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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약제급여 공개, 하려면 제대로 해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약제급여 추진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일부 절차와 대상을 공개하고 있다. 심평원의 경우 항암제의 급여기준 설정을 논의하는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심의결과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의 신약과 위험분담약제 사용범위확대 심의결과를 언론 보도자료 형태로 공개한다. 건보공단은 이렇게 심평원을 통과한 약제들의 협상 개시와 합의 여부를 홈페이지를 통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문제는 친절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환자들을 포함한 대국민 알 권리 충족 차원의 정보 공개일 텐데, 보는 사람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보자. 지난 2월 심평원은 약평위의 '카보메틱스'라는 약제의 급여범위 확대 조건부 적정성 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당시 공개 내용을 보면 "카보메틱스정20, 40, 60mg(카보잔티닙, 입센코리아)은 효능·효과 '투명 신세포암'으로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 급여범위 확대의 적정성이 있음"이었다. 카보메틱스정은 2019년 '2월 이전에 VEGF 표적요법으로 치료 받은 적이 있는 진행성 신장세포암 환자 단독요법'으로 급여 등재된 약이다. 약평위 심의 보도자료 내용을 직역하자면 진행성 신장세포암 환자 치료에 급여 적용되는 이 약이 투명 신세포암에도 급여 적정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투명 신세포암은 진행성 신장세포암의 가장 흔한 유형이다. 이미 급여 적용되는 환자군인데, 급여범위를 확대한다고? 말이 안 된다. 이 약의 사용범위 확대는 지난 5월 건보공단이 홈페이지에 협상 소식을 업데이트하며 근황이 알려졌다. 협상 결과는 '결렬'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어떤 적응증으로 협상이 진행돼 합의가 무산되는지는 알 수 없다. 건보공단은 약제의 협상 체결 여부만 엑셀파일 형태로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평원 보도자료에 따른다면 '투명 신세포암'으로 건보공단과 급여범위 확대 협상이 진행될 수 터.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투명 신세포암은 범위 자체가 너무 넓고, 기존에도 급여 적용되고 있는 영역이기에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양 기관이 공개한 정보로는 이 약이 대체 무슨 적응증으로 급여범위가 확대되는지 알 수가 없다. 나중에야 제약사를 통해 이 약이 '투명세포 신세포암에 있어 VEGF-TKI 기반 1차 치료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 기반 1차 치료(이필리무맙+니볼루맙 또는 IO+TKI) 이후 요법'으로 급여 확대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적응증이 확인되기 전에 일각에서는 심평원이 '비투명 신세포암'을 '투명 신세포암'으로 잘못 써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샀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카보메틱스를 비투명 신세포암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게 급여 적용을 해달라는 주문이 많기 때문이다. 두 기관의 약제 급여 관련 불친절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또 건보공단은 홈페이지 업데이트를 통해 '다잘렉스주'의 협상 개시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홈페이지만 봐서는 어떤 성격의 협상인지 알 수가 없다. 공단은 신약과 약가협상 생략 약제, 사용범위 확대 약제 모두를 구분없이 약가협상 대상에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잘렉스주가 지난 5월 배포된 약평위 심의결과 보도자료에 위험분담계약 약제의 사용범위 확대 적정성 심의결과 항목에 지목돼 있다는 점에서 사용범위 확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유추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어떤 적응증으로 사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심평원 보도자료에도 효능·효과가 '다발골수종'이라고만 돼 있기 때문이다. 다잘렉스주는 다발골수종에 사용되는 유명한 약이다. 이미 다발골수종 급여기준이 여럿 설정돼 있는데, 대체 이번에는 어떤 적응증으로 급여 확대에 나서게 됐는지는 심평원이나 공단 관계자에게 물어보기 전까지 깜깜이다. 약제 급여 정보는 관련 질환 환자 등 대체로 절실한 사람들이 소비자다. 솔직히 일반 사람들까지 관심을 갖는 영역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심평원이나 공단의 정보 전달이 일방적이고, 불친절하며, 때로는 무책임 하기까지 하다. 꼭, 이 정도 정보만 줘도 알지 않냐는 식이다. 그런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이 보는 정보라면 더 친절해야 되는 게 정상 아닐까. 심평원과 공단이 앞으로도 계속 약제급여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면 제대로 하라고 말하고 싶다. 심평원과 공단은 해당 약제의 대상 질환 급여 적용 범위를 정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심의 또는 합의 결과 배경을 공개해 달라고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기본적으로 이 약이 무엇 때문에 심사·평가나 협상을 하는 지라도 알려주길 바란다. 부디 다음부터는 약제급여 정보 전달 주체들이 국민들이나 환자가 본다고 생각하고 공개 내용에 친절함이 묻어 나왔으면 좋겠다.2025-06-17 17:02:13이탁순 -
[데스크 시선] 국격훼손 톡신 국가핵심기술 철회하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와 관련한 '2차 의견 발표'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찬반측 입장을 청취한 바 있지만 당시 별다른 방향성과 결론을 도출치 못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극소수 의견인 반대론 입장은 지난 5월 전달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달 25일에는 업계 중론인 해제 찬성 입장과 관련한 당위성·고시 개정 절차적 문제점·규제 혁파·해외 사례 등 입체적 논리 전개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유체물에 불과한 보툴리눔 톡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시점은 2010년이다. 국가 차원에서 일종의 '전매특허'를 부여함으로써 공정기술의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급기야 2016년에는 아예 균주 자체에 대해서도 고시개정을 통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 학계와 업계의 면밀한 잣대로 본다면 이는 난센스다. 톡신 생산공정은 이미 1940년대 산츠박사에 의해 인류에 공여됐으며, 1980년대를 거치며 '침전기술·단백질분리기술' 역시 대부분 특허가 만료돼 하이테크가 아닌 중급기술로 전락됐기 때문이다. 톡신 균주는 글로벌 젠뱅크에 등록된 것만 2200여개에 달하는데, 이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사례는 부끄럽기 그지없지만 한국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위원 몇몇과 소수 업체는 무슨 영문인지 줄기차게 톡신 국가핵심기술 해제를 극도로 반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른 그들의 주장 근거는 제조과정에서의 '스페셜티'와 무기화에 따른 테러 위협 등이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내 업체에서 유전자재조합 보툴리눔 톡신 개발 성공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고난도 하이테크 보다는 균주 출처에 따른 로열티 지급에서의 자유로움 그리고 타이터(수율)를 높임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에 방점이 있다. 인류가 보툴리눔 톡신에 주목한 계기는 2차 세계대전 말, 유통기한이 지난 통조림을 섭취한 독일인 200여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부터다. 역학조사 결과 상한 통조림에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박테리아가 발견됐고, 히틀러 정부와 일본 731부대가 이를 세균·생물학전에 사용할 전략물자로 연구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맹독성 물질이다 보니 일부 테러·종교단체들은 통조림을 이용해 보툴리눔 톡신 생산을 시도한 바 있지만 초고도 정제·증폭기술이 요구돼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이 종교단체의 연구시설은 상당히 발전된 규모를 자랑했는데, 톡신 무기화에 두손두발을 다든 것을 보면 국가 차원의 지원 없이는 무기화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학계와 업계의 정설로 받아들여 진다. 톡신은 A, C1, C2, H형까지 9가지의 타입이 있고, H형이 가장 강력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시술에는 비교적 약한 독소인 A형 독소가 주로 사용된다. 아울러 혐기성 균으로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는 단시간 내 증식이 어렵기 때문에 무기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분자량이 150kDa에 달하는 단백질로 현재 톡신 제조기업의 생산기술로는 절대 이를 무기화할 수 없다. 경구 투여 시, 성인 기준 치사량은 4.2mg이다. 이는 완제 톡신 제품 기준 20만 바이알이 필요한 양이다. 에어로졸과 탄두 장입 시에도 공기 접촉·열 발생에 따른 단백질 안정화 기술도 확보된 바 없어 차라리 핵무기 테러가 빠르다는 우스게 소리가 나올 정도다. 보툴리눔 독소제제 생산기술은 1940년대부터 논문으로 공개돼 한국 외에도 14개국 50개 이상 기관과 기업에서 공개된 내용을 토대로 공정 개발을 통해 독소제제의 생산기술과 균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글로벌 젠뱅크에 등록된 균주는 2200여개를 훌쩍 넘는다. 뿐만 아니라 항체 대규모 발효정제 기술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지만 그 원료 격인 세포주는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런데, 자연적 산물과 유정체에 불과한 보툴리눔 균주는 무슨 이유로 버젓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을까. 글로벌 톡신시장은 8조~10조 수준인데, 이중 90% 상당은 미국 엘러간 보톡스가, 2·3위는 독일 멀츠 제오민과 프랑스 입센 디스포트 등이 6%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리딩 제품과 후발주자인 한국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제품력·기술력을 직간접적으로 비교 평가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선두그룹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미용시장 보다는 치료시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생산기술과 균주의 우월성이 아닌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품 생산기술은 물론 균주 자체의 유일성이 없는데, 해외 유출을 걱정한다? 아무리 곱씹어도 어불성설이다. 국내 톡신제조업체 중 A·B·C사는 미국 유명대학교에서, D사는 영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표준배양균주보관소에서, E사는 스웨덴 균주은행에서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럴진데 수입산 균주를 국가핵심기술로 당당히 지정한 당시 산자부 전문위는 이를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사뭇 그 대답이 궁금하다. 우리가 독자 개발한 기술도, 우리가 독자 발견한 균주도 아닌 Made In U.S.A 균주를 Made In Korea라고 칭하는 것은 쓴웃음을 넘어 사기에 가깝다. 현재 보툴리눔 톡신은 6개 부처 7개 법령으로 철통 보안·관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핵심기술로 또다시 옥죄는 것은 국부창출과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보툴리눔 균은 생물테러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 중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병원체로 생물테러감염병병원체로 분류된 것을 포함해 이미 다양한 법률체계를 통해 안전하게 규제·관리되고 있는 점도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해외 품목 인허가 시, 산자부 기술자료 보안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최소 2~3개월에서 최대 6~8개월까지 소요돼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정량화할 수 없는 경제적 손실을 치러야 한다고 업계는 밝히고 있다. 때문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질병관리청 감염병예방법·테러방지법, 산업통상자원부 생화학무기법·산업기술보호법·대외무역법, 농림축산검역본부 가축전염병예방법, 식약처 약사법, 대테러센터 테러방지법, 국가정보원 테러방지법 만으로도 충분히 합목적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10년간(2014~2023년) 국가핵심기술 유출 현황을 살펴보면 조선이 15개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정보통신 등이 11·10·6·6·4개로 뒤를 이었다. 보툴리눔 톡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2010년을 포함하더라도 관련기술 해외 유출사례는 단1 건도 없다. 이미 1940년대 톡신의 아버지 산츠 박사가 톡신 정제·분리 공정 등의 기술을 인류에 공여했기 때문에 기술 유출은 황당 그 자체다. 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여론은 톡신 자체의 전략물자화를 부정하자는 논리가 아니다. 균주 보관과 이동 그리고 생산관리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관리감독은 유지하돼 재고의 가치조차 없는 국가핵심기술로서의 자격을 박탈함으로써 K-톡신의 자존심과 발전 그리고 심각히 훼손된 국격을 정상화 하는 것은 민의의 엄중한 명령이다.2025-06-09 06:0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새 정부, 전문성·소통 강화 시급하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3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3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지난 3년간 제약바이오산업은 큰 어려움을 겪었고 대내외적으로 힘든 환경이 봉착하면서 차기 정부에 바라는 염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활발한 행보를 보였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국내 개발 신약이 글로벌 시장을 평정한 성과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중국 제약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침투가 크게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대다수 제약사들은 해외보다는 내수 시장에 치중하고 제네릭과 도입 신약의 높은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의 허가와 약가 규제에 몸을 사리고 불평을 쏟아내면서 시장에서 과당 경쟁을 펼치며 경쟁사를 견제하는 게 국내 제약업계의 초라한 현실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야심차게 출범한 국가바이오위원회는 탄핵 국면에서 2차례 회의만 열렸을 뿐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여전히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적절한 지원 정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데일리팜이 창간 26주년을 맞아 제약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CEO)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정책 개선 열망이 고스란히 담겼다. 제약바이오기업 CEO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은 허가와 임상 규제 완화, 신약 건강보험 등재와 약가체계 개선, R&D 지원 확대 등을 차기 정부에 바라는 우선 순위 정책으로 지목했다. 신규 개발 의약품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 당국의 임상·허가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는 인식이다.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장벽이 지나치게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만족할만한 약가를 보장받지 못해 추가 연구 재원 조달이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신약 개발이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여건에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고민도 여실히 드러났다. 정권의 정체성과 무관하게 허가와 약가 규제의 개선 필요성은 제약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정부의 규제 방향이 산업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제약업계가 대표적으로 지목하는 불합리한 규제는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이다. 2022년 12월부터 GMP 적합판정을 거짓·부정하게 받거나 반복적으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해 판매한 사실이 적발된 경우 GMP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일명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도입됐다. 하지만 일부 제품의 위반 행위로 공장 전체를 문 닫게 하는 것은 과도한 처분이라는 원성이 제약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실정이다. 약가제도의 경우 까다로운 신약 급여 등재 절차 이외에도 사용량 약가 연동제, 실거래가 약가인하 제도, 급여적정성 재평가 등 중복 약가인하 장치로 인한 반복적인 약가인하가 제약업계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됐지만 개선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바이오벤처 CEO들이 토로하는 위기감과 절박함은 더욱 컸다. 설문에 참여한 바이오벤처 CEO 16명 가운데 절반인 8명이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바이오벤처 CEO 88%가 연구개발 자금 확보 어려움을 지목했다. 최근 들어 바이오산업 투자 환경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바이오벤처들은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기업 존폐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사정으로 바이오벤처 CEO들은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제약바이오정책으로 ‘R&D 지원 확대’와 ‘주식시장 상장 규제 및 상장 폐지 요건 완화’를 우선 순위로 지목했다. 전 정부에서 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정부 지원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드러났다. 지난 2012년 이후 바이오기업의 상장 폐지는 단 한곳도 없었지만 올해 들어 바이오기업 2곳의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업계의 상장 관련 규제 완화 목소리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제약산업에 대한 낮은 규제당국의 이해도와 소통 부재가 규제 개선이 시급한 분야 3위로 응답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약 간강보험 등재 및 약가협상, 신약 품목허가 절차·기간 합리화 등에 이어 제약바이오업계 CEO들이 지목한 가장 큰 문제를 정부의 빈약한 전문성과 소통 부재로 지목한 셈이다. 디지털·AI신기술 지원 정책, 첨단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 규제, GMP 규제, 제네릭 의약품 중복 약가인하 기전, M&A 및 기술거래 저해 규제, 의약품 유통 규제 등 제약업계의 먹거리와 직결되는 문제보다도 정부의 낮은 전문성과 소통 부재가 더욱 심각한 문제로 체감한다는 얘기다. 신기술과 규제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바이오벤처의 경우 CEO들은 정부의 낮은 산업 이해도와 소통 부재를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로 지목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수행과 허가 절차 추진 과정에서 규제 당국과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팽배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제약업계 실무자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최근 정부 정책 담당자들의 산업 이해도가 너무 떨어진다”는 불만을 쏟아내곤 한다. 때마침 이재명 대통령도 신약 R&D 투자비율 연동형 약가보상체계 구축, 글로벌진출 신약개발 타깃 AI·빅데이터 신기술 융합 생태계조성, 전략적 R&D 투자시스템 구축, 바이오 특화 펀드 등 투자 생태계 구축·전문인력 육성 등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을 대거 공약에 담았다. 물론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부의 산업 지원 정책이 단숨에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만 정부가 전문성을 강화하고 소통 의지부터 높여야만 제약바이오산업 지원 정책의 진정성을 인정받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2025-06-04 06:15:51천승현 -
[데스크 시선] 메디컬에스테틱, 신약의 문턱을 넘어서[데일리팜=노병철 기자] 글로벌 빅파마와 토종제약사들이 당면한 과제, 바로 퍼스트 인 클래스 약물 개발 한계 봉착이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상당수의 다국적제약사와 토종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병용요법, 면역 또는 세포·유전자치료제 R&D에 많은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디컬에스테틱 분야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 그리고 틈새시장,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메디컬에스테틱은 의료기기와 전문의약품을 활용한 의료적 치료·화장품·매뉴얼 테크닉 등을 이용한 에스테틱 관리를 결합·병행해 치료·미용 관리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하는 분야다. 쉽게 말해, 피부과·성형외과에서 주로 담당하는 톡신·필러·레이저 시술 등을 총칭한다고 보면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외모를 가꾸기 위한 미용 관리 정도로 생각하지만, 의료인의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치료나 처방을 제공하는 전문 의료 영역이다. 국내 메디컬에스테틱 역사는 30년 정도로 추산되는데, 보툴리눔 톡신·필러·리프팅과 같은 미용 시술, 여드름·기미·주근깨 케어부터 피부 노화·피부 유형별 고민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메디컬 스킨케어를 기본으로 한다. 나아가 셀룰라이트 관리·지방 분해 주사와 같은 비만 치료·두피 케어·모발 이식을 포괄하는 탈모 치료 역시 메디컬 에스테틱에 속하는 영역들이다. 국내 메디컬에스테틱 시장은 4조원 규모로 향후 10년까지 연평균 18% 상당의 예측 성장률이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은 현재 30조원 정도인데, 2030년까지 7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 연간 성장폭이 6~9% 밴딩 폭임을 감안할대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더욱이 ETC·OTC 보다 압도적인 영업이익이 보장돼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향후 메디컬에스테틱 트렌드는 최소침습·비침습적 시술이 리딩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필러·톡신·리프팅 등을 들 수 있는데 쌍꺼풀 수술·지방 흡입과 같은 전통 외과적 수술에 비해 저렴하고 안전하며, 시술 및 회복 시간이 짧고 흉터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에 최근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경향까지 더해져, 최소침습·비침습적 시술의 강세가 한동안 공고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다면 메디컬에스테틱 시장의 주요 성장요인은 뭘까. 먼저 안티에이징(Anti-aging) 수요 증가를 들 수 있다. 사회 발전에 따라 고령 인구가 늘어남은 물론이고 환경 오염, 과중한 스트레스로 인해 가속 노화 개념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에 주름·탈모·피부 탄력·체형 변화를 관리하기 위한 메디컬에스테틱 수요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MZ세대의 외모에 대한 자기 관리와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시행된 34세 이하 보툴리눔 톡신 시술 건수는 2015년 108만 건에서 2020년 154만 건으로 5년간 43% 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통계는 보툴리눔 톡신·피부 리프팅 등의 시술이 더 이상 중년층의 전유물이 아님을 시사한다. 그루밍족 남성 증가와 중장년층의 미용에 대한 관심 증대도 메디컬에스테틱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 전 세계 남성 미용 시술 건수는 2020년 206만 건으로 2014년 137만 건 대비 6년간 약 50% 성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메디컬에스테틱에 관심을 갖고 시술 및 치료에 임하는 인구가 늘어나며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다. 늘어나는 외국인들의 국내 의료관광도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2019년 외국인 환자 유치 수는 50만명 수준인데, 지난해 한국의 의료 서비스를 받은 외국인은 60만명에 이른다. 이같은 수치는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을 집계한 2009년 이래 가장 높다. 1·2위에 랭크된 진료과목은 피부과(23만9000명, 35.2%)와 성형외과(11만2000명, 16.8%)로 집계됐다. 미용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인구가 52%로 과반수를 넘긴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 미용 시술·성형 수술을 경험한 외국인들은 위생적 환경·체계적 관리·높은 효과·합리적 비용에 만족해 재방문 하는 비율이 높다. 여기에 더해 입소문을 통해 다른 환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경향이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현재 K-뷰티는 선진국에 견줄만큼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지만 관련 제품·병원 의료 서비스·관련 법규의 업그레이드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일부 관련 의약품은 빅파마의 그것 보다 적응증 면에서 비교열등하다. 최고 수준의 맞춤형 서비스인 메디컬 컨시어지 교육 커리큘럼과 인재양성·인증시스템도 필요한 실정이다. 70조 메디컬에스테틱 시장이 도래하고 있는 시점에 다시한번 민·관·학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응 청사진을 마련할 때다.2025-05-19 06:10:10노병철 -
[데스크시선] 이중약가와 국부 창출의 관계성[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초고령 저출산 시대에 직면한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실적 과제는 수출주도형 산업 육성이다. 내수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줄어든 국내 매출 파이를 해외로 옮겨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미래 비전이자 반드시 성공해야만 30조 외형의 K-바이오를 지켜내고 발전시킬 수 있는 대명제다. 이를 위해서는 제네릭, 개량신약, 혁신신약의 균형 잡힌 융복합 연구개발과 효율적 투자 그리고 정부의 합리적 제도·정책이라는 삼박자가 들어맞을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국내 약가 보존을 들 수 있다. 일명 환급계약의 일종인 이중약가제도의 보편적 협상과 등재는 그동안 국내외 제약기업들의 오래된 숙원으로 여겨져 왔다. 물론 일부 기업들이 진행 중인 RSA의 장·단점을 평가·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 판로 구축을 말함이다. 이중약가제도는 말 그대로 1개의 의약품에 2개의 가격을 붙이는 것으로 공개가격(표시가격)과 실제가격(판매가격)이 공존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A 약물의 표시가는 100원이지만 보건당국과 협상한 실제가는 110원 또는 90원으로 책정해 환자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 그런데 연이어 큰 폭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국산 신약의 해외 진출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이중약가제가 의약품 가격 경쟁력과 수익 증대의 새로운 발판으로 재조명 되고 있다. 보건당국도 이를 반영해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개정안을 지난해 10월 행정예고하기도 했다. 이중약가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영국 등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도 유사한 제도 마련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약가는 단어 자체에서 드러나는 가격의 비밀성 등 용어가 주는 거부감을 완화하고, 긍정적 메시지 전달을 위해 '수출 주도 제품 약가' '부가가치약가' '수익환급약가' 등으로 개선하자는 여론도 감지된다.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시장보다 북미, 유렵, 중국, 아세안 등으로의 진출은 숙명적 판단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약가를 참고하는 해외국가로의 수출 비중이 높을수록, 해외 수출 금액이 해마다 커져갈수록 표시가격이 실제가격 보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다면 이중약가제의 목적을 다했다 볼 수 있다. 의약품의 수출 모델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 번째는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에게 기술이전을 하고 외국기업이 해당 국가의 직접 허가권을 갖는 것이다. 둘째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해당 국가 허가당국으로부터 직접 허가를 승인 받는 것이다. 전자는 자국 내 기업이 개발한 것으로 간주돼 우리나라 약가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반면 후자는 원개발국의 약가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은 임상실패비용, 임상투입비용, 시설감가 비용, 임상개발부서 인건비 등을 모두 원가에 상계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원가율이 상당히 높다. 그렇다고 국내 원가율이 높아도 수출 현지 에이전시에게 공급하는 가격을 무작정 높이기도 어렵다. 에이전시도 현지에서 이익이 담보돼야 국내 기업과 손을 잡고 적극적 활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기업은 원가율 획기적으로 내리는 방법을 모색하거나 현지 약가를 높게 받거나, 공급가격을 올리도록 현지 에이전시와 재협상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고, 현지 보건당국과 에이전시로부터 합리적 협상점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바로 이중약가제도다. 환급 등 행정부담은 이중약가제도가 가진 태생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K-바이오의 글로벌 진출 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통한 산업발전의 이점이 압도적이라면 오남용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더욱 적극 운용해 보는 것도 국부창출의 또 다른 실현이다.2025-05-07 06:00:31노병철 -
[데스크 시선] 중국 신약개발 발전과 한국의 대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베이징 하늘에서 별이 보여요" 2박3일 중국 베이징 출장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은 밤하늘에서 별을 보던 순간이다. 스모그와 미세먼지의 상징이던 베이징에서 별을 보다니, 서울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나타난 것이다. 중국의 변화는 베이징의 밤하늘 별 만큼이나 새롭다. 화웨이 매장에는 휴대폰 뿐만 아니라 전기 자동차가 전시돼 있고,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도 알리페이로 돈을 받는다. 베이징은 완전한 현금없는 사회에 이르렀다. 베이징 어딜 가도 번화가인 만큼 인구대국의 면모도 보여줬다. 저 정도 인파라면 내수시장만 갖고 장사해도 될 거 같은 부러움이 느껴졌다. 물론 횡단보도 초록불에도 지나가는 자동차, 오토바이 등 교통 무질서와 길거리에서 아이의 바지를 벗고 오줌을 싸게 하는 부족한 위생관념 등 잘 바뀌지 않는 것도 여전하다. 그러나 신약개발 분야 만큼은 중국의 성장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지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 한중 임상시험 심포지엄에서는 중국 신약개발의 발전상과 도전, 그 진지함 등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중국 CRO 타이거메드와 한국 자회사 드림씨아이에스, 국가임상시험재단(KONECT)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서 초청받은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은 고민이 깊어 보였다. 참석자들은 중국 신약 발전상에 감탄하면서도 한국 제약산업의 부족한 현실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중국이 개발한 신약은 한국에서도 사용될 만큼 글로벌 시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달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베이진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테빔브라'가 면역항암제로는 최초로 식도암 환자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키트루다 같은 중국산 면역항암제는 이미 상용화됐고, 최근 비만 치료 열풍의 주인공인 GLP-1 치료제 출시도 머지 않아 보인다. 심포지엄에서는 한국 제약·바이오 투자를 유치하려는 GLP-1 개발 중국 기업 IR 행사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제약사들이 과연 투자에 관심을 가질지 갸우뚱했다. 투자를 한들 막대한 자금을 버텨낼 제약사들이 얼마나 될까도 의심됐다. IR 행사는 오히려 빅파마나 중국 현지 제약사를 대상으로 하는 게 맞지 않았나,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 같다는 인상도 들었다. 그럼에도 참석자들은 중국 신약 발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시설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이어간다든지, 중국 제네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얘기들이었다. 중국을 상대로 이기는 것은 이제 현실과는 동떨어진 생각이다. 서로 협력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는 고민들이 엿보였다. 중국을 보면서 우리 제약·바이오가 더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의 육성 노력과 더불어 기업들도 당장 먹거리가 아닌 향후 미래를 이끌 분야에 진지함을 갖고 투자하길 기대해 본다. 관건은 회사의 의지, 즉 경영진의 의지다. 내수 중심의 안전한 투자에 벗어나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퍼스트 인 클래스, 베스트 인 클래스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글로벌 트렌드를 조망할 수 있는 현지 행사에 실무자들 뿐만 아니라 경영진들도 직접 와서 느꼈으면 한다. 베이징 밤하늘의 빛나는 별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환하게 비춰줄 수도 있지 않을까.2025-04-30 19:45:24이탁순 -
[데스크 시선] 바이오기업 불신과 명예회복[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바이오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 15일부터 5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종가 8960원에서 5거래일만에 주가가 83.1% 쪼그라들었고 시가총액은 4674억원에서 790억원으로 3884억원 증발했다. 상장 기업이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초유의 사례다. 브릿지바이오의 신약 임상 실패 소식이 주가 급락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14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이 다국가 임상 2상 자료 분석 결과 1차 평가지표인 24주차 강제 폐활량 변화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BBT-877은 브릿지바이오의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이전된 이력이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7월 BBT-877을 최대 11억 유로 규모로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11월 베링거인겔하임은 BBT-877의 권리를 반환했다. 브릿지바이오는 보충 연구와 추가 자료 분석을 통해 BBT-877의 글로벌 진출을 꾀하려고 했지만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브릿지바이오가 BBT-877 이외에도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상시험 실패 악재만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80% 이상 급락하는 것은 매우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브릿지바이오가 관리종목 지정도 주가 낙폭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달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 문제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최근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 50% 이상의 법차손이 발생해 관리종목 지정사항에 해당됐다. 사실 바이오기업의 법차손 문제로 인한 상장 폐기 위기는 브릿지바이오만의 사정이 아니다. 법차손은 사업에서 발생한 지속적인 손실 규모에서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 수치를 말한다. 바이오기업들은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신약 개발 비용을 지출하는 구조상 법차손 문제로 종종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한다. 다만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더라도 상장 폐지까지는 여러 차례 기회가 주어진다. 주식 시장에서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주가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근에는 특례 상장 바이오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분위기다. 기술 특례나 성장성 특례 제도로 상장한 기업은 일정 기간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되는데도 유예기간 이후에도 개선된 수치를 입증하지 못해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는 이유에서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19년 12월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가산점을 주는 상장 제도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기술력과 성장성을 판단해 잠재력이 높다고 추천하면, 상장 요건 중 수익성과 매출 기준이 완화된다. 공교롭게도 성장성 특례 상장 바이오기업 셀리버리가 상장폐지 철퇴를 맞으면서 특례 상장 바이오기업에 대한 불신이 가중됐다는 눈초리가 나온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셀리버리는 단백질 소재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셀리버리는 약물을 세포에 전달하는 기술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로 잠재력을 보증받고 2018년 11월 성장성 특례상장 1호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셀리버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다. 셀리버리는 지난 2020년 1월 2일 시가총액 4848억원을 형성했는데 7개월 만인 8월 13일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 1월 28일에는 시가총액이 3조1423억원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셀리버리가 뚜렷한 R&D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2021년 9월 27일 셀리버리의 시가총액이 1조 아래로 떨어졌고 2023년 3월 23일 2443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이후 2년 가량 거래가 정지됐다. 셀리버리의 상장폐지 결정 전 시가총액은 최고점을 기록한 4년 전과 비교하면 92.2% 쪼그라들었다. 급기야 셀리버리의 창업주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셀리버리는 지난 2013년 알앤엘바이오 이후 12년 만에 바이오기업 상장폐지 불명예를 쓰고 말았다. 지난 몇 년간 바이오기업 생태계 불안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들의 신약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 환경은 열악한데다 상장 문턱은 더욱 까다로와지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이 최근 내놓은 'IPO 및 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을 보면 일정 기준의 시가총액과 매출을 달성하지 않으면 상장 유지가 어려워진다. 물론 신약 개발이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을 뿐더러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동반돼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바이오기업 상장에 대한 획일적인 평가는 과도하다는 불만도 설득력을 얻는다. 최근 바이오기업들을 향한 불신은 스스로 자초한 면이 크다. 그동안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한 신약 호재를 자랑하고도 숱한 실패로 많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기술수출 유력’, ‘다수의 다국적제약사와 협상 중’, ‘긍정적인 임상 결과’, ‘글로벌 경쟁력 확인’ 등의 미사여구로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던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심지어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 중 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 목표를 달성한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바이오기업들이 엄격한 규제 핑계로 박탈감만 토로하면서 주가 띄우기만 급급하는 것보다 실속있는 성과로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중요한 때다. 신뢰가 쌓여야 명예도 회복될 수 있다.2025-04-28 06:18:14천승현 -
[데스크시선] 소액주주 투자 탐욕과 모럴헤저드[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주식·채권·부동산 투자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은 해당행위를 자행한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그런데 유독 개미군단으로 대별되는 소액투자자들은 종종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기업에 책임을 추궁·전가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요행이 주가가 폭등해서 큰 수익을 거두면 자신의 투자 판단 적중의 결과요,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허위공시와 거짓 보도자료 배포 등에 따른 시장교란으로 화살을 돌리기 일쑤다. 건설·항공·조선·자동차·반도체 관련주는 대부분 경기민감주로 미시·거시경제 트렌드와 실적 등의 변수에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제약바이오주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매출 펀더멘털도 중요 지표지만 혁신신약 개발에 주가의 향방이 민감한 편이다. 주식이 아무리 꿈을 먹고 자란다지만 이렇게 까지 폭등할 소스인가 싶을 정도로 '아몰랑'식 투자과열 실례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내면을 꼼꼼히 살펴보면, 퍼스트 인 클래스 혁신 신약의 탄생은 여전히 글로벌 빅파마의 전유물로 평가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40여개에 달하는 국산신약이 제품화됐지만 세계화의 첫발을 떼진 못했다. 그렇다고해서 K-바이오의 저력을 평가절하 하거나 폄훼하는 것은 아니다. 초블록버스터 약물 상용화라는 신화를 써내려가진 못했지만 분명 제제개발을 비롯한 탄탄한 R&D 능력을 갖추고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에 달했던 2020~2022년 당시 제약바이오주의 쾌속질주는 묻지마 투자의 전형을 보였다. 유력 상장제약사·노브랜드 바이오텍을 따지지 않고 코로나19와 관련된 '코'자만 들어가는 치료제 개발과 약물 재창출 소문만 돌아도 일명 '따상'으로 직행하는 웃지못할 헤프닝을 전국민이 생생히 목도했다. 신약개발은 최소 10년 이상의 개발기간이 소요되고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금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팬데믹에 이름을 알린 다국적제약사들의 관련 백신과 치료제 역시 마찬가지다. 더욱이 바이든 정부는 관련시장 선점을 위해 짧은 기간동안 민관융복합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30조원의 정책자금을 쏟아부으며 제품명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탄생시켰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는 거리두기와 마스크 공급에 방점을 찍고, 신속하면서도 과감한 R&D 투자 전략을 구사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물론 천조국이라 칭하는 미국과 경제적 체급 면에서 비교열등한 측면도 있겠지만 혁신신약 개발의 최대 관건인 절대적 투자금액과 시간과의 싸움에서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그야말로 기업은 기업대로 팬데믹이라는 광풍을 타고, 각자가 가진 기존 제제 또는 후보물질로 약물 재창출 노력을 기울였다. 여러 실례가 있겠지만 이중 가장 모진 경험을 한 기업을 하나 들라면 일양약품을 꼽을 수 있다. 2020년 3월 일양약품은 자사 백혈병치료제 슈펙트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비임상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했다. 기사화 이후 주가는 넉달만에 2만원에서 10만원까지 치솟았다. 보도자료의 내용은 비임상시험 즉 동물실험에서 '슈펙트 투여 후 48시간 내 대조군 대비 70%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다. 이후 1년여만인 2021년 3월 일양약품은 러시아 알팜사가 진행한 슈펙트 코로나19 치료제 약물 재창출과 관련한 임상3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임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양약품 주가는 당시 여느 코로나19 관련주와 마찬가지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현재 약 1만2000원 선에서 박스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일부 소액투자자들은 일양약품이 허위공시와 거짓 보도자료 배포 등을 포함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 등에 알려지면서 일양약품은 파렴치한 기업으로 호도되며, 본사를 비롯한 연구소 압수수색과 2022년 대표이사 국정감사 출석 등 감내하기 어려운 고충을 치러야만 했다. 4년여 간의 혹독한 조사와 수사는 결국 올해 4월 서울남부지검의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됐지만 상흔은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핵심이 있다. 바로 임상시험의 비확실성이다. 약물개발단계는 물질탐색-전임상-임상1·2·3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임상 실패는 상존한다. 신약은 백만분의 일 확률게임이다. 아울러 전임상에서의 효능이 실제 환자 투여에서의 효과·부작용과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 임상은 결국 통계 디자인인데, 단, 1건의 부작용으로 3상에서 미끄러진 경우도 상당하다. 때문에 조작근거가 없다면 실패에 따른 법적 책임은 없다. 일양약품의 피해 실례와 같이 억울한 무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사를 실행함에 있어 반드시 준수해야할 5가지 원칙이 있다. 수사자료 완전수집의 원칙, 수사자료 감식과 검토의 원칙, 적절한 추리의 원칙, 검증적 수사의 원칙, 사실증명판단의 원칙 등이 이에 해당된다. 물론 일양약품에 대한 무고 사건이 정식으로 1심으로까지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 법원은 증거재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사실을 확정하는 데는 법원으로 하여금 그 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자료가 있어야 함을 뜻하는데, 수사 5원칙의 모든 항목을 담는 포괄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 경찰서를 비롯한 광수대, 국회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일양약품을 마녀사냥하기에 급급했던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든다. 한국거래소(KRX)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공시관련 시스템을 마련, 모든 상장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업의 홍보·공시 담장자들 역시 눈가리고 아옹하는 얄팍한 눈속임식 자료 배포를 저지르는 일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0%라고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대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들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인류의 건강에 기여한다는 숭고한 철학과 이념으로 관련 업을 영위하고 있다. 시대적 바람과 파도를 탄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국민을 속이고 투자자를 기만한 이른바 '작정하고 먹튀'를 저지른 제약바이오기업은 없었다. 직접 눈으로 확인은 못했지만 일양약품 소액주주들은 과연 얼마나 명확한 증거자료를 기반으로 해당 기업을 고소·고발했을까.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GMP 위반과 관련한 내부고발만 보더라도 회사에 앙심을 품고 경제적 이익을 편취하려는 악질 사건이 허다하다. 자료를 직접 손에 쥔 내부고발 건도 이러할 진데 정보 접근성이 차단된 개미가 제기한 소장의 내용이야 뻔할 뻔자가 아닐까. 한 감찰기관의 최근 직권인지조사와 신고사건조사에 대한 무혐의 처분 비율을 살펴보면 각각 9·16%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강제조사권을 가진 국가기관의 성격을 감안할때 조사·수사권의 범위를 가능한 엄격하게 해석해 국민과 기업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법위반 혐의 없이 마구잡이식 기업조사를 벌여온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단언컨데, 하루에 30%·일주에 100%씩 성장하는 기업은 지구상에 없다. 하지만 주식시장에는 존재한다. 이러한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증권시장은 탐욕의 결정체를 일컫는 의미다. 투자손실에 따른 극단적 억측으로 촉발된 이번 일약약품 주가조작 무혐의 사건은 헬스케어산업을 포함한 전산업 분야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때마다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수사에 기업들은 또다시 눈 뜨고 코를 베여야 하나. 주식시장은 국가가 공인한 투기장과 진배없다. 주가 하락을 기업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경영진을 사기꾼으로 매도하며 고소·고발을 난무하는 투자자는 겜블러로서의 자격미달이다. 돈에 눈이 먼 불나방의 비상과 추락은 온전히 그의 몫이다. 투자의 승패는 통장잔고가 증명하고, 형사의 능력은 증거 확보로 평가된다. 더이상 수사당국이 자본시장 루저들의 악의적 투서에 칼춤을 춰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2025-04-23 06:00:00노병철 -
[데스크시선] 세계 항암시장과 이기는 소스코드[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암은 인류가 정복해야할 마지막 질병 대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85년 간 치료제를 비롯한 수술요법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매년 환자 수는 증가 추세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세계 암 환자 발생 건수는 2020년 1930만 건에서 2040년에는 3020만 건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초의 케미칼항암제는 1940년대 상용화됐는데, 작용기전과 개발시점에 따라 1세대 세포독성 케미칼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 3세대 면역항암제로 분류된다. 이중 표적항암제는 2000년대에 면역항암제는 2010년 이후 상용화됐다. 1세대 항암제는 암세포의 DNA·RNA 합성 과정·유사 분열을 방해하거나 DNA 분자 자체에 영향을 미쳐 효과를 나타내고, 2세대 항암제는 암세포의 특정 물질을 선택적으로 공격해 암세포의 증식·생존을 억제한다. 3세대 항암제는 인체 면역시스템에 대한 회피기전으로 증식하는 암세포의 원리를 이용한 치료제다. 이들 항암제는 특성에 따른 치료 반대급부도 존재한다. 화학항암제는 일반 세포의 성장과 분열도 방해하는 부작용이 있고, 표적항암제는 치료제가 표적하는 특정 유전자가 확인된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는 면역기능 활성화로 자가면역질환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4세대 항암제로의 완전 전환에 앞서 지금은 3.5세대격인 병용요법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표적함암제와 면역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면 상당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이를 기반으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24년 8월 유한양행은 렉라자와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항암제 리브리란트를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이 FDA에서 1차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기존 치료제인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3.7개월로 타그리소의 16.6개월보다 약 7개월 길었다. 미국 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도 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으로 개발이 가장 활발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연구는 전세계에서 1600여 건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아이이노베이션, 티움바이오, 지놈앤컴퍼니, 제넥신, 파멥신 등이 병용요법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4세대 항암제 본격 도래 시점은 언제쯤일까. 이미 제품화에 성공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하지만 초고가 의약품이라 환자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고,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완전 진입이라고 칭하기는 아직 어렵다. 이러한 몇몇 극복해야 할 과제를 제외하면 효과는 만족할 만 하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중 CAR-T 치료제는 급성 림프구성 환자의 70~80%에서 암 세포가 모두 사라지는 완전관해(CR)가 확인된 혁신 항암제다. 2017년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시작으로 길리어스 사이언스 예스카타·테카투스 BMS 브레얀지·아벡마 얀센 카빅티 등 현재까지 6종의 제품이 론칭됐다. 글로벌 랭킹 20위권 빅파마 중 16개 기업이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 중에 존슨앤존슨, 화이자, 로슈, 애브비, 노바티스 등 10개 기업이 CAR-T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뛰어난 효과를 자랑하는 CAR-T 치료제도 단점은 있다. 복잡한 제조공정으로 인한 높은 원가를 비롯해 세포 독성물질인 사이토카인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대량 배양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적은 NK세포치료제와 펩타이드 항암백신, mRNA 항암백신, 항암바이러스 등 항암 관련 다양한 세포·유전자 치료제도 연구·개발되고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바로 K-세포·유전자치료제 주권 확립이다. 대웅제약·차바이오텍·GC셀·이엔셀 등을 비롯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관련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유럽·일본 등과 비교해 첨단재생의료분야와 관련된 제도·정책 지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국가 차원의 민관융복합지원시스템 확보로 국산 4세대 항암제의 빠른 탄생을 기대해 본다.2025-04-21 06:00:41노병철 -
[데스크 시선] 톡신 국가핵심기술, 혁파 당위성[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북미·유럽·중국 등 주요국을 포함한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외형은 8조원 남짓이며, 국내 시장 규모는 5000억에서 ±1000억 수준이다. 지난날 한때 병의원 납품가가 30만원에 육박했던 금따는 콩밭은 10만원을 크게 하회하며 레드오션으로 전락한지 이미 오래다. 그렇다면 세계시장의 6%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톡신 변방국가 한국의 생존 전략은 뭘까. 바로 수출 주도형으로의 빠른 탈바꿈이다. 기존 국내 시장도 수출 대 내수 비중이 6 대 4 또는 8 대 2 수준으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특히 국내 A톡신기업의 경우 주요 제외국에서 유통되는 제품 가격이 내수 대비 3~5배 가량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톡신 제조·판매사가 향후 나아가야할 미래비전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는 반증이다. 톡신 업계 영업비밀로 자세한 시중 유통가는 말하기 곤란하지만 17개에 달하는 국내 톡신기업들의 최저가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작디작은 내수시장에서는 더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방법은 오직 하나, 글로벌 격전지로의 과감한 진출뿐이다. 미국 엘러간(애브비) 보톡스, 독일 멀츠 제오민, 프랑스 입센 디스포트 등 세계 1·2·3위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90% 상당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만약 이들 기업이 본토사수 전략만을 구사했다면 지금의 빅파마로 성장했을까. 이들 빅파마들의 발전 배경에는 기업의 노력 외, 국가 차원의 해밝한 제도·정책 지원도 무시할 수 없다. 삼척동자도 알다시피, 보툴리눔 톡신은 독성물질로 한때 1930년대 나치를 포함한 일본 731부대 등에서 무기화를 시도했지만 성공 여부는 알길이 없다. 일부 테러단체들도 무기화를 시도했지만 '차라리 핵무기를 만드는 편이 빠르다'고 할 정도로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톡신은 C1, C2 등 9가지 타입이 있고, 이중 H형이 가장 강력한 독성을 가진다. 의료·미용에는 비교적 약한 A형 독소가 주로 사용된다. 일각에서는 맹독성 물질로 테러위협 등을 조장하기도 하지만 국가적 지원없이 민간연구소에서 톡신 초고도 정제·증폭 무기화기술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X-레이, CT 등도 방사선을 내뿜으니 테러에 활용될 수 있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제외국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독성 물질임을 감안해 전략물자로 관리하고 있는 부분은 공통분모다. 미국은 일종의 대외무역법 개념의 외국인투자위험심사현대화법, 독일은 대외경제법,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수출통제법 등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 이들 톡신 선진국가와 한국과의 차이점은 국가핵심기술 지정 유무다. 1940년대 톡신의 아버지 산츠 박사는 이미 생산공정·분리기술을 인류의 공기(共器)로 여겨 연무논문을 오픈했다. 따라서 항생주사제 생산 수준을 가진 제약사라면 누구나 얼마든지 생산기지를 구축할 수 있다. 균주 역시 글로벌 젠뱅크에 2200여개가 존재해 차고 넘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유독 한국만 무슨 영문인지 2010·2016년 생산기술과 균주 자체를 국가핵심기술로 편입시켰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정감사 서면질의에서 밝힌 산자부의 답변은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 주기에는 충분치 않다. 이데 대한 2025년 국감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외 기술 유출을 염러하는 점도 기우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제외국에서도 톡신 균주 자체를 매매·거래 가능한 '생물학적 조품' 정도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최대 규모와 최고 수준의 보툴리눔 톡신 생산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조차도 관련제제 생산 난이도를 '매우 쉬움' 정도로 저평가하고 있다.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은 수입산 균주가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세계의 비웃음꺼리로 전락해 국격을 훼손시키고 있느냐는 점이다. 유럽 A사와 국내 B사는 동일 균주보관소에서 분양, 각각 40년·10년 간 로열티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판매되고 있다. 산기법에 따른 국가핵심기술 지정 필수조건은 창의·혁신·확장성 등인데 톡신 생산기술과 자연적 산물에 불과한 톡신 균주는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지난 2014~2023년 간 조선·디스플레이·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정보통신 등은 15·11·10·6·6·4 등의 기술 유출이 있었지만 톡신은 0건으로 이 역시 톡신 국가핵심기술 해제 당위성에 힘을 실어 준다. 현재 보툴리눔 톡신은 6개 부처 7개 법령으로 철통 보안·관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핵심기술로 또다시 옥죄는 것은 국부창출과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업계 추정 이에 따른 연간 피해액은 800~900억 수준에 이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해외 품목 인허가 시, 산자부 기술자료 보안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최소 2~3개월에서 최대 6~8개월까지 소요돼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정량화할 수 없는 경제적 손실을 치러야 한다. 때문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질병관리청 감염병예방법, 산업통상자원부 생화학무기법·대외무역법, 농림축산검역본부 가축전염병예방법, 식약처 약사법, 대테러센터 테러방지법, 국가정보원 테러방지법 만으로도 충분히 합목적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최근 2~3년 전부터 규제 혁파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고시 개정을 국무총리실·국회·기재부 등에 꾸준히 요청해 왔지만 지금까지도 산자부 전문위는 이렇다할 방향성을 내놓지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 알수 없다. 다행인 것은 산자부가 지난해말 해제 등과 관련된 업계 의견에 대해 조금이나마 귀를 기울이고 있고, 뜻있는 국회의원들이 이와 관련한 심각성을 엄중하게 이해하고 있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법은 시대를 초월해서도 뒤쳐져서도 안된다. 현재의 대의와 가치만을 추구해야 한다. 톡신 국가핵심기술 고시 지정도 예외일 수 없다.2025-04-15 06:00:54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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