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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제약 부도, 제약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인가

  • 최은택
  • 2013-08-19 06:34:55
  • "일본, 12년만에 1512→380곳으로"...비교 보고서 주목

"일본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24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12년이 걸렸다. 한국은 더 단축될 전망이다. 그만큼 일본이 겪었던 변화가 압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그 사회의 제도와 환경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산업영역도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제약산업은 어떨까?

최근 45년 역사를 지닌 안과용약 전문기업 #한불제약이 부도처리 됐다. 제약업계 안팎에선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냐 아니냐를 놓고 설왕설래다.

이와 관련 보건산업진흥원 #정윤택 제약산업단장은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참고자료로 두 건의 해묵은 증권보고서를 소개했다.

'다나까 상의 약값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제목으로 한화증권 정효진 애널리스트가 2010년 10월 발표한 일본제약업종 탐방분석시리즈가 그 중 하나다.

정 단장은 또 지난해 약가 일괄인하 직후에 나온 삼성증권 신정현 애널리스트의 제약 보고서를 지목했다.

이 보고서들은 강화되고 있는 국내 약가규제 추세와 과거 일본 사례를 비교 분석해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를 전망했다. 중요한 것은 인구 고령화와 규제 강화의 연관성이 매우 깊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 제약사들은 강화된 약가규제 등의 여파로 불과 12년만에 제약업체 수가 1512곳에서 380곳으로 줄었다.

단순 수치로만 계산하면 4곳 중 1곳만 살아 남은 셈인 데, 한불제약 부도를 놓고 이야기되는 구조조정 임박논란에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정효진 애널리스트 보고서서 인용.
◆일본제약산업과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정 애널리스트는 일본 제약산업은 1970년대부터 고령화로 인해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은 것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생산량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약가인하의 영향이다.

18일 정 씨에 따르면 일본은 1980년대부터 의약품 수요와 함께 국민의료비, 약제비가 급증하자 약가를 대거 인하시켜 왔다. 이런 결과로 의료비 재정의 30%를 넘어섰던 약제비 비중이 현재는 2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지속적인 약가인하 정책은 소형 제약사들의 경영환경을 압박했다. 상위제약사는 신약개발로 높은 약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독점적인 약을 개발했지만 영세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도태했다.

1995년에 1500개까지 이르렀던 제약사들은 2007년에는 380개까지 줄었다. 상위제약사들은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확보와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두기 위해 M&A를 활발히 진행했다. 최근에는 해외 대형 제네릭 업체를 인수하는 등 일본 밖에서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일본제약산업은 1980년대부터 지속적인 약가인하 정책에 직면해 내수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일본 제약사들은 내수 정체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신약개발에 매진했다.

결과적으로 다케다, 다이이찌산쿄, 아스텔라스 등은 미국, 유럽 등에서 발생하는 해외매출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담당할 정도로 매출구조 개선에 성공했다.

정 씨는 "한국의 제약시장은 고령화가 진행돼 의약품 생산량이 증가하는 일본의 80년대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역시 건강보험재정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지속적인 약가인하에 나서야 할 요인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제약산업은 일본이 겪었던 약가인하와 기존 영업방식을 바꿔야 하는 체질 개선이 동시에 실행되고 있는 데, M&A를 통한 산업구조 조정보다는 자연스런 도태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효진 애널리스트 보고서서 인용.
◆느리지만 구조변화는 필연=신 애널리스트는 "일본은 1967년 이후 26번 약가가 인하됐다. 역사상 가장 큰 폭의 인하는 1981년(19%)과 1984년(17%)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부터 10년간 일본 제약산업은 축소됐고, 그 이후에도 약가가 꾸준히 인하돼 시장이 성장하지 않았다고 신 씨는 덧붙였다. 이후 1993년부터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신 씨는 일본 제약산업 50년을 3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약가인하와 R&D 비중 상승구간에서 10년간 성장폭이 감소했다. 이어 수출비중이 증가하고 산업내 합병이 일어나는 구간에는 약가인하로 내수시장이 성장하지 않았어도 꾸준히 반등했다. 특히 내수시장 지배력과 수출을 확대한 상위업체들은 계속적인 약가인하에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신 씨는 "한국정부가 약가인하와 함께 연구개발 동기를 부여하는 현 상황은 일본의 80년대 중후반 국면과 흡사하다"면서 "일본과 마찬가지로 시간은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제약산업을 통해 본 모멘텀으로는 신약개발을 기반으로 한 수출확대, M&A와 산업재편을 꼽았다.

특히 일본 상위제약사들의 경우 합병과 수출 본격화 이후에는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도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정 단장은 "이 보고서들은 한국의 제약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일본제약산업의 과거를 통해서 보여준다"면서 "정부의 육성지원 정책에 맞춰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에 매진하는 제약사들이 한국 제약산업의 미래를 일궈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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