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노장 인슐린·춘추전국 경구제·왕의 귀환 TZD
- 안경진
- 2016-04-08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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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슐린, SU부터 TZD까지 당뇨병 치료약물의 사연있는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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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약 편의성은 물론, 심혈관계 예후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치료제들이 등장하며 "약만 잘 먹으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 못지 않게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우여곡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1920년대 최초의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이 등장한 이래 약 100년간 숱한 약물들이 울고 웃었다.
1막. "노장은 죽지않는다. 다만 진화할 뿐이다"...인슐린 편

주사제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최장수'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혈당강하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갓 도입된 신약들의 최대 약점인 장기 데이터 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저혈당증과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었는데, 2012년 발표된 ORIGIN 연구는 이러한 분위기를 단번에 역전시켰다(NEJM 2012;367:319-328).
ORIGIN 연구는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가진 당뇨병 전단계 및 초기 환자 1만 2000여 명(평균연령 63.5세)을 대상으로 6.2년간 인슐린 글라진(란투스)과 표준요법의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인슐린 글라진군의 일차종료점(비치명적 심근경색 및 뇌졸중, 심혈관계 사망, 혈관재관류술, 심부전에 의한 입원 등) 발생빈도는 연간 100명당 2.94명으로 표준요법군(2.85명)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인슐린 글라진을 6년 넘게 장기간 투여했을 때도 표준요법과 비교해 비열등함은 입증됐다.
저혈당증(연간 100명당 1.00명 vs. 0.31명)이나 체중(1.6kg 증가 vs. 0.5kg 감소)은 인슐린 글라진군에서 다소 높았지만, 암 발생률과 암 사망률에는 차이가 없었다.
김신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연구 시작 당시 60대였던 환자들이 70대가 되도록 인슐린 글라진을 사용했지만, 심혈관사건이나 부작용 우려 없이 당화혈색소(HbA1c)를 6%대로 유지했다는 건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라며 "조기 인슐린요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고 평가했다.

노보노디스크의 트레시바(인슐린 디글루덱)와 사노피아벤티스의 투제오(인슐린 글라진), 릴리가 개발 중인 페그리스프로 등이 그 주인공들.
이들은 란투스에 뒤지지 않는 혈당감소 효과를 보이면서도 저혈당증 발생을 현저히 줄였다는 강점을 지녔다.
김신곤 교수는 "인슐린을 투여할 때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지만 과거 NPH보다 란투스가, 란투스보다 차세대 인슐린 제제들이 저혈당증 위험을 개선시켰다"면서 "신약들은 야간 저혈당증과 투여 시간에 대한 부담을 줄여 환자들의 숙면과 삶의 질을 보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더 안전하게, 더 오래' 진화해 가는 차기 인슐린의 앞날이 기대된다.
2막. 경구혈당강하제의 춘추전국시대

당뇨병의 병태생리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이를 세분화 해서 공략하는 약물들이 등장했다.
DPP-4 억제제, GLP-1 유사체 작용제 등 인크레틴 기반 약물이 도입된 2000년대 이전까지 #설포닐우레아(SU), 메트포르민으로 대표되는 비구아니드,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와 #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 등 다양한 약물이 개발, 사용돼 왔다.
◆췌장·인슐린 분비 촉진하는 SU= 경구용 약물치료의 서막을 알린 것은 1950년대 개발된 SU였다.
SU는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인슐린이 세포와 잘 결합해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다른 치료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인슐린 분비를 유지·증가시킨다는 특징 덕분에 60년이 넘도록 애용돼 왔다.
오늘날엔 SU 단독보다 다른 약제들과 병용요법으로 흔히 사용된다.
다만, 췌장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효능을 보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으며, 인슐린과 마찬가지로 저혈당과 체중증가 이슈를 안고 있다.
비슷한 시기 등장한 메글리티나이드도 약리작용이 유사하기 때문에 부작용 역시 비슷한데, 설폰요소제에 비해 작용시간이 짧아 주로 식후혈당을 내리는 목적으로 처방된다.
◆당 흡수·생성 과정에 작용 '메트포르민'= 이처럼 저혈당이나 체중증가 부작용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결실은 비구아니드계, 바로 메트포르민의 개발로 이어졌다.
비구아나이드 계열은 당분이 대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고, 간에서 당 생성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체내 혈당 수치가 낮아지게 만든다. 또한 몸의 세포가 인슐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함으로써 적은 양의 인슐린에도 혈당이 내려갈 수 있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즉, 췌장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기전. 덕분에 메트포르민은 가장 안전한 약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비교적 굴곡 없이 태평성대를 누려왔는데, UKPDS 연구를 통해서는 심혈관계 혜택에 대한 가능성까지 선보였다(Lancet 1998;352:854-65).
오늘날엔 서로 다른 계열 간 병용전략이 강조됨에 따라 메트포르민의 가치가 한층 빛을 발하고 있다.

◆왕의 귀환...비운의 주인공 'TZD'= 1999년 미국에 도입된 TZD 계열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의 등장은 가히 획기적이었다.
SU와 메트포르민 위주였던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킨다는 새로운 치료개념이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TZD는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대신 근육과 지방 세포가 인슐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함으로써 혈당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전상 차별성으로 근 10년간 한 시대를 풍미하던 아반디아는 돌연 심혈관계 안전성 문제에 휩싸이면서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사건의 발단은 2007년, 아반디아가 심혈관계 사망과 심장마비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주요 저널(NEJM 2007;356:2457-71)에 발표되면서 부터였다. 당시 식품의약국(FDA)마저 심혈관계 안전성을 문제로 사용제한 조치를 내렸다. 사실상 시장퇴출 위기였다.
설상가상 방광암 유발 논란까지 제기되며 TZD는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최근 반전이 일어났다. 2013년 FDA가 아반디아의 안전성을 재검토, 사용제한을 철회한 것이다.
TZD 계열 중에서도 특히 '액토스(피오글리타존)'는 2005년 PROactive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받으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혈관사건 발생력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피오글리타존과 다른 약제를 비교한 PROactive 연구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이 전체 사망률, 비치명적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2005;366:1279-89).
이로써 TZD는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킨다는 오명을 말끔히 씻어냄과 동시에 예방 가능성마저 입증하게 됐다.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TZD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탁월한 약이다. 그간 저평가 된 것이 안타깝다"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가는 추세를 따라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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