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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카나브, 과대나 과소평가 말자

  • 데일리팜
  • 2011-02-24 06:28:56

보령제약이 대략 15년동안 야심차게 진행해온 신약 프로젝트가 일제로부터 해방일인 삼일절을 기점으로 일단 방점을 찍게됐다. 카나브는 식약청 시판 승인 이후 5개월 만인 지난 22일 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을 통해 60mg 670원, 120mg 807원의 가격을 받았고 3월 1일 급여등재된다.

그야말로 생동성시험도 없는 복제약(단순카피) 만들기에 몰입하던 국내 제약산업계가 1987년 물질특허제도 도입을 계기로 '신약만이 살길'이라고 의식을 전환후 국산신약은 카나브까지 15개가 나왔다. 기업을 필두로 연구개발비를 지원해준 복지부 등 정부와 신속한 허가심사 체계를 도입한 식약청 등이 함께 이뤄낸 결과물이나 마찬가지다. 아니 완벽한 민관 협력의 결실이다.

하지만 국산신약은 '국내 기업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기업들에게 충전시켰으나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상업적 성공은 기대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신약 하나로 모든 어려움을 보상받을 것이라고 믿었던 단순하고 강한 믿음이 오늘 날 국산신약을 이끌어온 추동력이었으나 상업적 성공은 별개의 문제였음을 기업들은 요즘 절감하고 있다. 시장의 니즈를 읽지 못한 연구소 주도의 연구, 초창기 국산 신약에 대한 막연한 의구심 등 총체적 미숙함의 결과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수업료를 부담해야하는 통과의례'일 수 밖에 없다.

카나브는 역대 국산신약 중 가장 큰 규모의 시장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그간 다른 신약들과는 또다른 의미를 지닌다. 국내 고혈압시장은 1조4000억원이며 이중 카나브가 경쟁하게될 시장은 자그마치 8000억원 규모다. 신약 드라이브를 걸어온 정부라면 전주기적 신약육성이라는 관점에서 보건소를 비롯한 국공립의료기관에서 이 약이 채택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신약개발 자금이 결국 국민세금이기 때문이다. 이는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차원을 넘어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국산신약을 낸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미 '신약개발 왜 했나 싶다'는 실망감을 비치고 있다. 퍼스트 제네릭 수준의 약가 등 신약에 대한 가치평가는 낮은 상황에서 제네릭에 치중해 더 잘나가는 제약회사들이 곁에 있는 탓이다.

처방의사들과 약사 등 전문인들도 국산신약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종플루 대란에서 녹십자가 일깨워준 의약주권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 봄직하다. 카나브가 새로운 작용점을 찾아낸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 신약은 아니지만 여러 ARB계 신약들과 안전성과 유효성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베스트 인 클래스(Best in class) 신약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 FDA와 조화를 추구해온 식약청이 국내 의료진의 높은 임상수준으로 진행된 시험결과를 오랜 검토 끝에 승인한 신약이기 때문이다. 국산이라는 말에 과도한 애국심을 투사할 필요도 없지만, 반대로 국산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과소평가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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