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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2의 리피오돌 사태 없어야

  • 이혜경
  • 2019-03-11 06:14:29

건강보험공단이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과 환자 보호 관련 사항을 골자로 하는 약가협상지침 개정을 검토 중이다. 개별 제약사와 진행하던 계약 조항 중 의약품의 원활한 보험급여와 환자의 치료접근권, 건강보험 재정 보호를 위한 방안을 지침에 명시해 공론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약가협상 합의사항은 건보공단과 개별 제약사, 두 법인 간 비공개 협의에 의해 개별적으로 결정되는 '비공개' 사항이지만, 건보공단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세부 조항을 공개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지침 공고일이 결정되지는 않았다. 취재 과정에서도 건보공단 관계자는 '조만간'이라고 표현했다. 지침 개정안 의견조회 여부도 확실하게 답하진 않았다. 건보공단의 '규정 등 관리 규칙'에 따라 사전예고가 필요한 대상에 약가협상지침은 없다.

이 때문인지 제약업계는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KRPIA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국회 등에 약가협상 합의서 개정 작업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건보공단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제약사에게 일방적으로 의무를 부과한다는 점, 의견조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지침개정은 게르베코리아의 리피오돌 공급거부 사태에 따라 건보공단이 1년 가까이 공들인 결과물이다. 지난해 3월 말 게르베코리아는 약가 인상을 요구하며 보건복지부에 '60일 후 공급 중단과 국내 시장 철수' 의사를 밝혔었다. 환자를 볼모로 했기 때문에 정부는 한발 뒤로 물러났고, 리피오돌 약가를 3.6배 올려줬다. 4월에는 오츠카가 약가협상을 거쳐 급여등재가 완료된 아이클루시그를 2개월 동안 공급하지 않아 환자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건보공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해외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제약회사의 경우, 국내 환자를 위한 과도한 보상이나 약가협상 계약서 재작성을 요구하면 한국 공급을 철회하겠다는 의사까지 시사했었다. 이 과정을 안다면, 우리나라 정부가 철저히 '을'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을 시사하기도 한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게르베코리아 대표가 출석했지만 '송구스럽다'는 사과만으로는 그동안 환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불안을 없애기엔 부족했다.

결국 건보공단은 유사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약가협상 부속합의서 조항을 꼼꼼히 손질할 수밖에 없었다. 환자 보호장치 마련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또다시 환자를 볼모로 한 제약사의 갑질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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