 제약사는 1회용 점안제 리캡 사용과 관련해 세균감염 등 위생문제를 거론하며 자사 제품 홍보와 여론형성에 힘을 쏟았다. 비슷한 시기 이 회사는 저용량 점안제를 생산하며 약가인하라는 불에 기름을 부었다. 급기야 이 사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의 지적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다, 오늘의 상황까지 왔다는 게 관련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아이러니의 끝은 이뿐만이 아니다. 1회용 점안제 약가인하는 '파이의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말대로 약가를 인하하면 분명 보험재정에 긍정적 영향을 줘야 하는데 오히려 역행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연간 점안제 생산량을 1000만 리터, 개당 가격을 400원으로 가정하면 40억원 외형이다. 가격을 200원 내렸으니 당연히 20억원의 재정 절감효과가 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통상 소비자들의 1회용 고용량 점안제 개당 사용 횟수는 3~4번 정도다. 이 부분이 바로 2차 함수의 변수 X다. 개당 사용 횟수가 줄었으니 구매량은 늘어 오히려 보험재정을 좀먹을 수 있거나 소비자 재정 부담을 늘릴 수 있는 변수와 경우의 수를 간과한 것이다. 제약사가 부담해야 하는 원가손실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400원에 제공하던 제품을 200원에 공급함에 따른 매출 감소는 자명하다. 약가인하 충격도 큰 손실이지만 기존 기반 제조설비를 완전히 바꿔야하는 것도 문제다. 점안제 약가인하가 현실화 될 경우 기계시설 교체 비용만 제약사 케파에 따라서 30억에서 120억원 상당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역설적인 약가인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제약사도 정부도 소비자도 누구하나 이득 보는 경우가 아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점도 종결점도 없는 얽힌 실타래를 푸는 방법은 단 하나다. 바로 띠를 자르는 것이다. 이제 그 칼자루는 온전히 법원의 몫이다.2018-09-04 06:20:35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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