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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직 못 다한 숙제, 약물 '계열 이펙트''같은 기전을 가진 약제의 기대효능을 인정한다.' 미해결 난제임은 분명하다. 전문의들 간 의견이 분분하고 제약사 별 이해관계도 다르다. 결국 결론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 꼭 모범답안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 당연히 처방하는 의사의 경험과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 중요하다. 문제는 보험 급여 적용 범위에 대한 일관성이다. 어떤 계열은 허가사항과 무관하게 계열 이펙트(effect)를 인정, 동일한 급여 기준이 적용되지만 어떤 계열은 약제마다 급여 허용 범위가 다르다.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당뇨병약제를 보자. 현재 당뇨병의 치료는 사실상의 1차약제 '메트포르민'을 시작으로 다양한 2제, 3제 요법이 트렌드다. 그런데 SGLT-2억제제인 '포시가'와 '자디앙'에 비해 같은 계열인 '슈글렛'의 병용급여 인정 범위는 좁다. GLP-1유사체도 마찬가지다. 얼마전 등재된 '트루리시티'는 '이페르잔'이나 '바이에타', '릭수미아'와 달리, 인슐린과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3제요법을 급여로 인정받을 수 없다. 계열 이펙트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서,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반대 사례의 존재다. 제일 잘 나가는 당뇨병약 DPP-4억제제는 된다. 허가사항에 없는 적응증 임에도 급여는 인정된다. 이 계열 약제들은 치아졸리딘(TZD)계열 병용 급여 범위가 확대될때 적응증을 갖춘 '자누비아', '가브스'.'온글라이자' 외에도 '트라젠타'와 '제미글로'까지 급여 확대 범위에 포함시켰다. 당연히 '의문의 1패(?)'를 당한 약물 보유 제약사들 사이에선 볼 멘 소리가 터져 나온다. 복지부가 내놓은 대답은 "DPP-4억제제는 충분한 처방 경험을 갖췄다"이다. 즉 SGLT-2억제제, GLP-1유사체는 아직 국내 진입한지 얼마 안 돼 지켜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만 향후 전문가 의견 등을 취합, 기준 통일에 대한 논의 진행을 약조하고 있다. 전문의약품이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정부의 신중한 입장은 되레 필요하다 볼 수 있다. 단, 어차피 계열 이펙트 인정이 수순이라면 '충분한 처방경험을 갖추는데까지 필요한 시간, 혹은 처방량'에 대한 지침 정도는 마련하자는 것이다. 현 상황은 기대는 있지만 기약이 없다. 질환의 특성이 다르다면 질환 별 계열 이펙트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계열 이펙트가 인정된다는 확신으로 임상 연구를 게을리하는 업계를 정부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풍부한 학술 데이터는 급여 기준을 넘어 처방 현장에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2016-05-19 06:14:50어윤호 -
[기자의 눈] 수가협상, 지속가능 논의할 때2017년도 요양기관 보험수가를 결정지을 수가협상이 이제 곧 닻을 올린다. 한 해 건강보험 수입과 지출을 결정짓는 중요한 '농사'이니만큼, 보험자와 요양기관 대표 의약단체들은 강한 논박의 근거들로 무장하고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 과거 건강보험 통합 이후 진행됐던 보험자와 공급자 간 단체 수가협상에서는 모든 요양기관이 같은 인상률로 보험수가를 계약했다. 당시 공급자들은 같은 인상률이 나타내는 수치의 '왜곡'으로 인해 유형별 득실이 극명하게 드러났고, 상대적으로 보험재정 소요 비중이 낮은 유형들은 그만큼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만연됐다. 이후 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들은 유형별 수가협상으로 전환하는 대합의를 이뤄내고, 현재까지 유형별 수가협상은 그렇게 안착돼왔다. 그러나 추가 소요재정이 벤드로 묶여 '제로섬 게임'이 반복되면서 협상 이후 불거져 나오는 방식과 수단의 문제는 일관되게, 그리고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자인 건보공단은 의료기관 원가구조 수집과 비급여, 이를 협상에 오롯이 반영해야 할 명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병원의 경우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의 격차 때문에 같은 인상률로 겪는 병원 간 빈익빈 부익부를 유형 내 세분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보험자 측의 변함없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공급자 측인 의약단체들은 '제로섬' 때문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소모전과 공급자가 배제된 벤드 설정이 협상 평등성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올해도 벤딩 폭 선공개를 협상의 큰 아젠다로 제시한다. 매번 반복되는 주장들은 사실, 보험자와 공급자의 이해관계에 맞물려 때로는 플러스가 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물가연동이다. 과거 물가보다 낮은 수가인상률은 공급자들의 주요 협상 논리 중 하나였지만, 수가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역전하면서 이 무기는 보험자의 손에 쥐어졌다. 그만큼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불거진 논의거리는 많지만 대합의를 이룰만 한 아젠다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제 곧 수가협상의 막이 오른다. 올해 협상도 여지없이 이 문제들이 양 측 협상단의 논쟁거리가 되고 불거졌다가 묻히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자와 공급자는 유형별 수가협상 대합의를 위해 열기를 품고 논의했던 공동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번만큼은 양 측 모두 각기 인상률 높이기와 방어하기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유형별 협상을 되짚고 지속가능하게 공동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진지한 논의 기회를 만들길 기대해본다.2016-05-16 06:14:49김정주 -
[기자의 눈] 무너진 기업윤리, '옥시'는 결과일 뿐"(RB는) 건강과 위생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을 기업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옥시레킷벤키저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는 기업 철학과 목표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자는 이 문장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를 읽었다. 기업윤리(企業倫理).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는 기업윤리를 '기업의 경영자와 구성원들이 조직 내부에서 지켜야 할 행동의 기준' 혹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정당한 방법을 통해 기업을 올바르게 운영하는 기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 기업의 최대 목표가 이윤창출에 있음을 부인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기업에는 도덕적 책임이 따른다. 의사, 약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직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보다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듯, 이 기업이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기업이기도 하니 더 엄중한 기업윤리가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단계니, 진위 여부는 기다려봐야 한다치자.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옥시의 태도는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 당사자와 유가족은 물론 전 국민들에게 너무도 큰 실망감을 안겼다. 제약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장에서는 사고 발생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난 뒤에야 공식사과에 나선 연유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아타 사프달 대표는 "충분하고 완벽한 보상안이 마련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5년 동안 준비했다는 '포괄적 보상안'은 정작 A4 2장을 채우지 못한다. 내용 또한 실체가 없었다. 2시간 여 진행된 간담회 내내 2개월 안으로 독립적인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고, 보상 계획과 지원 내용, 신청 방법 등을 알리겠다는 답변만이 반복됐을 뿐이다. "100억원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한 인도적 기금으로 사용되길 바란다"는 말은 마치 보상금으로 퉁치자는 의미로 들렸다. 정신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던 순간, "가습기 살균제를 타면서 내 손으로 내 아이를 서서히 죽였다"며 좌중을 숙연하게 만든 유가족 대표의 한 마디를 잊을 수가 없다. 옥시가 대한민국에서 자진 철수한들, 어떤 형사 책임을 진들 지난 5년 멍든 가족들의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이번 사태는 최소한의 기업윤리,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에 불과하다. 제 2의 옥시 사태를 막으려면 업계 차원에서도 옥시로 인해 얼룩진 불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윤리의식과 자정능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기업윤리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아무 기능을 하지 못한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는 작업도 병행돼야만 한다.2016-05-12 06:14:50안경진 -
[기자의 눈] 대체조제에 쿨한 환자, 그럼 약사는?"아, 제네릭이요? 제가 병원에 전화하면 되는건가요." 처방전을 건네받은 약사는 자연스럽게 환자에게 대체조제를 이야기한다. 처방전에 기재된 약이 없어 같은 성분의 다른 약으로 대체하겠단 약사의 말을 환자는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인다. 도리어 '제네릭'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병의원에 관련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는 점도 먼저 알고 적극적인 모습까지 보인다. 최근 한 약국 취재 과정에서 마주한 풍경이다. 마치 조제와 투약의 한 과정인냥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대화에 이것이 그 어렵고 까다롭다던 대체조제가 맞나 싶은 의문까지 갖게했다. 환자가 약국 문을 나선 이후 의아해하는 기자의 표정에 덧붙인 약사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약사는 지금의 반응이 대체조제를 접하는 대다수 요즘 환자들의 반응이라고 했다. 예상 외로 같은 성분 다른 약으로의 조제에 쿨한 반응을 보인다는 환자들, 약사는 환자들이 그만큼 똑똑해졌다고 했다. 단순히 처방전에 적힌 약 중 하나를 다른 이름의 약으로 바꾼다고 해 거부부터 하고보는 환자들과 분명 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비급여 처방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 약국 특성과 주변 병의원 성격이 반영된 결과라는 사실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이 있다. 대체조제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 그리고 생각보다 환자는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스마트해졌다는 점이다. 대체조제가 쉽지 않다며 환자에게 말하기조차 꺼리는 약사들이 적지 않다. 약사들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데에는 물론 대체조제의 까다로운 절차와 제도 상의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여전히 '대체조제 불가' 도장을 처방전에 찍어 내보내는 일부 병의원의 구태도 무시할 수는 없다. 흘긴 눈으로 바라보는 병의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약사들의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약사가 먼저 환자, 또는 의사 눈치에 지레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한번 돌아볼 일이다. 약국에서 더 자연스럽고 간편하게 대체조제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정책적 변화와 의료계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 역시 무시해서는 안될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병원, 약국, 제약사 간 이데올로기와 경제적 이득 등을 따지기 이전에 대체조제는 환자 편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란 점을 약국에서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최근 어느 한 시민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약국에서 활발한 대체조제가 가능하게 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인은 급하게 아내의 약을 조제해야 했는데 약국 4곳에서 약이 없다며 거절당했다고 했다. 환자는 안전하고도 편리하게 약국에서 약을 조제, 투약받을 권리가 있다. 약사는 또 그렇게 할 책임이 있다. 약사들이 제도를 탓하기 이전에, 주변 병의원의 눈치를 보기 이전에 환자의, 그리고 약사인 자신의 권리를 먼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환자들은 약사들의 예상보다 더 많이 스마트해져있기 때문이다.2016-05-09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제약산업 3.0 시대 완성할 초석 마련했다2000년대 들어 제약산업은 2001년 의약분업과 2006년 포지티브리스트 도입, 그리고 2012년 약가일괄인하 시행으로 3번의 변혁기를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 시대로 명명할 의약분업 시행은 OTC에서 처방의약품(제네릭) 중심 제약기업으로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한 대대적인 변화였다. 전통의 일반약 중심 일부 제약기업들은 분업 시행을 기점으로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시대로 명명할 약가일괄인하 시행은 더 이상 처방약, 특히 제네릭 중심의 제품구조로는 생존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준 계기가 됐다. 일괄인하 이후 제약기업들은 비급여 시장과 신약개발에 매진하게 된다. 2016년 현재 제약기업의 관심은 혁신신약 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글로벌에 포커싱돼 있다. 이른바 제약산업 3.0 시대가 비로소 열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3.0 시대를 준비하는 제약사들은 여전히 목마르다. 노블사이언스에 기반한 신약개발과 글로벌진출이라는 과제는 질적 성장을 준비해야 하는 제약사에게 너문 많은 비용투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신약 연구개발 기간은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고, 개발 비용의 80%는 임상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핵심인 임상 3상은 전체 임상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말큼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한 신산업 육성 신약개발 임상 3상 관련 R&D와 시설 투자의 세액공제, 육성펀드 조성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안 발표는 제약업계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결정이다. 현재 임상 1·2상만 적용하던 신약개발 R&D 세액공제 대상에 국내 수행 임상 3상을 추가하고, 희귀질환은 국내외 모두 세액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신약개발 등 신산업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시설 투자시 투자금액의 최대 10%의 세액을 공제하고, 정부가 투자 리스크를 적극 분담하는 1조원대 규모의 ‘신산업 육성펀드’도 조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규제 프리존을 통해 신약개발 등 신산업 투자를 가로막는 핵심 규제를 철폐하고, 신산업 육성세제를 신설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신약조합에 따르면 정부가 우선적으로 신산업 신약개발 육성 세제항목을 신설해 세법상 최고수준의 지원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투자전략은 당장 올해부터 정부 R&D 예산의 배분, 조정에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제약업계는 그동안 대정부 건의를 통해 임상 3상의 세액공제와 함께 연구 인력 개발비의 세액공제 항목 확대, 의약품 품질관리 개선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조세특례제한법 제25조의4)의 일몰기한(2016년 12월31일) 연장 등 국내 제약산업계의 R&D 투자와 글로벌 진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안의 시행을 요구했었다. R&D 투자 세액공제를 위한 끊임없는 꾸준한 제약업계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는 느낌이다. R&D 핵심은 신약개발이고, 임상 3상은 신약개발의 핵심이다. 특히 임상시험 시장은 1조원대를 넘고 있다. 이번 정부의 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3.0시대가 완성될 초석은 분명히 마련됐다.2016-05-02 06:14:50가인호 -
[기자의 눈] 옥시 위기는 기회? 씁쓸한 영업행태"옥시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보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RB코리아 스트렙실 대신 저희 회사 XX을 주문해주세요." 26일 서울 일부 약국 약국장들에게 전송된 문자다. 많은 약사들이 이 문자를 보고 그러려니 하고 넘겼고, 또 많은 약사들은 불쾌함을 느꼈다고 한다. 다른 회사 악재를 자기 영업의 절호의 기회로 여긴 기회주의적 행동이 좋게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소비자들이 기업의 나쁜 행태를 꼬집으며 '불매운동'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회학자는 '자본주의 사회가 심화되면서, 사람들은 기업을 질타하고 욕하고자 할 때 구매-소비 관계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너네 거 아니어도 살 거 많다'는 자본주의 사회 물자의 풍족이 수반돼서 가능한 일이지 싶다. 구매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기업 입장에선 가장 두려운 단체행동이 되면서, 한 기업의 리스크는 경쟁사의 '기회'가 되었다. 이번 옥시 사태에서도 연관 제품인 스트렙실과 개비스콘이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많은 약사들이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고, 서둘러 불매 공지를 사진 찍어 SNS에 공유하고 있다. 약사들의 행동은 개인 선택이다. 그렇다고 불매운동을 하지 않는 약사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쟁사라면 다르다. 같은 업계 비슷한 제품을 생산, 마케팅하는 입장에서 '저 회사는 나쁘니 대신 (이 기회에) 우리 것을 사달라'고 노골적으로 영업하는 것은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옥시가 잘못한건데, 뭐가 문제냐'고 할 사람이 있을 지 모른다. 실제 이 영업사원의 홍보 문자를 받은 한 약사는 '입장바꿔 생각해봐라. 당신이 RB영업사원이고, 경쟁사 직원이 그런 문자로 영업하는 걸 봤을 때 심정이 어떻겠는가. 제약사는 모두가 제품 위험성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경쟁사에는 이런 일이 영원히 없으리라 어떻게 보장할 건가'라고 따져물었다. 이 약사가 불필요한 정의감에 불타는 것일까? 아니라 본다. 이를 테면 이웃 약국이 영업정지를 받았다고 주로 처방전이 나오는 의원 출입구부터 엘리베이터, 계단까지 'ㅁㅁ약국은 조제를 잘못해 영업정지됐으니 당분간 우리 ㅇㅇ약국으로 오세요'라는 안내문(?)을 붙인 꼴이다. 눈앞의 욕심에 불쾌한 영업을 펼친 영업사원, 경쟁 약국의 곤란은 안중에도 없이 본인부담금 할인, 사입가 미만 의약품 판매로 환자만 끌어오기 바쁜 약국. 이들 심리의 기저에는 '공감 능력' 부족이 있다. 남의 불행을 나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혹은 나의 기회를 위해 남의 불행을 모른척하는 사람들. 국민 건강을 위해 일한다고 이름을 올리기 부끄럽지 않은가.2016-04-28 12:14:52정혜진 -
[기자의 눈] 약국 탓하기전 '0.6667정' 조제 어쩔건가가루약의 비위생적 조제 형태에 관한 방송보도로 약사 사회가 후끈 달아올랐다. 소분 조제를 방지할 수 있는 제형과 용량 다변화, 산제조제에 대한 수가 현실화가 가 필요하다는 게 약사들의 생각이다. 일단 이슈화가 된 만큼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약사법 21조에 의하면 약국 시설과 의약품을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고 의약품의 효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게 돼 있다. 결국 자동조제기, 분쇄기 등 오염으로 인한 민원 발생시 과태료 30만원이 부과된다. 약사회는 방송보도 이후 시도지부에 보낸 공문을 내 "자동조제기, 조제 관련 소모품에 대해 수시로 청소하는 등 조제실을 비롯한 약국 내 시설, 장비를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그러면서 "정제·캅셀제 복용이 어려운 어린이나 노인을 위한 제형과 다양한 용량의 의약품이 공급되지 않는 환경이 근복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의약품 안전성 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의약품 제형·용량 다변화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정부·제약회사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형과 용량 다변화 등은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결국 약국 위생 수준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서울지역 A분회장은 "얼마전 논란이 됐던 맨손조제 문제와 유사하다"면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약국환경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분회장은 "다만, 법과 제도로 소분조제를 없앨 방법도 필요하다"며 "0.3333정 0.6667정 같은 처방이 나오는면 조제를 해야하는 게 지금 약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정책연구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소아 의약품 사용 안전성 확보를 위한 연구'도 참고해 볼만하다. 연구결과를 보면 소아 다빈도 처방의약품 20품목에 대한 용법용량 등을 분석한 결과, 12개 품목(60%)에서 제형변경, 소아용 용법 용량의 부재, 허가연령과 소아복용연령의 상이 등의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신광식 의약품정책연구소장은 "외국(미국, EU)의 경우 예외적 사유가 아니라면 소아용 의약품의 개발이 의무화돼 있고, 개발필요 소아의약품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러한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 소장은 "허가외 사용(허가 연령외 사용 포함)빈도나 우선순위가 높은 소아 의약품에 대해 제약사에 개발을 요청하고 개발비용에 대하여 공적기금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답은 나와 있는 셈이다. 정부 차원의 소아용 의약품 목록을 작성해 제약사 생산을 독려하고 이에 대한 비용보전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약국의 환경 위생 수준만 높이라고 주문할 게 아니라 소분조제 등 가루약 조제의 위해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개입과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규제 완화만 주창할 게 아니라 약국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이 보다 더 잘 맞는 케이스는 없다.2016-04-25 12:14:55강신국 -
[기자의 눈] '4월의 건보료 폭탄' 국고지원은?매년 4월이 되면 직장인들은 자신이 '유리지갑'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한다. 건강보험료 정산금 때문이다. 전년도 임금이 늘어난 직장인은 건보료를 추가로 더 내고, 거꾸로 줄어든 사람은 일부금액을 환급받는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어서 이제 '폭탄'이라는 인식은 많이 상쇄됐지만 허탈감은 감출 수 없다. 무엇보다 '돌려받는 사람과 환급금액'보다 '더 내는 사람과 추가 징수금'이 훨씬 더 많다. 정산된 건보료는 지난해에는 1조5671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조8248억원으로 2577억원이 늘었다. 구체적으로 827만명이 2조2010억원을 더 내고, 258만명은 3762억원을 돌려받는다. '유리지갑'의 허탈감은 국고지원 논란으로 의제를 확장하면 분노가 된다. 현행법령은 매년 해당연도의 보험료 예상수입의 20%를 정부가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재원은 국고지원 14%, 건강증진기금(담배값에 포함) 6%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정부가 추계한 예상수입액과 실수입액 간 격차가 커 실제 국고지원율이 평균 16% 수준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에서 "법정 정부지원율은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로 돼 있지만, 예산 당국이 예상수입액을 적게 추계해 국고지원액이 축소 편성되는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보노조 주장대로라면 이런 방식으로 정부가 최근 9년간 건강보험공단에 덜 지급한 금액이 12조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는 담뱃값을 대폭 인상해 세수를 3조원이나 더 걷어놓고도 1조원을 덜 지급했다며, 공보험인 건강보험과 가입자인 국민을 외면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사실 건보료 국고 과소지원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대 국회에서도 여야 국회의원 6명이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국고지원액을 현실화도록 기준을 조정하거나 예상수입액과 실수입액 간 차액을 사후정산하는 내용들이 골자다. 현 국고지원이 영구화되도록 일몰규정을 삭제하는 법률안도 잇따라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이 법률안들은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19대 국회 회기 만료와 함께 폐기될 위기에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원회 위원들은 지난해 말 법안심사 과정에서 일몰제 폐지에 사실상 합의했지만 역시 기재부 등이 동의하지 않아 법률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대신 일몰규정을 연장시킨 뒤 개선방안을 모색하자는 선에서 마련된 절충안이 통과된 상태다. 결국 국회의원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6건의 건강보험법개정안은 기껏 일몰시점을 2016년 12월31일에서 2017년 12월31일로 1년 더 늦추는 선에서 다음달 30일일 기해 사장되게 됐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는 고령사회를 대비해 건강보험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국고지원 한시규정을 폐지하고, 사후정산제 등 국고지원을 현실화할 수 있는 법·제도적 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주장해 왔다. 건보노조 성명도 같은 맥락이다. 복지부는 이번에 보험료 정산 결과를 발표하면서 "당연히 더 냈어야 하는 금액을 나중에 정산해서 징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고지원 사후정산은 안되지만, 건보료는 사후정산하는 게 맞다'는 식의 제도 운영이 오히려 '유리지갑'에게 직장인에게만 강요되는 '4월의 건보료 폭탄'이라는 인식을 더 심화시킨다는 사실을 정부당국이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2016-04-25 06:14:49최은택 -
[기자의 눈] 약대생 실무교육, 그들만의 논쟁 멈춰라대한약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 중 열린 '약학교육 개선안 마련을 위한 대토론회'는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좌장 발제 후 진행된 패널 토론은 시작부터 삐걱됐다. 문제의 단초는 토론회 이전 패널들이 발제문 조차 구경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발제문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최 측으로부터 수수께끼를 풀라는 듯 4개 질문 만 전달받은 패널들은 토론 자리에서 각자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느라 바빠 보였다. '1400 시간'의 오해도 거기서 비롯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약학회와 약교협, 약평원은 질문 중 하나로 '현재 1400 시간으로 규정된 6년제 약대 실무실습 교육 시간이 적절한지, 개선방안은 없는지' 물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임상교수들과 실무실습을 담당하는 현장 교육 담당자들은 약대 교수들이 실무실습 시간을 단축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토론회가 진행되기 전 일부 기초약학 교수들 중심으로 실무실습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런 의문이 아주 터무니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이 자리에서 토론회를 주도한 교수들은 실습 시간을 단축하자는 의미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현재 교육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이야기 해보자는 것이었지, 시간을 줄이자는 의미로 화두를 던진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토론회는 끝까지 1400시간 단축 가능성 여부를 두고 교수들 간, 교수와 병원약국 등 현장 교육자 간 엇갈린 논쟁으로 금쪽같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다른 오해는 '심화' 실무실습. 현재 전체 실습 교육 대상 학생의 절반 이상이 현장에서 심화 실습 교육을 받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 교수들은 현장 교육 기관의 부족을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병원, 약국 등의 교육 현장에서는 정작 학생들이 교육에 나오지 않아 심화 실무실습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성 설명을 했다. 실무실습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을 마치 현장의 문제 때문인 것처럼 끌고가는 교수들의 생각과 발언이 억울하고 이해되지 않는다는 말까지 터져 나왔다. 6년제 약대 전환 이후 2회째 졸업생이 배출됐고, 실무실습 교육은 3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의 논란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끌수 없는 문제다. 약학교육을 6년제로 한 취지가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춘 전문 약사 배출에 있다는 점을 약대 교수들과 현장 교육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육 주체들은 현 상황만 탓하며 상대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도 때문에 학생들의 정당한 교육권이 박탈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2016-04-21 12:15:00김지은 -
[기자의 눈] 식약처의 성장통?'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매어 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급한 일을 하더라도 꼭 갖춰야 할 건 갖춰야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속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의약품 안전성 속보를 보면 새삼 이 속담의 의미가 곱씹어진다. 올메사르탄과 염화리소짐에 대한 이야기다. 식약처는 프랑스 당국의 올메사르탄 급여제한 발표를 인용해 허가취소로 오인할 수 있는 안전성 속보를 발표했다. 프랑스 당국은 자체 평가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 이슈를 토대로 올메사르탄의 급여를 중지한다고 했다. 프랑스만의 독특한 급여 평가 체제에 기반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식약처는 그런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일단 퇴출신호를 보냈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신호였다. 하지만 국가별로 각기 다른 제도의 의미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혼란을 야기했다. 프랑스는 신약 급여등재를 비교적 쉽게 해주고 사후 재평가를 통해 급여리스트를 관리하는 나라여서 등재 장벽이 높고 적어도 유효성 평가에 대한 사후관리는 느슨한 한국과 시스템이 다르다. 식약처는 이런 점을 간과했다. 진해거담에 유효성이 없다는 일본 후생성 발표를 인용한 염화리소짐 속보에서는 적응증을 특정하지 않아 혼란을 야기했다. 일선 약사들은 염화리소짐을 소염제로 인식하고 있어서 이번 리콜조치는 '염화리소짐이 소염효과가 없다'는 식으로 약사들에게 받아들여졌다. 식약처는 특히 소염작용을 토대로 한 약을 이번 제한조치에 포함시키지 않고도 염화리소짐 성분 자체 퇴출만 언급했다. 이 때문에 약사들은 어리둥절했다. 해외 안전성 이슈에 대해 식약처, 아니 식약청 당시 식약처는 항상 뒷꽁무니만 쫓아다녔다. 국정감사 등에서 비판받았던 이유였다. 의약품안전관리원은 이런 부분을 보강하고 한국적 의약품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이후 식약처의 역량과 대응은 발전했다. 그러나 이번 올메사르탄과 염화리소짐 사례를 보면 '속보에 치중해 실기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약품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감시체계를 제대로 가동한 건 잘 한 일이지만, 속보에 밀려 진실이 외면될 수 있었던 점은 큰 착오였다. 한마디로 올메사르탄은 프랑스에서 허가 취소되지 않았고, 염화리소짐은 적어도 현 상황에서 소염제로서 효과가 유효하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쓰지는 못한다. 식약처의 '성장통'이라고 곱게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사건들은 국민들과 의약 현장에 미칠 파장까지 예비하면서 신속한 감시체계가 발동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는 점을 새삼 실감하게한다.2016-04-21 06:14:47최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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