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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제네릭 약가 개편, 품질과 무슨 상관인가정부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이 베일을 벗었다. 보건복지부는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원료의약품 등록(DMF)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53.55% 상한가를 유지해주기로 했다. 1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신규 제네릭은 규정 개정과 일정 기간 경과 후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하는 제품부터 개편안이 적용된다. 기등재 제네릭은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소급 적용된다. “품질이 좋은 품목에 약가를 더 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품질이 확보된 약을 적정한 건강보험 가격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약가개선의 방점은 의약품 품질 확보다” 복지부가 약가제도 개편안을 설명하면서 내놓은 일부 문장을 발췌했다. 제네릭 품질에 따라 약가를 차등 부여하겠다는 큰 줄기가 이번 개편안에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가 직접 제네릭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수행했을 때 높은 품질을 담보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들린다. 이번 개편안의 타당성과 적절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복지부가 제네릭 품질 문제를 언급한 것은 다소 당황스럽다. 약가 등재 단계까지 도달한 제네릭 제품은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질을 인정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제네릭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면밀히 평가해 허가를 내준다. 적정한 원료의약품의 사용, 규격 기준에 제시된 유해물질 점검 결과, 생동성시험에서 검증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 등 다양한 요건을 합격한 제품만 승인받을 수 있다. 중국이나 인도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더라도 엄격한 허가 절차를 통과하면 다국적제약사가 만든 제네릭과 품질은 동등하다는 게 식약처의 판단이다. 제네릭 판매 업체가 생동성시험을 직접 진행하는 것이 품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제네릭 의약품 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제품에 높은 약가를 주겠다는 의도는 공감하지만 더 많은 노력이 품질과 직결된다는 인식은 위험하다. 마치 식약처 허가를 받는 제품들 사이에도 품질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으로 보인다. 식약처 허가 시스템을 믿지 못하겠다는 의미로도 비춰지기도 한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수탁업체가 특정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하면 품질 관리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지난 몇 년간 허가와 약가제도 변화로 제네릭이 범람했지만, 제네릭 난립으로 품질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복지부는 이번 개편안의 기폭제가 된 발사르탄 사태에 대해 “공동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제도와 높은 제네릭 약가 수준으로 인한 제네릭의 난립 및 원료 품질관리 미비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하지만 불순물 발사르탄 사태는 우리 정부와 제약사들의 품질관리 미비가 아니라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불운에서 발생했다. 문제의 발사르탄 원료에서 검출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은 제약사가 의도적으로 넣은 불순물이 아니다. NDMA는 발사르탄 원료에서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이다. 제조업체와 보건당국 누구도 발사르탄의 품질관리 과정에서 NDMA 검출 여부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복지부 표현대로라면 식약처와 제약사가 제네릭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한다. 복지부가 제네릭 난립 해결을 위해 7년만에 약가제도 대변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겪었던 고심의 흔적은 여기저기서 보인다. 계단형 약가제도의 부활은 후발 제네릭의 진입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가 될 수 있다. 약가제도 개편안의 실효성도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식약처가 이미 4년 뒤 위탁 제네릭의 허가를 전면금지했는데, 생동성시험 수행 여부에 따라 제네릭 상한가를 차등 부여하는 제도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 이후 복지부와 식약처는 협의체를 꾸려 장기간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과연 복지부가 식약처의 허가 시스템과 정책방향을 모두 이해하고 대책을 마련한건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2019-04-01 06:15:05천승현 -
[데스크시선] 3.27 약가인하와 곤마(困馬) 버리기보건복지부의 약가개편 설계도가 공개됐다. 핵심 골자는 '자체 생동·DMF 등록' 요건 충족에 따른 약가 연동이다. 2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현행 제네릭 약가 53.55%를 유지시키고, 1개·미충족 시, 각각 45.52·38.69%로 삭감된다. 여기에 더해 특정 성분 시장에서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돼 있을 경우, 신규 21번째로 진입하는 제품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의 약가를 받게 된다. 그간 한 달 새 제약업계는 약가인하 세부안 추정을 놓고, 상당한 진통과 내홍을 겪어 왔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위협'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전전긍긍' '절치부심' 상황과 커뮤니케이션 부재 속에서 대응책 마련보다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정조준한 질타와 항변이 난무했던 것도 사실이다. 비선에 따르면 복지부의 당초 약가개편 방침은 8% 상당의 일괄약가인하에서 제약바이오협회의 대관협상 노력으로 지금의 차선안을 이끌어냈다. 특히 '직접 생산' 요건을 약가연동에서 삭제한 부분은 업계 충격파를 최소화한 제약바이오협회의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약가제도 개편은 대형·중견·중소제약사를 막론하고 단기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 10대 대형제약사의 경우, 시뮬레이션 결과 작게는 30억원에서 많게는 80억원 상당의 피해가 예상된다. 위탁생동 비율이 높은 일부 중소제약사는 이 보다 더 큰 폭의 외형 축소도 감지된다. '직접 생산' 요건이 약가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란 정보가 제약업계에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중견·중소제약사들은 당혹감과 불만을 쏟아 냈지만 항목 삭제 후 대체로 정부 시책에 수긍하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이변이 없는 한 정부는 조만간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연말 경, 약가개편안을 고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는 던져진 셈이다. 좋든 싫든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 들여야 할 상황이다. 이제 남은 일은 위기 속에서 또 다른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100년 역사의 빛나는 얼을 자랑하는 제약산업 특유의 '도전과 응전'의 저력을 다시한번 발휘할 때다. 1000개가 넘는 모든 완제·원료의약품기업의 구미에 맞는 정책과 제도 시행은 불가능하다. 불만과 저항은 상존하기 마련이다. 불합리했던 기득권을 당연한 권리로 착각하고, 핑계로 일관하는 기업에 준엄한 법의 잣대가 휘둘려서는 안된다. 푸념과 항변으로 변혁의 큰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다. 이번 약가인하는 제네릭 난립 정리와 품질 향상, 건보재정 건전화, 리베이트 척결 등을 통해 브랜드 제네릭 양성과 신약개발 기반 마련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제네릭 난립은 바둑판에서의 곤마(困馬, 온전한 집을 만들지 못해 살리기 어려운 돌)와 닮아 있다. 그동안 자신이 둔 수가 아깝거나 미련으로 곤마에 집착하면 패배의 자충수로 빨려 들기 쉽다는 것은 바둑의 모범 교범이다. 곤마가 된 돌은 그대로 죽게 놔둬야 한다. 돌이 외로워지거나 곤마에 빠졌다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거나 수읽기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그 돌을 살리기에 집중하지 않고, 그것을 활용하면서 또 다른 이익을 도모해야 비로소 반집의 승리를 도모할 수 있다. 몇몇 중소제약사 CEO들은 아직도 하소연과 불만에 가득 차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이들 C-라인 선상에 있는 기업의 공통점은 최근 10년 사이, 위탁 공동생동의 테두리 안에서 무분별한 제네릭 생산과 CSO 등을 활용해 급성장한 곳이 대부분이다. 자체 제제연구소 설립을 통한 의약품 연구개발에는 관심조차 없다. 오직 돈 되는 제네릭이 지상 최대의 목표다.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도 과거의 영광만을 좇고 있다. 자신들이 그동안 펼쳐온 경영전략이 이제는 곤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이 정도인 것처럼 오판하고 있다. 곤마에 집착함은 곧 패망임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기업의 외형 확장에만 치중된 이른바 제네릭을 위한 제네릭 개발은 더 이상 환영 받지 못한다. 종근당, 한미약품, 동아제약에서 내놓은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특화 브랜드 제네릭 개발 전략이 20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빛을 발하고, 신약개발 밑거름으로 작용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기업의 제1 존재 목적은 이윤과 영리 추구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여타의 기업과 제약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존립 철학에 있다. 제약산업은 단순히 생활의 편리와 사회 발전이라는 1차원적 개념을 넘어 생명존중과 신약개발 그리고 인류공영이라는 대명제와 이념을 근간으로 한다. 뿌리가 튼튼하고 바로 설 때 비로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이제 그 기본 제약정신의 원점에서 새로운 희망을 싹 틔울 때다.2019-03-29 06:28:59노병철 -
[데스크시선] 합리적 약가제도와 변혁의 물결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결재를 마친 약가제도 개편안이 조만간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에 도입될 제네릭 약가산정 요건은 '자체 생동·DMF 등록'을 모두 충족해야 현행 53.55%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건 미충족 시, 이른바 계단식 약가(40%대→30%대)를 적용할 방침이다. 당초 계획된 '직접 생산'이라는 메가톤급 충격파는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적용시점은 2023년으로 점쳐 진다. 지난 20여일 동안 제약업계는 약가인하 광풍에 휘말리며 산업의 근간과 존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불과 3~4일전, '약가제도 개편안이 수정될 것'이라는 비선 정보가 확산되면서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단순히 '역치보정현상'이지 사안 자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종결됐음을 뜻하진 않는다. 역치보정이란 최초 자극보다 작은 자극과 충격에 둔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 들어 '사형·무기징역' 구형 후 벌금 1000만원 판결을 받으면 상대적으로 낮은 형벌로 착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결과론적으로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 설계와 협상도 '역치보정'을 염두에 둔 '고도의 게임논리'를 배제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건당국의 약가인하 방침에 제약업계가 크게 저항한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기등재목록 약가에 또 다시 칼을 들이댔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일괄약가인하 여파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68%에 달한 약가는 14.45% 인하된 53.55%로 떨어졌다.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이 확정 시행된다면 10년 상간에 제네릭 약가는 오리지널 대비 최저 30% 수준까지 하락할 소지가 다분하다. '직접 생산·자체 생동·DMF' 요건과 약가인하를 결부시키는 논리는 그야말로 난센스다. 요건 미충족에 따른 약가인하 구간과 수치 산출은 '전횡과 폭정'에 가깝다. 목적 달성을 위한 명분과 구실만 있지 보건당국이 지금까지 그토록 침이 마르게 제시했던 일명 '경제성평가'라는 과학적이고도 합리적 근거가 이번 약가제도 개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가 표방하는 큰 틀에서의 제약산업 고도화 정책은 환영한다. 그리고 이번 약가인하 정책과 제도가 어떤 의미와 방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 언론으로서 사사건건 정부 시책에 반기를 들고 딴지를 걸거나 산업의 입장을 옹호하는 게 아니다. 올곧은 정책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방법론과 절차 그리고 무엇보다 합목적성이 최우선이다. 분재나 가지치기를 할 때, 욕심과 무지로 잔가지를 모두 쳐내면 순간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 나무는 얼마 못가 죽고 만다. 제네릭 난립과 품질 향상 그리고 CSO와 리베이트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적재적소의 처방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제약업계도 이번 약가인하 사태를 통해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브랜드 제네릭'을 만들어 보겠다는 각오와 신념 그리고 사고의 전환으로 새로운 패러다임과 체질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동조작 파문 후 생동시험에 대한 규제와 기준이 요동쳐 왔던 게 사실이지만 글로벌 스탠다드는 정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제시한 자체 생동이 대세다. 몇몇 일부 중소제약사 CEO들은 '제네릭 생동시험은 의약품 혈중 농도와 조직 도달 체크' 쯤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때문에 '1+무한대' 생동 컨소시엄 4년 후 폐지에 대한 반감도 팽배하다. 자체 생동이 제도화되면 그동안 1000만원~3000만원 정도의 개별제약사 분담비용이 2억원 가량으로 올라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체 생동'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기득권을 놓기 싫다'는 구차한 변명과 핑계에 불과하다. 온갖 조작과 적폐가 난립했던 중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2015년 중국 식약청(CFDA)은 임상·생동조작 제약기업과의 전쟁을 선포, 실제로 2년 만에 제네릭 품질 향상에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CFDA의 정책·제도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은 정확한 진단과 처방 그리고 강력한 실행력에 기인한다. 중국 보건당국은 2년 유예 후 임상·생동조작 적발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했다. 자체생동 요건이 정책 성공의 키포인트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일본은 생동시험 컨소시엄과 관련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체 생동 또는 1+3을 권고하는 분위기다. 1+5 이상일 경우, 일본 식약당국(PMDA)으로부터 허가 자체가 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게 일본 제약업계 정설이다. 자체 생동이 제도적으로 안착되기 까지는 성장통이 예상되지만 미래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이다. '너도 나도식-일단 싸니까 만들고 보자'는 지금의 생동 컨소시엄은 제네릭 난립과 품질 경쟁력 저하에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어느 정도 영업력이 있는 제약기업이라면 제네릭 출시 후 CSO·리베이트 등 음성적 수단을 동원해서 속칭 '짭짤한 재미'도 봤다. 비아그라·시알리스 제네릭을 예로 살펴보자. 특허 만료 후 30여개의 제품이 허가를 획득했지만 종근당 센돔과 한미약품 구구·팔팔, 대웅제약 타오르, SK케미칼 엠빅스, 동아제약 자이데나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듯, 사회적 제비용 낭비도 심각하다. 제네릭 출시 역시 면밀한 시장 진입 전략과 자사의 강점 분석 등을 통한 선택과 집중이 제약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정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다. 자체 생동의 핵심은 개별 제약사에 대한 생동시험 비용 부담 증가로 해석하는 것은 1차원적 시각이다. 제네릭 난립을 막을 수 있고, 단순히 품질이 향상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평가 또한 2차원적 평면에 그쳐 있다. 자체 생동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점은 제제연구 활성화를 통한 브랜드 제네릭의 탄생과 이를 기반한 신약개발로 이어진 입체적 생태 환경 구축이라는 제약산업 백년지대계와 직결돼 있다. 이와 관련된 실례는 종근당 이장한 회장의 20년 뚝심과 신념의 결정체인 면역억제제 '브랜드 제네릭(타크로벨)'을 들 수 있다. 종근당 제제연구소는 1990년대 다국적 제약사들의 전유물이었던 면역억제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특허소송 등의 장벽을 극복했다. 타크로벨 등의 면역억제 제네릭은 750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종근당은 그동안 쌓은 면역조절제 R&D 역량과 경험·자금력을 바탕으로 류머티즘관절염 신약 'CKD-506'를 개발 중이다. 천만다행인 점은 약가산정 항목 중 '직접 생산' 삭제에 대한 복지부의 이해와 수긍이다. 향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수직적 통보가 아닌 원탁테이블에서 협상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제스처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지금의 7부 능선을 넘기까지 복지부-제약바이오협회-회원사 간 불신과 갈등 그리고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터질 것 같았던 중소제약사들의 불만도 대체로 잠잠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우리 제약인들은 또한번 성장했다. 다툼이 있었지만 빠르게 봉합될 것이다. 제약바이오협회는 '회원의' '회원에 의한 ''회원을 위한' 본연의 목적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밀실이 아닌 광장에서 사람냄새 나는 소통의 필요성도 깨달았다. 국가라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유사 이래 정책과 제도를 포함한 산업의 성장과 쇠퇴는 싫든 좋든 정반합적 변증법 논리로 발전해 왔다. 변혁과 진화의 소용돌이에 성역은 없었다. 제약산업에 특혜를 달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근간을 흔드는 더 이상의 약가인하는 안된다. 그러기에는 지금의 약가가 바닥이다.2019-03-25 06:27:07노병철 -
[데스크시선]정부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은 '교각살우'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교각살우'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되레 소를 죽이는 형국이다. 보건복지부는 제네릭 난립과 질적 향상 그리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립을 목표로 이달 중으로 새 약가제도 세부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안의 골자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수행, 직접 생산, 원료의약품 등록(DMF)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현재 제네릭 상한가 53.55%를 받을 수 있다. 이중 2가지 요건만 갖추면 40%대, 1가지만 충족하면 30%대의 약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원료의약품 원가 대비 유통 마진이 적은 제네릭의 경우 이 같은 약가 산식이 적용될 경우 사실상 퇴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점쳐져 충격파가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제네릭 약가는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2012년 일괄약가인하 여파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68%에 달한 약가는 14.45% 인하된 53.55%로 떨어졌다.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이 확정 시행된다면 10년 상간에 제네릭 약가는 오리지널 대비 최저 30% 수준까지 하락할 소지가 다분하다. 보건당국은 개발을 위한 노력과 체질개선을 위해 약가 차등을 두겠다는 의지지만 제네릭은 연구개발 보다는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보장과 오리지널에 대한 시장 견제를 주요 역할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기준과 접근 포인트 자체가 잘못됐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대형제약사 몇몇 곳을 제외하면 현행 상한가 53.55%를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실제로 15대 제약사 중 2~3곳은 200~300억원대 손실이 불가피 할 것이란 시뮬레이션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대형제약사의 상황이 이런데 중소제약사의 경우는 기업 영속의 존폐를 위협 받을 수 있다. 이번 약가제도가 전형적인 탁상공론으로 지탄받는 이유는 또 있다. 정부가 말하는 3가지 요건 모두를 충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생동성시험과 생산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제약사들 대부분이 원료의약품을 직접 등록하지 않고 원료의약품업체가 해당 업무를 맡는 경향이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위탁생동이 활성화 돼 있는 현시점에서 중소제약사들은 이른바 눈 뜨고 코 베이는 황당한 입장에 처하게 된 셈이다. 정책/제도적 선순환 즉 예측 가능한 정부의 방향성은 시너지를 발생하지만 악재와 변수로 대별되는 널뛰기식 입법은 디플레이션과 산업 몰락을 가져 올 수 있다. 일부 제약기업 오너들은 이번 약가제도가 확정될 경우, 신규 채용은 고사하고 기존 직원마저 감원해야 할 상황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창출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수행과제 중 하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역행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감소하면 기업의 의무 중 하나인 법인세도 적게 걷힐 수밖에 없다. 복지와 국방을 위한 세수의 근간도 흔들리게 된다. 기업의 외형 축소는 영업 외주현상으로 연결되는데, 이렇게 됐을 때, 대형 CSO 쏠림이 더욱 격화돼, 소상공인격인 중소CSO는 고사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제약산업 양극화를 부추기는 꼴이다. 제2의 한미약품과 휴온스가 탄생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와 꿈을 박탈하는 것과 다름 없다.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말하는 대로 패러다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제네릭 난립과 유통구조도 언젠가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혁신적 변화의 길은 시기와 때가 아닌 방법의 문제다. 제네릭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와 규제 장벽을 높이면 되고, 리베이트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는 원-아웃제 도입으로 처벌 수위를 높이면 해결 할 수 있다. 만약 정부의 방향성이 위의 두 가지 전제안이라면 이번 약가인하 개편안은 소화불량 환자를 상대로 개복 수술을 감행하는 것과 진배없다. 현재 제약업계 질환에 적합한 정부의 올곧은 처방전이 다시 나오길 기대해 본다.2019-03-18 06:20:32노병철 -
[데스크 시선] 김대업, 첫 인사(人事)의 숨은 맥락"돌맹이 하나를 던져 두 마리의 새를 잡는다." 12일 출범하는 김대업 대한약사회 당선인이 부회장, 기관장, 주요 상임이사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 하는 등 집행부 구성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의 부회장 인선이다. 기존 서울시약사회장은 당연직의 개념으로 대한약사회 부회장이 됐다. 그러나 6200여명의 약사회원을 보유한 경기도약사회는 중앙 회무에서 소외돼 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김 당선인은 결국 경기지부장의 부회장 인선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먼저 김 당선인은 경기도 부천에서 약국을 운영한 경기도 회원이지만 경기도는 취약지역이었다. 경기도약사회가 중앙대 출신 인사가 회장을 독식을 해왔을 정도로 중앙대의 입김이 강하다는 측면도 있지만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에 대해 반감이 타 지역에서 비해 높았던 것도 이유였다. 김 당선인의 선택은 경기도약사회와의 반목이 아닌 흡수였다. 대약 파견 대의원 70명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약사회는 향후 3년간 회무동력을 확보하는데 있어 전략 지부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12일 정기총회에서 있을 의장단, 감사단 선거에서도 경기도 파견 대의원만 잡으면 집행부에 우호적인 의장, 감사 후보들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김 당선인이 3년후 재선 도전에 나설 경우 경기도약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장기적인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원일 전 경남약사회장, 길강섭 전 전북약사회장을 부회장으로 기용하면서 경남권과 호남권 인사도 수혈했다. 여기에 대구의 맹주인 양명모 부의장이 총회의장이 되면 영남권 대의원들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가까이는 12일 대의원총회에서 헤게모니 확보와 장기적으로 회무동력 강화라는 복합적인 인선 카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집행부 인선. 선거공신 기용을 줄이면서까지 선택한 경기도약사회장의 부회장 인선과 지방 지부장들의 기용이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수 있을까? 그 시험이 이제 시작됐다.2019-03-10 22:36:22강신국 -
[데스크시선] 의약품 마일리지와 실태조사신용카드 마일리지를 이용한 약국·한약국(이하 약국)과 의약품 유통업체간 리베이트 유착관계를 조사하기 위한 정부 실태조사가 본격화했다. 약국 또는 약국장이 사용하는 구매전용과 개인카드의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금 등의 지급한도를 조사하고 여기서 의약품 유통업체 개입 정도를 파악해 법이 정한 한도를 넘어서면 약국 또한 처벌 대상이 된다. 처벌을 목적한 실태조사가 아닌, 법 이행 실태와 사각지대를 들여다보는 게 주목적이지만 보기에 따라 실상은 다르다. 실태조사 결과 리베이트가 의심되면 약국과 유통업체 모두 수사당국으로 넘겨져 이후의 법적 처벌과 소송 등 다툼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작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정부는 제약기업과 의료계의 유착관계를 파헤쳐 리베이트 고리를 끊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약국의 경우 의약품 사용이 처방전에 의존해 있고 거래 내역이 비교적 투명한 데다가, 재고약과 반품 문제가 대체로 원활하지 않거나 불균형적인 상황이어서 그간 정부는 약사법상 카드사 1%, 유통업체 1.8%를 마일리지 한도로 설정한 후 별다른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었다. 이는 다시 말해 카드 결재는 약국가 리베이트 쌍벌제 하에서 일종의 매개 역할을 해온, 잠재적인 사정 조사대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약사들은 항변한다. 대기업에 속하는 카드사들이 법정 한도를 넘어 불법으로 약국에 특혜를 주는 무리수를 둘 리 없거니와, 의약품 거래 규모상 대다수의 약국은 이미 1% 이상의 특혜를 받을 수도, 그럴 기회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1% 넘게 우대를 받는 개인카드 역시, 카드사 정책상 받는 차등화 된 혜택을 마치 유통업체와 유착고리로 악용해 '검은 돈'을 수수하는 것처럼 매도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 삼는다. 물론 이 부분은 순수 카드사의 사업정책이라는 게 확인된다면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적립·제공 우대율에서 의약품만 솎아내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수액까지 전수조사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약국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약국가는 수년 전, 이른바 '싼 약 바꿔치기'로 일컬어진 불법 대체청구 전수조사로 오랜 기간동안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에도 정부는 공급내역보고와 청구심사 부문을 융합해 실태조사 차원에서 하는 전산조사라고 설명했었지만, 결국 전국 2만여개소 약국의 전수조사로 대파란이 일어났었다. 당시 상당수의 약국은 청구전산상 오기로 인해 소액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들로 인해 행정처분을 면키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결국 당국은 이 같은 조사 행위가 심각한 행정낭비라고 결론 짓고, 대부분의 약국 소명을 서면조사로 갈음했었다. 약국가는 그 과정에서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힌 트라우마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이다. 법이 정한 한도를 벗어난 리베이트는 명백하게 불법이고 엄벌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제도에 대해 뚜렷한 인식 없이 카드사와 유통업체 정책에 '더 좋은 상품'을 골라 이용한 약국들에 대한 제도 교육과 홍보는 염두에 두지 않고 '일단 알아본다'식의 조사는 우려스럽다. 금융당국과 수사당국과 부처 벽을 허물고 문제의 기관을 효율적으로 솎아내 현지조사 하는 방법 등 '선택과 집중'으로 전체 약국의 부담을 덜어줄 다양한 방법이 예비돼 있지 않은 점도 아쉽다. 과거 실태조사의 외피를 덧씌워 진행했었던 대체청구 사태와 오버랩 되는 건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이다.2019-02-25 06:13:24김정주 -
[데스크시선] 오너를 위해 몸을 던지는 충성심의 원천「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때 한 제자 이르되 "제가 여기 있나이다 저를 보내소서." [성경 이사야서 6장 8절]」 복음을 전파하는 성업은 항상 고난과 시련이 따른다. 때론 죽음도 불사해야 한다. 교통과 치안, 숙박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았던 2000년 전에는 '로즈 로드(Rose Road, 복음 전파의 길)' 과정 중 괴한의 습격을 받거나 사막·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서유기의 주인공 중 1명인 삼장법사가 법화경을 전하러 서역으로 가던 중 겪게 되는 무수한 구도역정이 그 좋은 실례가 아닐까. 이 같은 종교적 신념과 기업에 대한 직원의 충성심은 극한의 경지에서 일맥상통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물론 과정·목적론 상에서 자발성과 금전적 보상의 유무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수년 전, A제약사 총괄본부장의 뜨거운 고백도 신(信)·의(義)·충(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일화다. 해당 제약사가 불법 유통구조로 '환란'을 겪을 당시 쓴 웃음을 머금고, 먼산을 바라보던 총괄본부장의 모습이 아련하다. "오너를 구치소나 교도소로 보낼 순 없지 않겠느냐. 한번 가는 게 무섭지 나처럼 한번 다녀 온 사람은 괜찮다. 그동안 입었던 은혜를 갚을 기회로 생각한다. 비 맞기 전이 두렵지 이미 비를 맞으면 거칠게 없다." B제약사 개발임원과 나눈 대화도 눈길을 끈다. 그 역시 3개월여 동안 구치소 수감 전력이 있다. "어머니에게 수의를 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였을 때는 불효 막급의 심정으로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름 수감생활에 익숙해지더라. 무혐의를 받고 출소하는 날 오히려 상쾌한 심정의 무언가를 느꼈다." 이어진 그의 또 다른 고백도 어느 정도 머리를 끄덕이게 만든다. "현금으로 3억~5억원 정도만 보전해 준다면 최고경영자 보호를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1~2년 형을 살 용의가 있다. 우리 같이 작은 회사를 다니면서 단기간에 무슨 수로 수억원을 만져 보겠냐."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C제약사와 관련된 추측성 루머도 일말 수긍이 간다. 업계 떠도는 소문은 C제약사 최고경영자 보호를 위해 해당 CSO업체 관계자가 모든 총대를 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친인척 관계로 보인다' '조건부로 수억원 상당을 보상해 줄 것이다' 등등 확인되지 않은 '말말말'이 횡횡하다.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때론 현실이 더 영화 같을 때가 많다. 최근 10년 새,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검경의 리베이트 수사가 한층 강화됐다. 대형·중소제약사 할 것 없이 수사 범위도 전방위적이다. '제약사 리베이트 수사는 털면 다 잡힌다'라는 이상한(?) 학습효과가 생겨나면서 시군구 단위의 경찰서에서 조차 리베이트 수사에 착수했던 사례도 있었을 정도다. 사회 부조리와 불법은 사라져야 하고, 응당 법적 책임을 져야함에는 절대공감하지만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확장성 정밀수사는 재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2019-02-18 06:12:28노병철 -
[데스크 시선] 명분없는 제네릭 규제 혼란만 부추긴다정부 규제는 모두 그럴만한 존재 이유가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기준 규제는 점차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해 전임상, 임상 1~3상까지 거치도록 한 것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의약품만 환자들이 복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제약업계에선 공동생동 규제가 화두다. 정부가 제네릭 난립 대책으로 공동생동 제한 부활 여부를 만지작 거리고 있어서다. 이 규제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한번 시행했다가 폐지된 제도라는 이유로 업계의 관심이 더욱 크다. '공동(위탁) 생동 제한' 규제가 탄생한 배경은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불신이다. 지난 2006년 생동성시험 데이터가 무더기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 307개 품목의 허가가 취소됐다. 이른바 '생동 조작 파문'이다. 식약처(당시 식약청)는 제네릭 난립도 생동조작의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 생동성시험을 진행할 때 참여 업체 수를 2개로 제한하는 공동생동 제한 규제를 2007년 5월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의 개선 권고에 식약처는 시행 5년 만인 2011년 11월 이 규제를 전면 철폐했다. 규제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공동생동 제한은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똑같은 제품에 대해 임상시험을 별도로 해야한다는 불필요한 규제라는 성토가 업계에 만연했다. 예를 들어 A업체가 5개 업체로부터 위탁을 의뢰받고 총 6개의 제네릭을 허가받을 때 3번의 생동성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인데도 똑같은 절차를 여러 번 거쳐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B업체가 다른 업체에 포장만 바꿔 새롭게 허가를 받는 위임 제네릭을 내놓을 때 같은 오리지널 의약품 2개를 두고 생동성시험을 진행해야 하는 불합리한 현상도 나타났다. 제도 폐지 7년만에 부활 여부가 논의되는 결정적인 배경은 불순물 고혈압약 사태다. 제네릭 개수가 지나치게 많아 국내에서 유독 발암물질 검출 발사르탄 의약품이 많았다는 지적이 만연했다. 만약 공동생동 규제를 재시행하면 허가받는 제네릭이 줄어들어 난립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란 견해가 제기됐다. 공동생동 규제를 다시 시행하려면 명분이 확실해야 한다. 7년 전에 비상식적인 제도라는 이유로 폐지됐지만 달라진 환경에 따라 도입 필요성이 있다면 충분히 재시행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공동생동 규제 폐지 당시와 현 시점의 가장 큰 차이는 약가제도다. 사실 2011년 공동생동 규제를 폐지할 때는 계단형 약가제도라는 제네릭 진입 장벽이 있었다. 계단형 약가제도는 제네릭 진입 시기가 늦을 수록 한달 단위로 가격이 떨어지는 내용이 핵심이다. 최초에 등재되는 제네릭은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68%를 받고, 이후에는 한달 단위로 10%씩 깎이는 구조다. 그러나 2012년 약가제도 개편으로 계단형 약가제도가 폐지되면서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제네릭도 최고가격(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약사들은 특허가 만료된 지 한참 지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제네릭을 발매하는 패턴이 고착화했다. 규개위가 공동생동 규제 폐지를 권고할 당시 “계단형 약가제도가 운영되고 있어 공동생동 규제를 풀어도 제네릭이 무분별하게 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계단형 약가제도마저 폐지되면서 제네릭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다만 폐지된 규제를 다시 부활시키기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공동생동 규제의 부활로 제네릭 난립이 억제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만약 하나의 생동성시험에 4개의 제네릭 허가만 허용하면 제약사들이 제네릭 시장 진입을 주저하게 될지 미지수다. 공동생동 규제가 재시행될 경우 과학적 상식과 맞지 않는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조약 제조업체가 수탁사업을 활발히 할 경우 포장만 다른 똑같은 약 2개를 비교하는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촌극이 펼쳐질 수 있다. 공동생동 규제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큰 이유는 많은 이들의 이해관계와 욕망이 얽혀있어서다. 시장 장악력이 높은 대형제약사의 경우 후발주자들의 무분별한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규제 부활이 매력적이다. 대형제약사 입장에선 생동성비용은 큰 부담이 아니다. 반면 자본력이 떨어지는 중소형제약사들은 규제 부활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위탁사와 수탁사도 사정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임상시험수탁기관은 생동성시험 건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규제 부활을 적극 반길 수 밖에 없다. 정부 입장에서 새로운 규제의 도입은 매우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한번 폐지된 제도라는 점에서 규제 시행을 위한 명분을 확보해야 한다. 모든 이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규제는 없다. 기업간 새로운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규제 강화 여부를 떠나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대책을 기대한다. 그게 정부가 할 일이다.2019-02-11 06:15:55천승현 -
[데스크시선] 인센티브 1000% 약속 지킨 CEO천하통일의 원대한 서원을 세운 리더라면 필독해야할 서적이 있다. 바로 손자병법, 오자병법, 육도삼략이다. 손무가 쓴 손자병법이 전략·전술의 기술적 응용에 치중했다면 나머지 두 병서는 정신적 가치와 합목적성에 근간을 두고 있다. 손자병법은 대체로 변칙변술로 단기전(속전속결)을 표방한다. 반면 오자병법과 육도삼략은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한 중장기전에 유용해 정치, 경제, 군사 등 융합적 사고가 중요시 되는 지금의 리더들에게 더욱 적합한 경영전략서라 할 수 있다. 성웅 충무공 이순신이 명량해전 직전 휘하장졸들에게 남긴 말 중 '필사즉생 필생즉사(죽고자 하면 살 것이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역시 오자병법의 구절을 인용한 말이다. 위나라 무패의 장수 오기(吳起)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오자병법은 장수와 병사의 충성과 신의와 관련한 다음과 같은 유명한 일화를 가지고 있다. 「오기는 한 병사의 상처부위 피고름을 직접 입으로 빨아내며 치료해 주었다. 이 소식을 들은 병사의 어머니가 엉엉 울자 마을사람들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 "세상이 우러러보는 훌륭한 대장군님께서 그대의 아들을 어엿비 여기시는데 당연히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해야지 무슨 연유로 우는 것이오?" 이에 병사의 어머니는 "오기 대장군은 제 남편에게도 상처를 핥아 주었는데, 그는 오기 대장군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전장에서 목숨을 바쳤소. 아들 녀석 또한 대장군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마음속으로 죽음을 각오한 충성을 다짐하지 않았겠소! 어미로서 그것이 슬퍼서 우는 것이오."」 강태공과 황석공이 남긴 육도삼략 중 문도편의 내용도 대의(大義)를 강조하고 있다. 의는 충(忠)과 신(信)을 포괄하는 말로 리더뿐 만 아니라 전체 구성원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세상은 군주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만백성의 것입니다. 이익을 나누려는 군주는 천하를 얻을 것이오, 독식하려는 군주는 모든 것을 잃을 것입니다. 천하의 인심은 어진이에게 돌아가는 것이니 언제나 이 같은 혜안으로 마음을 밝혀야 합니다.」 군율이 명확하지 않거나 상벌에 대한 대우가 불공정하면 병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전쟁에 임해 진군나팔이 불어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법이다. 이 같은 군대는 어느 전쟁에 출정하더라도 백전백패다. 반대로 장수가 병사를 자식 대하듯 사랑하고, 논공행상이 분명하면 충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이를 일컬어 병법에서는 부자지병(父子之兵)이라 표현한다. 이처럼 군사를 이끄는 장수와 개별 제약바이오기업 컨트롤타워에 있는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은 둘이 아닌 하나다. 1월은 지난해 영업·마케팅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평가·지급하는 시즌이다. 그런데 최근 A바이오기업 영업이사와의 미팅자리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을 들어 깜짝 놀랐다. 계약서에 없는 인센티브 1000%(1억원)가 급여통장으로 입금됐음에도 그 기업의 오너는 영업이사가 어찌된 영문인지 묻기 전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통상의 경우, 인트라넷에 대서특필하거나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의 의미에서 특별히 주는 거다"는 등등의 상투적이고 부담스러운 부연설명이 따라 붙는다. 여기에 더해 연간 초과이익 분배금(PS), 특별기여금, 생산성 격려금(PI) 등 명목·서류상 복잡한 항목은 덤이다. 그런데 A바이오기업의 경영자는 조금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명목의 인센티브냐는 영업이사의 질문에 "지난번에 술자리에서 약속하지 않았느냐. 열심히 노력한 결과에 따른 당연한 보상이다. 항상 고맙다"는 간단명료한 화답을 남겼다. 반대로 B제약사 최고경영자의 경우는 듣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회장의 휴대전화 번호를 아는 임원이 사실상 없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차·부장급 관리자에게 격려 전화를 건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임원에게 전화를 하더라도 발신자번호 차단으로 통화를 한다니 미스터리하다고나 할까. 연봉계약에 앞서서는 오만가지 꼬투리로 인상률을 최소화시키거나 삭감한다. 때문에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임원급 이직이 갖은 편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라지만 이런 기업에 과연 누가 오래 남으며 함께 성장하길 바라겠는가. 오기와 강태공이 '이익 분배의 공평성과 신의'를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2019-01-28 14:44:03노병철 -
[데스크 시선] 치열해지는 약사회 자리 싸움꽃피는 춘삼월이면 대한약사회 새 집행부가 출범한다. 또 설 연휴 이후 16개 시도지부도 새 회장이 취임하는 등 인사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민초약사들의 관심 밖 일이지도 모르지만 약사회에서 이름깨나 알린 인사들 사이에서는 총회의장, 감사를 누가 맡느냐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하고 싶은 사람은 많고, 자리는 한정되다보니 합의 추대가 아닌 경선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의장단과 감사단은 3년후 선거관리 업무도 하기 때문에 후보자 삼진아웃제 도입 등 선관위의 힘이 강해진 상황에서 숨겨진 요직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조찬휘 집행부에서 회관 재건축 가계약, 연수교육비 횡령 사건 등을 조사하며 막강한 힘을 보여준 감사단의 인기도 상종가다. 이미 일부 인사들은 대한약사회 감사를 하겠다는 선언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고 김대업 당선인측에 노골적인 인사청탁(?)도 있다는 전언이다. 차기 집행부도 우호적인 인사로 의장단이나 감사단을 꾸리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또 다른 고민을 안게됐다. 김구 전 대한약사회 작고로 조찬휘 회장의 총회의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김대업 당선인의 측면 지원을 받는 거물급 인사가 출마해 경선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약사회도 마찬가지다. 이미 의장단과 감사단 출마에 나서기로 한 인사들의 이름이 거명되기 시작했다. 누가 가고 누가 남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전직 약사회 임원은 "과거에는 의장단, 감사단은 직전 회장이나 회무경력이 많은 선배약사들이 맡는 경우가 많았고 이에 대한 불만도 없었다"며 "그러나 집행부의 회무 파행이 잇달아 터지면서 갑자기 위상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추대든 경선이든 의장단과 감사단 선출은 사상 유례 없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구 주류간 권력 투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약사회무 경력의 최정점에서 마지막 봉사의 미덕을 펼칠수 있는 의장단과 감사단. 할일 많은 약사회에 짐이 되는 건 아니지 걱정이 앞선다.2019-01-27 23:30:22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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