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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물류시스템 부재가 '마스크 대란' 만들었다바이러스 공포의 세상으로 바꿔 버렸다.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국내 확진자가 연일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한 국민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사상 초유의 사태로 대구, 경북 지역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이었다. 특히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100여 국가에서 한국인의 입·출국을 불허함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대외적 위상은 크게 추락했다. 이로 인해서 무역 거래가 중단되는 등 기업들이 전쟁을 불사하는 고통 속에서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수출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중국 우한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증(COVID19)의 확산으로 건강의 위협 뿐만아니라 국내에서는 의료용품 등의 공급 부족 및 공급망의 혼란으로 국민들의 불만과 불편을 겪고있다. ◆ 코로나19에는 의료물류시스템이 실종됐다 금번 코로나19 감염증으로 대구·청도 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방역망에 전쟁을 불사하는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전쟁의 승패는 그 나라가 가진 자원과 물자의 원활한 공급 및 의지의 총합으로 결정된다. 이번 코로나19와의 싸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에는 의료물류시스템은 무지한 상태로 공급관리시스템의 혼란만 가중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으로 마스크 대란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른 결과는 일반용과 병원용 모두 부족하고, 유통과정과 공급망 왜곡으로 소비자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무엇보다도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어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9일부터 공적마스크는 5부제 1주일 1인 2매로 한정해 구매하도록 하고 있으나 여전히 국민들은 불편함과 코로나19 감염증의 확산에 따른 두려움으로 지내고 있다. 지금이라도 의료물류 전문가들의 인력, 물자, 공급망의 역량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자원을 언제,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지 판단해야 할 것으로 필자는 정부에 간곡히 조언을 드린다. 물적 측면에서는 공공·민간, 의료기관 간에 적절히 분담하고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민·관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했었다. ◆ 재난콘트롤타워가 실종됐다. 금번 코로나19 감염증 대책을 위한 컨트롤 타워에는 마스크 공급정책을 발표해 정부를 믿었던 국민들이 헛걸음만 하고, 물자의 효율적인 배분과 공급망 및 공급 방법 즉 의료물류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탓으로 국민들은 코로나 감염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국민들의 일상은 무너졌고, '마스크 대란' 등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의료 기관은 방역보호복, 코로나19 감염 진단키트 등 의료용품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통제할 국가 재난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장을 모르는 행정 관료들이 재난컨트롤타워를 맡아서 결국 보고-결제 라인만 늘어난 격이라며 '옥상옥(屋上屋)' 지적도 나왔다. 현장전문가인 질병관리본부장에게 방역에 관한 전권을 부여하고, 의료물류 전문가를 컨트롤 타워에 참여하게 했더라면 마스크, 방호복, 진단키트등의 생산, 유통, 물류 컨트롤을 통해 대란을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라 판단된다. 미국의 9·11 참사 때는 뉴욕소방서장이 컨트롤타워를 맡아 군과 경찰을 통제하며 사태를 수습했던 사례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급기야는 문 대통령께서 마스크 생산 업체를 방문해 근본대책은 생산물량 증대라고 하면서 국민도 부족한 것을 감안해 주시길 호소했다. 과연 지금 물량 증대를 당장 할 수 있을까? 정부는 마스크, 방호복, 진단키트의 물량을 증가 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근본적인 문제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서 마스크 증산이 그렇게 어려운가'라는 의문이 나온다. 문제는 보건용 마스크 필수 원자재인 'MB(Melt Blown)필터' 공급 부족이다. 중국산 필터를 약30% 쓰고 있는데 중국에서 수출을 중단을 했다. 필터 생산 1대시설 설치 비용이 약 40억원이 소요되나 무엇보다도 지금 발주하면 4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또한 전 세계의 마스크 생산,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을 중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요와 공급을 따져 적절히 배분해 대란을 막을 수 있었으나, 정부는 마스크 공급 대책에 소홀한 채 마스크 수요와 생산을 통제하는 데 급급하다 문제를 키웠다. 이제라도 마스크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과 공급망관리와 물류시스템 운영을 통한 안정화에 집중해야 한다. 필자는 컨트롤타워에 속한 비전문가들의 단순한 재난대책에 대한 실망을 뒤로하고 코로나19 감염증의 재난에서 벗어나길 기도하고 있다. ◆ 보건의료물류, 재난물자관리 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적 위기에 놓인 한국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 대책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 및 대책까지 마련해야 한다. 필자는 지금의 마스크 사태는 KF94 등 황사용 방진 마스크는 안전 인증 문제 등 의약품으로 취급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급 관리하는 담당 부처다. 하지만 일반 마스크의 수출 관리, 유통, 물류 등의 종합적인 공급관리는 기획재정부 등 타 부처 소관이다. 당초 관리 문제에 한계를 갖고 있었다. 각 부처에서는 물자를 관리하고 기획 및 통제를 할 수 있는 부서조차도 없었다. 비상시 마스크와 같은 재난 물자 수급과 공급을 종합적으로 관리, 공급할 재난물자조달체계와 공급에 관한 종합적인 구축과 조직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제라도 물자 수급과 공급의 대란을 수습하기 위해선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트롤 타워를 가동해 생산, 공급, 공급망의 체계적인 시스템, 즉 물류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향후 보건의료물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는 2012년 부터 3년 주기로 보건의료공급망에 대한 유통, 물류에 대한 필요성을 정부에 제안하고 구체적인 연구 결과도 청와대에 제안서로 제출했지만 사장됐다. 이제라도 공공성과 자유경제시장을 융합한 한국형 보건의료공급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 또한 보건의료경제청 신설을 2014년에 언론을 통해 제시했다. 이제 다시 검토가 필요하다. 금번 코로나19사태에서 가장 이슈로 각광을 받은 것은 원격산업이다. 우한 폐렴 사태로 중국에서는 자택에서 원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의료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온라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온라인 진료 후 의사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서 약을 구매하거나 일반 의약품은 징둥의약(京& 19996;& 21307;& 33647;)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전문의약품 처방도 택배로 자택에 배송이 법으로 허락됐고, 찾아가는 자택 진료가 매우 활성화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의사 외의 의료진들이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초고령화 시대에 정부와 의료기관, 환자 간에 매우 돈둑한 신뢰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법으로 막고 있다. 원격산업을 디지털산업과 융합해 신산업으로 키울 수 있도록 규제 개혁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몇 년 후에 비슷한 바이러스가 한국에 상륙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독감 사망자 수가 연평균 65만 명에 이르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이렇게 큰 이유는 뭘까. 정체를 모르는 신종 바이러스, 진단·치료·백신의 부재 가운데 확진자와 사망자가 지구촌의 초연결로 인한 온 지구상에 어떻게 번질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같은 현상은 21세기의 세계화, 도시화,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 고령화를 원인으로 꼽는다. 이들 조건은 바이러스에는 기회이고, 인간 사회로서는 위기다. 이대로 간다면 인류는 핵 전쟁이 문제가 아니라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대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한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최소 5년 뒤 전 세계적인 변종 감염병이 다시 올 겁니다"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국가중앙감염병원을 서둘러 설립하고, 코로나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질병관리본부를 독립기구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정부는 검토해야 한다. 보건의료 비상사태 발생시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백신에 대한 개발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개발과 함께, 국제 공조로 범용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보건안보 시대에 경제성만 따지면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할 때마다 판데믹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한 보건의료 집중 진료, 공급망시스템은 없을 것이다.2020-03-10 16:47:56데일리팜 -
[칼럼] 정부 규제가 보건의료산업 IT발전 막는다'데이터는 미래의 석유'라고 한다. ‘빅데이터(big data)’는 데이터 경제, 디지털 경제의 가장 중요한 생산 자원이자 동시에 산출물이며,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최근 데이터 3법 개정으로 가명정보가 도입되고 보안시설을 갖춘 전문기관을 통해 기업 또는 기관 간 가명화된 데이터 결합이 허용됐다. 데이터 가치사슬 주기(생성·수집·분석·활용)에 따른 고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혁신성장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분야와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신산업에 변혁이 예고된다. "빅데이터 경제3법 통과, 보건의료 빅데이터 중요성 부각" 빅데이터 경제3법이란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등 3가지 법률을 통칭한다. 이 3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이 소관 부처별로 나뉘어 있어 발생하는 중복 규제를 없애고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맞춰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는 환자의 인적사항과 병력, 입·퇴원 기록 등 모든 의료정보를 전자화해 저장하는 전자의무기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건강보험 DB, 건강검진 DB, 병원 의료정보 등 방대한 의료데이터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개인의 의료정보를 모아 분석하고 연구 목적으로 쓰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규제로 개인 의료정보를 마음대로 볼 수 없으며, 개인 의료정보를 활용해 사전에 헬스케어 관리를 할 수가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2019년 9월에 출범시키고, 의료데이터를 한 곳에 집합한 플랫폼을 구축하여 이 플랫폼을 통해 "발병 데이터와 처방 데이터, 청구 데이터와 환자 인적사항 등, 각 기관에서 모은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의 이름을 지우고 식별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익명 정보 처리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부상...제약업계 패러다임도 변화 편의점에서 아침에 삼각김밥과 커피를 사기 위해 카드를 긁는다. 카드를 긁는 순간 나의 구매 데이터는 카드사로 넘어가 고객의 구매 성향 분석을 위해 이용된다. 따라서 개인의 데이터가 기업에게 넘어간다. 이러한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개인 데이터를 개인에게 돌려주자는 것이 바로 '마이데이터(MY date)'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3법 중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마이데이터 관련 움직임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는 의료부문에도 적용될 수 있다. 병원은 환자들이 요청하면 보유기관의 동의 없이도 자신의 진료 정보를 의료 행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예를들어 환자가 A 기관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B 기관에 제출하던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마이데이터 포털도 의료 공공부문에서 구축한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의 최대 화두는 ‘AI와 빅데이터’다. 보통 혁신신약 개발 기간을 4~5년 단축할 수 있고, 개발 비용도 현저하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기업 입장에서 국내 의료 빅데이터 이용을 위한 법적 근거가 되는 데이터3법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약후보물질 발굴에서 전임상까지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벤처·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또한 생존 위기에 직면한 중소제약사에게도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데이터3법 완화 맞춰 보건의료 규제 완화해야" 제약·바이오업계는 이번에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서 방대한 국내 의료 빅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 만큼 AI 기술 발전에 전환점이 될 것이란 평가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신약개발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AI 플랫폼 자체를 개발하는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데이터3법의 벽을 넘었으니, 다른 규제도 개혁하고 혁파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원격진료규제 완화다. 네이버는 일본기업과 합작해 일본 현지에서 원격진료사업을 시작했다. 우리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신산업을 하지못하고 해외에서 신산업을 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을 바라보는 필자는 정부에서 더이상 의료계의 반발과 기득권 사수에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과 IT 기술을 접목하면 양질의 신산업을 창출하고,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보다 못한 의료기술과 IT 기술을 가진 일부 동남아 국가도 시행하고 중국 일본도 하는데, 왜 우리는 원격의료가 시범사업으로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제약 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제약 분야에서 현재 신약을 개발하는데 AI를 활용하면 문헌정보, 유전체정보, 특허정보 등의 분석을 빠르게 끝내고 신약후보물질을 선정할 수 있다. 개인건강기록(PHR), 생활습관정보 등을 은행처럼 보관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시장도 이미 탄생했다. 기업의 경우, 가명 정보에 이전의 DB와 빅데이터 추가 자료를 활용한다면, 개인정보에 가까운 정보로 확장하고 이윤 추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 3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의료데이터 활용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개인 의료정보를 내 마음대로 활용할 수 없는 의료법'에 있다. 국내 의료법의 개정과 디지털 정보화로 의료기관에서는 환자 및 의료기관 간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이 한다. 경제위기가 심각할수록 신산업과 미래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 개혁을 해야 한다. 벤처 창업가들과 기업가들에게 지원을 강화하고 투자 본능을 살려줘야 관련 산업에 희망이 있을 것이다.2020-02-24 19:29:31데일리팜 -
[칼럼] '코로나19'와 약사의 역할"손소독제 있어요?", "마스크 있어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설 연휴가 지나고 필자가 약국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손소독제가 없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이 약국 저 약국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정 장소에 의무적으로 비치해야 해서 찾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음에도 꼭 손소독제를 사용해야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공공장소에 수도시설이 편리하게 설치돼 있으니 휴대용 액상비누를 가지고 다니면서 자주 손을 씻으면 된다고 알려줘보지만 그럼에도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를 더 신뢰하는 모습을 겪을 때마다 야속하기도 하다. 그래도 그간 몇 번의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을 겪으면서 정부와 국민의 대응 능력이 많이 나아진 것은 다행이다. 2009년 신종플루 때는 당국으로부터 일선 병원 약국으로 대응지침이 내려오는데 거의 이 주일이나 걸렸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행동요령이 신속히 발표되지 않아 상당 기간 많은 사람들이 혼란과 불안을 겪어야 했다. 필자는 당시에도 작은 동네약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신종플루의 병원체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토대로 판단해보건데 비누와 알코올로 사멸을 기대할 수 있고 비말을 통해 감염될 것이 예상되므로 당시 구하기 어려웠던 N95 필터마스크가 아니어도 일회용 마스크나 방한대도 어느 정도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안내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판단을 내리는 데 약사로서 지닌 전문성이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전국민이 관심을 갖는 건강 이슈가 발생하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사태 뿐 아니라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물질로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도 이렇게 유해물질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사례다. 내 건강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한 살균제가 오히려 독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어려웠기에 소비자들이 받은충격은 더 컸을 것으로 짐작한다. 약사는 약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모든 약사가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 중에 독성학이 있다. ‘모든 물질은 독’이라는 파라켈수스의 말이 시사하듯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인체에 독으로 작용하거나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아직 대중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위해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조언하는 것도 약사가 맡아야 할 사회적 책임 중 하나다. 사회의 이목을 끄는 건강 이슈가 발생했을 때 과연 우리 약사사회가 전문가 집단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는지 스스로 되짚어봐야 한다. 위험을 미리 경고하는 watch-dog로서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약사회는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점을 미리 경고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인체에 작용하는 물질의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터진 후 문제점을 설명하고 대책을 제시하는 등의 적극적 역할도 하지 못했다. 의약품을 비롯한 각종 유해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약사회가 평소에 꾸준히 내왔더라면, 2011년 정부가 일반약을 편의점에 풀겠다고 했을 때도 약계의 반대 목소리에 우리 사회가 좀 더 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필자가 매우 아쉽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약국에 찾아와 손소독제를 찾는 고객이 내가 해준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탓하기에 앞서 전문가로서 권위와 신뢰를 만들어가려면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 약사를 대표하는 기관인 대한약사회가 건강 관련 의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각종 안전성 이슈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는 건강 관련 사건사고에 기민하게 대응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좋은 내용을 꾸준히 이야기하는 사람의 발언에는 자연스레 무게가 실리는 법이다. 이러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질 때 약국을 찾는 고객이 약사를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질 것이라 필자는 확신한다.2020-02-17 16:48:17데일리팜 -
[칼럼] '해당 약국 근무하는 약사'의 법적 범위필자가 변호사가 되기 이전 근무약사로 약국에 근무할 때 경험을 떠올려보면, 약국개설자인 약국장이 급한 사정이 생기거나 또는 피치 못할 약속이 잡혀 있는 경우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 근무약사인 필자가 근무함으로써 약국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 만약 약국에 근무약사가 없는 경우는 어떻게 대처 할까? 여러 경우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약사인 지인이 있는 경우 짧은 시간 약국개설자를 대신하여 약국을 맡아주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처방법에서 약국개설자와 그 지인 약사에게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유의미한 판결이 내려져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사건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A약사는 X약국을 운영하는 약국개설자이고, B 약사는 Y라는 약국을 운영하는 약국개설자이다. B약사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하루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Y약국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자 X약국에서 근무하는 근무약사 C에게 하루동안 근무를 부탁했다. 그런데 C가 Y약국으로 출근하기 이전인 오전 8시40분경 Y약국에 환자가 처방전을 제시하며 의약품 조제를 부탁했고, 이에 Y약국에서 근무하던 D 종업원이 A약사에게 위 의약품 조제를 부탁하여, Y약국에서 A약사가 의약품을 조제한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시 되는 부분은, A약사가 Y약국에서 의약품 조제를 했다는 부분이다. 즉, A약사는 Y약국의 개설자도 아니며 Y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도 아니었기 때문에 약사법 제44조 제1항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약사법 제44조 제1항에서는 '약국개설자(해당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 나 한약사를 포함한다)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하는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위 사안에 대해 1심은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약사법 위반이라고 보았다. ①약사법은 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제20조 제1항), 약국 개설자나 해당약국에 근무하는 약사가 아닌 자에 의한 의약품 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제44조 제1항 본문), 약국개설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제50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약사법 제44조 제1항 본문의 '해당 약국’은 ‘약국 개설자'가 개설한 약국에 한정되고, '해당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 역시 위 개설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로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②'해당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 부분 중 '근무'에 관해서는 약사법에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근무의 사전적 정의는 '직장에 적을 두고 직무에 종사하는 것'이고 이는 근로계약 또는 위임계약으로 직무에 종사하기 위한 일정한 법률상 계약관계가 성립하여야 한다. ③국민보건위생상 관점에서, 전문의약품이나 일반 의약품 모두 약국마다 구체적으로 취급하는 종류가 다르기 마련이고, 해당 약국의 시설과 의약품에 대한 관리·보관 상태와 정도, 관리 기준 역시 약국별로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의약품 판매시 정한 각종 의무사항의 준수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의약품의 오·남용, 보관과 판매과정에서의 의약품의 변질 등 보건위생상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약국관리의 중요성 측면에서 약사법 제44조 제1항의 '근무약사'는 약국 개설자에 의한 철저한 관리·감독 하에 있으면서 위와 같은 국민보건위생상의 우려와 위험성을 배제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약사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위 사유들을 근거로 A약사는 Y약국의 적을 두고 직무에 종사하였던 것이 아닌 점, Y약국 개설자인 B약사와 A약사는 Y약국에 근무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태가 아닌 점, A약사는 짧은 시간 동안 급작스럽게 의약품 판매를 하였으므로 B약사의 관리·감독 내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는 점 등을 들어 A약사의 행위가 약사법에 위반된다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2심에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 판결과는 다른 결론을 내렸다. ①약사법 제20조 제1항은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고, 같은 법 제44조 제1항은 약설개설자나 해당약국에 근무하는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약사법 규정의 취지는 의약품의 판매는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그 판매행위를 국민의 자유에 맡기는 것은 보건위생상 부적당하므로 이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일정한 시험을 거쳐 자격을 갖춘 약사나 한약사에게만 일반적 금지를 해제하여 의약품 판매를 허용하는데 있다(대법원 1998. 10. 9 선고 97도 1967 판결 참조). 즉, 위 약사법 규정의 취지는 무자격자에 의한 의약품 판매를 방지하는데 그 주된 목적이 있다. ②약사법 제21조 제2항은 원칙적으로 약국개설자로 하여금 자신이 개설한 약국을 관리하도록 하면서, 예외적으로 약국개설자가 그 약국을 관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신할 약사를 지정하여 약국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일정한 시험을 거쳐 자격을 갖춘 약사로 하여금 약국에서 취급하는 의약품을 관리하게 하면서 무자격자에 의한 의약품 등이 관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는데 그 주된 취지가 있다. ③약사법 제44조 제1항의 해당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 아무런 규정이 없다. 위 사유들을 종합하여 볼 때, 약사법 제44조 제1항에서 정한 '해당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는 약국개설자를 위하여 의약품의 조제, 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약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고, 약사의 근무형태, 방식 근로계약의 내용 등에 따라서 '해당약국에 근무하는 약사'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1심 판결을 파기하고 2심판결에서 위 A약사의 행위는 약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 위 사건의 핵심은 결국 약사법 제44조 제1항의 '해당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가 반드시 약국개설자와 근로계약 내지는 위임계약을 맺고 일정한 근무형태, 방식, 근로계약의 내용 등에 따라서 근무하는 약사로 볼 수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약국개설자를 위하여 의약품의 조제, 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일정 자격을 가진 약사의 경우에도 근무하는 약사로 의율할 수 있는 지 여부이다. 1심 판결은 약사법 제44조 제1항의 '해당 약국에 근무'에 관하여, 근무의 사전적 정의와 함께 국민보건위생상의 관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약국 개설자와 약사의 관계, 약국 개설자가 아닌 약사가 해당 약국에서 의약품을 조제·판매하게 된 경위, 조제·판매 기간과 횟수, 약국 개설자가 아닌 약사가 다른 약국을 개설하였거나 다른 약국에서 근무하는지 여부, 보수의 지급 여부 등 제반사정을 두루 고려함으로써 일시적 근로계약 내지는 약국 운영 위임계약이 체결되었는지를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에 반해, 2심 판결은 근무에 관하여 그 의미의 정도를 광범위하게 보아, 약국 개설자를 위하여 의약품의 조제, 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약사를 의미한다고 보아, 무자격자가 의약품을 조제, 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무자격자에 의한 의약품의 관리, 판매, 조제 등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는데 약사법의 취지가 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약국 뿐만 아니라 모든 자영업자는 위 사건과 같이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될 때가 많다. 다만, 다른 자영업자와는 다르게 약국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약사의 경우, 일정한 시험을 거쳐 자격 내지는 면허를 취득하고, 국민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을 조제·투약, 관리하고 있는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법률 및 제반 규정에 일정한 사항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예상가능한 경우에는, 이러한 현실적인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법해석을 내릴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상고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위 약사법 해석에 관한 법리 확정만 남은 상태이다.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서, 과연 법 제44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해당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사'의 범위가 법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며, 판단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2020-02-10 09:59:30데일리팜 -
[칼럼]선진화된 'Track & Trace' 구축, 정부 과제한국 시장분석(Markets And Markets 'TRACK AND TRACE SOLUTIONS MARKET-GLOBAL FORECAST TO 2024')을 기반으로 Track & Trace 시스템은 제조, 포장, 물류 및 운송 과정을 포함한 의약품 공급망 전체에서 제품의 현재와 과거의 상태를 나타내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일련번호와 묶음번호 등의 정보를 이용하여 제품의 위치를 추적한다. RFID와 바코드는 제품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가장 일반적인 Track & Trace 솔루션이다. Markets And Markets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Track & Trace 솔루션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2조 5,000억 원(21억 6,000만 달러)에서 2024년 약 4조 9,000억 원(42억 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라별로 Track & Trace 제도에 차이가 존재함에도 매 해 많은 비용을 Track & Trace 솔루션 시장에 투입하는 이유는 세계 의약품 유통시장에서 그 필요성과 효율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연구에 의하면 2005~2010년 동안 전 세계에서 적어도 1,337명이 위조의약품으로 피해를 당했으며, 이 중 424명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한다. 피해 발생 국가는 개발도상국이 64%, 선진국이 36%에 달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2017년 WHO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의 1/10 가량이 위·변조 제품으로, 불법 의약품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arkets And Markets는 정부의 엄격한 일련번호 규제 및 기준, 제약업체의 위조의약품으로부터 자기 브랜드 보호 노력, 포장과 관련된 리콜의 증가, 제네릭 및 OTC 시장의 성장이 Track & Trace 솔루션 시장을 확장시키는 주요 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Track & Trace 시스템은 의약품 일련번호 표시와 공급내역 보고로 구성되어 있으며, 핵심은 ‘의약품 유통 투명화’이다. 현재 ‘제약업체 및 도매업체’(이하 ‘유통업체’라 함)는 의약품의 출고·반품·폐기 때마다 해당 의약품의 일련번호와 공급내역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라 함)의 의약품정보센터에 실시간 보고하고 있다. Markets And Markets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Track & Trace 솔루션 시장 규모를 2019년 약 380억 원(3,300만 달러)에서 2024년에는 약 720억 원(6,19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rack & Trace 솔루션 시장은 일련번호, 묶음번호 및 추적 프로세스의 관리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와 인쇄·표시 등 라벨러, 바코드 스캐너 또는 RFID 리더, 중량선별기, 모니터링 및 검증 등의 하드웨어, 그리고 자동 포맷 조정이 가능한 독립형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이외에도 일련번호와 묶음번호의 추적 및 보고로 구성된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이나 2D바코드, RFID, 선형 바코드로 구성된 기술(Technology)에 따라 구분할 수도 있다. 한편, Markets And Markets 보고서는 유통업체가 Track & Trace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솔루션 요소를 필요로 하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관련 규제 및 유통업체 이해당사자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Track & Trace는 다양한 문제로 제약을 받고 있다. 먼저, 유통업체는 의약품정보센터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없고, 한정적인 데이터만 얻을 수 있다. 제약업체는 자사의 제품에 대한 정보일지라도 실시간으로 유통정보를 받을 수 없으며, 심의를 거쳐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더욱이 현재까지 의약품정보센터에서는 공급내역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그로 인해 제약업체가 자사 제품의 구체적인 유통경로 등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심평원도 최근 연구에서 제약업체가 의약품정보센터의 심의기간과 수수료, 제공받을 수 있는 데이터의 한계(종류, 1회 마다 반출 가능한 양)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둘째, 의약품정보센터의 존재가 위조의약품을 어떻게 차단할 수 있는지 그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위의 심평원 연구에서는 의약품 유통정보를 이용한 긍정적인 효과로서 위조의약품의 차단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를 위하여 해당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불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정부기관이 의약품 유통정보를 효과적으로 얻기 위하여 또는 이용하기 위하여 유통업체에 모든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체가 의약품 일련번호와 공급내역 보고 제도를 실천하는 것은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L1~L5 단계의 Track & Trace 시스템 구현을 위해서는 보통 15~18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각종 운영체계를 통합하는 비용 외에도 유지 및 컨설팅 비용, 직원 교육비 등 막대한 초기 투자를 요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Track & Trace 시스템 개발비용이 R&D 투자비용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Track & Trace 솔루션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의약품 공급망 전체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를 규제 차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 및 재정 지원정책과 병행해야 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일련번호 제도는 아직 약국이나 의료기관과 같은 요양기관이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요양기관이 입·출고 과정에서 일련번호를 점검하지 않으면 최종 유통단계에서의 위조의약품이나 불법 의약품을 차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요양기관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소비자 투약 및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전체 의약품 공급망에서 Track & Trace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은 상황이다. 의약품 유통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들은 유통업체의 희생으로만 이뤄져서는 안 된다. 정부가 이해당사자에게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다양한 지원 속에 함께 이뤄가야 한다. 정부의 보다 근본적인 접근 방법이 요구된다. 이를 위하여 의약품 공급내역 보고에 대한 운영·관리를 민간과의 업무 분담 혹은 민간으로 이전하는 것은 제도 개선 차원에서 좋은 고려 사항이 될 것이다. (자료 정리 : 성균관대약대 제약산업학과 황재선 연구원)2020-02-10 06:13:39데일리팜 -
[칼럼]1인 1개소 대법 판결 실제 적용범위 제한적2019년을 마무리하며 올해 국민건강보험법과 관련하여 대법원이 내린 판결들을 소개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특히 신의료기술 평가대상 관련 판결 및 부당이득 환수 관련 판결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인 1개소법 위반과 요양급여비용의 환수 여부 & 8211; 네트워크병원 사건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5두36485 판결 [진료비지급보류정지처분취소청구]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9도1839 판결 [의료법위반, 사기] - 동일취지) "판결 요지=비록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중복개설금지 조항), 제4조 제2항(명의차용개설금지 조항)은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것 및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으나, 그 의료기관도 의료기관 개설이 허용되는 의료인에 의하여 개설되었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고, 또한 그 의료기관의 개설 명의자인 의료인이 한 진료행위도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의 기준에 미달하거나 그 기준을 초과하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정상적인 의료기관의 개설자로서 하는 진료행위와 비교하여 질병의 치료 등을 위한 요양급여로서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의료법이 위 각 의료법 조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의료인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처벌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의료인으로서 자격과 면허를 보유한 사람이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를 실시하였다면, 설령 이미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의료인이 위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하였거나,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위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것이어서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 사정만을 가지고 위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요양급여를 실시할 수 있는 요양기관인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요양급여에 대한 비용 지급을 거부하거나, 위 의료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하는 행위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받는 행위’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비용 상당액을 환수할 수는 없다." 이 판결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이 정한 요양기관인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을 판단함에 있어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법의 입법 목적과 규율대상의 차이를 고려하여야 함을 전제하여, 비록 1인 1개소법을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질적인 차이가 없는 진료행위를 하였다는 실질에 주목합니다. 다만 이 판결의 결론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형사처벌 규정은 차치하더라도 현행 의료법령이 1인 1개소 개설 원칙에 위반되어 설립된 의료기관에 대하여 의료업을 행하는 것을 정지시키는 등 별도의 행정처분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음을 고려할 때, 특정한 의료기관에 이와 다르게 의료법에 따른 의료업 정지, 개설허가의 취소 또는 의료기관의 폐쇄와 같은 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가정한다면, 그 경우에도 그 진료행위의 질적인 차이가 없음만을 이유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을지는 확언하기 어렵습니다. 사무장병원 사건들의 결론에 비추어 더욱 그렇습니다. 궁극적으로 실시된 진료행위가 요양급여기준에 부합하였다는 점은 후향적으로 요양급여를 평가한 것으로, 의료법에 위반되어 개설된 의료기관을 왜 요양기관의 범주 안에 포섭시킬 수 있는가는 의문이라는 점 역시 이 판결의 적용에 있어 고려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기존 의료기술의 변경과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 여부 판단 & 8211; 혈맥약침 사건 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6두34585 판결 [과다본인부담금확인처분취소] "판결요지=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2항, 부칙(2007. 4. 11.) 제14조, 구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2015. 9. 21. 보건복지부령 제3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의 규정 등을 종합하면,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시행일인 2007. 4. 28. 이후에 새롭게 시도되는 의료기술이 시술의 목적, 대상, 방법 등에서 기존 의료기술을 변경하였고, 그 변경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신의료기술평가의 대상이 되어, 법령의 절차에 따른 평가를 받지 않는 이상 더 이상 비급여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 변경의 정도가 경미한지를 판단할 때에는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의료법의 목적, 의료기술평가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려는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입법 취지가 고려되어야 한다."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와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의2 및 동 규칙 제10조는 서로 연계되어 새로운 행위에 대하여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지 아니하면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실시될 수 없도록 강제합니다. 다만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도입 전 등재되어 실시되고 있는 의료행위에 대하여는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친 것으로 간주되는데, 이러한 간주는 요양기관 혹은 치료재료의 제조/수입업자로 하여금 자신이 개발한 특정한 의료기술을 기존에 등재된 의료행위와 동일하다고 판단 받고자 하는 유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비급여항목 중 일부는 상당히 광범위한 행위들을 포괄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 이와 관련하여 기존기술 여부를 다툴 실익이 존재합니다. 동 판결은 특정한 의료기술이 기존기술과 서로 동일 또는 유사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비록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나 그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혈맥약침술과 약침술을 그 시술의 근거, 대상, 방법 및 목적으로 구분하여 구체적으로 비교하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관련 소송에서 이 판결에서 판시된 비교방법이 통용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식품위생법 위반과 요양급여비용의 환수 여부 & 8211; 집단급식소 사건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9284 판결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취소] "판결요지=구 국민건강보험법(2016. 2. 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민건강보험법’이라고만 한다)은 국민의 질병, 부상에 대한 예방, 진단, 치료, 재활과 출산, 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법률과는 그 입법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르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5두36485 판결 참조). 따라서 다른 개별 행정법률을 위반하여 요양급여를 제공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한 것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서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국민건강보험법과 다른 개별 행정법률의 입법목적 및 규율대상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국민건강보험법령상 보험급여기준의 내용과 취지 및 다른 개별 행정법률에 의한 제재수단 외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까지 하여야 할 필요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위 네트워크 병원 판결에 이어 이 판결로 우리 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상 부당이득 환수의 공익상 필요성을 넓게 보지 않는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 판결은 식품위생법 상 집단급식소의 사전 신고 의무 해태만으로는 국민건강보험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요양급여에 부수하는 적합한 식사의 제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인 것이므로, 요양급여의 기준으로 타 법령의 준수 여부가 포괄적으로 설정된 모든 경우가 이 판결과 같은 결론이 도출되리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약사법 또는 의료기기법 등 해당 법령에서 정한 신고 또는 허가 등이 직접적으로 행위, 치료재료 혹은 약제의 안전성 또는 유효성과 직결되는 경우 이 판결의 적용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편 이 판결의 취지는 요양급여기준 적합 여부를 조사함에 있어 단지 식품위생법 상 요구되는 신고 등이 해태되지 않았는지 만을 확인하는 것은 별다른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는 것이므로, 이 판결로 인하여 향후 조사가 식품위생법이 정한 개별 기준에의 부합 여부를 보다 자세히 살피는 방향으로 흐르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사료됩니다. 위 판결들 외에도 ‘직장가입지 자격상실 및 자격변동 안내’의 통보 등의 처분성이 부정된 판결(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6두41729 판결), 고액 소득 직장가입자의 경우 보수월액에 대한 보험료 외 소득월액에 대한 보험료 추가 납부 규정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헌법재판소 2019. 2. 28자 2017헌바245 결정) 등 역시 국민건강보험법과 관련하여 작년에 내려진 참고할만한 판결과 결정이 되겠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하급심 판결들이 존재합니다. 다음 기회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2020-01-28 07:17:11데일리팜 -
[칼럼] 방문약료 안착 위해 약사 역할 재고돼야얼마 전 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한 정책세미나가 있었다. 공단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올약 사업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 사업)의 현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의사와 공단 관계자들도 발표에 참여했기에 약사가 아닌 당사자들의 입장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평소 방문약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필자가 여기 참석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지금 수행되고 있는 방문약료의 수준과 내용이 약사 간에 심하게 차이 난다(세미나에 참석한 공단 관계자 중 아무도 방문약료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약사회가 선호하는 이 용어를 아직 공단 측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환자 가정을 방문해 단순히 복용 중인 약을 정리해주고 중복 성분 여부 정도만 확인하는 수준부터, 처방의 오류점을 찾아내고 대안을 추천하는 데 이르기까지 실로 천차만별이다. 환자의 만족도도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필자가 듣기에는 식사대접을 할 정도로 신뢰와 감사를 표현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자신에게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환자가 중도에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아직 사업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고 급하게 방문약사를 모집하다 보니 방문약료를 전문서비스라기보다 일종의 자원봉사로 인식하고 참여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방문약사들도 이러한 인식을 바꿔야 하고 역량 있는 방문약사가 더 많이 확보돼야 한다. 올해부터 약사들도 지역통합 돌봄 사업(커뮤니티 케어)에 참여하게 됐지만, 초기에 간호사들로부터 '약 정리는 간호사들도 할 수 있는 업무인데 약사가 참여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이 있었다. 약사가 수행하는 서비스는 당연히 타 직능이 넘볼 수 없을 정도의 전문성을 지녀야 할 것이다. 방문약료에 참여한 약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처방 검토 부분이다. 환자의 질환이나 상황에 비춰 처방이 부적절하지 않은 지 점검하고 문제점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토로한다. 의약분업 시대의 약사는 이러한 능력을 반드시 갖춰야함에도 불구하고 대약의 연수교육이나 약사들이 흔히 접하는 교육 컨텐츠들은 처방 검토 및 중재 능력을 기르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올해 올약 사업에서는 모든 방문약사들에게 하루 동안 집중적으로 집합교육을 실시했지만 이것만으로 하루 아침에 처방검토 능력이 길러지기는 어렵다. 방문약료를 수행하면서 동료약사들과 토론하고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해야 한다. 새물결약사회는 올해부터 방문약사들의 신청을 받아 처방검토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모임이 더욱 확대되고 조직화돼야 한다. 처방권자인 의사와의 관계도 중요한 문제다. 지금은 약사가 처방 검토 의견을 처방의에게 전달할 마땅한 통로가 없다. 약사가 환자를 통해 처방변경 의견을 전달했는데 의사가 "당신이 내 말 들어서 손해본 것 있냐"면서 환자에게 불쾌감을 표시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올약 사업에서는 지역별로 의사도 포함된 자문위원회를 두고 방문약사가 자문위원회에 검토 의견을 보내면 자문위원회가 또 다시 검토한 후 처방의에게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자문위원회가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지역도 있는 등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방문약료를 '처방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의사들의 인식은 또 하나의 장벽이다. 실제로 의협은 올해 초까지 올약 사업에 반대해오다 9월부터 서울시의사회가 주축이 돼 자체적인 약물검토 사업을 시작했다. 이로써 의사가 주도하는 모델이 기존의 지역약국 약사가 주도하는 모델과 병행해서 올약 사업 안에 나란히 들어가 게 됐다(의사 주도 모델에도 약사가 참여하기는 하지만 지역약국 약사가 아닌 공단 소속 공무원 신분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지역약국은 배제되는 셈이다). 의사들의 경계로 원활한 협력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만, 약사의 처방 검토 의견을 처방의가 수용하지 않으면 실제 처방 변경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이든 처방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두 모델이 경합하는 모양으로 갈 것이 아니라 약사의 검토 의견이 처방의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약사회가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제안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약국의 역할이 재고돼야 한다. 방문약료 대상 환자가 복용 중인 약은 본디 어딘가의 지역 약국에서 조제 받은 약이다. 처음 조제 받는 시점부터 환자의 복용 약물이 검토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 단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방문약료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리 없다. 지역약국의 약물 검토 서비스 강화 없이 방문약료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또한 어떤 경우라도 지역약국이 배제된 형태로 방문약료 제도가 시행돼서는 안 된다. 그것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통합의료를 실현한다는 사업 취지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 의협이 주도하는 모델이 지속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의 부족한 제언이 방문약료가 안착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본다.2020-01-13 17:12:52데일리팜 -
[칼럼] 사회 현상과 통계 그리고 의료정책준비가 철저하면 훗날 근심이나 화가 없음을 뜻하는 '유비무환'이란 사자성어는 의사사회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비가 오면 환자가 없다'는 우스개가 그것인데, 과거 응급실 인턴 시절 장마철과 비가 오는 날이면 이를 몸소 체험했다. 비가 오는 것과 환자가 아픈 것은 큰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비는 병·의원 환자 내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때때로는 비 때문에 발생하는 큰 사고가 있어 의료진은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특히 빗길 교통사고의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해당 환자가 응급실에 왔다면, 적절한 처치를 받고 환자가 어느 정도 안정 될 때까지 응급실 당직의는 정신없이 뛰어다니기 바쁘다. 이럴 때 의료진은 '유비중환'이라며 마음을 다스리곤 한다. 지난해 소니 포토그래픽 어워드 올해의 사진은 또다른 이유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포트폴리오 첫번째 사진은 인도의 한 평범한 농부다. 아주 평범해 보이는 인물 사진이 왜 수상작이 되었을까 의문이지만, 사진 촬영의 배경과 인도 타밀 지역을 촬영한 다른 사진들을 함께 보면 왜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지 이해가 간다. 이 사진은 과거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에 겪었던 아픔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듯하다. 과거 우리는 장마, 태풍, 가뭄 등의 예상하지 못한 기후 변화로 인해 작황이 좋지 못한 때가 있었고 그로 인해 농부들은 실의에 빠지곤 했었다. 마찬가지로 인도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악천후와 근시안적인 수자원 관리로 인해 타밀 지역은 140년간 가뭄이 이어 지고 있다. 과거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도 농부 대부분이 부채를 내 생산에 투자하고 수확 후 대출을 상환하는데, 일부 이런 고리를 끊지 못한 농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현실이다. 지난 30년 간 인도의 기후변화로 인한 자살은 약 5만9000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인도 기온은 2050년까지 화씨 5도, 섭씨로는 약 2도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비단 흐린 날씨일때나, 빚 많은 농부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멀지 않은 과거의 사건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008년부터 2010년 전세계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 상황을 떠올려 보자.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상징되는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4%로 감소했고 실업률은 4.5%에서 10%대로 크게 증가했다. 2016년 랜싯지에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금융위기 당시 실업률이 높아지고 의료복지 지출이 줄면서 암으로 50만명이나 더 사망했다는 결과다. 경제위기가 아니었다면 죽지 않을 사람이 더 사망했다는 통계다. 다소 충격적인 수치지만 저자가 연구 근거로 든 예시를 보면 공감이 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2008년부터 2010년사이 암환자가 26만명 이상 많았다는 것이다. 실업률이 1% 증가할 때마다 암환자 0.37명(10만명당)이 추가로 사망하며, 의료복지 지출을 1% 줄이면 10만 명당 0.053명의 추가 사망자가 나온다는 뜻이다. 실업률과 암사망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의문이 들겠지만, 일자리가 없으면 환자진단이 늦어 지게 되고, 치료의 질이 떨어지거나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게 영향을 미쳤다. 뜬금없이 경제 위기 같은 이야기를 지금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앞으로 혹시 모를 경제위기를 대비해 의료복지정책을 잘 마련하자 거나, 경제활성화와 실업률 감소를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어 놔야 한다는 큰 담론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IMF와 금융위기때 실업률의 증가와 같은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 의료현장 속 의사들은 과거 경제위기 때 환자들이 병·의원을 방문했을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있다. 병·의원에 진료받으러 오는 환자들의 상태를 보면서 현재 일어나는 사회 현상을 이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늘 갑자기 환자가 줄면 '밖에 비가 오나?', 큰 교통 사고가 났다면 '빗길 교통 사고 인가?', 자살을 시도해 구급차로 실려온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실직 상태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거나 하는 등이다. 의료현장에 직접 일하고 있는 의사들은 방문하는 환자의 상태나 질환의 중증도를 통해 환자와 환자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을 이해한다. 물론 그것이 정확한 통계에 기반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 관련 통계나 연구 논문을 보게 된다면 심증은 더욱 굳어 진다. 지난 몇 주 동안 평소에 자주 보기 힘들 정도로 진행이 많이 된 악성종양 결과지에 사인했다. 그것도 여러 건 말이다. 고작 이런 정도의 숫자로 이유를 찾아보자고 말하는 것 또한 성급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급여확대를 통한 의료정책을 펴는 시점에도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면 그 또한 걱정해봐야 할 것이다.2020-01-06 09:36:10데일리팜 -
[칼럼] 심평원 자율점검제도의 이해[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촉탁변호사로서 소송을 대리하다보면, 의료계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이의 입장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고는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의료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 중 하나는 요양급여비용 등의 부당청구와 관련한 현지조사일 것입니다. 현지조사 과정에서 요양기관 측과 조사자들 사이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현지조사 결과 허위·부당청구 내역이 확인되면 위 내역을 근거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당이득금환수처분과 보건복지부장관의 업무정지처분 내지는 이에 갈음한 과징금부과처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양측 모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요양기관 현지조사는 건전한 요양급여비용 청구 풍토를 조성하고, 적정진료를 유도하며, 건강보험 가입자의 수급권 보호 및 건전한 의료공급자를 보호하고, 불필요한 건강보험재정의 누수를 방지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현행 현장중심의 현지조사로는 위 목적을 달성하는데 일정부분 한계가 있고, 의료계 또한 현재의 사후조사에 대한 거부감 및 부정적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었습니다. 필자는 이번 칼럼을 통하여 지난해 11월 1일부터 위와 같은 사정을 반영하여 시행되고 있는 자율점검제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율점검제도는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그에 맞추어 급여기준도 전문화·다각화됨에 따라 복잡한 급여기준이나 관계법령에 대한 이해부족 등에 따른 착오 청구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구착오 등의 개연성이 단순·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항에 대하여 그 내역을 요양기관에 안내하고, 요양기관이 자체점검을 통해 보험급여비용을 반납하는 등을 방식으로 자율적으로 시정할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자율점검제도의 구체적인 업무프로세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청구·심사정보 등을 분석하여 요양급여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등의 적절하지 않은 청구를 인지하거나, 요양기관 스스로 위와 같은 사정을 인지하고 자진신고를 하게 되면 [부당청구 가능성 인지 단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자율점검 계획을 수립하고 대상을 선정한 후 자율점검 대상 요양기관에 위 사실을 통보합니다 [대상 선정 및 통보 단계] ▲이후 요양기관 스스로 부당청구 여부를 점검한 후 자율점검한 결과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하면 [자율점검 실시 단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출된 점검결과를 확인하고 정산심사를 통해 부당금액을 산출하여 그 결과를 통보하고, 이후 환수가 이루어짐으로써 절차가 마무리 됩니다 [결과 통보 및 환수 단계]로 이뤄집니다. 다만, 요양기관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유의해야 합니다. 우선 자율점검대상 항목과 관련하여 ▲거짓청구 유형(① 입내원 일수 거짓 청구, ② 비급여비용 환자 부담한 후 급여 청구, ③ 미실시 요양급여 행위 ④ 의료행위 건수를 부풀려 청구, ⑤ 면허증 대여, 위& 8228;변조를 통해 실제 근무한 것처럼 하여 청구, ⑥ 무자격자의 진료나 조제 등으로 발생한 비용을 청구)은 자율점검대상에서 제외되고 ▲거짓청구가 아닌 경우라 하더라도 자율점검보다는 현지조사를 통한 사실관계 확인이 보다 적합한 사안의 경우에는 자율점검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살펴본 자율점검 실시 단계에서 자율점검결과서를 제출하지 않은 요양기관 또는 허위의 자료를 제출한 요양기관 등은 현지조사 대상기관이 되고, 충실히 자율점검결과서를 제출한 요양기관이라 하더라도 이후 청구 형태가 개선되지 아니하고 기존의 방식으로 반복하여 청구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현지조사 대상기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자율점검이 충실히 이루어진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현지조사나 업무정지 처분 또는 이에 갈음한 과징금부과처분이 뒤따르지 않게 되어 요양기관에서도 현지조사 및 그에 따른 행정처분에 대한 부담을 일정부분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자율점검제도가 국민과 의료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제도로서 정착될 수 있도록 의약단체 및 국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의료계 또한 자율점검제도에 원만히 협조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기대합니다.2019-12-30 13:49:40데일리팜 -
[칼럼] 자가주사제 오남용, 의약분업이 대안인가?자가주사제인 비만치료제 삭센다에 오남용 논란이 지속되고 있고, 논란의 핵심은 당뇨치료제인 삭센다가 비만의 체중 조절에도 활용되면서 오남용에 따른 안전성 우려와 더불어 수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11월 중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제시할 거란다. 낱개 포장과 의약분업 적용이 주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삭센다 사용 과정에서 폭리와 오남용 발생? 삭센다가 비만에 탁월한 약품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이 증가하였다. 처방전 수와 약품의 투여량이 늘어난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삭센다가 필요한 수요자에게 필요한 만큼 적절한 과정을 거쳐 적정 가격에 처방되고 투여되는 가이다. 삭센다 투여 필요성과 투여량 등이 전문가인 의사의 판단 이전에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이 결과 필요성이 부적절한 처방은 물론 부작용 등 안전성도 우려된다. 수요자의 요구 외에 처방& 8228;투여자의 수익성도 개입되어있다. 처방·투여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 이익추구가 오남용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의료기관을 포함한 의약품 유통과정의 일부 주체들이 불법적으로 유통하는 것도 문제이다. 불법유통은 이익추구라는 문제 외에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남용에 대한 대처는 가능한가? 오남용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수요자의 행태가 가장 큰 원인이다. 삭센다처럼 질병 치료보다는 체중 조절로 외모 변화를 우선하는 수요자의 행태는 약품 오남용 현상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의사의 행태도 오남용의 주요 원인이다. 약품의 사용 여부와 사용하여야 할 약품의 종류와 수량이 의사의 처방으로 결정되는 약품의 특성 때문이다. 수요자인 환자 유치와 수익 증대를 위하여 처방·투여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수요자의 행태는 관련 정보제공과 홍보로 어느 정도 변화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 의사의 행태는 정보제공과 홍보 외에 제도적인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이 적용될 경우 진료비 심사과정에서 관리 가능하고, 의약분업으로 약사의 견제 기능 활용도 한 방법이다. 약품의 불법유통은 이러한 행태의 발생과 정도를 심화시킨다. 불법유통에 대한 대처는 약품의 오남용 관리 외에 경제적 측면에서 유통질서 확립과 건강보험재정 등 의료비 적정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다. 의약분업은 자가주사제의 오남용 방지 대안인가? 약품의 오남용 관리를 위한 방안은 다양하다. 수요자와 처방자의 행태 변화만으로 오남용을 예방·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제도에 의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와 더불어 의약분업도 그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의약분업의 목적은 약품 사용의 경제성과 더불어 안전성을 포함하는 적절한 사용이다. 적절한 사용에는 경제성, 안전성과 더불어 편의성도 고려된다. 주사제를 분업에서 제외한 이유이다. 주사제를 분업에 포함시키면 약국에서 투약받아 의료기관에서 주사하는 번거러움이 있기 때문이다. 자가주사제는 이에 해당되지 않아 수요자의 선택에 따라 의료기관 또는 자가주사를 병행하고 있다. 병행의 현실은 제도의 악용으로 오남용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자가주사제에 예외없이 분업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약품을 자가주사로 분류하는 것은 안전성을 전제로 편의성을 고려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남용으로 인한 안전성과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에서 주사해야하는 극히 일부 수요자의 불편은 감당할 필요가 있다. 분업이 자가주사제의 오남용을 예방·관리하는 전부는 아니다, 수요자와 처방자의 행태 변화 유도를 위한 정부와 보험자의 노력과 더불어 심사와 평가, 불법유통 관리 등 관련 제도의 정립도 병행되어야 한다, 분업에 따른 약사단체의 조제료 신설 등 별도의 보상 요구는 제도개선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관련 당사자들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참여와 대처를 기대해 본다.2019-12-16 06:14:1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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