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 의사 "낙태 여성 마음 바꿀 때 기뻐"
- 이혜경
- 2017-01-25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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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태 관련 법안 개정 한목소리...'법과 현실' 속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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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정부가 인공임신중절수술(일명 낙태수술)을 비도덕적진료행위로 규정하고 의사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낙태 관련 법안 개정의 필요성이 공론화 됐다.
윤종필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동 주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후원으로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4층 제10간담회실에서 '불법 인공임신중절수술 논란에 대한 해결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의료계는 형법과 모자보건법 등 입법미비를 해결하지 않고 의사 처벌로 불법 낙태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2부에 진행된 토론 시간에는 30년 동안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1년에 1건 밖에 없더라도 분만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정호진(이화산부인과)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문위원의 발언이 공감대를 얻었다.

그러면서 정 자문위원은 "산부인과 의사 입장에선 낙태 수술로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환자가 낙태 이후 의사를 고소하겠다고 협박하는 일이 발생하면, 결국 의사들은 낙태수술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부인과 의사 입장에서 낙태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임신과 피임교육을 꼽았는데, 근거로 처방피임약을 예로 들었다.
정 자문위원은 "처방피임약은 일반약과 달리 상담을 통해 처방하고 교육을 해줄 수 있다"며 "처방피임약으로 피임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는 이유는 복용률이 1.5%에서 최근 3%까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두고 의-약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분과 관련, 정 자문위원은 "약사들을 대상으로 피임교육을 하고 있는데, 대놓고 '우리가 돈 때문에 싸우는게 아니지 않느냐'고 이야기 한다"며 "30년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은 지금까지 쌓아놓은 피임 환경을 모두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피임교육이 정착되고, 제대로 된 피임교육이 이뤄진 이후가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 시점이라는게 정 자문위원의 생각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동욱 산의회 경기지회장과 김형수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임신부 자기 결정권 보호, 의학적 적응사유에 대한 재검토, 윤리적 사유 확대 검토, 사회·경제적 사유 도입 여부 등을 통해 모자보건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의료법 개정으로 낙태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를 처벌하기 보다, 낙태의 근본적 원인을 분석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주호노 경희대 법대 교수는 불법 낙태를 없애고, 적법한 낙태의 허용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주 교수는 "국내에서는 모자보건법을 통해 일정 사유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데, 그 범위에 경제적 사유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경제적 사유 부분만 해결되도 불법 낙태를 9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예리 서울 YMCA 여성참여팀 부장은 형법상 낙태죄 폐지를 강조하면서, 비도덕적진료행위에 낙태가 포함된 부분을 비난했다.
김 부장은 "낙태를 하는 여성을 비도덕적 여성으로 보는 것과 같다"며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고 낙태 줄일 수 있는 사회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낙태반대운동연합 회장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도 책임을 지는 입법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낙태반대운동연합 상담센터로 도움을 요청하는 상담사례 중 여성은 출산을 원하는데 남성이 낙태를 강요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낙태 관련 법을 개정하려면 형법 269조에 법 적용 대상으로 낙태를 요구한 남성을 추가하든지 별도의 조항으로 낙태교사죄를 신설해야 한다"며 "부담과 부작용이 전혀 없는 피임법을 사용할 수 있는 남성이 100% 피임책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경제적 사유를 낙태 허용 사유로 추가하자는 주장에 대해 '낙태를 자유화' 하자는 것이라며, 사회·경제적인 문제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리적 계몽활동과 불법 낙태 단속도 중요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대응책은 원치 않는 임신을 미연에 예방하는 피임실천이라는 얘기다.
이 연구위원은 "형법 상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의 낙태허용범위는 어떤 행태로든 격렬한 논쟁을 필연적으로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가장 솔직한 방안은 성관계에 있어 안전한 피임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향제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장은 "조사된 낙태 건수가 16만건을 넘어섰다는 부분에 문제인식을 갖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여성의 건강, 가정의 행복이라는 근본적 가치 실현을 위해 계획임신, 건강한 출산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낙태 허용조건 확대에서는 신중론을 펼쳤다. 우 과장은 "여성 자기 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에 대한 입장이 나눠진 상태"라며 "헌재 판결 취지와 내용으로 보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적, 국민적 인식과 입장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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