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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배송 전면 확대 땐 플랫폼 종속"…약사들 파급효과 '촉각'[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결국 코로나19를 틈 타 비대면 진료 시장에 승차했다가 버틴 플랫폼들이 승기를 잡는 건가요?" "그간 플랫폼들이 보여온 처방 부추기기와 무료 배송·리뷰 작성 이벤트, 최근까지도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행되고 있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약국 몰아주기까지 약국의 플랫폼 종속은 불 보듯 뻔해질 겁니다." "플랫폼 주도로 비대면 진료가 설계된다면 의원과 약국은 높은 수수료를 감내하며 환자를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 투자로 운영돼 오던 플랫폼들 역시 수익화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정부가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 배송 확대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약사들 역시 파급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핵심은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하위법령 제정과 약 배송 정책을 어떻게 수립하느냐는 부분이다. OECD 사례를 예로 들며 산업계가 주장하는 대로 비대면 진료를 폭넓게 허용하는 경우 제2의 의약분업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 역시 초진 환자의 처방 가능 일수를 7일로 제한하고, 탈모치료제 등 비급여 의약품의 처방을 제한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제한을 두는 것과 달리 약 배송에 대해서는 국민의 편의를 위해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가까운 동네약국을 중심으로 약 배송을 허용, 비대면 진료 전담약국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있다'며 '조제약 품질관리, 환자 수령여부 확인, 복약지도 등 세부 사항에 대해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운영해 디테일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면 약 배송 도입시 복잡해 지는 셈법…핵심은 하위 법령 약국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비대면 진료·약 배송 허용이 전체 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정부 지침에 따라 시시각각 비대면 진료 이용행태 등에 차이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플랫폼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 따라 한시적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이 전면 허용되면서 닥터나우와 나만의닥터를 비롯해 30여개 이상의 민간 플랫폼이 급성장했다. 후발주자로 나선 플랫폼들은 '소아과 비대면 진료 중개', '산부인과 비대면 진료 중개', '탈모 비대면 진료 중개', '한의원 비대면 진료 중개', '남성 비대면 진료 중개' 등 서비스를 구체화하며 틈새전략 구사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경보 하향에 따라 2023년 6월부로 계도기간을 둔 시범사업으로 전환하면서, 플랫폼들은 위기를 맞게 됐다. 재진 환자 중심+약 배송 금지(도서·벽지 등 제외)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용량이 급감했고 우후죽순 늘었던 플랫폼 업체들도 서비스 중단에 나섰다. 2023년 12월 정부가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통해 휴일·야간 초진 허용 및 의료취약지 등으로 대상을 대폭 확대한 데 이어, 2024년 2월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가 계기가 돼 종합병원급을 포함한 전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전면 허용되기도 했다. 약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플랫폼 업체들은 물론 환자 이용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면서 "적어도 약 배송이 전 환자를 대상으로 확대된다면 비대면 진료 이용은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심각 단계 당시 실시된 비대면 진료 건수는 1386만건으로 전체 국민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가 비대면 진료를 경험했으며 약 배송이 제한된 2025년에도 닥터나우는 168만건의 비대면 진료가 시행, 올해는 상반기에만 145만건을 기록하며 전년도 수치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방문 수령이라는 '반쪽짜리 평가' 속에서도 젊은 세대와 비급여 약을 비대면 진료로 처방 받으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약국을 방문하지 않고 약까지 받아볼 수 있다면 감기·소화불량은 물론 비급여 시장까지 요동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처방·조제'의 진입 장벽이 사실상 사라짐에 따라 일반 약국을 방문하는 대신 경증질환에 대해서도 모두 처방을 받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사실상 약 배송이 비대면 진료를 부추기는 촉발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 관계자는 "단순 해열진통제부터 인공눈물, 피부연고 등까지 일반약으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 조차 처방·조제가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건보재정 고갈은 물론 일반약 배송 허용에 대한 주장으로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대면 전담 의료기관·약국 금지, 초진 처방일수 제한 실효성은? 현재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서도 '지침'은 마련돼 있다. 비대면 진료를 희망하는 환자가 시범의료기관에 비대면 진료를 요청하면, 의사가 본인확인 의무에 따라 대상자를 확인하고 컴퓨터·화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진단 및 처방 등 비대면 진료를 실시,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판단하는 경우 처방전을 발급하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다. 단순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만을 이용한 비대면 진료는 불가하다. '안전한 비대면 진료를 위해 지켜야 할 사항'으로, 비대면 진료는 대면진료의 보조적 수단이며 대면진료가 원칙이라는 내용과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워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대면 진료 경험이 있는 의료기관을 1차적으로 선택,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 향후 대면진료로 연계할 수 있도록 거주지 주변의 가까운 의료기관을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부적절 사례'로는 환자가 의사의 대면진료 요구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진료 방식을 요청하거나 특정 의약품 처방을 요구하는 사례 등을 예로 들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통해 약제를 처방하는 경우에도 마약류와 오남용 우려의약품, 사후피임약, 비만치료제는 처방이 불가하며 1회 처방시 최대 90일 한도 내에서 처방해야 한다는 지침도 명시돼 있다. 처방약 조제, 복약지도 및 수령 단계에서는 약사가 환자와 협의해 조제 가능 여부와 의약품 수령 방식을 결정하도록 하되 약 배송인 재택수령의 경우 섬·벽지 환자, 취약계층(65세 이상 노인(장기요양등급자에 한함), 장애인, 감염병 확진 환자), 희귀질환자에 한해서만 허용하고 있다. 복약지도는 구두와 서면으로 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 관련 전담 기관 운영 역시 금지된다. 의원과 약국 등 시범의료기관이 대면진료를 하지 않고 비대면 진료만 실시해서는 안되며, 시범의료기관은 해당 의료기관 내 진료건수 중 월 비대면 진료 건수의 비율이 3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침에는 또 시범의료기관이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해당 플랫폼 업체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협조사항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이 모두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정부가 비대면 전담 의료기관과 약국을 제한하고, 전체 처방건수의 30%라는 캡을 씌우는가 하면 처방 불가 의약품을 추려내며 손질을 거듭해 오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원하는 약을 1분 내 처방 받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진료과목별 처방 제한이 없다 보니 정형외과전문의가 안과용제를 잘못 처방하거나, 가정의학과 의사가 소아용제의 처방을 혼돈하는 사례도 종종 빚어지고 있다. 지역의 약사는 "초창기 비대면 진료만 전담으로 하는 의원, 약국이 생겨났던 것을 감안했을 때 전담 기관 제한과 30% 캡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2023년 3월부터 8월까지 배달을 전문으로 한 약국들이 연달아 개설되면서 약사사회 내에서도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진료시간 이외 차량 등에서 비대면 진료 앱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약을 처방한 의사 등을 의료법 위반으로 적발하기도 했다. 이 약사는 "하지만 2023년 이후 비대면 진료 지침을 위반한 사례 등으로 인해 처분이 내려진 건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매년 수백만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사실상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지는고 있는지, 지침이 얼마나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대체조제는 늘 텐데…동네약국 중심 약 배송 허용, 가능할까? 약국가가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은 정부가 지칭한 '동네약국 중심 약 배송'이 현실성을 가질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비대면 진료→방문 수령 구조에서는 환자가 집·회사 등 본인의 반경을 중심에 두고 약국을 선택하는 방식이지만, 배송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활동 반경이 아닌 플랫폼이 제시하는 우선 추천 순위에 따라 약국이 선택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주장이다. 약국별 의약품 구매·조제 수량 정보를 플랫폼에 제공함으로써 약국 뺑뺑이를 막겠다는 정부 입장과 달리, 약을 배송받는 상황에서는 별점이 높거나 후기가 많은 약국을 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동네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는 "플랫폼들이 필수 동의 사항으로 대체조제 가능 여부를 포함시키고 있는 만큼 대체조제 비율은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동네약국을 중심으로는 어떻게 설계가 가능할지 미지수"라며 "오히려 약이 다양하고 처방 건수가 많은 문전약국이나 대형약국이 유리한 판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조제를 병행하는 창고형 약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이 제휴 약국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월 1000건 이상 비대면 처방 조제', '월 2000만원 이상 추가 매출' 등을 약속하며 지역별 거점 형태로 처방전을 몰아주겠다고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플랫폼 업계 "규제 위한 규제 안 돼" vs 약사들 "처방 부추기며 소비자 현혹" '약 배송이 병행되지 않는 비대면 진료는 반쪽짜리'라며 불만을 제기해 오던 플랫폼 업체들은 약 배송 확대 정책에 대해 환영 입장을 쏟아내고 있다. 약 배송이 허용됨으로써 비대면 진료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 독일 등 OECD 국가들의 비대면 진료·약 배송 정책은 물론 제휴 의사들의 설문 조사 등을 토대로 현장 중심의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초진의 경우 처방일수를 7일로 제한한다'는 식의 명시적 규제가 아닌,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약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과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에서 플랫폼들이 처방을 부추기고, 비급여 처방을 쏟아내면서 소위 자판기 역할을 해온 만큼 현재의 지침 보다 타이트한 법령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의 또 다른 약사는 "'약 배달 한번 써 보면 약국 못 가요', '감기부터 피임약까지 약 배송 닥가능', '매달 타는 여드름 약 배달받으세요. 전화 처방 후 약 배달비는 무료!', '9개월치 탈모약 온라인 성지' 등 플랫폼들이 앞다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진행해 왔다. 현재까지도 마운자로 약국 최저가 확인하기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약사는 "소비자가 100% 값을 지불하는 상품과 달리 의료는 공공재라는 특수성을 가지기 때문에 단순 편의적인 논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며 "여기에 환자 의료·약료 정보 유출 우려와 타인 명의의 대리 처방 등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사단체와 약사단체가 중심이 되는 공공플랫폼이 필요하다. 플랫폼 주도의 비대면 진료와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약 배송과 졸속 비대면 진료는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2026-08-29 06:00:59강혜경 기자 -
2012년 이후 4천개 약가 인하…53.55% 기준 불만 고조[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새 산정률(53.55%→45%)의 적용 시점을 ‘2026년 9월’로 확정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12년 4월 일괄인하 당시 등재돼 있던 품목 가운데 이후에도 별도의 약가관리 장치로 약가가 추가 인하된 품목이 4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처럼 이미 약가가 추가로 낮아진 품목의 현재 가격을 새로운 산정률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53.55%에서 45%로 산정률을 조정하는 것과 이후 별도로 이뤄진 약가인하를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2년 4월 이후 14년간 약가 낮아진 품목만 4000개 29일 심평원에 따르면 9월 1일자 약제급여목록표에 등재된 품목은 총 2만2045개다. 정부는 이 목록표의 상한금액을 오리지널(100%)의 53.55%로 보고, 여기에 45%의 새 산정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제약업계가 기준 시점으로 주장하는 2012년 4월의 급여목록표엔 1만4040개 품목이 등재돼 있다. 이 가운데 2014년 4월부터 2026년 9월까지 급여 지위를 유지하는 제품은 약 6633개다. 성분‧제형‧함량 등이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만 포함한 결과다. 이 중에서도 약가가 14년 새 하락한 품목은 4033개에 이른다. 나머지 약가가 유지된 품목은 1531개, 인상된 품목은 1036개다. 산정불가로 비교가 불가능한 품목은 33개다. 약 4000개 품목의 경우 일괄인하 이후로 사용량-약가 연동제, 실거래가 인하제, 급여기준 확대에 따른 사전 약가인하 등의 사유로 약가가 추가로 낮아졌다. 아빌리파이10mg, 14년 간 9차례 걸쳐 4687원→2175원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오츠카제약 ‘아빌리파이정10mg(아리피프라졸)’이다. 이 품목의 경우 2012년 4월 당시 4687원이던 약가가 ▲2014년 3월 3281원 ▲2015년 3월 2510원 ▲2018년 2월 2484원 ▲2019년 9월 2412원 ▲2020년 10월 2322원 ▲2022년 1월 2306원 ▲2022년 9월 2255원 ▲2023년 9월 2189원 ▲2026년 1월 2175원 등으로 낮아졌다. 14년 동안 9차례에 걸쳐 2512원(53.6%) 인하된 것이다. 2014년 3월엔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진입으로 30%가, 이듬해 3월엔 가산기간 종료로 23.5%가 각각 낮아졌다. 여기까진 2012년 일괄인하 때 마련된 ‘53.55% 산정률’에 의한 조정이다. 이후로도 약가는 계속 내려갔다. 2018년 2월엔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인하로 1%가, 2019년 9월엔 사용량-약가 연동에 의해 2.9%가 추가로 낮아졌다. 이후로도 사용량-약가 연동이나 실거래가 인하 등 별도의 약가관리 장치들이 작동하면서 꾸준히 인하돼 현재 가격에 이르렀다. 제약업계가 문제 삼는 것은 이들 사후관리 제도에 따른 인하 자체가 아니다. 제네릭 진입에 따른 산정체계 조정과 사용량-약가 연동을 비롯한 사후관리에 따른 약가조정은 서로 다른 제도인 만큼, 이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가격에 다양한 사후관리 인하분까지 반영항 상태에서 다시 새로운 산정률을 적용할 경우, 품목별로 그동안 누적된 약가 인하 정도에 따라 새로운 산정률의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후관리 인하 사례 제외했더니…아빌리파이10mg서만 연 21억 차이 실제 정부 방침과 제약업계 주장에 따른 손실액 차이는 아빌리파이정10mg에서만 연 2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정부 방침대로면 아빌리파이정10mg의 경우 2175원에 45%의 산정률을 적용해 ‘1827원’이란 계산이 나온다(2175÷0.5355×0.45). 반면 제약업계 주장대로 2012년 4월 당시 4687원을 100%의 약가로 볼 경우, 여기에 45%를 적용해 ‘2109원’으로 계산된다. 제네릭 진입에 따른 53.55%의 산정률 적용 결과를 제외하고, 나머지 별도 약가관리 장치에 의한 인하만 제외했는데도 1827원 대 2109원으로 정당 282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아빌리파이정10mg의 2025년도 생산실적 약 161억원에 두 약가를 대입하면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현재 가격인 2175원을 기준으로 형성된 생산실적에 정부 방식의 1827원을 적용할 경우, 161억원에서 135억원으로 26억원 감소한다. 반면 업계 방식의 2109원을 적용하면 156억원으로 감소폭은 5억원에 그친다. 결국 동일한 45% 산정률을 적용하더라도 어떤 가격을 새로운 산정의 출발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아빌리파이정10mg 한 품목에서만 연간 21억원에 가까운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플라빅스‧트윈스타‧아모잘탄 등 대형품목들 14년 새 약가↓ 아빌리파이뿐 아니라 연간 처방실적 300억원 이상 대형 품목 다수가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독 플라빅스의 경우 2012년 4월 1445원이던 약가가 2026년 9월 기준 1081원으로 364원 인하됐다. 사용량-약가 인하와 실거래가 인하 등 별도의 사후관리 장치가 작용한 결과다. 45%의 산정률을 적용한 새 약가는 1214원 대 978원으로 정당 236원 차이가 난다. 이밖에 베링거인겔하임 트윈스타정, 한미약품 아모잘탄정, 삼진제약 플래리스정, 아스트라제네카 크레스토정, 비아트리스 리리카캡슐, BMS 바라크루드정, 보령 카나브정, 한미약품 에소메졸캡슐, 대원제약 펠루비정 등의 약가가 53.55% 산정률 적용 외 다른 장치에 의해 최대 53% 인하됐다. 업체별로는 종근당이 보유한 품목이 115개로 가장 많다. 종근당은 딜라트렌정 3개 품목과 리피로우정 4개 품목 등의 약가가 14년 새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명인제약과 신풍제약 각 90개, 일동제약 88개, 한미약품 81개, 한림제약 75개 등의 순이다. 이밖에 명문제약, 동아에스티, 삼진제약, HK이노엔, 유한양행, 하나제약, 보령, 환인제약, 노바티스, GSK, 이연제약, 화이자, 영진약품, JW중외제약, 삼천당제약이 50개 이상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대비 약가인하 품목이 1개 이상인 업체는 214곳에 달한다. “새 산정률과 별도 사후관리 약가인하, 구분해서 적용해야” 제약업계가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45%라는 새로운 산정률 자체가 아니다. 45%를 어떤 가격에 적용할 것인지가 쟁점이라는 설명이다. 2012년 약가제도 개편은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를 새로운 산정체계에 따라 조정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53.55% 산정률이 적용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후 14년 동안 약가가 그대로 유지된 것은 아니다. 제네릭 진입 등에 따른 산정체계 변화뿐 아니라 사용량-약가 연동, 실거래가 조사 등 별도의 약가관리 제도가 품목별로 작동했다. 따라서 새로운 산정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사후관리 제도로 이미 조정된 가격까지 새로운 산정률의 기준가격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비판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약가제도의 출발선을 어디로 설정할지가 문제”라며 “2026년 현재 가격을 새로운 산정률의 출발점으로 삼으면 지난 14년간 별도의 제도로 발생한 약가 변동까지 새로운 산정률의 기준가격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약가는 53.55% 산정률만의 결과가 아니다. 이후 별도의 제도와 규정에 의해 추가로 인하된 가격”이라며 “정부가 53.55% 산정률을 45%로 변경하는 것이라면 산정률 변경과 별도의 약가관리 장치에 따른 인하를 구분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2026-08-29 06:00:58김진구 기자 -
약사 없이 ATC 조제에 복약지도까지…한약사 약국 보건소 고발[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약사가 근무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약사가 직접 처방전에 따른 의약품을 조제하고 복약지도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역 약사의 제보를 접수한 서울시약사회가 해당 약국에 대한 채증에 나선 결과 일부 문제 소지가 있는 정황이 확인됐고, 영상 등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해 관할 보건소에 고발 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지역 약국가와 서울시약사회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 소재 한 한약사 개설 약국에서 약사 부재 상태로 처방조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이 약사회에 접수됐다. 문제를 처음 제기한 것은 해당 약국 인근 약국가다. 약사들에 따르면 해당 약국은 한약사가 개설·운영하는 곳으로 과거에는 약사가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약사가 실제 근무하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처방전 접수와 조제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것. 이 약국에는 현재 약사 면허가 등록돼 있는 상태다. 특히 해당 약국에는 자동정제분포기(ATC)가 설치돼 있으며 외부에서도 처방조제를 취급하는 약국임을 알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의 한 약사는 일정 기간 해당 약국의 운영 상황을 지켜본 결과 한약사가 혼자 근무하면서 처방전을 접수하고 조제와 복약지도까지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약사는 "예전에는 약사가 근무했지만 최근에는 한약사 혼자 있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확인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처방조제가 계속 이뤄지고 있어 지역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에 관련 사실을 알리고 실태 확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약사 면허 소지자가 실제 조제를 담당하는 것이 아닌 한약사가 직접 처방 조제에 관여했다면 면허범위를 둘러싼 논란을 넘어 약사법 위반 여부를 따져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제보를 접수한 지역 약사회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서울시약사회는 해당 약국과 관련한 민원을 접수한 뒤 실제 운영 상황 등에 대한 채증을 진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일정 부분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할 만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관련 영상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 최근 관할 보건소에 고발 조치한 상태다. 고발 내용은 크게 한약사의 불법 조제 의혹과 복약지도 관련 위반 의혹이다. 최종적인 약사법 위반 여부는 관할 보건소의 조사와 행정절차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시약사회 관계자는 "관련 제보가 접수돼 해당 약국에 대한 채증을 진행했고, 일부 문제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영상 등 관련 증거자료를 토대로 관할 보건소에 고발 조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약사회는 관할 보건소 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한편, 한약사 개설약국에서의 면허범위를 벗어난 조제행위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2026-08-29 06:00:56김지은 기자 -
충분한 현금 자산에도 3조 유증…삼성로직스 '깜짝 증자' 배경은[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원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 202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와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3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지 4년 만이다.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2조원대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상증자로 방향을 선회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과 삼성물산·삼성전자의 청약 참여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금융당국 심사가 강화한 만큼 당국의 판단 역시 변수로 꼽힌다. 4년 만에 또다시 3조 유증…90% 폴리펩타이드 인수에 투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총 3조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보통주 227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132만2000원으로 할인율 15%를 적용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30일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유상증자 사유에 대해 "폴리펩타이드그룹(Polypeptide Group) 인수와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등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자본 조달"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조달액 중 90.2%인 2조7062억원을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투입한다. 사실상 이번 유상증자로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대금 대부분을 마련하는 셈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최대 14억6296만스위스프랑(2조7062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3301만6411주를 취득해 지분 100%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CDMO 전문 기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펩타이드 신약 후보 물질 생산 프로세스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통해 기존 항체의약품과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2948억원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활용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2바이오캠퍼스에 지난해 완공한 5공장에 이어 6~8공장을 순차적으로 건설해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총 138만5000L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써 글로벌 CDMO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건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회사는 총 500만9000주 신주를 발행해 3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1조2024억원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 등 타법인 증권 취득에, 1조9984억원을 생산시설 확충에 투입했다. 대규모 성장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또 한 번 주주의 손을 빌린 것이다. 현금 2.2조·부채비율 51%…차입 대신 주주자금 택한 이유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조원대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선택한 배경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당초 회사는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대금을 보유자금과 차입금으로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만에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로 방향을 선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쳐 2조1886억원의 현금성 유동성을 보유했다. 이는 1분기 말 1조6204억원보다 35.1%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말 1조4560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50.3% 늘었다. 당장 보유한 현금만으로 폴리펩타이드 인수대금의 8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풍부한 현금은 본업의 높은 수익성이 뒷받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연결 매출은 1조3209억원, 영업이익은 58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0.2%, 22.9%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2조5780억원, 영업이익은 1조1672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5.3%로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차입 부담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2분기 말 연결 기준 총부채는 4조2907억원, 자본총계는 8조361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1.3%에 그쳤다. 차입금비율도 11.5%에 불과하다. 총차입금은 9653억원으로 현금성 유동성보다 1조2233억원 적어 순현금 상태다. 회사채 발행이나 금융권 차입으로 1조원을 추가 조달한다고 단순 가정해도 부채비율은 63.3% 수준에 그친다. 현금 여력과 낮은 부채비율을 감안하면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 여지가 충분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을 결정한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성장투자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향후 추가 투자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적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부채 증가와 이자비용을 감수하는 대신 주주자금을 활용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하반기 예정된 회사채 상환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9월 1200억원, 10월 2000억원 등 총 32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를 앞뒀다. 반면 기존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달갑지만은 않은 결정이다. 유상증자로 신주가 발행되면 전체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율이 낮아지고 주당 가치도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탄탄한 현금과 차입 여력을 갖췄음에도 대규모 유상증자에 재차 나선 만큼 주주 부담을 반복적으로 떠넘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희석률 4.9%로 낮췄지만…대주주 참여·금감원 심사 관건 결국 이번 유상증자의 관건은 대규모 자금 조달의 당위성과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해소하느냐다. 회사가 현금과 차입 여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다시 주주자금을 택했다는 점은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조달 자금이 실제 기업가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지, 대주주가 일반주주와 부담을 얼마나 나눌지도 시장의 평가 대상이다.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심사가 까다로워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 당국은 증자 규모와 자금 사용 계획의 구체성은 물론 차입·회사채 등 대체 조달 수단의 검토 여부, 투자 시기와 집행 가능성,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3월 해외 생산거점 확대 등을 위해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주주가치 희석과 자금조달 필요성 논란에 부딪혔다. 발표 직후 주가가 13%가량 급락했고 금융감독원은 투자 필요성과 자금 사용처, 주주와의 소통 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후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는 동시에 한화에너지 등이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조달 구조를 바꿨다. 일반주주가 부담하는 증자 규모를 36.1% 낮춘 셈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의 추가 정정 요구가 이어지면서 자금 사용 계획과 투자 필요성 등을 보완한 뒤 증자를 진행했다. 올해 한화솔루션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재무구조 개선과 차세대 태양광 투자를 위해 2조397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조달액 중 1조4899억원을 채무 상환에 투입하고 나머지 9000억원을 태양광 설비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감원 정정 요구와 주주 반발 등을 거치며 최종 발행 규모는 절반까지 축소됐다. 자금조달 목적이 분명하더라도 증자 필요성과 방식, 주주 부담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하면 시장과 당국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신종자본증권, 전환사채(CB),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다른 자금조달 방안을 충분히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신종자본증권은 높은 금리와 대규모 조달의 현실적 제약이 있고 CB는 오버행과 장기간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있다"면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는 방식인 만큼 주주가치 보호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주가치 희석을 최소화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는 227만주로 기존 발행주식의 4.9%에 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당초 기존 주식의 약 13%에 해당하는 신주를 발행하려 했던 것과 비교하면 희석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최근 5년간 국내 상장사가 실시한 1조원 이상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평균 증자비율 29.9%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은 최대한 제한하면서도 대규모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증자 규모를 책정했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측 설명이다. 소액주주 비중이 높지 않아 최대주주 측이 상당 부분을 부담한다는 점도 차이가 있다. 6월 말 기준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1%, 삼성전자는 31.2%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 특별계정과 임원 지분까지 합친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율은 74.3%다. 현재 지분율을 유지하고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배정 물량을 전량 청약한다고 가정하면 두 회사가 부담할 금액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1조300억원, 삼성전자가 7500억원을 부담하는 구조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서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전례가 있다. 당시 삼성물산은 190만4239주에 1조2168억원, 삼성전자는 138만477주에 8821억원을 각각 청약했다. 다만 회사 측 설명에도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유상증자 발표 당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8% 내린 148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7일 73조7878억원에서 28일 68조7884억원으로 줄어 하루 만에 약 5조원이 증발했다. 풍부한 현금과 낮은 부채비율에도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택하면서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2026-08-29 06:00:54차지현 기자 -
이장한 회장, 종근당 지분 전량 증여…장남 이주원 5% 주주로[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이장한(74) 종근당 회장이 보유한 종근당 주식 전량을 세 자녀에게 증여한다. 종근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장남 이주원(39) 상무에게 가장 많은 주식을 배분한다. 증여가 완료되면 이 상무는 종근당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가 된다. 이장한 회장은 28일 종근당 주식 131만8807주를 세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9.55%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래 예정 기간은 오는 9월30일부터 10월29일까지다. 수증 물량은 이주원 상무가 52만8807주로 가장 많다. 이주경(36) 씨와 이주아(29) 씨는 각각 39만5000주를 받는다. 전체 증여 주식의 약 40%가 이 상무에게, 나머지 약 60%가 두 자녀에게 각각 절반씩 배분되는 구조다. 증여 전 이 상무는 종근당 주식 20만4813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1.48%다. 계획대로 증여가 이뤄지면 보유 주식은 73만3620주, 지분율은 5.32%로 높아진다. 이주경 씨와 이주아 씨는 현재 종근당 주식 16만2516주씩을 보유하고 있다. 각각 39만5000주를 받으면 보유 주식은 55만7516주, 지분율은 4.04%로 올라간다. 이장한 회장의 종근당 직접 지분은 9.55%에서 0%가 된다. 장남인 이주원 상무에게 가장 많은 주식을 배분했다. 1987년생인 이 상무는 미국 퍼듀대에서 홍보학을 전공했으며 종근당 개발기획팀장을 거쳐 현재 개발전략센터장을 맡고 있다. 세 자녀 가운데 종근당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증여가 완료되면 유일하게 종근당 지분 5%를 넘게 된다. 이번 증여로 최대주주 측 전체 지분에는 변화가 없다. 올해 6월 말 기준 종근당 최대주주인 종근당홀딩스는 368만5855주, 지분 26.70%를 보유하고 있다. 이장한 회장과 세 자녀, 친인척을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40.15%다. 이 회장 주식이 자녀들에게 이전되는 만큼 최대주주 측 합산 지분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종근당홀딩스 지분도 이번 증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종근당홀딩스 지분 33.7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에 따라 이번 증여는 그룹 경영권을 모두 넘기는 단계라기보다 주력 사업회사인 종근당의 직접 보유 지분을 3세에게 이전하는 작업으로 해석된다.2026-08-29 06:00:52이석준 기자 -
메가팩토리약국 "모욕·협박 방관"…약사 커뮤니티에 손배청구[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최초의 창고형 약국인 메가팩토리약국이 약사 커뮤니티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하 약준모)과 대표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내달 17일을 변론기일로 지정하고 원고인 메가팩토리약국과 피고인 약준모와 박현진 약준모 회장에게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민사소송은 앞서 약준모 익명게시판에 게재됐던 메가팩토리약국 개설약사는 물론 근무약사 등의 신상이 털리는 등의 갈등이 화근이 됐다. 지난해 6월 메가팩토리약국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커뮤니티 등에 개설약사는 물론 근무약사 등을 대상으로 한 협박과 모욕성 글들이 게재, 28명이 모욕 및 협박 등 혐의로 고소됐으나 경찰 단계에서 종결됐다. 익명 게시판 등 특성상 수사가 불가능해 사실상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된 것. 그러자 메가팩토리약국은 타깃을 커뮤니티인 약준모와 박현진 회장으로 전향해 지난 4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약준모 운영진이 관련한 게시글을 고의적으로 방치,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원고소가는 3000만원이다. 박현진 회장은 "이번 소송의 쟁점 중 하나는 약준모 운영진이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닌, 약준모 익명게시판에 회원들이 원고를 비판하며 작성한 게시글의 관리 책임"이라며 "그간 약준모는 욕설·모욕·조롱 등 문제가 확인된 게시물에 대해 블라인드 및 이용제한 조치를 취해왔으며, 특히 당사자 요청시 주제와 무관하게 글을 삭제 또는 이동했다.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해 게시글을 선택적으로 방치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익명게시판의 운영자에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다양한 업계 의견을 수용하는 공간의 표현적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되는지도 소송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 역시 "커뮤니티에 제3자가 작성한 비판적 게시물을 이유로 단체 운영진 개인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는 경우 향후 직능 단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공익적 비판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판단"이라며 "법원의 결정 내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박현진 회장은 메가팩토리약국에 대해 '조세범처벌법'과 '지방세기본법' 위반 혐의로 국세청에 고발했다. 아직까지 고발 건에 대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2026-08-29 06:00:50강혜경 기자 -
급여 퇴출 '빌베리건조엑스', 허가 목록서도 줄이탈[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당뇨병성 망막변성 및 눈 혈관장애 치료제로 한때 300억원대 처방 시장을 형성했던 '빌베리건조엑스' 제제가 건강보험 급여 시장에서 완전 퇴출된 데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목록에서도 잇따라 이탈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6개 품목이 자진 취하하거나 품목허가 유효기간 만료로 시장에서 사라진 가운데, 처방용 병포장 위주였던 '정제'는 사실상 전멸 수순을 밟고 있으며 PTP 포장 기반의 '연질캡슐'만 OTC 시장에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28일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빌베리건조엑스 제제의 허가 목록 삭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성분 제제는 지난 2021년 급여적정성 재평가에서 '급여 적정성 없음' 판정을 받은 지 급여 삭제 취소 소송 끝에 대법원 패소로 작년 5월 최종 급여목록에서 퇴출됐다. 빌베리건조엑스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302억 원, 309억 원의 외래 처방액을 기록하며 주요 제약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제약사들은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통해 3년여동안 약 500억원 규모의 처방 실적을 방어했으나, 약효 논란과 급여 삭제 여파로 처방 시장은 급격히 붕괴됐다. 처방 시장이 소멸 단계에 접어들자 제약사들의 품목 허가 유지 포기가 잇따르고 있다. 식약처 품목 허가 현황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허가를 유지하고 있는 제품은 11개 품목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에만 6개 품목이 허가 목록에서 삭제됐다. 한국휴텍스제약의 '아겐에프연질캡슐'과 '아겐에프정'이 자진 취하를 택했고, 삼천당제약의 '바로본에프정', 국제약품의 '타겐에프정', 마더스제약의 '아이눈정', 인트로바이오파마의 '오큐베리정' 등 4개 정제 품목은 5년 주기 품목허가 갱신을 포기하면서 유효기간 만료로 허가가 사라졌다. 앞서 태극제약 '모아트론연질캡슐'과 삼성제약의 '아이텍에프정' 역시 만료로 정리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제' 제형의 대거 이탈을 필연적인 수순으로 보고 있다. 정제 품목들은 처방 조제 편의를 위해 병당 30정, 90정 등 병포장 형태로 유통되어 왔다. 제제 특성상 병포장은 일반 소비자들이 보관하기도 까다로워 급여재평가 탈락으로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갱신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연질캡슐' 제형은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마지막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제약품의 대표 품목인 '타겐에프연질캡슐'을 비롯해 삼천당제약 '바로본에프연질캡슐', 종근당 '레티벨라연질캡슐', 한미약품 '안토시안연질캡슐', 영일제약 '알코딘연질캡슐' 등은 정상 허가를 유지하며 약국 유통망을 통한 소비자 직접 판매를 유지·타진 중이다. 연질캡슐제는 대부분 PTP(블리스터) 개별 포장 형태로 생산돼 약국에서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기에 적합한 유통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반약 시장에서의 안착 여부도 녹록지는 않다. 시중에 루테인, 아스타잔틴, 빌베리 추출물 등을 함유한 눈 건강기능식품이 대거 포진해 있어 경쟁이 치열한 데다,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 탈락으로 불거진 약효 불신을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생존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건기식 빌베리에 대한 재평가도 식약처가 올해 착수함에 따라 결과에 따라 신뢰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처방 시장에서 빌베리건조엑스의 수명이 끝나다 보니 정제는 시장에서 자연 도태되고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일부 연질캡슐 제품만이 약국 OTC 시장에서 제한적인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2026-08-29 06:00:48이탁순 기자 -
"덴마크, AI로 인허가·약물감시"...정부, 인프라 구축 시동[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우리나라가 공공의료 AI 도입의 첫 발을 떼며 데이터 표준화와 인프라 구축을 고심하는 사이, 덴마크는 의약품 허가 심사부터 시판 후 약물감시까지 다방면의 규제 업무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최근 정부가 발표한 ‘AI 기본 의료 전략’을 바탕으로 공공 보건의료 분야의 전면적인 AI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클라우스 묄드루프 덴마크의약청 데이터분석국장은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AI 대전환과 보건의료 혁신’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EU가 규제 업무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을 공유했다. 덴마크 의약품청은 인허가 심사 등 공적 규제 업무에 챗GPT나 클로드 등 일반 상용 AI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외부 서버로의 데이터 유출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어떤 데이터셋으로 학습됐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 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기관이 내린 판단의 근거를 제약사에 명확히 소명할 수 있어야 하므로, 출처가 불분명한 상용 모델은 도구로 부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묄드루프 국장은 "우리가 의존하는 챗GPT나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는 그 모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어떤 데이터로 학습됐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와 같다"며 "우리가 AI를 활용해 심사 초안을 작성해 제약사에 보냈을 때, 제약사 측에서 어떤 근거로 이런 판단을 내렸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자체 폐쇄망 시스템 내에 오픈소스 언어모델을 구축하고, 심사관이 지정한 특정 규제 지침과 표준작업지침 내에서만 답변을 생성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운용 중이다. 또 최종 판단은 해당 분야의 전문 심사관이 직접 검토하고 확정하는 '인간 중심 통제‘ 원칙을 세웠다. 묄드루프 국장은 “직원들에게 본인의 전문 분야에서만 AI를 사용하라고 지시한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라면 시스템 통제가 불가능하고, 전문가여야만 AI가 만들어내는 환각 현상을 걸러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I 활용 범위는 폭넓다. 인허가 심사뿐만 아니라 ▲시판 후 약물감시 ▲처방 최적화 지원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 묄드루프 국장은 "가령 새로운 뇌전증 신약을 복용한 환자가 의사에게 호르몬 변화를 호소하더라도, 의사가 이를 부작용으로 공식 보고하지 않을 수 있다"며 “덴마크의 모든 의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보고되지 않은 부작용 사례를 순식간에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 현장의 리얼월드데이터를 분석해 환자 맞춤형 처방을 유도하는 실증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묄드루프 국장은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은 환자의 약 10%는 5~6개의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90일 이내 복약을 중단한다"면서 "AI를 통해 치료 실패 패턴과 대상자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복약 중단이 예상되는 고령 다약제 환자에게는 처음부터 주 1회 투여 제형 등 다른 대안을 처방하도록 안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효과 기반 보상 체계 고민"...심평원 "심사 자동화 넘어 적정진료로 환류" 덴마크 등 글로벌 규제당국의 AI 전환 흐름에 맞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공공 보건의료와 심사·평가 시스템 전반에 AI를 접목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AI 기본 의료 전략'를 발표한 만큼 주무부처와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데이터 표준화와 막대한 인프라 비용, 보상 체계 수립 등 현실적인 과제들도 해소해야 한다. 박정환 복지부 의료인공지능데이터정책국장은 "정부가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AI 모델의 개발부터 시작해서 공공의료 체계에 도입하는 데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국장은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GPU들을 지원할 것이다. GPU가 없어서 공공의료에 AI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말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 보건의료 분야 AI 활용에 대한 보상 체계는 평가 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국장은 "단순히 사용 횟수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 사용량이 많다고 환자에게 무조건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의미한 임상적 효과를 냈는지 사후적으로 정밀 평가하고, 이에 따라 적정할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심평원은 국민건강 증진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AI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민간 정보 보안과 데이터 표준화, 막대한 인프바 비용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적정진료 환류까지 이어지는 AI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무성 심평원 AX혁신실장은 "결국 AI를 왜 도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종착지는 국민 건강 증진과 건강보험 재정 지출의 효율화"라며 "(단순 심사 업무 활용에 그치지 않고)의료기관이 실시간으로 적정 진료를 펼칠 수 있도록 피드백하는 환류 시스템까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2026-08-29 06:00:46정흥준 기자 -
글로벌제약사, 방사성의약품 투자 속도…생산역량 확보 경쟁[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항암 치료분야로 꼽히는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인수합병과 공동개발을 통해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왔으며 최근에는 전용 생산시설과 방사성동위원소 공급망 구축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암세포를 찾아가는 표적물질과 결합해 종양에 방사선을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치료제다. 방사성동위원소의 반감기가 짧아 생산 이후 제한된 시간 안에 환자에게 공급해야 하는 만큼 제조와 물류 역량이 사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MS 자회사 레이즈바이오는 미국 인디애나주 화이트스타운에 새로운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1억73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신규 시설은 앤슨 산업단지에 약 22만5000제곱피트(2만900㎡, 약 6300평) 규모로 조성된다. 올해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기존 인디애나폴리스 생산시설과 함께 2029년 말까지 10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시설은 BMS가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인디애나폴리스 방사성의약품 생산기지에 이은 두 번째 생산시설이다. 기존 시설은 7만7000제곱피트(약 7150㎡, 약 2160평) 규모로 1억6000만달러 이상이 투입됐다.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완제의약품 제조를 한 시설에서 수행하는 일관생산 체계를 갖췄으며 현재 임상시험용 제품을 생산하면서 향후 상업생산을 위한 규모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 가동 시 연간 수만 도즈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이프라인 확보 다음은 생산망…BMS 투자 확대 BMS는 지난 2024년 약 41억달러를 들여 레이즈바이오를 인수하면서 방사성의약품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레이즈바이오는 알파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Ac-225)'를 활용한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선두 후보물질 'RYZ101'은 소마토스타틴수용체(SSTR)를 표적하는 Ac-225 기반 치료제로 위장관·췌장 신경내분비종양(GEP-NET)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BMS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은 최근 수년간 인수합병과 공동개발을 통해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보에 적극 나섰다. 릴리는 지난 2023년 포인트바이오파마를 약 14억달러에 인수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2024년 최대 24억달러 규모로 퓨전파마슈티컬스를 인수했다. 노바티스도 마리아나온콜로지 인수와 펩티드림과의 공동개발 등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이 같은 후보물질 확보를 넘어 실제 상업화를 뒷받침할 생산역량을 갖추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일반 항암제보다 제조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크다. 치료에 사용하는 동위원소 자체의 생산량이 제한적인 데다 짧은 반감기로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 생산부터 환자 투여까지 일정을 정교하게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레이즈바이오는 지난 2024년 Ac-225 공급 부족으로 RYZ101 임상 3상 환자 등록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BMS가 레이즈바이오 인수 이후 자체 생산시설을 잇따라 확충하는 배경에도 안정적인 동위원소와 치료제 공급망 확보가 자리하고 있다. 노바티스, 한국에도 투자…RLT 생산망 확충 방사성의약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노바티스도 글로벌 생산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2024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7만제곱피트 규모의 방사성리간드 치료제(RLT)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와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루타테라' 등의 생산을 담당하는 시설로, 가동 당시 회사의 글로벌 RLT 생산능력은 연간 25만 도즈 수준으로 확대됐다. 현재 인디애나폴리스 시설은 방사성동위원소 자체 생산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확장도 진행 중이다. 완제의약품 생산뿐 아니라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동위원소 공급까지 내부화하려는 전략이다. 한국에서도 생산 및 공급망 투자를 추진한다. 노바티스는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국내 RLT 생태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약 14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RLT 제조시설 건립과 첨단 콜드체인 물류망 구축, 관련 연구개발과 전문인력 육성 등이 투자 계획에 포함됐다. 현재 국내 10곳인 RLT 투여 가능 병원을 향후 30곳까지 늘리는 것도 목표다. 국내에서 방사성의약품의 생산부터 배송, 환자 투여까지 이어지는 기반을 함께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릴리와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생산 및 공급망 역량을 함께 확보했다. 릴리는 포인트바이오파마 인수 당시 임상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인디애나폴리스 생산시설과 토론토 연구개발센터를 확보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퓨전파마슈티컬스 인수를 통해 Ac-225 기반 후보물질과 함께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 제조 및 Ac-225 공급망 역량을 확보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방사성의약품 경쟁은 후보물질을 선점하는 단계를 넘어 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환자에게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 경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Ac-225 등 차세대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 파이프라인이 늘어나면서 향후 임상개발 성과뿐 아니라 동위원소 확보부터 제조, 배송까지 연결되는 공급망 구축 역량도 방사성의약품 사업의 주요 경쟁요인으로 부상할 전망이다.2026-08-29 06:00:44손형민 기자 -
건강기능식품의 신뢰를 유지하는 장치 '원료 재평가'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상담할 때 약사는 제품에 표시된 기능성 원료와 기능 성분의 함량, 기능성 내용 및 1일 섭취량 등을 확인한다. 그런데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내용이 처음 원료로 인정된 이후에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한 번 인정받았다고 해서 그 내용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인정 이후 새로운 인체적용시험과 안전성 자료가 축적되고, 실제 섭취 과정에서 이상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분석 기술과 과학적 평가 기준도 달라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이미 인정된 기능성 원료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다시 검토하는 재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의 재평가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에 근거한다. 이미 고시되거나 개별적으로 인정된 원료를 현재의 과학적 수준에서 다시 검토해 기능성과 안전성이 여전히 타당한지를 확인하는 제도다. 재평가는 원료가 처음 인정될 때 제출된 자료만 다시 보는 것이 아니다. 인정 이후 발표된 인체적용시험과 독성시험, 국내외 위해정보, 이상사례 및 섭취 현황 등도 함께 검토한다. 원료의 기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충분한지뿐만 아니라 설정된 1일 섭취량은 적절한지, 특정 질환자나 의약품 복용자에게 추가로 알려야 할 주의사항은 없는지도 평가한다. 따라서 재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내용은 다양하다. ①기능성 내용의 유지·변경·삭제 ②1일 섭취량의 조정 ③섭취 시 주의사항의 신설 또는 변경 ④제조기준과 원료 규격의 변경 ⑤안전성 규격의 강화 (중금속, 산패도 등) ⑥시험법의 추가 또는 변경 ⑦기능성 원료 인정 취소 또는 공전상 원료 삭제 기능성 원료 등의 재평가는 정기 재평가와 수시 재평가로 나뉜다. 정기 재평가는 인정 혹은 고시된 날부터 10년이 지난 원료 중 건강기능식품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상 원료가 선정되며, 대상 원료, 자료 제출 방법 및 향후 일정을 미리 공고한다. 수시 재평가는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나 위해 정보가 확인되는 등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 실시한다. 예를 들어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은 수시 재평가에서 녹차추출물 등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와 함께 섭취할 경우 이상사례가 발생할 우려가 확인됐다. 이에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건강기능식품과 함께 섭취를 피하도록 주의사항이 추가됐다. 이처럼 특정 원료와 관련된 이상사례가 증가하거나 기존의 안전성, 기능성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료가 새롭게 발표된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2026년에는 정기 재평가 6종과 수시 재평가 3종을 합해 총 9종의 기능성 원료가 재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서 원료의 범위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Lactobacillus gasseri BNR17의 재평가는 모든 Lactobacillus gasseri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개별적으로 인정된 BNR17 균주가 대상이다. 그린커피빈추출물과 레몬밤추출물혼합분말 역시 해당 개별인정형 원료만을 의미한다. 재평가를 받으면 실제로 무엇이 달라질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재평가가 제품 표시와 약국 상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기 쉽다. 1) 품질 규격이 강화된 EPA 및 DHA 함유 유지 EPA 및 DHA 함유 유지는 산화되기 쉬운 원료다. 재평가 결과를 반영해 산패 정도를 관리하기 위한 아니시딘가와 총산화가 규격 및 시험법이 추가됐다. 소비자가 보는 기능성 문구가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원료와 제품의 품질관리를 위한 기준은 강화될 수 있다. 재평가가 기능성 내용뿐만 아니라 제조와 품질관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2) 섭취량이 변경된 헤마토코쿠스추출물 헤마토코쿠스추출물은 재평가 결과를 반영해 1일 섭취량이 아스타잔틴으로서 기존 4~12mg에서 6~12mg으로 조정됐다. 상한은 그대로 유지됐고, 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최소 섭취량이 4mg에서 6mg으로 상향됐다. '눈의 피로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 내용은 유지됐다. 이 사례는 기능성 내용이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이를 표시하기 위한 1일 섭취량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제품을 상담할 때는 기능성 문구뿐 아니라 해당 기능성분을 현재 기준에 맞는 양으로 섭취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3) 기능성 원료에서 삭제된 영지버섯 자실체 추출물 영지버섯 자실체 추출물은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으로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돼 있었다. 그러나 재평가에서 혈소판 응집이나 혈액응고 등 혈행 개선을 직접 보여주는 인체적용시험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식약처는 기능성 확인을 위한 추가 인체적용시험 자료를 영업자에게 요구했지만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혈행 개선' 기능성을 뒷받침할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2024년 재평가 결과를 반영해 2026년 영지버섯 자실체 추출물을 공전상 기능성 원료에서 삭제했다.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인정은 인정 당시 확보된 자료에 근거한 과학적 판단에 가깝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 새로운 근거가 축적되면 기능성 내용이나 섭취량, 주의 사항과 품질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재평가는 건강기능식품 원료에 대한 판단을 최신 과학적 근거에 맞게 갱신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장치다. 약국에서는 제품에 적힌 기능성 문구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문구가 현재도 유효한지, 1일 섭취량과 주의사항은 달라지지 않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확인이 건강기능식품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상담하는 출발점이다. [참고자료] 1)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국가법령정보센터 2) 기능성 원료 등의 재평가 실시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고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6-2호, 식품의약품안전처 3) 2026년 건강기능식품 정기 재평가 실시 공고, 식품의약품안전처 4) 2026년 건강기능식품 수시 재평가 실시 공고, 식품의약품안전처 5) 2018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재평가 결과, 2018, 식품의약품안전처 6) 2024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재평가 결과, 2024, 식품의약품안전처 7)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6-43호, 식품의약품안전처2026-08-29 06:00:4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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