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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기등재약 사후평가 필연성과 과제[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사회보험으로서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될 수록 재정 지출 효율화와 지불에 있어서 가치 판단은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된다. 그 중 의약품은 보장성과 함께 무게추도 변화해왔다. 과거 네거티브 리스트제도 하에서 의약품 보험등재 가치는, 더 많은 약제를 등재시켜 국민들이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방점을 뒀었다. 당연히 업계는 시판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품목허가에 중점을 두었고 당시 보험은 허가 상황에 큰 영향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포지티스 리스트로 보험 정책이 바뀌면서 무게 추는 빠르게 전환됐다. 제네릭이라고 하더라도 과연 이 약이 건강보험 재정으로 구매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동일성분, 동일제제, 동일함량 약제라도 보험에선 같은 가치를 지니는지 끊임없는 의문부호가 생겨났다. 이 것은 세계적인 흐름으로서, 인구구조와 질병구조, 재정구조, 사회적 양상이 변화하는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 흐름 속에서 정부도 기업도 복잡다단해졌다. 정부의 심사와 평가 구조는 세밀해지고 까다로워졌으며 이에 맞춘 제약기업들은 제조공정과 R&D, 마케팅과 유통에 이르까지 더 많은 노력과 자본을 투입해야 했다. 선별등재제도, 기등재약목록정비, 약가 일괄인하, 제네릭 약가개편 등 약가 사후관리를 관통하는 수 많은 제도들이 이를 방증한다. 보험 진입 문턱을 낮춘다면 당연히 수반되는 사후관리 강화인 셈이니 두 개의 정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을 것이다. 최근 정부와 보험당국은 또 다시 약제 사후평가 방책을 내놨다. '의약품 사후평가 기준 및 방법 마련안'이 그것인데, 아직 관련 위원회에서 확정하진 않았지만 공청회를 열어 일부를 꺼내보인 것이어서 전체 방향성과 맥락으로 정부의 의지와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사후평가는 크게 재정기반과 성과기반 평가로 나뉘는데, 임상적 유용성에 방점이 찍혔다. 재정기반 사후평가는 제외국 가격비교 재평가와 등재년차 경과 약제 재평가, 성과기반 사후평가는 문헌기반 재평가와 임상 현장에서 나타나는 RWE 기반 재평가로 구분된다. 이에 대해 제약계는 사후관리 기전이 있는 상태에서 또 다시 재평가를 하는 데 대해 이중규제로 인식하고 있다. 재평가는 결국 보험약가를 떨어뜨리거나 하향조정하는 결과로 실현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2011년 시범사업 형식으로 마무리 했던 기등재약목록정비 이후 등재된 약제에 대해선 가격적인 사후관리 이외에 별 다른 기전 없이 약제등재 제도가 이어져 왔다. 그런 의미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기반으로 한 종합적이고 상시적인 약가제도체계를 갖추는 이 작업은 보험자와 가입자, 지불자와 환자의 측면에서 보험약제 신뢰성을 대폭 향상시키는 동시에 선별목록제도를 완성하는 의미가 있다. 이 흐름이 필연적이고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라는 데까지 인식이 따라왔다면, 우리는 앞으로 전개될 방향에서 간과해선 안 될 이면을 넘겨 살펴야 한다. 환자와 가입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무엇이 고가약인가'에 대한 정의, 고가약과 희귀질환약, 항암제가 이 제도 안에서 실제로 'and'로 적용될 지 'or'로 적용될 지를 판단하는 실효성 예측, 콜린알포세레이트와 같이 RCT(무작위 임상)가 어려운 약제 특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여기에 현행 사용량-약가연동제도나 사전약가인하제도처럼 기존 사후관리와 중복되는 부분이 생길 경우 사회적 합의 부분을 비롯해, 제외국 가격비교 시 실거래가 파악의 어려움, 'efficacy(효능)'과 'effectiveness(효과성)' 안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제약산업계와의 갈등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많은 전문가들이 좋은 제도는 '간단명료'와 '보편타당' '예측가능성'을 전제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그런 좋은 제도 뒤에는 합리성과 수용성을 고려한 정교함이 치열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2019-12-09 06:14:21김정주 -
[데스크시선] 20초 종합예술, CF에 대한 단상[데일리팜=노병철 기자] TV CF광고는 상업성을 떠나 종합예술로 평가받는다. 모델과 배경음악, 슬로건, 스토리, 장소 등 5대 구성요소의 어우러짐은 때론 영화나 다큐멘터리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 흥미 그리고 여운을 남길 때가 많다. 광고계에서 말하는 역대 빅히트작은 '또 하나의 가족, 삼성' '사랑해요, 엘지' 'KTF 쇼를 하라, 쇼!' 등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제작한 3분 다큐 형식의 실향민이 이북의 고향을 자동차를 타고 가상현실로 경험하는 영상은 광고를 넘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그런데 CF 제작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바로 투자 대비 수익이다. 소비자로 하여금 탄성과 박수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그 광고를 보고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 제작비를 포함해 연간 50억원을 쏟아 만든 광고영상임에도 10억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면 그야말로 낭패를 본 셈이다. CF 제작비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부분은 모델 캐스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A급 배우의 출연료는 7~10억원을 호가한다. 그 밖의 A·B·C등급은 수천만원부터 수억원 정도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무조건 유명 모델을 기용한다고 해서 그 광고가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십 수년 전, 국내 모기업들은 세계적인 여배우 기네스 팰트로, 맥라이언, 드류 베리모어를 전격 발탁해 소비자로 하여금 이목은 끌었지만 기대와 목표치를 달성했는지는 의문이다. 반면 천호식품과 여명808은 그에 비해 저렴한 CF 제작비를 들이고도 빅히트 상품 반열에 오른 좋은 실례다. 때문에 제약바이오업계 일반의약품·건강기능식품·음료 담당 PM들은 한정된 마케팅비용으로 최적의 CF광고를 탄생시키기 위해 에이전트와 머리를 맞대고 브레인스토밍을 거듭한다. 과거 20~30년 전, CF 모델 선정 트렌드는 은막의 스타와 탤런트가 주를 이뤘다. 지금도 이 같은 움직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만 특이점이 있다면, 아이돌 가수를 전격 기용해 1020세대 젊은 팬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폭발적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드링크류 제품에 원더걸스, 소녀시대, 미쓰에이 수지 등을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와 실적을 퀀텀점프 시키기도 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마케팅비용 과다 지출로 실패를 점치기도 했지만 해당 제약사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출시 2년 만에 250억원 외형으로 성장해 첫해 매출의 5배를 넘겼고, 지금은 1000억원대 블록버스터 드링크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경향과 시도는 경남제약 비타민C 레모나가 리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경 방탄소년단(BTS)과 광고계약을 맺고, 12월 초중순 CF를 온에어 할 계획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레모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BTS 멤버의 얼굴과 레모나 제품이 함께 인쇄된 홍보포스터는 물론 개별 제품(하트캔60포, 드링크, 20포 포장)이 출시도 되기 전에 품절사태를 예고할 정도다. BTS팬들은 SNS를 통해 '약국에서는 레모나만 확보해 주세요. 매출은 저희가 책임집니다' 라는 식의 문구와 구호로 그야말로 '전투적 구매'를 준비 중이다. 말 그대로 초대박이다. 이런 기세가 1년 간 지속된다면 전년도 더블 매출인 400억원 돌파도 유력해 보인다. 레모나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활기찬 에너지를 상징하는 노란색을 전면 사용해 존재감과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 젊은 소비층이 선호하는 모델을 시의적절하게 기용하는데 방점이 맞춰져 있다. 2012년에는 가수 아이유, 2014년에는 김수현 레모나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여 중국과 동남아권 팬들의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광동제약 비타500으로 촉발된 제약업계 초호화 아이돌 CF 캐스팅이 경남제약 레모나로 이어져 매출 순기능의 일등공신으로 자리잡고, 이 시대 새로운 특화 트렌드로 확장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2019-12-02 15:15: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제네릭 품질향상' 외치는 정부의 궤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몇 년 전 한 다국적제약사가 국내 시장에 제네릭을 출시하면서 ‘고품질’을 표방한 적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엄격한 생산관리와 제품 모니터링, 품질보증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품질 좋은 제네릭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당시 이 소식을 접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심사 담당 과장은 “제네릭 제품의 품질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일축했다. 제네릭이 허가받으려면 원료의약품부터 완제품 제조시설까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또 오리지널 의약품과 약물 흡수 속도와 농도 등이 동등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서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정한 기준을 모두 통과해 판매허가를 받은 제네릭 제품들은 품질이 동등하다고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제네릭 허가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 18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는데 전공정 위탁제조 제네릭의 허가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위탁제네릭 허가심사자료 중 면제됐던 GMP평가자료와 기준 및 시험방법 자료 등을 제출해야 허가를 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식약처가 제네릭 규제 강화 배경에 대해 ‘고품질 제네릭’을 언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개정 규정의 규제영향분석서를 보면 제네릭 규제를 강화하는 항목마다 “제네릭의약품의 품질 향상을 통해 '고품질'의 의약품 제공하고 의약품 유통의 건전성을 제고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제네릭 규제 강화로 고품질 제네릭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도다. 이는 제네릭 제품마다 품질의 차이가 있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식약처의 엄격한 허가절차를 통과했다면 품질은 동등하다”라는 기존의 시각과 배치되는 견해다. 식약처 허가를 받았더라도 품질 낮은 제네릭도 있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과연 허가 기준 강화 내용이 품질 향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애매하다. 위탁제네릭의 GMP 평가자료 제출은 이미 식약처가 검증한 적이 있는 자료를 다시 내라는 의미와 같다. 위탁제네릭의 GMP평가자료 제출은 불과 5년 전에 사라진 제도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GMP 적합판정서 제도’를 시행했다. 이때 허가용 의약품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규정이 완화됐다. 적합판정서의 유효기간내에 있는 제조소에서 GMP 실시상황 평가에 관한 자료를 적합판정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GMP 적합판정서 제도’ 도입으로 품질관리 강화 기반을 마련했고, 검증받은 시설에서 허가용 의약품의 적합 판정을 내린 상황에서 위탁제네릭의 GMP평가자료를 또 다시 받는 것은 중복 규제라는 판단에 내린 조치였다. 하지만 5년만에 이미 검증한 GMP자료를 허가 때마다 제출토록 하는 것이 제네릭 품질향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현재 추진 중인 공동생동 규제도 마찬가지다. 식약처는 지난 4월15일 위탁(공동)생동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시 시행 1년 후에 원 제조사 1개에 위탁제조사 3개까지만 허가받을 수 있도록 규제가 강화된다. 생동성시험 1건당 제네릭 4개까지 허가를 내준다는 뜻이다. 이후 3년이 지나면 위탁생동이 전면 금지된다. 고시 시행 4년 뒤에는 1건의 생동성시험으로 1개의 제네릭만 허가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4년 뒤에는 똑같은 제조시설에서 만든 동일한 제품도 생동성시험을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같은 제품에 대해 생동성시험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이 ‘고품질 제네릭’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위탁제네릭의 허가심사 규제 강화는 과학적 판단에 따라 면제해준 서류를 제네릭 진입 장벽을 높이기 위해 다시 제출하라고 규정을 변경하는 것이다. 제네릭의 품질 향상과는 밀접한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식약처의 제네릭 규제 강화의 목표는 뚜렷하다. 제네릭 난립이 심각하기 때문에 허가 장벽을 높여 시장에 유통되는 제네릭 개수를 줄여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전 제조공정 위탁제네릭의 범람이 시장 난립의 원인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제네릭 난립은 정부의 허가 규제 변화가 기폭제로 작용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차라리 정부 정책이 제네릭 난립을 부추겼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정책기조를 바꿀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하려는 노력이라도 보이는 게 낫지 않을까. 규제 내용과 연관없는 ‘품질 향상’이라는 명분은 오히려 산업 현장에서 혼선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물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정부가 규제 강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정책에 대한 명확한 명분과 근거를 제시해야 기업들도 믿고 따라올 수 있다. 정부가 명분없는 정책을 양산하고, 손바닥 뒤집 듯 정책기조를 바꾸면 신뢰도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2019-11-25 06:10:52천승현 -
[데스크 시선] 씁쓸한 약사회 파견 대의원의 위임장[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한약사회 정관에 '위임장'이라는 게 있다. 대한약사회 대의원들이 대의원총회에 참석할 수 없을 때 제출하는 것이다. 대의원총회가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 이상이 출석을 해야 회의가 성립되기 때문에, 혹시 과반수 이상의 대의원이 출석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 놓은 게 위임장이었다. 현재 대의원은 416명이다. 대의원 중 209명이 참석해야 회의가 성립된다. 만약 200명만 참석을 하게 되면 성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9장의 위임장이 필요하다. 회의 성원에만 영향을 줬던 위임장이 앞으로는 '의결정족수'에도 포함되도록 정관 개정이 추진된다. 약사회 정관규정개정특별위원회가 '대의원이 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 위임장을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으며, 이때 의사정족수 산정에는 재석으로 포함하되 의결에 있어서는 실제 재석한 대의원들의 총회 표결 결과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정관 개정안을 공개했다. '정관 개정, 기본재산의 처분, 불신임에 관한 사항은 위임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아 놓았지만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대의원은 회원을 대신해 약사회 회무와 예산이 잘 집행 추진되고 있는지 감시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즉 회원들이 대의원에게 약사회가 회무를 잘 하고 있는지 보고 오라고 위임을 한 것이다. 그러나 총회 성원이 되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위임장이 도입되고, 아울러 의결정족수를 맞추기 위해 위임장을 표결 결과에 동의한 것으로 정관을 개정하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관개정특위도 오죽했으면 의결정족수에 위임장을 포함시키려고 했을까? 총회가 개회되고 시간이 흐르면 하나둘씩 회의장을 빠져 나가는 대의원들이 눈에 띈다. 결국 폐회가 임박하면 의결정족수 확보가 어려워지게 되니 궁여지책으로 위임장을 의결정족수에 포함 하자는 안이 나온 것이다. 이미 회원들의 위임을 받은 대의원들이 의결권을 다시 위임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아예 대의원을 그만두는 게 낫다. 불가피하게 참석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매달 있는 총회도 아니다. 1년에 딱 한번 열리는 게 정기 대의원총회다. 임시 총회를 제외하면 3년의 대의원 임기 중 딱 3번만 대의원총회에 참석하면 된다. 의사협회는 대의원 위임장이라는 게 아예 없다. 과반이 참석하지 않으면 회의는 열리지 않는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대의원은 지역 회원의사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인데 위임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의협 정관에 위임제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국민을 대표해 의회에 나간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위임이라는 제도 차제가 없다. 결국 대한약사회 파견 대의원들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정관 개정을 통해 위임장을 의결정족수에 포함시키려는 이유는 알겠지만 대의원들의 참석과 원활한 회의 진행,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대안 제시없이, 무작정 위임장을 의결정족수에 포함하려는 것은 '대의원제도'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대의원총회 전자투표기 도입, 명패를 이용한 대의원 지정석 도입,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당연직 대의원 정리 등이 필요해 보인다. 1년에 한번하는 정기 대의원 총회가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안건 심의를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2019-11-17 22:07:24강신국 -
[데스크시선] 무용지물 대체조제, 정책의지는 어디에[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정부 또는 산하기관이 어떤 제도를 추진하는 것을 보면 정책 의지와 성과에 대한 기대치를 엿볼 수 있다. 야심차게 추진하는 정책은 그 내용을 되도록 더 많이 확산시켜 공론화 하고, 될 때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연거푸 드러내는 반면, 그렇지 않은 제도는 사실상 냉동고 한 켠에 존재감도 없이 자리한 얼음과 같다. 그래서 사실상 사문화된 정책들은 정부의 의지 또는 의도를 반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국정감사를 포함해 국회가 해마다 하는 대정부 질의에는 대체조제 저조 문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편이다. 의약분업 초기 건강보험 재정 파탄 이후 정부는 나라의 환자, 질병구조 변화와 연관지어 끊임 없이 약품비 비중에 관심을 둬왔다. 30% 문턱에서 약값을 절반 가까이 걷어내는 '의약품 가격정책 및 약가제도 개편(약가 일괄인하제도)'를 단행한 것도 이 흐름 안에 있다. 고가 신약의 출현과 희귀질환까지 확대되는 보장성강화정책, 까다로운 경제성평가와 근거중심, 환자 중심의 약값 절감은, 각론을 떠나 보험선진국으로 향하는 우리의 당연한 궤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연구자나 학자들이 말하는 약품비 절감의 방법론을 훑다보면 빠지지 않는 게 있다. 이 대체조제 활성화다. 보험선진국 사례들을 살피더라도 공급의 단계에서 볼 때, 정부가 제약사 약품 상한가를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체조제 또한 비용절감의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2010년에 건보공단과 의병협이 진행했던 2011년도 병의원급 수가협상 부대합의조건에 약품비 절감 사항이 들어갔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여러 비판이 있었지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속한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선 짧은 기간 '벼락치기' 이행을 한 것을 감안할 때 유의미한 약품비 절감 효과를 보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원내 약품비 절감을 원외로 확장하는 것 중 대표적인 행위가 바로 대체조제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에 현재 무용지물인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제도)를 연중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국감에서 보건복지위원회의 질의에는 조금 다른 답변이 있었다. 정부는 서면답변을 통해 "의사와 약사 간 논의가 필요하다" "의약사 뿐만 아니라 국민 인식 등 사회전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또 내놨다. 다만 "지역사회 내 의약품 사용에 불편을 방지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심사평가원 또한 "사후통보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예년과 다를 바 없는 답변에 그쳤다. 현장에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면서 국민인식 개선을 선도해야 할 정부와 하위기관의 답변이 매번 똑같다보니 이제 지겨워지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직능·직역간 갈등이니 우리도 어쩔 도리가 없어 난감하다'로 읽히는 뉘앙스에서 우리는 앞서 언급했던 정부의 정책의지가 현재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약사사회는 국제일반명처방 등 대체조제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해외정책을 연구하고 토론한다. 이런 기전을 도입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현재 있는 제도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려는 적극적인 의지는 보여줘야 한다. 최근 심평원이 공개한 11월 기준, 약국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 품목은 1만1384품목으로, 올해만 1464품목이 늘었다. 달마다 급여 등재약의 수가 조금씩 편차를 보이지만 규모 면으로 볼 때 2개 중 1개 이상은 대체조제가 가능하거나 장려금을 받을 수도 있는 약제들인 것이다. 1%도 채 되지 않는 대체조제율에 단순히 외형만 늘려서는 정책 의지를 누구에게도 입증하지 못할 것이다.2019-11-11 22:14:55김정주 -
[데스크시선] 글로벌 꿈 실현한 'K-유산균'의 교훈[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뭘까. 천부적 재능? 아니면 리더십과 인맥? 끈질긴 노력과 과단성? 아니면 이도저도 다 필요없고, 오직 운칠기삼? 아마도 앞서 언급한 모든 요건이 필수불가결 사항일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올곧은 철학과 신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기서 말하는 이념과 사상은 임직원의 의견과 상황적 변수를 배제한 일명 오너 특유의 옹고집이 아니다. 작게는 회사 발전을 위한 그리고 크게는 인류 생명을 위한 큰 걸음, 다시말해 홍익인간(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 사상에 저변을 두고 있음을 일컫는다. 아울러 사업가는 '수완'이 있어야 기업의 외형을 크게 확장할 수 있다.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는 말그대로 '그만그만한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 원주민에게 운동화를, 알래스카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팔 수 있는 기지가 있어야 세계로 뻗어 나가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말이 쉽지 탁월하면서도 스마트한 역량을 발휘하며, 글로벌 진출에 앞장서기란 결코 만만치 않다. 일부 대기업 계열사 제약기업들도 10년 전 미국 등 선진시장 현지화 전략에 열을 올렸지만 사실상 사업을 철수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현지화에 실패한 원인은 한가지다. 투자 대비 이익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천문학적 자금이 확보된 대기업마저도 글로벌 진출이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에 중견기업은 아예 엄두도 못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1995년 설립된 당시 무명기업 쎌바이오텍은 달랐다. 내수시장 확보가 아닌 글로벌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시장 제패라는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일찍부터 세계화에 눈을 돌렸다. 세계화의 필수조건은 기술력과 제품력을 기반으로 한다.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는 유산균이 살아서 소·대장까지 전달될 수 있는 듀얼코팅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1등 기업 암웨이 납품권을 따내며 브랜드 가치를 급상승시켰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창업 10년 만인 2006년, 유산균 종주국 중 한곳인 덴마크에 쎌바이오텍 인터내셔날 판매법인을 설립해 지금까지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형적 측면에서 쎌바이오텍 보다 훨씬 큰 국내 토종제약사와 해외 유수의 유산균제제 생산·판매기업도 이루지 못한 일을 보란듯이 해낸 것이다. 쎌바이오텍은 국산 유산균제 최초 수출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현재 약 36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수출액은 200억원 상당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덴마크 판매량은 5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유산균 종주국에서 경합을 벌이며 거둔 매출액임을 감안하면 국내 실적 5000억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치다. 이 같은 해외 진출 성공에 힘입어 2017년 프랑스법인도 설립됐다. 쎌바이오텍의 덴마크 진출 성공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단순히 매출에 방점을 두지 않는다. 덴마크 취업시장은 독특한 구조를 띄고 있다. 2년 간 한기업에서 근무하고 퇴사하면 1년 연봉이 지급되는 사회보장제도 때문에 본토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계기업 역시 인재양성이 어렵고, 적재적소에 맞는 인재를 구하기도 어렵다. 쎌바이오텍 일부 임원들은 정명준 대표에게 덴마크 현지법인 포기 권유도 많았지만 그만의 뚝심과 신념으로 후발주자들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줬다. 첨단 기술력과 시대적 가치·철학을 가진 쎌바이오텍과 토종제약사들이 세계적 유산균기업 크리스찬 한센을 넘어 초일류 프로바이오틱스 생산기업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해 본다.2019-11-04 06:15:27노병철 -
[데스크 시선] '예측할 수 없는 정책' 신뢰 얻을수 없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국내 의약품 산업은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불순물이 의약품 원료에서 검출됐다는 소식이 들려온 이후 1년이 지나도록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의약품의 불순물 검출은 돌연 ‘제네릭 난립’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논리지만 “제네릭이 너무 많아 불순물 검출로 교환·재처방하는 제품도 많았다”라는 명분하에 제네릭 개수를 줄이기 위한 규제 정책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네릭 허가 규제를, 보건복지부는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을 각각 들고 나왔다. 식약처는 지난 4월15일 위탁(공동)생동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시 시행 1년 후에 원 제조사 1개에 위탁제조사 3개까지만 허가받을 수 있도록 규제가 강화된다. 생동성시험 1건당 제네릭 4개까지 허가를 내준다는 뜻이다. 이후 3년이 지나면 위탁생동이 전면 금지된다. 고시 시행 4년 뒤에는 1건의 생동성시험으로 1개의 제네릭만 허가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지난 7월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1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기등재제네릭의 경우 3년 이내에 생동성시험과 원료의약품 등록 요건을 충족하면 상한가 53.55%를 유지할 수 있다. 새 약가제도 시행시기는 2020년 7월부터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직접 진행한 제네릭만 허가를 내주고, 생동성시험을 진행하지 않은 제네릭의 약가를 깎겠다는 내용이 규제의 핵심이다. 제네릭 허가와 약가 규제 모두 개정안이 예고된 이후로 아직 구체적인 시행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은 지난 6월14일까지 의견 수렴을 마쳤다. 하지만 행정예고 이후 4달 가량 지났는데도 아직 고시 시행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개정안은 지난 9월2일 의견수렴 기간이 완료됐지만 아직 공포되지 않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약업계 일각에선 “정부의 제네릭 규제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라는 기대섞인 관측도 나온다. 제약사들은 위탁 방식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의 약가인하를 회피하기 위해 생동성시험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정작 정부의 약가재평가 공고가 나지 않아 생동성시험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업체가 많다고 한다. 정부의 제네릭 규제 방침이 전해진 이후 제약사들은 집중적으로 제네릭 허가를 받았다. 허가와 약가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가급적 많은 제네릭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지난 1년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제네릭이 새롭게 허가와 약가를 받았다. 아직도 매달 수백개의 제네릭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다. 정부의 제네릭 규제는 아직 확정되지도 않았는데도 제약사들은 “이미 웬만한 제네릭은 모두 허가받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제네릭 난립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를 강구했지만 오히려 제네릭 난립은 더욱 극심해졌다. 정부 정책이 시행되기도 전에 정책 목표 달성이 힘들어진 상황이 됐다. 정부 정책은 실효성 뿐만 아니라 예측 가능성도 매우 중요하다. 언제 어떤 정책이 시행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관련 종사자들도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새로운 규제의 타당성이나 제네릭 난립 현상에 대한 적절성에 대해서는 논외로 치더라도, 정책의 시행일정은 투명해야 한다. 사건과 사고는 예측할 수 없더라도 정책은 예측이 가능하도록 운영돼야 한다. 예측 가능성이 신뢰의 기본이다.2019-10-28 06:10:11천승현 -
[데스크 시선] 정부도 예의주시하는 의약사 담합[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약정협의체가 본격 가동됐다. 정부와 약사회가 공식 협의체를 발족해,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과거 의약분업 추진 당시 '의약정협의체'가 있었고, 분업 이후 약사발전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대통령 직속 기구로 활동한 게 전부다. 호기롭게 1차 회의를 마친 약정협의체의 주요 안건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의약담합 이슈다. 내년이면 의약분업 20년인데 의약사간 담합은 더 교묘해졌다. 급기야 의약사간 금전이 오고가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다. 처방전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처방전을 무기로 인근 약국을 좌지우지 하려는 원장들의 횡포다. 신규 입점 약국에 병원 인테리어비, 처방 사례금 요구는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여기에 의사와 약사 간 거액의 거래를 유도하며 기생하는 브로커들을 중심으로 의약사 은밀한 거래 역시 점점더 심화되고 있다. 클릭닉센터와 약국을 전문인 A공인중개사는 "의사들 사이에서 약사들 지원금을 받지 않고, 개원을 하면 바보 소리를 듣는 게 현실"이라며 "최근 개업을 준비 중인 약사들도 의료기관에 들어가는 지원비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같은 커넥션의 근본 원인은 약국자리는 없는데, 개국을 할려는 약사들은 넘쳐 난다는 데 있다. 클리닉센터에 약국 입점이 시작되면 수십명의 약사가 몰려들게 되고, 약사들이 경쟁하다보니 의원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물론, 브로커들의 컨설팅 비용도 치솟는 상황이 빚어진다. 시장 원리라고 보기에는 너무 비정상적인 구조다. 상황이 이런데도 담합으로 처벌을 받은 의약사는 분업 이후 거의 없었다. 한 건물의 의사와 약사가 '그들만의 리그' 처럼 담합이 이뤄지기 때문에 심증만 있지 물증이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이제라도 복지부가 나서 의약담합을 바로 잡겠다겠다고 하는데 늦었지만 다행이다. 복지부는 처방집중도 분석, 브로커 처벌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담합 처벌대상에 알선자도 포함돼 있지만 명확하지 않아 처벌이 어려운 만큼, 약정협의체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복지부가 의약담합에 대해 집중 단속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복지부 조사결과 이렇게 특정 병원 처방이 70% 이상 몰리는 약국은 전국에 3000여 곳에, 처방전 100%가 몰리는 약국도 100여 곳이나 됐다. 의약담합은 의사-약사의 적절한 역할 분배를 통해 약물 오남용 방지, 환자의 알권리를 신장시키고, 의약 상호감시를 목표를 한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다. 2002년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알고도 잡기 힘들다는 의약담합에 대한 실마리 찾기가 이제 시작됐다.2019-10-21 00:44:58강신국 -
[데스크시선] 정쟁에 맞불 징계안으로 치달은 국감[데일리팜=김정주 기자] 국회 모든 상임위원회들이 정쟁을 일삼아도 보건복지위원회는 달랐었다. 민생과 가장 밀접한 위원회이기 때문에 자칫 국민 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복지위가 꾸려질 때마다 이를 공식화 하진 않더라도 기록에 남는 국정감사에서 공공연히 '전통'으로 언급해 온 사실로, 그 부분에 대해선 여야 간 이견이 없다. 논쟁이 생기더라도 보건의료와 복지 부문 중 민생과 밀접하거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이슈에 대한 논쟁이 주류였던 것은 온전히 이 때문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취임과 관련한 공세가 타 상임위에서 맹위를 떨칠 때부터 복지위도 조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야당의 맹공과 논리가 개발될 수록 여당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녀 논문과 학술포스터 문제 등 역공 논리가 나왔고 복지위 안에서 거론될 수 있는 수준 치고는 꽤 컸다. 결국 여야 합의로 모든 정쟁 관련 질의는 배제하기로 한 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직전의 일이다. 그러나 이번엔 말 뿐이었다. 초반 잠잠하게 이어지던 복지부 국감에서 "대통령 치매" "대통령 기억력"이란 발언이 언급되면서 둑이 터졌다. 그것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일단 현장에선 복지부를 둘러싼 주요 이슈와 쟁점을 뒤덮기 충분한 다툼으로 보였다. 삿대질과 고성이 오갔고 성명 발표와 반박, 재반박이 계속돼 몇 시간동안 금 같은 시간이 날아갔고 국감 말미 늦은 시간 본격적으로 정쟁과 관련한 질의가 여야 의원들의 입에서 쏟아졌다. 결국 "특검 가자"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까지 튀어나왔다. 이달 초 복지위 '스타트'를 끊은 복지부 국감은 그렇게 오점이 생겼다. 그 뒤로 여당은 치매 발언의 정점에 있었던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후속조치로 징계안을 제출했고, 김 의원 측에서도 맹렬하게 반발했던 기동민·김상희 민주당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해 맞불을 놨다. 통상 정쟁으로 징계안과 제소안이 부딪힌다고 하더라도 '보여주기'식 혹은 '겁주기'식으로 곧바로 매듭지어졌던 경우에 비춰 본다면 전체 상임위 갈등에 속도를 맞추는 모양새다. 14일은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국감이 진행된다. 건강보험과 보험급여, 보건의료와 급여보장이 주요한 업무기관이라는 점에서 이들 기관의 국감은 복지부 보건 부문의 연장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 갈등과 정쟁이 여기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하는 것은 현재 복지위 안에서 여야 정쟁으로 촉발된 이슈와도 연계된 기관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보여주기식으로 의도된 갈등인지, 내년 총선을 앞둔 특정 당 혹은 국회의원 개인의 일탈인지 국민은 그 속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계속되는 정쟁과 갈등, 이로 인해 희석되는 주요 보건의료 이슈의 무게감으로 볼 때 최종 목표가 성공하리란 관망은 접어야 한다. 외부의 눈은 그렇게 흐리멍덩하지 않다.2019-10-14 06:15:41김정주 -
[데스크 시선] 식약처의 승부수, 해피엔딩으로 끝날까[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매우 파격적인 의약품 안전관리 정책을 단행했다. 지난달 26일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에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초과 검출됐다는 이유로 전 제품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 불순물 검출을 이유로 특정 성분 의약품의 사실상 퇴출을 결정한 것은 초유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의외의 과감한 결정이다. 해외에서 라니티딘제제의 회수를 시작한 일부 국가가 있지만 아직시장 퇴출에 버금가는 강력한 조치는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일부 기업의 자진 회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조치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라니티딘 약물 자체가 갖는 불안정성이 크다는 게 식약처 판단의 가장 큰 배경이다. "문제가 없는 원료의약품도 시간이 지날수록 NDMA 생성 가능성이 있다"며 라니티딘의 안정성에 낙제점을 줬다. 식약처는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라니티딘 중 NDMA 발생원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보다 정확한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라는 추가 단서를 달았다. 제약업계에서는 식약처의 결정에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시선이 많다. 라니티딘제제의 퇴출 결정을 납득할만한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아직 라니티딘 완제의약품의 유해성 여부가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원료의약품 조사만으로 전 제품 판매중지를 결정한 것은 너무 성급한 조치가 아니냐는 불만이 가득하다. 제약업계의 불신은 지난해 불거진 발사르탄 의약품의 후속조치에서 비롯됐다. 업계에서는 발사르탄제제의 판매중지 과정에서도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강경한 조치를 내렸다는 비난이 많았다. 불순물 발사르탄의 경우 식약처는 2015년 1월부터 문제의 원료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완제의약품을 대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미국에서는 제조단위별로 구분해 제지앙화하이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만 회수가 진행됐다. 제약사들은 상당수 제품은 문제의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판매가 중지되면서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입었다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에는 정부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고지서도 날아왔다. 더욱이 발사르탄 완제의약품의 유해성이 끝내 밝혀지지도 않았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NDMA가 검출된 화하이 발사르탄 사용 완제의약품을 실제로 복용한 환자의 개인별 복용량과 복용기간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추가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무시할 만한 정도의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라고 결론내렸다. 발사르탄과 마찬가지로 라니티딘 완제의약품에서도 최종적으로 유해성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제약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의 라니티딘 조치는 과학적인 판단 뿐만 아니라 국내 의약품 시장 환경도 고려된 것으로 파악된다. 식약처는 판매중지 결정 브리핑에서 “국내에 제네릭이 많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네릭을 포함해 200개가 넘는 제품을 모두 수거 검사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조치내렸다는 의미다. 또 발사르탄과 마찬가지로 선별적으로 판매중지와 회수를 결정할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라니티딘이 시장에 퇴출되더라도 대체 약물이 많다는 점도 식약처의 과감한 결정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정부 입장에서 의약품 안전관리 정책은 참 어려운 영역이다. 모든 약물은 근본적으로 부작용과 같은 유해성을 지니고 있지만 환자에게 제공하는 실익이 월등하게 크다고 판단되면 판매를 유지시킬 수도 있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판단이 이뤄져야 하지만 국민 건강 뿐만 아니라 불안감도 고려해야할 요인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의약품 안전관리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의약품의 NDMA 검출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발생한 새로운 고민이다. 과거에는 NDMA라는 유해물질을 짐작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유해물질이 원료의약품에 혼입된 것을 확인했으니 판매중지는 당연한 결정이라는 게 식약처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정책의 명분에 대해 과학적 근거로 납득시켜야 한다.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라니티딘의 NDMA 검출량이 극미량이어서 회수나 판매중지 조치를 내리지 않은 상태다. FDA는 최근 일부 샘플에서 NDMA가 과다 검출됐다며 확대 조사를 시사했지만 아직까지는 식약처보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안전관리 정책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식약처와 FDA의 NDMA 점검 결과가 왜 상이하게 나왔는지는 우리 정부가 증명해야 할 숙제다. 업계 일각에서는 식약처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안전관리 늑장대응을 비판하는 지적에 대비해 과잉대처를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실제로 식약처는 라니티딘제제의 조치에 대해 전 세계 규제기관 중 가장 선제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지만 과거 라니티딘의 NDMA 검출 가능성이 제시된 적이 있다는 이유로 늑장대응이 아니냐는 억울한 비판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식약처는 “아마 우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만큼 NDMA 시험을 많이 한 규제기관이 아마 세계적으로 없을 것이다”라며 과학적 판단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한민국 식품의약품 안전관리 컨트롤타워가 앞으로 과학적 결정에 대한 근거를 어떻게 제시할지 관심갖고 지켜볼 일이다. 만약 이번 조치가 추후 과학적 근거가 부실하다거나 중대한 허점이 노출된 것으로 판명될 경우 그 책임은 식약처가 스스로 져야한다.2019-10-07 06:10:55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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