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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필요성우선 이 말부터 쓰고 싶다. "여러분,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빨리 달려가서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하세요!" 연일 독감 급증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2월 9일부터 15일까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가 48.7명이었다고 한다.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11월 16일 당시 7.8명과 비교하면 6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을 때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걸 뼈저리게 후회 중이다. 어처구니없게 백신을 맞았더라면 예방 가능했던 A형 독감을 앓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23일) 독감 4일 차다. 타미플루의 제네릭인 한미플루를 복용하고 있지만, 밤마다 고열과 함께 폐가 울리는 기침을 할 때면 '응급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몇 번씩 들 정도다. 독감 증상은 알려진 대로였다. 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독감은 보통 1∼3일간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을 동반하며, 콧물이나 재채기 같은 한 가지 증상이 아니라 두통, 근육통 등 전신적인 증상이 함께 동반된다. 지난주 수요일 오전부터 두통과 함께 재채기를 하더니, 목요일에는 이에 더해 걸음을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근육통이 왔다. 운전할 땐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 느낌이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입에서 "아프다"는 말이 혼잣말로 나올 정도가 되자, 중소병원을 찾았고 고열로 독감 검사를 했다. 검사료는 비급여로 3만원이었다. 면봉같이 생긴 진단 키트를 코 안에 찌를 듯 넣고 뺀 다음 5분 정도 기다리니 A형 독감 확진이란다. 약국 처방전 이외 진통제와 해열제, 비타민 수액까지 처방 나와 2시간 동안 병원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았다. 비급여로 3만8000원이 추가 결제됐다. 성인이라면 주사 행위료와 약품비까지 포함해 의원에서 1만5000원~3만원 사이에 접종 가능한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탓에 온몸의 고열과 근육통을 맛보고, 쓰지 않아도 될 비급여 약품비까지 지출했다. 여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전신 증상이 사라지면 기침 또는 콧물, 인후통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할 수 있단다. 내년 3~4월까지 독감이 유행한다고 하니, 이러한 고통을 겪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독감 예방접종을 하러 가까운 의원을 방문하길 권한다.2018-12-24 06:13:43이혜경 -
[기자의 눈] '직선제' 단점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요란했던 대한약사회장 선거가 끝났다. 새 회장이 당선됐고, 당선자들이 공약을 실현하겠다는 장밋빛 약속이 남았다. 한편으로는 직선제 시행 이후 최저 투표율을 간신히 면할 정도의 투표율과 '선거문자는 징글징글하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었다. '회원 모두가 참여해 직접 대표를 뽑는 직접 민주주의의 꽃'인 직선제에도 명과 암이 있다. 회장이 되려는 사람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민초 약사를 속속들이 만나며 약심을 파악할 기회를 얻는다. 일선 회원들도 약사회장이 될 사람을 만나 직접 정책 제안을 하고 쓴소리도 할 수 있다. 그만큼 회장은 회원의 일상에, 회원은 회무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보다 좋은 선거제도가 또 있을까. 하지만 어찌 보면 이보다 나쁜 선거제도도 없다. 모든 일이 그렇듯, 직선제에도 명과 암은 존재한다. 운동기간 동안 수백, 수천, 수만명의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무엇보다 '당선'되기 위해 후보자가 투자해야 하는 기간과 노력, 인맥과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매몰비용은 당선 후 회수하기 위해, 회장으로서 해서는 안될 일을 하게 만드는 빌미도 제공한다. 민초약사에게까지 자신의 비전을 홍보하기 위해 들이는 이 엄청난 무형, 유형의 가치는 낙선자에게 특히 과도한 좌절감과 상실삼을 준다. 선거가 양자 대결일 경우 특히, 새 집행부가 들어선 후까지 분열된 약사사회가 원상복구되지 않기도 한다. 이 '뒤끝'의 길이에 비하면 회장 임기 3년은 결코 길다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약사회 선거를 간선제로 돌릴 수는 없다. 이미 약사회원들은 자신의 뜻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직접선거제도에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회원이 대표를 직접 뽑는다'는 직선제의 대의명분을 이길 만큼의 가치가 간선제에 있다 할 수 없다. 우리는 어쨋든 불완전한 방식이지만 이 직선제를 운용해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보완점도 필요하다. 선거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선거가 끝난 후 약사사회는 재빨리, 억지로라도, 반드시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패자는 결과에 승복한 후 승자를 축하해줘야 한다.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되었다. 회자되는 말들을 들어보니 일부 지역에서 직선제의 뒤끝이 생각보다 꽤 오래갈 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든다. 한 표를 받기 위해 받들었던 회원들의 선택이라면 그 결과도 받들고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약사사회는 단점이 많을지언정 직선제를 더 좋은 선거제도로 이끌고 나갈 수 있다. 그것이 약사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2018-12-20 06:00:28정혜진 -
[기자의 눈] 약사 괴롭힌 문자폭탄 이대론 안된다한달여간 치열하게 전개된 대한약사회, 16개 시도지부장 선거가 마무리 됐다. 결과는 나왔고 당선자들에게는 선거기간 연일 쏟아냈던 공약과 정책을 실천하는 과제가 남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약사사회에는 또 하나 짚고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 한달여간 회원 약사들을 지겹도록 괴롭힌 전화 연락과 무차별 문자폭탄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법 개정으로 SNS 선거 등이 제한됐다. 더욱이 후보자의 약국 개별방문이 개표일을 10여일 앞두고 금지되면서 각 후보 선거캠프의 문자메시지, 전화유세는 더 극에 치달았다. 서울지역 약사만 하더라도 대한약사회장 후보 2명, 서울시약회장 후보 3명이 메시지를 보내니 하루 기본 5건 이상의 문자를 비롯한 전화연락을 받아야했다.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전송 건수는 늘었고 메시지 내용은 회원 약사들을 더 힘들게 했다. 한 후보당 2~3건은 기본이고 그 내용은 점차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나아가 지라시급 메시지로 변질돼 갔다. 메시지나 연락이 대부분 낮시간에 집중되다보니 약사들은 업무에 적지 않게 방해가 됐다는 반응들이다. 문제는 회원 약사들이 느끼는 피로감 뿐만은 아니다. 후보와 선거캠프에서도 문자메시지 전송으로 인해 느끼는 부담은 적지 않은듯 했다. 실제로 선거 시작 전부터 일부 후보나 후보 지지자들의 문자메시지 전송이 공론화되면서 경쟁적으로 후보 선거캠프에서는 문자를 전송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선거 후반에는 후보 선거캠프에서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문자메시지, 전화연락에 한정되다보니 더더욱 그랬다. 그렇다보니 문자메시지 전송으로 적지 않은 선거비용이 사용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데일리팜이 유권자 수와 지역 별 차이, 후보 별 문자 종류와 발송 횟수 등을 감안해 대한약사회장, 지부장 선거 문자 발송 비용을 산출한 결과 대략 3억원 정도가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약사회장 후보 2명이 지출한 금액만 1억5000여만원이었다. 이는 선거운동 기간 한 후보가 유권자에 하루 한건의 문자를 보낸다는 가정이었다. 사실상 최소 비용 산출 방식이었단 점이다. 실제 후보별 문자메시지 전송에 사용한 금액은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회원 약사들은 이번 후보들의 연일 계속된 문자폭탄과 그 안에 담긴 네거티브전에 적지 않은 염증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이를 계기로 약사회장 선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잡았단 젊은 약사들도 있다. 과열된 경쟁때문이라고 후보들만 탓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회원 약사들이 더 이상 약사회는 물론 자신의 권리 행사인 약사회장 선거 투표에 회의를 느끼지 않도록 문자메시지만 허용한 선거 규정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2018-12-16 20:36:25김지은 -
[기자의 눈] 국내 제약사의 연말휴가와 남성 육아휴직얼마전만 해도 다국적제약사들의 조기 클로징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12월초부터 문을 닫고 장기간 휴가를 가는 풍경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저 해당 본사가 속한 문화적 배경의 차이라며 우리 현실을 자위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조기 클로징이 국내 제약사에도 정착되는 모습이다. 작년부터 연말휴가를 가는 제약사들이 소개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두집 건너 한집' 꼴로 쉬는 제약사들이 늘어났다. 해당 제약사들은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해서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오히려 쉬면서 재충전하는 게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연말휴가는 개인 연차소진을 전제로 한다. 임직원 입장에서는 당연한 권리를 쓴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연차휴가는 있으나마나 였던 국내 산업계에 기업이 나서서 직원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회사의 연말휴가 문화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시되는 이 시대에 국내 제약회사가 올바른 기업문화를 선도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연말휴가가 정착된다 해서 국내 제약회사의 근무환경이 마냥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도 권위적인 문화와 수직관계, 여성 권익 측면에서는 한참 부족하다. 최근 보도된 남성 육아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 퇴직을 종용한 제약사 사례도 연말휴가 이면의 국내 제약사의 어두운 모습을 담고 있다. 여전히 직원 복지와 근무환경보다는 실적에 얽매여 있는 회사가 다분하다. 실적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임직원의 권리도 빼앗거나 묵살해버린다. 연말휴가 정착으로 '다니기 좋은 회사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지금 직원들의 다른 권익도 한번 챙겨보길 권한다. 최소한 법적인 테두리에서 말이다.2018-12-13 06:15:21이탁순 -
[기자의 눈]테마섹의 셀트리온 선견지명올해만 2조원 이상이다. 셀트리온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한 후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얘기다. 1974년 출범한 테마섹은 운용자산만 200조원에 달하는 세계적 펀드다. 테마섹은 올해 각 2차례씩 셀트리온 1조6497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4392억원 어치 주식을 블록딜(대량매매)했다. 방식은 100% 자회사 아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한 시간외매매(블록딜) 및 장내매도다. 수익률은 취득원가의 수십배를 웃돈다. 셀트리온만 봐도 테마섹의 취득원가는 현 주가의 수십 분의 1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테마섹은 2010년 5월 셀트리온 유상증자에 참여해 1223만주를 2079억원에 사들였다. 주당 매입가는 1만7000원이다. 2013년 6월에는 3차례 장외매수로 442만주를 1495억원에 확보했다. 장외매수 주당 평균가는 3만3788원이다. 결국 테마섹은 2010년과 2013년 셀트리온 주식 1665만주를 보유하는데 3574억원이 들었다. 테마섹은 올해 두 차례 블록딜에서 셀트리온 주식을 각각 33만6700원, 24만7000원에 처분했다. 합쳐서 1조6497억원 어치다. 이번 대량매매에서 어떤 취득원가의 주식을 처분했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수십배의 시세 차익은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테마섹의 막대한 평가차익에는 냉철한 기업 가치 판단 속 리스크를 안고 투자한 과거가 있다. 테마섹의 셀트리온 유증 참여 시기는 2010년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정착되기 전으로 불확실성이 높았던 때다. 이후 셀트리온은 존슨앤드존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2012년 국내, 2013년 유럽, 2014년 미국에 차례로 출시했다. 모두 해당 국가에서 레미케이드 최초 시밀러다. 최근에는 로슈 리툭산 시밀러 트룩시마도 미국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 주가도 급상승했다. 5년 기준으로 볼 때 2013년 12월 20일 3만952원으로 최저가를 찍은 후 2018년 3월 9일 39만2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5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주가가 급등했다. 테마섹은 올해 두 차례 블록딜 이후에도 셀트리온 주식이 1199만2794주나 남아 있다. 7일 종가( 24만5500원) 기준 2조9442억원 어치다. 투자원금을 수십배 확보하고도 3조원 가까이 셀트리온 주식이 남아있다. 테마섹의 셀트리온 선견지명이 나은 결과물이다.2018-12-09 06:10:58이석준 -
[기자의 눈]홍남기와 원희룡, 여야 의료영리화 커넥션기어이 개설 허가가 났다. 영리병원 이야기다. 모든 논란의 파해법(破解法)이 그렇듯 '조건부'라는 단서가 붙었다.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진료과목 역시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로 한정했다. 허가를 결정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논란을 의식했다. 그는 "국내 공공의료 체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단언했다. 모를 일이다. 영리병원이 공공의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가 제시한 '조건'이 변함없이 존속할 것이라고 어떻게 단언한단 말인가. 빗장이 하나둘 풀리면서 밀려올 의료영리화에 대한 우려를 "조건부허가 취지·목적을 위반하면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하겠다"는 그의 한 마디로 불식하기엔 여러 모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투자자들이 실망할 기색이라도 보이면 가장 먼저 빗장을 풀어헤칠 것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제주도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한 지 겨우 한 달여 만에 말을 바꾸는 그이기에 설득력은 더욱 떨어진다. 앞서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실시된 공론조사에선 응답자의 59%가 개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원 지사가 개설 허가를 내기 하루 전으로 가보자.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문제적 발언을 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어떤 법인가. '의료민영화법'이라는 딱지가 붙어 2012년 발의된 후 지금의 야당조차도 본격적인 논의에 부담을 느끼는 법안이 아닌가. 일련의 상황을 보면 공교롭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홍 후보자와 원 지사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처음 발의됐던 2012년 당시 정부와 여당으로 합을 맞춘 사이다. 홍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으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주도한 장본인이고, 원 지사는 같은 시기에 18대 국회의 지식경제위원회(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시간은 흘러 정권이 두 번 바뀌었다. 당시 여당 소속이던 젊은 정치인은 지사는 야권의 주요 인사가 됐다. 홍 후보자는 현 정부의 핵심 인물이 되기 직전이다. 어제의 동지가 여야로 갈라져 오늘의 적이 된 셈이다. 그러나 둘의 끈끈한 우정은 변하지 않은 듯하다. 의료민영화라는 암울한 미래 앞에 경제부총리와 야권 성향의 정치인이 뜻을 모은 셈이다. 국민이 염원하던 여야 대화합(?)을 이뤄내기라도 했단 말인가.2018-12-06 06:13:07김진구 -
[기자의 눈]약대신설 약사회·약학계 '패싱' 자초한 정부정부의 약학대학 정원 증원과 약대 신설 계획에 약사회와 약학계가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약사회·약학계는 연일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1월 중 심사에 통과한 신설 약대를 확정·공표한다. 새로 생길 약대 개수는 2개 내외다. 개국약사들은 정부가 이미 포화상태인 약사 인력을 제대로 된 근거없이 일방적으로 늘리려 든다고 비판한다. 약대 교수들도 약사 인력 추계의 미흡성과 함께 약대 신설 필요성 관련 약학계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복지부와 교육부는 '개국약사'가 아닌 '제약산업·병원약사' 양성을 위해 약대 정원 증가와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놨다. 구체적으로 복지부 약무정책과 관계자는 "약사 인력 확대는 갈등의제가 아닌 선택의제다. 산업·병원약사 수요는 꾸준히 제기된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산업·병원약사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35개 약대 정원을 늘려주는 것 보다 새로 약대를 설립하는 게 합리적이란 결론을 도출했다"고 했다. 약대 정원 증가는 현직 약사와 약대생에게 예민한 의제다. 약대 신설은 약학교육 백년지대계를 내다봐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약사를 늘리고, 약대를 신설하는 데 대한 견해는 정부나 약사회, 약학계 등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엇갈릴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약사회와 약학회 더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에 예민하고 중대한 이슈를 결정하는 데 있어 의견수렴 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복지부는 2030년 약사 인력 수요 전망을 근거로 교육부에 약대 정원 60명 증원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늘어날 60명 정원을 소화하는 방법으로 약대 신설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의견조회 공지나 TF회의, 공청회 등 절차는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가 약대 신설이란 답안지를 미리 정해놓은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중이라는 비판이 일견 타당성을 얻는 이유다. 약사들은 청와대와 정치권의 요구를 복지부·교육부가 전향적으로 수렴해 약사 인력을 늘리는 데 반영했다는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결국 이번 약대 증원·신설은 정부가 형식적인 공식 의견수렴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사회·약학계 패싱' 비난을 자초했다. 해당 이슈가 갈등 의제라면 정부가 갈등과 오해 최소화에 앞장서야 한다. 선택 의제라면 약대 증원·신설이 불가피한 이유를 앞세워 정부가 약사·교수 설득에 나설 일이다. 약대 신설 후 건전성 강화 방안을 설명하는 것 역시 정부의 의무다. 약대 신설은 결정됐다. 이제부터 정부는 약사회·약학계 내부 전문가 중 약대 심사위원을 선정해 신설 약대 신청서 검토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약사회·약학계 간 상호 오해를 최소화한 약대 정책이 요구되는 때다.2018-12-02 18:51:49이정환 -
[기자의 눈] 제약산업, 이제는 변해야 할 때다공동(위탁)생동 제한, 위탁제조 GMP 평가자료 제출 면제 폐지, 의약품 심사자료 요건 중 유전독성과 발암성 유연물질에 대한 품질관리 자료 제출, 금속불순물관리 가이드라인 제정 등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설하거나 개정을 검토 중인 원료·완제의약품 허가·심사 규제 관련 안건이 산적해 있다. 이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안전한 의약품 관리'다. 사실 식약처가 새로 만들거나 강화하겠다고 한 규제들은 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이 정도 수준에서 관리하면 괜찮겠다"고 했던 것들이다. 다만 현 시대에 와서 돌아보니 규제를 풀어주거나, 필수적으로 강화해야 할 항목이라고 판단이 든 것이다. 지난 7월 발사르탄에서 발암 유발 가능 물질 NDMA가 확인된 것은 국제적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 상징적 사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국내 제약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해외 진출이 필수다. 바다를 건너 제품을 팔기 위해 해당 국가의 규제 수준에 맞춰 의약품을 개발, 제조, 유통해야 하는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 식약처가 규제를 강화하는 이유다. 제약사들이 따라오면, 식약처도 다시 이에 맞도록 규제를 보완해나갈 것이다. 그렇다고 제약사들이 노력해오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보고도 알지 못 했던 것들, 무심코 지나쳐버린 것들이었을 수 있다. 따라서 내수 시장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으로 성장해왔다.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제약산업 환경의 핵심은 제네릭이기 때문이다. 새로 발표될 전방위적인 의약품 안전관리 규제 대책도 결국 제네릭을 외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제약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안내서가 돼야 한다. 제네릭을 캐시카우로 삼아 신약개발로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의약품 개발과 제조에 노력하지 않는 제약사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시장경제 논리다. 한편에서 제기되는 공동(위탁)생동 제한 등이 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통의 순간이 다가올 수도 있다. 걱정이 될 수도 있다. 복제약이던 신약이든 제대로 된 의약품을 만들고자 고민해 온 제약사라면 새로운 규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회사는 제네릭에 특화된 제약사입니다." "저희 회사는 개량신약을 위주로 신약 R&D에 주력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향후 10년 뒤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특화된 무기를 갖춘 제약사들이 많아질 날을 기대해본다.2018-11-29 06:10:33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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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일부 바이오벤처의 부적절한 기업홍보바이오벤처의 기업설명회(IR)가 줄을 잇고 있다. 신약 개발 또는 기술수출 전까지 마땅한 매출이 없는 바이오벤처 특성상 IR은 기업의 기술력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몇 안되는 통로다. IR을 통한 기업 가치 상승은 임상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긍정적 역할을 한다. 다만 일부 바이오벤처의 부적절한 IR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자사 물질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사 제품과의 비교는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대규모 기술수출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오스코텍도 그렇다.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레이저티닙(YH25448)이 글로벌 기업 얀센에 최대 1조4000억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판매량에 따른 러닝개런티 제외)으로 라이선스 아웃되면서 계약 금액의 40%를 가질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올 3분기 매출액 33억원, 영업손실 65억원의 오스코텍에게 턴어라운드 모멘텀이다. 오스코텍은 기술이전(11월 5일) 이후인 11월 13일 IR을 개최했다. IR 자료에는 레이저티닙 경쟁사 품목인 아스트라제네카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이 언급됐다. 레이저티닙과 오시머티닙을 같은 슬라이드에 띄워놓고 전체생존율(ORR) 등 효능(Excellent efficacy)과 안전성(Excellent safety)을 나열했다. ORR 레이저티닙 61%, 오시머티닙 51% 등이 명시됐다. 용량별 ORR 차이도 수록됐다. 대부분 수치는 레이저티닙이 높았다. 반면 물질별 임상 디자인은 환자수 정도만 소개됐다. 임상에서 약물 간 우월성, 비열등성은 직접 비교(Head to head)에서만 논할 수 있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간접 비교시에는 각주 등 확실한 표기를 해주는게 원칙이다. 직접 비교가 아니라는 문구는 적어도 자료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자칫 전후 사정을 모르는 투자자들에게는 레이저티닙이 오시머티닙보다 좋은 약으로 비춰질 수 있다. 현재 레이저티닙은 2상중, 오시머티닙은 3상을 거쳐 전 세계적으로 시판되고 있다. 비슷한 예는 에이치엘비 IR에서도 나왔다. 에이치엘비는 위암 등 다양한 암종 치료제로 리보세라닙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IR 자료에서 리보세라닙의 장점 중 하나로 낮은 부작용을 강조했다. 바이엘 스티바가, 바이엘 넥사바, 화이자 수텐과의 부작용 발현율을 비교했다. 고혈압 리보세라닙 30% 미만, 스티바가 20~50%, 넥사바 15~30%, 수텐 20~50% 식으로다. 오스코텍과 마찬가지로 타 약물과의 간접 비교다. 역시나 임상 디자인별 환자 효능 및 부작용이 다를 수 있다는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스코텍과 에이치엘비 IR 자료는 일반투자자들도 쉽게 볼 수 있는 홈페이지 또는 기업공시채널(KIND)에 게재됐다. IR 발표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기업도 있다. 안트로젠은 IR에서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고 말한지 이틀만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10월 31일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실패한 안트로젠은 11월 6일 열린 IR에서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묻는 투자자 질문에 "당분간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11월 8일 100억원 가량의 유증 결정 공시를 냈다. 바이오벤처에게 IR은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수단이다. 다만 부적절하거나 과장된 표현은 투자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기업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작은 소스에도 크게 반응하는 제약바이오주라면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한다.2018-11-26 06:10:16이석준 -
[기자의눈] 환자의 '각성'이 불러온 어떤 '오해'"의사 선생님, 제발 잘 부탁드릴게요. 살려만 주세요." 시대가 변했다. 의사에게 매달리며 읍소하는 일이 전부였던 환자, 혹은 환자의 가족들은 이제 수술 논문을 뒤지고 임상 시험 데이터베이스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gov)에서 신약을 찾는다. 국내 허가된 약이 보험급여 장벽에 막혀있을 땐, 유관부처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에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한 민원이 쏟아진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예외는 아니다.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 표현하는 관계자도 있다. '존재하지만 먹을 수 없는 약'을 바라보는 환자와 가족들의 분노는 이루말할 수 없다. 당사자가 아니면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절박함, 상승한 국민들의 지식수준과 인터넷의 발달에서 비롯되는 행정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이같은 시대의 변화는 정부와 제약업계 간 '빈번한 오해(?)'를 낳았다.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제도 특성상, 환자들에게는 '신약이 허가-제약사 급여 등재 신청-정부가 재정영향을 고려하느라 등재가 지연, 혹은 무산' 방식의 사고가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인 까닭이다. 즉 무조건은 아니지만 '신약의 등재'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환자와 제약사는 같은 이해관계에 놓이게 된다. 정부 입장에서 제약사가 아닌, 환자의 압박은 위력이 크다. 때문에 정부는 환자들의 놀라운 행정력 뒤에 제약사가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잖다. 어찌보면 합리적인 의심이다. 같은 이해관계에 놓였을때, 환자는 제약사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없는 것은 아니다. 환자단체를 종용해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을 형성하는 회사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시장성이 떨어진다 판단해 여론의 비판이 쇄도해도 아예 약의 도입을 무효화하는 회사, 정부의 보장성 방안에 포함될 것을 염두에 둬서 고의로 약가협상을 지연시키는 회사, 모두 실존한다. '오해'라는 단어 뒤에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하지만 지금은 제약사 입장에서도 환자는 '양날의 검'이다. 약의 허가 후 제약사가 세우는 등재 계획보다 환자들이 빨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화이자가 겪었던 유방암치료제 '입랜스' 사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오프라벨 적응증 이슈도 이제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있지 않다. 어려운 문제가 됐다. 그래서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 만약 어떤 제약사가 환자를 종용하다 발각된다면 큰 지탄을 받아야 겠지만 정부가 일일이 의심하며 소모하면 안 된다. 환자들이 키운 신약에 대한 대중성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2018-11-22 06:10:00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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