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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원 20명 '초미니 약대' 시대의 개막

  • 이정환
  • 2019-01-06 14:03:37

정부의 약학대학 정원 60명 증원 계획이 교육부와 약학계 간 불협화음 속에 진행되고 있다. 전국 35개 약대 모임체인 한국약학교육협의회가 600여명 약대 교수에 교육부 정원배정 심사위원단 불참 독려 공문을 전송하면서 갈등 골은 더 깊어졌다. 약대 정원증원·2개 내외 약대 신설의 정책적 절룩거림을 차치하고 냉정히 현실을 짚어보자.

교육부는 약대 정원 60명을 늘리는 방법으로 2개 내지 3개 약대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는 결국 많게는 30명 정원의 약대 2곳, 적게는 20명 정원의 약대 3곳이 새로 탄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10년, 정부는 약대 갯수를 기존 20개에서 35개로 15개 신설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신설 약대에 배정된 정원은 25명~30명에 달했고 약학계는 "미니 약대 시대가 열렸다"며 우려했다.

채 30명도 되지 않는 정원으로 약대를 정상 운영하기란 애로사항이 많단 게 약학 교수들의 중론이었다. 약학계 사이에선 "이럴거면 신설 약대를 제비뽑기로 뽑을 걸 그랬다"는 자조섞인 말 까지 나왔다.

교육부는 9년 전 걸었던 길을 다시 택했다. 심사위가 3곳의 약대를 뽑게 되면 30명에도 못 미치는 정원 20명의 '초미니 약대' 시대를 앞두게 됐다. 이미 정원 30명의 미니 약대는 16개에 달한다. 이달 말 신설 약대 결과가 공표되면 미니 약대 갯수는 더 는다. 교육부가 제약산업 R&D 약사와 병원약사 육성이라는 목표 외에도 초미니 약대 시대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미니약대 교수진은 교원, 교육공간, 기타 설비 등 교육환경 개선의 어려움과 열악함을 누차 강조해왔다. 무작정 정원을 늘리고 약대를 신설하는 것 보다 선진국 수준의 임상약사와 미래지향적 산업약사를 육성할 수 있는 교육적 인프라를 강화하는 게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교육부는 이제부터 약학계와 함께 초미니약대 시대의 올바른 약학교육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정원 30명 미만의 약대에서 배출 될 약사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현 상황을 면밀히 진단하고, 새로 선정할 약대는 산업·병원약사 육성 커리큘럼과 인프라를 꼼꼼히 따져 심사해야한다.

서울의 A약대 학장은 "약대가 늘어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신설 약대 학생이 제대로 된 약학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약대는 정원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일정부분의 시설과 필수 커리큘럼, 교수진이 충족돼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초미니 약대가 이를 갖추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신설 약대 심사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약학계와 협력해 소형 약대의 경영·교육 환경을 개선해 정상 수준 약학교육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조치를 마련할 때다. 현재 교육부와 약학계는 상호 신뢰가 금 간 상태다.

모 약대 학장은 "교육부가 정원 10명의 약대를 6개 늘리는 게 아니냐"며 근심어린 표정을 내비쳤다. 교육부와 약학계 간 불통 수위가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교육부와 약학계 간 협치는 고품질 약학교육과 4차산업혁명 시대 국민 건강을 책임질 미래 약사 배출의 필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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