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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동문·파벌로 얼룩진 분회장 선거1월이 끝나가고 있다. 전국 분회 총회도 대부분 마무리됐다. 총회에 맞춰 각 지역약사회가 서둘러 차기 분회장을 선출했다. 치열했던 선거와 추대를 위한 교통정리를 뒤로 하고 이제는 화합하고 단결해 지부 총회와 대한약사회 총회, 현안 대응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러나 총회를 막 마친 분회들에서 과연 화합이 가능할 지 우려가 짙다. 지난 12월 대한약사회장 선거는 동문 개입을 막기 위한 제재를 포함한 첫 시험대였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표면적으로 동문 차원의 선거운동과 전화방 운영은 많이 줄어든 듯 보였다. 그러나 대약 선거에 미처 힘을 다 쓰지 못한 아쉬움을 쏟아부으려는 것이었는지, 엉뚱하게도 분회장 선거에서 여느 때보다 동문과 파벌을 내세운 보기 흉한 모습들이 만연했다. 상대 후보는 물론 후보의 출신대학을 싸잡아 비난하는 악플이 난무했고, 분회장 선거운동은 대한약사회장 선거를 방불케하는 과열경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약사회 어느 인사는 오죽하면 "분회장 선거가 아니라 대한약사회장 선거인 듯 하다", "이러다 분회 다 망가지겠다"며 혀를 찼다. 당선 소감을 말 할 때는 다들 "이제는 화합하고 뭉쳐서 하나의 ㅇㅇㅇ약사회를 만들자"고 말했지만, 그 말에 공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올해 들어 부쩍 분회장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된 데에는 대의원 선출권이 영향을 미쳤다. '분회 대의원이 뭐 대수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이 지부, 대한약사회 총회에 파견돼 안건에 거수할 사람들이란 점에서 이는 국회의원 선거나 다름없다. 그 무게감을 아는 '파벌'에 속한 이들이 분회장과 의장에 목숨을 걸었다. 또 그 뒤에, 약사사회에서 '정당' 역할을 하는 동문의 입김이 없었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어떤 분회에서는 수년 째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원로 중의 원로 약사가 의장으로 출마해 의장까지 투표를 진행했고, 여기에서 낙선하자 자신이 지지한 분회장이 선출되면서 자연스레 감사 자리에 앉았다. 80이 넘은 그도 민망했는지 기자들과 눈이 마주치자 '난 안 하려 했는데, 굳이 날 이렇게 시키네'라며 허허허 웃었다. 또 다른 분회에서는 대의원 선출권을 두고 전에 없던 긴 토론이 벌어졌다. 달라진 정관대로 회원들에게 대의원 투표권을 넘기자는 원로 약사와, 분회장과 의장에게 위임하자는 또 다른 원로 약사가 설전을 벌였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이들의 속내가 빤히 보이는 이들에게는 특히 씁쓸한 광경이었다. 올바른 방향일까. 분회 차원의 정치력과 분회장의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도입한 규정이 또 다른 비정상적인 정치력과 영향력을 낳고 있다. 동문선거로 인해 약사회장 선거에서 정책과 공약 대결이 사라진 지 오래다. 분회장부터 대한약사회장 후보까지 모두가 들고 나오는 공약은 비슷비슷하다. 약사들이 해결해야 할 현안은 이미 수년 째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산적한 과제를 앞에 놓고 동문 간 헐뜯기로 선거 결과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현안 해결은커녕 제자리 걸음 중이다. 이제는 동문 대결로 번진 선거가 분회에까지 나타나고 있으니 민초 약사들은 후보 간 역량과 공약을 살필 필요성을 못 느낀 채 '회비 동결, '회비 인하'를 말하는 후보에게 표를 준다. 기대를 걸었던 달라진 선거제도와 선의로 개정한 대의원 선출 규정이 시작과 동시에 변질되고 있다. 이러면서 언제까지 '직선제'의 장점을 허울처럼 내걸 수 있을까. 기자들이 바라보기에 이 정도인데, 민초 약사들이 보는 약사회 '정치 수준'은 한숨이 나올 것이다.2019-01-27 12:24:37정혜진 -
[기자의 눈] 비개국 약사 신상신고와 선거권약사회장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비개국 약사의 신상신고를 두고 후보 간 갈등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부 선거에서 불거진 비개국, 면허 미사용 약사의 무더기 신상신고 논란은 분회 선거에서까지 확산됐고, 이 문제는 급기야 법정 분쟁으로까지 번졌다. 최근 경선을 치른 서초구약사회는 분회장 선거를 앞두고 홍역을 겪었다. 총회에 임박해 10여명의 비개국 약사들의 신상신고를 분회 선관위가 유보하면서 사태는 시작됐다. 선관위는 분회장 선거에 임박해 진행된 면허 미사용 약사들의 신상신고가 자칫 부정 선거로 이어질 수 있단 이유에서 신상신고를 우선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후 사태는 점입가경으로 흘러갔다. 경선에 나온 특정 후보 측에서 분회 결정에 노골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가 하면 신상신고를 거부당한 약사들은 급기야 법원에 분회장 선거권 허용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국 분회 정기총회 하루 전날 분회,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약사 법률 대리인은 법정에서 법률 다툼을 벌여야 했다. 서울시약사회장 선거로 시작돼 서초, 동작구약사회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선거인명부 조작 논란을 두고 민초 약사는 물론 사태에 개입돼 있는 당사자들 사이에서도 “약사회장 선거에 이렇게까지 해야되냐”는 자조 섞인 반응이 흘러나온다. 지나치게 과열된 선거 양상에 회원 약사는 물론 선거 당사자들도 지쳤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약사회는 불법선거권조사단을 구성, 대한약사회장와 지부장선거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해 선거권을 행사한 사례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사회 선거 주축인 대한약사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조차 인정하지 않는 조사단이 어떤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단순 이번 사태 해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약사회장 선거마다 불거지는 비개국, 면허 미사용 약사들의 신상신고를 통한 선거권 획득 문제를 명확히 짚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규정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선거때마다 지금과 같은 후보를 넘어 회원 약사들 간 불신과 반목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개국 약사들의 무더기 신상신고와 관련 "다른 후보도 다 하는데 왜 우리만 안되냐“며 항변 아닌 항변을 하던 한 분회장 선거 후보의 말이 떠오른다. 관례란 이름으로 비상식이 상식이 돼선 안된다. 비개국 약사 신상신고와 신상신고, 그 불편한 관계를 뿌리뽑을 구체적 규정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2019-01-23 19:58:08김지은 -
[기자의눈] 염변경약물 특허침해 피해 최소화해야대법원이 염변경약물은 존손기간이 연장된 물질특허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자 국내 제약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 2016년 12월 출시된 최초의 솔리페나신 염변경약물 이후 국내 다수의 제약사들이 염변경을 통해 특허를 회피, 시장 조기출시에 나섰기 때문이다. 1000억 규모를 자랑하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금연지원 사업 덕에 연매출 700억원까지 성장한 '챔픽스'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이 조기에 참여하게 된 것도 염변경 약물 덕분이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도 국내 제약업계는 염변경 전략을 통해 시장 조기진입을 노리며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대법원이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과는 다른 결론을 내면서 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해 있다.일부는 특허침해에 따른 피해보상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종 제약사 입장에서는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법은 법이기 때문이다. 현재 처한 위기가 절차상 하자에 의해 발생한 것은 아니므로 받아 들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제는 보다 꼼꼼하고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제품이 일찍 나온다고 해서 잘 판매되는 것은 아니므로, 개발시점부터 마케팅을 염두한 전략을 짜야 한다. 이에 영업·마케팅이 뒷받침되는 시장에 특화된 제품 위주로 개발을 최소화하고, 묻지마 제네릭(또는 염변경)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 제네릭뿐만 아니라 신약개발도 보다 효율성을 기해야 한다. 그저 유행에 따라가지 말고 성공할 만한 신약후보를 정확히 골라 투자를 해야 한다. 지금 제약 환경은 신약, 제네릭 모두 쉽지 않다. 이때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때다. 낙담하지 말고, 진정한 실력을 통해 우리 제약의 힘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2019-01-21 06:19:54이탁순 -
[기자의 눈]R&D 동력된 유한양행 도입신약도매상. 업계 1위 유한양행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매출에서 남의 약(상품) 판매 비중이 높아서 생긴 일각의 비아냥이다. 주인 없는 회사라서 단기 실적을 거둘 수 있는 상품 판매(코프로모션)에 의존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상품비중은 57%다.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결과론적 얘기지만 유한양행의 상품 판매는 기술수출 밀알이 됐다. 처음에는 국내에 한정된 코프로모션(공동판매)이었지만 알음알음 글로벌 본사와 스킨십을 갖는 지름길로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2019년 1호 기술수출 계약을 따냈다. 길리어드에 NASH치료제 물질을 7억8500만 달러 규모(약 8808억원)에 기술이전했다. 계약금은 1500만 달러(약 168억원)다. 주목할 점은 유한양행 NASH 물질이 동물실험도 끝나지 않은 선도물질에서 기술수출됐다는 것이다. 양사의 오랜 스킨십 없이는 사실상 계약이 불가능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한양행은 2012년 길리어드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17년 C형간염치료제 '소발비'와 '하모니', HIV/AIDS 치료제 '스트리빌드'와 '젠보야' 등 다양한 품목을 공동판매하고 있다. 양사의 협업은 원료의약품(API) 부문에도 뻗어있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 하보니, 소발디, 트루바다, 스트리빌드 등의 원료의약품을 유한화학으로부터 조달받아 길리어드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유한양행 전체 수출액의 90% 이상은 길리어드 등 API 수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최근 도입신약 스킨십이 기술수출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오랜 파트너 관계에서 연구소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 외에도 베링거인겔하임 등과도 다수 품목 코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유한양행의 도입 신약 전략은 R&D 동력으로도 작용했다. 올해 유한양행 R&D 비용은 매출 목표인 1조6400억원의 10.1% 수준인 1657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1064억원) 대비 600억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유한양행 상품판매는 기술수출, R&D 등 밀알이 된 동시에 도매상 오명도 날려버렸다.2019-01-17 06:10:41이석준 -
[기자의 눈] 6개월 전 이미 외양간은 무너져 있었다시간을 6개월 전으로 돌려보자. 지난해 6월 9일 오후 5시 30분, 40대 남성 A씨가 경북 포항의 한 약국에서 흉기난동을 벌였다. 약국 직원 B씨가 끝내 사망했다. 범인 A씨에게서 조현병 치료 전력이 발견됐다. 다시 6개월 후인 2018년의 마지막 날. 강북삼성병원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역시나 조현병 치료 전력이 있었고, 그가 휘두른 흉기에 누군가 목숨을 잃었다. 피해자만 약국 직원에서 대학교수로 바뀌었을 뿐이다. 조현병 환자가 위험하다는 요지의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겨우 6개월 만에 데칼코마니 같은 사건이 재발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아쉬운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앞선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정부는 물론 국회도 외양간을 고치려고 시도하지 않은 점이다. 새해 벽두부터 '긴급 현안질의'를 소집하는 최근의 모습과는 참으로 대조적이다. 참고로 약사 출신 국회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세 명이나 된다. 6개월 전 약국 직원이 사망한 시점에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조현병 환자를 비롯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관리 강화 목소리를 냈다면, 어쩌면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대학교수가 사망하는 사건을 막을 수 있지는 않았을까. 또 다른 아쉬움은 '의료인 폭행 가해자 가중처벌'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가중처벌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의료인 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더라도 정신질환자의 경우 심신미약의 이유로 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대다수 폭행 사건의 가해자는 정신질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보호자라는 것을 박 장관이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가중처벌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망사건'의 재발만 막고 싶은 것일까. 더 큰 아쉬움은 일련의 논의에서 '약국'과 '약사'가 쏙 빠져있다는 점이다. 실제 고 임세원 교수 사망 이후로 이른바 ‘임세원법’이 쏟아지는 과정에서 약사법 개정안은 단 한 건도 발의되지 않았다. 진료-처방-조제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약국·약사가 유독 피폭력의 위험이 적은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논의 시점이야 어쨌든 정부와 국회는 어떤 방식으로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아무쪼록 6개월 이후엔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2019-01-14 06:22:19김진구 -
[기자의 눈] 개방형직위 성공하려면 투명성 높여야식품의약품안전처 안전평가원의 바이오생약심사부장 공백이 계속되고 있다. 작년 12월 4명의 지원자가 있었지만 마땅한 인재가 없다는 결정에 따라 인사혁신처가 재공고 결정을 하면서다. 작년 12월 지원자들이 어떠한 이유로 탈락했는지 인사혁신처와 식약처는 밝히지 않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이 지원했는지도 모른다. 외부 민간전문가로만 알려져 있다. 바이오생약심사부장 재공모는 작년 12월 18일 마감됐다. 새로운 지원자들이 접수를 했지만 몇명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력개방형 직위는 민간에서 경험을 갖춘 인력의 전문성을 공공기관에서 활용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공직 조직은 물론 외부에서도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채용 절차에 있어 공개되는 내용은 극히 제한적이다. 재공고 결정을 하게 된 과정에 대해 국민들은 알 필요가 있다. 채용 과정에 투명성이 필요하다. 고위공무원 인사라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면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지원자에 대한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서도 안 된다. 다만 국민이 알 수 있게 지원자의 전공 분야와 탈락 또는 후보자 선정 배경에 대해선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의약품은 일반 국민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정부의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야 말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의 첫 걸음이다. 예로 작년 12월 5일 신임 의약품안전국장이 임명됐다. 바이오생약국장을 지낸 김영옥 현 안전국장이다. 신임 국장에 대한 내외부 평가에는 흠이 없다. 아쉬운 점은 인사혁신처와 식약처에 있다. 이원식 전 안전국장이 자진 퇴사하면서 식약처 내외부 공모를 통해 후임자를 물색했다. 당시 식약처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후임 국장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의약품 규제 정책을 진두 지휘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김영옥 안전국장에 대한 임명을 발표하면서 발탁 배경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신임 국장이 가진 전문성은 무엇이며, 이를 통해 향후 규제 정책을 가져가려는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하지 않았다. 외부 인재만 채용하는 경력형 개방형 직위나 내외부 모두 지원이 가능한 개방형 직위에 대한 채용 절차를 국민에게 알려야 할 의무와 필요를 정부는 가지고 있다. 작년 10월 개방형 직위 공고간 최재용 인사처 인사혁신국장은 "민간에서 쌓은 경험과 혁신적 노하우, 전문성 등을 공직에 활용해 국가 발전과 정부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하길 원하는 많은 전문 인재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했다. 공직사회에도 민간 인재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기존 공무 조직과 민간 출신 인력이 조화를 이루기 위한 첫 시작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사다. 즉 '투명성' 확보에 답이 있다.2019-01-10 06:19:13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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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원 20명 '초미니 약대' 시대의 개막정부의 약학대학 정원 60명 증원 계획이 교육부와 약학계 간 불협화음 속에 진행되고 있다. 전국 35개 약대 모임체인 한국약학교육협의회가 600여명 약대 교수에 교육부 정원배정 심사위원단 불참 독려 공문을 전송하면서 갈등 골은 더 깊어졌다. 약대 정원증원·2개 내외 약대 신설의 정책적 절룩거림을 차치하고 냉정히 현실을 짚어보자. 교육부는 약대 정원 60명을 늘리는 방법으로 2개 내지 3개 약대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는 결국 많게는 30명 정원의 약대 2곳, 적게는 20명 정원의 약대 3곳이 새로 탄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10년, 정부는 약대 갯수를 기존 20개에서 35개로 15개 신설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신설 약대에 배정된 정원은 25명~30명에 달했고 약학계는 "미니 약대 시대가 열렸다"며 우려했다. 채 30명도 되지 않는 정원으로 약대를 정상 운영하기란 애로사항이 많단 게 약학 교수들의 중론이었다. 약학계 사이에선 "이럴거면 신설 약대를 제비뽑기로 뽑을 걸 그랬다"는 자조섞인 말 까지 나왔다. 교육부는 9년 전 걸었던 길을 다시 택했다. 심사위가 3곳의 약대를 뽑게 되면 30명에도 못 미치는 정원 20명의 '초미니 약대' 시대를 앞두게 됐다. 이미 정원 30명의 미니 약대는 16개에 달한다. 이달 말 신설 약대 결과가 공표되면 미니 약대 갯수는 더 는다. 교육부가 제약산업 R&D 약사와 병원약사 육성이라는 목표 외에도 초미니 약대 시대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미니약대 교수진은 교원, 교육공간, 기타 설비 등 교육환경 개선의 어려움과 열악함을 누차 강조해왔다. 무작정 정원을 늘리고 약대를 신설하는 것 보다 선진국 수준의 임상약사와 미래지향적 산업약사를 육성할 수 있는 교육적 인프라를 강화하는 게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교육부는 이제부터 약학계와 함께 초미니약대 시대의 올바른 약학교육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정원 30명 미만의 약대에서 배출 될 약사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현 상황을 면밀히 진단하고, 새로 선정할 약대는 산업·병원약사 육성 커리큘럼과 인프라를 꼼꼼히 따져 심사해야한다. 서울의 A약대 학장은 "약대가 늘어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신설 약대 학생이 제대로 된 약학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약대는 정원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일정부분의 시설과 필수 커리큘럼, 교수진이 충족돼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초미니 약대가 이를 갖추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신설 약대 심사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약학계와 협력해 소형 약대의 경영·교육 환경을 개선해 정상 수준 약학교육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조치를 마련할 때다. 현재 교육부와 약학계는 상호 신뢰가 금 간 상태다. 모 약대 학장은 "교육부가 정원 10명의 약대를 6개 늘리는 게 아니냐"며 근심어린 표정을 내비쳤다. 교육부와 약학계 간 불통 수위가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교육부와 약학계 간 협치는 고품질 약학교육과 4차산업혁명 시대 국민 건강을 책임질 미래 약사 배출의 필수 조건이다.2019-01-06 14:03:37이정환 -
[기자의눈] 질환 가이드라인과 학술대회의 진일보이제 학술대회가 개최되면, OO학회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지난 한해 역시 춘추계 시즌을 맞아, 몇몇 학회들이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거나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그런데, 이는 최근 몇년간 형성된 기조다. 불과 5년전 만 하더라도 가이드라인의 업데이트 소식은 드물었다. 일단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직결된다'까지는 아니지만 가이드라인의 활발한 업데이트는 우리나라 의대 교수들이 그만큼 공부도 많이 하고 해당 질환 영역에서 입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우리말로 '진료지침'이다.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중증도에 따라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를 최고 전문가 집단인 학회가 관련 의사들에게 전하는 '권고' 메뉴얼이다. 당연히 1차의료기관인 일선 개원가의 진료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간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은 미국이나 유럽의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모든 학회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나라 외과 수술 실력은 세계 의사들도 인정하고 있고 약제 처방이 많은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영역이 있다. 다만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한 대중적인 질환 영역에서 어느정도 국내 학계의 게으름이 있었던 것도 맞다. 하지만 학회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수용하지 않거나, 또 반대로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약제 사용을 우리가 새롭게 만드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이제는 국내 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제의 효능을 살핀 임상, 메타분석 등 다양한 데이터들이 발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체적인 의지를 갖고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약이 유효한지, 안전성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제약사의 지원금의 투입 유무를 떠나서 이같은 연구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진료 가이드라인은 제약업계 뿐 아니라 정부 급여정책 등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앞서 언급했 듯 강제력이 없는 '권고' 사항일 뿐인데도 위력은 충분하다. 그만큼 수많은 의학적 판단의 근거가 된다는 뜻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 '의약품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이 향후 아시아를 넘어 세계 국가들의 지침 재정에 참조가 되길 바란다. 추가로 이렇게나 중요한 가이드라인인 만큼 순수하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제정이 이뤄져야 하겠다. 이득을 위해 환자의 건강을 해치는 의사는 없다고 믿지만 이득을 위해 편향적 처방을 일삼는 의사는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2019-01-03 06:15:01어윤호 -
[기자의 눈] 신약개발, 기다림과 인내심의 미학연휴기간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창업 신들의 배틀, 스타트업 빅뱅'이란 제목의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연령대부터 경력, 창업 분야 등 천차만별인 스타트업 대표들이 출연해 경합을 펼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쉽게 말해 '창업판 쇼미더머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국방부 4개 부처가 공동 개최하고 108개국, 총 5770팀이 참여하는 데다 총 상금이 18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제법 화제성을 갖춘 프로그램이었다. 4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각 스타트업 대표가 자신의 아이템을 소개하면 투자, 컨설팅, 엑셀러레이터 등 현업에 종사 중인 기업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 개인적으로 프로그램에 흥미를 갖게 된 건 신약개발 스타트업 메디노 주경민 대표의 오디션 장면 때문이었다. 성균관의대 교수를 겸하고 있는 주 대표는 자체 개발한 신경줄기세포치료제를 소개하기 위해 심사위원들 앞에 섰다. 치료유전자를 발현함으로써 손상된 신경조직을 재생시키고, 퇴행성 신경질환의 원인을 교정하는 혁신형 치료제가 주 대표의 창업 아이템이다. 심사위원들은 성공할 경우 상당한 시장성이 보장되는 혁신치료제에 높은 관심을 표하면서도 장기 연구와 고액 투자를 요하고, 실패 시 위험부담이 크다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스타트업에 목숨을 걸었다면 학교를 그만두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신약개발은 10년 넘게 걸리는 일이다. 불확실성도 높은데 투자자나 다른 직원들에 대해 책임질 자신이 있나"와 같은 날카로운 질문도 쏟아졌다. 주 대표는 질문세례에 진땀을 빼면서도 신약후보물질이 뇌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원리와 전임상 결과 등을 차분히 소개한 끝에 최종 입상 10팀에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방영은 최근 몇년새 대한민국에 불고 있는 '스타트업 붐'을 반영한다. 2000년대 당시 IT 업종이 창업 열풍을 주도했다면, 오늘날에는 신약개발 전문의 바이오기업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객관적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초 발표한 '2017 바이오 중소·벤처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300개가 넘는 바이오기업이 창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479개가 창업한 2016년의 창업 열기가 이어진 셈이다. 바이오업종에 관한 투자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10월 기준 올해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7016억원으로 지난해 총 투자액(3788억원)보다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월 말까지 역대 최대치인 바이오기업 13곳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진입했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10월 기준) 중 10곳이 바이오기업으로 조사됐다. 제약바이오산업을 향한 관심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비록 일부 계약이 파기되는 아픔은 있었지만, 2015년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올해 유한양행의 폐암신약 기술수출에 이르기까지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국내 기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꿈도 영글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신약개발은 호흡이 긴 산업이다. 의약품의 효능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대리평가변수를 활용하고,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등 심사절차를 간소화 하려는 보건당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신약개발은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최근 10년 중 최대치였다는 2017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신약허가건수는 46건에 불과했다. 그만큼 하나의 신약이 탄생하기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올 하반기 금융당국은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비 자산화 시점을 신약에 대해서는 '임상3상 개시 승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는 '임상1상 개시 승인'으로 제시했다. 신약개발이 평균 15년 넘게 걸리고 성공률이 0.01%에 불과한 고위험 분야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제약바이오업계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임상3상 개시 승인 이후 정부의 최종 승인율은 약 50%에 그쳤다. 실제 올 한해 국내사들의 글로벌 진출성적을 돌아봐도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2종이 FDA 허가를 받은 반면, 연내 허가 기대를 받아온 GC녹십자의 혈액제제와 SK바이오팜이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등은 심사일정이 지연돼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던 창업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당당하게 최종 10팀으로 선정된 바이오기업의 성과가 반가우면서도 마음 한켠 조심스러움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제품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10년에 가까운 기다림을 요구하는 바이오업종과 짧은 순간 상품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매칭이 과연 적절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남는다. 국내 개발 신약의 미국시장 진출 꿈을 내년으로 미루게 된 지금, 제약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과 정부를 향해 던지고 싶은 주문은 인내심과 기다림이다.2018-12-31 06:15:48안경진 -
[기자의 눈]타미플루 부작용 설명은 누구의 몫인가지인이 A형 독감에 걸려 논란(?)의 타미플루를 복용했다. 그 역시 병원과 약국에서 타미플루를 받아서 나오기까지 부작용에 대한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뿐이었을까. 여중생 투신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 전국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환자 중 과연 몇 명이나 복약지도를 '제대로' 받았을까. 부산 연제구보건소는 해당 약국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복약지도 미준수가 이유다. 해당 약사는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국가에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과태료 처분을 전한 기사에서 약사로 추정되는 많은 네티즌이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대부분 억울함을 호소했다. 억울함은 분노의 형태로 표출됐다. 처방은 의사가 했는데 왜 약사가 책임을 지느냐고. 약사뿐 아니라 의사도 부작용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이들의 심정이 짐작가지 않는 바 아니다. 복약지도 미준수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인과관계로 연결짓는 프레임에 빠져선 안된다. 해당 약사에 대한 마녀사냥은 지양해야 함이 물론이다. 그렇다고 해서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감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복약지도는 법에 명시된 약사의 의무이며, 복약지도료의 대가다. 그 전에 약사라는 배타적 권리(면허)를 가진 전문인이자 직능 본분의 역할이다. 사람이 죽었다. 백퍼센트 정확하게 인과관계를 밝히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하나를 콕 집어서 책임을 묻기도 힘들다. 부작용 없는 약을 만들지 못한 제약사를 탓할 수도, 약 처방 시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은 의사를 탓할 수도, 그렇다고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약사를 탓할 수도 없다. 그러나 '왜 나만 갖고 그래' 식으로 억울해 해선 안 된다. 약사만의 문법으로 사건을 이야기해선 안 된다. 처방은 의사가 했으니 의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논리는, 국민에게 전문 직능인인 약사의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는 말로 들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여된 의무와 본연의 역할이 있다면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 아무리 억울하다한들 소중한 딸을 잃은 유족의 억울함에 비할 수 있을까.2018-12-27 06:15:39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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