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공적·비말마스크, 그리고 약사
- 김민건
- 2020-06-14 17: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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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든 국민이 500원짜리 비말차단 마스크에 목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든 정부에 약국에 있는 1500원짜리 KF94, KF80 공적마스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1인당 구매량을 늘린다고 마스크 수급 안정화라는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까. 당장 대형마트나 온라인몰만 찾아봐도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를 입맛대로 골라 구매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응 마스크 정책 핵심은 적절한 시기에 누구나 공평하게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다는 점이다. 이제 공적마스크는 그 의미가 퇴색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덴탈마스크는 물론 KF등급조차 1300원에 팔리고 있다. 그간 마스크 유통 채널에서 배제됐던 대형 유통마트와 편의점, 온라인쇼핑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비말차단용이 공적에서 제외되며 다시 시장경제 체제로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마스크는 공공재인가, 소비재인가. 이번 정부 방침이 합리적이었는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500원에 책정된 공적마스크에 비해 500원대 비말차단용 마스크 가격은 파격적이다. 적정 가격인지는 의문이다. 마스크 제조사 외에 아무도 적정한 값인지 따져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KF등급조차 500원 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팔렸다.
무엇보다 정부는 약국 기반으로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되자 이달 1일부터 5부제를 폐지했다. 질병관리본부, 일선 병원,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와 같이 약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는 핵심 역할을 했음에도 비말차단용을 공적에서 제외한 결정은 너무나 쉽게 사람들 기억에서 약국의 공적 기능을 잊히게 만들었다. 공적마스크 폐지를 수순에 둔 판단이었다 해도 약국의 공적 기능을 인정하고 헌신에 감사를 표한 정부 태도에 맞지 않는 결정이다.
이는 그동안 헌신적으로 공적마스크를 맡은 약국에서 공적 기능에 회의감을 가지게 만든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대응 일선에 서있던 약사들은 비말차단용과 덴탈마스크를 사기 위해 온라인몰과 마트로 몰리는 사람들을 보며 공적마스크 판매 이유를 되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들인 수고와 정성을 생각하며 느낄 허탈감도 적지 않을 것이다.
불안정한 마스크 수급 상황 타개를 위해 보여준 약사들의 헌신은 지금껏 본적 없었던 또 다른 '이름없는 영웅'의 모습이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도 공적마스크 5부제 시행을 앞두고 "불편과 항의를 감당하는 것도 약국의 몫이 되었다. 어려움을 뻔히 알면서도 나선 것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사명감 때문일 것"이라며 "정말 든든하고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말만으로는 위안이 될 수 없다. 약사 스스로 마스크 판매원이냐는 자조섞인 말을 내뱉을 정도로 극심한 민원과 항의,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로 인한 피해와 손실을 감내한 것은 전국민에게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약사로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약국은 공적마스크 판매 대가를 바라지 않았지만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전국 2만여개 약국의 이름없는 영웅인줄 알았던 약사들이, 이름없는 피해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사회와 정부는 대가없는 희생을 요구해선 안 된다. 희생과 노력의 뒤에는 정당한 대우가 따라야 더욱 빛이 나는 법이다. 약사도 국민이다.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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