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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왜 리베이트 쌍벌제를 합헌으로 보았나

  • 이혜경
  • 2015-02-28 06:14:57
  • "약가제도 보완해도 리베이트 여전...쌍벌제 처벌수위 상대적으로 낮다"

[헌재 판결문으로 본 리베이트 쌍벌제]

리베이트 쌍벌제 합헌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 26일 헌법재판관 9명은 리베이트 쌍벌제의 입법배경을 들면서, 쌍벌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모 씨와 권모 씨 등 의사 2인이 헌재에 '의료법 제23조2 제1항(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한 위헌소원을 냈지만, 헌재는 '의료법 제88조의 2중 제23조의2 제1항 의료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재의 결정문을 분석한 결과, 재판관 모두 리베이트 쌍벌제 입법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관들이 판단한 리베이트 쌍벌제의 입법배경은 ▲의약품 리베이트 규제의 필요성과 입법 연혁 ▲의약품 가격제도의 변화 ▲각국의 입법례 등 때문이다.

의약품 리베이트는 의료인이 정당한 가격, 품질 경쟁이 아닌 경제적 이익 제공과 같은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독과점 이윤을 추구하려는 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의 처방 대가로 받는 불법적·음성적 이익을 말한다.

의약품 최종 소비자인 환자에게는 의약품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의약품 소비자가 가격할인 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혜택이 귀속되는 특성이 있성으로 리베이트는 사실상 '뇌물'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게 재판관들의 판단이다.

리베이트 처벌과 관련한 입법은 최초 1965년 4월로 약사법에 준수의무 위반 처벌규정을 둔 것이었다. 하지만 약사법에 맞물려 의료법도 의료인에 대한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의 필요성이 발생하면서, 2010년 5월 심판대상조항이 신설됐다.

재판관들은 "구성요건이 까다로운 기존의 형사처벌 규정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의약품 리베이트 행위가 제한돼 있어 처벌의 흠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명시적인 처벌규정을 별도로 마련한데 의의가 있다"고 해석했다.

의약품 가격제도의 변화도 언급했다. 고시가 상환제에서 실거래가 상환제,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로의 변화가 리베이트 등의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1977년부터 1999년까지 적용된 고시가 상환제의 경우, 제약회사들이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그들이 신고한 생산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의약품을 도매상에게 납품하는 현상을 일으켰다.

그래서 실거래가 상환제로 바뀌었지만, 의약품 상환금액과 실제 구매가격과 차액이 보험재정 절감분으로 반영돼 국민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원래 취지와 달리 병원 등이 형식적인 구매가격보다 낮게 의약품을 공급 받은 후 상환금액으로 구매한 것처럼 신고하면서 발생한 이익을 또 다시 리베이트로 제공된 것이다.

이후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가 정부 일괄 약가인하 정책의 시행과 함께 2년 간 시행이 중단됐다가 2014년 2월 1일부터 재시행됐지만 정부는 이를 폐지하기로 하고 저가 구매노력과 함께 의약품 사용량 감소에 대한 노력까지 고려하는 장려금 제도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재판관들은 "약가제도에 관해서는 계속 나은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과정에 있지만 어떠한 약가제도를 시행하더라도 그것 만으로 의약품 리베이트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기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위헌소원을 진행 한 의사 2명이 제기한 ▲명확성 원칙 및 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반 ▲직업의 자유침해 ▲평등원칙 위반 등에 대해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명확성 원칙 위반과 관련, 재판관들은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의 수수를 금지하고 있고, 문언상 판매촉진 목적이란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제공자의 목적이나 의사를 뜻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의 객관적 성격이 의약품 채택에 대한 대가성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시사했다.

특히 입법적 배경을 살펴보면 문언의 의미는 더욱 분명해지고, 심판대상조항이 판매촉진 목적을 규정한 것은 경제적 이익의 수수행위 이외 특별히 의미 있는 가중적 구성요건을 규정했다기 보다 당연히 제공이 금지되는 부당한 이익의 의미를 구체화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경쟁규약에서 정한 예외적 허용사유 중 일부만을 수용한 것은 금지와 허용의 경계를 이해하는데 혼란을 준다며 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반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재판관들은 "거래계의 자율적 규약에 불과한 공정경쟁규약의 내용에 따라 법률인 심판대상 조항에 대한 해석이 좌우될 수는 없다"며 "심판대상조항 단서가 예외적 허용사유의 구체적 범위를 하위법령에 위임한 것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헌법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이 직업결정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포함하는 것으로, 리베이트 쌍벌제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사들의 주장에 대해, 쌍벌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위헌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재판관들은 쌍벌제가 리베이트로 인해 약제비가 인상되는 것을 방지해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화를 기하고, 의사로 하여금 환자를 위해 최선의 약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고 밝혔다.

의사들이 리베이트 비용으로 의약품 가격이 인상되거나, 리베이트 제공이 특정 의약품 선택을 유인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는 것은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관들은 "그렇지 않다"는 반박논리를 펼쳤다.

재판관들은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불법거래는 가격결정이나 특정제품 선택에 공식적인 수치로 반영되거나 객관적인 근거에 의해 외부로 드러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며 "의료인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게 되는 의약품 시장의 특수한 구조와 이윤 극대화를 위한 기업의 생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리베이트에 처벌수위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책정한 것을 "비교적 낮게 규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구성요건이 까다로운 기존의 다른 형사처벌 규정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재판관들은 "리베이트 쌍벌제는 사전 예방조치로 덜 침해적이기도 한 약가제도 보완 방법으로 고려해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리베이트를 통한 판매촉진 유인이 상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평등원칙 위반과 관련해서는 "리베이트를 다른 영역 리베이트에 비해 엄격히 처벌하는 것은 의약품이 성격상 국민보건과 직결돼 일반제품보다 공공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수범자가 의료인이기 때문은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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