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선] 희망 빠진 희망퇴직, 구조조정의 그늘
- 이석준
- 2025-11-17 06: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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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희망퇴직’이라 해도 기업별 처우는 천차만별이다. 다국적 A사는 2년치 이상의 연봉에 1억원에 가까운 위로금을 내걸며 ‘퇴직이 곧 기회’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반면 국내 B사는 근속 10년을 채운 직원에게도 한 달치 월급이 전부다. ‘자발적 퇴사’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내보내기에 가까운 케이스도 적지 않다. 불만이 터지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비공식적 퇴사 압박이다. C사는 지방 공장이나 영업 외부지점으로 갑작스레 발령을 내며 퇴사를 종용한다. 명목상 ‘순환근무’지만 실상은 ‘자리 빼기’다. 인력 구조를 손보려면 절차와 설득이 필요한데, 그 과정을 생략하고 있다. 효율화보다 인건비 절감이 우선되는 순간, 조직문화는 무너진다. 또 윗선의 힘겨루기에 의한 구조조정은 종종 발생한다.
제약산업은 연구개발 중심 산업이다. 기술과 신뢰, 숙련된 인력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그런데 단기 수익 악화를 이유로 숙련직 인력을 무리하게 줄이는 것은 ‘근육을 깎는 다이어트’나 다름없다. 인력 감축이 일시적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조직의 학습력과 지속성을 해친다면 장기적 리스크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기업의 품격을 가른다. 동일 업종 내에서도 보상과 소통 수준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은 결국 경영철학의 문제다. 누군가에게는 퇴직이 재도전의 출발점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모욕감과 배신감으로 남는다.
연말 정리의 이름 아래 이뤄지는 구조조정이 단순한 숫자 맞추기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최소한의 존중과 기준이 필요하다. ‘희망퇴직’이라는 단어가 진짜 희망으로 들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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