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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대기업의 색다른 시도와 기대감[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국내 제약업계에 굵직한 투자 소식이 연이어 등장했다. OCI그룹은 한미약품그룹과 통합 지주회사 출범을 예고했다.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OCI와 오리온 모두 투자 규모가 5000억원을 상회하는 파격적인 거래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린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OCI홀딩스 지분 10.4% 확보하며 개인주주로는 OCI홀딩스의 최대주주에 등극한다.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신주와 구주를 매입하는 비용은 5300억원 가량이다.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의 지분 인수에 5485억원을 투입한다. 레고켐바이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신주 796만3282주를 4698억원에 취득한다.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의 최대주주 김용주 대표와 박세진 수석부사장이 보유한 구주 140만주를 787억원에 매입한다. 타 산업 기업이 제약바이오산업 진출을 위해 5000억원 이상의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OCI는 2022년 부광약품 인수에 투입한 자금 1461억원을 포함해 2년 새 제약바이오기업에 투자한 자금은 7000억원에 육박한다. 기존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타 산업 기업들이 소규모 기업 인수나 자체 사업부 설립을 통해 제약바이오산업 진출을 꾀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공격적인 행보다. 최근 삼성과 SK가 제약산업에서 점차적으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지만 사실 국내 제약산업은 대기업들이 번번이 쓴맛을 봤다. 한화는 지난 1996년 의약사업부를 신설하고 2004년 에이치팜을 흡수 합병하면서 드림파마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6년에는 한국메디텍제약을 인수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드림파마의 지분을 100% 보유한 한화케미칼이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드림파마를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매각했다. CJ는 1984년 유풍제약, 2006년 한일약품을 각각 인수하며 의약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14년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를 독립법인으로 분리했다. 2018년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CJ그룹은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지난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태평양제약의 의약품 사업을 한독에 매각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롯데는 지난 2002년 아이와이피엔에프를 인수, 롯데제약을 출범시키며 의약품 시장에 진입했지만 10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OCI는 국내 제약산업에서 안정적인 활동을 펼치는 기업을 활용한다는 점이 기존 대기업과는 다른 행보다. 한미약품은 2015년부터 초대형 신약 기술수출을 연거푸 성사시키면서 연구개발(R&D) 잠재력을 글로벌 무대에 각인시켰다. 최근에는 국내 처방약 시장에서 R&D성과로 개발한 복합신약을 앞세워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제약바이오 사업 분야에 입증한 경쟁력이 미국, 동남아, 일본 등 OCI그룹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도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든 통큰 투자다. 오리온은 지난 2020년 3대 신사업 진출을 밝히면서 그중 하나로 제약바이오산업을 지목했다. 이후 수젠텍, 지노믹트리 등과 손 잡고 신사업을 모색했고 이번에 대형 투자를 결정했다. 레고켐바이오는 국내 바이오기업 중 잠재력이 가장 뛰어난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레고켐바이오는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의 큰 관심을 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전문기업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말 얀센 바이오텍과 신약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으로만 1억달러를 수취했다.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 이후 현재까지 ADC 분야에서 총 10건 이상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들어 바이오벤처 1세대가 뚜렷한 신약 성과를 내지 못하고 주인이 바뀌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대부분 신약 개발 성과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창업주가 본인의 주식을 팔며 사업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레고켐바이오는 높은 가치가 각광을 받을 때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았다.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의 독립경영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레고켐바이오 입장에선 5485억원의 R&D 재원을 확보하면서 당분간 추가 투자 유치 없이도 안정적인 신약개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의 제약바이오산업 재진출도 크게 눈에 띄는 행보다. CJ는 2002년 바이오기업 천랩(현 CJ바이오사이언스)과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면서 제약바이오산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롯데는 지난 2022년 미국 뉴욕 동부에 위치한 BMS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제약산업에 재진출했다. 한미약품과 레고켐바이오의 빅딜은 최대주주의 상속세 재원 마련이나 빈약한 지분율, 주식 처분 등의 숙제가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시선도 많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통큰 거래는 충분히 매력적인 현상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견줘 아직 열악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대규모 자금이 신규 유입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대기업들의 색다른 투자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2024-01-22 06:15:25천승현 -
[데스크 시선] 품절약 해결이 진짜 민생정책이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오늘 이 자리에서 회원약사들 모두 머리에 띠를 두르고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메아리만 돌아왔다. 오히려 더 많은 약품이 품절되는 심각한 상황으로 변했다." 지난 12일 김계성 고양시약사회장이 정기총회에서 한 말이다. 1년 전 품절약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했던 분회장 입장에서 전혀 해결되지 못한 품절약 문제가 회원약사들에게 미안했을 것이다. 이는 고양시약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총회를 마친 서울 양천, 용산, 노원, 경기 고양, 부천, 안양 등에서도 품절약 문제가 약국가 최대의 이슈였다. 의약품 품절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다 보니 정부, 대한약사회를 원망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관품절약협의체 회의를 한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품절 문제가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안양의 한 개국약사는 "약국에 약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약국경영 30년 만에 약 구하기가 이렇게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비대면 진료보다 더 큰 문제는 조제약 품절"이라고 말했다. 공급부족 의약품 약가인상, 약사회의 균등공급 진행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현장에 선택권을 주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지정한 품절약에 한해 대체조제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안이나 일시 급여중단, 처방일수 제한 등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품절약에 대한 처방을 중단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나아가 품절약에 대해 한시적 성분명 처방 의무화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생동성 시험을 통과한 품목 중 수급이 원활한 제품을 약사들이 선택해 조제할 수 있다면, 환자나 약국의 불편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다. 총선을 앞둔 정부와 여당은 여러 민생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품절약 해소만큼 더 큰 민생정책이 어디에 있을까? 아픈 환자가 왔는데 약이 없어 조제를 못 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된다. 2년째 이어지는 품절약 문제인데 지금까지 달라진 게 없다면 정부 책임방기다.2024-01-14 20:09:12강신국 -
[데스크시선] 우황청심원의 눈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480억원대 우황청심원 시장은 언제까지 안정적 지속성장이 가능할까. 심신안정제 대표 일반의약품 우황청심원 시장 외형 확장 불안요소는 사향·우황의 수급 불안이다. 여기에 지속적인 금값 상승을 비롯한 CITES 협약(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도 관련 의약품의 성장을 가로막는 복병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나고야의정서에 따른 생물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 즉, 원료 공급 국가에 대한 로열티 지급도 잠재적 가격인상에 따른 우황청심원 성장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중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우황청심원의 주성분인 우황과 사향의 국제거래가격 인상을 들 수 있다. 우황청심원 구성 약제는 우황, 사향, 영양각, 아교, 복령, 용뇌, 백출, 인삼, 방풍, 맥문동 등으로 뇌졸중, 정신불안, 두근거림, 인사불성 등에 효능효과를 발현한다. 이중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생약성분은 우황과 사향인데, 관련 약제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중국의 영향과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 따른 시베리아산 사향 품귀현상 및 가격 폭등은 뛰는 거래가에 기름을 부었다. 통상 우황·사향 1kg으로 만들 수 있는 우황청심원은 2만6000개 정도다. 2010년 우황 1kg은 1800만원에, 사향 1kg은 1억2000만원 정도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줄잡아 50%~70%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환제의 경우, 내용물 경화현상을 막고, 살균작용·혈액순환·신진대사 촉진을 위해 금박을 입힌다. 최근 10년 새, 금 거래시세 역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 제조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6년 순금 1g당 거래가는 최저 3만9000원에서 2022년 5월 최고가인 8만8000원으로 2배 가량 급등했다. 이러한 직·간접적 성장 저해 변수를 줄이기 위해 우황청심원 생산·판매기업들의 개발전략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바로 고가의 사향을 대체한 영묘향·L-무스콘(L-muscone)이 그것이다. 영묘향은 사향고양이의 향낭에서 추출한 향으로 시벳이라고도 한다. 사향에 비해 비교적 수급이 용이하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L-무스콘은 사향의 유효성분인 L-무스콘만을 따로 합성한 향으로 조선무약에서 대량생산법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향대체물질인 영묘향과 L-무스콘의 약리효과는 대등한 수준이다. 원방과 변방 등 라인 업 확장을 통한 돌파구도 상당한 실효를 거두고는 있다. 원방은 말 그대로 동의보감 등의 10대 한의서 원처방을 따른 제품으로 사향·우황 함량이 높은 편이다. 변방은 약재 구성·용량을 변화시켜 처방을 바꾼 것으로 주원료인 우황·사향 함량을 낮춰 접근성을 높인 제품이다. 원방·변방우황청심원의 비교임상 결과, 운동장애·안면마비에 대해서는 원방이 변방보다 유의한 효과가 인정됐지만 고혈압·두통·어지러움·머리무거움증 등의 고혈압 증상에 대해서는 두 약제 간 우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조·판매사들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상비약으로서 우황청심원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기는 불투명해 보인다. 개별 제약기업들이 가진 영업·마케팅 능력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역시 주원료인 사향·우황·금박 등의 수급 불안과 가격 폭등에 따른 원가 불균형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우리나라 우황청심원은 13개 제품이 있는데, 이중 경남제약·경진제약·보령제약·GC녹십자·일양약품·조선무약·조아제약 등 7개 제약사가 최근 10년 사이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우황청심원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6개 기업이다. 이중 리딩 제품은 광동제약 우황청심원으로 2022년 의약품 유통실적 기준 3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지널 격인 광동 우황청심원은 1974년 제품 출시 후 환제·현탁액 등 7종의 라인 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수 뿐만 아니라 베트남 수출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2위는 익수제약으로 83억원 상당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원광제약·삼성제약·일화·한국신약은 각각 8억5000만원·2억2000만원·6300만원·4000만원 정도의 외형을 형성하고 있다. 우황청심원 시장 80%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광동제약은 매년 매출 신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사향·우향·금박 가격 폭등과 수급 불안으로 제품에 따라 20~100% 안팎의 약국 공급가격 인상을 준비 중이다. 원방사향 환제와 현탁액은 기존 생산된 재고분을 끝으로 아예 단종이 예고된 상태다. 제품가격 인상 시점은 미정이지만 올해 설날을 기점으로 윤곽이 나타날 전망이다. 소비자 물가상승을 고려한 보건복지부의 협조 요청으로 이달 예정된 가격인상은 지연시켰지만 계속적인 기업 손실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황청심원은 뇌졸중·심신안정에 효과가 검증된 항방생약제제다. 원조는 중국이지만 그 꽃은 우리나라에서 피웠다. 각종 역사서에 따르면 청나라 사신들이 조선을 방문하면 왕공부터 귀인까지 앞 다투어 우황청심원을 얻으려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한때 5000원대 가정상비약으로 사랑받아 온 우황청심원이 최근 고물가시대에 접어들며 개당 3만원에 가까운 하이엔드급 의약품으로 변하고 있다. 이쯤되면 약국 판매 생약제제 중 초고가 품목인 공진단에 견줄만한 가격이다. 이제 서민 청심원 시대가 저물고 있다.2024-01-09 06:38:25노병철 -
[데스크시선] 4세대 지질영양수액제 새판짜기[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10여 년간 토종제약기업들은 쓰리챔버 지질영양수액제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을 리딩해 왔다. 대표적인 기업은 JW중외제약과 HK이노엔, 와이즈메디(유한양행 자회사)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JW중외제약 위너프주(페리주)는 2022년 의약품 유통 실적 기준 750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관련 분야 NO.1 제품으로 성장했다. 위너프주는 프레지니우스카비 스모프카비벤주의 개량의약품으로 오리지널 제품을 압도, 마켓쉐어 57.8%를 기록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기존 쓰리챔버 지질영양수액제는 '필수지방산+아미노산+포도당'을 주성분으로 JW중외제약 위너프, 프레지니우스카비 스모프카비벤, HK이노엔 오마프원리피드, 와이즈메디 폼스티엔에이, 박스터 올리멜엔9이 등이 경합을 펼치고 있다. 후발주자인 대한약품도 2021년 테트라프주에 대한 개발을 완료한 상황이다. 이들 3세대 쓰리챔버 영양수액제는 피시오일과 올리브유를 기반한 제품으로 이중 피시오일 기반 수액제는 위너프주·스모프카비벤주·오마프주, 올리브유 기반 제품은 올리멜엔9이주가 포함된다. 그런데 2022년 8월, 박스터가 3세대 제품에 아미노산을 강화한 올리멜엔12이주에 대한 국내 허가를 획득하며, 4세대 쓰리챔버 지질영양수액제 시대 포문을 열었다. 박스터는 종합병원 영업 마케팅 강자 보령과 국내 판권계약을 맺고 제품을 출시한 상태다. 프레지니우스카비도 아미노산 비율을 높인 엔텐스주를 지난해 9월 수입 허가를 받고 스모프카비벤을 대체할 차세대 제품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JW중외제약 위너프에이플러스주가 지난해 중말순 허가·약가산정을 받으며, 엔텐스주와 올리멜엔12이주 대항마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기준 205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2위인 스모프카비벤(페리페란) 뒤를 맹추격하고 있는 HK이노엔 오마프원리피드(페리)도 올해 중 오메가-3를 강화한 오마프플러스원주를, 와이즈메디 역시 조만간 허가와 보험약가를 산정받고 제품을 론칭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로써 이른바 3세대 쓰리챔버 지질영양수액제를 보유한 국내외 수액제기업 모두 4세대 쓰리챔버 지질영양수액제를 확보하며, 본격적인 아미노산 강화 수액제 VS 오메가-3 강화 수액제 제2차 대전이 본격화되며,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외국계 오리지널 수액제기업들이 갑작스럽게 고함량 제품을 출시한 이유다. 이에 대한 업계의 통상적 분석은 토종기업들의 시장 장악에 따른 매출 반격에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일명 고함량 아미노산·오메가-3 지질영양수액제로의 판도 변화는 오리지널사인 박스터와 프레지니우스카비의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스모프카비벤과 올리멜엔9이주는 오리지널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개량의약품인 JW중외제약 위너프주, 제네릭인 HK이노엔 오마프원주의 선전으로 시장을 잠식당했기 때문이다. 국내 수액제 강자 기업인 JW중외제약과 HK이노엔의 파상적인 영업·마케팅력 공세에 시장을 뺏겼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네릭의 출시로 약가가 인하되면서 매출과 시장 포지션은 급감했다. 스모프카비벤주와 올리멜엔9이주는 2022년 기준 271억원(20.9%)·50억원(3.9%)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스모프카비벤의 2019·2020·2021·2022년 실적은 182억·261억·272억·271억원으로 우상향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같은 기간 올리멜엔9이주도 43억·35억·44억·50억원 정도로 1·2·3위 제품을 제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개량의약품(JW중외제약 위너프주)·제네릭(HK이노엔 오마프원주)의 등장으로 오리지널인 프레지니우스카비 스모프카비벤의 약가는 사실상 반토막이 날 수 밖에 없었고, 특단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 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전환됐다. 바꾸어 말하면 오리지널사인 프레지니우스카비와 박스터는 현재 처한 상황을 역전시키고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제로베이스 전략 일환으로 아미노산을 강화한 이른바 고함량 쓰리챔버 지질영양수액제 카드를 꺼낸 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마케팅 전략이다. 이러한 결과로 올해 2024년은 지난 10년 동안 왕좌를 지켜 온 JW중외제약과 상당한 시장 침투력을 보여 왔던 HK이노엔 등의 국내기업들에게 프레지니우스카비와 박스터의 쓰리챔버 지질영양수액제 '고함량-신제품' 마케팅 전환 카드는 새로운 도전과 응전이 아닐 수 없다. 1300억원을 놓고 벌이는 지질영양수액제 대전 장기판에서 수세에 몰린 다국적제약사들의 선제적 장군 수와 그에 대항하는 토종제약사들의 멍군 수는 앞으로 어떠한 방향성을 띠고, 또 어떤 기업이 자충수를 둘 지 수액제업계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2024-01-05 06:00:16노병철 -
[데스크시선] 국산신약 우대안, 저조한 관심과 씁쓸함[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정부가 혁신형제약 개발 신약 약가우대 규정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국내 제약사들의 반응이 뜨겁지 않다. 사실 뜨거운 정도가 아니라 차갑다에 가깝다. 5년을 목 놓아 기다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온적 반응이 낯설기 그지 없다. 내용에는 큰 불만은 없는 것 같다. 관심 자체가 적다고 해야 할까. 지난 22일 국무총리 직속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에 보고된 '신약의 혁신가치 적정보상안'에는 국내 개발 신약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신약에 대한 우대방안도 담겼다. 국내 개발 신약의 경우 혁신형제약기업이 생산하고, 한국인 대상 확증적 임상시험을 수행해 식약처 신속심사로 허가받은 경우 약가가 우대된다. 기존에는 임상적 유용성이 대체약제 대비 유사 또는 비열등일 경우,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이하 약가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대체약제 가중평균가와 대체약제 최고가 사이 금액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혁신형 제약기업이 제조한 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내용을 담고 있는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한 관한 특별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라 할 수 있다. 세부안이 나오는데 장장 5년이 걸린 것이다. 그동안 법 개정에도 혁신형제약 개발 신약에 대한 우대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오로지 혁신형제약기업이 만든 제네릭 약가를 1년 간 오리지널의약품의 68% 수준으로 가산 우대하는 내용만 적용되고 있다. 이에 일정 규모 이상으로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제약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자 만든 혁신형 제약기업 취지에도 반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정부는 통상 마찰 등을 우려해 후속 조치에 나서지 않다가 올해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혁신형제약 신약 우대안이 급물살을 탔다. 그렇게 탄생한 게 지난 22일 발표된 내용이다. 5년을 기다린 만큼 국내 제약업계의 뜨거운 반응을 기대했지만, 당황스러울 정도로 관심이 적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당장 수혜를 입을만한 국산신약이 없다는 점이 낮은 주목도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그렇고, 내년에도 혁신형제약사가 개발한 국내 개발 신약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제일약품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지스타프라잔'의 상업화를 기대하고 있으나, 약가우대 적용 대상은 아니다. 제일약품이 혁신형제약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사 뿐만 아니라 경쟁사, 나아가 국내 600개 의약품 생산업체가 당장 내놓을 신약이 없으니, 혁신형제약 신약 약가 우대안이 딴 나라 이야기나 다름 없을 것이다. 만약 이 방안이 2년 전에 나왔더라면 훨씬 조명을 받았을 것 같다. 2년 간 렉라자를 시작으로 엔블로까지 나온 국산약만 6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산신약이 딱 끊긴 상황에서 나온 우대안의 저조한 관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높은 반응을 기대한 언론이 오판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도 이 방안이 적용될 당장 수혜대상은 없지만, 국산신약 개발 동기를 고취한다는 차원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이 나온다. 그럼에도 수혜대상이 1년에 1개가 있을까 말까 한 우대안을 보자니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우대방안으로 국산신약이 더 나오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국내 제약기업이 신약개발에 더 분발해주길 바란다.2023-12-29 06:25:20이탁순 -
[데스크시선] 한국형 AI 신약개발 성공의 조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일라이 릴리·BMS의 공통점은 뭘까. 글로벌 빅파마로서 일명 오픈이노베이션 인공지능(AI) 신약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점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 성패는 데이터의 통합에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분산·고립방식의 인공지능 신약 개발에 임하고 있어 학습과 성능향상 제한에 봉착해 있다. 따라서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러한 문제를 연합학습 기술(Federated Learning)을 활용해 극복해 나가고 있다. 먼저 아스트라제네카·일루미나는 지난해부터 AI 기반 게놈 해석과 분석 역량을 융합해 약물 표적 발견 촉진을 목표로 협력해 나가고 있다. 같은 해 이뤄진 일라이 릴리·크리스탈파이의 융복합 프로젝트도 주목된다. 크리스탈파이는 AI와 로봇공학 기술로 알려지지 않은 표적에 대한 약물 후보 물질을 설계·합성, 릴리는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상업적 개발을 담당할 계획이다. BMS·엑센시아도 2019년 파트너십을 통해 단백질 키나아제 C(PKC) 세타 억제제 EXS4318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이처럼 이미 미국·유럽은 우리나라 보다 3~5년 먼저 엣지 컴퓨팅·클라우드와 같은 분산 컴퓨팅 기술·분산 데이터 보호·AI 데이터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연합학습 정보보호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 이를 통한 신약 개발 분야를 리딩하고 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주축이 되어 올해 초, 연합학습 기반 다기관 데이터 안전 공유 체계 구축을 위한 국가차원의 중장기전략 로드맵이 만들어지고 있는 부분은 고무적이다. 일명 K-멜로디(K-MELLODDY ·Machine Learning Ledger Orchestration for Drug DiscoverY)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는 물리적 데이터 공유 없이 다기관 데이터 활용·협력이 가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AI 신약개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연합학습은 개별기업의 자산인 데이터는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다기관 간 데이터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연합학습 기반의 데이터 활용을 통해 개별 기업이 가지는 한계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다. K-멜로디의 목적은 ▲데이터의 공유·융합을 통한 AI 고도화로 신약개발 경쟁력 향상 ▲국가 차원의 연합학습 기술 산업화에 따른 핵심 기술 시장 선점 등을 들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연합학습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는 신약개발 현장과 공공에 축적된 데이터를 AI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데이터는 신규성 측면에서는 뛰어날 수 있지만 집중 연구로 데이터 소량화와 편향성·지재권 등의 이슈가 존재하고, 공공 데이터는 방대하나 신규성 부족으로 활용이 미진하다. 제약바이오·IT산업은 기술 선점과 직결돼 특정 국가가 먼저 신기술을 발명하면 해당 시장에 종속될 우려가 높아 글로벌 표준을 바탕으로 한 정부 주도 한국형 연합학습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기업별로 폐쇄적 AI 운용체계만을 고집해 통합관리를 통한 업그레이드와 효과적인 결과 도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복지부·과기부 등 정부 주도 한국형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사업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K-멜로디 프로젝트가 현실·상용화됐을 경우, 참여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신약 연구개발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이 기대된다. 미국 NIH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신약개발 과정에서 후보약물의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ADME/Tox)을 실험·분석 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전체 신약개발 투자비의 22%를 차지한다. 정확도가 높은 ADME/Tox 분야 AI 플랫폼을 확보할 경우, 이 22%의 신약개발 비용을 절반 이상으로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K-멜로디는 EU-멜로디를 벤치마킹 하고 있다. EU-멜로디는 세계 최초, 유럽연합에서 시행된 10개 제약기업 간 데이터 기반 협력 시도로 경쟁적 제약기업 간 데이터 기반 협력이 연합학습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안전하게 실행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2019년부터 3년 간 256억원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제약기업의 기밀을 유지하면서 기계학습 기반 협력 ADME/Tox 예측 모델의 정상 학습과 데이터 노출 없이 개별기관이 구축한 단일모델 대비 성능 향상을 확인했다. K-멜로디의 성공 관건은 개별 기업들의 인식전환과 정부의 과감한 예산 확보다. K-멜로디 프로젝트 연착륙을 위한 필요 예산은 5년 간 300억~5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최근 빅테크기업 엔비디아와 구글에서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에 뛰어드는 등 국내 AI 신약개발 기술 주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학습 기술개발, 데이터 기반 협력 플랫폼 구축, 실용화까지 포함된 K-멜로디 프로젝트가 하루 빨리 실행돼 인공지능 혁신신약 개발 주권을 확보해야 함은 이제 선택이 아닌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다.2023-12-22 06:0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반가운 규제 번복의 아쉬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여름 제약사 허가 담당자들이 위탁 제조 의약품의 허가용 생산물량 판매에 대해 술렁인 적이 있었다. 위탁 방식 허가용으로 생산한 1개 제조단위(배치) 물량을 판매할 수 없다는 보건당국의 유권해석에 집단으로 혼란에 빠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탁 의약품의 규제를 강화하면서 빚어진 혼란이다. 식약처는 지난 2020년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위탁 제조 전문의약품 제네릭에 대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자료 제출 면제 조항을 신설했다. 2022년 10월부터 위탁제네릭도 3개 제조단위를 의무적으로 생산하고 관련 GMP 자료를 제출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조공정 뿐만 아니라 제조설비, 제조단위, 포장·용기까지 모두 동일한 경우에는 1개 제조단위 자료만 제출하면 된다. 당초 2020년 11월 입법예고안에는 위탁제네릭도 허가받으려면 3개 제조단위 생산 자료를 제출토록 명시됐지만 1개 제조단위로 완화됐다. 8년만에 위탁의약품의 허가용 생산 의무화를 부활한 셈이다. 당초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GMP 적합판정서 제도’를 시행했다. 이때 허가용 의약품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규정이 완화됐다. 적합판정서의 유효기간 내에 있는 제조소에서 GMP 실시상황 평가에 관한 자료를 적합판정서로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위탁제네릭의 GMP 평가자료 제출 부활의 표면적인 배경은 ‘품질·안전관리 강화’다. “제네릭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더라도 위탁사 입장에선 1개 제조단위 생산을 통해 품질관리 책임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게 당시 식약처 견해다. 위탁제네릭의 허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무분별한 제네릭 허가를 억제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2018년 불순물 혼입으로 100여개 발사르탄제제가 판매중지 조치를 받았는데 제네릭 의약품 난립으로 국내에 유독 피해가 컸다는 지적에 식약처가 위탁 의약품 허가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위탁의약품 허가용으로 생산한 1개 제조단위를 팔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제약사들의 규제 완화 요구가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에서는 GMP 평가가 완성되려면 3개 제조단위 생산 자료를 검증받아야 한다. 실제 판매용 규모를 3번 생산한 이후 제조공정의 적합성과 일관성을 입증받아야 GMP 평가가 완성된다. 실제 판매용의 경우 1개 제조단위를 30만정 생산할 계획이라면 30만정 3번 생산하고 GMP 평가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특정 업체가 판매가 아닌 수탁 목적으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위해 10만정 규모의 3개 제조단위 생산을 통해 허가받고 위탁사들에 허가자료 공유를 통해 동시에 신규 허가받는 경우가 있다. 허가를 받은 이후 판매 시점에 실제 판매량 규모의 3개 제조단위 생산을 통해 GMP 평가를 받겠다는 의도다. 이때 수탁사는 실제 판매량에 대한 GMP 평가가 완료되지 않아 위탁사들의 허가용 생산 물량은 판매가 불가능하다. 위탁사들이 허가용 의약품 1개 제조단위를 판매할 경우 GMP 평가가 완료되지 않은 제품의 판매로 행정처분 위기에 몰리게 된다. 위탁사가 19곳일 경우 19개 규모의 허가용 생산 제품은 폐기해야 한다.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특허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경우 실제 판매 규모 물량에 대한 GMP평가를 판매 시점까지 미루는 경우가 많다. 수탁사 입장에선 특허 문제로 발매 시기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허가용으로 생산 물량은 최소화해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최소 물량의 생산을 통해 허가받고 추후 특허문제 해결로 판매가 가시화되면 실제 판매량 규모 생산을 통해 GMP평가를 받는 전략이 구사된다. 하지만 위탁사도 특허문제 미해결로 판매가 불가능 상황에서 허가용 생산 1개 제조단위는 폐기되면서 불필요한 비용 지출로 이어진다. 결국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규제개선을 건의했고 식약처는 규제 부활 1년 만에 다시 폐지한 모양새다. 물론 규제당국 입장에서도 1년 만에 규정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시행착오를 인정하고 규제완화를 결정한 것은 환영할만한 조치다. 제약사들도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제도 개정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미리 예측했다면 규제 번복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식약처는 위탁 규제 완화 보도자료를 통해 “안전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불합리한 규제는 적극 검토·개선해 의약품 산업을 활성화하고, 국민 안전에 필수적인 규제는 강화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유연한 정책은 반갑다. 다만 제도 개선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의 소통은 필연적 과정이다.2023-12-21 06:15:02천승현 -
[데스크 시선] 전자처방 전달시스템 구축 시급하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오는 15일부터 비대면 진료가 시범사업 형태로 전면 확대 시행됩니다. 의약계에선 반대 목소리가 높지만, 시범사업인 만큼 일선 의원과 약국에 맡기는 모양새입니다. 정부가 발표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확대안을 보면 중요하게 빠져있습니다. 바로 전자처방전입니다. 정부안을 보면 비대면 진료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진료방식의 특성상 진료 후 처방전을 팩스, 이메일 등으로 약국으로 전송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팩스를 통한 복사본 처방전과 이메일 등을 통한 이미지 처방전은 종이 처방전에 비해 위변조 및 재사용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처방전 위변조를 통한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해 처방전은 의료기관에서 약국으로 직접 전송돼야 함을 명확히 하고, 앱을 이용하여 처방전을 전달하는 경우 환자가 원본 처방전(PDF 등 이미지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결국 의원은 약국에 이메일과 팩스로 보내거나, 플랫폼(앱)을 이용하는 방법이 유일합니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어떤 약이 처방 나왔는지 알기 힘듭니다. 약국에서 조제를 받고, 서면 복약지도서나 약 봉투를 통해 처방약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의약분업 도입의 명분 중 하나였던 환자 알 권리 신장, 즉 처방전 2매 발행의 원칙이 무색해지게 됩니다. 정부도 이제 공적 전자처방전 도입을 추진해야 합니다. 시범사업을 전면 확대한 마당에, 처방전 전달은 코로나 상황의 한시적 비대면 진료 때와 달라진 게 전혀 없습니다. 처방전의 위변조 문제가 그렇게 걱정이라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스웨덴 사례를 볼까요? 스웨덴 정부는 e-health 적극적으로 도입한 나라입니다. 이에 전자처방전달(e-prescribing)도 활성화돼 있는데 처방전이 병원에서 국가 저장고를 거쳐 약국으로 전자시스템을 통해 전송된다고 합니다. 2008년 기준 모든 처방전의 75% 이상이 이 시스템을 통해 전송되고 있습니다. 호주, 미국, 영국 등도 유사한 형태의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다행인 점은 정부도 처방전 위변조 문제는 근본적인 처방 정보 전달 방식의 개선이 필요한 만큼 의약계, 앱 업계, 전문가 등과 함께 중장기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행간의 의미를 읽어보면 앱 업계와 논의를 한다고 했는데, 결국 정부가 표준화된 방식을 만들어주고 시스템 구축과 운영은 민간에 맡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민간에 맡기다는 의미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환자에게 민감한 정보가 될 수 있는 처방전으로 돈을 벌게 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일 수 있습니다. 결국 공적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공단 혹은 심평원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처방전 전달시스템 구축과 운영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부 개입이 옳아 보입니다.2023-12-13 11:30:04강신국 -
[데스크시선] 톡신의 발견과 인류공영[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젊음의 영약' '주름개선제'. 보툴리눔 톡신의 또 다른 별칭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품명의 대표명사화로 미국 엘러간사의 제품 '보톡스'로 대중에게 더 많이 각인돼 있다. 관련시장은 미국·중국·유럽 등의 글로벌 섹터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8조원 상당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6000억원 수준이며, 매년 10%대 고공성장을 이루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박테리아가 배출하는 독소를 말하며, 기전은 신경말단에서 근육수축을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데 그 결과 근육이 일시적으로 마비되고, 그 근육 위의 피부가 펴지면서 주름살이 없어진다. 이 독소가 처음 발견된 시점은 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4년경이다. 당시 소시지 통조림 등을 섭취한 200여명의 독일인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역학조사 결과 통조림에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박테리아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학자들은 당시 히틀러 정부가 이를 세균·생물학전에 사용할 전략물자로 연구했을 가능성과 일본 731부대가 생체실험 선상에 놓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맹독성 물질인 보툴리눔 톡신을 최초 발견한 종주국 격인 독일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상업화에 매진하지 않은 이유는 패전에 따른 다양한 규제로 해석될 수 있다. 이유야 어쨌든 보툴리눔 톡신이 꽃을 피운 곳은, 독일·일본도 아닌 북미지역이다. 맹독성 물질로 기피대상으로 여겨졌던 보툴리눔 톡신의 반전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안과의사 앨런 스콧은 보툴리눔 톡신이 눈꺼풀경련·근육수축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아내게 됐고, 이후 1987년 캐나다 피부과의사 알라스테어스 캐러더스가 눈꺼풀 경련환자를 치료하던 중 톡신이 피부주름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재증명해 내면서 미용·치료 영역에서 의약품으로서의 가능성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속설에 따르면 해당 의사들은 헐값에 관련 특허를 기업에 양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툴리눔 톡신은 A, C1, C2, H형까지 9가지의 타입으로 구분되는데 그중 H형이 가장 강력한 독성을 자랑한다. 시술에는 비교적 약한 독소인 A형 독소가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관련 독소는 타입을 막론하고, 현재까지 인류가 발견한 모든 생물학적 전략물자 중 가장 강력한 세균으로도 유명하다. 성인 남성을 살상하는 데 필요한 질량은 0.5ng/kg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청산가리의 치사량 0.15g, 복어독(테스로도톡신) 300μg(마이크로그램), 폴로늄 10μg(마이크로그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수치다. 이론상 5kg만으로도 개별적으로 주사·흡입시킬 경우 지구상 모든 인류를 독살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테러단체들이 보툴리눔 톡신을 이용한 생화학무기 개발에 눈독을 들인 적도 있다. 통조림·마굿간 등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비교적 채취가 용이하고, 나노그램 단위의 대단위 살상력 등을 살펴볼 때 비장의 전략무기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통설에 의하면 한 국제종교단체가 참치통조림을 이용해 보툴리눔 톡신 생산을 시도한 바 있는데, 초고도 정제·증폭기술이 요구돼 결국 포기했다. 이 종교단체의 연구시설은 상당히 발전된 규모를 자랑한다고 하는데, 톡신 무기화에 두손두발을 든 것을 보면 국가 차원의 지원 없이는 무기화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이 같은 역사적 발자취를 가진 오늘날의 보툴리눔 톡신은 미간주름 개선 등의 미용분야 뿐만 아니라 경부근 긴장이상, 뇌졸중 후 상지 근육 경직, 눈꺼풀 경련, 소아 뇌성마비 환자의 첨족기형 등의 적응증을 획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위 마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의 치료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다. 또 하나 환영할만한 소식은 최근 1심 법원의 무역업체를 통한 간접수출 인정 판결을 들 수 있다. 업계의 숙원과제인 톡신 국가핵심기술 해제 여론 고조와 긍정적 결과도출 전망도 희소식이다. 이제 남은 건 업체 간 소모전이 아닌 K-톡신 세계화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일치된 방향성이다.2023-12-06 06:00:11노병철 -
[데스크시선] 엔데믹이 부른 품절약 해법 단상[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지난 코로나19 유행 때보다 엔데믹 이후 병원을 더 자주 가는 것 같다. 코로나가 한창 일 때는 코로나만 걱정하면 됐는데, 유행이 지나가고 나니 감기, 독감, 아데노 등 각종 바이러스 질환에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시달렸다. 언니가 걸리면 동생도 걸렸고, 부모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사태를 겪고 나니 너무 빨리 마스크를 벗은 게 아닌가 후회가 든다. 그래서 요즘 다시 마스크를 꺼내 든다. 이렇게 의료기관 방문이 늘었으니 약이 모자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까지 심각성을 모르겠다. 코로나19 예방접종으로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제를 구하기 어려워 약국을 전전했을 때보단 상황이 나쁘지 않다. 동네 소아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처방된 약이 없어 다른 약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일도 없었다. 그런데 실제 처방된 약을 보면 요즘 기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 성분들이 보인다. 약가인상이 거론되는 해당 품목은 아니지만, 성분이 같은 제제다. 같은 성분이라도 품목마다 수요 차이는 있는 것 같다. 또 약국 한 켠에서는 일반약 해열제들이 많이 보였다. 처방을 통해 나가는 급여 해열제는 동이 났다고 하는데, 매약들은 그래도 여유가 있나 보다. 소비자는 아직 불편을 못 느끼니 정부의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처는 어느 정도 성공적인 것 같다. 약이 모자라다는 걸 소비자까지 체감했다면 정부에 대한 분노는 극에 달했을 것 같다. 아플 때 가장 서러운 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해법이 '생산 증대'에만 방점이 찍힌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효과적이라 보이는 약가인상 카드도 결국 생산 증대에 목적이 있다. 특정 제품만 품절되고, 다른 동일성분 제제는 남는다면 처방전이 분산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체조제 제도를 활용한다면 금상첨화지만, 약국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현 제도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한시적으로 수급 불안정 의약품 성분만 대상으로 의료기관에 사후통보를 면제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장기적으로는 감기 같은 경증질환 일반약에 대해서는 급여에서 빼 매약 활성화로 처방 쏠림 현상 완화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수급 불안정 약제 해소 방안으로 이런 방법들은 논의 자체가 되지 않으니 정부의 선택지도 좁아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일단 진지하게 시장 모니터링부터 해보고, 동일성분 약제가 남는 경우라면 당장 써볼 만한 처방전 분산책을 고민했으면 한다.2023-12-01 06:14:15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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