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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빨(?)'인줄 알았던 레디큐, 진짜 성공 비결은요…

  • 안경진
  • 2017-03-03 06:14:50
  • 인터뷰 | 한독 레디큐 담당 배현궁 PM

레디큐를 담당하는 배현궁 PM(34세, 미혼)
홍보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몇년 전만 해도 TV 광고가 유일했는데, 요즘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부터 유투브나 영화, 드라마를 통한 PPL(Product Placement)까지 다양한 채널이 홍보수단으로 활용된다. 보수적 입장을 취해왔던 제약업계에도 바이럴 마케팅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독이 선보인 숙취해소제 ' 레디큐'의 흥행도 당연히 이러한 마케팅 효과인 줄 알았다. 레디큐는 후발주자들의 진입이 쉽지 않다고 평가되는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출시된지 2년 만에 매출이 3배가량 뛰는 뒷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요우커라 불리는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에 오면 꼭 사야 할 머스트해브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편의점, 드럭스토어는 물론 면세점에도 입점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단순한 협찬효과는 아닌 모양이다. 사정을 듣고보니 회사 내부에서도 갑작스러운 주문량 폭주에 의아했단다. 레디큐를 담당하고 있는 배현궁 PM은 "레디큐츄가 2014년 9월 한 뷰티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적 있는데, 해당 방송이 중국에서 뒤늦게 회자되면서 자체적인 바이럴 효과를 일으켰다"고 귀띔했다.

그전까지 회사 차원의 방송협찬이나 홍보를 추진한 사례는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운빨'만 작용한 건 아니다. 기획 단계부터 원료, 제형 등 차별화를 위해 많은 노력들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성공이었다. 한독 배현궁 PM를 만나, 레디큐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봤다.

- '레디큐'가 출시된지 꽤 됐는데 뒷심이 무섭다. 인기를 체감하고 있나?

'레디큐'는 지난 2014년 5월 출시된 제품이다. 마시는 형태의 '레디큐 드링크'와 국내 최초 젤리타입 숙취해소제인 '레디큐-츄' 2종이 시판 중으로, 현재 월 평균 20만병 이상 판매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낮은 편이나 2015년 한 해 동안 레디큐 드링크가 300만병 판매됐고, 이듬해 12월에 누적 판매 800만병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며 업계 3위 자리에 올라섰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 '요우커들의 인기품목'으로 알려졌다. 비결이 무엇이라고 보나, 협찬 효과인가?

2014년 9월 '겟잇뷰티'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레디큐츄를 소개한 적이 있다. 회사와 사전에 상의된 적이 없었다. 젤리 타입의 숙취해소제가 새롭다고 여겨졌던 모양이다. 그런데 한해 늦게 중국에 방영되면서 지난해 3월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요우커들이 많이 방문하는 명동 플래그십스토어에 나가보니 난리가 아니었다. 판매대에 진열하는 즉시 동이 났다. 반응이 흥미로워서 구매해 가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직접 인터뷰를 해보니 "웨이보에서 봤다. 디자인이 귀여워서 맘에 들고 술을 즐겨 마시는 지인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겟잇뷰티를 보고 온 중국 시청자가 한국에서 구매해 간 뒤 웨이보, 웨이신 등 중국의 유명 SNS에서 숙취해소 캔디를 뜻하는 '지에지우탕(解酒糖)'으로 불리며 입소문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이 성사된 것이다. 중국형 파워블로거 왕홍이 한국 방문 시 필수 구매 아이템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 MOCHA 채널의 왕홍이 레디큐를 소개하는 영상
10개들이 한 세트인데 큰 손들 답게 1인당 4~5 세트씩 사가버리니 제고량이 부족한 건 당연했다. 요우커 왕래가 많은 제주, 명동, 동대문 지역의 gs25,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이나 왓슨, 올리브영 등 드럭스토어는 매진 사태가 부지기수다. 이러한 인기 덕분에 숙취해소제 중 최초로 면세점에 입점해 판매되고 있다.

물론 SNS는 부가효과다. 내부적으로는 '제형'과 '원료'의 차별성이 가장 큰 인기요인이라 판단한다. 쓰고 딱딱한 환 형태의 숙취해소제에 익숙한 중국인들에게 망고 맛의 쫄깃한 젤리 타입이 이목을 끌었고, 중국인에게 친숙한 성분인 커큐민이 함유됐다는 점도 주효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황금 색상에 스마일 모양이 들어간 귀여운 패키지 디자인과 여성의 손가방에 들어갈 정도의 휴대하기 편한 사이즈는 귀국 선물을 준비하는 요우커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사드 등 정치적 이슈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줄었는데, 그로 인한 여파는 없나?

지난해 6월까지 판매량이 절정에 이르다가 7월에 정치적 이슈와 더불어 가품이 등장하면서 타격을 입은 건 사실이다. 다행히 8월 이후 매출이 조금씩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때마침 면세점이 새로운 유통채널로 확보되면서 공백을 매웠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부 규제 완화로 인해 매출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단체 관광객 중심의 유커 대신 개인 관광객을 의미하는 싼커로 포커스를 옮겨가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가령 춘절과 국경일이 있는 9~10월을 앞두고 웨이보, 위챗 등 중국 SNS를 통한 온라인 바이럴 활동을 전개했고, 명동입구나 중국 대사관 가는 길목에 대형 광고판을 운영하는 등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연말에는 명동, 동대문, 홍대, 강남 등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율이 높은 핵심 지역에서 월 10회 이상 샘플링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는 중국 웨이보에 자체 페이지 오픈하는 등 집중적인 홍보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국내에선 숙취해소제 성분으로 흔히들 헛개나무를 연상하지 않나. 울금은 조금 생소하다.

커큐민은 카레의 노란색을 띠게 하는 천연 색소로서 울금(강황)에서 추출된다. 간기능과 근육 피로도를 개선하고, 피부 수분도를 증가시키며 항산화 및 항염증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동의보감에서도 숙취해소 효과를 인정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의 2.5배에 이르는 일본의 숙취해소 시장에서는 80%에 울금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입자가 커서 물에 잘 녹지 않고 체내 흡수율이 낮다는 단점을 갖는데, 레디큐의 경우 한독이 인수한 일본 테라밸류즈사의 특화된 제제기술을 통해 천연 커큐민을 작은 입자로 만듦으로써 체내 흡수율을 개선할 수 있었다. 체내 용해율과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만큼 숙취해소 효과도 빠르게 나타난다.

- 다른 숙취해소제들보다 젊다는 느낌이다. 2030 젊은 세대의 취향을 사로잡은 비결도 궁금하다.

레디큐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단연 달콤한 맛이다. 사전 시장조사에서 기존 제품의 언멧니즈를 살펴보니 "40~50대가 주로 찾는 제품으로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있었고, "맛이 없다"는 답변이 꽤 됐다. 그래서 '맛있는 숙취해소제'를 메인 슬로건으로 걸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국내 숙취해소 시장에서 최초로 맛의 개념을 일깨운 것이다.

남녀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레디큐 드링크'는 새콤달콤한 열대과일 맛으로, '레디큐츄'는 망고맛으로 기획했고 흔들어 드시란 뜻에서 디자인도 뚜껑이 아래로 향하도록 만들었다. 여성들이 거리낌 없이 핸드백에 넣고 다닐 수 있도록 얇은 소재의 캔으로 용기를 사용하고, 젤리 제형을 도입한 것도 일종의 배려다.

그밖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이벤트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연예계 대표 주당인 박나래 씨를 홍보 모델로 내세워 다양한 코믹 영상을 공개한 것도 젊은 세대에게 어필했다고 본다.

- 레디큐츄 하면 제형 차별화에 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숙취해소 아이스크림이나 숙취해소 캔디 등 다양한 형태의 숙취해소제가 등장한 데는 레디큐츄의 영향이 컸다고 보이는데?

다양한 제형의 숙취해소제들이 많이 등장하는 건 숙취해소제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 중국인들에게 워낙 인기가 높다보니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을 소홀히 하게 된 경향도 있었는데, 올해는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생각이다. 헛개나무나 드링크제 일색이던 국내 숙취해소 시장에 다양한 제형과 강황을 사용한 숙취해소제들이 생겨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한편으론 "우리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기도 하다. 물론 무작정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숙취해소라는 효능에 충실한 제품을 개발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 PM으로선 올해가 상당한 부담이 될 것 같다. 포부를 밝힌다면?

지난해 직원분들을 만날 때마다 "레디큐100억"을 외치고 다녔다. 쉽지 않은 목표였지만 전년 대비 2배이상 성장을 이뤄냈다. 그래서 올해는 "200억"을 외치고 다닌다(웃음). 중화권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성급한 접근 보다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국내 성공 노하우를 활용해 차근차근 추진해갈 계획이다. 숙취해소 시장에서 "레디큐"이름 석자를 국내외 소비자분들께 각인 시켜 드릴 수 있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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