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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감기약 생산, 격려보다 현실적 지원 필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기약을 비롯해 해열제와 진통소염제 등 공급대란이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제품 생산·수입, 판매 및 재고량 보고 방안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증상 완화 제품 생산·수입 업체 181곳으로부터 1665개 품목의 생산(수입)량, 판매량, 재고량을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까지 보고 받는 것이다. 제약회사들은 전 주 월요일 0시부터 일요일 24시까지 해열제 및 감기약 주간 생산·수입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대란'이나 '품귀' 사태가 벌어진 품목의 유통 및 공급 관리는 식약처가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매번 택했던 방식 중 하나다. 식약처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마스크 유통 및 공급 관리를 하고 있으며, 최근 자가검사키트에 이어 감기약까지 생산 및 수입, 재고량 현황 등을 파악 중이다. 하지만 유통 및 공급 관리를 강화한 데 반해 제약회사들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책은 미비해 보인다. 김강립 식약처장과 김진석 차장, 이승용 서울식약청장은 번갈아 가며 각각 대원제약, 삼일제약, 한국유니온제약을 방문해 감기약 등의 생산량 증대를 요청했다. 현재 제약회사들은 감기약 생산증대를 위해 2, 3교대 근무를 하면서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회사들은 격려 방문보다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달 15일 식약처가 정기 약사감시 대상 제약회사의 약 20%는 불시점검을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제약업계가 반발한 적이 있었다. 감기약 생산계획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불시감시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당초 감기약 생산증대와 정기약사감시를 분리해 업무를 진행하겠다던 식약처는 현실을 고려해 감기약 수급 안정화 품목 제조업체의 정기약사감시를 서류점검으로 대체하고 행정처분 등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덕분에 제약회사들은 한 숨 돌리게 됐다. 이와 함께 최근 지적되고 있는 감기약 원료 수입을 위한 지원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증대를 위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당장 2분기부터 원료가 모자라 감기약을 생산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감기약에 주로 쓰이는 코데인 성분이 마약류로 지정돼 식약처가 제약회사에 원료의 양을 배정해주고 있는데, 현재로선 원료 부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식약처가 제대로 된 해열제 및 감기약 유통 및 공급 관리를 위해선 생산증대를 요구하기보다 제약회사가 현실적으로 원하는 방안을 지원하는 게 더 필요해 보인다.2022-04-05 16:47:29이혜경 -
[기자의눈] 혁신 신약의 상용화, 벌어지는 기술격차[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달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제로 급여 등재된 데 이어 이달에는 최초의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T cell therapeutics) 킴리아가 보험 급여를 받았다. 환자 면역을 활용한 혁신 치료제들이 국내에서도 잇따라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두 약물의 급여등재는 의미가 남다르다.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는 초고가 약물의 진입이 현실화되면서 합리적인 재정 운용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반면 의료진과 환자 입장에서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 약물의 등장으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대를 낳고 있다. 키트루다같은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T세포)를 비활성시키는 특정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차단해 T세포가 암세포를 보다 잘 인식하게 만든다. CAR-T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채취해 특수 수용체를 장착시켜 다시 환자 몸 안에 넣어 T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암세포를 찾아내 사멸한다. 기존 항암제들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반면 면역항암제나 CAR-T는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더욱이 특정 영역에서 높은 치료효과를 입증하고 있어 앞으로 항암 치료를 이끌 차세대 약물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차세대 약물이 비록 고가이지만, 국내에도 상용화됐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가가 나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킨다는 국내 제약산업을 돌아볼 때 글로벌과 점점 기술격차가 벌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해외 빅파마들이 면역항암제와 CAR-T를 서둘러 상용화하면서 기술격차가 한 세대 더 벌어진 느낌이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도 물론 면역항암제와 CAR-T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상업화 성공을 모색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미 상업화를 끝내 가장 윗순위 약물로 성장시킨 빅파마와는 수준 차이가 크다. 개발 가능성만으로 제약·바이오주에 몰리는 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냉정하게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더 뒤처지고 있다는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새로운 정부도 제약·바이오 산업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어떤 경쟁력을 가진 산업으로, 어떻게 투자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은 없는 것 같다. 현 정부나 새로운 정부도 오로지 대기업이 뛰어든 바이오시밀러가 해외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고, 해외 개발 코로나19 백신이 위탁 생산처로 국내 제약기업을 찾는다는 데 고조돼 근시안적 육성책만 갖고 있는 것 같다. 의약품 산업 전체적으로 해외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좁히려는 범정부적인 사고는 부재하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국내 제약 산업에 대한 진단은 단기 성과에 대한 환호와 기대보단 철저한 반성과 부족함을 깨닫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세계 최초로 세포치료제가 탄생했을 무렵 중장기적인 육성 지원이 있었다면 우리도 CAR-T의 흉내라도 내지 않았을까.2022-04-04 18:30:28이탁순 -
[기자의 눈] 경동제약 투톱 경영에 숨겨진 의미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경동제약이 2017년 3월부터 유지되던 오너경영 체제를 5년 만에 내려놓았다. 오너 2세 류기성 단독대표에서 김경훈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추가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경동제약의 투톱 경영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먼저 말 그대로 경영 효율성 증대다. 각자대표는 공동대표와 다르게 각자가 단독으로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빠른 결정으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번째는 류기성 대표가 향후 사업 방향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류 대표는 젊은 후계자다. 1982년생으로 올해 만 40세다. 경동제약 경험이 18년 정도로 풍부하다. 해당 기간 회계 등 일부 부서만 빼고 대다수 부서를 경험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다. 이런 류기성 대표의 선택은 각자대표 체제다. 그리고 한 자리에 CFO를 배치하며 최근 진행하고 있는 타법인 투자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사업 비전을 보다 명확히 제시하며 기업 가치를 어필한 셈이다. 실제 경동제약의 최근 투자는 활발하다. 올해 초 악효지속형 바이오의약품 개발 벤처기업 아울바이오(AULBIO)에 20억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퇴행성 뇌질환 유전자 치료제 전문기업 에이앤엘바이오(ANLBIO)에 3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12월에는 혁신신약 및 원료의약품 개발 전문기업 헥사파마텍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2020년에는 스마트 대한민국 경동킹고 바이오펀드에 110억원을 출자했다. 류기성 대표의 투톱 체제 전환에 따른 투자 활동 강화는 재무건전성에 대한 자신감 표현으로 봐도 무방하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말 기준 순부채 -30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120억 포함) 302억원이 더해진 결과다. 2020년 7월 화성공장에서 만난 류기성 대표는 2025년 목표를 묻는 질문에 '매출 5000억원 도달이 아닌 5000억원 기반 마련'이라고 답변했다. 2년 가까이 흐른 현 시점. 류기성 대표는 5000억원 기반을 위해 투톱 체제로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을 강화했다. 류기성 대표의 시선은 이미 2025년에 맞춰져 있다.2022-04-01 06:09:42이석준 -
[기자의 눈] 감기약 품절 원인, 공급 부족만은 아니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사상 유례 없는 의약품 품절 사태에 약국은 대혼란에 빠져있다. 상기도 감염 계열 의약품은 씨가 말라가고 있고, 환자가 약이 없어 거리를 헤맬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눈 앞에 닥친 감기약 품절의 근본 원인은 절대적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루 30만~40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재택치료 대상자가 170만명을 넘어간 상황에서 의약품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생산 부족 이외 의약품 품절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와 재택치료 아래서 무분별한 처방으로 낭비되는 의약품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현행 재택치료 대상자는 자가격리 기간이 7일로 지정돼 있고, 무상으로 처방의약품이 투약되고 있다. 이들 환자에 자가격리 일수를 초과해 치료 약을 처방하는 병·의원이 적지 않지만, 이에 대해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제한이나 제재 역시 전무하다. 더욱이 비대면 진료, 약 배송 어플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한 환자가 여러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같은 약을 수차례 조제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결국 같은 환자가 불필요하게 중복 조제를 받고 있지만, 이 역시 제한은 없다. 약사들은 이런 상황이 곧 현장에서 진짜 약이 필요한 환자에게 약을 투약하지 못하는 상황을 유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중복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 오용 등의 문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선 눈을 감은 듯 하다. 연일 감기약 생산 제약사를 찾아가 생산을 독려하고 위로할 뿐이다. 정부는 특정 의약품의 씨가 말라가는 현 시점에서 경증 재택치료 대상자에 대한 처방 일수 제한이나 환자의 중복 처방· 투약 방지, 대체조제 사전 동의· 사후통보 한시적 간소화 등을 약사사회의 단순 주장으로만 인식해서는 안될 것이다. 적어도 국민이 약을 조제받지 못해 길을 헤매는 상황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2022-03-30 17:42:13김지은 -
[기자의 눈] '껄무새'가 된 정부의 방역 대책[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요즘 주식 투자자들이 즐겨 쓰는 신조어 중에 '껄무새'라는 말이 있다. 후회할 때 쓰는 '~할걸'과 같은 말을 반복하다는 의미의 '앵무새'를 합친 용어다. '그때라도 살걸', '수익 났을 때 팔걸' 등 미리 사거나 팔지 못하고 매번 후회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 정부의 방역대책도 '껄무새'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1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에 이어 3월 감기약, 해열제 등 호흡기질환 치료제까지 올해 방역 대책으로 벌써 두 번의 품절 대란을 겪었다. 올 초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다급히 기업들에게 생산 확대를 요청했지만 며칠 만에 뚝딱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작년까지만 해도 정부는 검사의 신뢰도를 언급하며 사용을 꺼렸다. 허가는 받았지만 약국에서 거의 팔리지 않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자연스레 업체들은 내수용을 최소화하고 수출용 생산을 늘렸다. 그런데 갑자기 정책 변경으로 정부로부터 대량 생산을 요구받게 됐다. 수출용을 내수용으로 돌리고, 덕용 제품을 한시적으로 포함해 겨우 생산량을 맞췄으나 대부분 정부가 물량을 가져가면서 시중에서는 키트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키트를 소분하는 작업과 오락가락 하는 가격으로 일선 약국은 아수라장이 됐다. 소비자도 키트를 구하기 위해 약국과 편의점을 전전해야 했다. 감기약 등 호흡기질환 치료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애초 호흡기질환 치료제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데다 예년보다 올해 목표 생산량을 일제히 줄인 상태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은 급작스럽게 품절 폭탄을 맞았다. 이번에도 정부는 문제가 터지자 부랴부랴 제약사들을 불러모으고 공장을 방문해 생산 확대를 요청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역시 많은 생산량이 정부 물량으로 들어가면서 약국에서는 여전히 약을 찾아볼 수 없다. 정부의 안일한 정책 판단은 제약 업계 전체에 혼란을 일으켰다. 제약사들이 감기약 생산에 몰두하느라 다른 약을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품절 사태가 감기약과 관련 없는 다른 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뒤처리는 약을 구하지 못하는 약사들과 수많은 문의를 처리해야 하는 제약사 직원들의 몫이 됐다. 정부는 작년 중반쯤부터 위드 코로나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오미크론 변이 등 여러 변수로 전환 시기는 조정됐지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철저하게 시뮬레이션 했다면 충분히 사전에 비축분을 준비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 여겨진다.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들이 자가진단키트로 1차 검사한다면 키트 수요가 늘 것이고, 경증 확진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감기약이나 해열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그렇게 어려운 예측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의 방역대책을 보며 과거를 후회하는 껄무새가 떠오르는 일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2022-03-30 06:15:03정새임 -
[기자의 눈] 화상투약기, 대면 원칙 깨는 단초되나[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지난 주 약사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를 꼽자면 단연 일반약 원격 화상투약기를 지목할 수 있다. 정부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화상투약기에 대한 재논의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3일 대한약사회와 화상투약기 제조업체인 쓰리알코리아, 복지부 등과 사전회의를 열고 쟁점 조율을 시도했다. 3시간 가량 회의가 진행됐지만 약사회와 쓰리알코리아 측이 대화의 접점을 찾지 못했고 입장차이만 확인했다는 게 참석 당사자들의 얘기다. 다만 ▲약사 한 사람이 자판기를 설치한 여러 약국을 동시에 관리하는 게 맞는지 ▲원격 상담시 처방약과 중복복용에 대한 약료 검토가 필요한 상황에서 데이터 연계가 가능한지 ▲한 사람이 여러 자판기를 운영할 때 제품 구성이나 판매가격 설정 등에 대한 약국 간 담합 문제 등 쟁점이 됐던 사안들만 가지고 추가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추가 회의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 진행될 예정으로 참석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급적 많은 심의위원들이 직접 배석해 사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판단 근거를 마련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약사회는 원격화상투약기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화상투약기가 의약품 대면 판매 원칙 훼손과 의료영리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약사회가 화상투약기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면 원칙'을 깨뜨리는 첫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약사법 제50조 제1항은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약사와 환자가 약국이라는 공간에서 직접 대면해 의약품을 판매, 복약지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대법원 2008도3423)과 헌법재판소 판례(2005헌마373)를 통해서도 의약품의 대면 판매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의료법에서도 의사와 의사 간 화상 진료를 허용할 뿐,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로 인한 한시 조치나 재외국민 등 제한적 범위에서만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원격화상투약기 도입 시 약국은 장소만 임대(제공)하는 역할에 그치고 기기의 실질적인 운영과 관리, 비대면 화상상담을 진행하는 약사의 고용(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약사 1명이 수십대 화상투약기로 화상 상담)까지 전 영역에 있어서 업체가 실질적인 관리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보니 이는 보건의료산업에 영리법인 허용(3자 자본투자)의 길을 열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의약품을 화상투약기로 판매한다는 측면을 넘어 대면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대목이다. ICT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하는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는 과기정통부장관을 위원장으로 심의 안건 대상 관계부처 차관(6명), 학계, 산업계, 법조계, 소비자 단체 민간위원(13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다. 내달 심의위원회에 화상투약기 안건이 상정될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표결을 진행, 과반수 쪽으로 추진 또는 보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물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화상투약기를 통한 일반약 판매 현황과 효과 등 쓰리알코리아 측이 기대하는 실증 효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약사사회의 관심과 협조, 필요성 등이 우선시돼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모쪼록 화상투약기가 시작이 돼 환자와 약사 간 대면 원칙이 무너지는 일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2022-03-28 15:41:29강혜경 -
[기자의 눈] RAT 검사에 희비 갈린 의원과 약국[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경영난에 폐업을 고민하던 의원도 RAT로 되살아났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RAT 수가는 횟수당 약 5만5000원. 코로나 백신 수가보다 2.5배 이상 높게 책정됐다. 결과적으로 병의원에는 RAT를 받으려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하루 30명씩만 검사해도 한 달이면 수가는 약 5천만원을 받게 된다. 최근 한의사회가 RAT 검사와 수가 보장을 주장하며 논란이 된 것도 이해가 된다. 반면 약국은 말 그대로 봉변을 당했다. RAT 검사 후 약국 방문이 가능하다고 알려지면서 확진자들이 약국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별도 사전안내가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RAT 지침 변경 후 약국가는 일대 혼란이었다. 정부는 뒤늦게 RAT 검사 후 자택으로 돌아가라고 재안내했지만, 귀가 후 대리인을 약국에 다시 보낸다는 건 현실성이 떨어지는 지침이었다. 결국 RAT 확진 지침은 확진자 활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지침이었다. 정부만 미처 그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약사회와 한 차례만이라도 논의를 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역 약사회는 RAT 확진자 안내 포스터를 제작하고, 회원 약사들에게 페이스 쉴드를 나눠주며 미봉책을 마련하고 있다. RAT 확진 지침은 치료제 품귀로도 연결됐다. 정부는 RAT 확진 후 치료제 처방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거점약국들은 치료제 품귀 이유로 불필요한 치료제 처방을 지적한다. 중증 위험이 적은 경증 환자, 무증상자까지 치료제 처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혹시 몰라 일단 처방을 받았다’는 환자나, 불필요한 처방을 받았다가 치료제를 반납한 환자 사례도 있었다. 이같은 사례가 생각보다 더 많다면 치료제를 추가 도입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는 팍스로비드 1인당 60만원, 라게브리오는 80만원이다. 불필요한 처방이 늘어난다면 정부 재정낭비 규모는 상당하다. 단순 재정낭비 문제만이 아니다. 이달 꾸준히 1000명대를 기록하는 위중증자, 200~400명씩 사망하고 있는 확진자를 생각한다면 시기적절한 치료제 처방과 수요 조절은 꽤나 중요하다. 위드코로나로 가는 과정에서 앞으로 정부 지침은 수차례 더 달라질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가 내놓은 전국민 항체검사부터 코로나 감염병 등급 조정, RCR과 RAT 지침 변화도 예상된다. 최근 바뀌는 지침을 보고 있자면 정부가 현장 상황을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약사회는 약국가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정부는 지침 결정에 앞서 현장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긴 바란다. 그게 국가 재정을 아끼고, 국민 불편도 줄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2022-03-27 17:36:20정흥준 -
[기자의 눈] 사외이사 '출석률 0%'는 너무 심하잖아요[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연매출 7000억원 규모의 한 대형제약사는 지난해 총 일곱 차례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3명 중 2명은 단 한 번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범위를 최근 2년으로 확장해도 마찬가지다. 2020년 이후 올해 3월까지 이들의 이사회 출석률은 인하대 교수인 A씨가 11%, 연세대 교수인 B씨가 6%에 그친다. 2년간 A씨는 2번, B씨는 1번만 이사회에 참여한 셈이다. 이들이 불참하는 동안 이 회사는 대표이사 선임 건, 연구과제 매각 건, 차입금 약정 건,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 건, 모 바이오벤처에 대한 출자 건 등을 가결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동안 제대로 된 감시·견제 기능이 작동했을 리 없다. 2년째 저조한 출석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 회사는 올해도 사외이사 2명과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끝난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교체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사외이사들이 자진사퇴한다는 소식도 전해지지 않는다. 사외이사 제도는 오너 중심의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1998년 도입됐다. 그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비판이 제기된다.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실제 거의 모든 이사회 의결사안에서 사외이사들은 찬성표를 던진다. 찬성률은 100%에 가까울 정도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제도가 지속 운용되는 이유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감시·견제 기능이 일부 작동하기 때문이다. 거수기 역할을 할지언정,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결정을 바라보는 '눈'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업을 감시하는 기능이 어느 정도 작동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사외이사들의 저조한 출석률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기업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개인으로 봤을 땐 직무유기로도 볼 수 있다. 사외이사들에겐 이사회에 출석해 최소한의 활동을 하는 대가로 일정 보수가 지급된다. 앞에서 예를 든 사외이사 2명의 경우 지난 2년간 매년 900만원씩 보수가 지급됐다. 이들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아마 올해도 이들에겐 900만원의 보수가 다시 지급될 것이다.2022-03-26 06:13:18김진구 -
[기자의 눈]인수위 보건의료 공약 구체안 제시해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윤석열 인수위는 코로나비상대응특위를 별도 조직으로 신설하고, 보건의료 분야는 사회복지문화 분과위원회가 담당하는 운영방식을 채택했다. 코로나19 방역과 국내 보건의료, 제약바이오 산업 정책은 코로나특위와 함께 사회복지문화분과위가 협력하며 설계하게 된 셈이다. 제20대 대선이 윤석열 당선인 승리로 끝난 뒤 국내 보건의료·제약바이오 종사자들은 차기 정부 뿌리가 될 인수위 구성과 동향에 잔뜩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코로나특위와 사회복지문화분과위가 향후 내놓을 인수위 정책 방침에 따라 종사자들의 업무 방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의 조직·기능과 예산현황을 파악하고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는 게 인수위 업무인데다 10년 만에 부활했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위의 존재감은 각별하다. 결국 인수위는 윤 당선인이 내놓은 공약들의 구체적인 실현방안과 함께 재원마련 대책까지 내놔야 한다. 후보 시절 공약 실현방안이나 재원 대책을 넘어 더 촘촘한 실행 계획을 설계해야 불확실성을 최소화한 정책 추진이 가능할테다. 윤 당선인의 공약 실현 향방은 국내외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하고 경영전략을 짜는데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한다. 실제 보건의료계와 제약업계, 법조계는 윤 당선인의 보건의료 공약 다시보기에 돌입하는 동시에 인수위의 공약 실현 움직임 파악에 나섰다. 아울러 각 산업별 대관 담당자들 역시 차기 정부의 정책 운영 방향을 각자 산업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물밑작업에 착수한 모습이다. 인수위가 차기 정부 출범 전 구체적인 공약 실행 방안을 내놔야 할 책임도 커진 셈이다. 윤 당선인은 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을 실패로 규정하고 취임 100일 내 완전히 뒤바뀐 방역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진흥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비교적 값비싼 혁신신약의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기전 마련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백신·치료제, 첨단의료분야 정부 R&D 확대를 기반으로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를 설치하고 질환 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별도 중증질환 기금 신설, 비대면 진료 산업화 등도 약속했다. 윤석열 인수위는 약속한 보건의료, 제약바이오 공약을 실현할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이행률은 곧 차기 정부의 정책운영 성적표와 직결된다. 보건의료,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과학 기반 코로나19 방역시스템 가동, 백신 주권·글로벌 백신허브 구축을 위한 정부 R&D 지원, 제약바이오위원회 설치, 제약바이오산업 핵심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 등을 언제, 어떻게 실현할지가 곧장 성적에 반영될 것이다. 인수위는 오는 29일까지 각 정부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5월 초 국정과제 최종안을 선정하고 대국민보고에 나설 계획이다. 인수위 출범으로 윤석열 정부는 공약 이행과 국정 운영 능력을 평가받을 시험대에 올랐다. 윤 당선인은 대선승리 직후부터 인수위 출범때까지 "국민과 참모 앞에 숨지 않겠다. 진실하게 소통하겠다"고 거듭 공언했다. 보건의료와 제약바이오 산업 패러다임을 어떻게 변화·발전시킬 것인지 또렷한 비전을 제시하는 인수위의 모습을 기대한다.2022-03-24 16:25:46이정환 -
[기자의 눈] 맞춤형 치료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데일리팜=어윤호 기자] HER2, ALK, EGFR, ROS1. 최근 항암제 관련 기사에서 등장 빈도가 높아지는 키워드들이다. 환자가 어떤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에 따라 그에게 맞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달라진다. 특정 컨디션의 환자에게 탁월함을 보여주는 치료 HER2, ALK, EGFR 등을 시작으로 이제는 ROS, NTRK, RET와 같이 개발이 쉽지 않은 유전자 변이를 정조준하는 약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정밀의학의 발전은 이제 '질환'에서 '유전자'로 약물의 처방기준 전환을 예고한다. 그야말로 맞춤형 의료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현실로 다가왔지만 아직은 낯설다. 암종에 상관없이 유전자 변이만 확인되면 효능을 발휘하는 이 약들을 우리나라는 담아 낼 수 있을까. 이미 기존에 등재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들은 급여 확대 과정에서 적잖은 고비를 겪고 있다. 약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하나의 약이 쓰임새가 늘어나면서 다시 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사용량을 예측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지탱하고 있는 큰 틀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개발된 신약들의 특징 중 하나는 해당 환자 수, 즉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는 숫자 자체가 상장히 적다. 즉 신약을 처방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전체 고형암에서 이런 희귀 유형의 환자는 1% 미만이고, 진단해 내는 효율을 보자면 200명이 못미친다. 더욱이 이같은 유형의 환자들은 전형적인 표준치료(기존 약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이제는 정밀의학 기반 급여 트랙을 고민할 때가 왔다. 우리의 제도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암종 불문 치료제의 급여에 대해 상황에 맞는 급여 심사 기준을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정밀의료의 목표 중 하나는 환자 개인별 맞춤 치료 실현이다. 맞춤 치료를 위해서는 최신 연구를 적용할 수 있는 검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환자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필수유전자의 확대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검토하고, NGS 기반 패널검사의 개선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한 때다.2022-03-23 06:01:15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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