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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제, 과도기 접어든 국내 제약산업의 버팀목"

  • 이탁순
  • 2012-05-14 06:45:18
  • 국내업체, 복합제 개발열풍…투자 대비 이익 높아

국내 의약품 시장이 #복합제 경연장으로 바뀌고 있다.

다국적제약사가 내놓은 복합제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에 맞서는 국내사들도 다양한 조합의 복합제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너도나도 복합제 개발…'스피드'가 경쟁

과거 국내 복합제 개발이 '#아모잘탄'의 한미약품 등 특정업체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매출규모와 상관없이 대부분 제약업체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복합제 개발도 제네릭처럼 '스피드'가 중요시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항혈전제 클로피드그렐과 아스피린이 결합된 이른바 '#플라빅스 복합제'에는 총 6개 제약사가 시장에 나섰다.

다국적제약사 사노피가 유럽 허가는 획득했지만 국내 개발을 중도 포기하면서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동시 개발을 추진했다. 3월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CJ제일제당에 이어 4월에는 한미약품, 휴온스, 제일약품, 명인제약 등이 출격했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복합제 개발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한미약품이 자사 개발을 포기하고 위수탁 형태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자사 항혈전 개량신약 '피도글'과 아스피린 조합 복합제제 개발에 나섰으나 경쟁사들보다 뒤쳐지자 개발을 포기하고 다른 제약사 품목을 가져와 마케팅을 시작했다.

한미약품 사례처럼 국내사들간 복합제 개발 경쟁이 불을 붙으면서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가 복합제 성공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복합제 질환영역 다양…3제 요법·항암제도

현재 국내에서는 ARB성분과 CCB성분을 결합한 고혈압 복합제, 고혈압 약물과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약물이 결합된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등 주로 고혈압 약물이 결합된 복합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자사 국산 고혈압신약 카나브를 이용한 복합제 개발을, LG생명과학도 자사 ARB고혈압약 '자니딥'을 활용한 복합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복합제 개발에 일가견이 있는 한미약품, 최근 복합제 연구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한올바이오파마, JW중외제약, 한독약품 등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복합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엑스포지, 세비카, 트윈스타 등 ARB-CCB 복합제로 고혈압 시장을 평정한 다국적사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진화된 약물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승인된 3가지 고혈압약이 결합한 '엑스포지 HCT'도 그 중 하나다. 엑스포지 HCT는 CCB성분인 암로디핀과 ARB성분 발사르판에 하이드로클로르치아짓 등 3제가 결합됐다.

5가지 약물이 결합된 복합제 연구도 주목받고 있다.

아테놀, 라미프릴, 티아지드 등 혈압약물과 고지혈증약 심바스타틴, 아스피린을 한 알에 섞어 만든 폴리캡은 최근 연구결과에서 심장질환 발병 위험인자를 줄일 뿐 아니라 심장병과 뇌졸중 발병율을 현저히 낮춰 관심을 끌었다.

심혈관계 질환뿐 아니라 당뇨치료제, 천식, COPD, 항암제군에서도 복합제가 등장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최근 복합 항암제 연구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복합 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발비용 저렴…시장에서는 이미 대세

복합제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복용편의성'이다. 몇가지 성분이 결합된 복합제 복용으로 약물 복용 갯수가 줄어들어 복용편의성을 도모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것보다 가격면에서 저렴하다보니 건보재정 효과는 물론 의사와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큰 편이다.

하나의 약에서 기대할 수 없는 효과를 여럿이 결합해 보다 나은 효과를 본다든지, 부작용을 보완한 것도 부수적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고혈압복합제 엑스포지(위)와 아모잘탄
제약업체 입장에서도 복합제는 매력적인 사업이다. 새로운 성분이 아니므로 개발비가 적게 드는데 비해 시장에서 매출효과는 신약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시장 데이터가 최근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작년 고혈압 약물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ARB-CCB 복합제 '엑스포지(노바티스)'이다. 2011년 엑스포지는 전년 대비 14%가 오른 670억원(IMS데이터)의 매출을 올렸다.

엑스포지뿐만 아니라 같은 복합제인 아모잘탄(한미약품), 트윈스타(베링거인겔하임), 세비카(다이이찌산쿄)가 20% 이상 성장률을 보이며 사실상 고혈압약 시장을 평정했다. 이 4개 제품이 고혈압약 시장의 약 20%의 점유율을 보인 것이다.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에서도 심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결합된 '#바이토린'이 25%의 성장률로 제품 순위 4위에 랭크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제약업체의 성공사례도 속속 들리고 있다. MSD와 파트너를 이루고 세계시장에 진출한 아모잘탄(한미약품)의 성공신화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한림제약의 골다공증 복합제 '리세넥스플러스'도 작년 50억원의 매출로 국산 복합제의 매서운 맛을 보여줬다.

특허만료된 성분이 많아 그만큼 다양한 복합제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도 개발 이점 중 하나다.

고혈압복합제 세비카(위)와 트윈스타
다국적기업들이 자사 약제를 활용한 복합제 개발에 머물고 있다면 국내사들은 보다 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 개발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가 항고혈압제와 당뇨치료제를 조합해 개발하고 있는 시도들이 좋은 예다.

식약청도 국내 제약업계가 복합제 개발에 전진할 수 있도록 보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작년 식약청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치료제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복합제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의약품 개발의 혼란을 줄였다. 제약업체 한 개발 담당자는 "식약청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작은 제약업체들도 예측 가능한 연구개발이 가능해졌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처방현장에서도 복합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성준 한올바이오파마 부사장(순환기 내과 전문의)은 "과거 의사들은 용량 조절이 어려워 복합제 처방을 기피했지만, 최근엔 다양한 용량이 개발되고 복용 편의성 등을 고려해 복합제 처방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복합제 인기 10년 지속될 것…시장규모도 성장 최근 복합제 개발이 다양해지면서 내년에는 고혈압약 시장을 필두로 본격적인 시장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업체들이 동시에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대매출보다 저조한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업계는 개발업체마다 주성분이 다른데다 목표질환도 특화돼 있어 직접적인 경쟁은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다양한 복합제 출시로 시장 규모 자체가 성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상업화 이전이라도 해외 제약업체 라이센싱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최근 한미약품이 GSk와 손을 잡고 복합제 공동 개발 및 판매제휴를 맺은 것도 국내 제약업체의 개발 능력을 입증한 사례다.

최성준 한올바이오파마 부사장은 복합제 열풍은 향후 10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올바이오파마도 개발 중인 복합제를 터키 등 현지 해외업체와 라이센싱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복합제가 향후 몇년간 신약 품귀현상과 침체된 제네릭 시장에서 캐쉬카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괄 약가인하로 미래 성장동력이 필요한 제약업계에 단기간 먹거리로 지탱할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성준 부사장은 "시장에서 기존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약이 나오지 않는 한 복합제의 인기는 앞으로 10년은 갈 것"이라며 "그동안 복합제가 신약개발 연구비용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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