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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쟁 약물 '뒷담화'와 외자사의 품격최근 다국적제약사들의 대외활동을 보면 아무리 이슈를 쫓는 기자라 할 지라도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적지않다. 기자간담회, 미팅에 참석할 때, 보도자료를 확인할 때면 경쟁제품에 대한 직·간접적인 깎아내리기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애써 편한 제품명을 놔두고 굳이 약제 '성분명'을 구사하며 나름의 중립성(?)을 지켜왔던 키닥터들의 멘트도 강해지고 있다.다양한 임상을 통해 자사 의약품의 우수성,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널리 알리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연구 결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닌 미루어 짐작되는 '예측'을 갖고 경쟁 제품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 직접비교임상이 아닌 임상 결과로 내성, 부작용, 효능 면의 평가를 내린다거나 또 백신의 면역원성에 대한 비교임상을 예방효과의 우위로 분석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또 아직 국내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제품의 해외 데이터만을 갖고 국내에 출시된지 오래된 품목을 비교하는 경우, 상대 측의 적응증 확대가 갖는 의미에 대한 폄하 하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 물론 경쟁제품에 대한 질문을 쏟아 붓고 대결구도를 부추기는 언론에도 책임은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경쟁제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중립성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왔던 제약사들의 경향이 바뀌고 있고 되레 먼저 나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전 세계적으로 신약 기근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그만큼 신약에 대한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약은 외자사의 자부심이다. 굳이 'OO보다 좋다'가 아니어도 충분하다. '다국적제약사의 품격'이 유지됐으면 한다.2015-10-15 06:14:50어윤호 -
[기자의 눈] 배려라는 약사, '삐끼 영업'이란 환자최근 기자에게 한통의 메일이 날라왔다. 자신을 약국의 한 고객이라고 밝힌 발신인은 "요즘 대형병원 인근 약국들에 '삐끼' 영업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왔다. 발신인은 한장의 사진도 첨부했다. 사진에는 커뮤니티에서 서울 아산병원을 다녀온 환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곳 문전약국들의 승합차 호객과 관련된 대화였다.환자들은 한마디로 약국의 도를 넘은 서비스가 "무섭다"고 입을 모았다. '약국 삐끼 승합차 아저씨들 따라가도 되는건가요'를 제목으로 한 커뮤니티 글에 네티즌들은 자신도 같은 경험을 겪었다며 두려웠다고 했다. 승합차를 병원 앞에 세워두고 약국이나 터미널까지 바래다준다며 손짓하는 기사들이 두렵고 따라가도 되는건지 꺼려졌다는 거다.서울 아산병원을 비롯한 일부 대형병원 문전약국들의 도를 넘은 호객행위와 승합차 서비스는 분명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심심하면 언론의 타깃이 되고, 잊을만하면 보건당국의 적발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울경찰청이 아산병원 인근 문전약국들을 기습 단속해 약사 20명과 운전자 40명 등 60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 이번 단속으로 사실상 아산병원 인근 문전약국 대부분은 적발 대상이됐고, 이곳 약국장과 직원 다수가 법적 제재를 받게 된 셈이다.약국의 호객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언제든지 법의 잣대를 드리대면 처벌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취재하고 그곳 약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했던 부분이 있다. 그 과정이 곧 환자들을 위한 배려이자 서비스라던 약사들의 말이다. 병원 특성상 약국과의 거리가 멀고 대형병원인 만큼 장기 처방 환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다는 게 그들의 생각. 자정을 위해 승합차 서비스를 없애니 오히려 환자들의 불편과 민원이 폭주해 지역 보건소도 난감해 했다는 게 그들의 말이었다. 의료, 약료 문제에 있어선 언제나 환자 편의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자신을 환자라고 밝힌 발신인의 메일을 보며 약사들이 말한 '서비스'는 오히려 그들의 이익을 위한 이기심이 불러온 변명에 불과하진 않을까 생각해 봤다. 환자를 위한 서비스, 그 뒤에 따라오던 다른 약국들과의 경쟁 속 생존을 위해 멈출 수 없다던 그 말이 오히려 그곳 약사들의 속내였을 지도 모를 일이다. 배려도 도를 넘어 상대를 불편하게 했다면 분명 민폐다. 수년간 이어져 온 민폐 서비스가 약사사회를 위해서도, 환자를 위해서도 강제가 아닌 자정에 의해 사라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2015-10-12 06:14:49김지은 -
[기자의 눈]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미련 버려야건강보험증 부정사용으로 누수되는 연간 건강보험 재정 누수액은 13억원 규모다. 물론 확인되지 않은 금액까지 포함하면 수천억원 이상 천문학적 금액이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추정이 있지만 말그대로 추정일 뿐이다.반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이 공개한 건강보험공단 의뢰 연구 중간결과를 보면 IC칩을 내장한 전자보험증을 도입하는 데 480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손가락 셈법을 하면 13억원 막으려 4800억원을 쓰자는 논리로도 들린다.같은 상임위 문정림 의원은 전자주민증도 국민들이 반발해 거부됐는데 더 민감한 정보가 담겨질 전자건보증을 사회적 논의절차도 없이 건보공단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닌 지 의구심을 나타냈다.이런 물음표는 김성주 의원이나 문정림 의원의 생각에 그치지 않았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구동성 전자건보증 도입을 경계하거나 우려하는 지적을 쏟아냈다.그런데도 건보공단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자료에서 IC카드 도입이 DUR과 비교해 감염병 대응에 더 효과적이라며 여전히 전자건보증 도입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우려섞인 목소리에 뒷걸음질쳤던 건보공단 국감장에서의 성상철 이사장의 모습과 사뭇 다른 태도다.전자건보증은 개인질병정보 유출 가능성 때문에 국민 정서상 거부돼 왔던 이슈였다. 그래도 과거 DUR시스템이 없었을 때는 이런 부정적인 우려도 있었지만 나름 유의미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적어도 응급상황에서 신속히 환자를 치료하는 데 전자건보증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DUR시스템을 통해 환자 약력정보가 포괄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앞으로는 3개월치 이력도 확인할 수 있게 시스템이 확장 보완된다.관건은 본인확인이다. 현 종이건보증은 가입자 1명의 보험증에 피부양자가 일괄 기재돼 있다. 가입자와 피부양자 개개인에게 종이 건보증을 내주지 않는다. 반면 전자건보증이 도입되면 가입자 뿐 아니라 피부양자 개개인에게 IC카드를 만들어줘야 한다.여기서 우리는 이런 의문을 상정할 수 있다. 5000만개 이상의 전자건보증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소요될까. 여기다 재발급 비용은? 또 가입자나 피부양자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이용할 때 신분증처럼 이 전자보험증을 항상 지참할 수 있을까. 의료기관과 약국은 진료 또는 조제전에 전자보험증에 박힌 사진을 통해 수진자 본인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있을까.사실 DUR 사전점검이 의무화되고 현 시스템이 더 확대 발전된다면, 그리고 최동익 의원이 대표발의한 수진자 본인확인 의무가 의료기관과 약국에 부여된다면 막대한 비용이 투여되고, 개인정보 유출우려까지 있는 전자건보증은 별다른 효용이 없어질 수 있다.적어도 증 도용이나 대여가 전자건보증을 도입하는 가장 큰 명분 중 하나라면 더욱 더 그렇다.결국 건보공단이 무자격자의 부당한 건보이용을 제어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진료단계에서부터 수진자 본인확인이 이뤄질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지, IC카드 세계를 엿보는 게 아니다. 미련은 미련으로 남기고 버릴 건 버리자.2015-10-08 06:14:50김정주 -
[기자의 눈] '행정독재' 비판받는 차등수가 폐지변신술도 이쯤대면 제천대성과 견줄 법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의료질평가지원금' 신설안을 내놨다. 당시 복지부는 의사 선택비용(선택진료비)을 축소하는 대신 우수한 의료기관 선택비용을 건강보험 급여체계로 전환한다고 신설 취지를 설명했다.건강보험 재정에서 투입되는 비용만 1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였다. 건정심은 선택진료비 등 비급여 급여화에 따른 의료기관의 손실보상 필요성 등에 공감해 원안대로 수용했다.그런데 두 달 뒤인 지난 2일 복지부는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다시 건정심 회의장에 올렸다. 이번엔 의원급 의료기관 진찰료 차등제를 폐지하는 대안이 됐다.수가차감 형태의 의원급 진찰료 차등수가제는 폐지하고 의원급보다는 병원급 이상의 적정 진료시간 확보 유도를 위해 '의료질평가지원금' 지표에 차등수가제 구조를 반영한다는 내용이었다.지난 6월 복지부가 안건 상정한 차등수가제 폐지안을 부결시켰더니 3개월만에 반쪽짜리거나 아니면 엉뚱한 해법을 대안이라도 내놓은 것이다.복지부 대안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먼저 의료질평가지원금의 용도는 선택진료비 급여화에 따른 병원 손실보상용이었다.이 지원금도 의사에게 주던 선택진료비 중 일부를 병원에게 보전해 준다는 취지의 이해안되는 수가항목이지만 그 부분은 차치해 두자.지난 6월 건정심 회의에서 차등수가 폐지에 반대했던 위원들은 차등수가를 의원 뿐 아니라 병원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병원용 차등수가제를 고민해 보라고 했다.그랬더니 기왕에 신설하는 수가에 병원만 엮고 의원은 제외시키는 방안을 대안이라고 들고 나온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차등수가 폐지에 반대한 위원들이 황당한 반응을 보이는 건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설령 복지부 주장대로 의사 1인당 외래 진찰횟수 등을 의료질평가지원금 지표로 삼는 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해도 차등수가 폐지논란이 병원 외래 진찰료 차등화가 초점이 아니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안치고는 너무 옹색하다.차등수가 적용을 받은 요양기관 대부분이 의과 의원과 약국이고, 약국의 조제행위 자체가 균질화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차등수가에 민감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치과의원, 한의원 등 의원급 의료기관 전체와 약국에 도입된 제도를 의과 의원만 제외시키는 것도 명분이 없어 보인다.결국 '우는 아이나 성난 민원인 달래기' 식으로 복지부가 공급자단체 각자의 입맛에 맞게 선택하도록 선택지를 주고, 표결로 대사를 치른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특히 가입자단체 위원들의 주장처럼 차등수가제에 대한 복지부의 태도는 이해되지 않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건정심은 설립취지는 물론이고 그동안 운영 과정에서 합의를 최우선으로 해왔다.소수의 반대의견도 존중해 숙려기간을 두고, 적절한 대안을 찾으면서 이견을 좁히거나 해결해 왔다. 그런데 차등수가 폐지안은 3개월여 만에 두번의 표결이 강행됐다. 그것도 이번엔 무기명이 아니라 찬반여부를 위원들이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했다.그러면서 복지부, 건보공단, 심사평가원 측 위원들은 일사분란 찬성표를 행사했다고 한다. 차등수가는 전체 요양기관에 적용되지 않는다. 의과의원 10곳 중 2~3곳, 약국 10곳 중 2곳 정도가 이른바 '손실'을 입고 있다.그러나 거꾸로 보면 '손실' 운운하는 이들 기관은 적어도 의약사 1명당 일평균 75건 이상 진료 또는 조제하는 요양기관이다. 시쳇말로 잘 나가는 의원과 약국인데, 차등수가 폐지는 곧바로 이들 기관의 '순이익(없던 것이 생겼다는 점에서)'으로 귀결되고, 같은 금액만큼 건보공단은 요양급여비를 이들 기관에 더 지급해야 한다.막말로 이 제도를 그냥 놔두면 건보공단은 매년 800억원 가량 급여비를 절감할 수 있다. 폐지주장이 나오면 어떤 식으로든 반대입장을 표명하거나 발전적인 해소방안이라는 명분으로 무언가 다른 장치를 남겨두는 게 인지상정이다.그런데 가입자들의 돈을 관리하고 지급해야 할 돈이 새 나가지 않도록 심사를 담당하는 보험자 기관들이 복지부와 손발을 맞췄다니 납득 안되는 행동이긴 마찬가지다.가입자단체 위원들은 이날 복지부가 건정심의 정신을 무시하고 '행정독재'를 일삼으려 한다고 발끈했다. 4명의 위원은 표결처리에 불만을 품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협의기구의 3주체 중 하나이면서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가입자)을 대표하는 가입자단체들을 이렇게 밖으로(퇴장) 내몰면서까지 복지부가 14년이나 이어온 차등수가제, 그것도 '의과 의원만을 위한 차등수가제 폐지'를 밀어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하필 의사 장관에, 의사 건보공단 이사장, 의사 심사평가원장이 재직중인 상황에서.우리는 그 속내가 궁금하다.2015-10-05 06:14:50최은택 -
[기자의 눈] 국민의료 향상 위한다면 협의체 공개를시작부터 대외비. 주제는 국민의료 향상. 최근 의료계와 한의계 대표인사로 구성된 국민의료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가 암암리에 구성됐다.보건복지부는 8월 초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측에 부회장 급 이상의 대표자를 협의체 구성원으로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의체 내용을 아는 사람도 각 단체 당 2~3명에 불과했다. 그 만큼 대외비였다.모든 과정은 조심스러웠다. 각 직능단체별로 '모른채' 하고 있지만, 협의체 구성의 이면에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한의계는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중 가장 큰 현안으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손꼽고 있다. 이 사안부터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하지만 의료계는 입장이 달라진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밑져야 본전인 주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협의체를 통해 단 하나의 현대의료기기라도 빠져나간다면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반발하는 의사들로부터 제39대 집행부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그래서인지 협의체를 구성해놓고,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꼴이 됐다. 복지부는 지난 9월 3일 열린 협의체 상견례 당일 보도자료를 통해 협의체 구성을 알리려 했다. 하지만 무산됐다. 회의에 참여한 복수의 관계자 말을 빌리면, 의협의 반대 때문이었다.두 차례 모임을 가진 협의체 진행 상황을 놓고 보면 의료계와 한의계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 내부에서는 투쟁과 협박이라는 단어를 내뱉으며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협의체는 협의체 다워야 한다. 각 직능 간 이해갈등은 내려놓고, 협의체 명칭 답게 '국민의료향상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드러내놓고 논의해야 할 때다.2015-10-02 06:14:49이혜경 -
[기자의 눈] 말에게 물을 마시게 하려면?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 '무슨 일이든 억지로 시킬 수는 없다'는 뜻의 이 속담을 곰곰이 뜯어보자. 대관절 말 주인은 왜 말을 물가까지 끌고 갔으며, 말은 왜 물을 마시지 않으려는 걸까. 그렇다면 말이 물을 마시게 하려면 주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반대의 경우를 생각하면 쉬워진다. 말이 물을 못 먹게 하려면, 물가에 못가게 하면 된다. 표면적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위의 속담에 따르면 소용 없는 짓이다. 말이 물가에 못가게 할 수는 있어도 물을 못 먹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말이 물을 못 마시게 하려면, 물가에서 떼놓을 것이 아니라 물을 먹고 싶은 그 마음을 돌려놓아야 한다.최근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출시된 신제품 유통 관계자를 만났다. 제품이 얼마나 많은 약국에 깔렸고 주문이 활발한 지 궁금했다. 인기스타를 내세운 광고 품목의 화려한 론칭이기에 더욱 그랬다. 관계자의 답변은 의외였다. 재주문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답이었다. 그는 "재주문이 오는 약국을 보면, 제품 설명회와 세미나에 참석했던 약사들이었다. 광고 효과보다도 제품에 관심 있어하고 제품력을 아는 약사만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건강기능식품, 일반약을 말할 때 광고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유명품목이 되면 가격질서가 무너져 약국에겐 애물단지가 돼버리는 게 광고품목이다. 그런데 광고에 앞서 제품 판매율을 결정하는 건 역시 판매하는 사람, 제약사 영업사원이 아닌 소비자와 만나는 약사였다. 신제품인지라 인지도가 약한 상황에 유효하다 하겠지만, 적어도 약국에 안정적으로 랜딩하기까지 약사의 관심이 없으면 광고로 유명해지기도 전에 사라지는 게 약국 제품이다.일반약 시장이 쇠퇴한다고 말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제품을 판매하는 약사들이 있다. 같은 성분 다른 제품과 무엇이 다른지 제약사 설명회에 참석하고 직접 먹어본 후 환자에게 권하는 약사들이 있다.힘들고 어려운 상황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마음이 있으므로 어려운 상황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을 것이다. 곧 추석연휴다. 연휴에도 약국 문을 여는 약사가 있을 것이다. 일반약 판매와 마찬가지로 휴일 개국도 약사 마음의 문제로 보인다. 이들에게 약국 문을 열고 약을 판매하는 일은 물이 가까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물을 먹으려는 마음이다. 결국 물을 마시는 말은, 주인이 끌고 가는 말이 아니라 물이 먹고 싶은 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2015-09-24 06:14:50정혜진 -
[기자의 눈] 여약사대회장서 펼쳐진 미니선거전"어 출마하기는 하나 보네. 추석 끝나면 불이 붙겠어."전국 임원-여약사대회가 19~20일 경기 화성 라비돌리조트 신텍스에서 열렸다. 전국 각지의 임원과 여약사 1200여명이 모인 대형 행사였다.행사장에는 12월 대한약사회장-시도지부장 선거 예비주자들의 얼굴 알리기 경쟁도 불꽃을 피웠다.김대업 전 약정원장도 행사장 입구에서 행사 참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대약회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했고 이영민 대약 부회장도 행사장 입구에서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박기배 경기마퇴본부장은 김대업 전 원장과 달리 직접적인 행보는 하지 않았지만 지인들과 만나며 친분을 쌓았다. 하마평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김현태 대약 부회장도 기자와 만나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해 선거판을 예의주시하며 거취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행사 참가자들과 인사하는 조찬휘 회장조찬휘 회장과 김대업 전 원장의 만남서울시약사회장 선거 재선 도전이 유력한 김종환 회장과 이에 도전하는 박근희 강동구약사회장, 경기약사회장 선거 출마가 확실한 김범석 성남시약사회장과 최광훈 대약 부회장도 행사장 입구를 떠나지 않고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그러나 가장 느긋한 예비주자는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이었다.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조 회장은 행사장 내부에서 100여개 테이블을 모두 돌며 참가자들과 인사를 했다.인사를 마친 조 회장은 손에 땀이 차고 단내가 난다고 했다. 그대로 전국의 임원과 여약사 1000명을 만나는데 이정도야 충분히 감수하겠다는 눈빛이다.조 회장은 현직 회장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했다. 대한약사회장이 인사를 하겠다는데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책 잡힐일도 아니기 때문이다.3년전 선거에서 달리 직함이 없던 조 회장이 회원들과 어렵게 인사를 나누던 장면을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이다.전국 임원-여약사대회는 약사들이 한데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지만 이 면에서는 물밑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모 인사는 "선거철이 오긴 온 것 같다"며 "추석이 끝나고 나면 불이 붙겠다"고 말했다.12월 대약회장 선거에 누가 출마하고 누가 당선될까? 경기 화성에 모였던 전국 약사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2015-09-21 06:14:50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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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어려운 약품용어, 소비자는 이해할까?의약전문지 기자로 가장 어려운 점은 '쉽게 쓰는 것'이다. 한번 들으면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이 많아서 되도록이면 풀어쓰려고 노력한다.하지만 그런 기사들도 다시 읽어보면 '다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남아 개운치 않을 때가 많다. 의약계 전문가들만 쓰는 용어나 외래어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의약품 용어는 일반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이 정도는 우리 독자라면 다 이해할거야' 스스로 위안삼을 때도 있지만, 전문지식없이 의약전문매체에 취직해서 헤매던 때를 생각하면 '쉽게 쓰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아쉬운 점은 의약업계 전반에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사용권한이 있는 의사나 약사에 초점을 맞춰 관련 지식배경이 필요해야만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다. 국민과의 소통은 부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기업이 전한 의약품 정보를 일반 소비자들이 단번에 이해하려면 몇몇 용어는 다른 정보매체를 통해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때가 많다. 제약회사들이 가끔 다는 '주석'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내가 복용하는 의약품이 이런 경로로 작용해 효능이 생기고,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안다면 의·약사가 전한대로 복약방법을 더 잘 지키지 않을까. 약도 결국 소비자가 먹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정보를 잘 전달하는 것도 상품을 파는 일종의 행위라고 생각한다.제약협회가 일전에 '제네릭의약품'을 우리말 명칭으로 공모해 '특허만료의약품'으로 바꾼 것도 국민들의 이해도와 관련 있을 것이다. 바꾼 '특허만료의약품'이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사실 '제네릭' 자체의 뜻을 찾아봐야 알지, 접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알까 싶다. 우리 제약산업의 주축이 되는 약물인데 말이다. 대중이 모르는 산업에 투자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최근 혈액응고 방지제 중 하나로 NOAC(New Oral Anticoagulants)이 일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해외에서 만들어져 그렇게 불렀으니 NOAC이 익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역하면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일 뿐이다. 우리는 항응고 경구신약, 그냥 항응고 신약으로 써도 될 듯 싶다. '노악'이 폼나는 듯 보이지만 말이다. 참고로 한글날이 머지 않았다. (최근 국제학회에서도 NOAC 대신 직접적인 저해작용 특징 때문에 DOAC(direct Oral Anticoagulants) 용어 사용을 권고한단다.)이런 용어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영어가 짧은 기자의 하소연일수도 있겠으나, 모르는 사람들도 다같이 이해하는 제약업계가 되는데 어려운 용어들은 분명 방해요소다. 제약업계가 일반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함께 키우는 제약산업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2015-09-17 06:14:50이탁순 -
[기자의 눈] 유통약 품질검증, 섣부른 불신 금물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국내 유통의약품 품질검증 사업의 첫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제조소·제조방법 등 변경이 잦아 품질관리가 비교적 어려운 15품목을 선별해 제조단위(제조일자) 간 품질을 비교하자 '전 품목 적합'이란 결과가 도출됐다. 국내 유통의약품 품질의 우수함이 입증된 셈이다.다만 세부연구결과의 미흡함은 눈에 띄었다. 15품목이 글로벌 의약품 품질 규격인 'GMP·기시법' 등 품질관리시험에서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지만, 품질검증 사업을 위해 추가 도입한 제조단위 간 생동성·비교용출시험에서 6품목이 '범위초과'로 확인된 탓이다. 체내 약물 작용과 직결되는 생동성·비교용출시험 결과가 동일 의약품의 제조일자 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은 분명 원인을 밝혀야 할 내용이다.약효·부작용 등 안전성에서 품질 합격점을 받았다지만 약효 동등성 부분에서 나타난 수치상 차이는 과학 영역에서 수용되는 것이라 해도 제약사·유통사는 물론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국내 허가·유통 의약품의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가 시행한 품질검증 연구의 신뢰도를 섣불리 떨어뜨릴 수 없는 일이다.이번 사업을 추진한 식약처의 최종 목표는 '국내 허가·유통 의약품 품질 향상'이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변경 허가가 잦은 의약품을 꼼꼼히 선별했고 정상적인 품질관리 절차를 빼놓지 않고 밟았다. 또 생동성·비교용출시험 결과 범위초과에 대해서도 의사, 약사, 소비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객관적 자문을 근거로 '품질 적합' 도장을 찍었다. 식약처 발표 내용의 무조건적인 신뢰는 지양하되, 함부로 품질 연구결과를 불신하거나 퇴색시킬 수 없는 이유다.또 식약처는 "이번 샘플 연구결과로 전체 유통약 4만여 개의 품질을 모두 완벽하다고 속단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앞으로도 '글로벌 의약품 품질 경쟁력 강화 기획추진단' 구성으로 정책과제를 더 발굴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유통약 품질연구의 다소간 부족함을 인정하고, 더 정밀하고 치밀한 기준·방법을 도입해 국내 의약품 품질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다.품질 연구결과에 생동성·비교용출시험 범위초과에 따른 약효 동등성 내용이 속시원하게 담기지 않은 부분은 향후 식약처가 채워나가야 할 퍼즐의 빈자리임은 분명하다.다만 유통약 품질관리의 적합함을 입증키 위해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 나가며 완성도 있는 연구를 목표로 외부 다수 전문가를 활용한 식약처의 움직임은 박수쳐 줄만 하다. 이번 사업으로 식약처는 국내 유통약 품질을 세계적 수준으로 상향·유지시켜 나가기 위한 첫 삽을 떴다. 지속적인 품질관리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식약처가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며 국내 유통약 품질 신뢰도를 높여나갈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일이다.2015-09-14 06:14:51이정환 -
[기자의 눈] 약값 싸다는데, 표정들이 왜 그래요?약값이 싼데 표정들이 밝지만은 않다. 경쟁 제약회사들은 그렇다 쳐도, 의사들 마저 그렇다. BMS C형간염치료제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 '순베프라(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이 지난달 등재됐다. 업계는 두 번 놀랐다. 허가 4개월만이라는 빠른 속도에 한번, 예상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가격에 다시 한번이다.두 약제 병용요법의 가격은 치료비용은 24주 치료기준으로 865만원, 본인부담금은 260만원 수준이다. 애초 BMS가 염두했던 가격은 1200만원 이상이었다. 심지어 인터페론 요법보다 약가가 싸다. 전세계 최저가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이렇게 한국에서 C형간염 영역의 '인터페론-프리 시대'는 시작됐다. 인터페론 외 대안이 없어 힘들어하던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신약의 처방이 가능해졌다. BMS의 병용요법은 임상 연구에서 완치에 가까운 효능을 보였다. 게다가 싸다."참 잘 된 일입니다. 환자들이 저렴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게 됐으니, 그런데 음..." 잘 된 일이라 말하는 의사들의 표정이 애매하다. 덧붙일 얘기가 있는듯 한데, 입을 닫는 느낌이 많다. 뒤에 나올 다른 약 걱정 때문이다. 기존 치료제의 가격 영향을 받는 구조인 현행 국내 약가 제도 하에서 향후 진입 BMS의 약가는 후발 품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의사들도 이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이번 일로 후발 신약 보유사들이 국내 공급을 포기해 버릴까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국산약이라면 모를까, 모두 외국계 제약사의 제품이다.순번 대기표를 뽑아든 채 차례를 기다리던 제약사들(길리어드, 애브비 등)은 표정관리가 더 안 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BMS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상도에 어긋난다는 볼멘소리지만 논리도 있다. 약가를 낮추는 회사들로 인해 한국시장을 포기하는 회사가 늘어나는 것이고 이는 곧 한국의 신약 접근성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BMS의 약제 대비 후발 약제가 가진 장점이 존재하기에, 논리에 힘도 실린다. 다클린자 병용요법은 분명 기존요법 대비 비교도 안 되는 효능을 입증했지만 내성력이 없는 환자에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다.하지만 욕할 일은 아니다. BMS의 약제가 글로벌에서 한국이 거의 마지막 진입 국가였고 시장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 여러가지 계산을 통한 기업의 결정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대응논리를 얻게 된 정부가 걱정되는 마음도 알겠다. 그러나 이번 일이 절대로 후에 약의 한국 론칭을 포기할때 내세우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약가제도 개선은 업계가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정부와 대화를 끌어 나갈 문제다. 상황은 벌어졌고 환자들은 신약을 필요로 하고 있다. 다국적사 한국법인은 현 상황에서 한국의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2015-09-10 06:14:50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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