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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내년도 보험수가 계약체결 '먹구름'

  • 허현아
  • 2009-10-12 12:29:40
  • 법정 계약일 D-5…일괄타결 vs 건정심행 담판 '분수령'

[뉴스분석]=2010년도 보험수가 협상 전망

내년도 보험수가 계약일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가 일찌감치 협상 일정을 잡고 한 달 가량 실랑이를 벌이고 있지만, 예년보다 진척된 협상 양상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최근 공단의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가 도출되면서 협상에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됐으나, 사회 전반의 경기침체가 '고통분담' 여론에 힘을 싣는 양상이 협상 분위기를 상당부분 좌우하고 있어서다.

공단의 환산지수 연구용역은 수치 자체보다 보험재정 지불가능성을 전제로 한 협상 ‘가이드라인’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대목.

건보공단측에서는 어려운 재정상황에도 불구하고 ‘일괄타결’ 형식의 대타협을 원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지만, 실적 위주의 무리한 수가협상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가입자측의 입장이 맞서 타협에 암운을 드리운 형국이다.

재정소위 "맥시멈 동결" 공단 “일괄타결” 엇박자

공단은 최근 내년도 보험수가를 평균 2.4~3.3% 범위내에서 인하해야 한다는 자체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재정운영소위원회에 보고했다.

여기에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이 이례적으로 -1.9%를 기록하는 등 부정적인 경기 여파가 내년도 보험수가를 인하 내지 동결해야 한다는 가입자 여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올해 차상위계층 25만명을 건강보험으로 흡수한 데 따른 재정부담 전망(800억원), 국고지원 미흡 등 복합적 요소를 감안하면 내년도 건강보험 재정은 2600억 당기적자, 3100억 누적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향후 수가인상에 따른 재정부담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줄다리기의 핵심부에 자리하고 있는 공급자 유형별 진료비 증가율도 협상에 유리하지 않다.

8월 현재 전체 진료비 증가율은 11.43%로 두자릿수를 기록한 가운데, 전년대비 유형별 증가율은 종합병원은 12.62%, 병원 20.14%, 의원 6.66%, 약국 10.32%, 치과·한방을 포함한 여타 유형 12.6% 수준.

현 단계에서 공급자측이 자체 연구를 통해 두자릿수 인상률을 앞다퉈 제시하더라도 연례적으로 되풀이하는 해묵은 공방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재정운영위 한 관계자는 “사회 전반의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가입자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왜 의약수가는 늘 올려줘야 하느냐는 의문이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면서 “수가를 최대한 억제해야 할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급자, 이해타산 분주…가입자 "건정심행 경제적"

이 때문에 연구결과와는 관계없이 의례 '동결' 수준에서 출발했던 재정소위 가이드라인이 올 협상에서는 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동결'에서 출발한 가이드라인이 2.4%까지 상향 조정되면서, 재정소위와 공단 협상팀 사이에 수가인상 승인을 놓고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선경험을 염두에 둔 관측이다.

따라서 가입자측은 작년보다 경직된 협상 조건을 감안할 때 초반 '가이드라인'을 보다 보수적으로 설정해 수가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 협상팀이 실무적 시각에서 '일괄 타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된 변수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가입자측에서는 극단적으로 "재정악화 기조 해결이 묘연한 상황에서 건정심으로 수가결정의 공을 넘기는 것이 재정절감에 유리하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고 보면, 공단의 타결 의지가 협상 판도를 좌우할 지 미지수다.

가입자측 관계자는 "사회 전반의 침체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굳이 계약 자체에 의미를 두고 무리한 인상을 추진할 명분이 없다"면서 오히려 단순한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건정심'에서 실익을 기대할 수 없는 공급자 유형별 이해타산은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어차피 현실적인 접근 범위를 벗어나는 협상이라면, 계약제도 자체에 화살을 돌릴 수 밖에 없다는 논리가 있는가 하면 실낱같은 희망을 저울질하는 쪽으로 양분되고 있는 것.

학습된 불신구조 장애물…부대합의 활로도 '희박'

계약제도 자체에 강공을 퍼붓는 쪽은 유형별 수가협상 이후 계속된 결렬을 경험한 의사협회다.

의협은 '앵무새', '고장난 녹음기' 등의 수식을 동원해 공단의 협상 태도를 비판하면서, 혹여 발생할 결렬 이후 상황을 대비하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선거 상황을 염두에 둔 약사회나 늘어난 진료비로 수세에 몰린 병원협회 등 계약 상황을 예단할 수 없는 단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앞서 유형별 계약을 전제로 3.5%의 이례적 인상률을 끌어낸 2005년도 계약 당시처럼 일정부분 양보를 전제로 한 부대합의 없이는 '인상'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재정소위 차원에서는 수가인상에 따른 재정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일부 공급자 유형을 타깃으로 총액계약제 수용을 타진하는 대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지불제도 개편의 추진동력을 얻기 위해 비중있는 단체와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는 편이 합리적이라는 공단측의 판단이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해 첨예한 쟁점변수를 수용할 동인이 없는 공급자측 상황과도 동떨어져 있다.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어차피 기대수준의 실리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쟁점이 되는 지불제도 개편 등을 고려할 이유가 없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매년 번복되는 수가 갈등에서 수가계약 제도의 지속성 논란도 되풀이되고 있다.

수가협상 구조 정착에 천착해 온 한 전문가는 "단일계약 구조에 비해 단체간 자율성이 반영되는 유형계약 구조 하에서 계약 체결 성과가 제고된 측면이 있다"면서 "추후 협상 수가계약 참여 단체간 협상 규율을 구체화해 정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가협상 제도의 안정성 제고 방안에 관한 의식적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의료계에는 "고질적 갈등을 야기하는 현행 수가계약 제도를 원천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불만을 표출하는 가운데, "계약 결렬 단체에는 확실한 패널티(수가 동결 또는 인하)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맞물려 계약 이후의 논란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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