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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규제당국의 화상투약기 심폐소생술[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일반약 스마트 화상판매기, 이른바 화상투약기는 2022년 6월 규제샌드박스 특례를 받은 뒤 2023년 3월부터 8대가 운영 중이다. 약국 8곳에 설치돼 있다는 이야기인데, 당초 약사들이 걱정한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설치율이다. 실제 8개 약국의 화상투약기 월 매출은 5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약국 당 월 62만원 정도다. 상황이 이러니 화상투약기 업체는 품목 확대를 거듭 요청한 모양이다. 팔 수 있는 제품이 많아야, 설치약국도 늘어나고 규제샌드박스 실증이 종료되더라도 제도권 내에 살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약사들의 마인드다. 시장 출시부터 논란거리였던 화상투약기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동료약사들의 따가운 시선도 화상투약기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리하면서까지 설치해봤자, 그에 따른 보상이 크지 않은 것도 이유다. 특히 약사가 화상투약기를 완전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판매할 제품도 선정하지 못하고 약국 앞이라는 장소만 빌려주고 업체와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규제샌드박스를 포함해 신업규제혁신위원회의 목표는 공공성보다는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 활성화다. 보건의료 분야는 국민 건강에 직결되다 보니 겹겹이 규제장치가 마련돼 있다. 규제당국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다. 그러나 화상투약기 1차 실증 특례 결과 시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약사들의 거부감, 동료약사들의 시선, 금과옥조처럼 지켜져 왔던 대면 판매원칙 등이 약사들이 움직이지 않는 주요한 배경이다. 8대라는 설치대수와 매출이 이를 방증하는 지표다. 다시말해 화상투약기 품목 확대가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 편의점을 통한 안전상비약의 유통, 정부 예산 지원을 받는 공공심야약국 확대 등도 화상투약기 확산의 막는 외부 요인이다. 다만 특수장소, 약국이 없는 격오지 등에서의 화상투약기 설치는 제한적 상황에서 고려해 볼만하다. 특히 마을 이장집에서 지자체 허가를 받아 약을 판매하는 경우가 극소수 존재한다. 사실상 비약사 판매다. 이를 화상투약기로 대체한다면 원격이지만 화상으로 약사 상담 하에 투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약 판매를 약국으로 한정한 대법원 판례(2017도 3406)를 보자. 약사법 50조 1항은 약사(藥事)의 적정을 기해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약사법의 입법 목적(약사법 제1조)을 실현하고,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뿐만 아니라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의약품이 변질·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의약품의 주문, 조제, 인도, 복약지도 등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이 약국 또는 점포 내에서 이루어지거나 그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해석이다. 정부의 화상투약기 규제샌드박스 정책은 소탐대실의 전형이다.2025-04-11 12:46:41강신국 -
[데스크 시선] A.I 신약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토종제약기업들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틀 마련의 핵심은 뭘까. 관련분야 전문가 영입과 그에 따른 시스템 확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기회와 가치 창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다시말해 각 기관이 보유한 민감한 데이터를 공유·활용해 선진국 추종형에서 한국형 A.I 모델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해 차별화·틈새전략에 방점을 둬야한다. 이른바 A.I 오픈이노베이션은 개발사-병원-보건당국-해외기업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후보물질 탐색과 임상절차, 환자 정보 등에 대한 유기적인 정보와 소스가 공유돼 새로운 약물 적합성을 도출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을 다져야 보다 빠른 제품화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동안 제약사-의료기관-대학-연구소 등 A.I를 응용한 신약개발 주체자들의 애로사항은 각 기관들이 보유한 민감한 데이터에 대한 직접적인 공유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구심점으로 협업체계의 단초가 하나하나 풀리고 있어 한국형 A.I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방형 인공지능 신약개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태스크 기반 모델을 새롭게 발굴하는 것도 선행돼야 한다. 기존 전통적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신약개발 모델 방식은 데이터 수집과 전처리-A.I 모델 구축-현장 적용 등으로 이뤄져 왔다. 그렇지만 이는 기관 간 정보 공유가 원활치 않고, 데이터 전처리 범위를 예정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어 개선이 요구돼 왔다. 이에 비해 태스크 기반 인공지능 모델 개발 방식 혹은 예측 모델 방식은 신약개발에 필요한 최적의 솔루션을 폭 넓게 찾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 가능한 장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탑다운 형태로 A.I 모델의 목적 다시말해 태스크부터 먼저 정의하고, 이에 필요한 모델 개발과 최소한의 데이터 전처리만 수행하면 되기 대문에 데이터의 공유와 수행 측면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의 성패는 여기저기 조각조각 분산된 데이터의 조합에 따른 퍼즐 맞추기에 있지 않다. 각 기관이 보유한 RWD(리얼월드데이터)에 접근해 현장에서 즉각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는데 있다. 즉, 일반적인 데이터나 플랫폼은 우리나라 제약기업들도 이미 수준급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RWD로 공개경쟁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시스템 확보야 말로 한국형 A.I 신약개발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핵심조건으로 평가된다. 아스트라제네카·일라이 릴리·BMS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우리 보다 빨리 오픈이노베이션 인공지능 신약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 성패는 데이터의 통합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토종제약바이오기업들은 분산·고립방식의 인공지능 신약 개발에 임하고 있어 학습과 성능 향상 제한에 봉착해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연합학습 기반(Federated Learning) 인공지능 신약개발로 전환해 가시적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점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시스템 혁명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개별 기업들의 인식전환과 정부의 과감한 예산 확보다. 업계에 따른 데이터 공유 및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 연착륙을 위한 필요 예산은 5년 간 300억~5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IBM·구글을 비롯한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을 포함해 다국적제약사들의 경쟁적 참여와 선도는 국내 A.I 신약개발 기술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연합학습 기술개발, 데이터 기반 협력 플랫폼 구축, 실용화까지 포함된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인공지능 개발 사업에 대한 정부 주도형 과감한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시대적 요구다.2025-04-01 06:00:55노병철 -
[데스크 시선] 첨단재생의료 강국 도약의 조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지난 2월 개정 첨생범(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격 시행되면서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전 제정된 관련 법률은 첨단재생의료 안전성을 증진시키고, 관련 분야 기술 혁신과 의약품의 품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함 등이 목적이다. 특히 이번 개정 첨생법에서 주목되는 점은 기존 중대·희귀·난치질환자에 국한된 임상연구 대상자 범위를 모두 풀고, 범위를 확대한 부분이다. 다시말해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도 해당 질환 대체약물이 없거나 중대·희귀·난치질환자일 경우 심의워원회로부터 안전성 및 치료계획 승인을 받아 투약이 가능해졌다. 이는 의사와 환자에게는 새로운 치료 옵션 확대 기회 제공은 물론 기업에는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의 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유전자치료제를 비롯한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당국과 국회의 시대적 흐름에 부합한 첨생법 개정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천만다행스러운 일이다. 업계 추정 2019년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은 32조원에서 5년 안에 17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율로만 놓고 비교했을 경우 케미칼의약품 보다 6~8배 가량 높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됨에 따라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속 개발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첨단재생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FDA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재생의료치료제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 보다 빨리 첨단재생의료치료제 신속심사제도(RMAT)를 운영하고 있다. EU는 첨단의료제품(ATMP)의 개발과 시판허가를 촉진하기 위해 2007년 특별법을 제정, 이를 통해 EU 회원국 간의 제품 안전성과 사후 추적관리에 대한 효율성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래 15개 품목의 세포치료제 제조허가 실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9년 4월 이후 전무하다. 2021년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에서 개발한 킴리아주에 대한 품목허가 이후 4건의 수입 유전자치료제 품목허가 실적만 있을 뿐이다. 반면 일본은 2016년 2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의료기기 10개, 체외의료진단기기 1개가 우선협의·신속심사 지정을 받았다. 2020년 이후에도 13개 제품을 품목허가하며, 내수 및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보다 한발 앞선 상태다. 한국의 첨생법은 제외국의 장점을 최대한 반영해 무결점에 도전하려는 노력이 역역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는 시행령을 통한 세부적인 법적 보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업계는 줄기세포치료 강국 중 하나인 일본의 관련 법률을 참고·응용해 제도적 미미점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일본이 줄기세포치료 강국이 될 수 있던 배경에는 임상연구 지원에 대한 유연한 시스템과 신기술의 빠른 확산을 위해 신속허가제도를 마련한 정부의 노력에 기인한다. 일본은 이미 11년 전, 의료기관에서 제한 없이 세포치료를 할 수 있도록 재생의료 등의 안전성 확보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이 법의 핵심은 위험도에 따라 규제를 구분한 것인데, 위험도가 낮은 세포치료는 의약품이 아닌 첨단재생의료 제품으로 규정하고, 의약품 허가를 받기 전에도 시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신 위험도가 높은 시술의 무분별한 시행을 막기 위해 세포치료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허가를 받도록 규정해 최소한의 규제만 유지했다. 지난해 기준 일본은 3581개의 세포 배양 가공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5724건의 의료제공 계획서가 제출된 것으로 확인된다. 수도권인 관동지방이 2966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각 지역별로 골고루 재생의료 계획서를 제출했다. 어느 지방에 살더라도 주변에 재생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이 있다. 재생치료 전문병원이 성업 중이며, 전세계 환자가 몰려들고 있다. 2022년 한 해 세포치료를 받은 환자는 7만3819명, 투여 횟수는 11만4077건에 이른다. 안전성에 중대한 문제가 없고, 잠재적 효능이 있고, 대체약물이 없고, 환자 수가 적어 임상3상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운영되는 일본의 조건부 조기 승인제도도 눈길이 가능 대목이다. 케미칼·바이오의약품은 물론 세포·유전자치료제 역시 빠른 시장 선점이 관건이다. 치료제의 획기성과 유효성이 인정될 경우 우선 대면상담을 통한 3개월 이내 심사제도 운영은 재생의료 주권 확립과 글로벌 선도국으로 발도움하기 위한 필수불가결 조건이다.2025-03-24 06:00:50노병철 -
[데스크시선] 신장질환제 급여와 재정 건전성[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투석환자 건보재정 지출이 천문학적 금액을 뛰어 넘으면서 초기 신장질환 약제비 관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국내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2017년 20만6061명에서 2021년 28만2169명으로 36.9% 증가, 특히 80대에서는 82.8% 급증했다. 현재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30만명을 훌쩍 넘어선 단계다. 이에 혈액투석 환자 역시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현재 10만 여명의 환자에 지출되는 건보재정은 3조원에 육박한다. 보건당국은 투석을 비롯한 만성신장질환에 대한 재정 절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증가 추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처방의를 비롯한 학계에서는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선제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보험급여를 통해 투석 등 만성신부전증에 대한 재정 지출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신장질환과 관련된 혁신 신약들이 대기 중인 점이다. 이와 관련된 약물은 2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바이엘 만성신부전치료제 케렌디아정을 들 수 있다. 최근 케렌디아는 제2형 당뇨가 있는 만성 신장병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 일선 병의원에 공급되고 있다. 보건당국이 케렌디아 급여적정성을 적극 검토한 이유는 결국 사회적 비용 절감에 있다. 만성 신장질환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혈액투석·복막투석·신장이식 치료·수술요법으로 넘어가는데, 연간 3000만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돼 그 과정에 약물요법을 적극 개입해 이를 극복하자는 여론을 적극 감안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구용 신성빈혈치료제에 대한 급여 도전도 환자단체를 비롯한 학계에 희소식이다. 관련 약물은 JW중외제약 에나로이·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 등이 있다. 신장질환과 관련된 이들 혁신신약의 신속한 등재절차가 요구되는 이유 역시 환자 치료옵션 확대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들 수 있다. 더욱이 EPO 주사제로만 편재된 기존 신성빈혈치료제에 비해 경구용 알약형태라 환자 복약 순응도 역시 현격히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제형 신성빈혈치료제는 일반 신장질환 환자를 배제하더라도 투석환자의 빈혈치료 임상데이터를 기반했을 때 기존 주사제 대비 10~20% 가량 재정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혈전과 관련한 이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업계에 따르면 기존 약제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보여져 이를 문제 삼아 약가협상에 제동을 거는 것은 논리적 모순에 가깝다. 특히 최근 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의 경우 FDA 승인을 비롯해 독일·영국 등 유럽 주요국에 등재되며 안전·유효성 그리고 비용효과성까지 인정받아 국내 보건당국도 급여화 추진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신성빈혈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기대가 컸던 아스트라제네카의 국내 철수는 많은 환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본사 차원의 고가약가정책 일환으로 보건당국과 제대로된 협상 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약품 유통 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 EPO 신성 빈혈치료제 외형은 1000억원 수준이며, 주사제·정제 모두 처방되는 해외시장은 10조원에 달하는 측면을 고려할때 뼈 아픈 철수 결정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과 JW중외제약 에나로이는 한국시장과 그 뜻을 함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은 최근 3년 간 3번째 보험등재에 도전하고 있다. 신약임에도 기존 EPO 대비 연간 약제비가 30~5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한국 환자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철학이 없고 서는 불가능한 약가 정책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기존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점차 증가, 혈압 변화나 구역구토 등의 부작용에 따른 새로운 기전의 치료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신성빈혈 치료제 허가 당시 "규제 과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효과성이 충분히 확인된 약물이 신속하게 공급되도록 함으로써 환자에게 치료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식약처의 의지 천명에 대해 이제 심평원이 화답할 때다.2025-03-19 06:00:16노병철 -
[데스크 시선] 신약 트렌드와 콜린알포세레이트[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매달 열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약제 급여의 최대 관문으로 최신 신약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몇년 전부터 트렌드를 이끄는 키워드는 '항암제', '희귀약', '바이오', '고가'이다. 과거 트렌드가 환자군이 많은 만성질환치료제에 있었다면 최근엔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바이오 표적 치료제들이 대세다. 이들 약제의 특징은 고가라는 점이다. 이를 반영해 심평원이나 건보공단은 고가 항암·희귀약 관리를 위한 제도 마련에 한창이다. 글로벌제약사들은 이제 특허만료 후 제네릭이 몰려드는 만성질환 합성의약품 개발보다는 환자는 적지만 경쟁이 덜한 항암-희귀약에 투자하고 있다. 약평위에서 이제 그 투자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이 덜한 국내제약사들 이름을 약평위에서 보기 어려운 건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간간이 국산신약이 나올 때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보통 약평위의 주인공은 해외 제약사들이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트렌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전통 제약사들은 2000년대 중후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시작됐을 때도 시기를 놓쳤었다. 셀트리온이라는 바이오벤처가 바이오시밀러 영역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수익의 실체가 없다", "성공 가능성이 적다"는 등으로 애써 무시하려 했다. 곧바로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고, 규모의 경제를 이뤘을 땐 이미 늦은 후였다. 지금 국내 제약·바이오 매출 1, 2위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투고 있다. 과거 토종 제약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당시 자본으로 바이오시밀러에 투자했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이오시밀러도 하나의 트렌드일 뿐이다. 10년 전부터 의약품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당뇨병신약이 잇따라 나오고, 항암제 시장은 내성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치료제부터 키트루다같은 면역항암제까지 진화했다. 빅파마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희귀질환치료제를 사들이는 등 국내 제약사들이 따라가기엔 의약품 트렌드의 속도가 엄청 빠르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사들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 30년이 다 된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다수 국내 제약사 제품 매출 순위 최상위에 있다. 2020년 재평가로 급여 적응증이 쪼그라들고, 효능이 의심돼 임상시험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성장을 했다. 제약사의 확실한 캐쉬카우인 셈이다. 지난 13일 대법원이 제약사 26개사가 제기한 콜린알포세레이트 선별급여 고시 취소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계기로 소송으로 지연된 선별급여 고시가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도인지장애는 제외하고, 치매 질환에만 급여가 적용된다면 더 이상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국내 제약사의 캐쉬카우 역할을 수행하기는 힘들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5년간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축소를 방어하면서 매출은 유지했지만, 항암제와 희귀약이라는 시장 트렌드에서는 더 멀어진 건 아닌지 걱정이 든다. 물론 보령과 한독처럼 최근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는 제약사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제약사들이 과거 바이오시밀러 붐이 일던 때 처럼 내수시장 매출을 유지하느라 투자 타이밍을 잃고 도태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글로벌 시장 1위 품목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후발약은 제네릭의약품이 아닌 바이오시밀러이다. 셀트리온과 삼바의 개발은 시작됐지만,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그저 희망일 뿐이다.2025-03-16 18:15:16이탁순 -
[데스크 시선] 공공심야약국 연착륙 조건은[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일부 제약사들의 다이소 건식 판매를 비롯해 유통거인 신세계의 노파마시(No Pharmacy) 논란 등 일련의 약업계 이슈를 접하면서 국민건강 거점기지로서의 약국의 역할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의 저변에는 약국 공간 자체를 단순한 처방조제·일반약·건기식 소매상으로만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약국은 약물 전문가인 약사의 복약지도와 상담 등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언제나 국민건강 최일선을 담당해 왔다. 2012년 전격 시행된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이전에는 심야 또는 휴일에 간단한 파스류·소화제·진통제 1개를 구입하려면 반경 10km 내 약국을 찾아 헤매기 일쑤였다. 그나마 문을 연 약국을 찾으면 다행이고, 이 마저도 없을 경우에는 차라리 응급실행을 택하는 환자도 왕왕 있었다.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논란의 시발점은 2008년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일명 '약 슈퍼 판매 당위성 주장'이 그 핵이다. 그 무렵 대한약사회는 부랴부랴 서울지역을 비롯해 광역 시도지부별로 심야약국을 개설하며, 공기로서의 약국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는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후 약사회와 보건당국의 꾸준한 논의 끝에 직능단체의 자발적 심야약국은 최근 국가시책인 '공공심야약국'으로 재탄생됐다. 현재 전국 130여개 약국이 공공심야약국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별로 운영돼 오던 공공심야약국이 올해부터는 정부 주도로 일원화됐다. 시간당 운영비는 4만원으로, 국비와 지방비에서 각각 50%씩 부담하게 된다. 국비 2만원+지방비 2만원이 익월 지급되는 방식이다. 공공심야약국의 목적은 심야나 휴일 등 의료 취약 시간대 시민이 필요한 의약품 구매와 복약지도·경증 환자의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 등을 줄여 1차 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역량 강화에 있다. 공공심야약국에 참여하게 되면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시군구 지자체와 협력해 지자체 홈페이지·블로그·인스타그램·유튜브 등 SNS를 활용한 공공심야약국 홍보 ▲지역주민 홍보용 종이봉투 제작 및 제공 ▲지역주민 대상 공공심야약국 홍보 ▲간판 제작 및 지정서 교부 등이 그것이다. 공공심야약국은 공모 및 지정 절차가 확정된 날짜부터 운영에 돌입하며 연중무휴 매일 20시부터 익일 1시까지 운영된다. 해당 시간 중 3시간을 운영하면 된다. 동일한 시군구 지역에서 1개 공공심야약국이 주 7일, 365일 운영할 수 없는 경우 시군구 지자체와 사전 협의를 통해 동일한 시군구에서 2개 약국이 공공심야약국을 요일별 교대로 운영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약국간 거리는 100m 이내로 권고된다. 여기까지 얼핏보면 약국 수익 창출과 공중보건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법도 하지만 실상은 공익을 위한 상당한 헌신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모 지역약사회의 경우 공공심야약국 지원자가 단 1명도 없어 결국 분회장이 총대를 멨다. 20시~23시 또는 22시~01시 등 3시간 업무에 대한 댓가로 일당 12만원이 주어진다. 시간당 최저임금 1만30원 대비 3만원 가량 많지만 전문직군·퇴근 후 시간외 수당 등을 고려한다면 괄목할 수준의 임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만약 약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취미생활 영위를 위해 해당 시간만큼 근무약사를 고용할 경우 1일 국비 지원금 12만원은 고스란히 인건비로 계상돼 이에 따른 수익은 사실상 제로다. 그동안 누적 데이터에 따르면 심야시간대 약국에서 주로 구매된 품목은 파스, 해열 및 소염·진통제로 객단가가 낮은 제품이 대다수다. 약국가에 따르면 해당 심야시간대 3시간만 근무할 수 있는 '알바 약사'를 구할 수 있는 여건·상황만되도 축복이다. 때문에 상당수의 공공심야약국 참여 약사는 초급을 다투는 위급상황이 아닐 경우 묵묵히 홀로 약국을 지키며 봉사의 마음으로 약국을 연다. 기존 4만원에서 1만원 가량 오른 일당 책정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두번째는 로그인 베이스 출퇴근 체크 시스템이다. 공공심야약국은 매일 공공심야약국 웹사이트에 로그인(요양기관번호 및 대표약사 면허번호로 로그인)해 운영시간 동안 발생한 의약품 조제·판매·상담 정보와 의약외품·건강기능식품 판매 정보 등을 입력해야 한다. 운영 시작 시각을 기준으로 10~15분 전 회원 정보를 기반으로 로그인을 진행해야 하며, 로그인하지 못한 경우 공공심야약국 운영시간 중에라도 반드시 로그인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약사들은 해당 로그인 확인 제도는 누군가로부터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공심야약국은 사실상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일리가 있는 의견이다. 해당시간 동안 약국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쓰리아웃제나 주민신고제, 국비지원금 2배 회수 등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공심야약국 웹사이트(http://pnp.kpanet.or.kr) 내 제품 내역 확인 시스템 간편화도 조속히 개선돼야할 과제다. 이름이 비슷한 케미칼·생약성분 일반약의 경우 제품 검색과 확인에 곤란을 겪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빠른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여기에 더해 피치못할 사정에 의해 갑작스럽게 근무약사를 쓸 경우 보건소 신고가 필수조건인지 등의 메뉴얼·지침 정립도 필요해 보인다. 심야시간대 처방조제 업무는 전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만에 하나 조제실수에 따른 다양한 약화사고와 이에 따른 피해보상체계 마련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비돼야할 사안이다. 일명 약 슈퍼 판매 이슈가 기폭제로 작용한 심야약국 개설은 조찬휘·김대업·최광훈 전 대한약사회장을 거쳐 권영희 신임 대한약사회장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골격을 완성했다.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국비지원도 좋지만 대한약사회 차원의 일부 재정 분담안 마련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말그대로 '공공' '공익'을 위한 심야약국인 만큼 이에 대한 약사회의 자구책 마련도 합목적성 달성의 필수조건이다. 약에 대한 업권수호의 진정한 힘은 약사면허를 위시한 강경노선이 아니라 오직 국민을 위한 헌신적 노력과 시대적 상황 직시 그리고 약사직능의 미래를 꿰뚫는 혜안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민관이 함께 하는 '초아의 봉사-공공심야약국'이 대한민국 약국의 새로운 비전과 패러다임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2025-03-14 06:00:01노병철 -
[데스크 시선] 임상시험 강국 도약의 조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신약 개발의 절차적 과정은 후보물질 탐색, 전임상, 임상시험 1·2·3상, 판매 허가 승인으로 대별된다. 이러한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은 안전·유효성·부작용을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다. 그러나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수반되고, 그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아 임상시험은 신약개발 과정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 최근 들어 임상시험의 사회적 가치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임상시험 참여자가 연간 1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데, 최근에는 혁신신약 후보물질 경향이 희귀질환치료제 개발로 변화하면서 임상시험 참여가 곧 치료기회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희귀·난치병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와 임상시험 참여자의 권익보호, 신약 개발 역량 향상을 위한 국가 차원의 새로운 제도 마련은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암, 당뇨, 알츠하이머 등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니즈에 맞춰 신약개발 또한 항암·희귀질환 치료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FDA에 승인된 신약 중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로 15년 전 30~40% 보다 두 배 가량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항암제는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이루고 있고, 희귀질환 치료제는 연평균 11%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신약 개발 비용과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조4500억원에서 2017년 2조42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1990년대 약 11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 기간은 최근에는 13.5년으로 늘었다. 이는 임상시험의 장기화·비용 증가가 신약개발 비용 증가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반증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임상시험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 2019년 125조원에서 2024년에는 143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은 신약개발을 통한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항암제를 포함한 새로운 치료법은 암 사망률을 26% 감소시키고, 암환자의 5년 생존률을 41% 증가시키는 등 수명연장과 생산성 향상 그리고 이로 인한 경제적 이익도 창출한다. 헬스케어산업 동반성장을 견인하는 경제적 파급효과와 외국 R&D 자금 유치와 임상시험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 또한 주목받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는 고용한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고용 창출 잠재력 또한 높다. 글로벌 임상시험은 2014년 이후 급격한 감소 이후, 현재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 부동의 1위는 북미로 점유율 45%, 2위는 유럽으로 28%, 중국은 11%를 기록하며 3위에 랭크돼 있다. 우리나라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은 4% 수준으로 15년 보다 1.5% 포인트 증가, 세계 석차도 10위에서 7위로 향상됐지만 여전히 극복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임상시험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자국의 임상시험 유치를 위해서 각 국가들은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다기관 연구의 기관별 심의에서 단일 심의로 효율화를 추구, 중국은 임상시험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 주도의 전략적 중장기 계획 및 개혁 정책을 마련 중이다. 유럽 또한 자료 운영의 편리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운영 전략을 시행 중이며, 호주는 임상시험의 R&D 세제혜택을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 신고제를 통한 임상시험 신속 수행 등으로 초기 임상시험의 허브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임상시험 규모는 6조원 규모로, 규제의 국제조화를 위한 노력과 우수한 인프라를 통해 급격히 성장해왔다. 2002년 임상시험계획 승인제도(IND)를 도입하면서 큰 폭으로 성장해왔으나, 2012년 이후부터는 저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임상1상과 같은 초기단계 임상시험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2018년 임상1상 시험 211건 중 다국가 초기 임상시험은 50건으로 24%에 불과해 다국가 임상시험 유치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양질의 풍부한 의료 인력과 미국·유럽의 1/4 수준의 저렴한 임상시험 비용으로 임상시험 유치에 유리한 여건이었지만 수입통관 비용 증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임상시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환자중심 신약개발 강국 실현을 위한 스텝은 첫째 임상시험 안전관리 체계를 획립하고, 둘째 임상시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그리고 끝으로 치료 기회 확대와 국제협력 시스템 마련으로 대별할 수 있다. 보건당국은 임상시험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안전·신뢰가 확보된 임상시험으로 생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신약 개발 강국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을 확보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원대한 청사진이 계획으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철저한 해외 사례 연구·도입을 통해 업그레이드시켜 나가야 한다. 민관 협치의 미학을 발휘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임상시험 유치를 더욱 확대하고, 나아가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2025-03-10 06:00:20노병철 -
[데스크 시선] PN제제 급여제한과 합리적 해법[데일리팜=노병철 기자] PN 성분 관절강주사제 선별급여 행정예고 조치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그동안 많은 제약사들이 옥동자로 키워 온 800억대 관련시장이 자칫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을 법원의 올곧은 법 해석으로 잠시나마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7일 제약사 측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같은 판단 이유는 고시가 집행될 경우 회복·감내하기 어려운 손해가 자명해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함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5년 7월 1일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6개월 내 최대 5회·1주기 급여 인정 고시' 행정 효력은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정지된다. 이로써 소송에 연관된 상당수의 제약사들은 2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을 얻을 수 있게 됐고, 이 기간 동안 조건부임상을 진행하며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할 여유를 확보했다. PN 성분 관절강주사제 선별급여 이슈는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심평원은 해당연도에 PN제제 선별급여 기간이 도래됨에 따라 적합성평가위원회·치료재료전문평가위원회를 열고, 본인부담률을 기존 80→90%로 상향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번 PN제제 선별급여의 핵심 이슈는 '치료 개시 시점 6개월 이후 투여 제한'으로 평가되는데, 실제로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 될 경우 관련 시장은 사실상 고사될 위기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재 PN 성분 관절강주사제를 제조·판매 중인 제약사는 20여곳으로 파악되며, 시장 외형만 무려 800~1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당시 업계·학계의 중론은 의약품·의료기기를 불문하고, 대체약제 대비 비교열등한 임상 데이터 존재 시, '보험급여 퇴출'과 관련한 직권조정은 행정권 남용으로 판단, 심평원·보건복지부 등에 조건부임상 요청 등의 입장·의견서를 전달했다. 더구나 PN제제는 신의료기술로서 보험급여에 진입한 품목으로 의약품인 콜라겐·히알루론산나트륨주사제의 안전·유효성에 비해 열등하지 않는 임상결과를 확보상태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PN·콜라겐·히알루론산주는 통상 6개월에 1~5회 투여 요법을 진행하고 있고, 그 효과와 안전성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선별급여 도래에 따라 PN주사에 대해 생애주기 단 1회 접종으로 급여를 제한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크다. 더욱이 신의료기술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진입은 유사 비급여 제품에 대한 무분별한 진료수가 상한 폭을 제한하는 적극적인 환자 배려 정책으로 건보재정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민간 실손보험의 발달로 본인부담금은 최소화할 수 있고, 국가건보재정 손실도 등재 의약품 대비 1/4 수준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이번 급여제한 조치에 의문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번 PN제제 선별급여와 관련한 쟁점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보건당국의 행정 집행에 대한 파급효과와 실증적 사례 응용 부재 등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행정)법원은 심평원·복지부의 감내하기 어려운 급여삭제·약가인하 등의 행정집행에 대해 중대하고 심각한 물질·경제·정신적 피해가 예견되는 경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왔다. 이번 PN제제 급여제한 집행정지 인용 역시 관절강주사제 시장의 막대한 시장 훼손과 환자 치료 복지 그리고 의사의 치료·처방권에 대한 월권적 제한 등이 정상 참작됐다. 막대한 소송비는 정부와 제약사 모두에 큰 손실로 작용한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동아ST 스티렌정을 선례로 들며 조건부임상을 유력 관측했지만 결국 결과가 뻔한 고시를 강행해 이같은 소송전을 치르고 있어 행정력과 막대한 세금 낭비 등의 피해를 자초하고 있다. 스티렌의 경우, 지난 2011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투여에 따른 위염 예방' 적응증 확보를 조건으로 약 2.5년 간 급여를 인정받은 선례가 있다. 당시 스티렌정 급여축소 분쟁은 비록 유용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 자료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보건당국의 직권조정에 대항해 급·만성 위염 치료 적응증 등 800억대 블록버스터 국산 천연물의약품의 권위와 자존심을 지켰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 불편 등의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향후 관련 제약측은 본안 소송에서도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대응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흔하지는 않지만 행정예고가 떨어진 뒤라 할지라도 이를 철회한 사례도 있다. 이는 행정착오·행정과오집행 이후에도 '민관학'이 머리를 맞대고 오직 국민과 환자 권익을 위한 소통과 대화의 미학에 따른 결실로 평가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PN제제 선별급여 제한에 따른 재정 손실과 환자 불편 가중, K-바이오 경쟁력 상실 등의 피해를 곱씹고, 지금 당장 이에 대한 행정예고를 철회함이 마땅하다.2025-03-04 06:00:08노병철 -
[데스크 시선] 규제 혼선이 할퀸 제네릭 생태계[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몇 년간 국내제약사들의 제네릭 시장 진출 전략은 큰 변화를 겪었다. 정부 규제 변화에 무차별 진출에 무더기 철수를 반복하는 우왕좌왕하는 현상이 연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은 589건으로 전년대비 35.6% 줄었다. 지난 2019년 4195건과 비교하면 4년 만에 86.0% 쪼그라들었다. 전문약 허가건수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각각 1618개, 1562개를 기록했는데 2019년에는 4195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2020년에는 2616개로 2년 전보다 67.5% 늘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600개, 1118개로 줄었고. 2023년과 지난해에는 1000개에도 못 미쳤다. 표면적으로는 제약사들의 전문약 사업 진출 동력이 크게 꺾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실상은 정부 규제 혼선이 초래한 기현상이다. 2018년 불순물 초과 검출로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성분 의약품 175개 품목이 판매 금지되자 보건당국은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가 정부의 제네릭 난립 억제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제약사들이 새 약가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허가 받을 수 있는 제네릭은 대부분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약사들이 무차별적으로 장착한 제네릭 제품들이 팔리지도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현상이 속출했다. 지난해 11월 의약품 1000개 품목이 미생산·미청구를 이유로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다. 보건당국은 최근 2년 간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거나 3년 간 생산실적 또는 수입실적이 보고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급여목록에서 삭제한다. 급여 삭제 의약품 1000개 품목 중 2000년과 2019년 허가 제품이 각각 334개, 187개 품목으로 가장 많았다. 급여삭제 의약품 절반 이상은 시장 진입이 5년에도 못 미치는 신제품이라는 얘기다. 지난 2023년 5월 1일 의약품 322개 품목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는데 당시에도 2019년과 2020년 허가 제품이 총 221개로 68.6%를 차지했다. 정부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약사들이 무분별하게 제네릭 허가를 받으며 시장 난립이 가속화했고 정작 팔지도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며 허가 비용만 날리는 현상이 확산했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장에서 사라지는 전문약이 신규 진입 건수를 앞질렀다.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전문약 신규 허가가 시장 철수 제품을 압도했다. 지난 2015년 신규 허가 전문약은 2406개로 취소·취하 제품 977개보다 2배 이상 많았고 2016년에는 신규 허가 제품이 시장 철수 제품보다 3배 이상 많았다. 2019년에는 허가 취소·취하 제품이 1283개로 신규 허가 30.6%에 그쳤고 2020년 신규 허가 제품은 시장 철수 제품보다 691개 많았다. 지난 2021년 허가 취소·취하 전문약이 1687개로 신규 허가 1600개를 넘어섰고 격차는 점차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시장 철수 의약품이 2432개로 허가 제품 589개의 4배 이상 압도했다. 정부의 대책 없는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약사들이 무분별하게 제네릭을 장착했고 일정 기간 이후 무더기로 사라지면서 적잖은 사회장 비용 낭비가 초래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의 규제 번복도 제약사들의 제네릭 난립과 전략 혼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지난 2012년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계단형 약가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시장에 늦게 진입해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은 특허가 만료된 지 오래 지난 시장도 적극적으로 제네릭을 발매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제네릭 난립 문제가 고착화하면서 8년 만에 계단형 약가제도가 부활했다. 위탁 제네릭의 허가용 의무생산 규정도 숱하게 번복됐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GMP 적합판정서’ 제도를 도입하면서 위탁 제네릭의 허가용 생산과 GMP 평가자료 제출 규정을 면제했다. 지난 2022년 10월부터 품질·안전관리 강화를 이유로 위탁제네릭의 GMP 평가자료 제출 규정이 부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 제조 공정 위탁 의약품의 GMP 평가자료가 규제 완화라는 명분으로 다시 면제됐다. 정부의 규제 변화를 대비해 제약사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움직임에 시장이 더욱 교란됐다. 기업 활동에 따른 손실은 스스로 감수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규제 변화에 따른 시장 영향을 예측하지 못한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단지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낭비가 초래됐다. 정부 정책이 늘 시장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는 없다. 과연 지난 몇 년간 펼쳐진 제네릭 관련 정책에 대해 돌아보려는 노력이라도 했는지 묻고 싶다. 규제 변화가 가져온 긍정적인 현상을 찾아보려는 노력도 했을리 만무하다. 정부는 또 다시 제네릭 약가를 깎기 위한 새로운 제도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정부는 국내 약가를 해외 주요 8개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캐나다)의 약가와 비교해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른바 A8 국가 중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외한 6개국의 조정평균가격에 맞춰 국내 약가를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제약업계는 거세게 반발하는 형국이다. 외국과 제네릭 약가를 비교하려면 등재 시점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가 제약업계의 목소리를 신중하게 들을지는 미지수다. 제약업계의 우려는 외면한 채 또 다시 일방통행식 정책이 나올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하는 실정이다. 정부의 정책 실패를 최소화하려먼 제약업계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2025-02-28 06:17:51천승현 -
[데스크 시선] 대체조제와 의사들의 반대[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체조제 활성화에 소극적이던 보건복지부가 사후통보 방식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포털을 활용하는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간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의사단체 등의 반발과 국회와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로 번번이 폐기돼 왔던 게 현실이었다. 결국 복지부는 약사법 개정보다 손쉬운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선택했다. 시행규칙 개정안은 단순하다. 대체조제 사후통보 수단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포털을 추가하는 게 전부다. 25년 만에 대체조제 관련 손질인데, 늦었지만 다행이다. 소극적이던 복지부를 움직인 배경은 무엇일까? 직접적인 원인은 품절약 문제다. 품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일성분에 대한 대체조제 간소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비대면 진료다. 비대면 진료 후 처방전이 환자가 원하는 약국으로 전송되는 상황에서 대체조제 간소화는 필수적이다. 복지부는 향후 비대면 진료 제도화까지도 염두에 놓고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의약품정책연구소가 국회 토론회에서 공개한 약사 대상 설문조사 내용을 보면 처방약이 품절이거나 인근 병의원 처방이 아닌 경우 대체조제한다는 비율이 높았고 대체조제에 대한 약사의 만족도는 2.2점으로 매우 낮았는데 낮은 만족도의 원인은 '사후통보 절차의 번거로움'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대체조제율은 1.25%였다. 심평원 업무포털이 사후통보 수단으로 추가되더라도 비약적인 대체조제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전국구 처방을 수용하거나 타지역 의료기관을 다녀온 단골환자 방문 시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의사단체의 반대다. 이미 약사법 시행규칙 입법예고 의견조회 사이트를 보면 의약사들의 찬반 격론이 한창이다. 복지부가 의료계의 반대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의사들은 약사들에게 또 다른 리베이트가 갈 것이라는 주장과 제네릭 의약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자가당착이다. 약사 리베이트 주장을 하는 것은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여기에 의사들이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는 제네릭은 동료 의사들이 처방하는 제품일 수 있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은 대체조제 사후통보 수단을 하나 늘리는 것에 불과하다. 사후통보를 폐지하는 것도, 대체조제를 강제화하는 것도 아니다. 대체조제가 꼭 필요한 약국에 원활한 사후통보를 할 수 있게 편의를 도모하는 게 전부다. 의사들의 대승적인 동의가 필요한 이유다.2025-02-19 11:10:20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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