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약국에 나타난 키오스크, 만져보고 눌러보니
- 정혜진
- 2018-02-01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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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환자도 한두번 처리과정 익히면 처방조제 결제 뚝딱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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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처방전 접수·수납 키오스크' 설치한 만수윤약국
"이거 병원에 다 있는 거 아니요? 어떻긴 뭘 어때. 빠르고 좋지…약국에 있는 건 첨 봐. 그건 맞아."
'키오스크'에 처방전을 읽히고 카드 결제로 수납을 마친 환자에게 '키오스크를 써보니 어떠냐'고 묻자 '별 걸 다 묻는다'는 듯한 반응이 돌아왔다. 족히 예순은 돼보임직한 중년 남성이었다.
인천 남동구에 '신기한 약국'이 나타났다. 무인 키오스크로 처방전 접수부터 카드결제까지 가능한 '만수윤약국'인데, '노인 환자들이 적응할까'라는 염려가 무색하게 오히려 노인 환자들이 '빠르고 편리하다'며 '약사도 친절하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아산병원 앞 다사랑약국에 '국내 최초 약국 키오스크'가 설치된 지 약 6개월이 흐른 지난 10월, 윤진아 약사(39·영남대 약학대)는 자신의 공부와 약국 일을 병행할 남편과 상의 끝에 키오스크 임대를 결정했다. 윤 약사와 남편, 두 명이 약국 인력의 전부인 동네약국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업체는 윤 약사 요청을 수락, 바로 문전약국 버전 프로그래밍에 들어갔다. 기존 문전약국에 맞춰 디자인된 프로세스에 로컬약국이 필요로 할 부분을 더했다. 결제 과정을 더 단순화하는 등의 '커스터마이징' 과정을 거쳐 지난 10월 개국과 함께 키오스크가 환자를 맞았다.
'노인 환자가 많은 곳인데, 사용을 어려워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노파심에 불과했다. 막상 키오스크를 대한 노인환자들도 처음 한두번 처리과정을 본 후에는 혼자서도 알아서 처방전을 접수하고 결제를 진행했다. 윤 약사는 '노인은 기계를 어려워한다는 것 역시 저의 편견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이 의사는 존경하면서 약사를 하찮게 보는 이유가 뭘까… 의사는 진료만 하지만 약사는 결제를 직접 하기 때문 아닐까요. 저는 약사 업무를 결제와 분리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비약사 조제는 절대 안된다고 선을 그었어요. 그러던 중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결제와 처방전 접수 전담 직원 인건비를 어느정도 절감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절감한 비용만큼 환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로 돌려주자 다짐했죠."
대화를 나누는 사이, 역시 70대의 남성이 약국에 들어와 처방전을 키오스크 바코드 스캐너에 접촉했다. 키오스크 메시지를 확인한 윤 약사가 환자에게 '다른 약국에 가셔야겠다. 죄송하다'고 인사했다. 무슨 일인지 묻자 '우리 약국에 없는 약이 포함돼서'란다.
"키오스크에 우리 약국 재고 의약품이 다 입력돼 있어서, 조제를 할 수 없는 처방전이면 알람이 떠요. 대체조제를 할 수도 있지만, 너무 동떨어진 처방은 어쩔 수 없이 환자를 돌려보내요. 처방전 입력 단계에서 키오스크가 재고 의약품을 걸러주니 편리하기도 해요."

"0.7명 분의 직원 몫을 해요. 아주 상세한 병용금기 의약품 등까지 거르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인 처방전 입력과 수납을 해결해주니 저는 처방전과 약, 상담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함께 일하는 남편은 수납과 결제를 기계에서 빨리 처리하니 시간과 친절을 환자에 쏟아요. 환자와 금방 대화하고, 친밀해지죠."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간식을 갖다 주는 어르신이나 건강검진에 필요한 투약목록을 요청하러 와서 한참 수다를 떨다 가는 아주머니를 볼 수 있었다.
윤진아 약사는 만수윤약국의 키오스크 활용의 주된 목적은 '인건비 절감'이라기 보단 '약사가 환자에 더 집중할 수 있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윤 약사는 "약국 전산원 인력들과 밥그릇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많은 약국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키오스크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도 현실"라며 "단순 작업을 기계에 맡기고, 남은 시간과 여력을 환자에게 쏟는다고 생각하면, 기계와 인간이 대결할 게 아니라 협조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산원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역시 고민이 된다"며 "약국 시스템 효율화로 그 혜택을 환자에게 돌려주고, 직원도 편하게 일하기 위해 키오스크를 활용한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어떨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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