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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투자재원 확보·지배력 강화...슬기로운 자사주 활용법

  • 천승현
  • 2020-10-08 06:20:12
  • 종근당바이오·신풍·광동 등 자사주 처분으로 R&D재원 등 확보
  • 코로나 확산 이후 주가 상승으로 자사주 가치 확대
  • 광동·현대·안국·경동·삼진 등 보유 자사주 비중 높아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자기주식을 투자재원 확보나 지배력 강화 용도로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눈에 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에서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가치가 확대된 자사주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근당바이오는 지난달 28일 자사주 10만2021주를 종근당홀딩스에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매각대금은 총 45억원이다. 종근당바이오는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을 지주사에 처분하면서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종근당홀딩스의 종근당바이오의 지분율은 37.25%에서 39.11%로 높아졌다. 자회사 지분을 넘겨받으면서 지배력을 강화했다.

고려제약은 지난 6일 퇴직자 인센티브로 자사주 636주를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고려제약은 직원 퇴직시 근속년수를 기준으로 퇴직자에게 주식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퇴직자의 증권계좌로 자사주를 이체하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신풍제약은 지난달 21일 홍콩 헤지펀드 세겐티 캐피탈 인베스트먼트(Segantii capital investment) 등에 자기주식 128만9550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2154억원에 처분했다. 처분 목적은 ‘생산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과제 투자 자금 확보’다. 주식 매각으로 신풍제약이 확보하는 2154억원은 지난해 영업이익 20억원보다 100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작년 매출액 1897억원보다 많은 금액을 주식 일부 매각으로 확보했다.

바이넥스는 지난달 28일 광동제약, 제넥신, 에이비엘바이오, 키움 등으로부터 총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때 자사주를 활용했다. 키움증권과 키움프라이빗에쿼티를 대상으로 120억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EB의 교환 대상은 바이넥스의 주식 38만7722주다. 바이넥스는 EB 발행을 위해 120억원 규모의 자사주 38만7722주 처분을 결정했다.

광동제약은 지난 5월 자사주를 신사업 진출 용도로 사용했다. 자사주 150만주를 바이넥스에 처분했다. 바이넥스는 미국 CAR-T 개발회사인 페프로민바이오 주식 40만주를 광동제약의 자회사인 자회사인 케이디인베스트먼트 투자조합에 매각했다. 광동제약의 자사주 일부를 활용해 바이넥스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었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자사주 44만182주를 모회사 대웅에 300억원에 처분했다. 자사주 매각으로 확보한 300억원 중 100억원은 한올바이오파마 주식 64만9350주 매입에 사용했다. 나머지 200억원은 R&D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제약사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자사주 활용 시도가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날 한국거래소의 KRX헬스케어 지수는 4622.00으로 작년 말 2915.21보다 58.5% 상승했다. KRX섹터지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종목을 17개 산업군으로 구분하고 각 산업군별 대표종목을 선정해 산출하는 지수다. KRX헬스케어는 거래소가 선정한 주요 제약바이오주 87개로 구성됐다. 올해 들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평균 50% 이상 상승했다는 의미다.

제약바이오기업 입장에선 주가 상승으로 보유 중인 자사주 가치가 커지면서 주식 매각 대금의 활용폭이 높아졌다.

신풍제약의 경우 자사주 처분 당시 주가가 작년 말 대비 무려 27배 상승했다. 당시 신풍제약은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보통주 500만3511주(9.44%)와 우선주 20만8770주(9.49%) 중 보통주 128만9550주만 매각하고도 2154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신풍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 20억원보다 100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작년 매출액 1897억원보다 많은 금액을 자사주 일부 매각으로 확보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신풍제약은 보유 중인 자사주(보통주371만3961주, 우선주 20만8770주)의 평가액은 5380억원에 이른다.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업체일수록 자사주를 다양한 경영전략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2020년 상반기 말 기준 주요 상장제약바이오기업 자사주 비중(단위: %, 자료: 금융감독원)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매출 상위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40곳 중 광동제약의 자사주 비중이 21.6%로 가장 컸다. 광동제약은 발행주식 5242만주 중 1134만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 150만주를 처분하고도 20% 이상의 지분을 회사가 직접 보유 중이다.

현대약품은 발행주식 3200만주 중 509만주(15.9%)를 보유하고 있다. 안국약품의 자사주는 158만주로 발행주식 1304만주의 12.1%에 달한다.

경동제약(11.5%), 삼진제약(11.5%) 등이 발행주식의 10% 이상을 자사주로 보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독, 경보제약, JW생명과학, 대한약품 등은 자사주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사용될 수 있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외부세력으로 넘어가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실제로 자사주를 외부에 매각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로 활용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지난 2015년 엔씨소프트는 주요주주인 넥슨이 경영참여를 선언하자 자사주 195만주(8.93%)를 우호세력인 넷마블에 매각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2018년 화학∙에너지 전문 기업 OCI와 조인트벤처 비엔오바이오를 설립하면서 자사주 151만786주(지분율 3.1%) 전량을 블록딜을 통해 OCI에 매각했다. OCI가 보유하는 3.1%의 지분율이 부광약품 경영진의 새로운 우호세력으로 편입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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