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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대 원외처방 약제비 소송논란 '맞불'

  • 최은택
  • 2008-09-25 20:19:30
  • 공단, 환수 정당성 방어···의협 "의사 존재이유 부정"

건보공단 "법원 판결 수용 못한다" 공식화

“법원 판결대로라면 급여기준과 심사기준이 무력화되고, 사실상 심평원의 존재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25일 ‘과잉처방약제비 환수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통해 이달 초 병원협회가 약제비 소송을 이끈 대외법률사무소 변호사 초청 토론회에 맞불을 놨다.

이날 토론회에는 건강세상네트워크 고문변호사인 양승욱 변호사와 고려대 법무대학원 강사인 이평수 전 건강보험공단 상임이사가 주발표자로 나섰으며, 의사협회 전철수 보험이사는 의료계를 대변해 두 주발제자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했다.

참여연대 소속 이원영 교수와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도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우려를 표하면서 대안론으로 지불제도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건강보험공단 김홍찬 부장은 “법원의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공식화했다.

먼저 양승욱 변호사는 “추상적 위험이 존재하는 허가범위 외 의약품 처방에 관한 급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성을 띤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의료기관의 최선의 주의의무를 분리해 서로 다른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지는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변호사는 이어 “위법성 판단이 유지되고 입증책임이 피고에게 존재하는 한 소송은 지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위법성 판단기준에 다른 견해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항소심에서 이 부분이 논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또 “이번 기회에 의약품 처방에 관한 부분만이라고 진료비 보상제도를 개편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평수 전 상임이사는 “이번 소송은 법률 적용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됐다. 하지만 (환수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에 누군가 시비를 걸 것으로 보지 않았다”는 말로 이번 판결에 대한 황당한 심정을 간접 피력했다.

이 전 상임이사는 “급여·심사기준은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법에 이의신청, 심사청구 및 행정소송이라는 구제기능을 명시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급여·심사기준 위반은 (명백히) 건강보험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판결대로라면 공단이 징수 또는 불법행위에 의한 상계를 할 수 없게되는 결과를 초래해 급여기준이나 이에 따른 심평원의 심사가 무력화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전 상임이사는 이어 “복지부가 지난 2001년 과잉처방으로 인한 비용은 원인행위를 제공한 의료기관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면서 “이를 근거로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철수 보험이사는 “급여기준이 의학적으로 타당한 최선의 진료인가, 의학적으로 타당한 최선의 진료가 비용효과적인가를 보면 대부분 그렇지 않다”면서 “재정상의 한계 때문에 급여기준은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전 이사는 특히 “정부가 급여기준을 다루는 원칙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전문가, 다시 말해 의사의 존재이유를 부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과잉처방은 최선의 의료서비스는 때때로 비용효과성, 재정안정과 배치된다”며 “자율적 견제기능을 살려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사회단체 "이참에 지불제도 개편하자"

가입자를 대변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도 이번 판결에 대한 우려의 목소를 잇달아 쏟아놨다.

참여연대 이원영 교수는 “이번 판결이 사실상 건강보험의 근간을 흔드는 결과를 야기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행위별수가제 틀속에서 과잉처방 논란은 끝이 없을 것”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은 진료비 지불제도를 손질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줬다”고 평가했다.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도 “행위별수가제를 개편하는 등 지불제도를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이 교수의 주장을 거들었다.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는 “건강보험공단이 처음부터 법적 대응을 제대로 못했다”면서 “가입자들에게 피해가 오지 않도록 항소심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법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건강보험공단 김홍찬 급여조사1부장은 “공단은 법적·정책적 측면 모두에서 법원의 이번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공식화했다.

그는 “일본은 민법, 대만은 건강보험법, 독일은 의사협회와의 협상 등을 통해 부적절한 처방에 대한 책임을 의사나 의료기관에 지우고 있다”면서 “급여기준은 의학적 타당성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확보할 수 있는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락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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