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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상비약 접근성만 따지면 국민건강 위협오늘(4일) 안전상비약 품목확대 조정을 위한 5차 회의를 앞두고 지난 일주일 여 약사사회는 그 어느때보다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번 자리에서 위원회의 최종 의견으로 정리해 정부에 제시할 수 있다는 예측이 흘러나오면서 약사들은 어느때보다 총력을 다해 품목 조정을 반대하는데 더해 현행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전반의 상황을 볼때 기류는 이미 품목 확대 쪽으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는 것 아니냐는 설도 제기된다. 복지부가 시민단체, 약학회, 의학회, 공공보건기관 등 위원 추천을 받아 총 10명으로 구성한 이번 심의위원회에서 약사회를 제외하고는 품목 조정에 크게 반대할 인사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 만약 복지부가 이번 회의에서 표결로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면 품목 조정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여전히 지난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에 현 정부까지 적극적으로 가세하는 이유는 쉽게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번 정책이 추진 이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어떤 정책적 개선도 없었기 때문이다. 약사사회를 넘어 국회에서도 편의점 의약품 판매 안전성 문제에 대한 지적이 지속돼 왔다. 여타 재화가 아닌 의약품의 특성상 안전성은 무엇보다도 우선시 돼야 할 가치인데 반해 상비약 도입의 원리인 접근성과 편의성이 지난 정부에서 무리하게 추진해온 정책이라는 것. 이를 보완할 만한 정책은 도입 5년이 지나도록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김상희 의원은 편의점 직원 상비약 교육 의무화를 골자로 한 약사법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어 전혜숙 의원도 지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에 편의점 안전상비약 교육 직원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정작 상비약을 판매하는 것은 아르바이트생들인데 반해 편의점주에만 교육을 하는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복지부 관계자들이 직접 편의점에 가 약을 사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문득 최근 한 시민이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편의점에서 상비의약품을 구입해 복용한 후 별다른 고지 없이 복용한 약의 부작용을 인지한 후 두려움을 느꼈다며 편의점 의약품의 안전한 관리와 판매를 요구한 내용이 떠오른다. 그는 “약 복용 후 자칫하면 졸음운전으로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던 상황이 아찔하다”며 “약국에서 약사의 한마디라도 들었다면 조심했을 것을 어떤 이야기도 없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 약을 샀던 게 문제”였다고 했다. 일반약의 접근성 향상만으로 국민건강권이 담보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무분별한 상비의약품 복용은 자칫하면 편의란 미명 하에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특히 지금은 상비약 품목 확대가 아닌, 안전한 사용관리를 위한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할 시점이다.2017-12-04 05:29:53김지은 -
[기자의 눈] 지출보고서 작성 '기대'와 '우려'내년부터 제약사 지출보고서 작성이 의무화 된다. 이미 시행은 되고 있지만, 시행 첫 해 다음의 회계연도에 적용한다는 약사법 개정안에 따라 2018년 1월 1일이 첫 시작인 셈이다. 한국판 선샤인 액트라고 불리는 이 제도가 제약산업에 가져올 변화가 기대된다. 그동안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보관하거나, 제약협회에 보고하는 수준에서 그쳤지만 정부 차원에서 경제적 이익 제공을 살펴보겠단 의미이기 때문이다.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쌍벌제와 투아웃제 등을 적용해 온 정부가 이제는 '나무'를 보는 게 아닌 '숲'을 보겠다며 시야를 넓힌 것과 같다. 제약사가 의료인 및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 제공이 체계적으로 기록되고 관리된다는 것은 마케팅 활동과 각종 의약품 프로모션 방식 및 결과가 데이터화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좁게는 영업사원에서 넓게는 영업부서와 마케팅 부서, 제약사, 의료기관까지 행적이 적히게 된다. 이러한 자료들이 쌓여 다시 다양한 마케팅 및 영업 활동에 쓰일 수 있다. 정부에서도 제약사들이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이 얼마만큼의 규모로 지급되고 있는지, 의료기관과 제약사의 활동을 좀 더 객관적이면서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단 제약사로서는 공정하게 제공한 이익 내역을 떳떳하게 공개함으로써 사회적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와 의약품 밀어넣기, 영업사원의 자살 이야기는 사회 한 면을 다루어 왔다. 보편화 된 것은 아니지만 없는 것도 아닌 사실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제약산업 전체 모습으로 보여졌다. 그러다 한미약품이 '신약'을 기술수출 한 이후 제약사에 대한 '리베이트' 중심의 부정적 이미지가 바뀌었단 신호가 감지된다. 바로 제약사 취업 현장에서다. 산업의 발전을 위한 우수한 인재의 유입은 필수불가결이다. 최근 한 국내 제약사의 취업설명회에서 취준생들은 리베이트 보다는 어떠한 업무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대학생들이 제약사 취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출보고서 작성이 시행됐다고 당장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없지만, 그 환경을 만들어가는 땅에 씨앗을 뿌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소한 기자가 만났던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선샤인 액트는 알아도 시행시기와 작성방법, 세부 내용은 잘 모르고 있는 듯 보였다. 한 영업사원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게 맞냐"고 물었고, 또 다른 사원은 "그게 뭐냐"고 물었다.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 순간이었다. 이미 정부와 언론, 제약사를 통해 숱하게 발표됐음에도 '영업 현장'은 마치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하물며 의료기관 및 의료인들은 어떨까. 물은 트는 대로 흐른다는 속담이 있다. 영업사원들을 어떻게 흐르게 결정할지는 제약사의 역할이다. 의료인과 의료기관은 정부의 몫이다. 큰 그림은 작은 조각으로 맞춰지는 것 아닐까.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2017-11-30 06:14:53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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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약·바이오 과도한 기대는 투자에 '독'개인적으로 거품논란과 상관없이 신약개발 기대감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생각한다. 어차피 신약개발 투자와 실적이 비례할 순 없다. 신약개발 하나만 보고 기업을 운영하는 벤처에게 실적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부탁이다. 다만 기대감의 근거가 되는 미래가치를 더 냉정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빅파마 관점에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애널리스트가 저 약이 상업화되면 1조원 가치가 있다고 가정하자. 1조원 수익을 내려면 일단 상업화 성공이 우선이고, 다음으로 잘 팔아야 한다. 그런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저 두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1조원 가치의 약이라면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판매돼야 할 터.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임상이 필요한데, 임상1, 2상은 그나마 자금력이 따라줄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3상임상을 홀로 수행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냉정하게 따져서 대기업 자본이 아니면 어렵다고 봐야 한다. 물론 셀트리온처럼 이런 악조건을 뚫은 기업도 있긴 하다. 상업화 이후 시장판매도 문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선진 시장에 해외판매망을 갖춘 기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유통망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에 나선다면 1조원은 커녕 100억원도 올리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신약개발을 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게 최적의 시나리오는 유통망이 잘 갖춰진 빅파마에 신약 판권을 이전하는 것이다. 더 냉정하게 보면 돈이 많이 드는 3상임상 진입 전에 라이센싱 아웃하는게 최선이다. 라이센싱 아웃 이후 상업화에 성공, 빅파마가 1조원어치 약을 팔았다면 국내 개발업체의 수익이 1조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로열티가 판매액의 최대 10%라면 1000억원이 국내 개발업체에게 돌아가는 돈이다. 물론 기술이전 시 합의한 계약금, 마일스톤을 합치면 연간 로열티의 두배 이상 수익이 가능하다. 이 모든 과정에 성공해 기술이전 수익으로만 매해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신약개발 회사, 냉정하게 국내 제약업계 매출액 순위 10위권 밖이다. 매출액 기준 국내 10위권 제약사들은 내수시장에서도 신약이 아닌 개량신약·제네릭으로 2000억원을 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직까지 신약 기술이전 성공, 미국 FDA 승인, 로열티 1000억원을 올리는 국내 기업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성공확률을 논하기도 어렵다. 이것이 기대감으로만 국내 제약·바이오에 투자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 1조원 가치라도 온전히 1조원이 국내 업체에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오로지 데이터와 결과만 갖고 판단해야지, 기대감 하나만 믿고서는 실망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임상단계에서 신약을 복용한 환자 1명이 완치했어도 임상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임상3상에서 대규모 대상자에게 시험하는 것은 그 약이 1명이 아닌 다수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그래서 3상임상의 성공률은 30%에 불과하다.2017-11-23 06:14:53이탁순 -
[기자의 눈] 선별급여와 등재비급여 달리 접근해야"고가 신약을 등재시키면서 (선별급여를 적용해) 본인부담율을 달리하면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약값이 환자에게 전가되는 측면이 있고, 결과적으로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 지 따져봐야 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15일 데일리팜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에서 등재비급여가 '선별급여' 대상이 될 수 없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케어에서 약제 보장성 정책은 '선별급여'와 '재난적 의료비 대책', 두 가지로 요약되는 데, 등재비급여는 '선별급여'가 아니라 '재난적 의료비 대책' 패러다임에 속한다는 의미다. 이는 '예비급여(행위/치료재료)'와 '선별급여(약제)'는 동일하게 본인부담율을 차등화하는 방식인데 하나(예비급여)는 등재비급여와 기준비급여를 모두 포함하지만, '선별급여'는 기준비급여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관적이지 않은 접근법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문케어' 설명자료에서 "고가의 중증 신약의 경우 협상력 약화 등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었다. 약제 등재비급여 급여화 대책은 일단 유보한다는 의미다. 곽 과장은 전반적인 약제 급여정책과 관련해 제약계, 환자단체, 시민사회단체, 전문가그룹 등의 시각이 달라 한쪽으로 치우친 결정을 내리기 곤란하다는 정부의 고충도 설명했다. 고충은 이해할만한데, 등재비급여 대책을 고민하면서 '선별급여'를 연계시켜 해법을 찾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가령 위험분담제의 '환급형'은 보험자 부담측면에서 보면 제약사가 환급률을 통해 비용효과성을 충족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선별목록제 원칙에 반하는 '툴'이 아니다. '선-등재, 후-평가' 방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체제가 없는 데 급여 적정평가 당시 임상적 근거가 충분히 확립돼 있지 않았거나 경제성평가를 수행할 만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약제가 있다고 하자. 이런 경우 경제성평가를 생략하고 약가협상을 통해 '리스크'를 분담했다가 사후재평가를 통해 비용효과성을 충족시킨다면 변형된 형태(결렬 시 보완대책은 일단 논외로 한다)이기는 해도 역시 포지티브리스트 원칙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환급형'을 위험분담제에서 분리해 대상을 확대하고, '선-등재, 후-평가' 방식의 제도를 채택하면 등재비급여는 상당부분 해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케어 약제 보장성 정책=선별급여&재난적 의료비 대책'이라는 기계적인 틀을 버릴 필요가 있다. 한 사이클을 돌아온 위험분담제 약제 재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복지부도 다양한 시각에서 이 제도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이 등재비급여 해법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기회다. 기등재의약품의 복수 적응증에 대한 본인부담 차등제 성격인 '선별급여'와 등재비급여는 복지부 우려처럼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게 합리적이다.2017-11-16 06:14:52최은택 -
[기자의 눈] 심평원, 백운산 둘레길에 핀 이야기꽃듣던대로다.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날이 갈수록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취임 이후 의료계와 쌓인 '오해를 이해'로 바꾸겠다고 하더니, 정기인사에서는 공감능력이 통했었다. 취임 8개월을 맞은 어느새, 심평원 직원들의 입에서는 '소통'이라는 단어가 멈추지 않는다. 지난 3월 다섯번 째 의사출신 심평원장으로 취임한 김 원장. 그는 취임과 동시에 소통을 강조했다. 개인, 조직, 국민 간 소통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하더니 그 약속을 지켜내고 있다. 김 원장의 소통화합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가운데 출퇴근을 하는 기관장들이 있는 반면, 충북대학교 총장과 충북대병원을 역임하면서 청주를 떠나지 않았던 김 원장은 심평원 본원이 위치한 강원도 원주 사택으로 이사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미담은 아직까지도 심평원 내부에서 회자된다. 일주일에 한 번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업무를 볼 때는 직원들에게 야식을 '쏘거나' 복날 함께 '치맥'을 먹으러 가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때마다 직원들은 '권위를 버린 모습'이라며 김 원장을 치켜세웠다. 김 원장의 소통은 감성적 리더십으로 이어진다. 산과 들이 울긋불긋 가을색으로 물든 8일 오후, 김 원장은 직원들과 함께 '문화소통 프로그램'을 즐겼다. 각 부서마다 2명씩, 60여명의 직원들은 김 원장과 함께 원주 백운산 둘레길을 걸었다. 왕복 8km. 사전답사팀에 따르면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걷는 거리인데, 2시간을 훌쩍 넘겼다. 진행팀은 이어진 프로그램 시간을 늦추기 바빴다. 8km의 거리를 걷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소통의 테두리에서 대화가 빛났다. 정권이 바뀌고, 국회 종합감사가 끝난 지금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물갈이'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김성주 전 의원이 이날 취임했고, 건강보험공단은 성상철 이사장의 후임을 공모 중이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지난 정권에서 임명한 원장 교체설이 돌고 있다. 다른 기관장이었다면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신규 직원까지 참여하는 문화소통 행사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 원장은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함께 백운산 둘레길을 걸으며, 김 원장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심평원 직원들은 정말 똑똑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데 바깥에서 보는 사람들은 '조용하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채근한다. 하지만 그런 직원들을 믿고, 뭐든 자신있게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켜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본다."2017-11-09 06:14:53이혜경 -
[기자의 눈] 공공심야약국과 불법의료 그리고 의사의사와 약사는 국민보건의료를 책임지는 스페셜리스트다. 의사는 환자 질병진단과 약물처방을 이행하고 약사는 의약품 조제와 약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두 직능은 지역사회 보건의료에서 뗄 수 없는 파트너다. 이처럼 공생관계에 놓인 의사와 약사가 공공심야약국 지원법을 두고 직능갈등을 겪고 있다. 의료계는 공공심야약국이 활성화되면 불법이 양산된다고 외쳤고 약사들은 근거없는 비난이라고 맞섰다. 지금도 일부 약국에서 의사 처방전 없는 불법조제나 전문약 판매가 성행하고, 의사 면허범위인 진단을 약사가 침해한 뒤 일반약을 판매하는 행위도 자행되기 때문에 공공심야약국을 법으로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의사협회 주요 논리다. 하지만 의료계의 이같은 지적은 논리 근거가 미약해보인다. 공공심야약국 만족도는 이미 통계로 확인됐다. 서울과 수도권 성인남녀 1000명에게 공공심야약국 필요성을 묻자 필요하다는 답변이 88%를 기록했다. 야간·공휴일 공공약국 운영 제도화에도 응답자 92%가 동의했다. 이는 깊은 밤 갑작스레 찾아온 질병에 곤혹스런 국민들의 절박함이 반영된 수치다. 심야시간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 의약품 전문가로부터 복약지도 서비스를 받게 제도화해달라는 요구다. 약사들은 심야시간에도 응급 전문약을 필요로 하는 다수 환자들이 약국을 찾아오고, 일반약으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처방전을 받을 수 있도록 인근 가장 가까운 의료기관 정보를 전달중이라고 말한다. 의사와 약사의 보건의료 파트너십을 발휘해 아픈 환자들의 바른 치료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약사들은 의사들이 공공심야약국의 정부지원을 반대할 게 아니라, 공공심야병의원 지원 법제화로 심야의료공백 삭제를 외쳐야 할 때라고 했다. '공공심야약국=불법의료·조제 양산'이라는 의료계 주장에 약사 자존심엔 금이 갔다. 보건의료 파트너로서 배신감을 느낀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두에 언급했듯 의사와 약사는 국민건강을 지키는데 힘을 합쳐야 할 전문가들이다. 경기, 대구, 제주 등 지자체시가 효용성을 인정해 예산과 정책지원중인 공공심야약국을 타당한 근거없이 불법의 온상인냥 예단한 뒤 정부에 반대입장을 전달한 의료계 모습은 신사답지 못하다. 특히나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는 심야약국을 둘러싼 의사-약사 간 밥그릇 다툼으로 보일 소지가 크다. 의약사 간 직능갈등 제로를 요구할 수는 없을 테다. 다만 국민들의 건강이 최우선 돼야 할 공공심야약국 지원 정부정책이 의사와 약사의 치킨게임이 아닌 상호협력하는 윈윈게임이 되길 기대한다.2017-11-02 06:14:53이정환 -
[기자의 눈] 변화하는 약국개업 트렌드확실히 '문만 열면 돈이 벌리던 시대'는 지났다. 최근 외식업계 유명인사 백종원씨가 일반인 창업자들을 트레이닝시키는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만 열어놓으면 손님이 오던 시대는 지났다"고. 외식업의 이런 '호시절'은 예전에 끝난 지 오래다. IMF 이후 정년 개념이 사라지면서 일찍 회사를 퇴직한 인력이 대거 외식업계에 쏟아져들어왔고, 취업이 쉽지 않은 젊은이들도 희망을 안고 외식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탓이다. 때마침 미디어가 '같은 값이면 고급스럽고 맛있는 음식'을 경쟁적으로 소개하면서 이제 외식업계는 유명세나 입소문이 없는 점포는 살아남기 힘든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약국도 마찬가지다. '개국만 하던 성공하던 시절'은 끝났다고 약국 관련 업체들이 입을 모은다. 지금은 유동인구와 처방전이 확보되지 않는 한, 아니 유동인구와 처방전이 확보된다 해도 안심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변화는 수년 전 시작됐다. 그저 '약국'을 열었던 시대를 지나 젊은 약사를 중심으로 '나만의 약국'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콘셉트를 독특하게 잡고 인테리어가 예쁜 약국들이 우수수 나타났다. 이들은 약국 안에 집중하고 '내가 잘 하는 것', '내가 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했다. 그래서 지역마다 입소문을 탄 약국을 나 역시 심심치않게 찾아다녔다. 최근 일어나는 약국 변화는 좀 더 적극적이다. '내 약국'에서 벗어나 밖을 보기 시작한 약국들이 감지된다. 즉, 약국이 들어선 지역, 유동인구 연령대와 특성을 고려한 진짜 '입지분석'에 입각한 약국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국한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서울의 한 약국도 그런 경우다. 카페자리에 약국을 내면서 처방전 확보보다는 입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낮보다 밤에 활동하는 유동인구가 많고, 1인 가구가 많아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율도 많다는 점에 착안해 동물약을 다양하게 갖추고 점심에 오픈해 늦은 밤까지 운영하는 약국이 되었다. 약국장의 고사로 인터뷰를 할 수 없었으나, 젊은 약사들의 분석과 고민으로 또 하나의 '지역에 맞는 동네약국'이 생겨났다는 건 큰 의미로 다가왔다. 약국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 약국 안은 물론 밖을 본 새로운 지역 맞춤형 약국이 더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약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도 꼭 필요한 트렌드다.2017-10-30 06:14:53정혜진 -
[기자의 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시대정신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CMO 기업을 기치로 송도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첫 삽을 떴다. 인천광역시 역시 삼성이라는 무한투자가치를 인정해 제5공구 부지 8만 3000평을 50년 간 무상임대하는 조건을 내세우는 등 유치에 많은 공을 들였다. 6년이 지난 지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글로벌 1위 스위스 론자(26만리터)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5만리터)을 능가하는 36만리터 규모의 배양시설을 갖췄다. 실제 제품 생산으로 얻어지는 매출 실적은 론자의 15분의 1 수준이지만 시가총액은 22조 4000억원으로 론자보다 3000억원이 높은 편이다. 아직 사업초기 단계라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국면이지만 우리나라 CMO분야 저력을 세계 각국에 선양한 점은 국민적 칭찬을 받을 만하다. 삼성의 파워 즉 충분한 자본력과 기술력, 네트워크와 브랜드네임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정작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지척에서 바라보는 인천시의 여론은 곱지 않다. 불씨는 최고정책결정자와 시민 간 정보의 단절과 비대칭에서 비롯됐다. 당시 유치성과에 함몰된 인천시는 아무조건 없이 50년 간 토지무상임대라는 파격조건을 내밀었다. 지방재정의 큰 축이자 지방세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토지임대수익이라는 알토란을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만성재정적자 지자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난센스다. 과연 참여행정으로 의회와 시민단체, 학계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치문제를 열린 광장에서 진중하게 고민했다면 방향성과 결과는 어땠을까.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은 인천광역시 공유재산관리조례와 외국인투자촉진법시행령의 정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계 다국적기업 퀸타일즈가 출자총액의 10%를 소유함으로써 외국인투자기업의 지위를 획득했다. 6년여가 지난 현재 퀸타일즈 지분율은 0.07%로 감소됐고, 잔존자본가치로 환산하면 11억 1000만원에 불과하다. 통상적 관점에서 볼 때, 삼성 계열사 간 자본 74%와 외국인기업 자본 0.07%로 구성된 법인이 외국인투자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며 50년 간 1000억원의 토지임대료를 면제 받는 게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10억 넣고, 1000억원을 먹는 큰 장사다. 혈세가 수도꼭지 틀어 놓은 듯 줄줄 새지만 현행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손대기가 쉽지만은 않다. 토지 무상임대 면제요건을 보면, 인천광역시 공유재산관리조례 제32조에 의거, 계약 체결일로부터 5년 간은 외국인투자금액이 미화 2000만 달러(225억원) 이상 유지, 그 이후부터 외국인투자기업이면서 1일 평균 고용인원 300명 이상 등을 충족해야 한다. 외투법 역시 투자금액이 1억원 이상이면 외국인투자로 보고, 외국인투자기업 등록 후 주식이나 지분의 일부 양도나 감자 등으로 본문의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이를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퀸타일즈의 의사결정에 발언권이 없다'며 5년 후 지분율 0.07% 감소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아끼고 있다. 물론 퀸타일즈는 나름의 사정으로 출자금을 회수했을 것이다. 그런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식으로 출자금 회수 타이밍과 잔존투자금 법적 가이드라인이 절묘히 맞아 떨어지는 건 단지 우연일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득과 만류에도 반드시 회수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면 전액회수가 아닌 '알박기식' 투자금 존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회수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음에도 굳이 잔존투자금 10억원 전부를 가져가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않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입장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법의 실효성을 따지기 전, 인천시의 민심과 여론의 향방을 살피는 것도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는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물론 50년 간 토지 무상임대 조건은 사인과 사인의 계약으로 존중돼야 함이 당연하다. 조령모개식 법 집행은 사회혼란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령은 시대에 맞게 합리적 개정이 필요하고 역사적으로도 그렇게 순응해 왔다. 경국대전은 500년 전 최고의 법전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듯 말이다. 여론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면 인천시민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호흡하고 발걸음을 맞추며 공동의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 한다. 더 이상 법이 보장하는 울타리 안에서 귀를 막고 눈을 가린 '나홀로 돌부처'가 되어선 안된다. 이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답할 차례다.2017-10-26 06:14:54노병철 -
[기자의 눈 ] 시민 속으로 뛰어든 약사들의 힘"하나. 나는 약사로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돌봄사업에 참여하고, 건강관리자로서 청소년과 노인이 안전히 약을 사용하도록 약물안전사용 교육에 앞장선다." 하얀 가운을 입을 약사들이 지역 주민들 앞에서 경건한 표정으로 선서를 한다. 광장 한켠에 마련된 부스에서 시민 한명한명의 건강 상담에 여념이 없다. 인천시약사회가 마련한 ‘인천 여성 건강 축제’. 지난해에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인천시약사회 여약사위원회가 지난해 인천시에 제안서를 제출해 선정된 사업이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행사가 진행되면서 인천시는 올해도 두 번째 행사 진행을 위한 지원을 결정했다. 넉넉한 예산은 아니지만 십시일반 지역 약사회, 분회, 회원 약사들이 힘을 보태고 수개월 간 행사를 준비했다. 그 덕일까. 이날 행사에는 시민 2000여명이 몰렸고, 약사들이 마련한 건강상담 부스와 다양한 체험 이벤트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시 지원으로 서울시약사회가 진행 중인 건강 축제에 이어 인천시약사회의 여성 건강 축제도 지역 약사회가 지자체 지원으로 진행하는 시민들을 위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 약사회 주축으로 지자체와 연계된 시민 대상 건강 축제는 서울시, 인천시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약사들이 지역 안으로 뛰어들고 있다. 건강을 매개로 지역 주민들과 소통 기회를 넒히는 동시에 전문가로서 사회공헌을 펼치려는 시도와 노력의 결과다. 최근 일부 지역약사회, 분회가 지자체와 연계해 진행 중인 방문약손 사업 역시 약사들이 지역 내 소외된 이웃들 속으로 들어가 소통하며 그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손꼽힌다. 약학대학 동문회와 지역 약사들이 사회공헌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무료 진료소 등에서 진행 중인 투약 봉사도 마찬가지다. 약국 안에서 올바른 의약품 사용을 유도하고 환자 안전을 관리하는 것이 기본적인 약사의 책무이다. 이제는 그것을 넘어 약국 밖에서 직접 시민을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며 공감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 역시 약사들에 요구되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됐다. 전문가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먼 얘기만은 아니다. 내 약국에서 만났거나 그러지 못했던 주민들을 만나며 그들과 공감하려는 노력, 그것이 곧 약사의 정체성을 살리는 동시에 국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일 것이다.2017-10-23 06:14:53김지은 -
[기자의 눈] 드라마속 내 모습…제약영업의 자괴감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고백부부는 반도체 등 핵심산업을 이어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이라고 불리는 제약산업의 슬픈 자화상을 나타났다. 남자 주인공은 제약사 팀장으로 거래 병원 원장의 민감한 사생활부터 전구 갈아끼우기 등 잡무를 도맡아 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일반적으로 그동안 쌓여 온 제약영업의 이미지다. 제약업계는 "현실을 정확히 보여줬다"며 '팩폭(팩트폭력)'이라는 평가를 했다. 작가는 드라마 대본을 썼지만 '드라마'를 보던 영업사원들은 현실 모습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물론 "이제는 그렇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모든 영업사원들이 드라마처럼 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선에서 예의와 격식을 차리며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드라마 속 캐릭터에 자신을 대입하면서 감정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영업사원들이 많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영업사원들이 드라마 하나에 내보인 씁쓸함은 무엇이었을까. 거래처 원장의 사사로운 일을 도맡아 하고, 저녁에는 퇴근도 못 하고 회식비를 결제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이, 때로는 병원의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에게 조차 무시당한다 해도 그건 업무상 힘든 것일 뿐이라고 한다. 많은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알아주지 않는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회사에서 알아주지 않을 때 자신이 해오는 일에 대한 자부심의 상실을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R&D개발과 신약개발이 미래라면서 투자를 늘리지만 정작 영업부서의 영업 모습은 1990년대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 태블릿 PC를 들고 다니면서 멋들어지게 디테일을 한다고 해도 결국 '누가 더 잘 영업을 하느냐'는 돈이나 인력을 제공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이다. 제약사들은 이를 돈으로 보상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영업만 잘하면 두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며 분기별, 제품별, 특정 기간 프로모션 등을 다양하게 내세운다. 돈으로 이들의 자부심을 살 수 있을까. 국내 주요 제약사 신입 초봉은 웬만한 대기업이 아니라면 사회초년생이 받기 힘든 3000만원에서 4000만원대로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많은 영업사원들이 제약산업에서 이탈해 나가고 있다. 제약환경은 해마다 변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영업이라고 하지만 영업사원들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 매월 실적 위주의 평가방식에서 탈피해 체계적인 영업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실적만 올리면 된다는 모습 대신 이들과 회사의 미래를 공유하고 지향점을 향해 함께 움직여가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 전통이라는 고백부부 속 영업 문화가 구태가 된 지금 필요한 건 CP같은 제제나 규제보다 먼저 내부적으로 변하겠다는 자세다. 영업사원들의 마음에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건 고용자인 기업의 역할이다. 제약영업은 매번 도입되는 품목과 자체개발 신제품, 여기에 기존 의약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한발 더 나아가 경쟁 제품까지 분석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업무도 많다. 드라마를 보며 영업사원들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고민하지 않았을까?2017-10-20 12:12:45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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