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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환자 출입 원천봉쇄"…약국 출입구 차단벽 '논란'

  • 박동준
  • 2011-04-06 12:28:30
  • 하영환 전 이사, 부산 온병원과 갈등…"처방 리스트 요청도 거부"

지난해 의료기관 구내로 오인할 수 있는 장소에 약국이 개설돼 논란을 빚었던 부산 온종합병원이 이번에는 인근에 신규 개설된 약국의 환자 출입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또 한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특히 신규 개설된 약국의 대표약사가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를 역임한 부산시약사회 하영환 감사여서 온종합병원 원장이 부산시의사회 정근 회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문제가 지역 의·약계의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진구약사회·하영환 전 이사 "병원 차단벽 등으로 환자 접근 봉쇄"

5일 부산 진구약사회(회장 김위련)는 온종합병원이 신규 개설 약국의 환자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며 관할 보건소에 이에 대한 시정을 공식 요청했다.

지난 달 초 하영환 전 이사가 병원 후문에 '건강한 약국'을 개설했지만 약국 출입문이 병원이 설치한 차단벽으로 막힌데다 이동 통로마져 차량들이 주차돼 사실상 환자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약사회와 하 전 이사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 6월 하 전 이사가 약국 개설을 위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후문 주차장 벽면에 1차 차단벽을, 이후 건물 공사가 시작될 무렵 2차 차단벽을 설치했다.

건강한 약국은 병원이 설치한 차단벽으로 인해 환자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단벽을 우회해 약국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는 부지도 병원이 기계식 주차장에 진입하는 도로로 사용하면서 상시적인 주차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차단벽에 이어 기계식 주차장 진입로도 주차장화돼 환자들의 약국 접근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약국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 하 전 이사의 주장이다.

특히 구약사회와 하 전 이사는 보건소에 제출한 민원을 통해 병원이 처방의약품 목록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미 인근의 다른 약국들이 처방의약품 목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한 약국의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차단벽 설치 등과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조치라는 판단이다.

병원은 건강한 약국 뿐만 아니라 주위의 어떤 약국에도 처방의약품 목록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입장지만 하 전 이사는 병원 인근의 다른 약국이 소지하고 있는 처방의약품 목록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차단벽을 우회할 수 있는 통로도 사실상 주차장화 돼 있다는 것이 하 전 이사의 설명이다.
더욱이 하 전 이사는 병원과 인근의 다른 약국들과 거래를 하고 있는 도매업체들에게도 수 차례 의약품 공급을 요청했지만 거절을 당하거나 이렇다 할 답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구약사회와 하 전 이사는 병원의 일련의 조치들이 환자들의 건강한 약국 접근을 차단해 결과적으로 다른 약국을 이용토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구약사회가 '회원 약국에서 제기한 진정과 관련해 관할 보건소에 담합행위 여부에 대한 검토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 전 이사는 "병원의 차단벽 설치 등은 의료기관 개설자가 특정약국에서 조제받도록 지시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약사법에 저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소는 민법상 병원이 소유한 부지에 담을 설치하는 것은 가능하다 입장이지만 이는 민법이 아니라 의약분업의 관점에서 타당한 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병원측 "차단벽은 장례식장 민원 때문…약국 개설 사실 몰랐다"

이에 대해 병원은 후문의 차단벽은 장례식장에서 관이 운구되는 모습들이 미관상 좋지 않다 등의 민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으로 건강한 약국의 운영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 전 이사는 약국 개설을 위한 계약이 체결될 무렵 차단벽이 설치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병원은 지난해 말에서야 약국 개설 사실을 인지했다는 것이다.

처방약 리스트 제공을 거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병원은 건강한 약국 뿐만 아니라 인근의 다른 약국들에도 담합 의혹 등을 의식해 공식적으로 리스트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병원측은 강변했다.

다만 병원은 하 전 이사가 다른 약국에서 병원의 처방약 리스트를 제공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후문에 장례식장이 있어 관이 드나느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해달라는 등의 민원이 상당했다"며 "차단벽을 설치할 무렵에는 후문쪽에 약국이 개설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량이 상시적으로 주차돼 있다는 공간도 이미 병원이 점용 허가를 받은 땅"이라며 "기계식 주차장 진입이 밀리게 되면 일시 주차했다 직원들이 다시 넣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근의 다른 약국에 처방약 리스트를 제공했다고 하는데 공식적으로 병원이 제공한 것은 없다"며 "만약 병원 직원이 이를 유출한 사실이 적발되면 징계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못박았다.

하 전 이사-병원, 대화도 사실상 단절…논란 장기화 조짐

이처럼 하 전 이사와 병원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지만 양측 간의 대화도 여의치 않은 상태여서 논란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 전 이사는 병원장인 정근 회장에게 직접 이번 문제와 관련한 대화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상황이며 병원측도 하 전 이사가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에 상당히 민감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 전 이사는 "병원은 차단벽이 민원 때문이라고 하지만 차단벽은 유독 건강한 약국과 병원 사이 일부 구간에만 설치돼 있다"며 "애초에 병원은 약국이 소재한 부지를 소유주로부터 매입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병원 관계자는 "차단벽이 생각보다 높은 것이 아니어서 약국 개설 사실을 환자들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며 "오히려 후문쪽에 유동인구가 더 많아 차단벽으로 인해 영업을 못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맞벽 구조 약국이 논란이 된 이후 병원도 여러가지로 상당히 조심을 하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병원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하는 약사의 대화 의지가 오히려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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