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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16년 3개월, 나는 진짜 약사였다"'16년 3개월, 나는 언제나 진짜 약사였다' 최근 인기 약사 강사이자 파워블로거인 배현 약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글이다. 배 약사는 한 일간지가 일선 약국의 불법 현장을 고발한 '1년 3개월, 나는 가짜 약사였다' 기사에 대한 생각을 이 글에 담아냈다. 배 약사는 이 글에서 "보도를 보며 환자와 교감을 보람으로 느끼는 많은 약사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불법을 저지른 사람은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그들이 속해 있는 집단 모두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동료 약사들이 그가 게재한 글에 공감했다. 어떤 약사들은 더 많은 페이스북, 블로그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다며 이 글을 링크하기도 했다. '가짜 약사' 보도 후 약사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기사 자체에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는가 하면 약사 역할 범위와 테크니션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제기했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7만 약사를 대표해 대국민 사과 담화문을 발표하고 "혹독하고 엄정한 내부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급기야 복지부도 조제실 관리 규정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고 안전한 투약관리를 위한 조제실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기로 했다. 어쩌면 예견돼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간 조제실 개방에 대한 민원은 끊이지 않았고, 무자격자 조제와 불법 판매자 문제는 심심치 않게 여론 심판의 대상이 돼 왔다. 하지만 이번 보도가 더 파장을 일으키는 데는 그동안 의문과 의심이 사실이 돼 모두에게 통용되는 현실로 호도돼 표면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모든 약국 조제실은 불법의 온상일 것이란 일반화의 오류는 약사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 연일 35도를 넘는 무더위 속 모두 여름 휴가와 광복절 연휴로 산으로 들로,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에도 약국을 지키며 환자를 만나는 약사들이 있다. 약국 을 연지 10년 다 되도록 가족이랑 휴가 한번 제대로 못가며 자리를 못비우는 약사도 적지 않다. 1년 365일 자신을 찾는 단골 환자들이 느낄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약사들에게 가짜 약사란 주홍글씨는 억울하고 또 가혹할 것이다. 이번 기회로 약사들도 현재를 돌아봐야 한다는 여론도 조성됐지만,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된다. 한명의 환자라도 더 만나 더 나은 약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환자를 만나는 수많은 약사들이 '가짜 약사'로 호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불법을 저지르는 약사들의 반성과 자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2016-08-16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리베이트, 직원들만의 문제라고?리베이트 혐의로 적발된 한국노바티스가 내놓은 입장문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한국노바티스는 이번 사건이 회사와 경영진이 아닌 '한국의 일부 직원'이 일으킨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경영진이 허락하지 않았는데도 공정경쟁규약에 위배되는 방법으로 의사들의 해외 학술대회 참가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과연 회사는 모르고 있었을까? 일개 직원이 경영진의 결재없이 예산 사용이 가능했을까? 만약 그렇다면 한국노바티스의 결재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노바티스는 리베이트 적발혐의를 부인하기보다 개선방안과 재발 방지책을 내놨어야 했다. 직원들의 잘못으로 꼬리 자른 듯한 태도는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 제조업체로서는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노바티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리베이트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국내 제약업체들은 개인의 돌발 행동을 관리한다며 직원들에게 책임을 돌리기 일쑤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실적을 올리라고 다그치면서 문제가 터지면 뒷짐지는 태도는 토종 제약사나 외국계 제약사나 다를 게 없다. 경영진이 몰랐다고 치자. 그러면 회사와 경영진의 책임은 없는 걸까? 직원관리 문제는 둘째치고 위계와 복종의 수직적 문화를 만들고, 성과 제일주의로 불법을 양산한 원죄를 부인할 순 없다. 반항 한번 못하고 그저 시키는대로 움직였던 제약회사 직원들에게 이런 회사의 태도는 정말 배신감이 들게 한다. 회사가 경영진들만의 것인가?2016-08-11 06:14:53이탁순 -
[기자의 눈] 대통령과 동행한 의협회장을 보는 시각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과 동행 때문인데, 누군가는 섣부른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위험한 동행이었다고 지적한다. 상황은 이렇다. 의협은 정부로부터 한 장의 참석 요청서를 받는다. 4일 박 대통령이 충남 서산시 소재 서산효담요양원을 방문하는데 의협회장의 참석여부를 묻는 것이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의료인과 의료인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찰하기 위해 서산으로 떠났다. 추 회장도 그 자리에 있었다. 추 회장은 박 대통령의 시찰이 원격의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 정부는 지난 달 29일 주간보도자료 배포 계획을 통해 하반기부터 노인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대 소식을 알렸다. 최종 보도자료는 2일 배포됐다. 엠바고는 4일 박 대통령의 시찰 행사가 끝난 직후였다. 의협, 그리고 추 회장의 고민이 깊었으리라 짐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추 회장의 최종 결정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추 회장은 동행을 결정했다. 문제는 사진 한 장이었다. 추 회장은 박 대통령이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살펴보는 옆에 서 있었고, 웃고 있었다. 의사들은 이 사진 한장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부분 의사는 의사, 환자 간 원격의료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의료인과 의료인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대지만, 의사들은 이번 시범사업이 의사, 환자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전초가 될 것이고 의구심을 떨치지 않고 있다. 의협은 이를 의식해 바로 해명을 했다. 추 회장이 박 대통령의 시찰에 동행한 것은,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의료계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함이었다고 말이다. 대통령과 의협회장이 직접 만나 정책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은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추 회장이 박 대통령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들도 의협의 해명자료엔 관심이 없고, 그저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대 발표가 보도되는 기사 자료사진에 의협회장이 활짝 웃고 있는 사진만 기억할 뿐이다. 의사들이 사진 한장을 보며 반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사협회장 노릇 참 어려운 시절이다.2016-08-08 06:14:50이혜경 -
[기자의 눈] 김영란법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기자한테 밥을 얻어먹으면 3년간 재수가 없다." 정확한 출처는 알 수 없으나 기자가 밥을 사는 일은 드물다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는 말이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데팜미식회' 기사에도 비슷한 댓글이 달렸던 것 같다. 출입처나 홍보 담당자 분들과 식사 겸 미팅을 하고나면 으레 상대방이 계산을 하는 게 당연시 되고 있으니 틀린 표현만은 아니나, '기자에 대한 인식이 그 정도구나'란 생각에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지난 29일 합헌으로 결정난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새삼 이 표현이 자주 회자되는 듯 하다.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하반기 기자간담회나 좌담회 같은 행사를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려온다. '기왕이면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일 때 3만원 넘는 메뉴로 고르라'든지 '9월 28일 전에 한 잔 하자'는 웃지못할 농담도 자주 주고받고 있다. 정말 9월 28일 이후 업계에 큰 변화가 생길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물론 아무런 제약이 없었던 상태에서 타의에 의해 어떤 상한선이 정해진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부정청탁이나 금품수수 같은 행위를 금지시키?다는 법률 대상에 언론인이 포함됐다니 마치 '내부자들'에 나오는 잠재적 범죄자로 전락해버린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애초부터 식사 한끼, 혹은 작은 기념품 정도에 양심을 팔아버리는 직업이었다면 나조차도 사절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접대'를 당연시하는 문화가 오죽했길래 이런 법률이 나와야 했을까 부끄러운 마음도 크다. 언론인 스스로가 반성하며 정체성을 회복해야 하는 이유다. 얼마짜리 밥을 먹건, 어떤 장소에서 행사를 하건 핵심은 그 부분이 아니다. 김영란법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제약업계라는 커다란 생태계 속 일원으로서 기자는 기자답게, 기업인은 기업인답게 정체성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언론인들에게는 영화 '내부자들' 속 이강희(백윤식) 이미지에서 벗어나 제약사와 건전한 관계형성을 고민하게 될 기회이기도 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김영란씨를 반갑게 맞이해보자.2016-08-01 06:14:50안경진 -
[기자의 눈] 정부 육성의지, 제약산업 응답하라한미약품 '라이선스 아웃 이펙트'로 봐야할까? 일괄약가인하를 비롯해 최근 몇 년간 규제정책이 과하다 싶을 만큼 인식됐을 즈음, 정부의 대반전 드라마는 시작됐다. 제약산업을 육성해 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을 만큼, 어느새 정부는 산업의 동반자가 된 듯 하다. 올해 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한 신산업 육성 신약개발 임상 3상 관련 R&D와 시설 투자의 세액공제, 육성펀드 조성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안 발표는 제약업계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결정이다. 현재 임상 1·2상만 적용하던 신약개발 R&D 세액공제 대상에 국내 수행 임상 3상을 추가하고, 희귀질환은 국내외 모두 세액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신약개발 등 신산업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시설 투자시 투자금액의 최대 10%의 세액을 공제하고, 정부가 투자 리스크를 적극 분담하는 1조원대 규모의 '신산업 육성펀드'도 업계에게는 '굿 뉴스'다. 규제 프리존을 통해 신약개발 등 신산업 투자를 가로막는 핵심 규제를 철폐하고, 신산업 육성세제를 신설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바이오의약품 및 글로벌 혁신신약에 대한 보험약가 개선안'을 통해 정부의 '친(親) 제약산업 정책'은 방점을 찍는다. 글로벌 혁신신약은 대체 약제 최고가에 10%를 가산하고,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가의 80%를,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대비 20%를 인센티브처럼 주기로 했다. 실거래가 조사 후 1년 단위 약가인하도 2년에 한번으로 완화시켰다. 글로벌을 지향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하는 제약기업들을 더욱 독려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뜻이다. 각종 규제정책 때문에 내수시장을 벗어나기 힘들었다고 주장하던 국내기업들이 비로소 혁신신약 탄생과 글로벌 진출에 호기를 맞은 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제약산업은 여전히 성장통(成長通)을 겪고 있다. 바이오기업을 제외하면 200여개가 넘는 GMP 제약기업중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10%를 넘는 기업은 열손가락에 꼽힌다. 또 R&D 투자금액이 1000억원을 넘는 기업은 다섯손가락에 불과하다. 당연히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기업도 극소수다. 반면 제네릭 과당경쟁은 여전하고, 리베이트와 특별 세무조사 등 부정적 이슈는 끊임없이 터져나온다. 국내 제약산업이 과도기(過渡期)를 겪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 이 시기를 겪고 나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뚝 서 있는 국내제약사들이 하나둘씩 보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제는 국내 제약산업이 답해야 할 때가 왔다. 적어도 중상위군 제약기업들의 체질 변화는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제네릭 포트폴리오는 더 이상 생존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리베이트 영업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제약산업 3.0 시대를 맞고 있는 제약업계가 혁신신약 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글로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에 대한 진정한 대답이다.2016-07-25 06:31:19가인호 -
[기자의 눈] 무너지는 동네빵집, 다음은 약국?전형적인 소상공인의 영역이던 동네 빵집이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의해 '멸종'되는 데에는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모두가 '골목에 있던 그 옛날 빵집'을 그리워하면서도 깨끗한 인테리어, 통신사 포인트로 받는 할인, 내 이름 앞에 쌓이는 포인트 앞에 무릎을 꿇고 획일적인 빵 맛에 길들어갔다. 대기업의 힘과 할인 혜택은 이토록 무서운 것이었다. 황무지에서도 새싹은 돋듯 이같은 환경을 극복하고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또 하나의 트렌드 빵집이 된 것이 개인 빵집이다. 대체로 이들은 아주 작은 매장에서 바로바로 빵을 구워낸다. 집집마다 다르지만 유기농 재료만을 고집하거나 독특한 콘셉트로 빵을 만든다. 아울러 이들은 공통적으로 프랜차이즈 빵집은 감히 흉내도 못내는 획기적인 빵맛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이젠 외국 유학 갔다왔다는 간판 없이는 동네 빵집도 하기 어려운 세상이구만." 이 처럼 맛집으로 불리는 개인 빵집을 보면 프랑스 어디어디, 일본 어떤 제과 전문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는 수식어가 보였다. 그래서 한 말이었다. 동네 빵집으로 살아남으려면 선진국 어디까지 가서 빵을 배워와야 하는 시대구나. 홍대의, 가로수길의, 경리단길의 '동네 빵집'들을 소개하는 기사에는 빵집 사장의 그런 배경이 빠지지 않았다. 이제 소비자들은 예전의 동네 빵집을 그리워하기 보다, 둘 중 하나만 택하면 된다. 어디에나 있는 접근성 좋은 빵집의 평범하고 검증된 빵을 먹을지, 좀 더 찾아가서라도 그 집만의 독특한, 다소 비싸고 할인 혜택도 없지만 맛이 좋은 빵을 먹을 지 말이다. 약국 시장에 대자본들이 스며들고 있다. 아직 약국가에 표면적인 변화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느끼고 있듯, 뭔가 크게 변화할 시점이 머지 않았다. 아직까지 약사법은 바뀌지 않았지만 대기업들은 어디에서 어떤 정보를 입수했는지 골목에 매장을 내고 약국 관련 업체를 만난다. 법인약국의 나라 영국의 대표 드럭스토어가 한국에 선보일 날도 머지 않았다. 빠른 시일 안에 한국의 소비자들도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 획일화된 매장에서 표준화된 복약지도를 받을 지, 멀리 있고 다소 비싸더라도 굳이 찾아가 그 약사에게 내 건강을 상담할 지 말이다. 비교할 수 없는 빵맛처럼, 그 곳에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약국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건 약국 시장은 동네 빵집보다 빨리 변할 것이라는 점이다.2016-07-21 06:14:50정혜진 -
[기자의 눈] 버거병약, '식약처·개발사' 이것 만큼은식품의약품안전처가 버거씨병 줄기세포약 바스코스템의 희귀약 지정 토론회를 열었다. 식약처와 개발사 알바이오, 임상전문가, 언론까지 토론자로 참석해 치료제 희귀약 지정 타당성을 논했다. 희귀약 지정은 3상임상 조건부 허가, 즉 치료제 시중 유통과 즉각적인 환자 투약을 의미한다. 특정 치료제의 시판허가를 주제로 정부 주관 공개 토론회가 열린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규제기관과 개발사가 발표한 바스코스템 약효·안전성은 평행선을 그렸다. 식약처 공세가 먼저였다. 버거병 치료약이 이미 존재하고, 9명 임상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바스코스템 약효·안전성은 판단조차 불가하다고 했다. 치료지표인 환자 정상보행거리 증가와 통증감소 역시 인정하기엔 미흡한 수준이라고 못 박았다. 알바이오는 반론에 나섰다. 버거병 치료제는 해외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데도 식약처만 대체약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9명이 아닌 14명 임상환자 대상 1·2상연구에서 충분한 약효·안전성을 입증했는데도 식약처가 과다 규제로 바스코스템 허가를 막아 버거병 환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식약처는 사과 겉 껍질 색깔로 본질인 과육을 외면하고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야말로 갑론을박의 장이었다. 식약처, 개발사 모두 한치 양보도 없었다. 식약처가 지적하면 곧장 알바이오가 반박에 나섰다. 협의점이나 공감대가 마련될 틈은 없었다. 공개 발표가 끝난 뒤 비공개 토론이 이어졌다. 공정성을 위해 식약처와 알바이오 실무진은 모두 배제됐다. 오직 바스코스템 약효·안전성과 관계되거나 실제 의료현장 전문가들만이 포함돼 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놓고 시판허가 타당성을 논의했다는 전언이다. 더 들리는 말에는 각자 다른 자신만의 임상 데이터 논쟁이 지속돼 끝내 속 시원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버거씨병은 혈관이 막혀 손, 발 등 사지말단이 썩는 병이다. 식약처와 개발사 간 엇갈린 주장 속에 버거병 환자들은 묵묵히 토론장 한켠에 자리잡은 채 공방을 응시했다. 식약처가 약효·안전성이 미확인 된 치료제를 신속 시판허가 낼 수는 없다. 바스코스템 투약 환자의 연구 데이터를 더 보고 싶은 게 식약처다. 더 나가서는 알바이오에 임상2상을 새로 디자인해서 수행하라고 명령하고 싶을 지 모른다. 국내 1·2상임상을 모두 끝마쳤다고 주장하는 알바이오 입장에서는 식약처의 추가 자료제출 보완처분 등 규제가 고울리 없다. 임상을 다했는데 이제와서 자료를 더 내라니 희귀병 환자 모집에 애를 먹은 개발사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싶을 것이다. 본질로 돌아가자. 버거병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확실하게 치료효과를 보인 의약품이 존재하지는 않는 게 현실이다. 버거병 환자들은 궤양으로 고통받고 있다. 결국 유효성과 안전성이 담보된 의약품이 탄생돼야 버거병 환자들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약효·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약을 규제기관인 식약처가 섣불리 시판허가할 수는 없다. 줄기세포약은 세계적으로도 사용력이 낮은 '영유아기 치료제'다. 답은 하나다. 신약 개발사인 알바이오와 국민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가 버거병 환자의 질환을 호전시킬 수 있는 의약품 탄생을 위해 임상기준 등 의견 합치점을 모색해야 한다. 바스코스템의 국내 1·2상 임상은 2007년 승인됐다. 개발에 돌입한지 10년이 됐다는 의미다. 10년동안 식약처와 알바이오는 버거병 대체약 존재 여부에서부터 임상시험실시기준, 약효·안전성 데이터 통계분석법을 놓고 정반대 입장을 견지해 온 셈이다. 식약처는 12일 개최한 공개토론과 비공개 전문가 토론을 기반으로 바스코스템의 시판허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한다. 정식 희귀약 지정에 따른 시판허가가 확정된다면, 식약처와 알바이오가 의견 합일점에 도달했다고 봐야한다. 문제는 미지정과 허가 불가 판정이 났을 때다. 이때부터는 다시 식약처와 알바이오가 바스코스템 10년 논쟁의 역사를 연장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대체약 산정 기준이 서로 다르다면 일정부분 기준 조화로 의견합치에 한 발 가까워져야 한다. 임상시험 타당성 기준과 약효·안전성 데이터 통계분석법이 다르다면, 이 역시 양측이 머리를 맞대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있는 치료제가 투약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지난 토론회장 내 식약처과 개발사 간 설전을 떠올리면 합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잊지말아야 할 한가지는 명확하다. 희귀난치질환자에게 부작용 없고 약효 높은 의약품 투약 기회를 줘야한다는 점이다.2016-07-14 06:14:53이정환 -
[기자의 눈] 정부 회의만 열리면 겁난다는 약사들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다양한 '설득의 기술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 도어 인더 페이스 테크닉(Door in the face technique)이란 게 있다. '얼굴부터 들이밀기 전략'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핵심은 처음에 어려운 부탁을 한 뒤 나중에 쉬운 부탁을 다시하면 상대방이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나의 진짜 목표는 100만원을 빌리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500만원을 빌려달라고 제안을 하면 상대방은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 거절을 하고 난뒤 100만원을 빌려달라고 제안하면 처음부터 100만원을 빌려 달라고 할때 보다 돈을 빌릴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최근 정부 당국이 약국과 관련한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꼭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10개의 주요 현안이 있다고 제안을 한뒤 9개는 하지 않을테니 화상투약기 만이라도 추진을 하자고 나오는 식이다. 10개 현안에는 법인약국, 조제약 택배, 온라인약국 등이 포함돼 있었다. 10개 현안을 접한 약사회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의제들이 상당수다. 결국 정부는 약사가 상담하고 약국에만 설치할 수 있다며 그나마 여파가 적을 것으로 판단한 화상투약기 추진안을 발표했다. 안전상비약 품목확대도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 용역을 받은 KDI는 의료 서비스분야 발전전략으로 법인약국, 선택분업 확대, 1약사 복수약국 허용 등을 결과물로 내놓았다. 약사회로서는 모두 수용하기 힘든 대형 아젠다였다. 결국 정부는 법인약국, 선택분업 확대, 1약사 복수약국 허용 등 커다란 안건을 제안해 놓고 파괴력이 그나마 덜한 상비약 품목 확대를 챙기는 모양새가 됐다. 약사회 관계자는 "법인약국은 막은 거 같은데 안전상비약이 문제"라며 상비약 품목 확대를 막는 게 여의치 않다는 것을 은연중 내비친 바 있다. 어려운 제안부터 하고 그나마 가장 쉬운 것을 챙겨간 형국이 됐다. 약사들도 답답한 노릇이다. 화상투약기, 안전상비약 확대, 제조관리자 약사 독점영역 붕괴를 보면서 법인약국과 조제약 택배를 막았다는 것에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단 두 달동안 3차례 범 정부부처 회의에서 약국관련 규제 완화 이슈가 빠진 적이 없다. 규제개혁장관회의, 경제장관회의,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모든 게 결정났다. 정부 회의만 하면 약사직능과 역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안건이 하나 둘씩 들어가는 것 같다. 이젠 또 뭐가 나올지 겁난다는 민초약사의 생각을 대한약사회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은 아닌지, 정부 대관라인에 문제는 없는지, 8명의 상근임원이 적재적소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되짚어 볼 시점이다.2016-07-11 06:14:50강신국 -
[기자의 눈] 너도나도 바이오…약사는 어디 있나최근 동국대가 자연계열 내 바이오제약학과를 신설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학내 약학대학뿐만 아니라 전체 약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약교협은 서둘러 타 대학의 '제약학과' 등 약학계열 열과 유사 학과명칭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제출했고, 동국대에도 관련 내용에 대해 항의할 방침이다. 약대 교수들은 약학대학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제약학과’란 명칭을 다른 계열에서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교수들의 움직임을 두고 또 다시 '제 밥그릇 챙기기냐'는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그간 여러 문제에 있어 약대 교수들이 현실과는 다른 대학, 그리고 기득권 교수들의 이권을 위한 주장을 펴고 있다는 비판과 같은 맥락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번 문제는 분명 다르다. 문제의 핵심은 타 계열에서 제약학과 그리고 바이오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 그것에 있다. 최근 바이오산업이 신개념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산업계는 물론 정부가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연일 바이오산업과 관련해 규제 완화와 각종 지원 정책이 쏠리고 있고, 약학계도 약대 6년제와 맞물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산업 육성 그 중심에 약사, 그리고 약학계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배제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식약처가 의약품 공장의 제조관리자로 약사를 의무 채용하도록 한 규제를 바이오의약품 공장에는 완화해주기로 결정한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약대 6년제의 주요 취지 중 하나는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한 제약인재 개발에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바이오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인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약, 바이오산업은 특히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산업으로, 장기적인 전략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 속에 6년제 약대생들은 분명 필수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그 누구보다 높다. 이번 일부 대학의 제약, 바이오제약 관련 유사학과 신설은 6년제 약대를 통해 세계적 연구역량을 갖춘 약과학자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약사사회, 나아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분명 상충된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산업계를 넘어 정부 차원에서 차세대 주요 산업으로 꼽고 있는 바이오산업 속 정작 약사, 그리고 약학대학은 어떤 위치에 와 있는지 약대 교수들을 넘어 전체 약사사회가 다시 한번 되돌아볼 일이다.2016-07-07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우판권 제네릭, 정책지원 확대해야작년 3월 허가특허연계제도(허특제) 시행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도입 당시 우려됐던 제네릭 출시 지연 부작용은 미미하다. 반대로 기대를 모았던 특허도전 제네릭의 독점권 효과도 미약하기는 매한가지다. 바뀐거라고는 늘어난 특허소송 뿐이다. 제네릭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많은 제약사들이 똑같은 특허소송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늘어난 특허소송 비용은 중소업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해 최근 식약처가 특허지원 사업을 벌이는 배경이 됐다. 이러다간 허특제가 특허권자나 특허도전자 모두에게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 있다. 이왕 시행된 허특제가 보다 실효성을 거두려면 애초 취지대로 특허권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특허도전 성공자에게는 확실한 프리미엄을 줘야 한다. 지금까지 9개월간 시장독점권을 얻은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제네릭들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데는 해당 업체의 노력부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제약업계는 통상 종합병원 진입기간 1년을 고려할 때 9개월로는 독점효과가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더불어 우판권 확보 제약사가 다수라는 점도 기대실적을 못 내는 이유로 지목된다. 이런 점에서 우판권 기간연장과 요건강화 필요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특허권자의 권리도 강화해야 한다. 특허권 침해한 제약사에게는 강한 패널티를 주고, 특허권자가 그동안 피해액을 보전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제도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다. 외국에서 도입한 제도인만큼 이제라도 우리 체질에 맞게 보완해 나가야 한다.2016-07-04 06:14:50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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