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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화냐 공공성이냐"…의료산업화 대격돌 예고

  • 최은택
  • 2010-07-05 06:51:05
  • 원격진료·건강관리서비스 등 현안산적…장관교체 최대변수

[분석] 행정·정책 2010 하반기 전망

올해 상반기 보건의료 분야를 관통한 이슈 키워드는 단연 리베이트 ‘ 쌍벌제’였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약사들에게 형벌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반발도 있었지만 여론의 지지 속에 일사천리로 입법이 이뤄졌다.

물론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리베이트 허용범위를 하위법령에 담는 과정에서 또 한 차례 진통이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씨 뿌린 의료관련 제도 및 법령개정안을 놓고 대격돌이 예상된다. 핵심은 의료산업.서비스의 시장화와 공공성, 어느 쪽을 강화할 것인가를 놓고 벌이는 시장주의 진영과 공공성주의 진영(반시장주의자)간의 한판 싸움이다.

이와 맞물려 전문자격사 선진화방안,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등도 하반기를 관통할 의제들로 부상할 전망이다.

하반기 경제운영방향 정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는 전재희 복지부장관(왼쪽), 윤증현 기재부(가운데) 장관.
"의료민영화 안돼"…의료 관계법 개정논란 이슈화

◇의료법과 건강관리서비스법= 전재희 복지부장관은 최근 하반기 경제운영방향 합동 브리핑에서 보건복지분야 핵심과제로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수립, 서민생활 안정지원, 의료보장 확대와 의료이용 합리화, 일자리 창출 등을 제시했다.

이중 주요이슈 쟁점들은 일자리 창출에 대부분 포진해 있다. 전 장관은 보건의료분야 일자치 창출을 위해 원격진료 허용, 건강관리서비스제도 도입 등 의료서비스시장 영역을 더욱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들은 정부가 제출한 의료법개정안과 정부안을 받아 변웅전 의원이 대표발의한 건강관리서비스 법안에 담겨있다.

복지부는 개정의료법을 통해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진료를 허용하고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에 의료기관의 경영을 지원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의료법인의 해산사유로 다른 의료법인과의 합병을 인정키로 했다.

건강관리서비스는 질병의 사전예방과 조기진단을 통해 국민 개인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치료 영역을 제외한 교육, 영양, 운동지도 등을 통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주요전략.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이 법안들을 연내 통과시키기 위해 복지부는 국회의원과 언론을 통한 대국민 설명 및 설득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은 대형병원에 환자편중을 심화시키고 의료민영화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원격진료 허용에 대해서는 개원의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건강관리서비스 또한 의료민영화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불신을 사고 있다.

정부는 건강관리서비스가 주로 영양과 운동 등에 관한 서비스로 의료서비스와 구분되기 때문에 영리병원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시민단체들을 이해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다.

의료계 또한 의료기관만이 독점적으로 이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며 반대편에 한 발을 걸치고 있다.

지방선거 승리 우근민 제주지사 "영리병원 원위치"

◇제주 영리병원 또 폭풍속으로=직접적인 의료민영화 논란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터져 나올 전망이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투자개방형 영리법인 도입 등을 포함한 ‘4단계 제도개선, 5대 핵심과제’ 동의안을 지난해 7월 가결시켰다.

제주도 내에 한정되지만 내국인이 설립한 의료기관도 사실상 영리병원 전환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으로 제주도민 절반이상이 반대하면서 적지 않은 혼란과 홍역을 치르면서까지 김태환 지사가 밀어붙였던 역점사업이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우근민 신임 제주지사가 이 동의안을 폐기할 뜻을 내비쳐 또 한차례 치열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과 일반약 약국외판매 또한 언제든지 쟁점이슈로 떠오를 수 있는 시판폭탄이다. 기재부는 이들 의제들에 대한 제도개선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거듭 확인한 바 있다.

특히 OECD 경제개발검토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2010 한국경제보고서'가 투자개방형 영리병원 도입과 일반약 슈퍼판매 등이 필요하다고 권고함에 따라 기재부 등이 이들 쟁점들을 밀어붙이기 위해 사전작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실제 반시장주의 진영의 한 의대 교수는 “기재부는 영리병원이나 의료산업화를 위한 제반조치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시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서 “이번 OECD 보고서는 다분히 의도성이 엿보인다”고 경계했다.

전 장관 떠나면 의료민영화 '저지선' 무너진다?

◇장관 교체로 방어벽 허물어질까=의료산업화 논란과 관련 최대 변수 중 하나는 복지부장관의 교체다. 정계에서는 7.28 재보선 이후 실시될 개각에 복지부장관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연합뉴스는 한나라당 내부인사를 출처로 진수희 국회의원이 전재희 장관의 후임장관으로 유력히 거론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청와대 인사에서 박재완 정무수석이 개선대상에 포함된다면 장관후보 1순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전재희 장관이 의료산업화 쟁점에 있어서 나름대로 소신을 지키면서 기재부 등과 대립각을 세운 것과는 달리 후임장관은 적극적으로 진두지휘할 인사를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 사회정책 비서관에 정상혁 교수를 발탁한 것은 사전 포석이었다는 해석이다.

시민사회 진영의 한 관계자는 “전 장관이 전적으로 의료민영화에 대립각을 세워온 것은 아니지만 버팀목이 됐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장관이 바뀔 경우 이런 지형이 무너지고 기재부 등 경제부처 중심으로 의료제도 개선이 흘러갈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일차의료활성화 등 의료제도 개선논의 급물살

◇의료제도 개혁추진=전재희 장관이 하반기 경제운영방향으로 발표한 내용들 중 또하나 주목을 끄는 것은 의료이용 합리화 내용이다.

전 장관은 대형병원의 환자본인부담률을 현행 60%에서 70~80%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환자의 외래 본인부담율을 높임으로써 대형병원보다는 1차 중심으로 의료이용을 견인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형병원 외래 본인부담금 조정방안.
이번 조치는 특히 의사협회 등과 논의중인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및 일차의료활성화 방안과 맞물려 의료제도 개혁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우려도 없지 않다. 감기 등 경증질환자 뿐 아니라 3차 병원에서 흡수해야 할 중증질환자 또는 중복질환자까지 부담금을 가중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

제약산업 리베이트를 근절시켜 결과적으로 제약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시장형실거래가제와 리베이트 쌍벌제는 각각 10월1일과 11월28일부터 시행된다.

또 지난달 30일 의료기관 인증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의료기관평가제를 인증제로 전환하기 위한 제반준비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인증제는 법령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제약산업 육성법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이견이 없을 경우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보장성 확대는 계속된다…하반기 4410억 추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전 장관은 연말까지 연간 4410억원의 재정이 소요되는 보장성 확대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새로 추가된 보장성 확대 사업은 총 6510억원 규모로 늘었다.

먼저 이달부터는 중중화상환자의 본인부담률을 원내와 원외 동일하게 5%로 축소한다. 또 항암제의 경우 2군 항암제 병용시 현재 저가 항암제에 대해 급여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을 10월부터는 확대 적용한다.

아울러 림프절 음성 조기 유방암에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허셉틴, 프로게스테론 양성 유방암에 졸라덱스의 급여를 각각 인정한다.

이와 함께 B형 간염치료제 급여기관과 제픽스 내성시 헵사라정과의 병용기간을 삭제하고, 간염수치와 무관하게 바이러스가 양성이면 급여를 인정하는 등 희귀난치 치료제 급여를 확대한다.

또 TNF-알파 억제제의 급여기간을 삭제하고 중증 건선에 급여를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밖에 MRI 급여확대에 900억원, 장애인보장구 및 소모품 보험적용에 400억원의 보험재정이 추가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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