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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홀딩스, 차입금으로 일동제약 지분 10% 인수...왜?
천승현 기자 2019-07-26 06: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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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홀딩스, 차입금으로 일동제약 지분 10% 인수...왜?
천승현 기자 2019-07-26 06:20:38

녹십자 경영권분쟁 당시 백기사 썬라이즈홀딩스 주식 일부 매입

핵심 자회사 지배력 강화...옛 백기사 투자회수 기회도 제공

일동홀딩스가 금융기관에서 400억원을 빌려 일동제약 지분 10%를 매입했다. 과거 녹십자와 경영권 분쟁 당시 백기사 역할을 한 투자기관이 보유 중인 주식 일부를 장외에서 사들였다. 옛 백기사에게 투자회수 기회를 제공하면서 핵심 자회사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 일동제약 본사 젼경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동홀딩스는 지난 23일 주요주주 썬라이즈홀딩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주식 453만4477주(지분율 20%) 중 226만7477주(10%)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입했다.

취득단가는 1주당 2만2000원이며 총 취득금액은 499억원이다. 1주당 취득단가는 지난 23일 종가 1만8600원보다 18.3% 높은 가격이다.

일동홀딩스가 지난 1일 썬라이즈홀딩스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실행한 것이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직전 거래일 일동제약 종가는 1만9750원이었다. 당초 시세보다 11.4% 비싼 가격에 주식을 넘겨받기로 했지만 이후 주가가 떨어지면서 실제 거래 가격와 시세와의 격차는 다소 커졌다.

주식 매입 이후 일동홀딩스의 일동제약 지분율은 30.56%에서 40.57%로 10%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일동홀딩스는 썬라이즈홀딩스의 지분 매입 자금을 차입금으로 마련했다. 일동홀딩스는 지난 10일 ‘자회사 주식 취득 및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400억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했다고 공시했다. 단기차입금은 종전 151억원에서 551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다.

표면적으로는 일동홀딩스가 금융기관에서 400억원을 빌려 핵심 자회사의 지분을 시세보다 다소 비싸게 사들인 모양새다.

일동홀딩스가 일동제약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한때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받았던 우호세력의 투자회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행보로 관측된다.

썬라이즈홀딩스는 옛 일동제약이 녹십자와 경영권 분쟁 위기에 휘말렸을 때 백기사 역할을 담당한 우호세력이다.

녹십자는 지난 2014년 일동제약 지분율을 29.36%로 끌어올리며 일동제약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32.54%)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녹십자는 2014년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저지시킨데 이어 2015년 일동제약의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와 사외이사를 추천하며 경영권 분쟁을 촉발했다.

하지만 녹십자의 주주제안이 불발되자 일동제약 측은 녹십자가 보유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백기사의 도움을 받았다. 녹십자가 보유했던 일동제약 지분 29.36%중 20%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H&Q 코리아의 3호 PEF가 출자한 썬라이즈홀딩스가, 나머지 9.36%는 또 다른 운용사인 인베스트썬이 인수했다.

썬라이즈홀딩스가 인수한 지분은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과의 주주간 계약을 통해 경영진과 의결권을 함께하는 조건으로 장기간 공동보유하기로 약속했다. 윤원영 회장 측은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강화했다. 당시 녹십자의 지분을 사들인 인베스트썬은 주식 매입 한달여만에 블록딜과 장내매도를 통해 일동제약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썬라이즈홀딩스는 4년 동안 일동제약 주식을 보유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일동홀딩스에 보유주식 일부를 넘겼다.

통상 블록딜의 경우 매매 가격은 사거나 파는 쪽의 의지에 따라 시세보다 높거나 낮게 책정된다. 썬라이즈홀딩스가 일동홀딩스에 일동제약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넘긴 것은 일동홀딩스 측의 주식 매입 의지가 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일동홀딩스는 일동제약의 지분 30.56%를 보유했다. 우호세력과 함께 57.21%의 지분율을 기록했다. 경영권 방어에 문제없는 수준이다. 상장 자회사 지분율 2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 지주회사 성립 요건도 갖춘 상태다. 다만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이 높아지는 추세라서 더욱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을 상장 회사는 20%에서 30%로, 비상장 회사는 40%에서 5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동제약의 경영권 위기 탈피에 도움을 준 썬라이즈홀딩스의 투자회수도 고려한 것으로 예상된다.

썬라이즈홀딩스는 2015년 일동제약의 주식을 953억원에 취득했다. 이번 주식매매계약 체결 전 거래일 6월28일 종가 기준 썬라이즈홀딩스의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주식 평가액은 1046억원(일동홀딩스 193억원, 일동제약 853억원)으로 계산된다. 썬라이즈홀딩스 입장에선 일동제약 백기사를 자처하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4년간 주식을 보유했지만 수익률이 10%에도 못 미쳤다는 얘기다.

일동홀딩스 입장에선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썬라이즈홀딩스로부터 10%를 넘겨받기로 결정했다. 매매 가격을 시세보다 다소 높게 책정해 썬라이즈홀딩스는 일정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동홀딩스의 자금 여력이 넉넉지 않아 차입금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동홀딩스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52억원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일동홀딩스의 일동제약 지배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썬라이즈홀딩스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천승현 기자 (1000@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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