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비즈니스 성공…방정식 조건은?
- 안경진
- 2017-04-12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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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AC 2017, 국내외 제약임원들 글로벌 성공요인 집중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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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부터 인허가, 제품생산과 론칭, 시판 후 마케팅 및 관리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한 제약사가 담당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오픈이노베이션이 곧 100% 성공만을 보장한다고 단정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어렵게 성사시킨 기업간 인수합병(M&A)과 사업개발, 라이센싱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어떤 과정들이 뒷받침 돼야 할까?
11일 '한국제약산업 공동컨퍼런스(#KPAC 2017)' 두 번째 세션에서는 경한수 제넥신 대표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사노피, #릴리,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와 #동아에스티,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M&A와 사업개발, 라이센싱에서의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한 조건'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이날 토론의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제약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서 인큐베이션(incubation)이란 초기단계의 개발 연구부터 라이센싱까지 체계적으로 관리, 보조해주는 과정을 의미한다.
아르노 부사장은 "한국 역시 제약산업의 발전과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선 적절한 에코시스템을 만들고 다국적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자가 가진 강점을 분석한 다음 서로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지닌 강점으로는 ▲과학을 판별하는 능력 ▲글로벌 개발능력 ▲상업화 전략 등을 꼽았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임상연구 뿐 아니라 각국의 규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선진국과 이머징국가를 아우르는 인허가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것. 전 세계 여러 지역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한편 특정 시장에서 마케팅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주된 강점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에 반해 한국은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는 대형병원들 덕분에 기초과학과 진료현장의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중개과학 영역에서 강점을 갖는다고 봤다. 최근 들어서는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설의 품질과 프로젝트 관리능력도 향상됐다. 과거 제네릭의약품의 제조능력은 다소 뒤쳐졌을지 모르나, 생물학적 제제 생산능력 만큼은 글로벌 시장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아르노 부사장은 "사노피 그룹이 한국 제약시장에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라며, 최근 서울아산병원과 협약을 체결했던 간암 환자 유전체 분석 공동연구나 폐렴구균백신의 공동개발을 위해 SK케미칼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던 사례, 한미약품과 제품 개발부터 출시, 마케팅까지 협업을 이뤄냈던 '로벨리토'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는 "간혹 임상실패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관찰되는데, 하나의 신약이 탄생하기까지는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 게 중요하다"며, "한국이 글로벌에 걸맞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다국적 기업과 협력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2가지 전략을 구사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전 세계 제약기업들이 앞다퉈 오픈이노베이션을 표방하는 데는 거스를 수 없는 환경 변화가 뒷받침된다. 임상시험의 디자인이 갈수록 대형화 되고 복합해지는 데다 만성질환과 퇴행성질환이 늘어나면서 신약개발에 필요한 투자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덩달아 실패율마저 높아지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임상1상 단계에 진입하더라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최종승인을 받는 비율은 12%에 불과하고, 하나의 신약이 승인 받기까지는 10여 년이 걸린다고 알려졌다.
일라이 릴리의 거르키 싱 부사장은 "신약개발 비용이 점차 늘어나면서 2000년 대 이후 책정된 비용은 26억 달러에 이른다"며, "어떠한 회사도 이런 식의 투자를 지속할 수 없기에 파트너링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릴리는 국내사와도 인연이 깊다. 2015년 한미약품과 BTK 저해제 계열 면역질환치료 후보물질 'HM71224'에 관한 라이센스-인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달 한미약품과 면역항암 이중항체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이름을 알렸던 중국의 바이오기업 이노벤트와도 일찌감치 PD-1 기반 이중항체 발굴 및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싱 부사장은 "새로운 성분 몇 가지를 개발하는 것보다 질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만 다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가치창출 과정에서도 변곡점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임상성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고려하되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마련하려는 태도가 양사 모두에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파트너사를 선택할 때는 경영전략 뿐 아니라 문화적 요소의 궁합을 따져보고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상호보완적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기업의 의사결정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초기 단계부터 명확하게 확인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소 추상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의 개념은 코마케팅과 코브랜딩, 코프로모션, 코디테일링, 배타적인 프로모션과 같은 세부 유형으로 구체화가 가능하다. 노바티스 아시아 클러스터에서 라이센싱 책임을 맡고 있는 샤즐리 칸 부서장은 오픈이노베이션의 여러 가지 계약 유형 가운데 '코마케팅(co-marketing)'에 주목했다. 칸 사장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개발과 라이센싱을 통한 수익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차츰 늘어나고 있다. 노바티스는 다양한 거래 유형 가운데 코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편으로, 유럽에서 유효한 오픈이노베이션 사례 90건 중 42건, 아시아 지역 35건 중 10건이 코마케팅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가령 노바티스가 2008년 인도에 DPP-4 억제제 '가브스(빌다글립틴)'를 론칭할 당시에는 이미 6개월 전 MSD가 자누비아(시타글립틴)를 출시한 뒤 200여 명의 영업사원을 두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이에 노바티스가 직접 마케팅에 뛰어들기 보다는 현지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시장점유율을 넓혀가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는 것. 현지조사 끝에 당뇨병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USV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노바티스는 도서 지역 밖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는 다른 제약사와 추가 계약을 통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칸 부서장은 "노바티스는 코마케팅을 통해 유럽 전체 매출의 20%, 인도 매출의 30%를 창출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정책적으로 코마케팅을 적극 도입한다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본다. 코마케팅이 잘 정착할 수 있는 툴을 만들고, 관련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한다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진출을 표방하는 국내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선 #동아에스티의 이재준 전무가 나섰다. 이 전무는 "국내사와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해 분자를 탐색하는 범위는 차이가 날 수 있다. 가령 다국적 기업이 20~30개 후보물질 가운데 신약 하나를 개발한다면 한국의 제약사들은 3~4개 후보물질 중 하나를 성공시켜야 하는 단계"라는 의견을 밝혔다.
동아에스티 역시 그러한 전환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설명. 이 전무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말 애브비에 기술수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MerTK(Mer Tyrosine Kinase) 저해제를 포함해 미국 토비라사에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후보물질 에보글린팁 등 2년 반 동안 크고 작은 글로벌 계약을 6건이나 성사시켰다. 에보글립틴의 경우 토비라가 엘러간에 인수되면서 조만간 2상임상에 돌입할 예정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연세의료원과 유전성 난청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펜드린(Pendrin) 단백질의 정상작동을 돕는 기전의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전무는 "동아에스티는 제네릭에 초점을 맞춰왔던 과거에서 벗어나 바이오시밀러를 거쳐 혁신성 높은 의약품 개발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단계"라면서 "구체적인 시장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현재는 FDA(미국식품의약국)와 EMA(유럽의약품청)에 준하는 혁신신약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패널로 동석한 솔리더스인베스트 오성수 전무는 "대부분의 국내사들이 다국적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길 바라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의 대상을 대형 제약사로 국한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길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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