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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에 신경안정·수면제 가득"…환자안전 '아몰랑'

  • 김지은
  • 2016-08-30 12:15:00
  • 관성적인 촉탁의 처방, 영혼없는 약사의 처방 무검토 다 문제

요양원 처방전을 몇 장 검토하던 B약사, 깜짝 놀랐다. 처방전이 신경 안정제, 정신과 약물, 수면제 등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왕진 개념의 촉탁의가 처방을 맡고, 요양원과 손 잡은 약국이 조제해 꾸러미로 넘겨주게 될 때, 의료서비스와 약물 복약서비스의 품질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는 장면이다.

이를 문제시하는 약사들은 약 배달, 처방전 장사 등 불법적 요소 외에 일부 요양원들의 과도한 신경안정제, 수면제 처방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허위 청구'로 취급되는 왕진…질 낮은 의료 서비스 초래

현재 소규모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의 경우 협약을 맺은 지역 병원이나 의원의 촉탁의가 대부분 진료한다.

일반 의사인 촉탁의나 요양원의 협약의료기관 의사가 왕진을 나가 진료와 처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의원 등의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의사들이 요양원 촉탁의를 자처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은 자칫 책임감 없는 약물 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약사들의 의구심이다.

B 약사는 "잘 아는 내과의사에게 연락을 해 보니 요양원으로 왕진 나가서 처방을 하고 이를 청구하는 행위는 허위청구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비양심적 처방전이 발행될 수도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양원에서 말하길 '처방 카피만 해주면 되니 아무 의사나 불러달라'는 말까지 나오는 게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약물 부작용과 상호작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제도적으로 불법으로 규정되는 왕진 행위, 비양심적 처방, 이러한 처방 검토에 눈 감는 약사 등으로 인해 환자들은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수면제'와 '신경 안정제'가 과도하게 처방된 처방전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해외, 왕진은 또 다른 진료 창구…파견 약사, 복용 이력 관리도 그렇다면 해외 상황은 어떨까. 캐나다, 미국의 경우 요양원 격인 'long-term care'에 약사가 파견돼 약을 전달하고 매일 환자들의 복약 상담이나 혈당 측정, 혈압 측정을 돕는 제도가 있다.

long-term care에 파견된 약사는 약물 복용 이력 검토(Medication Review)를 해야하고 이 문서를 꼼꼼히 작성해 따로 보관해야 한다.

그에 따른 전문서비스 수가가 비교적 높게 책정돼 있어 지역 약국에선 약사가 파견을 나가 환자를 관리해주는 서비스에 열심이다.

의사 또한 '왕진'을 나가 환자를 대면하고 진료를 해야 하고 하루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환자의 수도 정해져 있다. '왕진 진료'는 예외로 인정돼 또 따른 진료 창구가 된다.

전문서비스 수가 역시 비교적 높게 책정돼 있어 지역 약국에선 약사가 파견을 나가 환자를 관리해주는 서비스에 열심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불어 약사들은 일반 병의원 뿐만 아니라 중소 요양원, 요양병원에 대한 약물 관리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약 사용설명서의 저자 이지현 약사는 "실제 정신과 약물 혼용시 세로토닌 증후군이 나타나 발작, 혼수, 사망까지 일으킬 수 있으며 신경 안정제, 수면제 과다 복용 또한 사망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요양원 처방전 대해 적극적인 검토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대면진료인 왕진, 약사 파견 상담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환자 가족들의 관심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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