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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다가오는 약사회 선거, 무관심한 약사들약사회 선거철이 됐지만 '선거 분위기'가 강건너 이야기인 지역이 많다. 11월 후보 등록에 앞서 벌써 하마평을 논하는 것이 어쩌면 성급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느 선거와 빗대도 이번 선거나 유난히 조용하다며 많은 이들이 의아하다 말한다. 예비후보자, 후보에 관심이 있는 약사들의 이야기를 추려보면 조용한 지역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하나는 일찌감치 차기 회장을 추대하기로 결정한 지역이다. 이곳은 이미 무혈 입성한 예비후보를 비롯해 시끄러울 이유가 없다. 반대로 뜻이 있는 후보가 세 명을 넘어 과열경쟁이 일 것 같은 지역도 오히려 쥐죽은 듯 조용하다. 여느 선거와 다른 점이 이 부분이다. 이 경우 '다른 후보들이 어쩌나 보자'고 눈치를 살피는 경우가 대다수다. 추대를 받고 싶으나 추대하는 분위기가 물 건너가자 체면이라도 차리며 침묵을 지키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경선을 치르더라도 더 많은 지원사격을 받기 위해 원로들과 물밑 접촉을 시도하느라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 경우다. 아니면 '너는 나랑 잘해보자'며 단일화를 위해 분주한 후보도 있을 터. 이 모든 경우를 따져봐도 겉 보기에 아무 총성 없이 후보 등록일이 야금야금 다가오고 있다. 어느 쪽이나 고고한 백조의 수면 아래 빠른 헤엄인 것이다. 그러나 조용하다고 해서 성숙한 선거일까. 추대든, 단일화 움직이든 결론적으로 두 경우 모두 직선제 형태에는 알맞지 않은 선거다. 회원 개개인이 표를 던져 수장을 뽑을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선거는 결국 이너서클 안에서 누군가의 희생, 혹은 누군가의 단념과 포기, 누군가의 좌절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약사들이 회무에 관심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약사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태세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무관심이 과연 우리 사회가 '태평성대, 요순시절'이어서 그럴까. 약사사회가 평안하고 무탈해서일까. 약사들,특히 젊은 약사들의 무관심 기저엔 깊은 분노와 좌절이 있다. 대선, 총선에서 젊은이들이 아무리 표를 던져도 기득권 뜻대로 결정되듯, 젊은 약사들이 아무리 표를 던져도, 회무에 참여해도 현실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열혈 약사라도 지치고 질려 무관심으로 일관하게 된다. 지금, 젊은 약사들의 무관심을 비난하는 선배 약사들이 우려하는 젊은 약사의 무관심은 결국 선배 약사들이 정교하게 짜놓은 약사사회의 이너서클 때문 아닐런지.2015-10-29 12:14:50정혜진 -
[기자의 눈] 약국 결제일에만 나오는 그 사람이 바로면대약국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정부의 사무장병원 근절 대책과 약사회 제보가 맞물리면서 알고도 못잡는다던 면대약국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지역약사회와 주변약사들은 심증만 있었지 물증이 없어 면대약국 색출에 애를 먹어왔다. 보건소에 제보를 해도 이른바 면허대여로 의심되는 약사가 약국에 상주하고 있고 실제 주인인 면대업주는 유령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니 단속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공단, 검경에 금융감독원까지 사무장병원(면대약국) 조사에 공조를 하면서 계좌추적이 아주 용이해졌다. 개설약사 외에 실제 주인이 따로 있는 경우, 2~3년치 계좌추적을 하면 약국수입의 흐름이 잡힌다는 것이다. 도매업체의 직영약국 운영, 약사 1명의 다약국 개설, 고령약사를 고용한 면대업자의 약국운영 등 면대약국의 실태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A도매 업체 관계자는 "100개의 약국과 거래를 하는 것보다 대형병원 앞 문전약국을 직접 운영하는 게 도매업체에는 더 이익"이라며 "직영약국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든 이유"라고 귀띔했다. 약사들은 약사 1명이 여러 곳의 약국을 운영하는 이른바 약사 면대도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메인약국이 다른 경쟁약국 입점을 막기 위해 약국자리를 선점하고 메인약국 관리약사를 약국장으로 하는 이른바 지점약국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또 자본을 확보한 약국장은 지방을 돌며 괜찮은 약국자리를 차지하고 후배나 자신의 약국 근무약사를 개설자로 등록, 약국 영업이익을 취하는 것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약사들 스스로 이른바 법인약국의 폐해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참에 도매 직영약국, 의료기관 직영약국, 약사에 의한 직영약국 등 곳곳에 잠복해 있는 면대약국 색출에 나서야 한다. 여기에 면허를 빌려준 약사가 공익제보를 했을 경우 처벌규정 경감 등 자력갱생할 수 있는 기회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러면 완벽한 증거자료를 갖춘 면대약국 제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면허를 빌려준 약사도 수십억원의 약제비 환수가 시작되면 사실상 재기불능의 상태에 놓인다. 현행 제도에서는 제보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알고도 잡지 못한다는 면대약국. 면대약국 색출을 위한 멍석은 깔려있다. 지금이 기회다.2015-10-26 06:14:50강신국 -
[기자의 눈] "제네릭약물 '평가절상'이 필요하다"확실히 요즘엔 신약개발하는 회사를 더 쳐 주는 경향이 생겼다. 정부가 R&D 많이하는 회사에 붙이는 '혁신형제약'도 그렇고, 민간에서도 신약개발 제약사의 주식가치를 더 매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대로 신약개발과 반대되는 개념에는 깔아뭉개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제네릭약물이나 도입약물의 내수실적 성과에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들이 그것이다. 어느 한 제네릭약물이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면 곧바로 '리베이트 많이 뿌려서'라는 낙인찍듯한 비아냥이 쏟아진다. 심지어 제약업계 종사자들 입에서 이런 말이 먼저 나온다. 신약이 아닌 약물들, 구체적으로 제네릭에 대한 '평가절하'는 방향설정이 잘못됐다. 냉정히 우리 산업을 들여다본다면 제네릭약물 성과는 평가절하가 아니라 '평가절상'을 하는게 옳다. 최근 기술수출이다 뭐다 해서 신약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엄연히 '제네릭약물' 위주라는 점을 잊은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매출 1위 기업이나 꼴찌 기업이나 제네릭약물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를 마냥 부끄러워 해선 안 된다. 내수시장에서 200개나 되는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것도, 그 기업에서 일을 하며 가정을 꾸려 나가는 고용자도 어쩌면 제네릭이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공급 걱정없이 의약품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의료체계도 제네릭 산업 발전 없이는 불가능했다. 내수활성화, 고용안정, 국민건강에 제네릭약물이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하지만 정부정책이나 시장 내에서도 제네릭약물에 대한 대접은 찬밥에 가깝다. 제네릭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정책들이 많은데도 신약개발과 해외진출만 부르짖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데일리팜이 지난 3년간 제네릭약품의 처방액 실적을 조사해본 결과 약 13% 가까이 하락했다. 이는 약가인하 등 정책적 결과에 기인한다. 우리 제약산업에서 잘하는 것을 찾아보자. 그게 제네릭이라면 위하는 것이 마땅하다. 제네릭이 내수를 살리는 길이고, 내수없는 수출은 누누이 말해도 불가능하다. 시도때도 없이 터져나오는 리베이트나 의료계에서 던지는 효능 논란 등으로 제네릭에 대한 이미지, 나아가 우리나라 제약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추락할대로 추락했다. 해외진출, 신약개발 다 중요하지만,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을 못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지금이야말로 제네릭 약물을 밀어줄 때다.2015-10-22 06:14:50이탁순 -
[기자의 눈] 다빅트렐, 타산지석 삼아야 할 이유한화케미칼이 다빅트렐(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자진 허가취하로 국내 바이오의약품 사업 철수절차를 최종 마무리했다. 규모의 경제를 갖춘 한화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다빅트렐 정식 출시를 끝내 성사시키지 못한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한화케미칼은 다빅트렐의 판권이전 등 해외 사업은 지속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국내 생산·시판 경험이 없는 의약품을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것도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다빅트렐이 걸어 온 자진 허가반납의 길을 뒤돌아 보면 한화케미칼의 시장 철수 배경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에게 태생적으로 요구되는 생존조건은 스마트한 시장전략과 가격 경쟁력이다. 이미 선발 품목들이 항체의약품 시장 안에서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밀러는 오리지널 특허 만료 이후 시판 가능한 탓이다. 이 때문에 시밀러 보유사들은 오리지널 대비 유사한 약효·효용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약 30% 낮은 약값을 산정해 가격경쟁력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투-트랙 전략을 보편적으로 채택한다. 하지만 다빅트렐의 경쟁력은 오리지널 엔브렐 대비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주사액제(프리필드 시린지)로 시장을 공략 중인 엔브렐에 맞서 다빅트렐은 투여 편의성이 낮은 동결건조 분말 주사제형으로 식약처 허가를 득했다. 프리필드 시린지는 용해, 충전된 주사액을 즉시 투약 가능한 반면, 동결건조 분말 주사제는 환자들이 가루약이 들어 있는 약병에 주사용수를 주입해 손수 녹인 후 투여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오리지널의 발빠른 변화와 시장을 기민하게 읽어내지 못한 한화케미칼은 엔브렐 프리필드 시린지를 처방받는 환자들에게 구형 분말 주사제를 권하는 상황이었다. 생산설비 문제도 허가 취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빅트렐 생산을 위해 1000억여원을 투자해 지은 7000L 오송공장은 착공 후 수년 간 식약처 생산허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공장은 매각됐고, 한화케미칼이 다빅트렐 국내 허가증을 보유할 수 없는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허가 당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한 데뷔를 꿈꿨던 다빅트렐은 끝내 무대위에 서지 못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오송공장 매각으로 허가반납은 예정됐던 절차"라며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석유화학·태양광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철수 이유를 스스로 인정하는 대목이다. 의약품 개발부터 공장건립에 이르기까지 수년동안 수천억원을 투입한 자식과도 같은 의약품을 포기하는 심정은 쓰라렸을 것이고, 국내 업계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삼성과 LG, CJ, 대웅 등 국내 대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다빅트렐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좀더 면밀한 시장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2015-10-20 06:14:50이정환 -
[기자의 눈] 경쟁 약물 '뒷담화'와 외자사의 품격최근 다국적제약사들의 대외활동을 보면 아무리 이슈를 쫓는 기자라 할 지라도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적지않다. 기자간담회, 미팅에 참석할 때, 보도자료를 확인할 때면 경쟁제품에 대한 직·간접적인 깎아내리기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애써 편한 제품명을 놔두고 굳이 약제 '성분명'을 구사하며 나름의 중립성(?)을 지켜왔던 키닥터들의 멘트도 강해지고 있다. 다양한 임상을 통해 자사 의약품의 우수성,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널리 알리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연구 결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닌 미루어 짐작되는 '예측'을 갖고 경쟁 제품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 직접비교임상이 아닌 임상 결과로 내성, 부작용, 효능 면의 평가를 내린다거나 또 백신의 면역원성에 대한 비교임상을 예방효과의 우위로 분석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또 아직 국내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제품의 해외 데이터만을 갖고 국내에 출시된지 오래된 품목을 비교하는 경우, 상대 측의 적응증 확대가 갖는 의미에 대한 폄하 하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 물론 경쟁제품에 대한 질문을 쏟아 붓고 대결구도를 부추기는 언론에도 책임은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경쟁제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중립성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왔던 제약사들의 경향이 바뀌고 있고 되레 먼저 나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약 기근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그만큼 신약에 대한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약은 외자사의 자부심이다. 굳이 'OO보다 좋다'가 아니어도 충분하다. '다국적제약사의 품격'이 유지됐으면 한다.2015-10-15 06:14:50어윤호 -
[기자의 눈] 배려라는 약사, '삐끼 영업'이란 환자최근 기자에게 한통의 메일이 날라왔다. 자신을 약국의 한 고객이라고 밝힌 발신인은 "요즘 대형병원 인근 약국들에 '삐끼' 영업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왔다. 발신인은 한장의 사진도 첨부했다. 사진에는 커뮤니티에서 서울 아산병원을 다녀온 환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곳 문전약국들의 승합차 호객과 관련된 대화였다. 환자들은 한마디로 약국의 도를 넘은 서비스가 "무섭다"고 입을 모았다. '약국 삐끼 승합차 아저씨들 따라가도 되는건가요'를 제목으로 한 커뮤니티 글에 네티즌들은 자신도 같은 경험을 겪었다며 두려웠다고 했다. 승합차를 병원 앞에 세워두고 약국이나 터미널까지 바래다준다며 손짓하는 기사들이 두렵고 따라가도 되는건지 꺼려졌다는 거다. 서울 아산병원을 비롯한 일부 대형병원 문전약국들의 도를 넘은 호객행위와 승합차 서비스는 분명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심심하면 언론의 타깃이 되고, 잊을만하면 보건당국의 적발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울경찰청이 아산병원 인근 문전약국들을 기습 단속해 약사 20명과 운전자 40명 등 60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 이번 단속으로 사실상 아산병원 인근 문전약국 대부분은 적발 대상이됐고, 이곳 약국장과 직원 다수가 법적 제재를 받게 된 셈이다. 약국의 호객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언제든지 법의 잣대를 드리대면 처벌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취재하고 그곳 약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했던 부분이 있다. 그 과정이 곧 환자들을 위한 배려이자 서비스라던 약사들의 말이다. 병원 특성상 약국과의 거리가 멀고 대형병원인 만큼 장기 처방 환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다는 게 그들의 생각. 자정을 위해 승합차 서비스를 없애니 오히려 환자들의 불편과 민원이 폭주해 지역 보건소도 난감해 했다는 게 그들의 말이었다. 의료, 약료 문제에 있어선 언제나 환자 편의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환자라고 밝힌 발신인의 메일을 보며 약사들이 말한 '서비스'는 오히려 그들의 이익을 위한 이기심이 불러온 변명에 불과하진 않을까 생각해 봤다. 환자를 위한 서비스, 그 뒤에 따라오던 다른 약국들과의 경쟁 속 생존을 위해 멈출 수 없다던 그 말이 오히려 그곳 약사들의 속내였을 지도 모를 일이다. 배려도 도를 넘어 상대를 불편하게 했다면 분명 민폐다. 수년간 이어져 온 민폐 서비스가 약사사회를 위해서도, 환자를 위해서도 강제가 아닌 자정에 의해 사라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2015-10-12 06:14:49김지은 -
[기자의 눈]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미련 버려야건강보험증 부정사용으로 누수되는 연간 건강보험 재정 누수액은 13억원 규모다. 물론 확인되지 않은 금액까지 포함하면 수천억원 이상 천문학적 금액이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추정이 있지만 말그대로 추정일 뿐이다. 반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이 공개한 건강보험공단 의뢰 연구 중간결과를 보면 IC칩을 내장한 전자보험증을 도입하는 데 480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손가락 셈법을 하면 13억원 막으려 4800억원을 쓰자는 논리로도 들린다. 같은 상임위 문정림 의원은 전자주민증도 국민들이 반발해 거부됐는데 더 민감한 정보가 담겨질 전자건보증을 사회적 논의절차도 없이 건보공단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닌 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런 물음표는 김성주 의원이나 문정림 의원의 생각에 그치지 않았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구동성 전자건보증 도입을 경계하거나 우려하는 지적을 쏟아냈다. 그런데도 건보공단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자료에서 IC카드 도입이 DUR과 비교해 감염병 대응에 더 효과적이라며 여전히 전자건보증 도입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우려섞인 목소리에 뒷걸음질쳤던 건보공단 국감장에서의 성상철 이사장의 모습과 사뭇 다른 태도다. 전자건보증은 개인질병정보 유출 가능성 때문에 국민 정서상 거부돼 왔던 이슈였다. 그래도 과거 DUR시스템이 없었을 때는 이런 부정적인 우려도 있었지만 나름 유의미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적어도 응급상황에서 신속히 환자를 치료하는 데 전자건보증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DUR시스템을 통해 환자 약력정보가 포괄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앞으로는 3개월치 이력도 확인할 수 있게 시스템이 확장 보완된다. 관건은 본인확인이다. 현 종이건보증은 가입자 1명의 보험증에 피부양자가 일괄 기재돼 있다. 가입자와 피부양자 개개인에게 종이 건보증을 내주지 않는다. 반면 전자건보증이 도입되면 가입자 뿐 아니라 피부양자 개개인에게 IC카드를 만들어줘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의문을 상정할 수 있다. 5000만개 이상의 전자건보증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소요될까. 여기다 재발급 비용은? 또 가입자나 피부양자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이용할 때 신분증처럼 이 전자보험증을 항상 지참할 수 있을까. 의료기관과 약국은 진료 또는 조제전에 전자보험증에 박힌 사진을 통해 수진자 본인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있을까. 사실 DUR 사전점검이 의무화되고 현 시스템이 더 확대 발전된다면, 그리고 최동익 의원이 대표발의한 수진자 본인확인 의무가 의료기관과 약국에 부여된다면 막대한 비용이 투여되고, 개인정보 유출우려까지 있는 전자건보증은 별다른 효용이 없어질 수 있다. 적어도 증 도용이나 대여가 전자건보증을 도입하는 가장 큰 명분 중 하나라면 더욱 더 그렇다. 결국 건보공단이 무자격자의 부당한 건보이용을 제어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진료단계에서부터 수진자 본인확인이 이뤄질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지, IC카드 세계를 엿보는 게 아니다. 미련은 미련으로 남기고 버릴 건 버리자.2015-10-08 06:14:50김정주 -
[기자의 눈] '행정독재' 비판받는 차등수가 폐지변신술도 이쯤대면 제천대성과 견줄 법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의료질평가지원금' 신설안을 내놨다. 당시 복지부는 의사 선택비용(선택진료비)을 축소하는 대신 우수한 의료기관 선택비용을 건강보험 급여체계로 전환한다고 신설 취지를 설명했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투입되는 비용만 1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였다. 건정심은 선택진료비 등 비급여 급여화에 따른 의료기관의 손실보상 필요성 등에 공감해 원안대로 수용했다. 그런데 두 달 뒤인 지난 2일 복지부는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다시 건정심 회의장에 올렸다. 이번엔 의원급 의료기관 진찰료 차등제를 폐지하는 대안이 됐다. 수가차감 형태의 의원급 진찰료 차등수가제는 폐지하고 의원급보다는 병원급 이상의 적정 진료시간 확보 유도를 위해 '의료질평가지원금' 지표에 차등수가제 구조를 반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6월 복지부가 안건 상정한 차등수가제 폐지안을 부결시켰더니 3개월만에 반쪽짜리거나 아니면 엉뚱한 해법을 대안이라도 내놓은 것이다. 복지부 대안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먼저 의료질평가지원금의 용도는 선택진료비 급여화에 따른 병원 손실보상용이었다. 이 지원금도 의사에게 주던 선택진료비 중 일부를 병원에게 보전해 준다는 취지의 이해안되는 수가항목이지만 그 부분은 차치해 두자. 지난 6월 건정심 회의에서 차등수가 폐지에 반대했던 위원들은 차등수가를 의원 뿐 아니라 병원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병원용 차등수가제를 고민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기왕에 신설하는 수가에 병원만 엮고 의원은 제외시키는 방안을 대안이라고 들고 나온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차등수가 폐지에 반대한 위원들이 황당한 반응을 보이는 건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 설령 복지부 주장대로 의사 1인당 외래 진찰횟수 등을 의료질평가지원금 지표로 삼는 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해도 차등수가 폐지논란이 병원 외래 진찰료 차등화가 초점이 아니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안치고는 너무 옹색하다. 차등수가 적용을 받은 요양기관 대부분이 의과 의원과 약국이고, 약국의 조제행위 자체가 균질화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차등수가에 민감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치과의원, 한의원 등 의원급 의료기관 전체와 약국에 도입된 제도를 의과 의원만 제외시키는 것도 명분이 없어 보인다. 결국 '우는 아이나 성난 민원인 달래기' 식으로 복지부가 공급자단체 각자의 입맛에 맞게 선택하도록 선택지를 주고, 표결로 대사를 치른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특히 가입자단체 위원들의 주장처럼 차등수가제에 대한 복지부의 태도는 이해되지 않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건정심은 설립취지는 물론이고 그동안 운영 과정에서 합의를 최우선으로 해왔다. 소수의 반대의견도 존중해 숙려기간을 두고, 적절한 대안을 찾으면서 이견을 좁히거나 해결해 왔다. 그런데 차등수가 폐지안은 3개월여 만에 두번의 표결이 강행됐다. 그것도 이번엔 무기명이 아니라 찬반여부를 위원들이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했다. 그러면서 복지부, 건보공단, 심사평가원 측 위원들은 일사분란 찬성표를 행사했다고 한다. 차등수가는 전체 요양기관에 적용되지 않는다. 의과의원 10곳 중 2~3곳, 약국 10곳 중 2곳 정도가 이른바 '손실'을 입고 있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손실' 운운하는 이들 기관은 적어도 의약사 1명당 일평균 75건 이상 진료 또는 조제하는 요양기관이다. 시쳇말로 잘 나가는 의원과 약국인데, 차등수가 폐지는 곧바로 이들 기관의 '순이익(없던 것이 생겼다는 점에서)'으로 귀결되고, 같은 금액만큼 건보공단은 요양급여비를 이들 기관에 더 지급해야 한다. 막말로 이 제도를 그냥 놔두면 건보공단은 매년 800억원 가량 급여비를 절감할 수 있다. 폐지주장이 나오면 어떤 식으로든 반대입장을 표명하거나 발전적인 해소방안이라는 명분으로 무언가 다른 장치를 남겨두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가입자들의 돈을 관리하고 지급해야 할 돈이 새 나가지 않도록 심사를 담당하는 보험자 기관들이 복지부와 손발을 맞췄다니 납득 안되는 행동이긴 마찬가지다. 가입자단체 위원들은 이날 복지부가 건정심의 정신을 무시하고 '행정독재'를 일삼으려 한다고 발끈했다. 4명의 위원은 표결처리에 불만을 품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협의기구의 3주체 중 하나이면서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가입자)을 대표하는 가입자단체들을 이렇게 밖으로(퇴장) 내몰면서까지 복지부가 14년이나 이어온 차등수가제, 그것도 '의과 의원만을 위한 차등수가제 폐지'를 밀어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하필 의사 장관에, 의사 건보공단 이사장, 의사 심사평가원장이 재직중인 상황에서. 우리는 그 속내가 궁금하다.2015-10-05 06:14:50최은택 -
[기자의 눈] 국민의료 향상 위한다면 협의체 공개를시작부터 대외비. 주제는 국민의료 향상. 최근 의료계와 한의계 대표인사로 구성된 국민의료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가 암암리에 구성됐다. 보건복지부는 8월 초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측에 부회장 급 이상의 대표자를 협의체 구성원으로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의체 내용을 아는 사람도 각 단체 당 2~3명에 불과했다. 그 만큼 대외비였다. 모든 과정은 조심스러웠다. 각 직능단체별로 '모른채' 하고 있지만, 협의체 구성의 이면에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한의계는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중 가장 큰 현안으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손꼽고 있다. 이 사안부터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의료계는 입장이 달라진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밑져야 본전인 주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협의체를 통해 단 하나의 현대의료기기라도 빠져나간다면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반발하는 의사들로부터 제39대 집행부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협의체를 구성해놓고,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꼴이 됐다. 복지부는 지난 9월 3일 열린 협의체 상견례 당일 보도자료를 통해 협의체 구성을 알리려 했다. 하지만 무산됐다. 회의에 참여한 복수의 관계자 말을 빌리면, 의협의 반대 때문이었다. 두 차례 모임을 가진 협의체 진행 상황을 놓고 보면 의료계와 한의계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 내부에서는 투쟁과 협박이라는 단어를 내뱉으며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협의체는 협의체 다워야 한다. 각 직능 간 이해갈등은 내려놓고, 협의체 명칭 답게 '국민의료향상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드러내놓고 논의해야 할 때다.2015-10-02 06:14:49이혜경 -
[기자의 눈] 말에게 물을 마시게 하려면?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 '무슨 일이든 억지로 시킬 수는 없다'는 뜻의 이 속담을 곰곰이 뜯어보자. 대관절 말 주인은 왜 말을 물가까지 끌고 갔으며, 말은 왜 물을 마시지 않으려는 걸까. 그렇다면 말이 물을 마시게 하려면 주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반대의 경우를 생각하면 쉬워진다. 말이 물을 못 먹게 하려면, 물가에 못가게 하면 된다. 표면적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위의 속담에 따르면 소용 없는 짓이다. 말이 물가에 못가게 할 수는 있어도 물을 못 먹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말이 물을 못 마시게 하려면, 물가에서 떼놓을 것이 아니라 물을 먹고 싶은 그 마음을 돌려놓아야 한다. 최근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출시된 신제품 유통 관계자를 만났다. 제품이 얼마나 많은 약국에 깔렸고 주문이 활발한 지 궁금했다. 인기스타를 내세운 광고 품목의 화려한 론칭이기에 더욱 그랬다. 관계자의 답변은 의외였다. 재주문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답이었다. 그는 "재주문이 오는 약국을 보면, 제품 설명회와 세미나에 참석했던 약사들이었다. 광고 효과보다도 제품에 관심 있어하고 제품력을 아는 약사만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 일반약을 말할 때 광고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유명품목이 되면 가격질서가 무너져 약국에겐 애물단지가 돼버리는 게 광고품목이다. 그런데 광고에 앞서 제품 판매율을 결정하는 건 역시 판매하는 사람, 제약사 영업사원이 아닌 소비자와 만나는 약사였다. 신제품인지라 인지도가 약한 상황에 유효하다 하겠지만, 적어도 약국에 안정적으로 랜딩하기까지 약사의 관심이 없으면 광고로 유명해지기도 전에 사라지는 게 약국 제품이다. 일반약 시장이 쇠퇴한다고 말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제품을 판매하는 약사들이 있다. 같은 성분 다른 제품과 무엇이 다른지 제약사 설명회에 참석하고 직접 먹어본 후 환자에게 권하는 약사들이 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마음이 있으므로 어려운 상황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을 것이다. 곧 추석연휴다. 연휴에도 약국 문을 여는 약사가 있을 것이다. 일반약 판매와 마찬가지로 휴일 개국도 약사 마음의 문제로 보인다. 이들에게 약국 문을 열고 약을 판매하는 일은 물이 가까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물을 먹으려는 마음이다. 결국 물을 마시는 말은, 주인이 끌고 가는 말이 아니라 물이 먹고 싶은 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2015-09-24 06:14:50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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