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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기식 소분 허용, 약국 절멸의 '시한폭탄'건강기능식품은 이미 편의점에서 판매 가능하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건기식의 소분포장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같은 식약처 계획은 소분포장 판매란 허울을 씌워놨을 뿐, 편의점 등지에서 건기식의 낱알판매와 유사조제를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약품 외 다수 숙취해소제가 편의점에 풀린것과 마찬가지로 간장약 등 건기식까지 편의점 구매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푸는 셈이다. 이는 결국 편두통 등 건기식으로 대응 할 수 있는 제품이 있는 일부 질환의 경우 약국이나 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편의점에서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생기게 됨을 의미한다. 전국 약국 갯수를 훌쩍 뛰어 넘은 편의점이 약사 없는 건기식 판매소가 될 판이다. 식약처 건기식 시행규칙 개정안의 더 큰 문제는 겉포장에 유효기간을 인쇄하도록 의무화하는 점이다. 개봉 후 조제약의 유효기간은 개봉 전의 그것과 다르다. 복지부 역시 개봉을 기점으로 의약품 유효기간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건기식도 마찬가지다. 결국 소비자의 건기식 유효기간 혼란을 야기하고 개봉혼합(사실상 유사조제)된 건기식의 오남용은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을 높인다. '모든 규제는 악'이란 논리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기의 것이다. 당시 규제 완화 정책은 국민 보호막을 누더기로 만들며 위험에 빠뜨렸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역시 규제 파괴 정책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과거 정부가 손대지 않았던 규제마저 망가뜨리고 있다는 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강자로부터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정자본주의의 핵심은 규제다. 당연한 상식이 이렇게 망가지면서 약국절멸의 시한폭탄 초침이 돌아가기 시작했다.2019-09-09 06:03:53데일리팜 -
[칼럼] 첨단바이오법, 이제부터 시작이다지난 8월 27일 드디어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단바이오법)'이 공포됐다. 2016년 6월 의원 입법으로 처음 발의되어 오랜 기간 논의되고 준비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첨단재생의료 분야의 임상연구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제품화에 이르는 전주기 안전관리 지원체계가 별도로 마련된다는 점에서 그간 이 법률의 제정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발자 일정에 맞추어 허가자료를 미리 제출받아 사전 심사하는 맞춤형 심사, 다른 의약품보다 우선하여 심사를 진행하는 우선 심사, 그리고 중대한 질환이나 희귀 질환에 사용되는 경우 치료적 확증 임상시험을 시판 후 수행할 것을 조건으로 2상 임상 자료로 허가하는 조건부 허가 등 소위 패스트트랙을 통하여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허가& 65381;심사기간을 3.5~4.5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공포된 법문을 면밀히 살펴보면, 지금과 비교하여 과연 이 법이 첨단바이오산업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한다. 맞춤형 심사, 우선 심사 및 조건부 허가는 이미 기존에 약사법의 하위 법령이나 고시 등으로 운영되고 있던 제도들이고, 이것을 통해 탄생한 것이 “인보사” 아니였는가. 뿐만 아니라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제조·품질관리기준이나 시판허가 후 장기간 추적관리도 사실 새로운 것이라고 보여질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첨단바이오법을 뜯어보면 아래의 법률 운영 체계 및 조직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첨단바이오의약품규제과학센터와 같은 기존에 없던 조직이 생기고, 새로운 업종에 대한 허가 등 규제만 만들어진 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인체세포등을 채취하고 이를 검사·처리하여 재생의료기관에 공급하는 ‘첨단재생의료세포처리시설’이나 인체세포등을 채취·수입하거나 검사·처리하여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원료로 공급하는 ‘인체세포등 관리업’에 대한 허가와 같은 신규 규제 제도들이 생겼는데, 이 또한 이 법의 가장 큰 수혜자가 규제당국은 아닌가 하는 허탈함을 갖게 한다. 앞으로 규제당국은 첨단바이오법의 운영을 위해서 ‘사람이 부족하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또 조직 늘리기에 급급할 것인데, 과연 그것이 첨단바이오산업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 우려가 깊다. 법이 없어서 못하는 일도 있지만, 법이 있어도 안되는 일도 있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법이 출발했다고 하니 이왕 만들어진 법, 앞으로 원래 취지에 맞게 첨단바이오의약품산업 진흥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2019-09-02 06:15:14데일리팜 -
[칼럼]약사회, 대정부 협상력·홍보전략 아쉽다재작년 12월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이 복지부 회의 도중 품 속에서 칼을 꺼내 자해한 사건이 있었다. 편의점약 품목 조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정부가 품목 확대 쪽으로 결론을 몰아가자 논의를 어떻게든 중단시키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쓴 것이다. 약사라면 유쾌할 리 없는 일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이 사건이 약사회의 협상력이 어디까지 추락했는지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실 의약분업 이후 십수 년 동안 대약이 추진한 정책 중 실현된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에는 대약이 지금보다 강한 대정부 협상력을 지닐 수 있었다.병의원이 충분히 확충되지 못해 지역약국이 사실상 일차의료의 한 축을 담당했고, 정부도 약국의 이러한 역할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약국이 지역주민과 친밀한 관계여서 여론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던 것도 정치권이 약사를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에 한몫 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못하다. 대약이 정책 협상력을 높이려면 두 방향으로 노력이 필요하다. 하나는 약사가 국민에게 쓸모 있음을 보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다. 특히 국민 신뢰는 장기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약사는 분명 국민 건강을 위해 필요한 직능이지만 의사처럼 대체불가능한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는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약사회가 상대 직능의 견제를 넘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우호적인 여론이 매우 필요하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반성할 부분이 있다. 한약분쟁 이후 언론에서는 약사를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적 집단'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 이 때문에 대약이 언급하는 각종 정책이 자기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 치부되거나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약사사회 전체로 볼 때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신뢰받는 전문가’로 인지되고 있는 지도 의문이다. 단적으로 언론에서 약에 관한 인터뷰를 약사가 아닌 의사가 하는 것을 흔히 본다. ‘약에 대해서는 약사가 전문가’라는 인식이 확고하지 못한 탓이다. 전문가로서 권위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약사는 인체에 적용되는 모든 물질의 전문가임에도 흡입기 살균제 문제 등 각종 안전문제가 터졌을 때 약사들의 주도적인 역할이 적었던 것은 아쉬운 면이 있다. 대약은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이 발생했을 때만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평소 국민 안전이 걸린 사안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전문가로서 권위와 신뢰가 쌓이게 된다. 최근 MBC에서 약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가 방영됐다. 대약도 이를 활용해 여러 홍보 노력을 하는 모양이다.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드라마를 통한 간접적인 이미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국민이 직접 약국을 이용하면서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이다. 특히 불법을 저지르거나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일부 약국은 약사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 약사사회의 좀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홍보 전략과 전문성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대약 회무 중 가장 전문성이 떨어지는 영역이 홍보가 아닐까 한다. 특히 약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과제인 지금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약업계 현안에 대해서는 약사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겠으나, 일반적인 홍보 전략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 영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편의점 상비약 투쟁이 한창이던 2011년에는 대약도 이를 고려했다. 그러나 투쟁 국면이 끝나자 곧 흐지부지돼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약사회의 홍보는 개별 정책을 알리는 것을 넘어 약사 브랜드 형성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 수단을 개발하고 통합해 운용해야 한다. 한마디로, 단편적인 시도가 아닌 장기적 전략과 큰 그림이 필요하다. 홍보 전략의 혁신을 통해 약사가 신뢰받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더 강한 정책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본다.2019-08-25 18:57:45데일리팜 -
[칼럼] 정부의 약제비 적정관리 패러독스신약개발 실패에 대한 역풍이 거세다. 만분지 일의 성공확률이라 해명해도 국민적 기대가 크다 보니 실망감도 이에 못지 않다. 제약은 과학의 한계가 분명히 있음에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혹독해서 규제 강화의 빌미가 되고 민심도 금새 차가워진다. 의도와 무관하게 고혈압약 원료가 생동규제의 계기가 되고 일괄인하 때 사라진 계단식 약가제도를 되살리고 있다. 내친 김에 가산제 폐지 등과 같은 밀린 청구서도 슬며시 섞여 눈앞에 놓여있다. 이 와중에 공단으로부터 재정손실에 대한 청구서를 받아 든 제약사들도 있어, 예측하기 어려운 앞날에 대한 업계의 고민만 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제도개편은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재평가를 포함한 약제비 적정관리 방안에도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에 복지부가 2019 OECD보건통계(Health Statistics)를 인용한 보도자료에 눈에 띄는 내용이 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의약품 판매액과 소비량(구매력환산지수)이 634달러로 OECD평균인 472달러보다 34% 높다는 것이다. 팩트 체크를 해보니 해당 사이트에는 다른 자료도 있었다. 복지부가 인용한 OECD 의약품 소비량 통계에는 미국(1220달러), 프랑스(653달러) 등이 누락되었을 뿐만 아니라 독일은 원내처방이 제외되었고 영국과 이탈리아는 일반의약품이 제외된 수치다. 그리고 일본은 국내 생산약제만 들어 있는 등 자료의 신뢰도에 의문점이 있다. 정부가 인용한 통계에서 멕시코는 90달러인데 반해 두 번째 자료에는 251달러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두 번째 통계에서는 2017년 국민 1인당 소비량(구매력환산지수)의 경우 오히려 한국(599달러)이 OECD평균인 601달러와 비슷하고 영국과 이탈리아를 제외하면 대다수 선진국의 수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두 자료를 비교할 때 20% 이상 큰 차이를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두 사이트 링크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stats.oecd.org/Index.aspx?ThemeTreeId=9 https://data.oecd.org/healthres/pharmaceutical-spending.htm indicator-chart 가끔은 통계가 가져오는 후속 조치에 대해 트라우마를 겪다 보니 합리적인 의심이 들 때도 있지만 이처럼 내용이 상이한 통계가 동시에 존재할 경우에는 자료의 선택권을 넘어 인용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비슷한 예로, 지금도 전체 의료비 중에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질 때 약품비와 약제비를 혼동해서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약제비는 약품비에 관리료, 조제료 등 행위료가 포함된 영역이다. OECD는 약제비 통계(한국 21%, 회원국 평균 17%)만 제공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순 약품비(25%)와 혼동하기 쉽다. 비교대상에 따라 차이가 더 벌어져 편견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얼마 전 국회 상임위 업무보고에서도 한 의원이 국내 약품비를 OECD 주요국가의 약제비와 비교하여 지적한 적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약산업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실해 보인다는 점이다. 바이오헬스를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겠다고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국가비전을 선포했다. 전 부처가 합심해서 제약산업을 지원한다는데 이런 날을 언제 상상이나 했겠는가. 가능성은 충분하다. 인구 구백만의 스위스나 천백만 정도의 벨기에도 수십조에 이르는 글로벌 제약사들을 여럿 키워왔다. 내수시장이 작아도 제약강국이 될 수 있으니 전세계 시장에서 2% 남짓 차지하는 우리나라도 무한 가능성이 있다. 과거의 행태를 벗어나 인내심을 갖고 긴 호흡을 가지면 확실히 제약산업은 나라 밖이 금밭이요 꽃길인 것이다. 정부의 방향성은 산업발전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기업이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는 규제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중인 제도개편을 반대하진 않는다. 그러나 가격에 대한 직권조정은 다르다. 개편된 제도는 예측 가능성을 전제로 앞으로 출시하는 신규 제품부터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직권인하도 마찬가지다. 그 당시 정부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결정된 가격에 대해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여 후향적으로 인하시키는 조치는 지나친 행정편의주의다. 정부가 산업육성의 신뢰를 보여줄 좋은 기회다. 그 동안 관행적으로 답습해온 재평가와 직권조정 등 약제비 적정관리 방안에 대해 한번쯤 변하는 모습을 이번 정부가 보여 줄 것을 기대한다. 다양한 'NO NO 캠페인'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제약업계가 외치는 'NO 인하' 외침도 귀담아 들어주길 바란다.2019-08-20 13:38:05데일리팜 -
[칼럼] 건식이 넘치는 시대, 환자가 원하는 약사 역할강원약대 허문영 교수의 (좋은 책이지만 덜 알려진) '예술 속의 약학'(2015)에는 수천 년 동안 문학, 미술, 음악 속에 살아 숨 쉬어온 약과 약사에 대한 글로 가득하다. 약과 약사가 다양한 문화, 예술에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키르케가 떠오른다. 고대 그리스 작품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그녀는 마법사이자 약사로 다양한 식물을 이용해 어떤 병이든 낫게 만들었다. 여기에 해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이어보면, 현재도 약은 마법이다. 죽을 것 같이 아팠을 때 진통제를 먹어보면 더더욱 실감한다. 염증이 생긴 후 항생제의 드라마틱한 효능을 보면, 마법 그 자체이다. 그런데 인간은 아플 때 먹는 약, 치료약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몸이 불편할 때 먹는 약은 치료의 마법을 보여주긴 했지만, 더 건강하게 만들어 주진 않았다. 간혹 화가 난 마법사의 주술처럼 부작용(독)을 일으켜 공포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이 더 건강해지기 위해, 혹은 활기찬 무병장수를 위해 식품이 이용되기 시작했다. 어떤 풀을 먹으면 어디에 좋다더라. 어떤 열매를 먹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더라. 어떤 뿌리를 먹으면 만병통치된다는 구전 속에서 우리는 나름의 방식으로 (끓이고, 삶고, 달여서) 식품을 먹어 왔다. 그런데 귀찮기도 했고, 그것의 안전성, 효과성, 안정성에 대해 의문은 의심을 만들었다. (은행잎이 몸에 좋다고, 은행잎을 끓여 먹다 죽었다는 괴담의 여파인가) 이러한 의문과 의심에 대해 산업과 과학은 식품을 약의 형태로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라며 가능성을 제시했다. 산업과 과학은 식품에서 몸에 좋은 성분만을 추출하는 '약이 되는 마법의 과정'을 구현했다. 각 성분은 유효성을 검증 받고, 안전성과 안정성을 입증 받는 과정을 거쳤다.(의약품 만큼은 아니지만, 꽤 흉내를 냈다) 그리고 이것을 굳이 식품의 형태가 아닌 약의 형태를 가진 '건강기능식품'으로 탄생시켰다.(레몬추출물을 레몬모양으로 만들지 않고, 굳이 하얀색 알약으로 만든 이유를 생각해 보자) 더 건강해지고 싶고, 아름다워지고 싶고, 내 오장 육부 각각에 맞는 영양소를 제공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약 형태의 식품'에 담아낸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형태의 식품을 복용하며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다. '이걸 삼켰으니, 나는 더 건강해 질 거야.' 필자가 이렇게 서두를 길게 쓴 이유는 우리 약사들이 이러한 현상을 찬찬히 살펴봐야하기 때문이다. 그저 약사가 왜 건식을 해? 건식이 의약품만큼 완벽해? 건식이 뭘 치료한다는 거야? 약사가 약을 만져야지 왜 식품을 만져? 라는 논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커졌으니 약사들도 건강기능식품(이하, 건식)을 팔아야 한다는 논의에 앞서 우리는 왜 식품이 약의 모양을 하고 시장에 나왔는지, 소비자가 약 모양의 식품을 먹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약의 형태'로 '약의 마법'을 기대하며 먹는 '식품'이자 '물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는 주체적으로 관리하는 건강 그 자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자신의 몸의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스스로가 건강을 관리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약사는 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약사는 정규 과정을 통해 물질을 배우고, 제제 형태를 배우고, 약리와 생리를 배운다. 그 결과 어떤 성분이든 의심하고 분석해 소비자를 위한 필터 역할을 할 수 있다. 약사는 적절하게 사용되는 물질만이 좋은 효과(마법)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물질이 적용돼야 하는 상황과 상태를 파악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소비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물질을 먹어야 하는지, 어떤 성분이 어떤 형태여야 가장 좋은지, 물질이 내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 제품이 진짜 믿을 수 있는 건지,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가 정말 옳은 것인지 항상 불안하고 궁금하다. 이런 시대에 이러한 역할은 '약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식품'을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꽤 유용하다. 필자는 건강관리라는 약사 업은 결코 사람을 떠나 완성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보만큼이나 넘쳐나는 건강 물질의 시대, 약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수많은 제품들 속에서 '물질'을 배운 약사가 할 일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고객과 함께 걸어가며 업의 소명을 다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이런 역할을 다하기 위해 무엇을 더 배워야 하는지 어떤 전문 과정이 필요한지 새로운 약사 역할 양성 관점에서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2019-07-31 11:50:14데일리팜 -
[칼럼] 약사가 바라보는 한국 의료체계 문제점약대생 시절, 모교 강원대 약학대학에서 미국에서 온 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의약분업 시행 전이라 미국과 국내 여건은 상당히 달랐고, 질의응답 시간에 봇물터트리듯 질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답변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미국을 포함한 대다수 OECD국가와 제약회사는 전문의약품 대비 일반의약품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개발·영업을 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조제용약 비중이 클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이어진 우리나라의 의약분업. 하지만 상황은 미국과 달랐다. 전문약과 일반약 비중이 역전돼 약국은 조제에만 올인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제약사는 전문약이었던 자사의 외용제가 일반약으로 재분류되자 이에 불복하는 '분류조정 신청거부' 마저 진행했다. 특정 사례긴 하지만 외국 제약사와 상반된 태도를 보인 셈이다. 심평원의 '2018 급여의약품 청구현황'에서 청구금액 1위를 제외 하면 급성기관지염, 혈관운동성 및 알러지성비염, 급성편도염, 다발성 및 상세불명 부위의 급성 상기도감염 등이 큰 청구금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이를 약국에서 일반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질환에 막대한 보험재정이 낭비되고 있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본다. 아울러 'OECD 건강통계 2017'에 의하면 공공의료가 취약한 우리나라 특성상 OECD국가 중 의료비 가계 직접부담 비율이 3위에 달한다. 한국은 1위에 랭크된 미국에 이은 상위 랭커다. 간단한 질환도 건강보험을 이용해 혜택을 보고 있는 현실 속 정작 각 가계에서 의료비로 지출하는 금액이 어마어마하다는 뜻이다. 결국 우린 고비용 저효율 사회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됐을까.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건강보험보장률 ={건강보험급여비 ÷ (건강보험급여비+법정본인부담금+비급여본인부담금)}×100' 위 계산 공식은 결국 병원을 찾은 환자로 인해 정부가 각 개인이 낸 금액이 건강보험 지불 금액 중 얼마를 차지하는지를 따진다. 건강보험보장률에서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환자가 지출한 금액은 전혀 집계되지 않는 셈이다. 반대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숫자가 많고, 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라면 그 비율이 높아진다. 경질환을 보험적용하는 것으로 건강보험보장률 수치는 높아지는 결과가 나온다. 반면 정작 돈이 많이 들어 가계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질환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밖에 없다. .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문제는 이 건강보험보장률을 중시하는 기본 정책방향에서 출발한다. 경질환은 열심히 보험적용을 하면서 보장률을 높이고, 정작 큰 가계 부담을 주는 분야 지원은 적어 의료비의 가계 직접부담이 커진다. 굳이 보험적용을 하지 않아도 경질환은 가계 부담이 작다. 경질환에 보험을 적용하면 오히려 사람들을 병원으로 유도해 불필요한 건보재정 지출을 촉진한다. 환자 입장에서 경질환에도 불구 병원을 다녀오면 약값 지출이 크게 줄어 무조건 병원을 가는 게 이득이란 인식이 커진다. 안구건조증에 인공눈물 일반약을 약국에서 그냥 사는 것보다, 같은 약을 병원에서 처방받아 오면 약값이 반 이하로 줄어드는 식이다. 이런 상황은 일반약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경질환으로 인한 건보재정 부담도 늘어만 간다.결국 정부가 건강보험보장률을 최우선의 덕목으로 붙잡고 있는 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의 바람직한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제약업계도 책임이 있다. 약료 공급시스템 왜곡 주원인이 정부라고 해도 제약업계 역시 정부가 만든 왜곡에 편승해 이익창출에만 급급할 뿐 아무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세티리진염산염은 일반약인데도 그 약의 일부 성분인 레보세티리진은 전문약이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많이 쓰이는 오메가3 역시 전문약이 있다. 전문약인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건강기능식품 허가를 앞 둔 상황에서도 제약협회는 이런 불합리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전혀 내지 않는다. 반대로 전문약에서 일반약 전환된 제품의 허가변경조치를 취소하란 소송에만 바쁘다. 경질환은 약국이 다루는 게 사회적으로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선진국에서 이미 입증됐다. 이를 본 받지는 못해도 역행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제약업계 무관심 속 우리나라 의료체계 왜곡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환자와 함께 호흡하는 약사로서 눈살을 절로 찌푸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2019-07-19 09:18:23데일리팜 -
[칼럼] 향후 변화될 약가제도에 대하여영국 5개, 미국 10개, 캐나다 21개, 우리나라 174개. 2018년 8월 당시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약 중 판매중지 된 제품의 수이다. '발사르탄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타 국가 대비 지나치게 많은 제네릭 의약품이 사용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렇게 한 품목에 많은 제네릭이 생산되는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동일 제제에 대하여 동일 상한가격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 약가체계도 영향이 없지 않았다. 언제 어느 시점에 건강보험에 등재되더라도 동일한 상한금액을 받는 구조였기 때문에 수익구조만 확실하다면 어느 제약회사나 제네릭을 생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약가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공감하여 산정방식을 대폭 개정한 약가 고시안을 행정예고 하였다. 금번 칼럼에서는 행정예고된 고시안을 바탕으로 약가제도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바뀔 예정인지 소개하고자 한다. 개편안의 큰 골자를 먼저 이야기 하자면, 현행 '동일 제제 = 동일 상한금액'의 구조에서 벗어나 '등재 시점'과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차등된 상한금액'을 적용하도록 개정되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가산대상 및 기준이 변경되었다. 먼저 그간 '동일 제제 = 동일 상한금액'이라는 약가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0개 제품 이상 등재되어 있는 의약품과 동일제제가 등재되는 경우 동일 상한금액이 아닌 85% 수준으로 산정되도록 바뀌었기 때문이다. 20개 제품이 등재되기 전인 경우에는 동일 상한금액을 받을 수 있긴 하다. 다만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수행'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을 입증하였을 경우에 한정된다. 만약 각 요건을 충족 못한 경우에는 받을 수 있는 상한금액 보다 약 15%씩(최대 30%) 삭감된 상한금액을 받을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변경은 통상 20개 제품 정도면 해당 제품군의 전체 청구액의 90%가 포함된다는 점을 근거로 한 개수 제한으로써 이는 합리적인 범위의 입법조치라고 판단된다. 또 신설된 '자체 생동시험 수행 여부' 및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이라는 요건들은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품질의 의약품을 건강보험에서 보장토록하기 위한 조치로써 정당해 보인다. 다만 이런 변경된 약가체계는 고시 시행 당시 심사평가원의 평가 및 재평가 절차가 완료되기 이전의 의약품에만 적용되고, 현재 이미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적용 중인 제네릭은 당장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제약계 및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써 몇 년간의 유예기간 이후 재평가 제도를 통해 기등재된 제네릭의 약가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산대상 및 가산기준도 변경되었다. 가산을 받기 위해서 특별한 요건을 제시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 제품에 대하여만 가산할 수 있다. 그리고 당초 동일제제가 3개 이하인 경우에는 4개 이상이 될 때까지 가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던 가산기간도 조정의 원인이 되는 제품의 최초 고시 시행일로부터 3년간만 주도록 개정되었다. 이는 3개 이하로 공급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을 받고 있는 의약품이 지나치게 오랜 기간 동안 가산을 받게 됨에 따라 다른 의약품과의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판단된다. 하지만 3년이 경과한 시점에도 가산이 종료되지 않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제품의 안정적 공급 등의 이슈가 있는 경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최대 2년(총 5년)까지는 가산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3개 이하로 공급되는 의약품들 중에서도 안정적 공급 등의 이슈가 있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2년 정도 가산을 추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3개 이하로 공급되던 의약품의 경우 당초 지속적으로 받았던 가산은 현행 가산규정에 따르면 3년(또는 5년)간만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여타 세세한 변경 내용도 있지만 행정예고된 약가 개편안의 주요 골자는 상기의 내용들과 같다. 동일제제& 8211;동일가격 원칙에서 제네릭 개발 노력에 따른 차등가격 원칙으로의 개편은 실로 큰 체계 변화일 것 이다. 그리고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약가제도의 특성 상 이러한 큰 변화는 한동안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등재 의약품들에도 적용될 예정이고 그 변화의 폭도 큰 만큼 금번 약가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도 조기 안착을 통해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었던 발사르탄 사태가 반복되지 않길 바래본다.2019-07-15 06:10:05데일리팜 -
[칼럼] 일반의약품 시장을 살려야한다사실 필자는 '일반의약품'이라는 명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전문의약품'이라는 명칭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는 '비처방의약품'과 '처방의약품'이다. 이러한 명칭이 의약분업 당시 도입돼 유독 우리나라만 이런 말을 쓰게 됐다. 결과적으로 의사가 처방내는 약은 특별하고 고급스러운 약이고 약국에서 약사와 대면해 구입하는 약은 평범하고 격이 낮은 약이라는 뉘앙스가 담기게 됐으니 애석한 일이다. 자가치료(일반약) 시장에 대한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합리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우선 경질환조차도 자가치료보다는 병의원 진료를 선호하도록 제도가 짜여 있다. 우리나라는 환자 한 명이 병의원을 방문하는 연간 횟수가 17회인데(2016년 기준) 이는 OECD 최고 수준이며 통합의료의 일종인 인두제를 실시하는 영국에 비해 3-4배에 달한다. 인구고령화로 일차의료기관의 주된 역할이 지역사회의 질병예방과 만성질환관리로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여전히 경질환 진료가 일차의료기관의 주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진국은 비처방의약품(우리나라의 일반약)에 대해 보험 급여를 적용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심지어 인공눈물 같은 일반약도 처방에 의해 보험 적용을 해줌으로써 자가치료 시장 위축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건기식에 더욱 다양한 원료 사용과 소분판매까지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많은 일반약이 약효 재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허가 취소되는 현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압권은 해열진통제를 편의점에 풀면서 ‘안전’상비의약품이라는 명칭을 붙여준 것 아닐까. 고령화로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미래에는 정부도 결국 자가치료 활성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의약분업 이후 침체를 겪고 있는 일반약 시장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그런 날이 오면 약국의 일반약 수익은 저절로 늘어나는 것일까? 이 대목에서 잠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은 일반의약품을 1류 2류 3류로 분류하고 있는데, 약사가 아닌 등록판매자가 약국이 아닌 장소에서 판매할 수 있는 2류 및 3류에 해당하는 품목이 전체 일반의약품의 95%가 넘는다. 2류에는 대부분의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등이 포함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2류 및 3류 일반약의 약국외판매가 2009년에 시행되었으며, 2014년에는 25품목을 제외한 모든 일반약의 인터넷판매까지 허용했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도 편의점에서 의약품 판매가 허용되는 등 정책 방향이 소비자 편의성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약사와 대면 없이 의약품을 구입하는 데 사람들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일반약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약국 경영 활성화의 수단으로 이야기되는 드럭스토어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따지고 보면 자가치료의 주체는 환자이므로 그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갈 수도 있다. 약국이 아닌 곳으로 유통경로를 다양화하면 소비를 더욱 늘릴 수 있다. 오남용을 우려하는 약사의 간섭 없이 약을 살 수 있도록 말이다. 거기에 각종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한다면 금상첨화다.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이러한 결과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약사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약국과 약사가 중심이 되어 자가치료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려면 지금부터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도 되도록 빨리 말이다. 첫째, 소비자의 선택권과 약사의 전문성이 모두 존중되도록 틀을 짜야 한다. 자가치료에 필요한 지식을 약사들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 흔히 소비자가 많이 알수록 까다롭고 피곤하므로 정보 제공을 꺼리는 인식이 있지만,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출수록 오히려 전문인과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고 전문인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기도 쉽다. 또한 자가치료가 가능하거나 오히려 병의원 진료보다 우수한 해결법이 있는데도 몰라서 약국에 문의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병의원은 의료광고로, 제약사는 제품광고로 소비자에게 호소해온 반면 약국은 어떤 것도 하지 못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관계를 맺을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둘째, 자가치료에서 약사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정립하고 알려 나가야 한다. 약 자체의 안전성만을 따진다면 비교적 안전한 일반약에 대해서는 약국외 판매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 최근 복지부가 겔포스와 스멕타를 편의점약으로 선정하려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약사가 하는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자가치료해도 되는지 진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체계적인 질문을 통해 감별하는 작업을 트리야지 triage라 한다. 약사라면 일반약 환자를 응대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할 능력임에도 약학대학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불법 문진으로 왜곡하는 의사단체의 공격으로 트리야지 수행을 꺼리는 약사들도 있다. 트리야지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자가진단이 맞는지 확인해 최선의 약물을 추천하고 사용법을 안내하고 부작용 등 주의사항을 일러주는 것도 약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일선 약국들이 이를 동일하게 실천하는 한편 약사의 이러한 역할을 꾸준히 홍보해야 한다. 그래야 자가치료는 약사와 상담을 통해 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셋째, 약사와 약국이 중심이 되는 자가치료 활성화 방안을 정책 당국에 꾸준히 제안하고 설득해야 한다. 해외여행과 직구 그리고 편의점 상비약 등을 통해 약국외 장소에서 약을 구입하는 경험이 점점 늘고 있다. 현행법의 제한은 있지만, 법은 결국 사회 인식을 반영하게 된다.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편의점에 약이 풀린 이후에도 대약은 본질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품목 증가를 막는 데에만 급급했다. 우리가 원하는 큰 그림을 정부와 국민에게 제시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2019-07-08 06:05:15데일리팜 -
[칼럼] '문케어' 실속있는 공약이 되길지난 6월 28일 건정심에서 2020년도 건강보험료 결정이 보류되었다. 과거 정권에 비하여 보험료는 많이 인상하면서 국고지원은 줄이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발인 것 같다. 정부가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온 국고지원은 소홀히 하면서 수가인상에는 관심을 갖는 것도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문-케어'로 대변되는 현 정권의 건강보장정책에 대한 반발인 셈이다. 문-케어는 국민들이 경제적인 한계로 의료(급여) 이용을 제한받아 건강을 해치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종합계획에 의하면 2023년까지 보장율을 70%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보장율을 올리는 것은 필요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보험자(공단)의 부담을 늘려서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요 재정의 지속적인 조달이 필수적이다. 보장성의 강화로 늘어나는 급여비에 상응하는 재정조달이 최우선 문제이다. 국민들이 이용하고자 하고 의료인들이 제공하고자 하는 급여에 필요한 재정은 얼마나 되고, 이를 조달할 합당한 방안은 가능한가? 두 가지 모두 부정적이다. 건강보장제도가 이용과 제공의 효율성을 전제로 보장과 부담의 균형을 이루어야 할 이유이다. 문-케어의 현 상황은 국민 개개인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초점이다.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급여제한을 최소화하는 단순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 누적흑자가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우려되는 방법이지만... 문-케어가 실속있고 실질적인 정책이 되려면 선별적인 급여를 효율적으로 이용·제공하게 하면서 그에 소요되는 재정을 지속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건강보장제도가 내실있게 운영되는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장성 강화를 위하여 비급여의 급여화 등 급여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건강권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제도 내에서 제공하여야 할 급여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사회보장제도에서 부담이 필요하고 가능한 것인지와 더불어 다른 방법이나 약제에 비하여 비용효과적인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검토가 없는 급여확대는 장기적으로 건강보장제도를 해치는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행태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 비용효과가 검증된 급여도 이용과 제공 전반이 효율적이어야 한다. 낭비적인 요인을 줄여서 급여와 부담이 적정하여야 제도의 지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건강보험종합계획에서 일부 제시하였다. 통합서비스, 예방중심 건강관리와 이용 적정화 등이 그것이다. 이들 정책의 대부분은 그동안 추진해온 것으로 효과나 성과도 의심스럽고 확대에도 한계가 있음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5년간 정책으로 밀고 가겠다는 의지인 것 같다. 국민들의 이용과 의료인들의 제공을 합리적으로 유인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비효율적인 현 상황에서 보장성 강화 더 나아가 건강보장제도의 유지가 가능할 것인가? 보장성이라는 항아리의 밑에 구멍이 난 상황이다. 밑 빠진 항아리의 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건강보장 재정은 필요한 급여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조달되고 활용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재정을 부담하여야 할 당위성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국민들에게 부담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양기관 지정제를 포함한 제공체계와 지불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문-케어의 현상황은 급여확대에 치중하여 국민들의 부담은 줄이겠다고 하면서, 그에 따른 재정조달에는 무책임하고, 관련 제도의 효율적인 운용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과거 정부에 비하여 보험료율은 몰리면서 국고지원은 줄이려는 것은 문-케어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의 미래 5년을 가늠하는 종합계획을 건정심에서 서면심의로 처리하는 무성의도 마찬가지이다. 건강보장제도의 효율성을 담보할 근본적인 제도의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도 문-케어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보장율의 최고치는 2007년의 64.7%로 기억된다. 2007년 이후에도 건강보험재정은 지속적으로 확대·투입되었다. 그럼에도 그 이후 현재까지 보장율은 63% 선에서 맴돌고 있다. 문-케어가 현재처럼 진행된다면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정의 추가 투입에도 불구하고 보장율은 그대로 머물거나 떨어지는 현상의 발생이 우려된다. 문-케어가 건강권을 보장하는 지속 가능한 제도의 기반으로서 건강보장 역사에서 바람직한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2019-07-01 06:10:26데일리팜 -
[칼럼]치매 관리 약물,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한다치매에 대한 인식과 환경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치매 환자가 비극의 주인공 정도로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치매 환자의 삶과 생각의 흐름을 통찰한 영화나 드라마가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다. 실제로 치매는 꾸준히 치료하면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 되고 있다.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치료로 건강한 환자의 모습을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약 6개월에서 2년 이상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 현재 치매 치료의 목표는 ‘질병 경과의 조절’이다 . 치매 환자와 가족, 주변인들은 어떤 약물을 ‘어떻게’, ‘왜’, 복용 해야 하는지 올바르게 알고 실천함으로써 치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전문 치매 약, 올바로 알아야 치료효과 볼 수 있어 최근 치매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매 예방이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는 약물과 건강기능식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국내에서 사용되는 전문 치매 치료제는 총 네 가지로, 반드시 의료인의 처방을 받아 올바로,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매 환자가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 복용을 원할 때에도 담당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증상 악화 지연 및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치매 약물은 기전에 따라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와 ▲NMDA 수용체 길항제(NMDA receptor antagonist)로 분류된다. 전자는 기억 및 학습과 관련된 영역에 관여하는 콜린아세틸 전이 효소에 작용하며, 도네페질(Donepezil),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 갈란타민(Galantamine)이 이에 속한다. NMDA 수용체 길항제는 NMDA라는 수용체에 의한 세포독성을 줄이고 인지기능 저하를 줄이는 데 작용한다 . ‘메만틴(Memantine)’이 여기에 해당한다 .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치매 약물은 ‘도네페질’이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 위약 복용 환자 대비 일상생활 수행능력 유지, 이상행동 증상 및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네페질은 5~10mg의 용량으로 경도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에 승인을 받았다. 최근에는 23mg 고용량이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에서도 효과를 보여 이에 대한 적응증이 확대되었다. 도네페질은 반감기가 약 70시간으로 길어 하루 한 차례만 투약해도 된다. 리바스티그민은 경증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및 파킨슨 치매(부착포 제제의 경우,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 포함)에 적응증이 있으며, 그 효과는 도네페질과 유사하다. 환자 상태에 따라 3-12mg까지 조절하여 하루 2회 복용한다. 갈란타민 역시 경도 및 중증도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사용되며, 하루 2회 복용한다. 메만틴은 중등도에서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에서 인지기능 및 정신행동 증상에 효과가 있으며, 하루 한 번 복용 가능한 서방형 제제다. 약제의 투여 기준에 맞는 경우 아세틸콜린 억제제와 병용할 수 있다. 꾸준한 약물 치료를 위해 환자 특성에 따른 제형 선택해야 이러한 치매 약제들은 보통 정제나 캡슐형태로 복용하지만, 치매환자의 약물복약 순응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되어 있다. 환자 특성에 따라 구강용해필름, 구강붕해정, 부착포 제제 등 중에 선택할 수 있다. 구강붕해형 제제는 물 없이 입안에서 10~60초 이내 신속히 붕해되어 위장관 점막으로 흡수된다. 약효가 빨라 투약 협조가 잘 되지 않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에게 권고된다. 부착포 제제는 신체에 부착하는 형태로 24시간에 한번만 교체하면 된다. 따라서 많은 약물을 복용해야 하거나 순응도가 낮은 고연령 환자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등의 상부 또는 하부, 팔의 상부, 가슴 등 털이 없고 옷에 의해 떨어질 염려가 적은 부위에 부착한다. 교체할 때는 잠재적인 피부자극을 피하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 부착한다. 다만 이 제제는 부착 부위에 발진이나 홍반, 가려움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5. 치매는 아직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영역이지만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치매 치료제에 대한 여러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현존하는 치매 치료제는 새로운 치료제가 나왔을 때 그 치료 혜택을 더 크게 기대해 볼 수 있도록 환자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면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의 많은 치매 환자가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매 치료제 복용’으로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춰 미래에 등장할 치매 치료제의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2019-06-21 06:12:38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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