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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베이트 약가인하 재판 추이에 관하여올해 '일회용 점안제 약가 일괄 인하', '제네릭 약가 개편' 그리고 '리베이트에 따른 약가인하 소송'까지 약가 제도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벌어지면서, 추후에도 회자될 한 해로 기억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약가 제도는 '동일 제제 동일 가격' 정책을 수정하는 등 패러다임이 변경(Paradigm Shift)되고 있고, 향후 몇 년 동안 변화될 약가 생태계 속에서 제약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 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약가 제도와 관련해 다뤄야 할 이슈들이 많지만, 최근 리베이트에 따른 약가인하와 관련된 유의미한 판결들이 선고된 만큼, 이에 대한 쟁점을 소개하려고 한다. 다만, 선고된 판결들이 하급심 판결에 불과하고 아직 다툼의 여지가 많은 사안인 관계로 해당 쟁점에 대한 간략한 적시만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지난해 12월 '리베이트와 킥백(Kick-back)'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소개한 것과 같이,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가 적발된 11개 제약회사의 340개의 품목에 대한 상한금액 인하처분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제약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근 수년간 리베이트에 따른 약가인하처분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법리가 다퉈질 기회 자체가 없었고, 이번 대규모 행정처분 이후 이에 대한 다양한 쟁점에 대한 법리 다툼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법리 다툼을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과거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 제4항 제12조에서 정한 '판매촉진을 위하여 금품을 제공하는 등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이 확인된 약제(이하 '구 리베이트 규정'이라 함)에 따른 약가인하처분의 본질이나 성격을 '제재처분'으로 볼 것인지 여부이다. 제재처분인지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제재처분의 재량성이 인정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사법심사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제재처분의 재량성이 인정될 경우 사법부는 행정청의 판단을 존중해 특별히 큰 하자가 없으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게 되고, 인정이 되지 않을 경우 법원이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문제로 귀결지을 수 있다. 상기 쟁점에 대해, 이번 하급심 판결은 구 리베이트 규정에 따른 약가인하처분이 '제재처분의 재량성으로 볼 수 없고, 급여대상 약제 상한금액의 합리적 조정처분의 재량성에 기초해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즉 ,상한금액의 조정을 함에 있어 합리적 범위라고 인정이 되는 경우에만 재량권 범위의 적법한 처분이라고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전제 하에 이번 판결은 구체적인 쟁점 사항에 대해 재량권 범위의 처분 여부를 하나씩 판단했다. 우선 보건복지부장관은 상한금액조정처분을 진행함에 있어 제약사에게 상한금액 산정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의무가 없다고 보았다. 급여대상 약제에 관한 고시의 대상은 요양기관, 공단, 가입자, 피부양자 등 상호간에 적용될 뿐이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처분의 직접 상대자라고 보기 어려워 이유 제시의무가 없다고 본 것이다. 만약 A(가칭)병원에서 제공한 B(가칭)제약사의 의약품들 중 리베이트 수취자인 의료인이 처방한 의약품의 가격만 인하를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A병원에서 처방한 B제약사의 의약품 모두 상한금액 인하의 대상으로 볼 수 있을까? 법원은 B제약사의 의약품 모두 상한금액 인하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다. 리베이트 제공 자체가 포괄적으로 특정 제약사의 제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제공될 여지가 높고, 반대로 특정 의약품의 판매촉진만을 위해 리베이트가 제공되었다고 볼 객관적 증거는 없었다고 보았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재량권 범위 내라고 본 것이다. 그럼 A병원에서 급여 대상 약제와 급여 대상이 아닌 의약품(소위 미등재 의약품)을 제공하고 있었다면, 상한금액 인하율을 계산함에 있어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미등재 의약품에 대한 리베이트 부분을 따로 계산하여 덜어내야 하는 것인가? 법원은 미등재 의약품 부분을 원천 배제하고 급여 대상 약제만을 대상으로 리베이트 금액을 안분한 것은 상한금액 인하율 산정을 잘못한 것이라는 취지로 판시했다. 즉 미등재 의약품에 대하여 리베이트가 제공되었을 여지도 있는데, 해당 부분을 덜어내지 않고 모두 상한금액 인하율 계산에 포함할 경우 과도한 인하율이 적용되므로 이는 산정방식에 있어 부당한 점이 있다고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 만약 약사에게 제공된 리베이트가 전문의약품에 대한 비용인 경우, 해당 리베이트 비용을 포함하여 상한금액을 인하하는 것이 가능할까? 법원은 제약사가 약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가, 약사법위반죄로 성립될 수 있음은 별개로, 전문의약품의 처방·판매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전문의약품의 조제 및 판매는 의사 등의 처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고 일반적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을 제외하고는 약사에게 제공된 리베이트가 ‘전문의약품의 조제·판매를 촉진’하는데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약사에게 제공된 리베이트 비용은 제외하고 상한금액을 인하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리베이트 판결의 경우, 종전의 리베이트 판결에 비해, 상한금액조정처분에 이르게 된 기준과 방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해 '급여대상 약제 상한금액의 합리적 조정처분의 재량성에 기초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물론 1심 판결이고 이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므로 상기 쟁점들에 대한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지속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실제 항소심에서는 상기 쟁점에 대해 판단을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어떠한 결론에 이르더라도 본 사안이 항소심 그리고 대법원을 거쳐 판결이 확정되면 한동안 리베이트에 따른 약가인하처분과 관련한 일응의 기준이 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헬스케어 분야는 양적 질적 팽창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치열한 법리 다툼이 수반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 뿐 아니라 고도적으로 정책적이고 기술적인 분야인 약가 제도는 그 논의의 핵심에 있다. 앞서 언급한 약가 패러다임의 쉬프트(Paradigm Shift)는 리베이트를 넘어 보다 다양한 화두(話頭)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다가올 2020년에는 또 어떤 약가 정책이 진행될지 지속적인 귀추가 주목된다.2019-12-09 21:35:15데일리팜 -
[칼럼] 의약품 실거래가 조사의 불편한 진실2년 주기의 실거래가 인하가 2020년 1월로 예정됐다. 엊그제 같았는데 가난한 집 제삿날 돌아오듯 빨리 온다. 가뜩이나 발사르탄, 라니티딘 등 회수와 보상문제로 제약과 유통업계, 의료기관이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연말을 전후해서 상한가 조정과 보상, 반품까지 마쳐야 하니 업무량 폭주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거래가제도는 시장경쟁으로 거래된 실제 약가를 상한가에 반영하고 사후관리로 약가 적정성을 확보하여 건보재정의 효율성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과연 그 과정에서 불편한 진실은 없는지 그 내막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제약사 전체 물량의 90% 가량이 도매를 통해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직접 공급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실거래가 가중평균가의 주요 변동 요인은 전체 의약품의 20%정도를 차지하는 원내 사용약제에 있다. 원내 사용 약제에 한해 지정된 병원코드로 원외처방을 제한하다 보니 80%의 원외 처방을 지키기 위해 제약사와 유통회사 모두 선정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한다. 여기에 더해 의료기관의 저가구매 인센티브 유혹은 공급자의 과잉경쟁과 맞물려 1원짜리 초저가낙찰을 부추겼고 유통을 혼돈의 도가니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의약품 원가구조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기관의 원외처방약 복수 코드화 유도 및 권고 역시 다자간에 시도되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 의지와 상관없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도매유통회사와 의료기관의 상한가 미만 거래를 제약사가 약가인하로 책임지는 모순이 태동한다. 약가인하는 항구적이고 비가역적이다. 그만큼 제약사엔 미래수익과 직결되는 예민한 사안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원외처방이 거의 없는 주사제 등은 약가인하 폭이 커서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 비록 주사제 30% 감면 규정을 두고 있지만 특정 의약품의 지속적인 약가인하는 장기적으로 공급의 불안 요소가 된다. 유사한 처방 형태를 지닌 정신과 등 원내 조제 허용 약제들도 잠재적으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약사법은 의약품 도매상 또는 약국 등의 개설자가 실제로 구입한 가격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약사법 제47조 제1항, 시행규칙 제44조 제1항 제2호, 약사법 제95조 제1항 제8호). 현실은 조금 다르다. 유통질서 문란 행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입가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한 유통회사의 공급내역을 정부는 영업비밀보호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 결국 제약사가 피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고 정작 약사법을 위반한 도매상은 처벌을 받지 않는 시장질서의 왜곡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제약사가 유통회사의 의료기관 공급가를 통제하면 공정거래법상 재판매가 유지행위로 처벌을 받는다. 현행 유통 체계에서 이를 선별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안전 장치는 없어 보이니 제도의 틀을 바꾸지 않는 한 이런 논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건보재정 효율성 추구에도 맹점이 있다. 2018년 3619품목 1.3%인하로 808억 절감했고 2020년에는 4000여개 품목에 평균 1% 이상에 절감액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보재정 절감액은 단순하게 당해년도 약가인하만 반영된 수치다. 항구적인 인하로 매년 누적되는 재정 절감에 대한 추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시장경쟁을 통해 제약사가 자발적으로 저가 공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대한 건보재정 절감 효과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재정절감 기여 측면에서 약가인하를 연동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제약사는 저가공급을 하고 싶어도 2년마다 오는 약가인하를 회피하기 위해 역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번부터 실거래가 조사대상에서 국공립병원을 제외했는데 약가인하를 연동하지 않고 있다. 시장경쟁으로 저가 공급을 유도하면 결과적으로 의료기관의 청구액이 보험상한가 대비 현저하게 낮아지므로 결국 건보재정 절감에 도움이 된다. 입증이 필요하면 국공립병원과 그 외 의료기관의 공급가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추측하건대 약가연동을 안하는 편이 건보재정 절감에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해마다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을 의료기관에 제공한다. 2018년에만 저가구매장려금으로 336억을 지불했다. 자율경쟁이 활발해지면 이런 인센티브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거래가 인하는 이러한 모든 의약품 유통경로에 영향을 미치며 직간접적인 부담은 각 유통 채널의 인건비 및 관리비용으로 전가된다. 대규모 약가인하는, 순차적으로 재고관리 및 반품, 약가차액 보상 등 추가 업무가 각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데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회 전반적인 행정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16년에 협회차원에서 각 단계별 인력 투입량을 추정해본 적이 있다. 단계별로 환산된 비용을 합산해 보니 실거래가 인하로 인해 연간 517억원 가량의 비용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해당 의약품의 차액보상 손실이나 반품 경비, 폐기 비용 등 직접손실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각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손해 비용을 합산하면 훨씬 더 큰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실거래가 조사에 의한 약가인하는 허점이 많은 부실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제도 폐지가 어렵다면 실사구시의 일환으로 약가인하를 일몰제로 유예해 보자. 그런 다음 재정절감 효과를 상호 비교해 보면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거래가조사의 법적인 쟁점과 인하요인을 두고 벌어지는 이해당사자간 갈등도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 약가인하가 시행되고 나면 한동안 잊혀지다가 어김없이 2년 후엔 다시 쟁점이 될 것이 뻔하다. 여유가 있을 때 지혜를 모아았으면 좋겠다. 환경이 바뀌면 제도도 변한다. 8년 전에 도입된 약가산정 기준이 변하고 있다. 다음 차례는 20년 된 실거래가 제도가 되길 기대한다.2019-12-09 17:13:21데일리팜 -
[칼럼] GPP, 더 이상 미룰 수 없다GPP(우수약국실무기준)는 약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회무 경험이 있는 약사회 임원이라면 GPP 도입을 완전히 부정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정부와 국민 여론이 십 수년째 약사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회원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정책을 대한약사회가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기는 어려운 탓이다. 조찬휘 전 집행부에서도 GPP 논의를 위한 토론회가 열린 바 있으나 회원들의 반응이 냉랭하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GPP의 핵심은 약국의 업무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여기에는 약물치료에 관련된 환자 서비스부터 약국의 체계적이고 청결한 관리까지 폭넓은 내용이 망라된다. 무자격자에게 조제나 일반약 판매 같은 불법 행위를 시키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평가를 통해 우수약국을 인증함으로써 개선을 유도하고 전체 약국의 업무 수준을 상향평준화하는 것이 이 제도가 꾀하는 바다. 하지만 GPP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수용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거나, 또 하나의 불필요한 규제로 보는 시각마저 있다. 사실 GPP 시행으로 약국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내 마음대로 편하게 약국을 운영했지만 GPP가 시행되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인증을 위해 외부기관에게 평가를 받는 것 또한 그렇다. 그럼에도 GPP의 긍정적인 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 약사사회 전체에 피해를 주는 수준 미달인 약국들을 줄일 수 있다. 바람직한 약사상에 걸맞게 성실히 운영되는 약국이 많지만, 그렇지 못한 약국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약국들 때문에 약사사회 전체의 위상이 추락한다. 대한약사회가 이런 약국들을 비호해주는 것은 회원 전체의 권익을 내팽개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둘째, 약국과 약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성분명처방 등 약사들의 숙원사업이 현실화되려면 국민 여론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약국에 대한 신뢰나 기대감이 낮은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약사 직능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임을 알아야 한다. 잘못된 정보 또는 현실적인 걱정 때문에 회원들이 GPP를 기피하기도 한다. GPP가 법인약국을 시행하기 위한 꼼수라거나,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아 반대한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특히 인테리어나 자동조제기와 같은 하드웨어적 요소가 우수약국이 되기 위해 중요한 조건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렇지 않다.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약사의 지식이나 환자에 대한 면밀한 돌봄 같은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소프트웨어적 요소들을 잘 반영하는 방향으로 인증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제도의 참 취지인 약사직능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GPP가 바람직한 모습으로 정착되려면 이러한 고민을 약사회가 충실히 담아내어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옳다. 최근 국민권익위의 권고로 복지부가 GPP 시행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시대 변화와 국민 요구에 수동적으로 떠밀려 가기보다 적극적으로 먼저 대응하는 자세가 아쉽다. 소비자의 요구에 약사사회가 버티는 듯한 지금의 형세를 버리고, 약사들이 먼저 쇄신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내는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 변화는 늘 고통스럽다. 그러나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힘이야말로 미래를 열어 나가는 원동력이다. 지금이라도 약사사회가 지혜와 용기를 모아 변화의 첫 단추를 끼우기를 기대해본다.2019-11-25 06:13:17데일리팜 -
[칼럼]필요한 병원진료, 자기지역서 받게하려면보건복지부가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어느 지역에서나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대책’을 발표하였다. 대책의 방향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필수의료 제공하기 위한 인력 등 자원을 확충하며, 질이 높고 경제적인 의료 제공을 위하여 지역별로 의료기관의 책임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필수의료를 우선하고 지역 내 책임과 협력을 강조하는 것은 새롭고 바람직한 시도이다. 새로운 시도에 비하여 “어디서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필수의료 제공”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과 방법은 미흡해 보인다. 제시된 수단과 방법들이 공공의료의 확충을 위하여 제안·시도되었던 기존의 것들과 유사하다. 기존의 방법들이 효과적이지 못하여 정책의 지속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새로운 시도가 바라는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사고전환과 새로운 수단과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포괄적 의료에서 선별적 필수의료로 제시된 정책의 핵심은 “지역 내 포괄적인 2차 진료기능 강화”로 기존 공공의료 강화와 동일하다. 포괄의료도 중요하지만 금번 정책은 필수의료를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필수의료는 생명과 건강을 위하여 우선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의료이다. 정책의 시작은 정책목표인 필수의료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포함한 포괄적인 2차의료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것이어여야 한다. 위의 정의에 따라 특정 지역의 수요를 정의하고, 수요에 부합하는 종합병원 또는 전문병원의 종류와 규모를 정의하여야 한다. 지역은 수도권과 대도시 등 의료공급이 충분한 지역과 의료의 질과 양이 불충분한 지역으로 구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등 지역 수요에 부합하는 병원이 있는 경우에는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진료기능과 지리적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요를 감당할 만큼의 병원만 제한적으로 지정하여 집중적 지원·육성할 필요가 있다. 기존 방법처럼 최소 요건에 부합하는 모든 병원을 지정할 경우 과잉공급과 이로 인한 과당경쟁으로 국가 차원의 자원 낭비와 필요(수요) 이상의 공급에 대한 지원·육성으로 질 및 이용 편의성과 무관한 재정 낭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공급이 불충분하여 지역 내 수요를 감당할 병원이 없는 경우에는 기존 병원을 지정하여 지원·육성하거나 새로운 병원을 건립한다. 지정·건립 기관의 우선순위는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위치 등 이용편성과 지속성을 고려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일괄 지원에서 차별 지원으로 필수의료 제공에 참여와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은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공급의 현실을 감안하여야 한다. 민간 중심의 병원들은 수요가 많은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이 지역은 인구가 소밀한 군단위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환자수는 병원의 수입이다. 동일한 필수의료 제공 기능을 갖춘 병원 중 대도시와 군지역의 수익성이 차이가 있는 이유이다. 병원의 주 수입원인 건강보험은 단일수가를 적용한다. 진료기능을 반영한 의료기관 종별 가산율이나 의료기관이 위치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지역가산율이 유인책으로 활용되거나 거론되고 있다. 종별가산율은 수가인상 편법으로 유인책으로 여길 수도 없고 부적절하다. 지역가산율 또한 진료기능의 특성과 환자 수 차이를 반영하기 어려워 유인책으로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처럼 기존 지원 방법은 병원의 진료기능 유지와 환자 수의 차이에 따른 수지개선의 방법으로 부적합하다. 특히 가산율 등 수가와 연계된 지원 내지 유인책은 “부익부 빈익빈”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 환자 확보가 용이한 대도시 지역의 병원은 특정 기능 병원의 지정에 따른 명성만으로도 충분한 이익을 누릴 수 있다. 대도시 지역 병원에는 별도 지원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이다. 반면 군단위 지역의 병원은 지정에 따른 명성에도 불구하고 환자 확보에 한계가 있다. 일률적인 가산도 진료기능 유지를 위한 수익 마련에 한계가 있다. 군단위 지역에서 필수의료 기능은 그 존재 가치를 인정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응급의료를 위한 인력 등의 자원과 시스템은 환자 수가 적더라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여야 한다. 즉, 수익과 무관하게 확보·유지되어야 한다. 필수의료 소외지역에서 필수의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은 다양한 방법으로 보상되어야 한다. 환자진료 수익으로 부족한 부분은 병원의 특성을 감안하여 별도의 지원이 필요하다. 모니터링과 평가로 지속성 확보를 모니터링과 평가는 해당 병원의 활동 준거가 되어 변화와 개선의 계기가 된다. 모니터랑과 평가 및 이의 활용방안을 제도화하지 않으면 필수의료의 질은 물론 경제성 등 효과도 측정하지 못하여 정책의 평가는 물론 지속성도 담보하지 못할 것이다. 질 좋은 필수의료가 지속적으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해당 병원의 인력이나 시설 등 투입자원, 의료의 제공 과정과 시스템 및 결과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가 제도화되어야 한다. 모니터링과 평가의 결과는 각 과정에 환류되어 수정·보완의 근거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모니터링과 평가의 내용과 방법 및 활용방안은 계획단계부터 설계되고 공표되어야 한다. 참여와 협력체제로 실효성있는 정책 추진을 정부의 계획에 제시된 책임과 협력은 참여병원의 활동에 관한 것이다. 병원의 책임을 강화하고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 측의 노력과 관심 그리고 체계적 지원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존의 보건의료정책은 중앙정부인 보건복지부가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형태이었다. 시·도 등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활동에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이 결과 지역 기반 보건의료는 활성화되지 못하였다. 필수의료가 지역을 기반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도의 책임과 권한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필수의료 제공을 위한 계획단계부터 시·도가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여야 한다. 시·도가 각 지역에 요구되는 필수의료의 내용과 크기 그리고 제공방법을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도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모니터링과 평가도 시·도와 이해관계자들이 주도하도록 하여야 한다. 중앙정부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시·도가 제시하는 계획을 검토하여 재정을 지원하는 등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제한점의 인정과 단계적 극복방안 고려를 정부의 필수의료 제공방안은 현실적으로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의 제공주체가 민간 중심이다. 민간병원의 유지·발전을 위한 경제적 원동력은 진료수입이다. 병원들이 환자유치 등 진료수익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이다. 더불어 민간이라는 속성상 영리추구는 당연하다. 영리추구의 민간이 중심인 의료제공체계는 기능과 역할의 분담이나 지역적 균형 배치 등 의료의 공공성을 위한 제도가 없는 상태이다. 의뢰제도나 본인부담차등제 등이 있으나 병원의 공급활동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국민)의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이다. 이 결과 의사 등 인력과 병원 등 시설은 수요가 많은 대도시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 무한경쟁을 치르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군 지역 등 인구 소밀지역에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유인력에는 한계가 있다. 필수의료의 소외지역을 해소하는 방안의 한계인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에 상응하는 인력 등 자원 육성(개발)과 배치 방안이 필요한 이유이다. 소외지역에 시설을 유치(배치)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 보다 어려운 것은 필수의료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건강보험 요양기관을 지정제에서 계약제로 전환하여 지역별로 필요 기관을 확보하는 공공성 강화가 고려되어야 한다. 의사인력 중 전공의의 정원은 병원의 수요가 아닌 의료수요를 기준으로 전문의 양성을 개편하여야 한다. 간호인력은 활동인력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장기적 관점에서 배출인력을 조정하여야 하고, 과도기에는 보조인력의 활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안들이 고려되지 않을 경우 필수의료 제공정책은 추가 재정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선언에 불과할 것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 고안되고 실현되기를 기대한다.2019-11-18 21:51:23데일리팜 -
[칼럼] 리베이트 급여정지와 과징금 대체리베이트로 적발된 의약품에 대한 보험급여정지와 이를 과징금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환자의 의약품 사용 안정성과 편의성을 고려하여 사용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리베이트를 규제하는 이유는 의약품의 선택과 구매과정에서 치료 목적 외에 경제적 요인이 개입되어 환자의 건강과 건강보험재정을 비롯한 의료비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리베이트 규제 목적은 의약품의 적정 사용과 적정(투명)거래의 실현이다. 리베이트 규제 수단과 방법은 리베이트 제재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하고, 수단과 방법을 활용하는 과정은 형평성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리베이트에 대한 기존 제재처분은 적발 횟수에 따라 요양급여 적용 정지(제외)와 과징금 부과를 병행하는 것이었다. 개선방안으로 제시된 내용은 역시 적발 횟수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약가) 상한금액 감액을 시작으로 요양급여정지와 과징금을 병행하는 것이다. 기존 제재 내용과 차이는 경제적 제재 중 가격 활용, 과징금 상향 그리고 요양급여 적용 제외를 제외한 것이다. 환자 약품 사용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해당 의약품을 급여에서 배제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다. 리베이트가 해당 의약품의 질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고려하여야 할 것은 급여적용 제외를 적용하지 않은 나머지 제재방안들이 제재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충분한가이다. 제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은 징벌적 성격과 더불어 예방의 성격도 지녀야 한다. 약가의 감액과 과징금의 부과가 징벌적 성격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징벌의 방법과 수준이 예방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것인가이다. 징벌이 가벼울 경우 징벌을 감수하고 리베이트 행위를 지속하여 제재의 예방 효과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약가 감액, 급여적용 정지 기간과 과징금의 “이내”라는 용어의 불확정성이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행정행위의 융통성이라고 할 수 있으나,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행정행위의 임의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준(용어)을 활용한 제재 과정에 적극적인 이해당사자가 누구이고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는 쉽게 예측된다. 과징금의 연간 급여비용이라는 내용 중 “연간”이라는 기준도 애매하다. 어느 시점을 기준하느냐에 따라 절대액수는 물론 과거 또는 미래에 따라 당사자의 대처방안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리베이트에 대해서는 주는 자도 받는 자도 제재하는 쌍벌제가 적용되고 있다. 주는 자인 제약사와 받는 자인 의사나 의료기관에 대한 제재이다. 현재 거론 중인 논란은 국민건강보험법에 규정된 제약 분야에 대한 제재이다.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제재와 비교·검토도 필요한 이유이다. 제약분야에서는 치료의 안정성을 위하여 리베이트의 제재 대상에서 약품은 제외하고,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이고 추진 중이다. 이에 반하여 상대방인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치료행위의 제한인 자격정지와 더불어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의 몰수라는 경제적 제재를 규정하고 있다. 의약품의 급여적용 제외와 의사의 자격정지 존치 형평성, 의약품 경제적 제재 범위(가격인하, 급여비용 기준 환수)와 의사 등의 취득이익 몰수 형평성을 비교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리베이트 제재에 대한 효과적인 방법과 제재의 형평성 등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관심사이다. 이와 더불어 고려할 것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측면에서 리베이트에 대한 실체와 의약품 활용과 유통에 대한 특성과 제도를 고려한 개선방안의 고려이다. 의약품의 최종 소비자는 환자이나 의약품의 선택권은 의사가 쥐고 있는 현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의약품도 상품이라는 측면에서 리베이트 없는 상거래가 가능할 것인가라는 현실도 감안하여야 한다. 찾아야 할 것은 의사의 임의성을 줄이고, 리베이트의 정도를 줄이는 방안이다. 리베이트 문제와 더불어 바람직한 보건의료를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지불제도와 의료공급체계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2019-11-11 06:14:58데일리팜 -
[칼럼] 의료기관 중복 개설·운영의 의미의료법의 규정에 따라 의료기관은 원칙적으로 의료인이 아니면 개설할 수 없습니다. 만약 사무장병원과 같이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인의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 의료법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2항, 제90조의 규정에 따라 실질적 개설자(사무장)와, 그에게 명의를 빌려준 의료인 모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의료법은 위와 같이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중복으로 개설·운영하는 경우에도 실질적 개설자인 의료인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의 규정에 따른 것인데, 해당 의료법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료법 제33조 (개설 등)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중략)... ⑧ 제2항 제1호의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 위 규정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의료법은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중복으로 개설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복으로 운영하는 것 또한 금지하고 있습니다. 과거 의료법에서는 의료기관의 중복 개설만을 금지하였던 것에 반하여 2012. 8. 2. 의료법 개정을 통해서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 또한 금지하는 규정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런데 중복 개설이라는 표현과 중복 운영이라는 표현은 언뜻 보면 의미가 중복되는 것처럼 보여 지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처벌대상인지에 관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며, 중복 개설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이와 관련하여 2019. 8. 29. 헌법재판소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 내려진 바 있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아래에서 소개해 드리는 헌법재판소 2014헌바212 등 사건에서는 위 의료법 제33조 제8항의 운영 부분이 죄형법정주의 중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헌재는 "의료법이 금지하는 의료기관 중복운영이란,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에 대하여 그 존폐·이전, 의료행위 시행 여부, 자금 조달, 인력·시설·장비의 충원과 관리, 운영성과의 귀속·배분 등의 경영사항에 관하여 의사 결정 권한을 보유하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도록 하는 경우'를 의미하므로 해당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있는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또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하면서 그 타인명의 의료기관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이라고 보았습니다. 2012. 8. 2. 이전 과거 의료법에서는 이러한 중복 운영에 관하여는 금지규정을 두지 않았습니다. 과거 의료법에서는 중복 개설, 즉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등의 명의로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자신의 주관 아래 무자격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경우(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3도256판결 참조)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와 같이 이미 자신명의의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명의로 개설한 의료기관을 경영적으로만 지배하는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었습니다. 2014헌바212 등 사건에서 헌재는 1인의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를 빌려 수개의 의료기관을 운영하면서 이득만을 취하는 형태의 중복 운영은 "의료행위에 외부적인 요인을 개입하게하고, 의료기관의 운영주체와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을 분리시켜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에게 종속되게 하며, 지나친 영리추구로 나아갈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의료기관 중복 개설과 함께 금지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더불어 과거 의료법의 문언만으로는 위와 같은 중복 운영까지 규제하기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현행과 같이 의료법이 개정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처럼 현행 의료법 제33조 제8항의 규정은 '모든 의료기관에서 제공되는 의료행위는 의료인인 개설자의 실질적인 책임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규정을 통해서 의료기관은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책임 있는 의료행위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개해드린 결정례를 통해서 의료기관 중복 운영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아가는 기회가 되셨기를 바랍니다.2019-10-28 06:13:14데일리팜 -
[칼럼]의약사 협력, 지불제도 개혁 뒷받침돼야어느덧 가을이다. 올해는 방문약료에 대한 약사회의 홍보 노력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약사 직능 확대의 좋은 기회라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약사사회가 직능 확대를 시도할 때마다 어김없이 겪게 되는 일이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9월부터 의사가 주도하는 약물사용 검토 사업이 서울시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사업에서 의사의 파트너는 건강보험공단 근무 약사이며 지역약국 약사는 철저히 배제된다는 점이다. 방문약료에 대해 줄곧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의사회가 이렇듯 태도를 바꾼 데는, 마냥 거부만 해서는 방문약료 사업 확대를 저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책적 대항마(가급적 의사가 주도하고 통제할 수 있는)를 내세워 원안인 약사 주도 방문약료의 입지를 축소시키려는 시도가 아닌가 한다. 의사와 약사가 역할을 나눠 서로 견제와 협력을 다하는 것이 의약분업의 본질임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작동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약사에 대한 의사의 견제 뿐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의사가 약사를 경쟁상대로 인식하게끔 만드는 지불제도 탓이 크다. 공급된 의료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그 방식을 지불제도라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행위별 수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의사가 의료행위를 할 때마다 돈을 받는다. 행위를 할수록 돈을 버니 중복과잉진료의 가능성도 크다. 영국은 인두제를 시행하는 대표적 국가인데, 정부가 해마다 의사와 계약을 맺어 환자를 할당해주고 환자 수에 비례해 통으로 비용을 지불한다. 의사는 자신이 맡은 환자들을 책임지고 돌봐야 하며 당국은 다양한 지표를 통해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평가하고, 의사가 관리를 잘 했다고 판단된 경우 더 많은 환자를 맡기거나 인센티브를 지급해 보상한다. 인두제에서는 행위를 얼마나 많이 하는 지가 아닌 건강 관리 실적을 기반으로 보상이 주어지므로 의사는 아예 처음부터 환자가 생기지 않거나 환자의 기존 질환이 악화되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하게 된다. 즉 만성질환 관리나 질병예방에 유리한 지불제도다. 행위를 많이 한다고 보상이 늘어나지 않으므로 불필요한 진료행위는 스스로 줄이게 된다.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더 많은 행위를 할수록 보상이 커지므로 환자를 놓고 직능간 경쟁이 첨예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의사집단이 약사집단을 과도하게 견제하는 데는 행위별 수가제라는 틀이 끼친 영향이 크다. 반면 의사가 할당 받은 환자 수에 따라 통으로 보상받는 인두제에서는 이런 경향이 감소할 여지가 많다. 의사가 받는 보상은 정해져 있으므로 환자를 놓고 직접 경쟁하지 않게 될 뿐더러 약사가 환자에게 건강정보를 제공하거나 약물치료에 조언하는 행위가 환자의 건강을 증진시켜 의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므로 오히려 약사와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 이익이 될 소지도 크다. 인두제는 우리 상황에서 국민에게도 득이 많은 제도다. 인구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경제의 활력은 떨어져가는데 의료비 지출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인두제는 불필요한 진료를 줄여 의료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우수하다. 고령화 시대에 중요한 만성질환관리와 질병예방에도 매우 적합한 지불제도이다. 최근 복지부는 일차의료기관이 만성질환관리를 시행하면 수가를 지급하는 방안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것을 ‘주치의제도’로 소개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지불제도라는 근본적인 틀을 그대로 둔다면 만성질환관리에 대한 수가만 신설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점점 과도해지는 종합병원의 환자 독식으로 극에 달한 일차의료기관의 불만을 달래려는 선심성 미봉책의 성격이 짙다. 지금처럼 일차의료기관과 종합병원이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게 된 배경에도 행위별수가제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두제가 통합의료를 지향하는데 반해 행위별수가제는 의료의 분절화를 조장한다. 파편화된 의료환경에서 환자를 놓고 의료기관들이 경쟁하면 더 크고 유명한 종합병원이 작고 이름없는 동네의원보다 우위에 설 것은 자명하다. 또한 아쉬운 것은 대한약사회의 자세다. 언제부턴가 큰 그림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진 느낌이다. 새로 꾸려진 집행부가 밀고 있는 ‘전문약은 공공재’라는 아젠다를 보자. 대한약사회가 최우선 화두로 삼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원희목 집행부가 제시했던 '약의 전문가'나 '셀프메디케이션과 약사의 역할'과 비교해봐도 그렇다. 현재 우리 여건이 어렵고 전체 의료환경에서 약사가 차지하는 역할이 의사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미래상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지불제도처럼 보건의료의 틀을 좌우하는 화두 또한 마찬가지다. 크게 멀리 보고 담대하게 실천해가는 대한약사회를 기대해본다.2019-10-14 19:15:35데일리팜 -
[칼럼]의약품 수급 불안, 우려를 표한다간암치료용 조영제, 안압저하제, 한센병 치료제, 경장영양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답은 최근에 공급 중단 사태를 겪은 의약품이라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원료 수급, 생산 차질, 허가기준 차이, 약가 인상 등의 다양한 문제로 해당 의약품의 공급을 중단하거나 중단하기 직전까지 이르렀고, 그 때마다 환자들은 심각한 불안과 공포를 느껴야 했다. 눈부신 기술 및 생산시설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의약품 공급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고, 그 때문에 ‘의약품 접근성 강화’는 21세기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주요한 모토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2012년도 약가제도 개편 당시 도입한 '3개사 이하 가산제도'이다. 기본적으로 제네릭 의약품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가 일정한 비율로 인하되고, 제네릭 의약품의 개수가 일정 수 이상으로 많아지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가 한번 더 인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사 이하 가산제도는 특정 의약품의 공급 회사가 3개 이하인 경우에는 해당 의약품의 약가에 지속적으로 가산을 적용함으로써 공급 회사가 비교적 높은 약가로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특정 의약품을 3개 이하의 회사만이 공급한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해당 의약품의 시장성이 떨어지거나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3개사 이하 가산제도는 이처럼 제약회사 입장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품목에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해당 의약품 공급을 유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올해 7월 행정예고한 약가제도 관련 고시 개정안을 보면, 3개사 이하 가산제도가 대폭 축소되거나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미 등재된 의약품들에 있어서는 2년 내로 모든 가산이 중단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실제 일부 회사는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해당 의약품의 철수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기사에 따르면 행정예고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약 800억원 정도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정부는 3개사 이하 가산제도를 축소하여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행정예고안을 통하여 기대되는 재정 절감액은 2018년도 기준 건강보험 전체 지출 규모의 약 0.13%에 불과한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기존에 의약품 수급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아울러 업계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행정예고안을 내년부터 당장 모든 의약품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게 되지 않을지 심히 걱정된다. 특히, 행정예고안에 따른 가산제도 축소 및 중단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관련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환자들의 의약품 선택권까지도 해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및 보건당국은 현재 개정안으로 인하여 초래될 수 있는 의약품의 공급 차질 가능성, 이로 인한 국민들의 불이익, 철수 품목에 대한 대안 등에 대하여 개정안 시행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급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의약품들에 대해서는 그 적용에 예외를 두는 등 별도의 대안도 적극적으로 고민해 보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2019-10-02 14:09:17데일리팜 -
[칼럼] 동물용 구충제 파나쿠어와 약사의 소통“나는 무엇에 홀린 것처럼 그 약을 샀지만 남편은 마지막 힘을 다해 그 약을 거부했다. 나는 한 꾀를 내어 병원에서 준 약을 캡슐에서 쏟아버리고 대신 그 약을 채워서 복용토록 했다. (중략) 나는 그 약을 믿었을까. 안 믿었던 거 같다. 그저 후회나 안 하자고, 하는데 까지 다 해보자고 한 짓이 아니었을까.”(박완서, 노년, 창작과비평사, 2002) 고양이 구충제 파나쿠어가 기적의 말기 암 치료제로 전국을 휩쓸고 있다. 개인의 체험과 완치에 대한 환상, 유튜브라는 뉴-미디어의 전파력까지 더해졌고 직구 세력까지 합심하여 때는 이때다 ‘팔고 있다’ 파나쿠어를 실제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앞서 인용한 남편의 암 말기 병상을 지킨 작가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제 파나쿠어 영상 유튜브의 댓글을 보면 그 절절함에 뭉클하다. 한편 안타까웠다. ‘음모론’(제약회사와 의사는 진실을 알고 있지만, 가격이 비싼 항암제를 팔기 위해 고양이 구충제를 제품화 하지 않는다는) 과 ‘불신임’(전문가의 말에 대한 불신임)과 ‘완치환상’(이것만 먹으면 완치할 수 있다는 환상)의 설득은 이성이 아닌 감성을 건드리고, 힘든 사람들에게 그런 희망을 나누어 주었다는 것 자체로 용서 받는 현실이 그저 씁쓸했다. 이런 일은 비단 파나쿠어 뿐만이 아니다. 매 해 기적의 OOO 는 언론을 휩쓸고, 모든 사람들의 집에 쌓이고 나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작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만약 어떤 병원에서 그런 사기를 쳤더라면 당장 고소감 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생약이나 민간요법은 속고 나면 그 뿐이고 뒤끝이 없다. 그게 도리어 생약이나 민간요법의 정당한 발전을 저해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사기꾼이 끼여들 수 있는 허점이 되고 있는 거나 아닌지.”(박완서, 노년, 창작과비평사, 2002) 그렇다. 사실 어떤 물질은 약이 되기 위해 ‘절차에 따른 정당한 발전 과정’을 거친다. 수십, 수백, 수천 번의 실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검증하고, 그것을 인간에게 써도 되는지의 임상 과정을 한다. 이후에도 사후 부작용 보고 및 관리를 통해 약의 이름을 유지한다. 실제 한 개인의 효능, 효험의 결과가 아니라 대다수의 인간에게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을지의 ‘정당한 발전 과정’은 어렵고 중요하다. 전문가는 이러한 발전 과정을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조언과 설득을 꾸준히 해내가는 사람이다. 이번 파나쿠어 사건 직후 뉴미디어-약사들이 보여준 콘텐츠들과 그 댓글들을 통해 필자는 전문가의 소통에 대한 확장적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파나쿠어 복용은 가짜뉴스라고 표현한 의학기자와 암 전문의의 컨텐츠와는 사뭇 다르게 약사들의 컨텐츠는 ‘약이 되기까지의 정당한 과정’관점에서 파나쿠어를 바라본 것들이 많았다. 논문을 통해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위험이 크다고 소통하는 컨텐츠도 있고, 부작용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선택은 개인의 자유라고 소통하는 컨텐츠도 있었다. 대중이 원하는 말을 해주는 영상에는 고맙다는 댓글이 달리는 반면, 임상 3기는 끝나야 먹을 수 있다는 영상에는 당신이 말기 암이라면 안 먹겠느냐, 이런 걸 왜 올리느냐, 말기 암 환자의 절절한 마음을 알고 있느냐, 어차피 곧 죽는데, 못 먹을 이유가 있겠냐. 이럴 때는 좀 더 환자 입장에서 영상을 찍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댓글들을 보기 전에는 나 역시 약사로서, 영상을 만든다면, 거짓부렁이여~라고 말하는 콘텐츠를 만들지 싶었다. 그러나 어쩌면 시한부 환자가 완치 확신을 하고 파나쿠어를 먹는 것이 아님을, 그들은 속더라도, 잠깐이라도 희망에 취해보고 싶을 뿐일 수도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러한 마음과 [안전성, 유효성]을 기반으로 [약의 정당한 절차를 감시하고, 주도하는 일]을 하는 약사라는 직업이 소통할 수 있을까. 어렵다. 예전에는 정말 몰라서, 정말 정보가 적어서 엉뚱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다수였다면 이제는 엄청난 정보 속에서, 개인은 나름의 수많은 정보를 찾아 위험과 이익을 저울질 하고 선택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약사의 소통 방식을 ‘선택’ 과 ‘사람’ 에 따라 다면체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파나쿠어 영상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건강한 사람 둘째, 암 치료를 하고 계신 분들 셋째, 유튜브 예시로 나온 시한부 말기암 환자분들. 이 세 그룹에 약사가 줄 수 있는 메시지는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우선 건강한 사람에게 주는 메시지는 단호해야 한다. 2019년 현재, 파나쿠어는 결코 항암제가 아니고 동물약을 인간이 먹는 것은 (알 수 없는) 위험에 노출 될 가능성이 있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먹지 말라, 현혹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문가는 주어야 한다. 둘째, 혹여 암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다른 항암제를 드시고 있거나, 암 치료 과정에 있는 분들은 [전문가의 지시대로] 하는 것이 가장 확률이 높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전문가는 언제나 모든 치료 방법 중 가장 확률이 높은 방법을 중심으로 환자를 돕는 사람이다. 그러니 전문가의 방법대로 따르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진실로 모든 방법의 마지막에 서 계신 분들. 이 분들에게 우리는 과학적 소통 그 이상의 소통을 해야 한다. 옳고 그름의 잣대가 아닌, 그 분들의 주치의도 비슷한 고민을 할 거라 생각하며 우리는 그저 옳음이라는 잣대로 그들의 선택을 정상인들의 선택에 사용한 잣대로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약사의 역할은 약물 치료 효과의 극대화 그리고 삶의 질 개선이다. 약물 치료 극대화의 순간을 넘긴 이후는 정신적 육체적 삶의 질 개선도 소통의 목적과 목표가 될 수 있다. 정보가 널린 세상, 정보의 폭탄 속에서, 우리는 소통해야 한다. 전문가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존재로서의 환자가 아닌, 다양한 정보를 통해 스스로 몸의 주인임을 생각하고 선택하는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답이 하나인 소통이 아닌, 다면체 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사람 중심의 사회 속에서, 어려운 소통의 방법이 약사에게 과제로 주어졌다는 것을 파나쿠어 사건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2019-09-23 14:49:47데일리팜 -
[칼럼]판례 통한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들여다보기의료기술은 발전한다. 그리고 새로운 의료기술은 기존 기술이 가진 단점을 보완하여 개선된다는 속성이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존 기술에 비하여 발전적인 속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행위에 제공되는 의료기술 역시 의학적인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될 필요성이 있는데 최근 판결을 중심으로 법원이 신의료기술 해당 여부를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서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의료행위는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료,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340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의료행위에 제공되는 의료기술 역시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에 터 잡아야 하므로 아직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아니한 새롭게 기술된 의료시술에 대하여는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그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1도8694 판결 등 참조).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2항, 및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의료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등에 관한 평가(이하 ‘신의료기술평가’라고 한다)를 하여야 하고, 이 경우 평가의 대상이 되는 신의료기술은 새로 개발된 의료기술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 및 이에 해당하는 의료기술 중 보건복지부장관이 잠재성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의료기술을 말하며, “신의료기술로 평가받은 의료기술의 사용목적, 사용대상 및 시술방법 등을 변경한 경우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평가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의료기술”도 신의료기술평가의 대상이다. 신의료기술평가 제도는 2006. 10. 27. 법률 제8067호로 의료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도입되어 2007. 4. 28.부터 시행되었는데,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의료법 부칙 제14조는 법률 제8067호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의 시행일인 2007. 4. 28. 당시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4항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한 요양급여비용으로 정한 내역에 포함된 의료행위(비급여 의료행위를 포함한다)에 대하여는 제53조의 개정규정에 따라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시행일인 2007. 4. 28. 이후에 새롭게 개발된의료기술이 시술의 목적, 대상, 방법 등에서 기존 의료기술을 변경하였고, 그 변경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신의료기술평가의 대상이 되어, 법령의 절차에 따른 평가를 받지 않는 이상 더 이상 비급여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변경의 정도가 경미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법원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의료법의 목적, 의료기술평가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려는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입법 취지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 사건(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6두34585 판결)은 원고 A가 자신이 운영하는 요양병원에서 항암혈맥약침 등의 치료를 받은 환자로부터 본인부담금을 수령하였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혈맥약침술에서 이용되는 혈맥이 한의학적으로 경혈과 같이 치료의 대상이기는 하나, 전통적인 치료방법을 고려할 때 혈맥약침술의 치료 원리와 방법은 혈관(혈맥)에 약물을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약침술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으며, 신의료기술 신청이 선행되어야 한다"라는 이유로 항암혈맥약침술 비용을‘과다본인부담금’으로 확인하고 환급을 명하는 처분을 한 사안이다. 결국 혈맥약침술이「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보건복지부 고시 제2010-123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에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된 약침술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 되었다. 즉, 만약 혈맥약침술이 이 사건 고시에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된 약침술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술로 평가된다면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아도 비급여 의료행위에 해당하게 될 것이나, 만약 그러하지 아니하다면 혈맥약침술은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은 ‘혈맥약침술’은 기존 의료기술인 ‘약침술’과 약침술과 비교할 때 시술의 목적, 부위, 방법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 변경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아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A가 수진자들로부터 비급여 항목으로 혈맥약침술 비용을 지급받으려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야 하는데도, 혈맥약침술이 약침술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전제에서 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하였다. 법원의 판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약침술’은 한의학 고유의 침구이론인 경락학설[경락(經絡)과 경혈(經穴)을 통하여 물리적 자극을 전달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근거로 하여 침과 한약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방 의료행위로 치료 경혈 및 체표 반응점에 약 0.1~수 ml 전후로 시술한다. 관련 교과서에서 “약침술은 혈관 등을 피해서 주입한다”라고 설명되어 있는 반면, 혈맥약침술은 산삼 등에서 정제·추출한 약물을 혈맥에 일정량을 주입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설명되며 ‘산삼약침’이라고도 소개되고 있으며, 한의학에서 혈맥(血脈)은 해부학에서의 동맥이나 정맥 그리고 모세혈관을 총칭하는 용어로 혼용되어 사용되어 왔으나, 산삼약침에서의 혈맥은 정맥에 국한된다. 혈맥약침술은 고무줄로 상박을 압박하여 혈맥을 찾은 뒤 산양삼 증류·추출액을 주입하고, 20~60ml를 시술하므로, "약침술은 한의학의 핵심 치료기술인 침구요법과 약물요법을 접목하여 적은 양의 약물을 경혈 등에 주입하여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의료기술이므로, 침구요법을 전제로 약물요법을 가미한 것과 달리, 혈맥약침술은 침술에 의한 효과가 없거나 매우 미미하고 오로지 약물에 의한 효과가 극대화된 시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즉, 대법원은 혈맥약침술은 기존 의료기술인 ‘약침술’과 비교하여 시술의 목적, 부위, 방법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 변경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아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요양기관이 수진자들로부터 비급여 항목으로 혈맥약침술 비용을 지급받으려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생각건대, 최근 다른 사건에서도 법원은 해당 의료기술이 기존의 비교대상기술과 치료의 목적, 치료의 원리 및 효과 등에서 일부 같거나 유사한 점이 있더라도 ‘치료 방법’에만 차이가 있더라도 해당 의료기술은 비교대상기술에서 정한 의료기술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고 신의료기술평가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 의료기술은 의료행위와 결부되어 국민의 생명과 신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본다면, 이러한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새롭게 도입된 의료기술과 기존에 허용된 의료기술과의 비교는 비교적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할 것이다.2019-09-09 06:15:2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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