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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는 약사회[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전문약사제도 운영을 위한 세부안이 입법 예고됐다. 약사 직능의 업그레이드와 약사업무의 전문화를 통해 보건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전문약사 제도화의 취지였다. 타 직능을 보면 전문의, 전문치과의, 전문한의사, 전문간호사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복지부가 입법 예고한 안을 보면 '병원약사들을 위한, 병원약사들에 의한, 병원약사의' 전문약사제에 머물렀다. 전문약사제를 도입하는 약사법 개정안은 2020년 3월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제도 준비 과정 등을 감안해 2023년 4월 8일 시행되도록 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하위 규정 마련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약사법 개정 과정에서는 조용했던 의사협회가 브레이크를 걸었기 때문이다. 의협이 문제 삼은 것은 '약료'라는 용어였다. 결국 복지부는 약료라는 용어를 삭제한 채 세부안 입법예고를 했다. 직능 간 갈등을 우려한 조치라고 보이지만 중심을 잡지 못한 복지부의 행보는 약사들이 볼 때 이해하기 힘들다. 약사회는 약료를 "의약품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약사가 행하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약료도 치료의 개념에 포함된다는 입장이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조제하고 복약지도까지 하면 약사 역할이 끝난다고 봤다. 이정근 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약료의 개념은 진료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약사 업무 범위의 최대의 선은 복약지도"라고 말한 것도 같은 의미다. 결국 복지부가 약료라는 용어를 하위규정에 담지 않으면서 앞으로 약사법과 약사법 하위법령에 '약료'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힘들어졌다. 여기에 개국약사들이 전문약사 자격 취득이 원천 봉쇄됐다는 것도 쟁점인데, 약사회의 준비 부족과 전문약사제도에 대한 개국약사들의 관심 부족이 원인이 됐다. 병원약사회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자체 시험을 보며 전문약사제도를 준비해 왔다. 복지부도 하위 규정을 만드는데 병원약사회가 운영 중인 안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국약사는 없었다. 수련기관을 정하기도, 과목 선정도 힘들었다. 약사회는 지역사회약료라는 과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복지부 설득에 실패했다. 너무 개국약사만을 생각한 게 문제였다. 스펙트럼을 넓혀 '다제약물관리 전문약사' 등으로 개국약사나 병원약사 모두 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이렇게 되면 수련기관도 지역별 방문약료나 공단 다제약물관리사업, 커뮤니티케어 참여 등으로 지정할 수 있었다. 또한 약사회는 전문약사 세부안 대응 과정이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면밀한 분석을 해야 한다. 어렵다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전문약사가 도입됐는데 하위규정을 잘못 만들어 반쪽짜리 전문약사가 됐다면 약사회 책임이 크다. 뒤늦게 지부에 요청, 성명서를 양산하고 있지만 입법예고가 되기 이전 지부장들과 대책을 마련하고 대응해야 했다. 이제라도 국회, 정부 라인을 총동원해 입법예고 의견수렴 과정에 약사회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2023-01-29 20:08:09강신국 -
[데스크시선] 마지막 영전과 현대판 공명첩[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연초가 되면 어김 없는 연례 행사가 있다. 바로 정기 인사발령이 그것이다. 정부부처·공공기업·일반 사기업을 막론하고 최고 인사권자는 논공행상에 따라 직급·직책·보직을 새롭게 부여해 조직 쇄신을 꾀한다. 진급·승진은 능력과 실력에 그 기반을 두고 있지만 임명권자와의 두터운 신뢰·충성도 즉 줄타기 또는 라인을 잡는 것도 성패를 좌우하는 2% 묘미이자 암묵적 공식이다. 특히 군인의 경우 진급은 군생활 연명의 목숨줄이다. 위·영관 장교의 정점인 대위·대령에서 3차 누락되면 군복을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은 다르지만 헬스케어산업군에서도 승진은 안위 보전과 직결된 예민한 부분으로 받아 들여진다. 제약바이오산업 종사자 중 특히 승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직급은 부장급 인사다. 시대적 흐름이 통합팀장제로 상당수 전환됐다고 하지만 사원에서 대리,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은 감개무량 그 자체다. 승진에 따른 연봉 인상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역할론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유독 부장급 인사들은 임원 승진을 그토록 열망할까. 현장에서 접한 그들의 전언은 승진에 따른 부대 여건의 변화(수당·차량지원·개인업무 공간)가 아닌 명예로운 용태가 지배적이다. 속칭 부장 말호봉의 근무 연수는 30년에 가까운데, 그간의 모든 공적을 별이라는 임원 승진으로 갈음하는 논리다. 수치 상 실적이 여실히 파악되는 영업·마케팅부서를 제외하면 연구개발·홍보·관리·생산팀의 회사 공헌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오늘 당장 신약후보물질이 적응증을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훗날 별개의 효능효과로 약물 재창출되는 사례와 기초연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데, 이를 획일적으로 평가하기란 어렵다. 홍보업무 역시 마찬가지다. 연간 100건의 보도자료를 통한 기업 PR도 중요하지만 1건의 리스크 관리 실패에 따른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그로 인한 무능의 멍에를 짊어질 수도 있다. 기타 업무지원 부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지만 빛을 보는 경우는 드물다. 방향타를 잡고 있는 최고경영자는 승진과 관련한 조직관리 부분에 있어 많은 숙고를 기울이고 있지만 직원 모두가 99.99% 만족하는 솔루션을 창출하기는 어렵다. 전통적 관료구조인 피라미드 방식을 택할 것인지,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 수평적 또는 원탁형 배치를 띨 것인지 아니면 절충형인 마름모형 인적 구조를 가져갈 것인지 부단히 고민한다. 3가지 직급 구성 모델의 장단점은 여실하고, 선택과 책임은 오롯이 CEO의 몫이다. 55세 이상 직원에 대한 임금피크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전통·현대적 관점의 융합형 인력구조를 펼치는 것은 기업 성장의 전략적 목표다. 진급 불만과 관련한 패착의 수는 삼국지에서도 좋은 교훈을 주고 있어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다. 촉군의 백전노졸이자 오호대장군 조운의 상산 출신 선배인 나평안(가상인물)이 장군이 되지 못한 것에 앙심을 품고, 적국의 사령관인 조영(가상인물)에게 장군 직을 보장 받은 후 군사 기밀을 누설해 조운의 부대는 봉명산전투에서 전멸 당한다. 이 같은 조운의 비극적 최후 이후 촉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제갈공명 역시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오장원에서 영욕의 생을 마감한다. 역사적 사실을 극화한 소설이지만 나평안의 배신과 관련한 극적 구성은 승진과 관련한 조직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하기에 충분하다. 내부 고발을 촉발한 원인 중 하나가 승진 누락에 대한 불만이라는 조사 결과도 눈길이 간다. 이직을 밥 먹든 한 사례가 아닌, 평생을 한 직장에 몸 바쳐 왔지만 희망고문 끝에 임원이라는 별을 달지 못하고, 부장으로 퇴직을 앞둔 경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이들의 한결 같은 입장은 직급수당을 포함한 경제적 이익과 권한 확대가 아니다. 초급 임원인 이사 타이틀을 마지막으로 수 십 년 직장생활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현대판 공명첩의 갈망이다. 객관적 직무가치·역량평가 기준과 융합된 인간적 보상·처우를 실현시키는 21세기형 동반성장 중심 승진 시스템 도입이 절실한 이유다.2023-01-19 06:0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글로벌 R&D성과 나올 때 됐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체감적으로 굵직한 신약 기술수출 소식이 뜸해졌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수출이 지난해 손 꼽히는 대형 계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1월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 자회사 젠자임과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때 확보한 계약금 7500만달러가 작년 최대 규모다.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세운 최대 규모 기술이전 기록은 7년이 지나도록 깨지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당뇨신약 3종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4억 유로 규모다. 추후 수정 계약을 통해 계약금은 2억400만 유로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계약금 1위를 기록 중이다. 한미약품이 2015년 얀센에 기술이전한 지속형비만당뇨치료제의 계약금 1억500만달러가 역대 2위 계약금이다. 지난해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이전 계약금은 역대 5위에 해당한다. 2021년과 지난해 2년 간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이전 중 계약금 10위권에 진입한 제품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유일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R&D 활동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R&D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리며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왔다. 올해는 그동안 축적된 R&D 역량을 바탕으로 질과 양으로 여느 때보다 풍성한 성과가 기다리고 있다. 유한양행의 항암신약 렉라자가 이르면 올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 신청을 시도할 전망이다. 렉라자는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테크에 기술 이전됐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달러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50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얀센은 레이저티닙의 다양한 임상시험을 동시 가동하면서 강력한 상업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처음으로 바이오시밀러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에 도전한다. 동아에스티는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미국, 폴란드 등 9개국에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되면 올해 상반기 미국과 유럽에 DMB-3115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휴젤의 보툴리눔독소제제 레티보도 미국 입성 가능성이 예상된다. 휴젤은 2021년 10월 FDA에 레티보의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작년 3월 FDA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을 수령했다. 휴젤은 FDA의 보완 요구에 따라 일부 문헌과 데이터 보완 작업을 완료하고 허가 신청서를 다시 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후속 바이오시밀러를 글로벌 무대에 속속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는 미국에서 글로벌 1위 의약품 휴미라의 본격 경쟁을 펼친다. 이미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4개, 6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승인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6개, 5개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 받았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재도전한다. 녹십자는 지난해 2월 FDA로부터 면역글로불린제제 ALYGLO의 품목허가 연기 통보를 받았다. 녹십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평가를 2021년 4분기에 진행했는데, FDA는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 실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허가 연기를 결정했다. ALYGLO의 FDA 허가 연기가 안전성·유효성의 문제가 아닌 만큼 현장 실사가 차질 없이 마무리되면 미국 진출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신약 제품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한미약품의 롤론티스는 본격적인 미국 판매를 시작한다. 롤론티스는 지난 2012년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바이오신약이다.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을 적용 받는 암환자에게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투여된다. 롤론티스는 지난해 9월 미국 FDA로부터 국내 개발 신약 중 6번째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도 미국 침투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눈에 띄는 대형 기술수출 계약은 없었지만 국내 기업들이 오랫동안 진행한 R&D의 성과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데일리팜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CEO 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경영전략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5%(32명)가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2.8%(20명)이었고, 작년보다 줄이겠다는 응답은 14.8%(9명)에 그쳤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17명)은 신약 등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도 CEO 절반 이상은 R&D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아직 글로벌 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R&D 활동에 매진한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깜짝 놀랄만한 성과가 나올 때도 됐다.2023-01-16 06:13:07천승현 -
[데스크시선] 화투기, 약사와 타협할 수있을까[데일리팜=김정주 기자] 화상투약기 약국 시범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사업설명회가 최근 업체 측 주도로 열렸다. 내달 본격화 할 화투기 약국 보급·설치·운영 전반에 대해 설명하는 이 자리에 일선 약사 70명 가량이 참석했다. 약국 10곳에 기계를 설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관심이 작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설명회를 지켜보면서 문득 타협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이 사업은 약국 화투기가 과연 업체와 약국, 환자의 이익에 모두 부합하는지 실제 설치·운영해 따져보자는 취지의 시범적 사업인데, 관점에 따라 이 단어의 말 의미를 납작하게, 또는 입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그리고 민간 보건기관인 약국의 특성상 화투기 시범사업은 결국 기계·시설 공급자인 업체와 의약품 공급자인 약국에는 수익과 비용효율성을, 환자와 국민엔 접근성과 편의성을 실제 평가의 핵심으로 삼을 것이다. 여기다 정부의 국정철학이 공공성과 안전성보다는 시장성과 편의성에 무게를 둔다면, 또 그것이 보건의료 분야에 산업기술이 접목되는 것이라면 평가의 무게추는 더욱 자본이 강조하는 효율성에 쏠릴 수밖에 없다. 철저하게 시장과 자본 관점에서 앞으로의 사업 전개를 생각할 때 채 가시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먼저 통계 왜곡이다. 약제 자체에 대한 환자 부작용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접수되더라도 환자 본인의 상태와 대상 약물이 명확하기 때문에 문제될 건 없다. 그러나 화투기 판매 약과 대면 판매 약 부작용은 사실상 가름마 짓듯 구획하기 어려울 것이다. 부작용 접수 과정에서 환자 증언에 따라 오류나 착오가 생길 가능성, 오접수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날카로워야 할 데이터가 뭉툭해지면서, 약사-환자 간 유대·신뢰 형성처럼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특이성은 철저하게 무시당하게 되고 비교·대조 범위도 축소된다. 의도에 따라 자칫 통계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하나는 수익성에 대한 관점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항상 따라오는 자본 논리는 결국 인건비나 투자 대비 효용성이다. 어느 영역에서나 일어나듯 최후에 가서는 수익을 극대화 할 창구를 찾기 마련이고 그것을 '블루오션'이냐 '레드오션'이냐로 구분짓기도 한다. 지금 산업계에서 약국에 화투기를 설치해 더 나은 수익 활로를 모색하려고 하듯, 향후 약사 인건비 상승 문제 등 비용에 대한 간극이 커질 경우 법개정 또는 손 쉬운 정책 조정만으로도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휴게소 등 거점 특성에 맞게 약국 자리를 대체하거나 내용물에 변화를 모색해 시장을 키울 수 있다. AI 등 기술 발전에 따라 약사 상담 인건비를 되도록 줄이려는 시도도 상식 선상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이익'을 바라보는 입법기관의 관점과 의지, 철학에 따라 제도는 언제든지 조정·개편이 가능하고 방향성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업 성과에 따라 약사들의 시각도 일부 간극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수익이 높으면 약국에서 '부업'으로 인식될 수 있고, 낮으면 '돈만 들어갔다'며 철저한 경제논리에 매몰돼 신념처럼 지켜온 투약 안전성과 약 취급에 대한 명분은 겉돌거나 묻힐 지 모른다. 그렇다면 약사들은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스스로의 직능을 놓고 과연 화투기, 그리고 산업 자본과 타협할 수 있을까? 시범사업을 코 앞에 두고 시장과 산업 관점에 맞춰 바라본 생각이다.2023-01-10 22:27:45김정주 -
[데스크 시선] 조제약 배송, 선제적 대응 아쉽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의료계가 제도화를 앞둔 비대면 진료에 패를 던졌다. 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비대면 진료 필수 조건'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보고서에 의사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비대면 진료 조건이 담겨있다. 정부와 국회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나설 경우, 이 테두리 내에서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비대면 진료의 3대 원칙으로 ▲대면 진료 원칙, 비대면 진료는 보조적 수단 ▲국민 건강에 대한 안전성 담보 ▲의협이 주도권을 가진다고 제시했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더 구체적이다. 의료기관 근접 약국으로 처방 및 배송 허용, 배달전문약국 금지, 수가 50% 가산, 초진 불가, 재진 허용 등 핵심 쟁점이 다 담겨있다. 정부도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해선 의협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의료정책연구소 보고서를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로 시선을 돌려보자. 약 처방과 배송 허용은 약사사회에 뜨거운 감자다. 약사회 입장을 보면 약 배송 절대 반대와 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단이 전부다. 대안도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 약 배송 도입을 원천 차단하는 게 최선책이지만,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 약 처방과 배송은 바늘과 실처럼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2중 3중의 대안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선제적으로 이슈를 제안하고, 협상에 주도권을 쥐려고 하는 의사협회의 전략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아니면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에 대해 의사협회와 공조하는 것도 대안이다. 약사회에는 의약품정책연구소가 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 비해 예산, 연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정부가 오는 6월 입법을 예고한 조제약 배송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의료정책연구소의 2019년 회기 예산은 21억 8000만원이다. 의협 회비(99.5%)와 기타 수입(0.5%)으로 운영된다. 의약품정책연구소는 회원약사들이 내는 특별회비 1만원과 외부용역 수입을 합쳐 연 8억~9억원의 예산이 편성된다. 회비 투입은 3억원 수준인데, 의료정책연구소의 7분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은 다시 생각해 볼 대목이다. 약사회는 정책 생산단체다. 약사들의 직능 향상과 발전을 위해 정책을 생산하고 이를 제도에 반영시켜야 하는 게 지상 과제다. 그러나 지금까지 약사회 회무를 보면, 대안 제시보다는 터지면 막는 식의 미봉책이 많았다. 계묘년 새해, 비대면 진료라는 보건의료 지형도가 급변할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에 나갈 생각보다는 선제적으로 정책 대안을 마련해 정부와 협상하고 의료계와 공조해야 한다. 화물노조 파업 대응에서 보듯이 윤석열 정부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의사들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2022-12-30 19:25:47강신국 -
[데스크시선] 한국의 '발렌베리 CEO'를 꿈꾸며[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세계 최고의 명문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발렌베리 가문'을 들 수 있다. 150여년 전통을 가진 발렌베리가의 매출은 130조원으로 스웨덴 GDP의 1/3 수준이다. 사업 분야는 '헬스케어-아스트라제네카·소비·감브로' '방위산업-사브' '통신-에릭슨' 등 전 산업군을 포함한다. 이 가문이 일류기업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가 아닌 이념과 사상에 기인한다. 순이익의 상당수는 사회에 환원, 그룹 경영자는 오직 급여만 받고 별도의 이윤을 추구하지 않으며, 동반성장을 제1목표로 삼는다.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가문의 원칙은 오늘날 ESG 경영의 선구자적 발상이다. 후계자는 견제와 균형을 위해 2명을 뽑으며, 자력으로 명문대를 졸업, 세계 금융의 중심지에서 실무 경험을 익혀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국내 제약기업 오너가들도 이러한 철학을 도입·실천하며, 제2의 창업을 선도하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김정균(38) 보령홀딩스 대표는 김승호(91) 보령 회장의 외손자이자 장녀인 김은선(65) 보령홀딩스 회장의 장남으로 보령제약그룹을 1조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컨트롤타워다. 김 대표는 미시간대학교·중앙대학교대학원에서 산업공학·사회행정학 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4년 보령제약 이사대우로 입사, 전략기획·생산관리·인사팀장 등을 거쳐 2017년 보령제약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 경영총괄을 맡고 있다. 보령제약 재직 시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내부 경영체계 강화·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매출·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또 보령홀딩스 경영총괄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자회사 보령컨슈머를 설립, 각 사업회사별로 이사회 중심 체제로 전환, 신속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체계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기업가치 증대를 목표로 이사회 경영진 간 협업체계를 강화했다. 백인환(39) 대원제약 사장은 전문약 위주의 기업 매출구조에서 일반약·건기식을 병합한 토탈헬스케어기업으로의 변신을 성공시킨 주역이다. 창업주인 고(故) 백부현 선대회장의 장손이며 2세인 백승호(67)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 2011년 대원제약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한 그는 해외사업·헬스케어사업·신성장추진단 등을 거친 브랜드 전략 마케팅 전문가다. 백 사장은 마케팅본부장으로서 입사 당시 1개에 불과했던 매출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을 10개 가까이 늘리는 등 기업의 혁신 성장을 이끌었다. 내외부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함은 물론 임직원 소통을 강화해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고 글로벌 투자와 신사업 발굴로 대원제약의 제2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창업주 고(故) 남상옥 회장의 손자이자 남영우(82) 명예회장의 장남인 남태훈(43) 대표는 64년 전통의 국제약품을 반석에 올린 리더다. 혹독한 경영수업을 성실히 수행해 내며 '도전정신과 배려'라는 기업이념을 바탕으로 국제약품을 R&D 강소제약으로 탈바꿈시켰다. '실천경영' '효율경영' '이익경영' '준법경영' '사회적 책임경영'을 5대 경영지표로 국제약품 백년대계를 설계하고 있다. 최근 성과로는 레바이아점안액2%(레바미피드) 식약처 허가 획득, 설파살라진·히알루론산 함유 안약 조성물 특허권(2017), 제약회사 최초 황사마스크 자동화라인 도입(2019), 고용노동부 강소기업 선정(2019) 등을 들 수 있다. 부패방지경영시스템·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념을 적극 도입, 윤리적 사고·행동 수준을 한 단계 높임으로써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하며, 임직원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김태훈(41) 아주약품 대표는 미시건대학교 세포분자생물학·다트머스대학교 MBA과정을 거친 헬스케어산업에 특화된 CEO다. 창업주 고(故) 김광남 회장 손자이자 김중길 전 대표 맏아들로 2014년 아주약품 부사장으로 입사, 주요 부서를 관장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2020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고지혈증치료제 크레트롤정, 당뇨병성모세혈관장애치료제 도베셀정, 요로감염치료제 유로박솜캡슐 등을 차세대 성장동력원으로 집중 육성·성장 시키고 있다. 파이프라인 확장을 위한 투자의 귀재로 평가 받고 있는 김 대표는 비상장사로는 드물게 콤비타, 휴마시스, 아티아파마티칼, 엔솔바이오 등 벤처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며,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엘팜텍과 공동 설립한 오큐라바이오사이언스 안구건조증 신약후보물질 레코플라본 임상이 순항 중이며, 상용화가 기대된다. 윤인호(39) 동화약품 총괄부사장은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2013년 재경·IT실 과장으로 입사해 ETC CNS1지점(부장)·전략기획실(부장)·생활건강사업부(이사), OTC총괄사업부(전무)를 거치며 착실히 경영수업을 쌓아왔다. 외유내강 스타일의 윤 부사장은 OTC사업부를 총괄하면서 체질 개선과 고도화를 이끌어냈다. 지난 5년 연 평균 10%대 OTC 부문 고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달성했다. 전략기획실을 이끌며 2020년 임플란트 전문회사 메디쎄이의 M&A를 주도, 사업 다각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최근 진행된 온코크로스와의 항암제 신규 적응증 발굴, 심플렉스와의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치료제 전문 기업 하이(HAII)에 대한 전략적 투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동화약품의 차세대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우리나라 합성의약품 개발 역사는 6.25 전쟁을 겪으며 비약적 성장을 이뤄왔다. 격동의 시대에 태동의 근간을 두고 있지만 '인류건강' 이라는 제약기업 본연의 철학만큼은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투철했다. 국내 제약산업 1세대 거인으로 평가 받는 유한양행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약업보국의 사명을 완수한 고(故) 이종근 종근당 회장·살아있는 제약신화 강신호(96)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은 미국·독일을 넘나들며, 제약강국 건설을 위해 한 평생을 불살랐고, 이제 그 희망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있다. 제네릭·도입의약품 기반산업은 어엿한 국산신약 35호를 거느린 수준급의 제제개발 역량과 중량감을 갖추게 됐다. 지난 50년이 불모지 개척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담대한 도전과 응전의 역사다. 새 시대-새 리더들의 'Korea Can Do!'의 저력과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2022-12-26 06:0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명분 없는 행정과 갑질[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업계에서 보건당국의 제네릭 약가 등재 절차를 두고 뒷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약가등재 과정에서 불필요한 생산실적 자료를 요구하면서 제약사들의 힘을 빼고 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2020년 10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제네릭과 같은 산정 대상 의약품도 약가 등재 시 건보공단과 협상 절차를 거쳐야 약가를 등재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신규 등재 제네릭은 생산·수입실적 자료를 제출해야만 약가 등재를 허용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건보공단은 제네릭 제품의 즉시 공급 가능 여부를 따져서 등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능력을 갖춘 의약품에 한해 급여목록 등재를 허용하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건보공단이 제약사들에 요구하는 생산 내역 자료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제약사들은 생산한 제네릭 의약품의 제조번호, 제조수량, 제조단위, 일련번호, 제조연월일, 사용기한, 제조지시기록서, 완제품시험승인성적서, 입고확인증 등을 제출해야 한다. 생산물량의 등재일 또는 허가변경일에 판매 가능한 재고 수량도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생산 사실을 증명할 제품 사진도 제출 대상이다. 제품사진은 모든 제조번호, 대포장 상자 제조번호 확인이 가능한 사진, 제조번호 및 제품명 확인이 가능한 개별 제품 사진이 포함된다. 생산한 재고가 사용기한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등재가 거부되기도 한다. 기존에 생산한 물량의 잔여 사용기한이 넉넉하지 않아 신속한 공급이 힘들다는 판단에 등재조차 허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제약사들은 보건당국이 근거도 부족하고 명분도 불분명한 규제로 사업 예측성을 떨어뜨린다는 불만을 내놓는다. 약가 등재와 공급능력을 연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불만이다. 사실 의약품 허가와 약가를 받고 난 이후 원활한 공급 여부는 시장에 맡기면 된다. 제약사 입장에선 “발매할 계획이 있어서 허가 받고 약가를 등재하는 게 당연한데, 약가등재를 위해 별도의 자료를 마련하면서 불필요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게 된다”며 불만을 호소한다. 현실적으로 사용기한이 만료됐거나 만료가 임박한 제품은 요양기관에 공급 자체가 불가능한데 약가등재 시점에 보유한 재고의 사용기한을 문제 삼아 등재를 보류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정이다. 제약사 입장에선 시장의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면 되는데 약가등재를 위해 추가로 생산하는 것은 사회적 비용 낭비를 초래한다. 제네릭의 경우 대체약물이 많기 때문에 특정 제품의 재고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시장에선 혼란이 거의 없다. 수요가 쏟아지는데 재고물량의 사용기한이 얼마 안 남았으면 추가 생산에 돌입하면 된다. 제약사들은 약가등재를 위해 추가 안정성 시험을 통해 이미 허가 받은 의약품의 사용기한을 연장해야 하는 상황도 고민해야 하는 실정이다. 보건당국의 제네릭 약가 등재 원칙을 적용하면 시중에 잘 팔리다가도 원료나 원가 문제로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약가등재를 취소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의 장기화로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의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보건당국은 오히려 약가를 인상시켰다. 제약사들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제의 보험상한가가 최대 70원에 불과할 정도로 원가구조가 열악하다는 이유로 생산 증대에 난색을 보였고 정부는 이례적인 인상에 합의했다. 퇴장방지의약품의 경우 제약사가 열악한 원가구조를 호소하면 약가를 올려주기도 한다. 퇴장방지의약품 관리제도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이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정부가 제약사의 생산·공급에 개입하는 정책이다. 다른 약물에 비해 가격이 낮아 품절이 빈번하게 발생하거나 원가 압박으로 제약사가 생산·수입을 기피해 임상진료에 지장을 초래하는 의약품은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될 수 있다. 약가등재 이후 판매하지 않은 제품은 자동으로 시장에서 퇴출되는 제도가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 2007년부터, 최근 3년 간 보험급여 청구 실적이 없거나 생산실적 또는 수입실적이 2년 간 보고되지 않은 의약품을 보험급여 목록에서 삭제하고 있다. 2년 이상 판매실적이 없는 의약품은 사실상 더 이상 팔 의도가 없다고 판단,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보건당국이 제네릭 약가 등재 시 생산물량의 꼼꼼한 점검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모든 규제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명분과 이유가 부족한 행정이 반복될수록 기업들로부터 ‘갑질하는 기관'이라는 오명이 축적될 수밖에 없다. 안 해도 되는 일을 왜 굳이 만들어서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거 말고도 시급한 일이 더 많을 텐데 말이다.2022-12-20 06:15:19천승현 -
[데스크시선]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조악한 반대논리[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산의 배정과 쓰임, 그 흐름에 따라 정부의 철학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자원 배분의 효율화를 명목으로 국민들이 사실상 복지로 인식하는 보건의료 보장을 일부 축소하거나 의료민영화 혹은 영리화에 대한 노골적인 개방 시도, 안전보단 편의성을 중요 명제로 삼는 태도까지, 우리는 전국민 건강보험제도 도입 이후 수 많은 시도와 저항, 실패와 또 다른 역사적 시도를 반복해서 목도하고 있다. 의료사각지대인 심야 시간대 의약품 안전 사용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공공심야약국사업도 마찬가지다. 보건당국에서 야심차게 준비해 긍정적이고 유의미한 성과가 기대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재정당국의 눈초리는 따갑기만 하다. 지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에서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당시 기재부 관계자는 복지부의 공공심야약국 예산 배정과 지원책에 대해 "민간기관(약국) 지원 근거를 만드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평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기관의 절대 다수가 민간 기반으로 운영된다. 대학병원을 제외하고 국내 내로라하는 병원들과 대형약국에서부터 분업 외 지역 기관으로 지정된 약국에 이르기까지 민간이 아닌 곳이 거의 없다. 이렇게 공공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아예 없는 곳이 많은 탓에 그간 정부는 보건의료기관의 공공성 강화를 큰 정책 줄기로 잡아왔다. 이번 공공심야약국 또한 전형적인 민간기관의 공공화 정책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시작부터 심야 노동에 비해 약사 인건비 수준이 턱없이 낮았고, 참여 약국이 많지 않을까봐 정부와 약사회가 발 벗고 필요성을 강조하며 진행해온 공익사업이다. 민간에 공공성을 부여하면서 이끌어온 공공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민간기관에 지원 근거를 만드는 데 주저하는 건 발목잡기에 다름 아닐 뿐이다. 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세부 논리도 문제다. 기재부 관계자는 실제 처방전이 필요한, 시급하고 응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약이 얼마나 팔렸으며, 편의점 안전상비약과 관련해 접근성이 더 풍부한 곳에서 구입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심야약국은 단순히 심야에 의약품 매출을 더 올려보겠다고 만든 사업이 아니다. 보건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에 불을 밝혀 응급 환자가 올 경우, 그들의 상태를 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는 행위부터 간단한 의약품 투약으로 처치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공공심야약국에 거는 기대와 가치를 단순히 약 판매로 수치화 하려는 시도는 매우 우려스럽고 위험하다. 이미 시범사업으로 긍정적 반향을 불러일으켜 국회에서도 추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이 사업에 편의점 안전상비약으로 맞대응하며 발목을 잡는 건 난센스다. 주무 부처가 아닌 타 부처의 분절된 방향성과 철학이 약무정책에 연이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2022-12-13 20:14:24김정주 -
[데스크시선] 위드 코로나와 숙취음료 르네상스[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2년여 암흑기를 뒤로 하고 이제 사실상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회식문화 지형도도 상당 부분 변화를 가져 왔다. 이른바 '한자리에서, 한 가지 술로, 9시까지만'이라는 '119 술자리'가 대표적이다. 감염병 사태에 따른 술자리 문화의 변화는 숙취해소제 시장 외형에 직격탄을 날렸다. 2014~2017년 기준 숙취해소제 시장은 & 160;1300억·1350억·1560·1750억원 정도로 연평균 10%대 성장을 거듭했지만 팬데믹 이후 정체·감소 양상을 띠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침체일로였던 관련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 2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이 시장은 HK이노엔 컨디션 시리즈, 동아제약 모닝케어 시리즈, 그래미 여명808, 삼양사 큐원 상쾌환, 한독 레디큐, 제일헬스사이언스 디오니스, 동성제약 굿샷, 광동제약 헛개파워, 롯데칠성음료 깨수깡 등 줄잡아 20여 종이 넘는다. 이중 부동의 1위는 컨디션으로 올해 6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2·3위를 넘나들고 있는 모닝케어 역시 300억원 상당의 외형 달성이 기대된다. 액상 음료 위주의 숙취해소제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은 제품은 각각 2013·2014년 출시된 상쾌환 환제와 친환경플라스틱 소재 에코젠병을 선보임과 동시에 강황 성분(커큐민)을 강화한 레디큐가 대표적이다. 이후 각 기업들은 앞다퉈 디자인·제형 변경에 열을 올렸고, 액제·환제·과립·젤리 형태의 제품이 쏟아졌다. 상쾌환은 CF 모델에 톱스타 혜리를 기용하며, 시판과 동시에 빠른 시장 침투에 성공했다. 레디큐 역시 주스처럼 달콤한 맛과 간기능 개선·항산화 등의 효능을 어필하며 1년 만에 시장을 4% 점유, 기염을 토했다. 후발주자들의 선전에 못지 않게 이 분야 리딩기업들의 수성전략도 지금까지 1·2·3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은 복안으로 평가된다. 올해 출시 30주년을 맞은 숙취해소제 효시 품목인 컨디션 시리즈는 줄곧 시장 점유율 40~50%에 달하는 브랜드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혁신에 혁신을 거듭했다. 그동안 컨디션은 오리지널 격인 액상형 음료 컨디션 헛개를 비롯해 컨디션 레이디, 컨디션 CEO와 젤리 타입의 스틱포 컨디션 그린애플맛·컨디션맛과 환제 형태의 컨디션환 등 6개 제품을 라인업했다. 제품용기에 변화를 주고, 제형 변경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전소미를 간판 모델로 발탁하고, 지상파·케이블·유튜브 등 전방위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MZ세대를 타깃으로 브랜드 확장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숙취해소제=간 기능 향상'이라는 판매 공식을 과감히 깨고 '영양제' 콘셉트를 도입한 점도 눈에 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면역력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간 건강·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밀크시슬을 숙취해소제에 첨가함으로써 '숙취해소+면역력 향상'이라는 이중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론칭 18년 차를 맞은 모닝케어도 리뉴얼 전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모닝케어는 발매 2년 만인 2006년 140억 외형을 기록, 누적 매출 2000억원을 자랑하는 동아제약 효자 품목이다. 모닝케어의 블록버스터 숙취 음료 성장비법은 철저한 소비자 분석과 연구개발이다. 초기 라인업은 모닝케어 엑스(2012), 모닝케어 레이디(2013), 모닝케어 강황(2015) 등이다. 엑스는 온라인 쇼핑족을 겨냥, 레이디는 여성들의 주류 소비가 늘어나는 것에 초점을, 플러스는 간기능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 받았다. 최근에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만든 신제품 모닝케어 강황도 선보였다. 기존 제품에 함유된 강황 성분을 10배 이상 증량하고 마름 추출물까지 첨가해 숙취해소 기능을 강화했다. 동아제약은 2020년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해 깨질 듯한 숙취에 모닝케어H, 더부룩한 숙취에 모닝케어D, 푸석푸석한 숙취에 모닝케어S 등 3가지 차별화된 콘셉트로 신제품을 발매했다. 여기에 모닝케어 포장 용기를 숙취에 정확하고 빠르게 적중해 소비자의 숙취가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총알 모양으로 변경하며,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코로나19 복병에 이어 2024년 예정된 '숙취해소제 임상평가' 허들도 '제품력 입증과 실적 다지기'를 위한 피할 수 없는 관문이지만 대부분의 제품들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유통 숙취해소제의 주성분은 헛개·아스파라긴산·나이아신 등으로 아세트알데히드의 양을 줄이고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줄여 숙취를 줄여준다. HK이노엔 컨디션·동아제약 모닝케어·한독 레디큐·롯데칠성음료 깨수깡 등은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맞춰 인체적용시험을 진행, 효력시험을 정면 돌파하고 제2의 전성기를 대비할 계획이다.2022-12-07 06:00:26노병철 -
[데스크 시선] 성분명 처방과 국제일반명(INN)[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한약사회 최광훈 집행부가 지난 9월 배포한 약사정책건의서를 보면, 성분명 처방이 빠져 있다. 약사회가 제시한 과제는 총 19개다. 이중 동일성분조제 활성화, 즉 대체조제 활성화와 특허 만료 의약품 제품명의 국제일반명(INN) 사용 원칙화가 포함돼 있지만 성분명 처방 도입은 없다. 약사회는 INN이 성분명 처방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INN은 쉽게 말해 의약품 이름 작명법이다. 타이레놀650mg서방정을 '얀센아세트아미노펜650mg'으로 이름을 바꾸자는 것이다. 그러나 약사들이 생각하는 것은 말 그대로 성분명 처방이다. 아세트아미노펜650mg으로 처방하면, 약사들이 약을 선택해 조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개 성분에 수십 가지 제네릭을 재고로 보유하지 않아도 되고, 환자들은 어느 약국에서나 손쉽게 조제가 가능해진다는 게 약사들의 주장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최광훈 집행부의 내로남불이다. 최광훈 회장은 후보자 시절인 지난해 11월 18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약사회 대선 정책제안서에 한약사 문제, 성분명처방, 불용재고 문제 등은 왜 빠져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최 후보는 "약사들 초미의 관심사인 한약사 문제, 성분명 처방, 동일성분조제 활성화, 불용재고의약품 반품 문제 등은 어디에 있냐"며 "현 집행부 관심사에서 완전히 멀어졌는지 아니면 완전히 포기를 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결국 최광훈 후보도 회장이 되고 보니 전임 집행부가 왜 성분명 처방을 넣지 않았는지 알았을 것이다. 국회, 정부, 지자체 정책 건의서로 활용될 자료집이기 때문에 직능 갈등이 첨예한 내용을 넣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특히 당장 성분명처방을 도입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약사회장이 돼보면 더 잘 알게 된다. 이렇게 약사회장 선거 공약만 남발됐을 뿐, 분업 이후 22년 동안 상표명 처방이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다르게 생각하면 INN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약사회가 INN 추진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2019년 라니티딘 사태였다. 당시 이슈는 약을 회수해야 하는데 라니티딘 복용환자 144만명이 자신이 복용하는 약 중에 라니티딘 성분약이 포함돼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결국 큐란을 '일동라니티딘'으로 처방했으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 불편, 사회적 여론, 정치권의 지원 등 여건이 충분했지만 이를 이슈화하고 공론화하지 못했다. INN이라도 되면 대체조제가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동라니티딘'을 '00라니티딘'으로 대체하면, 환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2022-12-04 21:13:00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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