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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위험분담제 약제 확대, 좋기만 할까[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환자 접근성과 불확실성 감소를 위해 위험분담제 약제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 및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 제도 개선방안'에서는 위험분담제 적용대상 약제 대상에 '비가역적 만성중증질환' 약제도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는 대체제가 없는 항암제·희귀질환치료제로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의 약제 등의 한해서만 위험분담제를 적용했는데, 앞으로는 대체가능 약제가 없고, 비가역적으로 삶의 질의 현저한 악화를 초래하는 만성 중증질환 약제도 위험분담제가 적용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전신농포 건선, 간질성 폐질환, 유전성 혈관부종, 중증 천식 치료제들이 그 대상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약가제도 개선방안에서는 국내개발 신약도 수출 지원을 위해 위험분담제를 통한 이중약가를 적용할 계획이다. 국내 임상시험 수행 등으로 약가를 우대한 신약 중 기술 수출, 외국시판 계획 등이 확인되는 경우 환급형 가격 방식으로 등재하겠다는 것이다. 위험분담제가 국내 도입된 건 벌써 10년 전 이야기다. 2013년 12월부터 대체제가 없는 항암제나 희귀질환치료제에 위험분담제가 도입됐다. 이후 개정과 개정을 거쳐 위험분담제 대상은 계속 확대해왔다. 2020년에는 결핵 치료제, 항생제, 응급 해독제까지 그 범위를 넓혔으며, 치료적 위치가 동등하면서 비용효과적인 후발약제도 위험분담제 적용이 가능토록 했다. 위험분담제도의 장점은 분명하다. 약효 불확실성과 건강보험 재정 위험부담을 제약사와 보험당국이 분담함으로써 신속 급여 등재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신속 등재로 환자는 신약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제약사는 표시가와 실제가를 달리함으로써 타 국가 약가협상에서 정보공개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중 약가제로 가격 투명성이 저하돼 환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위험분담제 적용 약제의 약값을 전액 부담하거나 선별급여를 받은 환자는 제약사로부터 약값의 일정 부분을 환급받을 수 있으나, 신청한 경우에 한한다. 이를 제대로 듣지 못한 환자들은 환급액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재계약 협상이 불발될 경우 비급여로 전환돼 기존 투여 환자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가격 투명성 이슈는 해외에서도 문제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최근 스페인에서는 한 시민단체가 위험분담제 약제의 실제 가격을 공개하라고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행정부담도 문제다. 환자 환급액의 경우 건보공단이 직접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위험분담제가 적용되는 100만원 짜리 항암제를 본인부담율 5%가 적용돼 5만원을 지불한 환자가 있다. 이때 계약에 의해 환급율 30%가 적용돼 공단이 제약사로부터 30만원을 환급받았다면 환자의 최종 부담액은 5만원이 아니라 70만원의 5%인 3만5000원이 된다. 이에 공단은 차액 1만5000원을 환급해야 하는데, 문제는 국가가 이런 행정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공단 약제실에 지방 이전 따른 약사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위험분담제 적용 약제 증가로 업무강도만 세지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아예 위험분담제 약제비 환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는 최초 도입 시 환자 환급까지 설계해 여태껏 행정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담 인력을 통해 행정부담을 최소화할 수도 있으나 역시 비용이 드는 건 매한가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정비용 부담과 가격 투명성 문제가 상존하는 만큼 위험분담제 대상약제를 증가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정부 정책은 신약 접근성 향상 목표에만 매몰된 채 행정부담 고려 없이 위험분담제 약제를 늘리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정부는 꼭 필요한 약제에 위험분담 약제가 적용되도록 심사절차를 강화하고, 한편으로는 행정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지속가능한 정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2024-03-12 06:13:21이탁순 -
[데스크 시선] 대통령과 싸우는 의사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긍정평가)'는 응답은 39%, '잘못하고 있다(부정평가)'는 53%였다. 긍정은 전주 대비 5%포인트 상승했지만, 부정은 5%포인트 떨어졌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에 근접한 건 지난해 7월 첫 주(38%)에 이후 8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이유로는 '의대 정원 확대'가 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교(12%), 결단력·추진력·뚝심'(8%),전반적으로 잘한다(7%), 경제·민생(6%), 국방·안보,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이상 3%) 순이었다. 정부가 의대정원 정책에 법과 원칙을 내세우며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 중 하나다. 가장 중요한 국민의 마음을 잡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의사단체가 불리한 이유다. 국민의 지지와 동의를 얻어도 정부와의 싸움이 힘겨운데 국민, 즉 환자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투쟁을 더 길게 끌고 갈 동력이 줄어든다.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라는 프레임에 의사를 더 늘려야 한다는 여론에 의대증원 찬성론에 힘을 실었다. 의정이 강대 강으로 대치하는 또 다른 이유를 들여다보자. 바로 간호법 제정 거부권이다.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해 의사단체는 사력을 다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법 제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의사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즉 이 과정에서 의료계에 최대한의 배려를 했다는 게 정부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후 지역·필수의료 살리기를 보건의료정책 핵심으로 삼은 정부는 의사 증원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의대 증원에 동의하면 수가, 의료사고 특례법, 대형병원 분원 개설 금지 의료계가 주장하는 의제를 상당 부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대생 휴학, 의협 비대위의 반발이었다. 정부도 의사단체가 야속했을 것이다. 결국 강대강 대치는 타협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 됐다. 2000명이 아닌 1000명 대로 증원 규모를 줄이자는 중재안이 의학계 내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지지율에 탄력을 받은 정부는 더 물러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의사단체도 이미 의협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됐고, 출국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주부터 전공의에 대한 처분도 시작될 것으로 보여 더 이상 물러나기 힘들어졌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의정 모두에게 부담이다. 정부도 강경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의사들과 대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의료계도 앞으로 "환자들의 불편함이 커질 것 같다"는 메시지가 아닌 국민과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의대정원 증원으로 국민 의료비가 상승하고 국민이 결국 피해를 본다는 구호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의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다.2024-03-03 20:10:59강신국 -
[데스크 시선] 제약사의 실적 흥행과 체질개선[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해 대형 전통제약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종근당은 작년 영업이익 246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전통제약사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연이은 초대형 신약 기술수출로 올린 영업이익을 8년 만에 경신했다. 대웅제약, 보령, JW중외제약 등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작성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제약사들은 뚜렷한 체질개선으로 새로운 캐시카우를 장착했다는 점이 의미있는 행보로 보인다. 종근당은 작년 말 체결한 신약 기술수출 효과로 실적이 껑충 뛰었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8000만달러를 받았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 복합신약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고지혈증 복합신약 로수젯은 지난해 처방 금액이 1788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판매 의약품 중 전체 처방액 2위에 올랐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가 새로운 캐시카우로 가세했고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는 해외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 보령은 자체개발 신약 카나브패밀리의 견고한 성장과 새로운 캐시카우 항암제의 가파른 상승세가 돋보였다. JW중외제약은 복합신약 리바로젯이 발매 2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켰다. 물론 작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은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높은 이익률을 지속 중인 셀트리온과 견주면 전통제약사의 실적 개선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가 규제 일변도로 의약품 시장 환경을 옥죄는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캐시카우의 발굴은 매우 희망적인 현상이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시장 진입이 크게 억제됐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이때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도 시행됐다. 새 약가제도를 기등재 의약품에 적용하는 제네릭 약가재평가를 시행하면서 지난해 9월 총 7355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8.6% 인하됐다. 제약사들은 적잖은 손실을 감수한 상황이다. 허가 규제 장벽도 높아지면서 시장 진입 동력이 크게 꺾였다. 2021년 7월부터 개정 약사법 시행으로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가 제한됐다. 이른바 '1+3' 규제로 불리는 새 규정은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가 4개로 제한됐다. 규제 강화로 최근 전문의약품의 신규 진입 시도가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전문약 허가 건수는 1046건으로 전년대비 6.4% 줄었다. 2021년 1600건과 비교하면 2년 새 34.6% 감소했다. 2019년 4195개에서 4년 만에 전문약 허가 규모는 75.1% 축소됐다. 4년 전에 비해 전문약 허가 건수가 3149개 줄었다.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도 크게 줄었다. 지난 1월 기준 건강보험 급여목록 등재 의약품은 총 2만288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2만3643개에서 1년 만에 754개 감소했다.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은 지난 2019년 9월 2만2912개를 기록한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소 규모다. 급여등재 의약품은 지난 2020년 10월 2만6527개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3년 3개월만에 3638개 감소했다. 지난 3년여 간 건강보험 급여 신규 진입보다 시장 철수나 퇴출이 3638개 많았다는 의미다. 정부의 허가와 약가 규제가 제네릭 난립을 겨냥했기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대형제약사들이 시장에서 더욱 우위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약사들은 정부 규제 강화에도 처방약 시장에서 주력 사업을 더욱 육성하고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하면서 실력 체력이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다. 꾸준한 R&D 투자가 시장에서 상업적 성과를 내면서 위기에도 실적 개선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대형 바이오기업에 비해 큰 한방은 없었지만 제약사들의 동반 실적 개선이 반가운 이유다.2024-02-24 06:15:34천승현 -
[데스크시선] 원샷 멀티비타민 전성시대[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프리미엄 올인원 멀티비타민 시장이 론칭 4년 만에 2000억원 외형에 근접한 것으로 관측된다. 파죽지세의 성장 속도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10년에 걸쳐 9000억원 실적을 달성한 진기록에 견줄만 하다. 원샷 멀티비타민제 리딩 품목은 동아제약 오쏘몰 이뮨, 대웅제약 에너씨슬 퍼펙트샷, 종근당건강 아임비타 이뮨샷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제품은 '정제+액상' 일체형 포장으로 높은 효능효과는 물론 복용·휴대 편리성을 마케팅 포인트로 공략해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관련 분야 1위 제품은 동아제약 오쏘몰 이뮨으로 2020년 홈쇼핑을 통해 정식 출시(2017년 면세점 론칭)됐으며, 현재 백화점·온라인몰 등을 비롯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오쏘몰 이뮨은 동아제약이 독일 오쏘몰사로부터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프리미엄 비타민으로 2022년 매출액이 650억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1000억원 안팎의 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2020·2021년 실적은 87억·284억원으로 2년 만에 67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오쏘몰 이뮨의 폭발적인 성장 요인은 포괄적이고 다변화된 판매망 확보에 있다. TV홈쇼핑은 물론 온라인, 소셜커머스, H&B 스토어, 면세점 등 판매 채널을 다양하게 넓혀가고 있다. 전략적 타깃망 형성도 매출 퀀텀점프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오쏘몰 이뮨의 핵심 타깃인 3040 여성을 대상으로 한 백화점 여성패션관·호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프리미엄한 오쏘몰 브랜드 경험을 선사했다. 만년필 브랜드 라미(LAMY)와 콜라보레이션·유명 아티스트와의 굿즈 캠페인도 눈에 띠는 마케팅 포인트다. 대웅제약 에너씨슬 퍼펙트샷은 지난 1월 기준, 출시 8개월 만에 누적판매 200만병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 처음 선보인 에너씨슬 퍼펙트샷은 출시 3개월차에 50만병, 6개월차 100만병 판매를 기록,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판매량이 2배로 급증했다. 이는 복용 편의성이 높고, 기능성 성분이 꼼꼼하게 설계된 에너씨슬 퍼펙트샷이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멀티비타민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갑진년 새해 한정판 '청룡에디션'을 출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건강몰 회원 고객들을 직접 만나 초점집단 인터뷰(FGI, Focused-Group Interview)를 지난해 상반기 3차례, 설문조사는 4차례 진행했다. 그 결과 '제품이 다양해서 선택이 어려움' '때 맞춰 챙겨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 '기능별로 여러 제품을 다 챙겨 먹기 힘듦' 등의 소비자 미충족 수요를 파악하고, 데이터화한 건강몰 후기 및 구매 고객 의견을 바탕으로 제품 리뉴얼 및 신제품 연구·개발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2022년 선보인 종근당건강 아임비타 이뮨샷도 가파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론칭 초기 종근당건강은 TV-CF 메인 모델로 배우 유아인을 전격 발탁해 이른바 '유아인 비타민' 브랜드 홍보를 펼치며 이름을 알렸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달 기준, 아임비타 이뮨샷은 110만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3초에 1병씩 팔려, 자칭 '3초 비타민'에 역점을 두고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아임비타는 세계적인 DSM사의 유럽산 비타민만을 100% 사용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반면 주요 일반약 종합비타민은 박스권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것으로 분석된다. 의약품 유통실적 자료에 따르면, 일동제약 아로나민 시리즈의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은 289억원으로 전년동기 411억원과 비교하면 30% 줄었다. 대웅제약 임팩타민 시리즈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95억원으로 2021년 3분기 누적매출 189억원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GC녹십자 비맥스·종근당 벤포벨·유한양행 메가트루 등은 전년대비 매출 증가 추이를 보였지만 2022년까지 높은 성장률과 비교하면 다소 주춤한 양상이다. 일반약 비타민제의 매출 부진은 건기식 '올인원 비타민' 시장 확대와 무관치 않다. 건기식·일반약, 분류는 다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광의의 카테고리는 비슷하게 여겨질 수 있다. 약사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약은 까다로운 광고심의 규정에 제한을 받지만 건기식은 사은품·가격할인 등 자유로운 마케팅 기법이 최대 강점이다. 만약 원샷 비타민이 일반약으로 출시됐다면 지금의 잭팟이 터졌을까. '같은 듯 다른 약-원샷 비타민'의 파상공세에 즈음해 시대에 맞는 광심의 개정과 재분류를 고민할 때다.2024-02-21 06:00:26노병철 -
[데스크시선] 간접수출의 완결성과 약사법 개정[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의약품 간접수출과 관련한 '약사법 개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2021년 촉발된 보툴리눔 톡신 간접수출 논란에 대한 협회 나름의 대응 조치다. 관련 법률의 명시적 규정 삽입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은 물론 미래 발생 가능한 사태까지 미리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약사법 시행령 및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 건의(간접수출과 관련한 확증적 규정 마련)'로 수출과 관련한 무결점 약사법 실현에 방점이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를 대변하는 단체로서 당연한 일이며, 박수와 응원받아 마땅하다. 법령과 규칙의 구체성 확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번 사안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관련 법령·규칙의 보완은 크게 필요치 않아 보인다. 한마디로 당위성과 합목적성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톡신 간접수출 논란은 행정오인과 행정착오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개정 약사법은 이미 수출과 관련한 사항을 대외무역법으로 이관한지 오래돼 여기에 사족을 달 필요가 없다. 간접수출 논란은 보툴리눔 톡신을 비롯한 생물학적제제 국가출하승인과 약사법상 수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가출하승인제도는 품목허가를 취득한 의약품에 대해 제조단위별 검정시험 및 자료 검토 과정을 진행, 국내 유통 전 해당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확인하는 제도다. 약사법 제53조1항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63조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 중 백신·항독소·혈장분획제제 및 국가관리가 필요한 제제의 경우 식약처장의 국가출하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국가출하승인제도의 목적은 국민보건 향상으로 의약품의 국내 유통에 초점이 맞춰 있다.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으로서 수입자가 요청한 경우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약사법상 단서 조항이 그것이다. 또 '2012년 국가출하승인제도 안정적 시행을 위한 질문집'과 '2018 자주하는 질문집'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 비춰본 약사법상, 의약품을 수출하려는 자는 내수 판매자에 해당치 않아 약사법 제53조 제1항에 따른 국가출하승인 의무도 없다. 식약처가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휴온스바이오파마·제테마·한국비엠아이·한국비엔씨 등 7개 업체에 관련 보툴리눔 톡신제제 제조·판매 업무정지 및 회수·폐기명령을 내린 근거는 약사법상 '수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식약처는 의약품 취급권한이 없는 무역업체에 수출용 의약품을 전량 넘기고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은 약사법 위반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만, 무역업체가 제조사에게 수출과 관련한 수수료만 지급받는 일명 '수여'에 대해서는 합법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식약처가 근거로 내세운 수여를 통한 간접수출 합법성 대법원 판례(2019도9639)는 무자격자의 의약품 국내 불법 유통에 관한 판결로 이번 톡신 논란의 핵심인 수출 주체와 대금결제 방식의 법적 기준이 될 수 없다. 이 판례는 무허가업자가 국내 체류 중인 불특정 다수 중국인에게 마약류를 판매한 사건으로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국내 판매 행위를 수출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해당 사례는 간접수출에 대한 명시적 판결이 아닌 무자격자의 마약류 판매와 관련한 유상 양도·양수 사건에 불과하다. 의약품 간접수출과 관련해서 절대 잊어져서 안 될 대전제가 있는데, 바로 수출과 관련한 사항의 대외무역법 이관이다. 이관, 말 그대로 약사법에서 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991년 개정 전 약사법 제34조에는 의약품 수출입업의 허가를 받은 자가 의약품을 수출입 하고자 할 경우 품목마다 보건사회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약사법 개정 이후 수출입업 허가제가 폐지되면서 수출에 대한 규정이 삭제, 의약품 수출 규정에 관한 내용은 대외무역법으로 이관됐다. 현행 약사법 제2조는 '약사란 의약품·의약외품의 제조·조제·감정(감정)·보관·수입·판매(수여를 포함한다)'고 명시, 수출에 대한 내용은 제외돼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한국무역협회 역시 대외무역법 시행령 제2조 제11호·대외무역관리규정 제25조 제1항 제3호 (나)목에 근거해 무역업체를 통한 국가출하승인 의약품의 간접수출을 인정하고 있다. 수출은 약사법에서 명시하는 판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은 대법원 판결(2001도2479)은 간접수출과 관련한 합리적 판례로 인정받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2016형제44811호 사건에서도 무역업체를 통한 주사제 간접수출은 약사법상 '(국내)판매'에 대한 규정을 적용할 수 없고, 수출로 인정돼 무혐의 처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피의자(제조업체)는 국내 수출업체에 주사제를 수출하는 것으로 알고 이를 공급, 실제 외화 획득용 원료·기재구매 확인서 교부 등 간접수출과 관련한 모든 물적증거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서울서부지검은 피의자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 간접수출은 약사법 제47조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간접수출 합법성은 수사기관·서울남부지방법원·대법원 등에서 선언적 판시·대외무역법 이관으로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의약품도매상 이외에는 의약품을 판매(수여 포함)할 수 없다'는 약사법 제47조에 따른 간접수출 불법화는 무지에서 비롯된 행정착오다. 대외무역법 시행령 제2조와 대외무역관리규정 제25조에 따라 무역업체의 전량 수출 사실이 확인될 경우라면 기소 자체가 무고다. 간접수출 법적 근거가 확실한 작금의 상황에서 약사법시행령 개정 건의는 무죄를 스스로 유죄라 칭함과 같다.2024-02-19 06:00:06노병철 -
[데스크시선] 광동, 나는 물이로소이다[데일리팜=노병철 기자] 56년 전통의 대한민국 한방생약제제 부동의 1위 기업. 광동제약의 한 줄 평은 이렇게 대변할 수 있다. 창업주 고(故) 최수부 명예회장은 1969년 서울의 한 변두리에서 말 그대로 맨손으로 매출 1조4000억원 제약기업 신화를 일궈냈다. 아버지 최수부 회장이 기틀과 반석을 다졌다면 장남인 현 광동제약 최성원 회장은 남다른 통찰력과 혜안으로 회사의 건실성과 미래비전을 확보하며, 토탈헬스케어그룹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오랜 숙원이었던 한방의 과학·표준화를 이루며 우수 의약품 개발에 앞장서며 관련산업을 리딩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구체적 사업 개요는 약국영업부문(OTC), 병원영업부문(ETC), F&B영업부문으로 구분된다. 2023년 3분기까지 부문별 주요제품 및 매출액(비중)을 살펴보면 약국영업부문은 청심원류 537억원 등 1518억원(21.9%)으로 집계된다. 병원영업부문은 백신, 항암제류 등 전문의약품 1010억원(14.6%)이다. F&B영업부문은 제주삼다수 2388억원, 비타500 796억원, 옥수수수염차 354억원, 헛개차 331억원 등 4156억원(60.0%)으로 매출 합계는 6932억원을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 중 98.4%는 내수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이처럼 다양한 전문의약품 및 식음료 판매를 위해 경기도 평택시 장당동 소재 1만5000여평 규모의 식품공장과 평택시 모곡동에 위치한 최신 GMP공장 등을 갖추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천연물의약품사업 글로벌 선도기업 도약, 마케팅 혁신을 통한 파워브랜드 지속창출, 헬스케어산업 플랫폼 기술 확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사람·문화·환경·혁신을 통한 스마트한 광동을 구현해 '휴먼 헬스케어 브랜드 기업'을 목표로 차별화된 가치 제공과 국민 건강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종속회사로는 가산·연태애매락상무유한공사·케이디인베스트먼트·케이디헬스바이오·케이디바이오투자조합 등 13개사가 있으며, 이들 기업들은 유통·의료기기·바이오 신기술 투자·금융서비스·식품·한약재 가공 판매 등을 영위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사업영역을 깊게 살피지 않으면 자칫 한방 의약품·음료사업에 국한됐을 것이란 우를 범할 수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명실상부한 제약바이오그룹의 면모를 갖췄다. 최근 3년 간 NICE신용평가가 실시한 유가증권 신용평가 A등급 획득도 이를 방증한다. 이는 트리플A·더블A 다음의 최상위 수준의 신용도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미충족 수요 혁신 신약 개발(라이선스 인 포함)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홍콩계 안과용제 전문제약기업 자오커(Zhaoke Ophthalmology)로부터 소아근시 신약후보물질 NVK002를 도입했다. NVK002의 오리지널사는 미국의 바일루마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정성과 효능을 입증했다. 광동제약은 NVK002의 아시아 권역 판권을 가지고 있는 자오커와의 계약을 통해 한국 내 수입& 8231;유통 등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가진다. 일반약을 포함한 식음료 분야에서의 트렌디한 마케팅 전략과 과감한 투자 집행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비타500은 최근 포장용기를 기존 병을 포함해 페트와 캔을 추가하고, 라임향·매운맛·스파클링 등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에 귀 기울이고 있다. CF 배우 선정과 영상미는 항상 1등을 고수한다. 삼다수는 가수 아이유를 발탁, 비타500은 대세 걸그룹 르세라핌을, 경옥고는 대한민국 최고 쉐프인 백종원을, 점안제 아이톡은 배우 김유정을, 헛개차는 배우 남궁민을, 흑미차는 배우 진기주 등을 기용, 브랜딩 고급화와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가식적 수식어를 배제한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도 같은 말인데, 역성장은 기업 청산의 첩경이다. 미국 유력 재계 모임 비즈니스 원탁회의는 기업의 목적을 한 마디로 단언했다. 종업원을 포함한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이런 측면에서 광동제약은 ETC·OTC·F&B 등 종횡무진 사업다각화를 통해 건실한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상식 밖 일부 언론은 광동을 '물장사'로 표현, 악의적 폄훼를 시도하는 사례가 적잖다. 하지만 광동의 철학·입체적 사업분야를 알고 나면 광동의 물은 사람을 살리는 활인수(活人水)다.2024-02-07 06:00:56노병철 -
[데스크시선] 의약품 평가 원칙과 도의적 책임[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의약품 사후평가가 한창이다. 효과 없는 약을 걸러내고, 더 좋은 약에 급여를 주자는 취지다. 국민 입장에선 꼭 필요한 일이기에 의약품 사후평가는 정부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다. 평가는 허가 심사를 하는 식약처와 급여 평가를 진행하는 심평원이 전방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제네릭에 대해 동등성 재평가, 근거 문헌이 적은 약은 임상 재평가를 통해 사후평가를 진행한다. 심평원은 임상적 유용성이 부족한 약에는 급여 적정성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직접 동등성 검증을 거치지 않는 제네릭 약제의 상한금액을 인하하는 상한금액 재평가도 수행했다. 평가는 당국이 기준을 만들면 전광석화처럼 진행된다. 문제는 사전 평가 때와 사후 평가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천연물신약의 제네릭약제의 경우 식약처가 사전 평가 때는 비교붕해시험(주성분 및 투여 경로가 같은 두 고형 제제에 대하여 같은 조건에서 붕해 속도를 비교하는 시험)이 조건이었다면 사후 평가 때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한금액 재평가에서도 사전 평가 기준은 상관없이 무조건 직접 동등성 시험 평가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스티렌, 레일라 등 천연물신약의 제네릭약제는 대부분 상한금액 재평가 허들을 넘지 못했다. 한 업체는 약제 특성도 반영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상한금액 재평가 결과에 반발하며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펼쳐질 식약처 동등성시험 평가에서는 천연물신약 제네릭업체에게 '비교 임상'을 기준으로 삼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은 약제 특성상 애초 적용하기 어려우니 그보다 높은 수준의 비교 임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임상은 비교붕해, 생동성시험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도 들고 동등성 입증도 쉽지 않아 비교임상 카드를 꺼낸다면 탈락하는 업체들이 속출할 거란 분석도 있다. 심평원의 2025년 약제 급여 적정성 재평가에도 스티렌, 조인스 등 천연물신약이 포함된다는 후문이다. 스티렌의 경우 2006년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사업으로 임상적 유용성 판단을 받았다는 점에서 재평가 대상 기준에 맞는지 의문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효과 없는 약을 걸러낸다는 사후평가의 취지를 반대할 이는 없을 것이다. 다만 사전 평가와 사후 평가 기준이 달라졌다면 평가를 받은 대상은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왜 맞는 지 최소한 기업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또한 사전 평가를 통과해 믿고 복용한 약이 사후평가에서 반대 결과가 나왔다면 환자에게 사과는 못할지라도 유감 표시는 해야 한다. 당시엔 과학적인 평가 방법이 갖춰져 있지 못해서, 사후에 임상적 유용성을 판단할 수 밖에 없어서 등등 이유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도의적 책임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한 최소한의 표시는 있어야 한다. 소리 소문 없이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2024-02-06 06:19:50이탁순 -
[데스크 시선] 무색무취 대한약사회[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0일 '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를 주제로 개최한 7차 민생토론회에서 비대면 진료 관련 약 배송 관련 발언을 했다. 요지는 정부가 시범사업 형태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격 약품 배송은 제한되는 등 불평과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약 배송 관련 첫 발언이기 때문에 약사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 발언 이후 약 배송에 반대해 오던 대한약사회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대회원 메시지를 통해 "평일 야간, 주말과 휴일 조제 어려움에 대한 국민 불편이 표출돼 약 배달의 요구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며 "대면 복약지도 원칙을 지키기 위해 휴일지킴이(www.pharm114.or.kr)에 약국운영 정보를 정확히 입력해 줄 것과 운영시간 내에 PPDS(pharm.ppds.or.kr)를 통한 처방전을 적극 수용해달라"고 당부한 게 전부다. 약사회 입장에서는 대통령과 전면전을 하는 게 직능단체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한 것은 곱씹어 봐야 한다. 대통령실에서 피켓시위라도 해야 할 이슈가 약 백송이다. PPDS 알림 기능을 켜 놓고 비대면 처방조제 수용을 잘하고, 휴일지킴이 약국 운영 정보를 입력하고, 시간에 맞춰 운영하면 약 배송을 막을 수 있을지 약사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다음은 마약퇴치운동본부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마퇴본부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 논란이 컸던 이슈인데, 약사들이 만들고 약사들의 후원금으로 30여년 간 운영돼 온 마퇴본부는 약사들이 주도해 왔다. 그러나 암묵적 동의를 했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대한약사회는 마퇴본부 공공기관 전환에 대해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 마퇴본부 공공기관 전환은 일장일단이 있다. 약사회도 찬성하는 입장이라면, 회원들을 설득하고 우려를 불식시켜야 했다. 마퇴본부 공공기관화 이슈에 약사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도 답답했던 모양이다. 약준모는 성명을 내어 "마퇴본부는 마약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미비했던 수십 년 전부터 약사들이 약에 대한 전문가란 책임을 방기하지 않고 금전적인 성금 뿐만 아니라 교육과 다양한 봉사를 진행하며 인적 헌신을 통해서 유지돼 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약준모는 대한약사회가 나서서 정부의 마퇴본부 공공기관화 시도를 회원 약사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즉 정부의 시도에 대한 우려점과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공공기관화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인 상황이더라도 그러한 논의 속에서 약의 전문가로서 약사가 지켜온 그 가치가 훼손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복지부, 식약처와 연관된 민감 이슈에 대한약사회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실보다 득이 많기 때문이라는 정략적인 판단일 수 있지만 그래도 약사들의 대표단체라면 약사들의 목소리와 권익을 대변하는 게 맞다.2024-02-04 19:56:27강신국 -
[데스크시선] 필수의약품 주권확립을 위한 제언[데일리팜=노병철 기자] 국가필수의약품에 대한 정부 주도의 관심은 지난 2009·2015년 신종플루·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본격 부상됐다. 이후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의 강타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는 필수의약품 품절대란을 이끌며,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국가필수의약품은 질병관리·방사능 방재 등 보건의료 상 필수적이거나 시장만으로는 안정적 공급이 어려운 의약품을 말한다. 상시 발생 가능한 잠재적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예측·선제적 시스템 구축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 진 시점이다. 지난 3년 여간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듯이 백신·치료제·대증요법제 등의 개발과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이른바 제약주권 확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원료의약품 가격 상승 등 생산 환경은 열악해지고 있지만 트윈데믹 등 호흡기 질환이 빈번해짐에 따라 수요와 공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팬데믹 중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해열진통제 품절에 이어 항생제를 비롯한 각종 감기약과 변비약 등 다양한 치료제 영역으로 폭넓게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위기상황 대처를 위해 정부는 국무조정실,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 9개의 부처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5개 보건의약 직능단체를 중심으로 의약품 공급 불안정에 공동 대응을 위해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를 구성해 국가필수의약품 범부처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식약처는 낮은 수익성 등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의약품 공급이 중단되는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와 함께 2016년부터 국가필수의약품 위탁제조(생산비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가 주관하고 있는 의약품 위탁제조 사업은 국내 대체의약품 여부·위탁제조의 시급성·허가이력·생산시설·기술보유 여부 등을 고려해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의약품을 사전 조사 후 위탁제조 후보군을 마련한다. 이후 위탁제조가 필요한 의약품의 우선순위를 정해 해당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위탁제조 참여 업체를 모집해 경제성 분석·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최종 선정한다. 그리고 선정된 제약바이오기업에 한해 일정 수준의 생산비를 지원하고, 필요한 수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한 성과는 물론 정책 모범사례로 꼽힌다. 국가필수의약품 상시적 관리 시스템 확보를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질병관리청,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중앙 행정기관이 감염병 대유행, 생물·화학적 테러, 방사능 유출 등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필수의약품을 구매해 비축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이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아 생산 또는 수입이 어려운 경우,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해외에서 유통되는 의약품을 구입해 공급하고 있다. 생산·비축 등 1·2차 방어시스템 마련과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현행 필수의약품 상시·비상관리체계를 과거 10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자리를 잡고 있는 측면은 분명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고, 국가차원의 투자가 진행된 이 같은 시스템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한 지속 가능한 유인·혜택 정책과 제도가 절실해 보인다. 다시 말해 의약품 수급불안정 사태의 4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약가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 ▲상승하는 원가로 인한 채산성 심화일로 ▲원가 산정 방식의 현실 반영 역부족 ▲수급불안 사전 예측 시스템 부족 등에 대한 정밀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의약품 생산을 위한 원가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약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채산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소비자물가지수를 비롯해 주요 생필품 가격은 1999년 대비 2023년 2배 이상 올랐지만 해당 항목 내 주요 의약품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인하됐다. 최근 3년 간 퇴장방지 및 국가필수의약품 중 생산 및 수입을 중단한 곳은 46개 제약사였는데, 이 중 38개 품목에 대한 채산성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실정이며, 대다수 의약품이 약가 대비 제조원가율이 70%를 상회했다. 물론 의약품에 대한 약가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수급불안 사태가 말끔하게 해소되지는 않는다. 품절에 대한 제품 추적 시스템, 원료의약품 자국화와 공급 추적 시스템, 완제의약품 유통 이력 시스템 등 과감한 제도 개선도 선행돼야 한다. 특히 혈장분액제제·수액제제 등은 대단위 시설투자가 필수적인데 영업이익은 5% 안팎 정도다. 이는 기업의 희생정신만을 강요해서는 합목적성을 이루기 어려울 수 있다는 반증이다. 수급불안정 의약품 생산에 들어가는 다양한 리스크와 비용을 고려하고, 영업이익률을 보전할 수 있는 '묘책이 아닌 진정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2024-01-30 00:50:00노병철 -
[데스크시선] 제약강국과 약가인하 역설[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지난 15년 동안 우리나라 약가정책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수직삭감' 그 자체다. 가장 굵직한 줄기로는 2010년 기등재 재평가(임상적 유용성 평가에 따른 기등재 목록정비)와 2012년 일괄약가인하(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에 따른 제네릭 산정기준 인하)를 들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수립된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른 약가인하정책도 제약바이오산업으로서는 비보로 평가된다. 1차 계획에 포함된 제네릭 의약품 산정 체계 개편, 해외 비교 약가 조정(예정), 임상 효능·재정 영향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약제 재평가 등이 그것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건강보험 약제비 정책은 제네릭의 높은 약제비 비중, 고가의 제네릭 가격, 제네릭 난립에 의한 과당 경쟁이 단골 문제로 지적,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고질적 문제였던 리베이트로 확대 결부시켰다. 절감된 약제비는 의료 적정수가 인상, 한의약 산업 육성, 중증·희귀질환 신약의 접근성 향상, 글로벌 진출 유도 등의 명분과 목적이 있었지만 정책 도달률에 대한 평가는 퀘스천 마크다. '제네릭=리베이트=밀가루약'이라는 1차원적 판단이 빚은 참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바 '제네릭 원죄론'의 시작은 의약품 매출 비중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신약 매출 대 제네릭 매출 비중은 51% 대 49%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의 신약 매출 비중은 82%, 일본·독일은 79·75%, 영국·프랑스는 71·70% 정도의 신약 우위의 시장 구도를 보이고 있다. 수치상 우리나라는 A7국가 최하위 신약 매출 구조를 띠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를 단순 등가 구조로 해석할 일은 아니다. 반세기도 되지 않는 우리나라 신약개발 역사와 자금력·정책지원으로 무장한 해외사례 비교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물론 보건당국의 이 같은 정책과 제도 자체가 실패의 산물로 평가절하 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체질 개선 유도와 재정 절감에 따른 벌충분 우회분야 수혜 등의 소기의 성과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기등재목록정비사업과 일괄약가인하에 따른 재정 절감은 7000억·1조40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대부분 특허만료된 오리지널 신약과 제네릭 약가 인하에 따른 건보재정 건실화로 평가된다. 하지만 반복된 약가인하 시행에도 등재 품목 수는 15만개(2010년)→24만개(2023년)로 약제비는 22조원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때문에 지금까지 시행된 약가평가 체계로는 재정 절감 효과가 불분명하고, 적정 가치 보상으로의 등재시스템을 확립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시 말해 제네릭 약가 후려치기는 또 다른 풍선효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A약제에 대한 급여적정성 평가 후 해당 약제는 급여가 삭제됐지만 적응증이 같은 B약제가 관련시장에 대체돼 결국 동일한 양의 급여청구가 이뤄진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대체약제 제네릭의 지속적 약가인하는 신약의 적정 약가산정에도 연쇄반응을 일으켜 기업의 연구개발 의지 저하와 환자 접근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 약제비 상승 원인은 제네릭 증가에 있고, 신약 접근성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네릭 약가를 인하해야 한다는 게 보건당국의 약가정책 핵심 논리로 보인다. 그렇다면 신약 비중이 높은 A7국가들은 우리나라처럼 약제비 산정·평가·통제에 어려움이 없을까. 오히려 고가의 신약 가격으로 재정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신약과 제네릭 비중의 상대적 차이를 약제비 정책의 주요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합리적 방법이 아니다. 사용량과 약가에 의해 약제비 규모가 결정되는 것이지 단순 약가조정을 통한 약제비 통제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K-바이오의 최종 기착지는 빅파마 수준의 혁신신약 개발에 있다. 꿈은 이루어질 수 있지만 현실을 무시한 막연한 이상주의는 낭패를 보기 쉽다. 인도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성장동력은 양질의 원료의약품 자국화를 통한 경쟁력 높은 제네릭 수출과 이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에 있다. 그야말로 똘똘한 제네릭이 대접받고, 국부 창출의 선봉에 있다. 이와 반대로 국산 제네릭은 늘 홀대와 규제의 대상이었다. 제약주권 확립으로서 제네릭의 가치와 역량을 확보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줄기찬 약가인하로 국력을 위축시킬 것인지 이제 그 변곡점에 서 있다.2024-01-26 06:00:11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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