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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매년 130명씩 늘어나는 한약사 해법 찾아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대한한약사회 상근 한약사가 서울 금천구에 약국을 개설하면서 또 다시 한약사 약국 개설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약국 오픈 전부터 지부단위 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 서울 산하 24개 분회는 성명 발표에 이어 1인 시위에 돌입하며 강경 기조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광명 한약사 문제에 이어 경북 한약사 약국 개설, 약사 개설 약국 한약사 근무, 금천까지 간격도 더 짧아지는 모양새다.'종로에서 온 약국, 이제 종로까지 가실 필요 없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던 한약사는 약사단체 반발이 이어지자 플래카드를 떼고 처방·조제 부분 역시 가려둔 상황이다. 또 호소문을 통해 억울한 심정을 전하고 있다.제약사 담당자들이 주변 약국과 가격을 맞출 것을 요청해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구약사회장을 통해 '가격을 맞추고 지역사회에 잘 융화될 수 있도록 할테니 만나자'고 했음에도 만남과 대화를 거부당한 채 예비범법자로 몰리고 있다는 주장이다.약사단체는 한약사의 면허범위를 벗어난 일반의약품 취급·판매가 합법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은 그 어디에도 없으며, 한약사단체가 약사법령의 허점을 악용해 강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약사단체와 한약사단체간 갈등이 한, 두해 만에 생겨난 부분은 아니다. 이미 10여년 전에도, 그 이전에도 약사, 한약사간 갈등은 대두돼 왔던 부분이다.하지만 약국으로의 진출이 늘어나고, 단순 저가 판매 전략이나 365 연중무휴, 밤 12시·새벽 1시까지 문을 여는 케이스의 한약사 약국이 늘어나면서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현재까지 배출된 한약사 수는 3500여명으로 추산된다. 또 매년 130여명의 한약사가 신규 배출되고 있다.최근 5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24년 128명, '23년 134명, '22년 119명, '21년 115명, '20년 132명의 한약사가 신규 배출됐다. 매년 편차는 있지만 평균 126명의 신규 한약사가 배출되고 있는 셈이다.신규 배출되는 약사가 한 해 2000명 남짓인 점을 감안할 때 적은 숫자이기는 하나 한약사 문제를 방치해 두고, 모른 척 한다고 해 저절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물론 한약분업을 예상해 한약사제도를 만들고, 현재까지 한약사 면허를 발급하면서도 일반약 판매나 동물약 판매 등에 모호한 입장을 내놓는 정부의 해결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하지만 약사단체 내부에서의, 한약사단체 내부에서의 의견 조율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통합약사에 찬성하는 비율과 반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찬성하는 비율이 많다면 어떻게 흡수·통합할 것인지, 반대하는 비율이 많다면 정부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정론을 정하는 과정이 수렴돼야 한다는 것이다.현재 상황이 되풀이 된다면 약국의 성공 전략은 오직 가격경쟁이 될 것이고, 약사 약국과 한약사 약국을 구분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복약에서의 퀄리티는 물론 건강권 마저 위협 당할 수 있다.한약제제와 비한약제제 구분에 앞서, 우선 '약사'와 '한약사'에 맞는 역할과 공간적 분리만이라도 시행돼야 할 것이다.2024-06-11 18:21:25강혜경 -
[기자의 눈] 똑똑해진 투자자들 눈높이 맞추려면[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해마다 6월 초는 제약바이오업계의 ‘대목’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행사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가 잇달아 열리기 때문이다. 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의 눈이 이 시기 미국으로 향한다.항암신약을 연구·개발하는 기업 입장들은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이 시기에 맞춰 공개한다. 바이오USA를 통해선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과 크고 작은 협업 논의가 이어진다. 국내외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면서 두 행사에 참여하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해마다 많아진다.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두 행사에 참여했다.호재성 소식이 쏟아지는 시기이다보니, 이즈음 주식 거래도 매우 활발하다. 미국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해당 기업의 주가는 급상승하곤 했다.그러나 올해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예년만큼 미국 행사 참가 기업들의 주가가 극적으로 오르진 않는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물론 몇몇 기업의 주가가 행사를 전후해 오르긴 했지만, 주가 상승 폭으로 보나 주가 상승 기업 수로 보나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오히려 참가기업 중 일부는 이 시기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미국에서 전해지는 긍정적인 소식이 올해 유독 적었다거나,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른 쪽에 집중됐다거나, 혹은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일시적으로 악화했다는 등의 해석이다.모두 맞는 말이다. 그런데 유독 와 닿는 해석이 하나 있다. 최근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그만큼 일반 투자자들이 똑똑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과거 ASCO에서의 데이터 발표 자체가, 혹은 바이오USA 행사 참가 사실 자체가 호재로 작용했던 적도 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 큰 기대감을 불러모았기 때문이다.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이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단순히 데이터 발표나 행사 참가만으로는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하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실제 최근 한국의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다. 국내기업 개발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는 일이 많아졌고, 미국 현지에서 유의미한 상업적 성과를 내는 신약도 생겨났다. 글로벌 의약품 CDMO 시장에선 어느새 한국이 ‘큰 손’이 됐다.일반 투자자들의 눈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들은 더 이상 기업이 제공하는 비대칭적인 자료에 의존하지 않는다. 데이터 발표나 행사 참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는다. 이제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낼 줄 안다. 작년이나 재작년쯤 들어봤던 것 같은 소식만으로는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의미다.항암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라면 더욱 양질의 데이터를,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이라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다. 똑똑해진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오는 방법은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근거와 성과를 제시해야 하는 것 뿐이다.2024-06-11 06:00:00김진구 -
[기자의 눈] 똑똑한 비대면진료 입법은 새 국회 의무[데일리팜=이정환 기자]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면서 비대면진료 제도화 입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직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진 않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세부안에 차이를 보이는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각자 예고한 만큼 보건복지위원 배정 등 원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여야 각각 비대면진료 법안이 발의될 전망이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2월 정부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급하게 허용한 비대면진료는 사실상 4년째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한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정식 제도화 기반을 갖추지 못한 채 임시방편으로 대면진료가 비대면진료로 전환되면서 국내 의료환경에 유발된 작용과 반작용을 제대로 분석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정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시행과 허용 범위 확산으로 국민 의료접근성과 편의성이 크게 확대되는 동시에,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대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를 봤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정량적·정성적 평가나 근거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22대 국회는 비대면진료를 최초로 제도화하게 될 국회로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비대면진료를 둘러싼 쟁점이 여전히 상당수 해결되지 않은 데다 여당과 야당, 의사와 약사, 환자, 플랫폼 중개업체 등 이해당사자 간 입장차가 판이하게 엇갈리는 입법이기 때문이다.단편적으로만 살펴도 비대면진료 입법 시 신경써야 할 쟁점은 ▲허용 방식 ▲허용 대상 ▲허용 질환 ▲중개플랫폼 규제·관리 방안 ▲공적플랫폼 도입 여부 ▲비대면진료 부작용 제어 대책 ▲비대면 처방약 배송 허용 방식 등으로 무수히 많다.쟁점 하나하나 입장차이가 크지 않은 사안이 없는 데다 처방약 배송의 경우 현행 시범사업에서 사실상 허용하지 않고 있어 입법에 포함되면 약사사회 반발이 클 수 밖에 없다.임기가 끝난 21대 국회 복지위가 올해 초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만 봐도 비대면진료에 찬성하는 국민이 63%가 넘은 반면, 구체적인 방법에 있어서는 초진을 제외한 재진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55.6%, 초진부터 허용하자는 응답이 34.2%로 의견차이를 보였다.국회 입법조사처도 22대 국회 입법 의무 중 하나로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꼽았는데, 허용 방식을 중증질환이나 마약류 의약품 처방 질환을 제외한 나머지를 전부 허용하는 네거티브식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입법조사처는 약 배송에 대해서도 중개 플랫폼과 일부 여론 요구가 있는 점을 들어 대통령령 등을 개정해 비대면진료 후 발급된 처방전 기재 의약품을 환자에 배송할 수 있는 방향의 입법을 고민할 필요성을 제기했다.새 국회 임기 초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을 심사하게 될 보건복지위원회는 사회 각계 각층이 요구하고 제안하는 여러가지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고 의사, 약사, 환자, 중개 플랫폼 간 입장차를 합리적으로 조율한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비대면진료 제도화 시 발생할 의료시스템 혼란, 직능 갈등을 놓고 21대 국회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국민 안전을 해치지 않고 국내 보건의료체계, 약국 생태계 붕괴를 가져오지 않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입법을 가장 중심에 두고, 시범사업 기간 동안 발생한 부작용을 치밀하게 보완하는 방식의 입법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직능 간 파워게임으로 비뚤어진 입법안이 만들어져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왜곡을 심화하고 생태계를 잠식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입법안이 탄생하길 희망한다.2024-06-10 06:41:10이정환 -
[데스크 시선] 뇌기능개선제와 새로운 희망[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을 대체할 치료제로 니세르골린 성분의 약물이 부각되고 있다. 현재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에 대한 임상재평가가 진행, 내년 중 평가결과에 따라 시장 존속·퇴출 향방이 결정된다.이 성분은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3개 적응증을 보유했었지만 임상재평가 추진 과정에서 첫번째 적응증을 제외한 2개가 삭제됐다.니세르골린 성분의 뇌기능개선제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는 지난 5월 30여개에 이르는 제품이 대거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하고 경쟁구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제품군 중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시장 1·2위를 다투는 대웅바이오와 종근당도 포함돼 있어 니세르골린이 치매 예방제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지 주목된다.특히, 니세르골린30mg 성분 약물의 적응증은 일차성 퇴행성 혈관치매 및 복합성치매와 관련된 치매증후군의 일차적 치료로 기억력 손상·집중력 장애·판단력 장애·적극성 부족 등으로 콜렌알포세레이트와 비슷한 효능효과를 발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띤다.니세르골린 성분 대표 제품은 일동제약 사미온정으로 1997년 국내 허가를 받았다. 5mg·10mg은 노인 동맥경화성 두통·고혈압 보조요법에 30mg은 뇌기능개선제로 처방된다.의약품 유통실적 기준, 사미온정30mg의 연평균 매출은 15억원 수준이지만 대규모 영업·마케팅 능력을 갖춘 대웅제약·한미약품·종근당 등을 비롯한 대형·중소형제약사들의 제품이 새롭게 급여 출시되면서 급속한 시장 팽창이 관측된다.만약 예상대로 니세르골린30mg을 콜린알포세레이트 대체 약물로 육성할 경우 수년 내 기존 6000억 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니세르골린은 선택적인 α1 아드레날린 수용체 길항제로 작용해 혈관을 확장시켜 동맥 혈류를 증가, 신경전달물질 기능을 향상시켜 대사 활동을 촉진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관련 제제 약가는 360원~424원 밴딩 폭이며, 성인 환자는 1일 1회 30mg을 식전 복용, 필요에 따라 최대 60mg까지 증량할 수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019년 기준 28만명으로 집계, 최근 10년간 19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65세 미만도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환자 증가 추세와 반대로 의료현장에서 의료진이 인지기능 개선에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 선택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9년부터 도네페질, 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등 인지기능 개선 목적으로 사용되던 의약품 성분에 대한 임상시험 재평가 결과 적응증이 삭제돼 처방 영역이 축소되거나 아예 성분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기 때문이다.도네페질 성분 처방의 10%를 차지했던 혈관성 치매 관련 적응증은 2019년 삭제됐다.2021년까지 511억원의 시장 규모였던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은 2019년 일차적 퇴행성질환에 이어 2022년 뇌혈관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질환 효능 입증에도 실패했다.혈관성 인지 개선이라는 단일 적응증을 가져 2022년 210억원의 시장 규모였던 옥시라세탐도 2023년 임상재평가에 실패해 시장에서 퇴출됐다.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국내 뇌혈관 질환 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발매된 니세르골린30mg 약물들이 치매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더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함과 더불어 침체 일로에 있던 관련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길 기대해 본다.2024-06-08 06:00:00노병철 -
[기자의 눈] 건보재정이 제한한 급여기준[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보험급여 기준과 적응증은 다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제도 하에 주머니 사정이 무한하지 않은 탓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상 진료 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다 들어 줄 수 없지만 아무리 '재정' 때문이라 하더라도 납득이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연령과 기간, 그리고 교차 투약의 제한이다.연령은 단순하다. 동일한 질환에서 재정 소모를 고려해 영유아, 혹은 고령 환자 등을 급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해당 연령층만 포함시킨다. 이 경우 차후 급여 확대를 통해 투약 대상이 확대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여전히 환자들의 희망이 이뤄지지 않은 약제도 분명 있다.기간은 조금 다른 면도 있다. 일반적으로 급여 기준에서 약물의 투약 주기를 제한하는 경우는 해당 약제의 임상 연구의 디자인이나 권위 있는 해외 가이드라인 등을 근거로 이뤄진다.하지만 투약 주기를 제한할 만한 특정한 사유는 없이 '재정' 만을 이유로 급여 기준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교차 투약에 대한 제한은 가장 빈번히 발생한다. 항암제 다음으로 제약바이오산업에서 각광받고 있는 자가면역질환에는 수많은 클래스의 약들이, 동일기전 내에서 다양한 품목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그런데 이들 약물은 하나의 약제를 투여받다 다른 약으로 교차 투여 했을 시 첫 번째 약제에 대한 급여는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먼저 투약했던 약보다 더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다른 약을 맞았는데, 더 예후가 좋지 않을 경우 다시 이전의 약을 쓸 수 없는 것이다.오래전에 선진입한 약물들은 똑같은 상황을 거쳐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교차 투약을 인정받기도 했다.우리나라에서 약제 급여는 처방 현장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의료진은 약이 필요하다 판단되는 환자가 있더라도, 비급여 영역일 경우 대부분 처방을 포기한다. 약의 처방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재정을 위한 제한은 독이 될 수 있다. 보건당국이 조금은 현장의 판단을 믿어 보는 것은 어떨까.2024-06-07 06:00:59어윤호 -
[기자의 눈] 공개적인 GMP 제도개선 논의 필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지난달 제약바이오업체 대표들이 'GMP 적합판정 취소(일명 GMP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달했다. GMP 기준 위반의 고의성이 없고, 의도치 않은 사례 등의 경우 원스트라이크아웃이 아니라, 양형 기준을 적용해달라는게 핵심 내용이었다.식약처는 지난 2022년 12월 11일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위반 시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했다. 과거 바이넥스, 비보존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동인당제약, 한솔신약, 삼성제약, 메디카코리아 등 10여곳이 허가 변경 없이 임의로 첨가제 등을 바꾸고 서류를 조작하거나 허가자료를 허위 작성한 사실이 잇따라 발생하자 만들어진 제도다.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GMP 적합 판정을 받거나 반복적인 GMP 거짓 기록 작성 등 GMP 관련 중대한 위반행위를 진행했을 경우에 처분을 받게 된다. 실제 올해 이 제도를 적용 받아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이 나온 사례가 있었고, 조만간 처분으로 이어질 강제 회수조치가 진행된 품목도 있는 상황이다.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 처분을 받게 되면 적발 품목 뿐 아니라 동일한 제형의 생산이 모두 중단된다.제도가 시행되고 1년 6개월이 지났다. 이 과정에서 한국휴텍스제약은 처분을 받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처분이 예상되는 기업들 역시 식약처의 처분을 순순히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제약바이오업체들의 대표들이 의견을 모아 전달한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고민을 들어볼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식약처 역시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관련한 대표들의 의견서를 살펴 본 상황이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해당 제도를 의제로 토론을 하거나, 공식 의견을 개진하는데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을 대표하고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식적으로 의제를 전달한다면, 의견을 청취할 기회를 갖겠다는 수준이다. 단, 공개적인 대화가 아닌 비공개적인 대화를 원하고 있다.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약사법 제38조의2(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에 대한 적합 판정)를 개정하면서 시행됐다. 행정기관인 식약처에서 입법기관인 국회가 만든 제도를 직접 나서서 개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데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법이 시행되고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한 번쯤 공개적으로 점검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인다. 제약바이오협회가 관련 제도로 명확한 의제를 제시한다면, 식약처 또한 대표성을 가진 인물이 공식적으로 토론하고 의견을 전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2024-06-05 06:51:56이혜경 -
[칼럼] 세포치료제 신속허가와 전문 심사자 역할세포유전자치료제의 임상승인 및 품목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허가심사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미국 FDA에서 허가심사에서 심사자(reviewer)가 품질, 안전성, 유효성에 대하여, 검증, 검증, 검증한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나의 세포유전자치료제를 허가하기 위해서 필요한 전문 심사자는 몇 명일까요? 더 빠르고, 더 신속하게 허가하기 위해서는 몇 명의 심사자가 필요할까요? 미국 FDA에서는 어떤 세부 업무분야에 대하여 심사를 진행하고 있을까요? 허가전략 관점에서 볼 때, 국내 개발자들은 어떤 허가 준비 전략을 가져야 할까요?2024년 5월 25일 허가된 화이자의 베크베즈 벡터유전자치료제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FD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품질, 비임상, 임상 심사자는 몇 명으로 구성됐을까요? 품질 심사는 몇개 분야의 몇명의 심사자/실사자가 참여하게 될까요?품질 CMC, GMP 심사/실사 4개분야에 12명의 심사자가 참여했었다고 미국 FDA 허가심사정보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첫째, CMC Product 세부 전문분야별 심사자입니다. 1차 심사자별 다른 업무 수행하였습니다. ▲1번 심사자 : 구조 구명, 쉐딩, 환경 평가, 안정성, 비교동등성, 라벨, 임상 및 비임상 바이오분석법 ▲2번 심사자 : 제조공정 및 제조 품질관리, 공정 밸리데이션, 배치 분석, 물질 품질관리 ▲3번 심사자 : 분석 절차, 분석절차 밸리데이션, 기준 (설정 근거의) 타당성 ▲4번 심사자 : 물질 품질관리, 용기밀봉시스템, 외래성 바이러스 부정시험 평가 ▲5번 심사자 : 추출물 및 용출물 평가, 용기 밀봉 시스템 ▲6번 심사자 : 역가시험 밸리데이션 및 디자인, 임상 활성 시험법 등에 총 8명이 참여하였습니다. 1차 심사자 6명, 상위 결재자 1명, 차상위 결재자 1명이었습니다. 3단 결재 시스템입니다.두 번째, 기준 및 시험방법 심사 관련입니다. 심사자들 구성을 살펴보면, 1차 심사자만 PhD 박사 포함 3명 참여하였습니다. ▲1번 심사자 : 미생물 분야 1차 심사자(4개 시험항목 심사) ▲2번 심사자 : 분석 시험법 분야 1차 심사자 (7개 시험항목 심사) ▲3번 심사자 : 분석 시험법 분야 추가 1차 심사자 심사 (3개 시험항목 심사) 등 총 5명이 참여하였습니다. 1차 심사자 3명, 상위 결재자 1명, 차상위 결재자 1명이었습니다. 3단 결재 시스템입니다.화이자의 베크베즈 심사 당시 세부 심사분야별 심사자 수(자료: FDA) 3단결재 시스템에서 심사자들은 1차 심사자, 상위 결재자, 차상위 결재자로 구성이 됩니다. 일차 심사자(primary reviewer)가 비록 1~10년 심사경험자여도, 상위 결재자(중간검토자)는 10~20년 심사경력, 차상위 결재자는 20~30년 심사 전문가들이 심사합니다. 개인 의견이 아닌 팀 의견으로 심사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각 세부 전문분야별 심사팀은 최소 20년 이상 경력의 세부 분야 (픔질, 비임상, 임상 각 세부 분야) 전문성이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심사됩니다.사례를 통해서 살펴보았을 때, 미국 FDA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허가를 위해서는 1차 심사자를 기준으로, 품질 (CMC, GMP) 심사자 12명, 비임상심사자 1명, 임상약리심사자 1명, 임상 안전성 유효성 심사자 2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미국 FD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CMC 제품 심사와 기준 및 시험방법 심사자를 살펴보면, 품질 CMC 자료를 최소 9명 이상의 심사자가 심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대한민국 식약처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는 허가심사정보에 따르면, 세포유전자치료제 CMC심사를 1명의 1차 심사자가 다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미국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자는 최소 26명의 심사자의 검증을 통과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심사자는 과학에 기초하여 자료를 심사한다고 잘 알려져 있으면, 규제 의사결정을 한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품질 CMC, GMP는 12명의 심사/실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비임상 약리독성시험자료는 1명의 심사자를 통과하면 됩니다. 임상약리자료는 1명의 심사자를 통과하면 됩니다. 임상 안전성 유효성 시험자료는 2명의 심사자를 통과해야 됩니다. 수행된 임상시험자료 실사를 위한 BIMO 심사에 2명의 실사를 통과해야 합니다.참고로, 국내 허사심사인력을 비교하기 위해 가장 최근에 허가된 카빅티 세포유전자치료제의 허가심사인력을 간략히 비교해보았습니다. 5가지 세부 심사분야로 구분되며, 품목허가 1차 심사자 1명, 기준및시험방법관련 자료 1차 심사자 1명, 안전성 유효성 관련 자료 1차 심사자 1명, RMP 관련자료 1차 심사자 1명, 제조및품질관리기준 관련 자료 1차 심사자 1명 등 총 5명의 1차 심사자로 구성되었습니다. 3단 결재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팀 리뷰 시스템으로 계산하면, 총 15명의 심사팀이 참여하였습니다.또 다른 측면에서 미국 FD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 사례의 허가심사정보를 살펴보겠습니다. 연구개발자가 허가를 위해 자료/보완자료를 제출하는 횟수입니다. 제출된 자료에 대한 심사자의 심사 중 연구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빈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미국 FDA의 CMC심사 자료 신청/접수는 28번이었고, 국내 허가심사자료 신청/접수는 첫 신청때, 보완자료접수, 재보완 자료 접수로 3번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알수있는 사실은 미국 FDA에서는 대폭 확충된 심사자들이 연구개발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자는 심사자의 자료보완 요청에 대하여 심사기간 1년동안 정말 많이 자료를 신속하게 준비하고 대응해서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심사자는 28번 접수된 자료를 실시간으로 계속 지속으로 심사해주었었네요. 그래서 빠른 허가가 가능해졌습니다.반면, 국내에서는 심사자가 심사기간 2/3시점 (일반적으로 보완이 나온다고 알려진 시점)이 되기 전까지 자료보완 내용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세포유전자치료제 인력 대폭 확충해주면 이런 부분에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규제혁신을 할수있게 됩니다. 개발자 입장으로서는 지료보완내용을 실시간으로 빨리 알아야 대응할 시간을 많이 확보할수있게 됩니다. 더 빠른 심사가 가능해지고, ?G춤형 상담 등을 통해 연구개발자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세계 최고 수준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심사역량이 있어야, 세계 최고 수준의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상담을 제공해 줄수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국내 CMC 심사자들 역량은 세계 최고 일까요? 국내 세포치료제 개발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CMC 개발자일까요?세포유전자치료제 허가를 위해서는 특히 품질 자료가 잘 준비되어야 한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자들도 개발초기부터 품질 CMC, 품질 GMP 해결전략을 가지고 개발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세포유전자치료제가 아무리 (비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좋고, 임상에서 효과가 좋아도, 허가를 위해 가장 기본작인 자료 중 하나인 CMC 및 GMP 자료를 충족하지 못하면 허가받을 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개발 초기부터 허기를 받을 수 있는 CMC를 만들수있도록 허가전략을 세우셔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 개발자들은 초기 단계부터 품질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가와 협력하여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한 경우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사장 차상훈) 규제과학지원단에서 제공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 제품화 규제지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국내 개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품질, 안전성, 유효성을 위하여,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을 확보하여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미국 FDA 심사자 시스템을 벤치마킹하여 전세계 최고수준의 우수하고 역량있는 전문 심사자 대폭 증원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 전문가들의 맞춤형 상담 규제과학지원을 통하여,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자분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성공하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자분들이 혁신신약으로서, 세포유전자치료제를 더 빠르고, 더 신속하게 개발하셔서 홈런을 치시기를 응원드리겠습니다. 만루홈런을 치시기를 응원해드리겠습니다. 김종원 규제과학지원단장 약력 -고려대학교 이과대학 생물학과-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생물학과 이학석사, 이학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안전성평가과, 생물의약품평가과, 세포조직공학제제과, 첨단제제과, 생물제제과, 유전자재조합의약품과, 바이오심사조정과 보건연구사 및 보건연구관 (1996년~2018년)- WHO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 과학자로 근무(2012년~2015년)-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유해물질분석과장 (2018년~2020년)-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바이오생약심사부 백신검정과장 (2020년~2023년)-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규제과학지원단장 파견 (2024년)2024-06-04 06:49:32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알츠하이머 신약에 거는 기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지난달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가 국내 허가됐다. 레켐비는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미어병의 가장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을 타깃하는 기전의 치료제다.레켐비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는 그간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두각을 보이는 신약이 등장하지 않고 있어서다.그간 도네페질, 갈란타민, 메만틴, 리바스티그민 등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등장했지만 증상 악화를 막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었다.이후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기 위한 뇌기능 개선제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줄줄이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고 있다. 2022년 뇌기능 개선제로 사용되는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는 임상재평가를 통해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며 적응증이 삭제됐다.또 옥시라세탐 제제 역시 지난해 임상재평가에 실패하며 시장에서 이탈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도 여전히 유효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뇌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제들의 퇴출 이유는 결국 효능 부족이다. 환자의 그날 컨디션에 따라 치료제를 복용해도 좋아지기도 하고 먹지 않아도 좋아지기도 하는 들쭉날쭉한 효과가 뇌기능 개선제의 주된 문제다.부작용 역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제동을 걸어왔다. 알츠하이머는 치매 발병의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 등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다만 이 단백질을 억제할 때 아밀로이드 관련 비정상적 영상 소견(ARIA)이 발생한다. ARIA는 약물을 사용했을 때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등 비정상적인 신호가 포착되는 것을 의미한다.레켐비 등장 이전 상용화에 근접한 아두헬름 역시 유효성뿐만 아니라 높은 부작용 발생률로 인해 출시에 실패한 바 있다.다행스러운 점은 레켐비뿐만 아니라 릴리의 도나네맙 등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두 치료제는 치매 발병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타깃하며 임상에서 유효성을 보였고 부작용도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임상에서 레켐비는 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복합지표 개선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일상 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항암제 투여를 통해 암환자의 생존일 수를 연장시키는 게 의미있는 것처럼 레켐비를 투여하면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알츠하이머병 영역에는 치료제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를 위해서라도 신약들의 활약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그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은 실패의 역사를 겪어왔지만 새로운 알츠하이머 신약들이 반전의 역사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에서도 신약들이 활약해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2024-06-04 06:16:14손형민 -
[기자의 눈] 법이 정한 복약지도, 통합돌봄에도 적용을[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치매 환자 방문케어 시범사업에서 보건의약 서비스 제공자에 약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통합 돌봄 일환인 이번 사업은 정부, 국회 관심 속 확장이 예정돼 있는데 이 사업에 약사가 포함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대한약사회도 뒤늦게 대응에 들어갔지만 이미 시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과정일 것으로 예상된다.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방문케어 사업에서 약사가 배제된 것은 이번만의 일은 아니다. 커뮤니티케어를 시작으로 현재의 지역 통합 돌봄으로 이어지기까지 정부는 크고 작은 시범사업들을 시행해 왔다.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서비스 제공자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한 팀으로 이루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약사가 설 자리는 없거나 적었다.실제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노인 대상 의료, 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에서 사업 주체는 의사, 간호사로 한정됐다. 약사회가 대응에 나서자 복지부는 사업 자체에서 당장의 약사 참여는 힘들지만 지자체 별로 약사를 참여시키거나 지역 약사회와 연계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수습하기도 했다.지금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고령사회에서 지역, 방문 케어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 돌봄은 갈수록 더 확대될 것이다. ‘시범’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된 각종 사업들이 정식 사업으로 승격돼 제도화 될 일만 남았다. 이 과정에서 정부도, 약사사회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올해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2026년 시행을 앞둔 지역사회 통합 돌봄법에는 분명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자로 약사와 약사의 역할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다.이 법안 제15조 보건의료 제1항 7호에는 ‘약사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약사가 약국 및 통합지원 대상자의 가정과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복약지도’가 명기됐다. 방문케어 사업에서 약사의 복약지도 필요성이 인정된 셈이다.다제약물관리사업, 방문약료를 통해 그간 약사의 고령 환자,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방문, 내방 상담과 약물 관리가 대상자의 높은 만족도와 더불어 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이 증명돼 왔다.고령 환자의 의료 서비스 말미에는 약물 관리가 있다는 말이 있듯이 통합 돌봄의 주 대상자인 고령의 환자, 만성질환자에게는 복용 중인 약물,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적정한 분류와 관리가 필요하고, 그것이 곧 국가에는 보험 재정 절감이라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곧 약사이다.정부는 법으로도 보장된 약사의 복약지도가 통합 돌봄에서, 각종 방문케어 사업에서 포함돼야 함을, 그 안에서 약사가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그에 걸 맞는 수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더불어 약사사회도 모든 판이 세팅된 뒤에야 뒤늦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정부에, 복지부에 통합 돌봄 사업에서 약사의 방문약료, 복약지도가 명확하고 선명하게 각인될 수 있도록 하는 대관에 집중해야 할 때가 됐다.2024-06-03 05:04:32김지은 -
[기자의 눈] 규제완화와 중고장터의 약 거래[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중고마켓 내 개인간 의약품 거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시범사업 대상이 아닌 건기식 외 품목들이 개인간에 무분별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최근 데일리팜이 보도한 '우려가 현실로…전문·일반약 장터된 중고거래 플랫폼'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개인간 의약품 거래 실태를 확인하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본인이 사용하던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개봉 제품을 구입하면 개봉된 약을 서비스로 준다는 희한한 셈법까지 그들만의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다량 처방을 받고 남은 약을 판매한다며 전문약이 올라온 경우도 있었다.품목도 진해거담제부터 피부연고류, 영양제, 치약, 정맥순환개선제, 파스, 점안액까지 약국에서 조제·판매하는 품목 상당수가 포함돼 있었다. 그야말로 온라인 세상 속 미니 약국인 셈이었다.사실 중고마켓 내 의약품 거래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중고마켓을 통해 개인이 복용하던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일반약을 판매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하지만 정부의 단속과 중고마켓의 자체 모니터링과 필터링 등으로 어느 정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었다. 이번 시범사업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은 중고나라의 경우에는 의약품 거래 특별 모니터링 주간을 만들어 모니터링에 나서기도 했었다.의약품 거래 벽이 무너지게 된 계기로 개인간 건기식 거래 허용이 꼽힌다.규제심판부는 올해 1월 건기식에 대해 대규모 영업이 아닌 소규모 개인 간 재판매를 허용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권고했다.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개인간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을 하려는 경우 영업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은 개인간 재판매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규제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등 국민 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고, 글로벌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개인간 거래의 경우에도 연간 10회 이하, 누적 30만원 이하로 제한하고 거래할 제품 역시 미개봉 상태여야 하며 제품명, 건기식 도안 등 제품의 표시사항을 모두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소비기한이 6개월 이상 남아있고 보관기준이 실온 또는 상온인 제품만 가능하도록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는 하나 개인간 의약품 거래가 무분별하게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카테고리 역시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이 새롭게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대체로 '뷰티/미용', '유아동', '생활/주방', '건강기능식품', '기타 중고물품' 등에서 이뤄지고 있었다.일반약과 전문약, 건기식과 식품, 의약외품 등의 기준이 명확히 서있지 않은 상태에서 건기식 개인간 거래가 불러올 파장은 매우 심각할 수 있다. 특히 처방약이, 심지어 잘못된 효능·효과로 판매됨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역시 정부가 우려한 소비자 선택권 보다 클 수 있다고 판단된다.더욱이 '모르고 한' 개인간 거래의 경우 처분 역시 글 삭제 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솜방망이 처분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관습적으로 남아있는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건강에 관해서는, 소비자 선택권 보장과 규제완화만이 능사는 아닐 수 있다.지금이라도 시범사업 철퇴가 타당해 보이지만, 1년간 시범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면 적어도 시범사업이 허용된 당근마켓과 번개장터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필터링 기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이다.2024-05-30 15:28:54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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