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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오머

이관순 사장 "신약개발 성공 확신했다"

  • 이탁순
  • 2015-11-11 18:05:15
  • [인터뷰] 한미약품 빠른 의사결정이 빅딜 배경...상업화 자신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11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이번 빅딜 성과를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이관순(55) 한미약품 사장은 "이번 빅딜이 있기까지 항상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인터뷰 요청을 한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 스스로 자신감이 없으면 자신감없는 결과가 나온다"며 "잘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서 이번 빅파마 기술이전 계약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확신은 있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매출이 떨어지고 R&D 비용이 치솟는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베스트 인 클래스(Best in class) R&D를 지향하면서 타깃이 명확해지고 실패확률도 적어져 성공을 자신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임상결과도 예측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임성기 회장이 신약개발을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고 많은 힘을 실어주면서 빠른 속도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임 회장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한미약품만의 효율적 방식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제약회사에 기술이전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체득했다"며 제약협회 연구개발위원장으로서 이 경험들을 다른 국내 제약사와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번에 기술이전된 항암신약은 1~2년 내 상업화가 가능하고, 바이오 당뇨신약은 이르면 5년 내 제품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뇨나 표적항암제 분야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분야에서 혁신신약 기초연구가 진행중이고, 외부의 유망한 물질을 도입하는데도 관심이 많다고 덧붙엿다. 파트너들에게 콜라보레이션 사인을 보낸 셈이다.

- 이번 빅딜과 관련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감회가 새롭다. 신약개발이 오래 걸리고 어렵지만, 가야 하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은 중간 반환점을 돌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의도치 않게 많은 기술이전 거래가 성사돼 개인적으로 보람되면서 감회도 새롭다. 한편으로는 제약강국으로 갈 수 있는 잠재성을 확인했다고 자부한다. 상당히 기분 좋고,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미래 부가가치 산업으로 갈 수 있을지 많은 논의가 생겼으면 좋겠다. 앞으로 바란다면 이제까지 제약산업이 준비운동을 했다고 치면 앞으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제약기업이 미래산업 전면에 섰으면 한다.

- 빅파마와 거래성사가 될 것이라고 언제쯤 확신을 가졌나?

확신은 늘 갖고 있었다. 나 스스로 자신감이 없으면 자신감 없는 결과가 나온다. 잘 된다는 신념과 잘 될 거란 믿음이 중요했던 것 같다.

- 그래도 계속 신약개발을 끌고 가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거 같다.

사실 사장 취임 첫해부터 어려웠다. 자신감은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매출이 떨어지고, R&D 비용이 1000억, 1200억, 천정부지로 올라가니까 주위에서 너무 현실을 고려 안 하고 무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바이오신약은 13년 동안 돈을 쓰면서, 돈을 번 적이 없다. 가다가 주저 앉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판 새로운 것보다 남들보다 더 좋은 걸로, 베스트 인 클래스를 지향하니까 확신이 들더라. 타깃이 명확했고, 실패확률도 적어서 믿음이 있었다. 다행히 임상결과도 예상대로 잘 나오면서 지금까지 왔다.

- 빅파마 기술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던 비결을 말해달라?

신약개발은 오랫동안 꾸준히 해야 성과가 있다. 1년만 쉬어도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임성기 회장이 어떤 가치보다 신약개발을 우선에 두고, 많은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지체되지 않고, 빠른 속도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또한 다국적제약회사가 하는 것처럼 신약개발을 진행했다면 성공 못 했을 것이다. 한미약품의 방식대로 빠르고 일체화된 의사결정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극대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밀어붙였던 것이 주효했다.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신약후보는 과감하게 포기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2만개 후보를 서치(search)해 신약 물질을 찾았다면 우리는 그 수를 1000개 이하로 줄여나갔다. 시간이 돈이니까, 굉장히 빠르게 결정했다. 계획해서 A부터 Z까지 진행한 게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마다 결정하고 처리해나갔다. 한미약품만의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 구조가 있어 가능했다.

또 빅파마들의 언멧니즈(unmet needs, 충족되지 않는 요구)를 끊임없이 파고들었다. 더불어 연구원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2004년 실험실과 오피스가 분리된 연구동을 새로 짓는 등 환경을 만드는데 신경썼던 것도 일조했다.

- 랩스커버리 기술이 접목된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무엇인가?

1990년대 중반 신약개발 타깃을 정할 때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신약을 두고 치열한 토론을 했다. 바이오시밀러는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가 필요한데다 가격경쟁력도 필요해 차별화된 기술로 바이오신약을 만드는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주사제가 많았는데, 자주 맞아야 한다는 게 핸디캡이었다. 약을 투여하는 간격을 늘려주면 엄청난 환자들에게 이익이 되겠다 싶어 반감기를 늘리는 기술을 독자 개발하기로 했다. 3~4년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랩스커버리' 기술이 탄생했고, 2000년대 중반부터는 후보물질에 붙여보면서 가치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그때 마침 GLP-1 계열의 바이에타가 나왔는데, 이러한 계열 약물에 우리 기술로 반감기를 늘리면 상당한 시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노피에 기술이전된 퀀텀 프로젝트는 기존 하루 한번 맞는 당뇨주사제를 랩스커버리 기술로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으로 늘린 획기적인 신약후보다. 임상데이터도 잘 나와 국제학회에서 발표할 때마다 많은 다국적제약사들이 관심을 가졌다.

- 다국적제약사와 계약협상은 언제부터 이뤄졌나?

오래전부터 국제학회를 통해 홍보했고, 빅파마들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다국적제약회사 회장 등이 참석하는 JP모건 행사에는 5년째 참석하고 있다. 내년에도 초청받아 발표할 예정이다. 그렇게 1년에 10번 이상은 미팅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다 올해 6월 열린 미국당뇨병협회에서 임상결과를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여러 회사들이 달려들어 경쟁구도가 만들어졌고, 계약조건이 우리쪽으로 유리하게 전개돼 협상을 끌고 갔다. 이런 거래에서는 계약금과 상업화 이후 로열티가 중요한데, 외부 도움없이 우리 스스로 계약을 진행한 측면에서 봤을때 이번 딜 조건에 상당히 만족한다.

- 이번에 기술이전된 신약 후보들의 상업화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케미칼 항암신약의 경우 1~2년 내, 바이오 당뇨신약은 이르면 5년 내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플랫폼이 완전히 다른 신약이 아니라 기존에 약효를 내던 후보들에게 반감기를 늘린 기술을 연결할 것이기 때문에 실패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 지금까지 임상결과도 그렇고, 또 잘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택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

- 국내 다른 회사들이 부러움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다른 회사들의 신약개발 후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국내 제약산업이 잘 되려면 한 개 회사가 아니라 여러 회사들이 동시에 터져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말고도 다른 회사에도 잠재성이 높은 신약 후보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이번에 경험을 많이 쌓았으니까 기회가 되면 제한된 범위 내에서 공유하는 자리들을 마련하고 싶다. 마침 내가 제약협회 연구개발위원장을 맡고 있다.

- 랩스커버리 기술이 접목된 성장호르몬 후보라든지, 여전히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은 신약개발 후보들이 있다. 혹시 지금도 빅파마와 협상하고 있는 기술이전 계약 건이 있나? 당뇨, 항암제 외에도 관심분야가 있다면?

추가로 진행될 기술수출 파이프라인은 미공개 정보에 대한 이슈 등으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다만, 현재 랩스커버리 기반의 주1회 투여 인성장호르몬이나 표적항암제 분야에서 R&D를 집중하고 있고, 만성질환 분야에서도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 기술이전 이후 한미의 행보가 궁금하다. 앞으로도 기술이전을 염두한 신약개발에 몰두한 건가?

이번에 많은 신약후보들이 기술이전돼서 허전하다. 빨리 채워야 한다. 우리는 자체 개발한 기술은 물론 외부의 유망한 물질을 도입하고 함께 개발해 나가는데도 관심이 많다.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인데, 한미약품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다 탄탄하게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과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다. 우리의 노하우와 자본력을 토대로 국내외 우수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상생,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 한미약품 직원들이 보너스를 기대해도 좋을까?

회사의 경사인데, 뭐 크게 해줘야 하지 않겠나.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성과가 나오면 미래를 위해서도 당연히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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