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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석근 이사장과 전임 집행부를 위한 변명

  • 조광연
  • 2012-04-20 10:34:58

윤석근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의 '도전'이 막바지에 다달은 듯 보인다. 그의 최측근 인사는 "윤석근 이사장이 결심을 굳힌 것같다"고 전했다. 기존 제약협회 리더십에 '이의있다' '나요 나'라고 외치며 나와 이사장에 올랐던 윤 이사장은 나름 뜻을 펼쳐보이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으나 현실의 벽을 뛰어 넘는데 실패했다. 그가 즐겨 사용한 말 '삼고초려'가 말해주듯 의욕과 진정성으로 나서면 무난하게 해결될 난관으로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윤석근 이사장과 전임 집행부를 가둬 놓은 '일괄 약가인하'라는 척박한 장벽 안에서 이들은 함께 번뇌할 뿐 서로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서지 못했다.

지난 두 달간 외부에 비쳐진 제약협회의 갈등 양상은 얼핏 '윤석근 이사장과 사실상 제약협회의 맥을 이어온 전임 집행부간 대립'처럼 보였으나 본질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윤석근 이사장과 전임 집행부가 악전고투한 대상은 시대적, 환경적 변화였다. 시대적 변화를 좁혀보면 복지부며, 더 세밀하게는 일괄 약가인하 정책이다. 그래서 만약 윤 이사장이 제약협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고 하면 교착상태에 빠진 제약협회 리더십과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를 위한 '용퇴'라고 수식어를 붙여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근 이사장은 일개인으로만 해석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전임 집행부가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다수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이사장이다. 그 의미는 그를 지지하는 층이 존재했고, 예상보다 두터웠다는 이야기다. 두터운 층에는 누가 있었는가. 바로 중소제약사들이다. 전임 집행부가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을 견인하는 사이, 중소제약사들의 내재된 갑갑증 혹은 피해의식도 증폭돼 왔던 것이다. 그 상징적 사건이 윤석근 이사장의 출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의 도전 역시 한 개인의 명예욕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두고 지켜보자'며 관망하던 제약업계가 윤 이사장에게 결정적으로 실망한 계기는 약가인하 소송취하였다. 누구도 소송에 나서기를 꺼리는 상황에서 윤 이사장의 회사인 일성신약이 소송을 제기했을때 업계는 '책임있는 행동'이라며 그에 대한 삐딱했던 시선을 교정하려는 움직임이 관찰되기도 했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송을 취하한다고 기자들 앞에서 전격 발표했고, 업계는 술렁였다. 그의 행보를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소송문제는 전임 집행부도 밤잠을 설치며 끙끙대던 문제 아니었던가. 소송을 눈 앞에 두고 전임 집행부와 윤 이사장이 '같은 고민'에 빠졌던것'은 아니었을까?

전임 집행부가 '리더십에 이의가 있다'며 출현한 윤 이사장에게 불편한 심경을 갖는 것도 납득할만하다. 소위 '도시락 회의'로 대변될 만큼 전임 집행부들은 회사 업무가 바쁜 가운데서도 점심을 도시락으로 때우면서까지 악전고투했다. 복지부가 소송은 안된다며 선을 긋고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소송을 막아서고 나섰다는 이야기가 업계 안에서 흉흉한 가운데서도 이사장단사들은 소송을 결정했다. 아니 어떤 불이익도 참아내겠다는 결단이었다. 이들은 이에 앞서 제약역사상 처음으로 장충체육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과정 과정 모든 어려움을 감당하며 난관을 헤쳐나가려 무진 애를 쓴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소명감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윤 이사장의 출현과 이사장 선출 석상에서 전임 집행부가 퇴장한 것은 모두 같은 맥락에 있다. 모두 미래 제약협회와 제약산업의 안위를 걱정했다는 충정이 공통 분모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분열이라든지, 봉합이라든지 따위의 말들은 2012년 4월 20일 시점에서 보면 모두 무의미하다. 그래서 나름 대의를 위해 나섰던 윤 이사장도 제약업계의 앞날을 위해 퇴진을 결단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윤 이사장이 결단한다면 전임 집행부들이 껴안고 등을 두드려 격려하지 못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 태산같이 버티고 있는 시대적, 환경적 장벽 앞에서 '네탓'을 해본들 유익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격려며, 함께 장벽을 넘어서는 것이다. 수십년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라고 안될 이유가 있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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