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눈] 제약계가 말하는 '복용편의성'에 대한 고찰"기존 치료제 대비 복용(투약)편의성을 개선해 고무적인 치료옵션이 될 것이다." 최근 항암제 등 특정 분야를 제외한 영역에서 신약이 출시되면 자주 거론되는 문구이다. 복용 편의성. 말 그대로 '약을 복용, 혹은 투약하는 것이 편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몸이 아파서 복용하는 약인데 편한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약이라면 당연히 효능을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 이같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제약사들은 복용편의성에 상당한 집착을 보인다. 아예 해당 약제 마케팅·영업에 있어, 복용편의성이 메인 슬로건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신제품의 효능만을 내세우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미지의 영역도 있지만 현존하는 약보다 훨씬 뛰어난 약을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약사들이 직접적인 선발 경쟁품목과 1대 1 비교 임상연구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통 해당 질환에서 가장 기본이되는 1차약제(표준치료제)와 비교 임상을 한다. 간혹 경쟁품목이 곧 1차약제인 경우는 1대 1 임상이 이뤄지지만, '우월'하다는 결과를 확보하는 신약은 거의 없다. 그래서 편의성이 무조건 중요하느냐? 상황에 따라 경중이 있다. 편의성의 중요도는 일반적으로 질환의 경중과 비례하다 볼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명이 오고가는 암의 경우 복용이 편하다는 이유로 처방을 변경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괜히 약을 바꿨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현재 처방하는 약으로 효능을 보고 있는 환자에게 새로나온 약을 주는 의사는 없다. 병용요법이나 유관질환으로 인해 편의성의 이점 떨어질 수도 있다. 반면 편의성이 가장 큰 힘을 갖는 경우가 있다. '제형' 자체가 바뀌어 버리는 경우인데, 맞는(주사제) 약 밖에 없던 상황에서 먹는(경구제) 약이 나온 상황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급여권에 진입한 다발성경화증치료제 '오바지오',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 궤양성대장염 영역 등에서 항TNF제제의 입지를 노리고 있는 '젤잔즈' 등이 있다. 약물의 복용편의성, 무작정 떠 받들어 주기도, 그렇다고 무시하기도 어려운 가치라 할 수 있겠다. 다만 편의성이 주요한 질환을 찾고 니즈가 확실한 약을 개발했다면, 그 제약사의 능력으로 인정해 주는 것, 가령 약가산정에 해당 이점을 적절히 반영해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2019-05-13 06:08:12어윤호 -
[기자의 눈] 약사사회 발칵 뒤집은 K약사, 그의 과거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3월 말이었다. 기사 댓글란을 모니터링하는데 세세하고 구체적이면서 목적을 알 수 없는 장문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같은 문구를 복사해서 붙인 내용인데, 종종 약사(藥事)와 무관한, 일반인 중 댓글을 도배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번에도 그런 건가 하고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글이 조금씩 변주되며 언론사 홈페이지 구인구직란 마다 올라오기 시작했다. 좀 있으니 SNS를 중심으로 '이상한 약국이 있다'는 게시물이 눈에 띄고 친분 있는 약사들이 사진을 보내왔다. 약사들 제보처럼 이번에는 '위험한 수준'이었다. 보도 이후 성적인 문구를 적은 게시물과 여성 신체를 본 뜬 성인용품 마네킹을 전시한 약국으로 약사사회는 발칵 뒤집어졌다. 보도는 일파만파 퍼졌고, 결국 경찰 내사에 이어 약사는 입건되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뉴스란에 이어 심층보도 프로그램에도 이 약국이 등장했다. 모두 '약국을 강제할 이렇다 할 조치가 없다'는 책망으로 끝을 맺었다. 이 약국 주변을 취재하다 약사의 과거 행적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약사사회 전체가 '난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때 충남 어느 지역에 개국한 경험이 있다. 근무약사로 일하던 약국을 인수해 처음으로 '내 약국'을 가진 그는 약국을 잘 해보고자 다짐했던 청년 약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런 다짐은 난매약국 하나로 인해 무너졌다. 그것도 난매약국은 지역 약사회 임원이 운영하던 곳. 지독한 난매로 인해 꿈 많은 약국을 그는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가진 '약사회'와 '임원'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은 이때 시작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후에도 약국을 운영했지만 안 좋은 일만 반복된 듯 하다. 법적 싸움으로 억울함을 해소하려 노력한 흔적도 있다. 결국 그는 스스로 조울증 관련 약을 복용하고 '억울한 사람을 돕겠다'는 변호인을 자처할 정도로 마음에 깊은 병을 얻었다. 그 병이 어떻게 '성인용품 전시'와 '마약 밀수'를 내건 약국으로 이어졌는지를 타인은 다 설명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난매약국 피해입은 약사 모두가 비뚤어지진 않는다'고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K약사가 과거에 같은 약사끼리의 불법행위로 인한 금전적, 심리적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의 행동이 워낙 엽기적이고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건 부정할 수 없다. 그의 행동이 '약국'과 '약사'에 대한 국민 인식에 해를 입힌 것도 사실이다. 그를 변호할 생각은 없지만 그의 과거를 알았을 때 아쉬움은 남는다. 지금도 구입가 미만 의약품 판매와 조제료 할인, 무상드링크 제공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약국이 여전하다. 이들은 당장 내 앞의 이익만 생각할 뿐 약사 공동체에 대한 고민은 안중에 없다. 이런 세태가 계속되는 한 제2, 제3의 K약사가 다시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불법행위를 일삼는 약국들도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2019-05-07 18:02:06정혜진 -
[기자의 눈]뇌기능개선제·사후피임약 재분류 필요식약처는 번거롭고 어렵더라도 재분류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특히 손실보다 이익이 큰 경우라면 관련 단체의 눈치를 보지 말고 바로 테이블에 올려놔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의약품이나 사후피임약이 바로 그런 약이다.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나 사후피임약은 안전성과 접근성, 건강보험재정, 소비자 주권을 고려할 때 충분히 전문의약품에서 비급여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연간 3000억원치가 치매 예방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진입하고, 제형을 바꾼 약물을 속속 출시하는데는 이러한 시장성이 반영되고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지적처럼 미국은 이 제제를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해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유독 막대한 양이 소비되고 있다. 냉정하게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할 때 이 제제에 급여를 적용하는 대신 고가 항암제나 희귀의약품을 지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보여지는 막대한 처방량은 안전성을 의논하는 것이 무의미해 보인다. 의·약 줄다리기로 현상유지에 만족하고 있는 피임약도 접근성을 우선하는게 국민에게 더 이롭다고 본다. 특히 사후피임약은 국민의식 향상과 시대변화, 약국 안전장치를 더한다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게 낫다는 생각이다. 시대적 변화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가 여실히 반증한다. '피임을 할 권리'를 전제한다면 사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분류는 시대 정신과 맞지 않는다. 2012년 이후 재분류 논의는 또 멈춰있다. 상시 재분류 체계를 만든다 했지만, 계속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아마도 재분류 논의 과정에서 의-약으로 나눈 이익단체의 갈등을 고려했으리라 짐작된다. 그렇다면 전면 재분류보다는 국민이 원하고, 국가가 필요한 약제만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를 하게끔 제도화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해본다. 물론 이 역시 의제를 선정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발을 내딛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이 그럴때다. 식약처는 지금 두 약제에 대한 재분류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2019-05-03 06:16:19이탁순 -
[기자의 눈]'주먹구구식' 제약바이오 IR, 혼란만 가중제약바이오 업체의 크고 작은 기업설명회(IR)가 넘쳐나고 있다. 2015년 한미약품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이후 제약바이오주가 요동치면서 정보 공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방문하면 공시되지 않은 IR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IR 참석자 범위도 넓어졌다. 과거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 등 소위 '전문가' 집단에만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일반투자자 참여가 일상화됐다. 정보 공개 확대는 바람직하다. 특히 신약 개발을 다루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정보에 관한 외부 장벽이 심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현상 이면에는 아쉬움도 발견된다. 주먹구구식 IR 정보 제공이 대표적이다. 바이오벤처 A기업의 사례다. 이 회사의 IR은 전반적으로 두루뭉술하다. 임상 및 수출에 대한 타임라인, 매출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등은 제시하지 않은채 장밋빛 미래만 늘어놓는다. 흑자전환, 중국 시장 진출 등 호재성 단어만 쏟아진다. 20페이지가 넘는 슬라이드는 단 10분 정도의 설명으로 끝이 난다. 구체적인 질문에는 '목표'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목표는 어느 기업이든 크게 잡으며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한다. 기업 종사자를 만나 팩트 기반 정보를 얻으려고 온 참가자는 의아할 뿐이다. 또 다른 바이오벤처 B사는 임상 스케쥴 딜레이에 대해 '신약 개발 어려움'을 토로한다. 실제 어떤 이유로 임상이 늦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대신 신약 개발은 3상에 들어가도 50% 성공 확률이며, 세계적인 기업 바이오젠도 3상에서 치매치료제 개발이 중단됐다는 사례를 제시한다. 이어 신약 개발은 변수가 많다는 말이 거듭된다. 참석자는 구체적인 이유를 알고 싶은데 말이다. 대외비를 제외한 정보 제공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환자 모집 진행 사항 등은 대외비가 아닐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도 펼친다. IR 내용이 기사화되면 그 정보는 오프더레코드였다고 하소연한다. 일부는 불쾌감을 토로한다. 참석자에 알린 정보와 기사 내용이 같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말이다. IR 확대는 찬성이다. 다만 모호한 정보 제공 등 주먹구구식 IR는 시장의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IR 문화가 정착되면 이슈 파이팅이 아닌 확실한 정보만이 오가는 IR이 올거라 믿고 싶다.2019-04-29 06:15:16이석준 -
[기자의 눈] 국민 뒷전인 정부의 건기식 규제완화'의사 처방 성분의 건기식 1+1, 당일 배송' 곧 대형마트와 백화점, 인터넷에는 이와 유사한 홍보문구가 도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규제 문턱을 낮춰 시장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건기식 원료의 허용범위는 넓히되 판매 자격기준은 낮추고, 광고 규제는 완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향성이다. 말 그대로 혁신적 규제완화 방안이다. 문제는 정부가 산업의 팽창에만 모든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 계획대로 규제완화가 이뤄진다면, 수입 건기식의 구매대행자는 집에서도 영업이 허용된다. 또 건기식 판매업 폐업신고는 지자체 신고에서 온라인신고로 간편해진다. 앞으론 누구라도 해외 건기식 구매대행을 집에서 알바처럼 할 수 있고, 언제라도 그만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신고없이 자유롭게 건기식 판매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를 '건강기능식품시장 진출입 활성화' 방안이라고 표현한다.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지점은 원료와 광고 허용범위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검토중인 허용 원료 중에는 전문의약품 원료도 포함됐다. 해당 의약품 원료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이는 별개로 검토해볼 사안이다. 문제는 만약 의약품 원료가 건기식으로 허용된다면,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의 사용을 근거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광고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번 규제완화로 허위과대광고에 속게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결과다. 그동안에도 건기식의 허위 과대광고 문제는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식약처는 건기식의 허위과대광고 급증을 관리하지 못해 질타를 받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에 대비할 묘책을 가지고 있을까. 식약처 관계자는 '문턱은 낮추되 모니터링은 강화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지만, 이는 대대적인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혼탁한 시장 질서를 잡지 못하는 현 주소는 외면한채, 산업 확대에만 매몰된 것처럼 보이는 까닭이다. 약사들도 건기식 정책을 우려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정부는 이를 특정 직능의 목소리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국민으로서의 의견으로 수렴하고 규제완화 정책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2019-04-25 19:28:29정흥준 -
[기자의 눈] '투명성·공정성' 할 말 잃은 심평원4월 22일 오후 1시 10분. '심평원 채용 필기 제보'를 제목으로 한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보낸 사람은 지난 20일 심평원 신규직원 채용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자였다. 채용 과정 중 논란이 생겼다면서 유선상 대화를 요청했다. 다른 취재 일정으로 답신이 늦어지자, 그는 데일리팜 독자제보란에 '이혜경 기자님께 메일을 보냈으나'로 시작하는 제보글을 올렸다. 이메일과 독자제보란을 동시에 확인하고,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그로부터 직접 들은 사건의 정황, 그리고 문자로 보내준 커뮤니티 주소를 통해 확인한 일련의 상황들을 정리하면서 '설마'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심사의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공기관에서 발생하면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를 대처하는 과정이 '안일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시 사건을 요약하자면, 답안을 적는 OMR 카드가 문제였다. 심사직 5급 300여명이 시험을 치르던 선린고등학교 4층 시험장에서는 1교시 80문항 시험 문제에 50문항 OMR 카드가 배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를 인지한 감독관이 중간에 가답안지(A4 복사용지)에 답을 적게 하고 1교시 시험이 종료됐다. 시험지와 가답안지는 감독관이 모두 걷어갔다. 총 250문항의 2교시 인적성검사는 문제없이 끝났다. 모든 시험을 끝낸 지원자들은 귀가만 앞둔 상황이었다. 이때 감독관이 이미 1교시에 제출했던 가답안지와 80문항 OMR 카드를 가져와 그대로 옮겨 적으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1교시 이후 2교시가 시작되기 전까지 30분간 휴식 시간이 주어졌고, 일부 지원자들은 개인 휴대폰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1교시 정답을 교환했다는데 있다. 답을 확인한 응시자들에게 새로운 답안지에 기존 답안을 옮겨 적으라는 순간, 이미 공정성은 깨졌다. 공공기관 취업준비생이었던 제보자는 이 같은 상황을 알리면서, '많은 지원자가 심평원 인사부에 항의했다. 하지만 감독관 감시하에 이뤄진 OMR 수정은 부정행위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했다. 통화로 이어진 보충 취재 과정에서도 '심평원은 지원자들이 볼 수 있는 사이트에서 Q&A 코너도 닫아버렸다'고했다. 많은 지원자가 심평원이 '쉬쉬'하며 모르게 덮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22일 오후 5시. 심평원 인사부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채용위탁업체에 소명을 요청했다. 개연성을 파악 중이다"는 말만 했다. '시험이 끝난지 3일이 됐다', '이미 응시자들이 가입한 커뮤니티에서는 그날의 사건이 올라와 있다', '대책 마련은 언제 되느냐'고 물었지만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이번 사건을 감추려는 곳이 심평원일까, 채용위탁업체일까. 시험은 20일 오후 12시 30분에 종료됐다. 하지만, 이날 문제의 시험장에 있었던 응시자들은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게 한명, 두명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고 지원자들은 월요일 오전부터 심평원 인사부에 항의전화를 했다. 이때 위탁업체가 심평원에 고의적로 20일에 발생했던 문제를 보고하지 않았다면, 심평원이 사건 발생 4일이 지나서야 사과문과 대응책(비록, 재시험으로 지원자를 두번 울리는 상황이 발생했지만)을 마련한 데는 조금의 납득이 간다. 하지만 만약 지난 20일 사건을 보고받고도 4일 만에 늑장 대응이 이뤄진 것이라면, 공공기관으로서 투명성과 공정성은 이미 바닥에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심평원은 재시험을 공지하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 절차 준수를 위한 부득이한 결정을 헤아려달라'고 하지만, 데일리팜 독자이자 제보자였던 그는 "언론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묻힌 채 금요일(26일)에 필기 합격자 발표가 날 것 같다"고 불안에 떨었다. 심평원이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절차를 준수했다면, 20일 필기시험에서 발생한 사건의 원인과 이유, 그리고 침묵하던 4일동안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 보여줘야 한다. 그것만이 5월 25일 재시험장을 찾을 1135명의 지원자가 다시 심평원을 믿을 수 있게끔 하는 길이다. 참고로 이번 재시험 대상자는 1차 서류를 합격한 심사직 5급이다. 지원 자격이 '경력 1년 이상'의 간호사·의료기사·의무기록사 등 보건의료인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벌써부터 3교대 일정을 변경할 수 없어 시험에 결시 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공식 채용일정 이외 추가된 시험에 응하지 못하는 지원자들을 위한 '공정성'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묻고싶다.2019-04-24 06:12:19이혜경 -
[기자의 눈] 첩약보험, 직능 간 파워게임 전락할까보건복지부가 연내 첩약보험 시범사업 도입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오는 10월 시행이 목표로,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한약급여화협의체 첫 회의가 신호탄이다. 이로써 지금껏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한의사·약사·한약사 등 보건의료직능 간 갈등의제가 물 위로 고개를 내밀게 됐다. 지역 별 가격이 천차만별인 비보험 첩약을 보험제도권 내 포함시켜 국민 한약 보장성을 높이자는 게 복지부 청사진이지만 협의체 초반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일단 첩약보험과 직접 관계가 있는 직능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약사회 간 견해가 크게 상충된다. 한의협은 한의사를 중심으로 첩약보험을 하루라도 빨리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첩약 사용량 95%를 한의사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한의원이 제도 한가운데 위치해야 한다고 했다. 첩약보험은 한의협이 1년 전 신임 최혁용 회장 취임 직후부터 특위까지 출범시키며 회세를 집중시킨 의제다. 약사회·한약사회는 첩약보험에 앞서 한약분업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약분업 방식의 한약분업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첩약에 한정해 급여를 인정하는 것은 제대로 걷기도 전에 뜀박질을 시키는 꼴이라는 논리다. 결과적으로 두 단체는 첩약보험만 따로 떼어 내 논의할 수 없고, 한약제제 분업과 첩약 포함 한약 완전분업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앞으로 열릴 협의체에서 반복해 내세울 공산이 크다. 아울러 협의체는 한약분업·급여 시 면허권 등을 포함한 한약사 직능 범위까지 논의할 방침인데, 해당 의제는 약사와 한약사가 대척점에 서있다. 두 직능이 수 십년째 서로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 있는 '약사의 한약제제 취급권·한약사의 비한약제제 일반약 취급권'이 갈등 원인이다. 한의사·약사·한의사가 동상이몽중인 가운데 의사의 복병도 예상된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복지부 주관 정책회의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지만 첩약급여 시범사업 모델이 윤곽을 드러낼 경우 찬반 견해를 펼칠 가능성이 관측된다. 실제 협의체 첫날 회의는 의협을 협의체 포함 시킬지 여부를 놓고 논의하다 첩약급여 논의는 채 포문도 열지 못하고 끝났다. 한정된 자원인 보건의료재정이 투입되는 정책이라 모든 보건의료직능이 빠져선 안 된다는 시각과 한의사를 주축으로 약사, 한약사,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면 된다는 견해가 공존한다. 정부와 협의체는 이런 상황을 머리아파 할 게 아니라 정면돌파해야 한다. 협의체는 왜 한의사·약사·한약사·의사가 제각기 견해 충돌로 대립할 수 밖에 없게 됐는지를 차분히 되짚어가며 정밀진단할 필요가 있다. 한약급여를 둘러싼 갈등과 직결되는 한약정책의 뿌리를 짚어 직능갈등의 원인을 해소하는 노력 없이 첩약보험 도입에만 매몰되면 결국 직능갈등을 키우는 결과를 낳게 된다. 더욱이 적잖은 재정이 투입되는 정책이라 협의체 중요성은 한층 크다. 건강보험공단은 연구보고서에서 치료용 첩약을 12개 질환에 대해 급여화할 경우 최소 2799억원에서 최대 4244억원의 재정이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큰 우려는 협의체 회의가 보건의료직능 간 파워게임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한의사·약사·한약사·의사가 제각기 주장을 펴 협의체가 직능 파워게임으로 전락하는 순간 끝나지 않을 면허권 분쟁의 시작과 함께 최종 피해자는 국민으로 남게 된다. 협의체 좌장격인 복지부는 회의 별 의제를 명확히 상정하고, 각 참여단체의 주장을 고루 듣되 최소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내비게이터 역할을 해야한다. 참여단체 각자는 국민 건강이라는 첩약보험 본질을 각인해 실효성있는 시범사업 모델 마련에 협력·견제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보건의료 직능단체는 타 직능 딴지걸기식 회의 참여로 제 밥그릇 챙기기 바쁘단 비난에 직면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회의체 참여할 각 단체 임원들이 상호 존중을 기초로 발전적·실용적 정책제언에 구슬땀을 흘리는 풍경을 기대해 본다. 이제 막 첫 발을 뗀 협의체가 운영의 묘를 살려 직능갈등 험로를 탈출하고 국민 한약보장성 강화 청사진을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2019-04-19 18:25:41이정환 -
[기자의눈] 식약처는 왜 반박성 자료를 냈을까헌법 제36조 3항.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지난 1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한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현장에서 한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외쳤다. 이날 자리는 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였다. 복지부가 국민으로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추진하는 '허가-급여평가 연계제 활성화' 방안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보건의료단체 소속임을 알린 이 국민은 "인보사 사태 중심에 있는 식약처와 허가-평가연계제도를 강화하는 건 의약품 안전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냐며 불만을 쏟았다. 공청회 정책의 핵심은 희귀의약품의 환자 접근성 보장이었다. 의약품 안전성과는 관련이 없었음에도 난데없이 식약처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는 목소리였다. 인보사 성분 논란을 두고 국민 여론이 어느 정도로 악화됐는지, 식약처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게 변했는지 보여주는 간명한 사건이다. 보건정책을 다루는 자리에서 식약처를 향한 불신이 왜 드러났을까. 작금의 인보사케이주 성분 변경 논란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케이주 주성분 중 2액의 형질전환세포(TC)가 293세포(신장세포)에서 변경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식약처는 허가 과정에서 신장세포로 알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일 모양새다. 인보사케이주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정부가 기업과 진실 싸움이라도 벌이려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의 격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의 발표 과정도 의문이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14분. 코오롱생명과학은 형질전환세포 주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STR(Short Tandem Repeat·유전학적 검사) 시험 결과 "비임상단계부터 시판까지 신장세포를 계속 사용해 온 것을 확인했다"는 주장이었다. 뒤이은 11시 40분. 식약처도 '인보사케이주 중간검사 결과'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식약처 발표 핵심은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자료로 제출한 서류를 분석하니 2액의 주성분은 연골세포가 확실하다"는 내용이었다. 기업과 정부가 같은 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분 논란 발생 약 보름 만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발표된 식약처의 반박성 자료. 조금 달리보면 식약처의 이러한 '시간차 공격'이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왜 식약처는 이보다 일찍 발표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하지 못할 이유라도 있었던 것일까. 코오롱생명과학 해명도 이해가 어렵지만, 그것을 몰랐다고만 하는 식약처를 바라보며 느낄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지난 10일 공청회장에서 불신으로 나타났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진실이 호도될 수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식약처가 무엇보다 우선시 해야할 것은 '국민 건강'과 더불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진실성일 것이다. 공무원 헌장 속 공무원은 공익을 우선시하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니 지켜볼 일이다. NEWSAD2019-04-19 06:12:34김민건 -
[기자의 눈]협상생략 약제에게 꼭 그래야만 했나'환자를 위해서'. 명분은 같은데, 행동은 충돌한다. 약가협상 생략제도를 선택한 약제를 부속합의서가 막아섰다. 빠른 보험급여 적용을 위해 약가 욕심을 버렸지만 환자보호조치로 인해 등재 속도가 늦춰졌다. 보건당국이 건강보험공단을 내세워 약가협상 지침 개선과 함께 별도로 작성을 요구하는 부속합의서가 화두다. 환자보호조치, 조건이행확약, 제약사 귀책사유 등에 대한 배상책임 등 내용을 담고 있는 부속합의서는 등장부터 업계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다국적제약사들을 대표하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부속합의서는 '합의'가 아닌 '규제'라고 비판하며 행정절차법에 따른 행정예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부속합의서 자체를 잘못됐다고 규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아니, 오히려 의약품 공급중단 사태 등을 방지할 수 있는 환자보호조치 의무조항이 그간 없었던 것이 의아할 정도다. 글리벡, 리피오돌, 아이클루시그. 공급에 문제가 생긴 이 약들은 '암' 치료에 쓰인다. 당연히 대비와 책임이 필요하다. 협회의 주장에도 무리가 있다. 약가협상과 급여목록 등재는 어디까지나 정부와 제약사 간 '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계약 과정에서 작성되는 합의서를 놓고 규제심사를 적용할 이유는 없다. 공단의 '규정 등 관리 규칙'을 보더라도, 사전예고가 필요한 대상에 약가협상지침은 없다. 다만 조항들에 대한 고민은 필요할 듯 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조항들만 보더라도 제약사들의 당황에 공감은 된다. 이같은 조항들의 가감이 개별약제마다 달라진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가 요구하는 표준계약서를 수용하진 않았지만 정부도 이에 대해서는 의견수렴을 통한 조정 의사를 밝혔다. 앞에서 강력한 조항에 부대합의를 이뤄 놓으면 보건당국은 훗날 소송을 피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신약은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 불가능한 선을 고집할 수는 없다. 실제 약간의 조정이 있었고, '울며 겨자먹기'의 모양새로 스핀라자, 린파자, 프롤리아, 다잘렉스 등 약제들의 보유사들이 부속합의서에 날인했다. 다 좋다. 향후 논의를 거치고 수정·보완이 이뤄지면 어느샌가 부속합의서는 자리를 잡을 것이다. 그런데 엄한 곳에서 부속합의서가 브레이크를 걸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90~100%를 수용, 약가협상 생략 트랙을 밟고 올라온 파슬로덱스, 알룬브릭, 아고틴 등 3개 약제에 대해 부속합의서 미작성을 이유로 조건부 등재 판정을 내린 것이다. 속도를 위해 약가를 포기한 약들이다. 대부분 대체약제가 있고 제약사 저마다 전략적인 니드와 목적을 고려해 선택한 등재제도이다. 알룬브릭은 네번째 ALK 표적항암제고 파슬로덱스는 입랜스 병용급여를 위해 먼저 단독 등재 절차를 밟고 있는 약이다. 이들 약물에 대한 공급중단 우려가 당장에 있을까? 현행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 11조의2 제7항 2호와 3호에서는 '(약가협상 생략 약제는) 30일 이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시한 후 30일 이내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해당 약제의 예상청구금액에 대한 협상을 명해야 한다'고 명시 돼있다. "약가협상 생략은 협상에 준하는 가격으로 조기 등재하면서 환자의 접근성을 향상하고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환자 보호 방안이 먼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등재를 지연시키는 것은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다. 규정에 의해 우선 고시 후 협상 과정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KRPIA의 주장에서도 허점을 찾기는 어렵다. 두말할 필요없이 제약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예상 등재시기가 나오면 급여출시 한달전에 영업사원을 채용하고 병원 랜딩 일정을 조율한다. 이 모든 계획이 이미 어그러졌다. 복지부는 "건정심이 그런걸 어찌하랴", "최대한 빨리 협상이 완료되도록 하겠다"라는 대답이 아닌, 그들이 잃게 된 5~7주간의 시간에 대한 복안을 내놓아야 한다.2019-04-17 06:15:24어윤호 -
[기자의 눈] '몰랐다'는 변명, 환자는 무슨 죄인가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의 국내 유통제품 성분 분석 결과가 오늘(15일) 공개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주성분 2가지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것과 다른 세포로 추정된다며 자발적으로 유통·판매 중지를 결정한지 보름 만이다. 국산 신약 29호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인보사가 허가 취소 기로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분석 결과에 업계 관심이 높다. 인보사는 미국 임상 진행과정에서 1액(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 중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GP2-293세포)라는 사실이 지난주에야 밝혀졌다. 15년 동안이나 인보사의 구성성분을 잘못 알았던 코오롱생명과학은 부랴부랴 국내 판매 중인 인보사의 세포주 분석을 미국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미국 3상 과정에 쓰인 세포주와 국내 유통제품에 사용된 세포주가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세포주가 동일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올 경우, 인보사 판매가 재개되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인보사에 적시된 내용물을 변경하는 '허가 변경' 정도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임상제품과 국내 유통제품에 사용된 세포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된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인보사에 포함된 실제 세포가 식약처 허가사항과 명백하게 다르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뿐이다. 당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성분은 신장세포가 아닌, 연골세포였다. 이를 두고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한 한 위원은 "행정적으로 허가사항에 기재된 것과 다른 세포주를 사용한 것이 맞다면 식약처가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강도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사기를 당한 건 비단 식약처만이 아니다. 최초 임상시험 시행과 시판후조사에 이르기까지 11년간 인보사를 투여받았던 국내 환자들은 3500여 명에 달한다. 그들 중 일부는 '국내 유전자치료제 1호'라는 말을 믿고 한회 평균 600만~700만원씩의 시술비용을 지불했다. 하지만 환자들이 지불한 신뢰는 몇년 뒤 안전성 논란으로 되돌아왔다. 개발사는 "이름표만 잘못 붙였을 뿐, 약품 자체의 성분은 허가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 바쁘다. 인보사케이 물질 개발 당시 시험법의 한계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TGF-β1유전자를 연골세포에 삽입한 이후 해당 세포가 연골세포인지를 점검했을 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간이 지나고보니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시험 결과가 달라졌다는 주장이다. 허가당국인 식약처 역시 이번에 인보사 성분을 걸러낸 STR(염색서열반복검사), 일명 유전자지문검사가 의무사항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표했다. 식약처와 회사 측이 '모를 수 밖에 없었던' 변명을 늘어놓는 사이, 죄없는 환자들은 성분을 알 수 없는 약을 맞았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인보사' 함유된 GP2-293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파만파 번지자, 코오롱생명과학은 "완벽한 방사선 조사를 통해 종양원성(암 유발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럼에도 환자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인보사케이 허가과정에 고의적 은폐가 있었는지 여부는 향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따져볼 문제다. 다만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질 순 없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는 산산조각나버린 환자들의 국산 의약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도를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2019-04-15 06:15:52안경진
오늘의 TOP 10
- 1'준 혁신형' 제약 무더기 선정되나…약가우대 생색내기 우려
- 2졸피뎀 아성 노리는 불면증약 '데이비고' 국내 상용화 예고
- 3홍대·명동·성수 다음은?…레디영약국 부산으로 영역 확장
- 4지엘팜텍, 역대 최대 매출·흑자전환…5종 신제품 출격
- 5대화제약, 리포락셀 약가 협상 본격화…점유율 40% 목표
- 6갱신 앞둔 대치동 영양제 고려 '큐업액' 임상4상 승부수
- 7'운전 주의' 복약지도 강화 이어 약물운전 단속기준 만든다
- 8건보 효율 vs 산업 육성…약가제도 개편 이형훈 차관의 고심
- 9제일약품, 온코닉 누적 기술료 100억…똘똘한 자회사 효과
- 10[팜리쿠르트] 화이자·비아트리스·바이엘 등 외자사 채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