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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판 '캔서문샷'이 우리에게 준 기회한국판 '캔서 문샷(암 등 치명질환 정복 프로젝트)', 일명 획기신약 특별법을 추진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정이 최근들어 밝지만은 않다. 안전하고 혁신적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촉진이 취지지만, 약물 부작용 이슈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찬반양론 해결이라는 난제를 떠안았다. 의약학 전문가들과 환자, 국회 등에서도 실효성·안전성 등에 대한 찬반은 극명히 갈린다. 획기신약을 빨리 허가해 중증질환자 치료기회를 확대하자는 의견과 허가를 단축하면 부작용 증가 위험이 동반된다는 시각 사이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찬반양론이 대치중인 상황에서 '캔서 문샷'이 우리나라에 생겨야 할지, 없어도 될지를 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캔서 문샷'이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으면서 우리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 여러가지 '기회'들은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중증 치명질환에 대해 구태여 떠올리거나 각인할 만한 상황은 거의 없다. 말기 폐암이나 백혈병, 희귀 근육병,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상병명들은 어쩌면 우리에게 너무 우울한 단어들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당장 약이 없어 죽음을 앞둔 채 매일을 맞이하는 환자들은 언제든 실존한다는 사실이다. '캔서 문샷'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치료받을 권리'를 생각할 기회를 건넨다. 우리들 누구에게나 치료받을 권리, 즉 치료 의약품을 스스로 선택해 투약 할 권리가 있다. 그런 권리를 행사하고 보장받기 위해 의약품이 식약처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허가되고, 어떻게 우리들에게 투약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됐다. 동물실험을 지나 인체임상시험 1·2·3상을 마쳐야 하는 등 의약품 시판허가 기본 정보들이다. 자연스럽게 '캔서 문샷'이 왜 이슈화됐고, 어째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대립되는지에 대한 면면도 일반에 공개됐다. 임상시험은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건부 신속허가에 동반되는 개발동반심사·우선심사는 무엇인지, 공중보건 위기 대응약의 개념은 뭐고 전임상 동물실험만으로 의약품을 허가하는 '애니멀 룰'은 어떤 것인지도 다수 기사화 됐다. 아울러 제약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제약산업을 동반한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미래전략을 어떻게 대비중인지도 훑어볼 수 있었다. 평소라면 의약학 전문가들이나 제약업계 종사자들만이 관심가졌을 명제들이다. 생각할 기회는 식약처에게도 주어졌다. 식약처는 '캔서 문샷' 도입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나서면서도 왜 반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지, 반대 이유와 타당성은 무엇이고 정부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심할 기회가 생겼다. 특히 국민들의 안전성 우려를 불식시켜 신뢰할 수 있는 '캔서 문샷' 제정에 힘쓰고 있다. 국회가 지적한 식약처 단독운영 최소화, 환자지원 확대, 국민안전 강화 등의 사항을 최대한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한 식약처 공무원은 "획기신약 특별법을 들여오려면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걸 깊이 인식하고 있다. 꼭 필요한 법인만큼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을 최대 반영해 환자 중심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른 공무원은 "생명을 위협받는 환자 중 치료제가 없는 약의 개발촉진 법조문 등 빠져서는 안 될 조항을 제외하고는 부가적인 조항을 모두 삭제해 개선했다. 자칫 제약산업만 이익을 주는 게 아니냐는 일부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결국 우리사회와 정부는 '캔서 문샷'이라는 공통 화두를 두고 각자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식약처가 지난해 10월 획기신약법을 국회 제출하면서 공은 행정부에서 입법부로 넘어갔다. 식약처는 입법주체로서 법 타당성·필요성을 설득하는 일을 마치고 국회와 협의중이다. 한국판 '캔서 문샷'이 빛을 볼 수 있게 될지는 일단 국회 손에 달렸다. 국회는 대의민주주의 최고 기관이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을 선출한 국민 들의 생각을 균형있게 수렴해 '캔서 문샷' 입법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정치공학적 셈법이나 지나친 정당 논리에 치우친다면 한국판 '캔서 문샷'이 우리에게 준 기회들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2017-02-23 06:14:50이정환 -
[기자의 눈] 동영상에 무너진 약사의 묵시적 지시약사의 묵시적, 추정적 지시 아래 종업원이 의약품을 판매했다면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는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로 조사를 받거나 처분을 받은 약사들에게 마지막 남은 비빌언덕이었다. 그래서 묵시적, 추정적 지시 여부가 검찰이나 법원에서 늘 논란이 되곤 했는데, 최근 이 필살기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바로 동영상 때문이다. 민원인이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현장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고발에 대한 근거자료로 영상물을 제출하기 때문이다. 민원인은 팜파라치 일수도 있고 공익신고인 일 수도 있다. 보건소나 검사, 판사도 동영상을 보면서 약사의 묵시적, 추상적 지시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시작했다. 동영상이라는 명확한 증거물이 있다보니 약사들이 묵시적, 추정적 지시를 했다고 항변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졌다. 2014년 종업원이 소화제를 판매할 때 약사는 신문을 보고 있었다. 카드 결제 후 돌아가는 고객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게 전부였다. 결국 이 약사는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받았고 1심과 2심 법원까지 갔지만 패소했다. 1심 법원은 "이 사건을 보면 원고인 약사가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했지만 고객이 카드결제를 마치고 약국을 나가는 동안 고객과 약국직원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법원이 묵시적, 추정적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약사의 지휘나 감독이 전혀 없이 종업원이 의약품을 판매했다는 의미다. 전가의 보도처럼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로 적발된 약사들이 꺼내드는 묵시적, 추상적 지시. 이제는 이를 입증하기도, 또 주장하기도 더욱 어려워졌다. '약국에 약사가 있었는데도 불법이라고 판결한 것'이라는 네티즌의 댓글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약국 안이라도 약사의 역할은 더 구체적이며 적극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2017-02-20 06:14:50강신국 -
[기자의 눈] 그 약사의 폭로, 누굴 위한 것일까최근 전남 광주 지역 약국가가 홍역을 앓고 있다. 지역 한 대학병원 문전약국 조제거부 논란부터 약사 부부 갑질 사건, 도매상과 약국 간 리베이트, 약국 사전 단속 정보 유출 건까지, 이미 결론이 났거나 현재 검·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 줄줄이다. 일련의 사건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회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약사'란 직능이 법률, 도의적으로 비판받을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이란 것이다. 실제 사건이 불거질때마다 지역 언론을 넘어 공중파까지 이 문제를 집중 조명했고, 그때마다 약사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지역 약사들 사이에선 이번 사건들 배후에 특정 약사의 폭로가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문제 중심에 그 특정 약사와 약국 경영 상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상대 약사가 계속 연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익을 두고 벌어진 약사들 간 갈등이 상대적으로 자신이 약자라 생각한 특정 약사의 "같이죽자"는 식의 폭로를 양산했다는 것이다. 수면 위에 오른 이번 문제들 중에는 그동안 관례란 명목으로, 혹은 개인의 사익을 위해 약사가 전문가로서 윤리를 버리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법을 위반한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비판받아 마땅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고 법적인 처분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면에선 치부를 드러낸 그 약사의 내부고발에 박수를 보내는 일부 입장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사건을 그렇게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근 불거진 사전 단속정보 유출 건만 해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다. 이번 건도 지역 약사, 약사회는 여러 정황상 그 약사의 제보가 일정 부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역 언론에서 약사의 제보로 보도된 이후 다수 언론에서 기사화되면서 지역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약사 사회뿐만 아니라 지역 보건소까지 정도가 지나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건소는 정작 이번 건이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자체 정기 감시의 경우 사전 공지 후 방문하는 게 정례화돼 있고 법적으로도 보장돼 있는데 왜 이 문제가 불거졌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정기감시에는 예방효과도 있다. 지역 약사회도 보건소 측도 "특정 약사가 악의에 찬 폭로를 거듭하고 있다면 이것은 분명 문제"라고 했다. 지역 약사사회도, 지자체도 특정 약사의 폭로가 정도를 지나쳐 자칫 약사사회 전체에 피해를 입힐까 우려하고 있다. 정의(正義)를 위한 용감한 폭로는 그 사회가 성숙하기 위한데 필수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그 목적이 그 자신의 사익, 혹은 자포자기 식이라면 오히려 자신을 넘어 그 자신이 포함된 특정 사회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2017-02-16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경쟁사 인력 스카우트, 적정선 필요잠잠하던 제약업계 경쟁사 인력 스카우트 문제가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이직은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고 직업 선택은 개인의 자유다. 실제 직장인 5명 중 2명은 경쟁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직장인 대상 한 설문조사에서 '이직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로 20% 응답자는 '도에 어긋난 행동'을 이유로 꼽았다. 어느 업계보다 진입장벽이 높고 '바닥'이 좁은 상황에서 현재 특정 약물을 놓고 적법성 논란이 진행중인 업체로, 급여 경쟁이 한창인 품목의 마케터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직업 선택의 자유'로 봐야 할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정도'와 '도의'의 문제는 있다는 것이다.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이라는 법적 절차가 존재하지만 이는 결국 양측에 상처를 남긴다. 회사 입장에서도 기업 비밀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인력을 상대로 도발이 부담스럽고 당사자는 개인이 이슈화 되는 것 자체가 위험요소가 된다. 회사의 대우나 처우가 잘못됐을 수도 있고 이직자가 전 회사에 대한 도의를 지킬 가능성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인력 다툼'에 있어 영원한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는 목소리를 높여 상대회사를 비판하고 법정 공방까지 불사한 사례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 역시 과거 타 제약사의 소중한 인력을 빼앗아 갔던 가해자였다.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지금 피해자라고 호소하는 제약사의 주장이 편협스러운 외침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또 그만큼 직원들에게 '다니고 싶은 회사', '나를 알아주는 회사'로 비춰지고 있는지에 대한 제약사들 스스로의 반성과 고찰이 필요한 때다. '갉아먹기 식 경쟁'이 없고 '인력의 소중함에 대한 인지'가 있다면 시장의 원리에 가만히 맡겨 두어도 인력 분쟁은 서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로 최소화 될 것이다.2017-02-13 06:14:50어윤호 -
[기자의 눈] 허가공개 오류, 무너진 신뢰체계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판매승인된 의약품을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이 정보를 믿고 허가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라본디캡슐도 식약처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월 8일자로 품목허가된 사실이 전해졌다. 라본디캡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골다공증치료제 성분(라록시펜)의 비타민D를 결합한 세계 첫 복합제제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더구나 스타기업인 한미약품이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게 10일 오전 식약처 해명자료를 통해 나타났다. 기업도, 언론도, 국민도 속았다. 식약처는 한미약품 '라본디캡슐'의 허가사실이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은 업무착오로 모든 허가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것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착오는 해당부서가 허가자료 검토를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절차가 진행돼 발생했다면서 앞으로 허가절차를 면밀히 점검해 이와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해명에 앞서 데일리팜 등 언론은 9일 오후 라본디캡슐의 허가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제약회사의 검증을 거친 보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오보였다. 언론뿐만 아니라 기업도 정부기관이 공개한 허가사실이 거짓이라고는 의심하지 않았던 게 패착이었다. 데일리팜은 뒤늦게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저녁 기사를 수정했다. 식약처는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엄격하게 인지하고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 식약처 허가심사 홈페이지는 언론과 기업만 보는 게 아니다. 모든 국민에게 열려 있고, 누구나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실수에도 치명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 기술수출 해지 공시가 늦어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다. 그만큼 대국민 공개는 신중해야 하고, 재검절차도 확실히 밟아야 한다. 의약품 허가심사는 최소 6개월 동안 심사숙고해 판단한다. 의약품이 국민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또 제약사에게 품목 시판승인은 사업존폐가 걸려있는 중대한 문제다. 그럼에도 허가사실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대국민 홈페이지에 게재됐다면 식약처 업무처리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있는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거짓정보 생산의 책임은 언론과 제약사도 있겠지만, 식약처가 안일한 태도로 이번 일을 어물쩍 넘긴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2017-02-10 12:14:50이탁순 -
[기자의 눈] 카데바를 집단 모욕한 의료윤리해부실습용 시신을 일컫는 '카데바'. 그 앞에서 팔짱을 끼고 입가에 미소를 짓고 일명 '인증샷'을 찍고 있는 의사, 해부현장 사진을 올린 간호대생이 도마위에 올랐다.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 찍힌 사람, 그리고 자신의 SNS에 '카데바' 해시태그를 걸어 사진을 공개한 사람까지, 대한의사협회는 사건의 중심에 선 이들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카데바는 주로 사람의 시체를 의미한다. 의료계에서는 해부실습용 시신으로 통한다. 대부분 의학교육을 위해 의대 또는 대학병원에 기증된다. 카데바를 기증 받은 대부분의 의대 또는 대학병원들은 '감은제'를 실시하거나 '감은탑'을 설치해 고인들의 뜻을 기리고 있지만, 기증자를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동안의 카데바 실습은 더욱 더 엄격했다.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시신 기증을 동의한 유족, 그리고 앞으로 시신 기증을 하고자 했던 이들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고 탄식했다. 여론은 들끓었다. 비난의 목소리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흘러나왔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했고,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을 대신해 사과했다. 카데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보건계열 대학생들이 카데바로 장난을 치는 사진을 SNS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대학생들은 사과문을 띄웠고, 해당 대학교는 윤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아이러니 한 점은 당시 의협과 전국의과대학·의학대학원학생연합의 반응이다. 이들 단체는 카데바 사건을 접한 국민들이 사건의 주인공을 의대생으로 오인할 수 있다며, 보건계열 대학생으로 정정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미 의대 내에서 윤리교육을 받고,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개원의사가 카데바 인증샷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의료계도 두둔할 수 없게 됐다. 남은건 사과와 해당 사건 의사에 대한 처벌 뿐이다. 의료계 단체는 이번 카데바 사건의 진상조사를 마치고, 사과와 처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엔 사과와 솜방방이 처벌로로 끝내서는 안된다. 더 이상 이 같은 비윤리적인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의료인들의 윤리교육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2017-02-09 06:14:49이혜경 -
[기자의 눈] 미래부 해체설과 바이오 컨트롤타워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다. 2017년도 복지부 R&D 정책방향 자료에 따르면 보건의료 R&D 투자액이 연평균 9.9% 증가세다. 2015년 보건의료 R&D 비용은 1.5조원으로 늘어났다. 복지부(28.1%), 미래부(37.7%), 산업부(16.2%) 3개 부처가 전체 R&D 투자액의 약 80%를 사용한다. 미래부는 2017년 바이오분야 원천기술개발사업 예산으로 2016년 대비 31.4% 증가한 3157억원을 책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니 국내 바이오·제약 육성에 어느 정도 속도가 붙는 것 같다. 그런데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미래부와 산업통상부, 복지부에 정책이 흩어져 있어 통일된 바이오 육성이 안 된다는 목소리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미래부와 산업통상부 등 바이오 R&D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에 대한 해체 및 분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집중이 필요한 시기에 혼란이 예상된다. 미래부는 2013년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폐지하고 그 위에 만들었다. 그런데 신설 4년 만에 해체될 것 같다. 미래부가 해체되는 게 끝일까. 그러다가도 5년 뒤에는 다시 미래부 같은 정부부처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복지부나 산업통상부 등 제약·바이오 R&D 정책에 관련된 부서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대선을 지나고 나면 바이오 R&D 육성 방향은 바뀔 수 있다. 그동안 바이오 업계가 줄기차게 외쳐 온 '컨트롤타워'를 만들 적기가 올해다. 정치권에서 과학기술부 신설이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활 등 여러 개편안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업계가 원하는 것은 최소한 10년 이상 전문적으로 바이오 육성을 담당할 '기구'의 신설, 지속적이면서 체계적인 조직을 갖춘 통합 '컨트롤타워'다. 그래야만이 '바이오 산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R&D비용만 증대 시킨다고 신약이 뚝딱하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지난달 21일 협회 신년 하례회에서 "앞으로 5년이 10년을 결정할 것이다"며 차기 정부의 바이오 컨트롤타워 신설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이 바뀌면 조직과 계획도 바뀐다. 최근 국내 현대사를 배경으로 개봉한 '더킹'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슈로 이슈를 덮는다"나 "사건도 김치처럼 맛있게 묵혔다가 제대로 익었을 때 꺼내 먹어야 되는 거야"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의 대사가 인기다. 미래부 해체와 바이오의 주력 산업 육성. 새로운 이슈에 변함없이 국내 바이오 산업을 숙성 시킬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절실해 보인다.2017-02-07 06:14:50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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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약산업 한쪽면만 바라보는 시선확실히 전보다 제약산업에 관심이 많아지긴 했다. 제약주에 몰리는 주식투자와 쏟아지는 언론기사들이 그 증거다. 그런데 관심이 너무 한쪽에만 쏠려 있다. 주로 언급되는 키워드는 신약, 글로벌시장, 바이오시밀러다. 이는 한미약품,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이른바 스타 제약사들의 영향력이기도 하다. 반면 제네릭, 내수시장, OTC(일반의약품)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고, 정부지원 순위에서도 홀대당하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내수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며 1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어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 대중언론과 투자자, 심지어 정부조차도 내수시장 성과에는 주목하지 않는 느낌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내수시장에서는 완성형에 가깝고, 해외시장에서는 생초보나 다름없다. 몇몇 기업이 해외에서 성과를 얻었다고 해도 그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대다수의 제약사들이 내수시장에서 돈을 벌어 직원들 월급주면서 성장하고 있다. 한쪽에 쏠린 시선은 리스크에도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작년 한미약품의 글로벌 기술수출 해지 소식이 좋은 예다. 한번의 기회가 줄어든 것 뿐인데 주식시장은 기업이 도산한양 출렁거렸다. 이로인해 일반 투자자들이 많은 피해를 봤다. 작년 한미약품은 전해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금 반영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매출액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내수시장 영업력을 바탕으로 제약업계 3~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삼성전자같은 글로벌 스타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모든 제약회사가 그럴 수 없고, 필요도 없다. 내수시장에서 제네릭약물, OTC로 사업하는 기업도 필요하다. 이는 국내 환자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지금 신약, 바이오시밀러와 대비되는 제네릭, OTC는 찬밥신세나 다름없다. 제네릭은 약가만 인하됐지, 오리지널과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출시후 1년 뒤에는 오리지널약물과 가격이 똑같아지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도 뒷전이다. OTC 시장도 정부는 기업에 맡긴 채 시장 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약, 글로벌시장, 바이오시밀러에 쏠린 시선은 정부의 산업육성 정책 방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내수시장을 홀대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만 매진하는 것은 올바른 육성정책은 아닌 것 같다. 정부부터 다양한 시선으로 제약산업을 봐야, 대중언론도, 주식시장도 올바른 인식을 지니지 않을까. 해외에서 돈 못벌어도 청년 일자리 만들고, 싸게 의약품 공급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지금 시대가 원하는 기업이 아닌가.2017-02-02 06:14:50이탁순 -
[기자의 눈] 포지티브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악당이 하나 있다. 손님을 침대에 눕혀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를 자르고, 작으면 침대에 맞게 사지를 늘린다. 당연하지만 손님은 죽는다. 프로크루스테스 얘기다. 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융통성이 없거나 일방적인 기준에 다른 사람을 억지로 맞추려는 아집과 편견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간혹 약가제도 시스템, 그 중 포지티브 시스템 원리주의자(?)를 보면 이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국의 약가제도는 2007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시행한 이후 상당부분 진화해 왔다. 해석은 가지가지다. '예외의 역사'라고도 하지만, 현실에 맞춰 모난돌을 세련되게 단련해왔다. 독특한 한국적인 건강보험시스템과 약물이용 행태도 영향을 미쳤다. 어디에도 '절대선'이 없으니 지난 10년의 역사는 이렇게 진척돼 왔다. 이런 약가제도를 놓고 우리가 진보나 보수, 이른바 '보혁'을 얘기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게 토론회에서 보면 마치 이런 진영논리가 보이는 듯 하다. 포지티브의 원칙, 다시 말해 근거에 입각한 비용효과적인 의사결정은 선이고 그렇지 않은 예외는 변칙이거나 '결탁', '부정'으로 거론하는 기류가 있다. 그리고 이런 기류는 때로는 '진보'라는 외피를 쓰고 나타난다. 포지티브 10년은 붙힘이 많았다. 그리고 이 짧은 역사 안에는 '반성적 급부'가 적지 않다. 바로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한 완화된 조치들이다. 지난 20일 권미혁 의원 주최로 열린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몇몇 전문가들은 이런 규제완화가 선별목록제를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선별목록제도가 시행된 이후 신약 접근성, 특히 대체 가능한 약제나 치료법이 없는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조차 급여권에 진입하기 어려워 반성적으로 마련된 완화조치들을 싸잡아 '친기업적인' 비정상적 왜곡으로 치부하고 비판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 적어도 그 '반성'이라는 흐름, 곤궁한 환자들의 비탄에 화답할 준비가 충분치 않았다면 더욱 그렇다. 사실 위험분담제로 대표되는 일련의 규제완화 조치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지만 일종의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한 비상구이자 선별목록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숨통을 틔워준 작은 출구로 보는 게 합당해 보인다. 포지티브 10년, 그리고 평가와 대안을 모색할 현 시점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진화였는 지 후퇴였는 지 똑바로 바라보고 평가해야 시점이다. 원리주의적 측면에서 ICER 탄력적용이 부당하다고 이야기하고, 이런 비상구조차 원칙을 훼손하는 '불순물'이라고 치부하는 태도. 외람되지만 이런 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로 비춰지는 건 왜 일까.2017-01-24 06:14:50최은택 -
[기자의 눈] 다국적제약기업과 오너십 부재개봉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 '베테랑'을 최근에야 보게 됐다. 안하무인 재벌 3세 역을 맡은 배우 유아인 씨의 연기도 인상적이지만, 영화 속 전개가 우리네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으리란 생각에 가슴 한켠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왜곡된 주인의식에서 비롯된 일부 경영진들의 갑질 행태. 제약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란 생각 탓이다. 그런데 요근래 만나본 다국적 제약사 직원들은 정반대의 불만사항들을 털어놨다. 기업문화가 비교적 합리적일 것 같은 외국계 회사에서는 되레 경영진들의 '책임의식 부재'로 인해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기본적으로 한국 직원들에 대한 애착이 없는 데다, 성과를 쌓은 뒤 승진하려는 욕구가 강하다보니 직원들 복지는 뒷전이라는 것. '본사 방침'이란 핑계로 직원들의 요구는 묵살한 채 근로기준법을 어기는 일도 비일비재하단다. 한국인 사장도 예외는 아니라고 토로했다. '바지사장', '꼭두각시'라는 극단적 표현이 이들의 심경을 대변해주는 말이리라. 지난해 2월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은 뒤 크라우스 리베 임시대표가 9개월째 공백을 채워가고 있는 노바티스만 해도 그렇다. 내부사정이야 다르다지만 회사를 포함해 전현직 임원들이 줄줄이 연루된 법정 공방을 진행 중인 한국노바티스는 권한대행이나 다를 바 없는 임시대표 체제를 9개월째 이어오고 있다. 때문에 기약없이 '임시사장'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노바티스 직원들의 속앓이가 만만치 않다는 후문이다. 본사가 한국법인의 철수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란 소문이 끊이질 않는 것도 '임시'라는 직함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며칠 전 만났던 한국노바티스의 직원은 "한국법인을 철수하다는 설은 근거없는 낭설에 불과하다. 크라우스 리베 사장이 단기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에 와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임시대표 체제가 장기화 되면서 조직 내부에 불안심리가 확대되고 있음을 일부 인정했다. 리베이트 기업이란 오명을 씻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평가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내부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은 "이러다 신임 대표가 오면 성과기반 평가방식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는 얘기였다. 임금협상 결렬로 인해 사측과 갈등의 골이 깊어져 가고 있는 노조원들이나 일부 직원들의 주장만 듣고서 다국적 제약사들 전체를 매도하고픈 생각은 전혀 없다. 취재를 하다보면 "저 회사 참 다닐 맛 나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기업도 분명히 있다. 다만 "부당대우를 받고 있다"거나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업무에만 매진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만들어 나간다는 게 그토록 이상적인 주장인건지, 한번쯤은 다같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국 직원들이 원하는 건, '진정한 오너십'이다.2017-01-16 06:14:50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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