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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현실 무시한 쌍벌제 규정"…의약계 '우려'

  • 특별취재팀
  • 2010-11-27 07:00:14
  • 금융비용 1.8%-명절선물·경조사비 제외 결정에 반발

쌍벌제 하위법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실적인 쌍벌제 하위법령이라면 제약업계와 의약계가 공정거래 정착을 위해 충분히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하위법령은 제약사들의 정당한 판촉활동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의약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오는 28일부터 본격 발효되는 가운데 하위법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의약품 대금을 3개월 이내에 결제한 경우 의료기관과 약국이 보상받을 수 있는 ‘금융비용’ 기준이 1.8%로 결정되고, 경조사비나 명절선물을 허용하지 않는 규정 등이 쌍벌제 시행 이후 상당한 논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확정된 쌍벌제 하위법령 규개위 재심사안은 제약업계와 의약계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료계, 개별사안별로 쌍벌제 판단 곤란 의료계는 쌍벌제 하위규정 중 삭제된 '기타항목'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소액물품, 경조사비, 명절선물, 강연료, 자문료 등 '기타항목'은 기본적으로 제공되지 않도록 하고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수준인지를 개별 사안별로 판단하는 것은 해석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의협 오석중 의무이사는 "의문점이 많다"고 운을 뗐다.

오 이사는 "규개위, 복지부 등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다"며 "개별사안으로 판단한다며 삭제한 부분은 의료계와 협의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해석 또한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따라서 다음주 중 병협, 제약사 단체와 함께 복지부 측에 면담을 요청, 명확한 해석을 청취한 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병협 또한 의협과 입장을 함께하겠다고 언급했다.

병협 이상석 부회장은 "의료계가 제시한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며 "하지만 아직 실망할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삭제됐다고 해서 전부 금지된 부분이 아니고, 어느 수준까지 정상적인 관행으로 유지해줄지 봐야 한다"며 "당장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고 판단했다.

학술대회지원 부분 변경과 관련해서 한국의학회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의학회 이윤성 부회장은 "학회는 의료기관 종사자, 개설자가 아니기 때문에 쌍벌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규개위 심사 결과는 학술대회 개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공정거래규약이 어떻게 손질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하위법령을 이어받아 규약이 어떻게 정해질지 두고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국가, 비 현실적 금융비용 규정 문제

약국가와 약사회 등은 비 현실적인 금융비용 기준에 대해 걱정했다.

대한약사회 김영식 약국이사는 “그 동안 인정받지 못하던 금융비용이 합법화 된 것은 반길만한 일”이라며 “합법화를 기점으로 그 동안 금융비용에서 소외돼 왔던 회원들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다만 최대 2.8%로 기준이 제한되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부분은 안타깝다”며 “자칫하면 회전기일 단축이라는 금융비용의 본래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약사회는 금융비용 합법화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금융비용 뿐만 아니라 명절선물이나 경조사비까지 불허한 것도 지나친 규제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서구약사회 최두주 회장은 “금융비용 기준이 최대 2.8%로 결정된 것은 시장원리를 무시한 결정”이라며 “약국의 통상적인 결제관행이 60~9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1개월로 단축해 2.8%를 받으라는 것은 의약품 거래 관련 자금 흐름 자체를 경색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90일에 0.6%라고 생각한다면 이를 받지 않고 차라리 회전기일을 연장시킨다는 생각도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금융비용과 관련해 어느 정도 지켜질 것이지 두고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치를 법제화하고 이를 지키라고 한다면 시장 자체가 왜곡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제약, 마케팅 활동 위축…형평성 문제도 제기

국내 제약업계는 쌍벌제 하위법령 확정과 관련 현실적인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영업 및 마케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명절선물, 경조사비, 강연료 등의 규정들이 공정거래 정착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A제약사 CEO는 "이번 쌍벌제 하위법령은 사실상 제약사들에게 정상적인 판촉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엄격한 규정은 오히려 의약품 유통 투명화에 도움이 되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제약사 영업 담당자는 "그동안 꾸준하게 제기되어 왔던 다국적제약사 본사 차원에서의 지원은 국내 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다"며 “이는 국내제약사와 다국적사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 시킬 것이다. 국내 다국적사들이 본사를 통해 처방을 댓가로 학술대회를 지원한다면 이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규개위 심사 기준에 대한 불명확성 등을 놓고 불만을 호소하는 제약사들도 많았다.

경조사비, 명절선물 등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면서도 사안에 따라 위법 여부를 따질 것이라는 해석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C제약사 실무자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으로 제도가 운영되면 안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약협회도 원칙적으로 쌍벌제 시행이 유통투명화 조성에 큰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빡빡한 하위규정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약협 관계자는 "엄격한 규정은 오히려 공정경쟁을 저해할수 있다“고 말했다.

◆KRPIA, 자문료·강연료 불허에 불만

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강연료, 자문료가 허용범위에서 제외된 부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규황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부회장은 "하위법령 규정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은 시행 규칙이 발표된 후에 정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강연이나 자문료를 받는 것은 제약회사와 의사 간 메디컬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리베이트의 범주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며 "자문료나 강의료를 규제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한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수준인지를 개인 사안별로 판단한다는 단서 조항으로 시행 당사자들은 혼란을 겪게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국적사 한 관계자는 "쌍벌제 규정이 의약계와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되지 못해 아쉽다“며 ”메디칼 커뮤니케이션까지 제한해 연구 활동을 저해하는 방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도매업계, 마진축소·매출감소 어려움

도매업계는 쌍벌제 시행으로 매출 감소와 마진 축소 움직임 등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A상위 도매업체 사장은 "대형 도매업체들이 협약식을 갖고 투명유통을 선포하면서 신고포상제 운영을 결정한 것은 각 회사들이 이를 철저히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대형 도매업체들이 앞장서서 솔선수범한다면 업계 전체가 따라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벌제 시행을 앞두고 3개월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위 도매업체도 있었다.

B상위 도매업체 사장은 “대다수 업체들이 쌍벌제 시행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매출이 오히려 감소하거나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쌍벌제가 시행되면 더 큰 혼란이 가중 될 수있어 약국 영업 방식을 놓고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최근 마진축소 등 도매정책을 변경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며 ”조금 상황이 어려워 지고 있다고 도매 마진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도매업계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사들이 직거래와 도매거래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향후 직거래가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C중소 도매업체 임원은 "의약사들에 대한 면허정지가 처벌 규정에 포함돼 있어 쌍벌제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제약사 직거래 비중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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