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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약국에서 병원까지"…최광훈이 내민 따뜻한 손

  • 정혜진
  • 2018-11-14 20:21:39
  • [현장] 서울지역 방문유세 동행..."열심히 하는 약사회 만든다" 호소
  • 약사들 크고 작은 건의...병원약제부 방문 후 긴급 기자회견까지 일정 소화

며칠 사이 부쩍 차가워진 공기에, 새벽녘 집을 나서는 걸음이 여느 때보다 무겁다. 13일 새벽은 더욱 그랬다. 최광훈 후보의 선거운동 동행취재를 위해 나서는 길, 기온은 영상 5℃에 머물러 있었다.

약사회관에서 최광훈 후보 팀과 합류한 시각은 새벽 6시. 7시 경기도 용인 한 골프장에 영남대 출신 동문이 골프모임을 가진다는 정보에 새벽 유세를 나서는 최광훈 후보와 만났다. 이날 수행은 최용철 약사가 맡아 새벽 6시부터 합류했다.

최 후보의 13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동두천에서 5시에 출발해 서울까지 달려온 참이다. 아직 어두컴컴한 하늘에 용인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최 후보는 스마트폰으로 그날 뉴스를 검색하고 선거팀, 가족, 지인, 동문들과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최 후보는 "차로 이동하는 이 시간이 아니면 카톡이나 뉴스를 볼 수가 없다"며 그날 보도된 주요 뉴스와 현안을 꼼꼼히 챙겼다.

골프장이 가까워지면서 최 후보는 넥타이를 새로 매고 행사장을 찾았다. 한동주 서울시약회장 후보자도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아침부터 달려온 참이다. 영남대 동문들과 악수를 나눈 최 후보는 근처 청국장집에서 급히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서울로 내달렸다..

오늘의 주요 유세 지역은 영등포다. 동네 약국과 대로변 대형 약국, 중급 병원 앞 문전약국이 골고루 위치한 영등포의 약사들을 만나기 위해 최 후보가 영등포역에 도착한 건 오전 9시가 다 되어서다.

안내를 맡은 영등포구약사회의 한 임원의 도움을 받아 최 후보는 새로지은 빌딩 1층 약국 문을 밀었다. 영등포에서 방문한 첫 약국이었다.

새벽길 차 안에서 넥타이를 매는 최광훈 후보
"안녕하십니까. 대한약사회장 후보로 출마한 최광훈입니다. 약사님께 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최광훈 후보는 9시 P약국에서 시작해 정오가 될 때까지 약 50여 군데의 약국을 방문했다. 환대하는 약사도, 무관심한 약사도 있었으나 최 후보가 '대한약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냐'고 질문하자 상당 수가 크고 작은 건의사항을 꺼내놓았다.

"노인 분들은 이런 글씨 보이지도 않아요. 달라지는 제도를 좀 큰 글씨로 설명한 브로슈어 하나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운가요."

40대 초반의 여약사는 대한약사회에 여러차례 민원을 넣어도 해결되지 않은 게 있다며 약가나 제도 변화를 환자에게 안내하는 홍보물을 적시에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노인에게는 약사가 100마디 설명하기 보다, 잘 정리된 브로슈어나 포스터, 안내문이 훨씬 효과가 있다는 귀띔이었다.

영등포의 첫 방문은 P약국이었다.
또 다른 약사는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간소화해달라고 밝혔다. 위층 내과에서 같은 성분임에도 여러가지 제품을 돌아가며 처방을 내려 재고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약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한 후 약국 잔무가 너무 늘었다고 지적하는 약사도 있었다.

최 후보는 "약사회를 잘 개혁해서 약사님 어깨를 가볍게 하겠다. 젊은 약사회, 일 잘 하는 약사회, 열심히 하는 약사회를 보여드리겠다"며 이러한 약사 회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였다.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인 밀집지역 한 가운데에서 여약사 혼자 근무하는 B약국이었다. 이 약사는 "중국인이 늘어나면서 한 10년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살벌하고 실제 위험한 사건도 발생하곤 했지만, 이제는 질서가 잡히고 정리가 되는 듯 해 안심이다"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최 후보는 '위험한 적은 없었느냐', '약사회가 나홀로 여약사 약국을 지원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등 질문을 하며 차짓 대형 문전약국에 가려 묻힐 수 있는 외진 곳의 소규모약국의 상황을 이해하고자 했다.

오후에 접어들어 최 후보가 방문한 곳은 서울시 내 병원 두 곳의 약제과로, 병원 약사의 고충과 아쉬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겉보기에 소극적인 듯 보이던 약사들도 선배 약사들의 발언에 내용을 보충하거나 의견을 밝혔다.

최 후보는 "병원의 약사 인력 수급 문제, 병원 인증제 강화로 인한 업무 과중 등을 당장 제가 해결하겠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그러나 제가 회장이 되면, 약사회에 전문가를 영입해 병원약사들이 원하는 정책이나 대관업무를 적극적으로 돕도록 하겠다. 병원약사가 주체가 되지만 뒤에서 대한약사회가 인력과 대관, 조직력을 지원하겠다는 뜻"이라며 "아무쪼록 병원 약사들의 전문성과 근무환경이 향상되도록 늘 기억하겠다"고 답했다.

점심나절까지 약국 수십 곳과 병원 방문으로 분주하던 최 후보는 그러나 돌연 오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선거사무실로 복귀할 수 밖에 없었다. 선관위가 전날 최 후보의 문자메시지 발송에 대한 제소를 논의해 '경고'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광진구 약국 방문 계획을 철회하고 사무소로 돌아오는 길, 최 후보는 오늘의 동행취재 마지막이 될 여정에서 이번 이슈가 단지 상대편을 이기기 위한 전략이 아님을 강조했다.

최 후보는 "대한약사회 수장이 검찰 구형을 받은 채 언제 판결이 날 지 모르는 리스크를 안고 있어야 되겠느냐. 그러나 다녀보면 상당수 약사들이 후보의 인물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모르고 있다"며 "다 알면서도 당선된다면 괜찮지만, 모르는 채 투표를 하고 당선돼 임기 중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라고 항변했다.

13일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오후4시 긴급 기자회견을 하는 최광훈 후보
그는 "지금 선거 규정은 후보에 대한 정보 제공 통로가 막혀있다. 유권자가 스스로 몇 년 전 보도된 기사를 찾아보지 않는 각 한 후보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는 구조다"라며 "후보 검증, 후보가 가진 불확실성을 알린 것이 비방이라 하니, 선관위에 재심을 요청하고 후보 검증 기회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 동행 취재는 돌연 중단됐지만 최 후보는 13일 기자회견과 긴급 캠프 회의를 거쳐 14일 김대업 후보에게 후보 검증 토론회를 제안했다. 오는 15일 전주에서 열릴 정책토론회는 후보 검증을 겸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 후보의 선거운동이 15일 이후 탄력을 받을 지 여부가 첫번째로 열리는 지부 후보자 토론회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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