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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판매 저지-성분명확대 공약 공염불?

  • 홍대업
  • 2008-06-19 06:48:04
  • 후보 3인, 실현불가능 공약 수두룩…표심만 잡으면 그만

[보궐선거 후보 공약분석]=⑥각 후보별 공약, 실현가능성 있나

대한약사회장 보궐선거전에 뛰어든 후보들의 공약은 얼마나 실현 가능할까.

각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건 공약을 살펴보면 ▲의약품 약국외 판매저지 ▲의약품 재분류를 통한 일반약 확대 ▲처방전 리필제 ▲성분명처방 실현 등을 꼽을 수 있다.

슈퍼판매 저지 사실상 불가능…다른 대안 제시 필요

이들 공약의 경우 모양과 색깔이 조금씩 차이가 있을 뿐 그 내용은 각 후보간 변별력을 찾기 어렵다.

일단 모든 후보가 ‘일반약 슈퍼판매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시기’가 문제일 뿐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대한약사회 보궐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들이 정부의 일반약 슈퍼판매 정책에 항의하고 있다.(왼쪽부터 문재빈, 김 구, 박한일 후보)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약사회와 협의하는 모양새는 갖추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올 하반기 정부의 계획대로 일반약이 슈퍼마켓으로 풀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 이유는 올 하반기쯤이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집회’가 수그러들 것이고, 약사회의 보궐선거도 끝나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정과제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약사회가 미 소고기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동시에 슈퍼판매 저지 장외투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도 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오게끔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국 후보들의 의지와는 달리 이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란 의미다.

'전문약→일반약 전환'도 상대단체 있어 어려울 듯

다만, 후보들간 이 문제에 대한 대응방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문재빈 후보(기호 1번)는 “슈퍼판매는 기정사실화”라며 ‘선투쟁’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반면 김 구(기호 2번), 박한일(기호 3번) 후보는 투쟁보다는 ‘협상’을 내걸고 있다.

문 후보의 경우 슈퍼판매 저지를 위해 ‘전국약사궐기대회’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어차피 슈퍼판매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투쟁 이외에 해법은 없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투쟁 자체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전국약사궐기대회를 통해 정부를 압박하고, 종국에는 ‘전문약의 일반약 대폭 전환’이라는 전향적인 답변을 얻어내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김 후보와 박 후보의 경우 기존 집행부의 정책을 대과없이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인 만큼 우선 ‘대화’를 통해 복지부를 설득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복지부가 ‘약사회와 협의 없이는 (슈퍼판매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만큼 협상시간은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투쟁방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만성질환자에 대한 처방전 리필제 도입도 또 다른 압박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각 후보들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세 후보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역시 처방전 리필제와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처럼 상대단체(의협)가 있는 만큼 쉽지 않아 보인다.

성분명처방 확대 요원…양극화 해소는 건보재정이 걸림돌

성분명처방의 경우 오는 28일 의협이 토론회를 개최하고, 생동조작 의혹품목 576개를 공개하는 등 약사회의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확대전략에 쐐기를 박겠다고 벼르고 있다.

친 의료계인 이명박 정부 역시 의료계의 입장을 대폭 수용해 시범사업의 평가작업과 추가적인 연구용역을 추진할 경우 차기 약사회장의 남은 임기 동안은 물론 향후 5년(현 정부 임기) 동안에도 이 제도는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태도가 약사사회에 우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의협이 제도시행에 공감을 표시하지 않는 한 사실상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약국가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양극화 해소’도 후보들이 정책공약으로 내걸고 있지만, 이것도 요원해 보인다.

약국의 양극화가 처방전 분산의 실패에서 기인한다는 문제인식은 같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 후보측은 약국 양극화 해소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차등수가제 기준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김 후보는 영세약국에 대한 소득표준율을 세분화해 세재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내걸었고, 박 후보는 단골약국제를 도입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건강보험재정과 맞물려 있는 정책들이다. 약국의 수가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재정출혈이 불가피하고, 결국은 건강보험료를 더 올릴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선심성 공약 줄이고 철절한 내부 검증 필요

여기에 법인약국과 관련 대자본 침투 우려가 있는 ‘영리법인화’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 역시 시장주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반하는 일이다.

따라서, 시기의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의료기관의 영리화가 달성된 이후 약국가에도 이같은 바람이 불 것은 자명하다. 결국은 공약의 실현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기존 정책을 재탕, 삼탕하는 경우도 있을 뿐만 아니라 무조건 표심만 잡으면 된다는 선심성 공약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병원약사의 인력 및 수가문제 해결 등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는 병원약사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이미 같은 정책을 병원약사회에서는 추진해왔었고 단기간 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병원약사회도 “병원약국의 만성적인 어려움을 본질적으로 파악하고 분명한 해결을 위해 마음을 같이 할 수 있는 후보의 정책실현을 돕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각 후보들은 선심성 공약을 남발할 것이 아니라 약국가 현장과 공직 및 생산약사, 병원약사 등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당장 임기내 실현이 불가능한 공약이더라도 철저한 자체 검증을 통해 향후 ‘밀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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