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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한국 건보제도는 백과사전"

  • 김정주
  • 2013-07-16 06:34:53
  • 심평원 국제연수과정서 단일보험 제도·운영·실무 등 화두

말레이시아·가나 국제건보연수 참가단 현장서 만나보니

국민 생명권과 건강권을 위한 보편적 의료보장제도에 대한 국가의 고민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것이 아니다.

특히 시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스템을 구축해 보장성과 의료의 질을 동시에 높이는 것은 어느나라든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빠른 시간 안에 단일 건강보험 체제를 만들고 의료의 질을 담보하는 제도를 구축해 세계적으로도 시사점을 주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OECD대한민국정책센터와 심사평가원 주관으로 열린 건강보험 국제연수과정에 참가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12개국 26명의 공무원,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하고 자국 제도 접목을 연구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를 참고하기 위한 이들 국가들은 우리나라를 '건강보험의 백과사전'으로 호평하며 성공적인 제도 안착을 높이 샀지만, 반면 노인인구 증가와 한정적 재원, 행위별수가 체계 안에서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참가단 중 말레이시아와 가나 정부 대표단을 만나 우리나라와 각국의 제도에 대해 얘기했다.

인터뷰에는 말레이시아 보건부 소속 빅네쉬 크리쉬난 건강정책국 선임사무관과 같은 부 시티 파우지아 아무 약무국 부국장(약사), 유스니 아리스 건강재정국 사무관(의사), 가나 보건부 소속 에드워드 P. 넬슨 정보통신실장이 참여했다.

한국, 건보체계 바르게 달성한 성공 모델

인터뷰에 나선 말레이시아(이하 '말')와 가나(이하 '가') 참가단은 의료체계와 제도가 제대로 바로잡히지 못했던 우리나라가 빠른 시간 안에 체계를 정립하고 시스템을 정교화 한 데에 주목했다.

IT의 발달과 정부의 대대적 투자와 제도, 가입자-공급자-보험자의 건강보험에 대한 인식, 정치적 의지가 맞물린 결과로 평가했다.

시티 파우지아 약무국 부국장(말)은 "한국은 빈국에서 시작해 짧은 기간 안에 현재의 수준까지 도달해 적지않은 성과를 냈다"며 "이제 건강보험 학습자에서 교수자로 부상해 세계 많은 나라에 제도를 전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빅네쉬 선임 사무관(말)도 "한국의 시스템은 실정이 달라 100%는 적용할 수 없지만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며 "특히 정치적 의지가 많고 건강권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과 지식이 높은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제도와 정책 추진 의지에 주목했다.

에드워드 정보통신실장(가)는 2개월 전 전자청구 시스템을 도입한 자국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 IT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심사와 평가, 의료기관의 질 평가, IT 구조 등이 시사점을 주고 있다"며 "연수교육을 받아보니 가나의 제도가 맞게 가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교육을 토대로 수정할 부분도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공공-민간 협력, 가나 운영 시스템 등에 관심

단일보험 체제를 안착시켜 보장성과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제도 추진이지만, 이 제도를 지속시키기 위한 운영 시스템과 노하우도 관건이다.

이런 점에서 참가단은 우리가 당연하게 혹은 작게 여기는 운영 시스템들에도 관심을 보였다. 각국의 당면과제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사회보험 개념 정립과 단일보험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 국민적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책 추진 자체에 어려움이 많다.

빅네쉬 선임 사무관은 "영리기관인 민간의료기관은 의료기술 등을 공공기관들과 연계하는 것을 원치 않아 보건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며 "정책 입안가와 시니어급 경력 의사들도 민간이 치중돼 있어 붕괴 직면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그만큼 정치적 의지를 모으고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당면한 이 나라 과제인 것이다. 우리나라 공공의료 비중이 10% 미만이지만 민간의료기관의 영역이 공공성과 일정부분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말레이시아에 시사점을 주고 있다는 것이 빅네쉬 선임 사무관의 설명이다.

IT 시스템과 관련 제도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가나의 경우 전산청구와 관련된 시스템에 관심을 뒀다. 99%에 달하는 전산청구율과 이를 기반으로 평가, 지불, 사후관리가 연동되는 심사평가원 시스템에 영감을 받고 있다.

에드워드 정보통신실장은 "가나는 급여 청구가 들어오면 통합 IT 플랫폼이 없어 근거자료를 연결하기에 어려움이 있는데, 현재 생체인식 ID카드를 도입해 청구와 접목시키고 있다"며 현황을 설명했다.

지속가능성은 '만국공통' 과제…"한국도 DRG가 해법"

건강보험을 도입, 개편, 유지를 하는 절대적 관건은 지속가능성이다. 막대한 재원만으로는 의료의 질을 담보할 수 없고, 인구와 질병구조의 변화 또한 지속가능성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참가단은 행위별 수가제 기반인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도전과제로 봤다.

에드워드 정보통신실장(가)은 "한국의 시스템은 통합과 포괄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높이 살 만하지만 행위별 수가제가 장기적으로는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인구 고령화로 청구건 수도 많아진다면 결국 포괄수가제(DRG)가 답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재량권 안에서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기 때문에 행위별 수가제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도 담보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로 DRG를 (확대)추진하지 않는다면 (한국) 시스템은 붕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빅네쉬 선임 사무관(말)도 이에 동의했다. 행위별 수가제는 현재 한국 상황에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는 "한국은 건강보험에 대한 정책 의지가 있고, 건강보험에 대한 인식도 높은 만큼 (공급자의) 수용도를 높여 방향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티 파우지아 부국장(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 지 국민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만 한다면 수용성은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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