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경제성평가면제 개정안과 볼멘소리
- 어윤호
- 2022-08-17 0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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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불만을 들어보면 이렇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 제고 및 급여 관리 강화 방안'에는 경제성평가 자료 제출 생략 가능 약제, 즉 경평면제 기준에 대한 개선안이 포함돼 있다.
이번 개선안의 골자는 소아 환자에 대한 보장성 확대다. 정부는 기존에 없던 '소아에 사용되는 약제로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삶의 질 개선을 입증하거나 기타 위원회에서 인정하는 경우' 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내용이 길지만 핵심은 기존에 경평면제를 받기 위한 조건이었던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소아에 한해 제외했다는 점이다. 소아에 사용되는 약제가 다른 조건을 만족한다면,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질환에도 경평면제를 적용하겠다는 것.
그대로 받아 들이면 상당히 고무적인 개선이다. 그간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를 비롯, 수많은 다국적 제약사들은 경평면제 적용 대상에서 '생명 위협'이란 단어를 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비록 소아로 국한됐다 하더라도, 소중한 일보 전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전제도 바뀌었다는 게 문제다. 정부의 개정안을 보면 경평면제를 받기 위한 필수조건에 '대상 환자 소수' 문구를 추가했다. 본래 이 조건은 경평면제 적용 대상 약제 조항의 2호의 다목, '싱글암(Single-arm) 연구로 진행한 경우' 등과 함께 일종의 'OR' 조건이었다.
즉 이대로 개정안이 적용되면 향후 경평면제 트랙을 타기 위한 모든 약제는 환자 수가 소수(기존 200명)여야 하며 2호 다목을 통과하려면 이를 충족한 상태에서 근거생산이 곤란하다는 것을 위원회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다국적사들은 이는 되레 길을 더 좁게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실제 KRPIA는 정부의 개정안 공개 후 곧바로 성명을 내고, "혁신신약 개발 동기를 저하시키고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는 점을 간과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볼멘소리는 정책이 발표되면 언제나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항암제와 희귀질환약제에 대한 신속등재 방안 추진을 약속했고 산정특례 적용 약제의 비급여 사각지대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이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 정부도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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